달콤한 노래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방미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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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둘이면 모든 것이 더 복잡해졌다. 그러니까 장보기, 목욕시키기, 병원 가기, 집안일 하기 같은 것들. 고지서가 쌓여갔다. 미리암은 침울해졌다. 공원에 나가는 일이 끔찍하게 싫어졌다. 겨울날 긴 하루하루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밀라의 투정에 진절머리가 났고 아당이 첫 옹알이를 해도 무관심했다. 혼자 걷고 싶은 욕구가 하루하루 조금씩 더 커가는 것이 느껴졌고, 거리로 나가 미친 여자처럼 울부짖고 싶었다. 때로 그녀는 속으로 '얘들이 날 산 채로 잡아먹는구나.' 라고 말하기도 했다.

파리 10구 오트빌 가의 근사한 아파트. 구급대원들과 경찰들, 그리고 이웃 사람들이 건물 아래 모여 있다. 아기는 몇 초 만에 죽었고, 여자 아이는 병원으로 이송되는 구급차 안에서 몸부림치다 죽는다. 그렇게 이 작품은 제목과는 달리 그다지 달콤하지 않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보모에 의해 두 아이를 잃어버린 어머니가 쇼크 상태로 지르는 비명이 귓가에 생생하게 들리는 것만 같다. 완벽해 보였던 보모의 손에 죽은 두 아이, 그녀는 왜 그토록 아꼈던 아이들을 죽인 것일까. 이들 가족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미리암은 밀라를 임신했을 때 법학 공부를 끝내가고 있었다. 약하고 짜증 많고 끊임없이 울어대는 아기였던 밀라가 겨우 한 살 반이 되었을 때, 그녀는 또 임신했다. 남편인 폴은 유명한 스튜디오에서 어시스턴트로 일하며 아티스트들의 변덕과 그들의 스케줄에 붙들려 밤낮을 보내고 있었다. 둘째 아당이 태어나자 그녀는 점점 집에서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힘겨워졌다. 저녁이면 문가에서 애타게 남편을 기다렸고, 그에게 한 시간씩 푸념을 늘어놓곤 했다. 밤이면 폴은 하루 종일 일한 뒤 마땅히 푹 쉬어야 할 자의 깊은 잠을 잤고, 원망과 서운함이 미리암의 마음을 갉아먹었다. 전업주부로서의 삶에 지쳐갈 무렵, 그녀는 우연히 법학과 동창을 만나게 되고, 다시 변호사로서 일을 하게 된다. 이제 문제는 아이들을 맡길 보모를 구하는 거였고, 그들은 루이즈라는 믿음직스러운 보모를 구하게 된다.

 

누군가 죽어야 한다. 우리가 행복하려면 누군가 죽어야 한다.

루이즈가 길을 걸을 때면 음산한 이 후렴구가 그녀를 따라다닌다... 더 이상 아무것도 그녀를 감동시키지 못한다. 이제 사랑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그녀는 인정해야 한다. 그녀는 심장에 담긴 모든 애정을 다 소진했고, 그녀의 손은 더 이상 아무것도 스치지 않는다.

'이러니 벌을 받을 거야. 사랑할 능력이 없으니 벌을 받을 거야.' 라고 그녀는 자신이 생각하는 소리를 듣는다.

루이즈의 남편은 죽었고, 스무 살이 된 딸은 독립해서 그녀는 현재 혼자 지내고 있다. 그녀는 예전 고용인들의 평가 또한 완벽한 보모였다. 미리암과 폴의 일상 속에 루이즈가 함께 하고부터 숨 막히고 비좁던 아파트는 평온하고 밝은 공간으로 바뀐다. 그녀가 오고 나서 몇 주 후, 뒤죽박죽이엇던 아파트는 완벽한 중산층 실내 공간으로 바뀐다. 루이즈가 오고 몇 주 후 아당은 걸음마를 배우고, 밤마다 울어대던 아이가 아침까지 새근새근 평온한 잠을 잔다. 조금 사납고 약은 아이인 밀라 또한 루이즈는 서서히 길들인다. 아이들에겐 친절하고, 요리부터 청소까지 모든 일에 철두철미한 그녀는 누가 보더라도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보모였다.

 

이야기는 루이즈가 미리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과 그녀가 집에 돌아와 혼자가 되는 고독의 시간이 교차 진행된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은 루이즈가 밀라와 아당의 보모로 지내는 시간이다. 그녀는 부모인 미리암과 폴을 대신해 진짜 아이들의 부모처럼, 그들 집안을 지탱해주는 존재가 되어 간다. 그녀의 많은 행동과 생각들이 보여지지만, 사실 루이즈라는 캐릭터는 안개처럼 모호하게 보여진다. 극중 누구도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모두가 그녀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왔지만 말이다. 레일라 슬리마니는 살인의 과정 자체를 그리지는 않는다. 그저 그 사건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삶을 그저 조용히 들여다볼 뿐이다. 강요 받는 모성, 경력 단절 여성, 산후 우울증을 겪는 어머니, 계급적 소외를 겪는 빈곤층의 이야기는 한국의 그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어 더욱 공감되고, 이해되는 대목들이 많았던 것 같다. 여성이라면, 특히나 어머니라면 이 작품이 다가오게 되는 의미가 남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2016년 공쿠르상 수상작이다. 여성 작가로는 113년 공쿠르상 역사상 12번째 수상이라고 하는데, 그럴 만큼 대단한 작품을 만난 것 같다는 기분이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 두렵지만 현실적인 이야기, 혼자라는 고독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만큼 내 곁의 가족을 돌아보게 만드는 특별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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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쉬왕의 딸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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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마노를 준 사람이 아버지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동시에 그게 아니기를 바라기도 했다. 아버지를 보고 싶지 않았지만,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나는 아버지를 사랑했지만, 동시에 내가 이토록 불행한 이유가, 이렇게 애써 적응하려고 몸부림쳐야만 하는 원인이 다 아버지 때문이라고 원망하기도 했다. 이 바깥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게 너무나도 많았다. 그리고 아버지는 나에게 그걸 가르쳤어야 했는데 하지 않았다.

야생 열매로 만든 잼과 젤리를 팔며 살아가는 헬레나는 어느 날 뉴스에서 죄수가 교도소 이송 중 두 명의 교도관을 죽이고 탈출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는 아동 유괴, 강간 및 살인죄로 가석방이 불허된 무기징역 죄수로, 바로 헬레나의 아버지였다. 탈옥수 제이콥은 어린 소녀를 납치하여 14년 동안 감금했던 악명 높은 일급 범죄자였는데, 그 어린 소녀가 헬레나의 어머니이다. 그녀는 살인범이자 납치범인 아버지와 유괴 피해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12년 동안 외딴 늪지대에 고립된 채 자랐었다. 그녀는 그곳에서 탈출한 뒤 아버지가 교도소에 수감되고 13년 동안 한 번도 그를 만나지 않았다. 이름을 바꾸고 지금의 남편인 스티븐을 만나 결혼해, 현재 두 딸과 함께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아버지의 탈옥과 함께 그녀가 조심스럽게 쌓아 올린 새로운 삶이 무너져 버리게 된 것이다.

 

경찰들은 헬레나를 찾아와 아버지의 행방에 대해 아는 게 있는지 묻고, 그녀는 남편에게 먼저 솔직하게 고백하지 못하고 이런 식으로 탈옥한 죄수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듣게 만들어서 너무나 미안하다. 그녀는 우선 남편과 딸들을 그의 부모님 댁으로 보내고 다짐한다. 이 상황을 고칠 방법, 자신의 가족을 돌려받을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다고. 자신이 직접 아버지를 잡겠다고 말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나는 좀 더 다르게 행동했을까? 물론이다. 하지만 한 번 내린 결정에는 책임을 져야 하는 법이다. 그게 원하던 방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쁜 일들은 언제나 일어난다. 비행기가 추락하고, 기차가 탈선하며, 홍수와 지진과 태풍으로 사람들은 죽는다. 스노모빌 운전자는 길을 잃고, 개들은 총에 맞는다. 그리고 어린 소녀들은 유괴를 당한다.

사실 범죄자 부모를 둔 자식들의 이야기라는 플롯은 스릴러 장르에서 자주 등장해왔다. 하지만 대부분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등의 무시무시한 부모에 비해 지극히 평범한 딸 혹은 아들이 등장하고, 매우 현대적인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범죄자 부모를 두었기 때문에 겪어야 했던 수많은 편견과 오해 등의 불합리한 상황에서 꿋꿋하게 현실을 이겨내는 자식들의 모습에 꽤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그런데 카렌 디온느의 이 작품은 굉장히 분위기가 다르다. 우선, 아버지를 쫓는 딸인 헬레나라는 캐릭터가 결코 평범하지 않다. 그녀는 마쉬왕, 즉 늪을 다스리는 왕이라 불린 아버지에게 사냥, 추적, 가죽 손질법 등을 배웠다. 그녀의 다섯 살 생일로 20센티미터짜리 양날형 보위 나이트를 선물했을 정도이니 뭐 대충 분위기가 짐작이 될 것이다. 가스도, 전기도 없는 늪지대 오두막에서 태어난 헬레나는 또래 아이들이 인형을 가지고 놀 때, 토끼나 사슴, 곰 따위를 사냥하며, 칼과 총이라는 도구에 매료된 삶을 살아온 것이다. 자연히 헬레나는 자연과 어우러져 의식주를 해결했던 인디언의 생활방식대로 생활했던 모습 그대로 인디언 전사처럼 자랐던 것이다.

 

이야기는 현재 탈옥한 아버지를 쫓는 헬레나의 여정과 과거 어린 소녀였던 그녀가 아버지가 납치범인 줄 모르고 함께 살던 기억이 교차 진행된다. 그녀는 아버지를 사랑했고, 동경하며 자랐다. 12년 동안 부모님 외에는 다른 사람을 본 적도, 다른 사람과 말을 해 본 적도 없었으니, 아버지의 명령이 곧 진리였고, 아버지의 행동이 세상의 당연한 이치처럼 보였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랬던 그녀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사냥, 추적 능력으로 탈옥한 아버지를 쫓는 것은 아이러니하지만, 그녀는 끊임없이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자신의 마음을 다잡는다. 이 작품은 안데르센이 쓴 동명의 동화 <마쉬왕의 딸>을 모티브로 쓰인 이야기라 중간 중간 동화의 한 대목을 삽입해놓고 있다. 동화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이집트 공주와 마쉬왕이라고 부르는 끔찍한 괴물, 그리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헬가라는 아이가 등장하는데, 헬가가 이 작품 속 헬레나라는 캐릭터로 형상화된 것이다. 그래서 동화적인 색채가 뚜렷한 심리 스릴러라는 점에 있어서도 여타의 작품과는 차별성을 띠고 있다. 그리하여 헬레나는 애증 어린 아버지와의 사냥을 겪으며, 무력했던 어머니의 트라우마를 점차 이해하게 되고, 두 딸과 남편을 지키려고 애쓰면서 새로운 여성 영웅 캐릭터를 구축한다. 굉장히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의 탄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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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단어 영어회화의 기적 - 말문 늘리기편 영어회화의 기적
정회일 지음 / 비욘드올(BEYOND ALL)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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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경우에 꿈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는 막역히 '~을 하고 싶다'고 생각만 하기 때문이에요. 영어를 예로 들면 '영어로 말을 잘하고 싶다' 생각만 하지 말고, '영어로 말을 하고 싶으니, <300단어 영어회화의 기적>을 하루에 1 DAY 30일을 연습해야겠다'는 식으로 구체적 계획을 나누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계획대로 실천하면 '영어로 말을 하는 꿈'이 이루어지는 거죠.

가끔 원서를 읽게 되는 경우가 있다. 좋아하는 작가의 시리즈물이 번역 출간되지 않을 때, 기다리다 지쳐 원서를 구매하게 되는데 읽는 속도가 더뎌 항상 완독은 중간에 포기하고 만다. 그래서 영어 관련 책 중에서도 원서 읽기에 관련된 책들에게 관심이 많은 편인데, 이 책은 굉장히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있어 도전 의욕을 불러 일으켰다.

 

<100단어 영어회화의 기적> 말문 트기 편이 왕초보 단계였다면, 이번 <300단어 영어회화의 기적> 말문 늘리기 편은 초중급자들을 위한 단계이다. 이번 책에서는 원서에 나오는 문장을 보고 구조를 파악, 이해, 응용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텍스트인 원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이다. 내용을 모두 아는 책이라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나 문법을 알지 못하더라도, 300단어만 알면 계단식 문장구조를 통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학습법을 제시하고 있어서 흥미로웠다.

외국어를 일일이 한국어로 정확히 번역하면 속도도 느리고 쉽지도 않지요. 그냥 영어 내용 자체로 이해해야 되요. 하지만 이 역시, 한국에서 영어교육을 받아왔으면, 10년 넘게 어설픈 한국어 번역을 해봤기에 고치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도 고쳐야 합니다. 잘못 배웠으니까요.

 

사실 원서를 읽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문법적으로 완벽한 문장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자체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초보자들은 영단어를 한국어와 일대일 대응하며 번역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원서 읽기가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단어 뜻을 알더라도 구조 파악이 안 되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거나, 이상하게 이해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말이다. 저자는 단어의 뜻을 일일이 아는 것보다 문장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익숙한 동화의 문장에 덧붙인 설명을 읽어가며 계단식 구조를 파악하는 단계로 시작해, 한국어 예문을 보고 스스로 영어 문장을 만들어보는 말문 늘리기 단계, 그리고 스스로 읽어본 영어 문장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확인하고, 연습한 내용의 스토리를 다양한 방법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내 방식대로 말하기 단계로 진행되고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동화라는 텍스트 자체가 어려운 단어를 그다지 많이 사용하지 않기도 하고, 이 책에서는 말하기 레벨에 맞는 난이도로 원문을 리라이팅한 문장으로 연습을 하기 때문에 더 어렵지 않게 따라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원문을 대략 한 줄에 10개 미만, 5구조 약 3개 이하로 만들어서 초중급자들을 위한 난이도로 맞추어 두었다. 원문 내용을 그대로 읽는 고급 레벨은 다음에 출간될 책에서 연습할 예정이라고 하니, 이번 책을 충실하게 따라해 본 독자들은 다음 단계를 기다려 학습을 이어가도 좋을 것이다.

 

 

초등학교 수준의 가장 쉽고 만만한 300단어로 자기 생각을 영어로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오로지 300단어로 영어원서 읽기의 달인이 되었다!”는 저자의 말이 조금씩 실감이 되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 이 책의 챕터들을 모두 따라해보지는 못했지만, 결국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나도 같은 생각을 하게 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안드로이드/ios에서 ‘콜롬북스’ 앱을 다운로드하면 무료로 MP3파일을 다운로드 할 수 있으니,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학습을 해보고자 한다면 활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

 

저자는 비전공, 비연수로 독학 6개월 만에 영어강사가 된 ‘대한민국 영어 학습법 최고수’가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그래서인지 그 동안 만나왔던 어려운 문법과 비실용적인 영어 회화 책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원서 한 권 읽기만 해도 최단기에 영어 말문이 길어진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 아닌가. 특히나 영어 문장을 외우지 않아도, 문법을 몰라도 계단식 문장구조만 알면 원서 한 권을 읽으면서 스스로 영어를 늘릴 수 있다니 말이다. 실력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핵심은 단어 뜻을 일일이 아는 것보다 ‘계단식 문장구조’를 제대로 파악하는데 있다고 하는 저자의 말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보시길. 생각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 누구나 영어와 조금은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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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북스 2017-11-23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콜롬북스 어플 운영자입니다. 리뷰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콜롬북스 많이 이용해 주시고 널리 알려주세요 ^^ 앞으로도 도서/교육 관련해서 다양한 서비스를 할 예정입니다.

구글스토어 :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fourspeak.columbooks

아이폰 : https://itunes.apple.com/kr/app/kollombugseu-oegug-eoui-sindaelyug/id1094555128?l=en&mt=8
 
음식해부도감 - 전 세계 미식 탐험에서 발견한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 해부도감 시리즈
줄리아 로스먼 지음, 김선아 옮김 / 더숲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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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만들면서 얼마나 배가 고파졌는지 아마 상상도 못할 거다. 요리를 그리기 위해 내가 찍은 사진들이나 인터넷에서 검색한 이미지들을 보다 보면 바로 냉장고로 달려가서 그 음식을 재현해보려 했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구미가 당겨 어쩔 수 없었다. 독자들이 더 많은 요리를 경험해볼 수 있도록 이 책이 영감을 주었으면 한다. 자신이 먹는 음식에 더 호기심을 갖고 더 많은 미식의 모험에 도전해보길. 나 역시 계속해서 그럴 테니까.

줄리아 로스먼은 과학과 역사, 도시와 자연, 음식과 책 등 분야를 넘나들며 인기 아티스트이자 자연생태 탐구가로 활동 중이다. 자연해부도감과 농장해부도감의 명성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던 터라, 이번 음식해부도감은 정말 궁금했던 책이다. 이 작품은 출간 당시 "음식 백과사전이 그래픽 노블과 만났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으니, 전 세계의 다양한 먹거리와 그에 관한 여러 지식들이 그림으로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그녀가 음식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전작 '농장해부도감'을 집필하면서부터라고 한다. 과일과 채소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다양한 음식을 직접 맛보거나 조사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특히나 이 책을 쓰면서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세상의 더 많은 요리들을 맛보고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먹거리에 관한 놀라운 역사, 세계 각국의 재미있는 상차림, 유럽·아시아·아프리카를 잇는 세계의 만두, 다양한 스토브와 냉장고의 진화, 놀라운 샐러드용 채소, 호화로운 샌드위치의 세계, 17가지의 달걀 요리 조리법, 세계의 길거리 음식까지... 이 책음 음식에 관한 거의 모든 정보를 다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그 모든 정보들이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통해 표현되어 있어서, 어른은 물론 아이들이 읽어도 전혀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쉽게 표현되어 있다.

워낙 요리를 하는 것도, 먹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라, 식재료 자체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편인데, 사실 일상 생활에서 그에 대한 정보를 얻기란 거의 기회가 없다. 그런데 이 책은 과일과 채소, 곡식, 고기, 우유, 조미료와 향신료, 커피, 음료,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식재료 그 자체에 관한 것과 역사, 사용법과 다양한 정보들을 담고 있어 굉장히 흥미진진했다.

 

 

육류는 대부분 근육이나 단백질로 이뤄진 섬유질 세포의 작은 다발이다. 단단하게 감긴 코일 형태의 단백질 입자는 열을 가하면 섬유질의 구조가 변한다. 단단히 뭉쳐 있던 코일이 느슨해지며 안쪽의 입자들이 풀린다. 섬유질은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줄어들고, 풀린 단백질 입자들은 응고되거나 반고체 상태로 뭉친다. 이 과정을 변성이라고 한다. 조리 시간이 길어질수록 고기가 질겨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고기를 구울 때 오래 구울수록 고기가 질겨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과학적으로 그 원리를 설명해주고, 단백질이 조리되지 않은 날것과 조리된 상태가 어떻게 다른지 그림으로 보여주니, 너무 재미있었다. 물론 모든 고기가 조리 시간이 짧아야 하는 건 아니다. 질긴 고기나 힘줄, 근육이 많은 부위는 끓이거나 찌고, 뭉근히 고아내는 조리가 이상적이다. 갈비찜이나 장조림 같은 음식을 만들 때를 떠올려 보면 될 것이다. 조리 온도에 따라 미디움 레어, 미디움, 웰던으로 구분해준 시계도 재미있었고, 고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흥미로운 정보들이 많았던 것 같다.

 

 

세계 각국의 상차림이 소개되어 있는 페이지를 보고 있자니, 그 종류와 방법이 너무도 달라 신기했다. 격식을 차린 미국식 상차림에 등장하는 식기류들의 종류는 어마어마했고, 일본식 상차림이 제일 간소하고 깔끔했다. 중국식, 태국식, 인도/네팔식, 그리고 한식 상차림까지... 세계 각국의 문화가 이렇게 다르구나 새삼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과일과 채소 페이지가 줄리아 로스먼만이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러스트들로 눈길을 가장 사로잡았던 것 같다. 식탁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들, 꽃식물의 먹을 수 있는 부위, 그리고 꽃이 어떻게 과일이 되는지가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다. 가끔 과일인지, 채소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재료들이 있는데, 식물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과일을 정의하는 기준은 맛이 아니라 기능이라고 한다. 과일이란 씨를 품은 식물의 농익은 씨방이라고 한다. 하지만 1883년 관세법 이후 미국에서는 법적으로 토마토와 오이, 강낭콩, 완두콩은 채소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그 이전에는 과일로 분류되었었는데 말이다.

 

 

곡식에 관련된 테마는, 탄수화물이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우리 식탁의 비중에 비해서는 낯선 정보들이 많았던 것 같다. 보리, 귀리, 밀, 조 등을 실제로 접할 수 없었떤 도시의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겠지만 말이다. 퀴노아, 수수, 아마란스, 테프 등의 곡식이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었던 것도 재미있었고, 옥수수를 소개하는 페이지에서 팁으로 팝콘의 원리를 알려줘서 흥미로웠다. 거기다 바로 실생활에서 적용하거나 시도할 수 있는 정보도 가득했다. 조리 온도에 따른 육류별 굽기 정도와 필레와 드론·스틱스 등 생선 손질 용어, 생선 포 뜨는 법, 망고와 아보카도 자르기, 와인 잔의 부위별 명칭과 간단한 와인 용어, 쉽게 버터 만들기 3단계 등은 오늘 당장 부엌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들일 것이다.

 

이 책은 음식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주제를 그림으로 다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맛과 요리에 관한 이야기를 넘어, 각국의 문화·기후·역사적 특징, 동서양의 차이와 조우 등이 담겨 있어 훌륭한 미식 탐험을 할 수 있다. 음식을 사랑하는 당신을 위한 책!이라는 카피가 정말 마음이 와 닿았던 멋진 책이었다. 이 책은 두고두고 아이와도 함께 볼 수 있을 것 같아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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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1-1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자와 토마토를 먹은 사람들이 맛의 역사를 바꾼 용자입니다. 유럽 중세 사람들은 이 두 채소를 ‘악마의 채소‘로 생각해서 먹지 않았어요. 그 사람들이 감자 튀김과 케첩을 먹는 현대인들을 보면 펄쩍 뛰면서 놀랬을 거예요. ^^

피오나 2017-11-17 01:24   좋아요 0 | URL
아이구. 댓글을 이제야 봤네요. ^^;; 감자와 토마토가 악마의 채소였다니... 놀라운데요. 말씀대로 정말 감자와 토마토를 먹은 사람들이 맛의 역사를 바꿨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ㅎㅎ
 
오픈 시즌 모중석 스릴러 클럽 44
C. J. 박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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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는 누운 채로 몸을 뒤척였다. 생각을 딴 데로 돌려보고 싶었지만 잘 되지 않았다. 메리베스가 범인 추적을 위해 중무장한 두 남자와 산으로 들어온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좋은 사람이 돼 나쁜 사람을 쫓고 싶다는 조의 어린 시절 꿈은 이렇게 현실이 되었다. 흥분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왠지 메리베스는 이런 기분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았다. 아무리 공들여 설명해도.

 

 

오픈 시즌이란 특정 동물에 한해 공식적으로 정부가 사냥을 허가하는 기간을 말한다. 그리고 이 작품의 주인공은 수렵감시관이라는 독특한 직업을 가지고 있고, 이야기의 배경은 미국 중서부, 광활하고 적막한 와이오밍 주의 대자연이다. 멸종위기종 보호라는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있는 있으며, 자연을 주요 제제로 삼고 있다고 해서 '에코스릴러'라고 부른다. 게다가 조 피킷 시리즈는 전세계 27개국 출간, 미국 내에서만 100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오픈 시즌> 이래 십칠 년 동안 열일곱 권의 작품이 이어지고 있는 시리즈이다. 첫 작품인 <오픈 시즌> 2001년에 출간된 이래, 매년 꾸준히 시리즈가 한 편씩 출간되고 있으며, 최신작 <악순환>은 바로 올해 3월에 출간되었으니 여전히 진행 중인 작품이기도 하다. 리 차일드는 이 시리즈에 대해 장르소설과 서부극의 환상적인 조화라고 말했는데, 나로서는 에코스릴러라는 장르 자체도 낯선 데다 서부극이라고 하면 바로 연상되는 이미지 덕분에 도무지 스릴러라는 장르와의 조합이 연상되지 않았다. 그런데 직접 만나보니, 왜 이 시리즈를 2000년대 가장 성공적인 스릴러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조 피킷만은 예외일 거야. 자넨 깨끗하고 순수하고 선하니까."

 

가장 흥미로운 건 바로 조 피킷이라는 캐릭터이다. 그는 거친 남자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수렵감시관일을 하고 있지만,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이제 막 수렵 감시관이 된지 일주일 된 신참이었지만, 사람들 사이에선 벌써 유명인사였는데, 이유인 즉 허가 없이 낚시했다고 와이오밍 주지사를 체포했기 때문이다. 조는 일을 망칠 때면 아주 제대로, 공개적으로 망치곤 했는데, 오래도록 바랐던 꿈의 직장인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도 면접 날짜를 달력에 잘못 적어서 기회를 제대로 날릴 뻔 하기도 했다. 그와 아내인 메리베스는 아직도 그 일을 돌대가리 같은 짓이라 부른다. 지금은 아직 사슴 사냥 시즌이 시작되기 넉 달전이었고, 조는 한 주민의 밀렵 현장을 적발한다. 남자는 캠핑 장비점 주인인 오티 킬리였고, 그는 눈감고 넘어가주기를 바랬지만 조는 원칙대로 딱지를 끊고 범칙금을 부과한다. 하지만 오티는 조의 총을 빼앗아 그를 협박했고, 몇 개월 뒤 신참 수렵감시관이 지역 주민에게 무기를 빼앗겼다는 소문이 퍼져나가고, 결국 그 사건 또한 조의 인사 기록에 영영 오점으로 남게 된다. 그리고 조와 오티 사이에 그런 일이 있고 얼마 뒤, 조의 집 뒤뜰에서 오티가 시체로 발견된다.

 

 

"동물은 죽게 돼 있네, ." 번이 말했다. "모든 종은 결국 멸종할 운명이고. 물고기가 뭍으로 올라와 폐로 숨을 쉬기 시작하기 전부터 그래왔잖나.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고 말이야. 무엇을 살리고 무엇을 죽일지, 우리가 어떻게 조정할 수 있겠나. 우리는 현실 세계와 자연계에 영향을 미칠 만큼 전능하지 않다네. 지구상에 있는 핵폭탄을 모두 합쳐도 파괴력은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의 만분의 일에도 못 미쳐. 인간은 그렇게 작고 연약한 존재야. 인간에게는 보호할 능력도 창조할 능력도 없네. 그저 그게 가능하다는 착각에 빠져 살 뿐이지. 멸종 위기에 처한 새를 보호하는 건 진화를 막는 거나 다름없네. 한낱 인간으로서 그런 짓을 하면 되겟나?" 번이 말했다. "그건 신의 영역 아닌가."

 

 

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두 가지 뿐이었다. 자기 가족과 직업. 그는 지금껏 둘을 분리하려 무던히 애를 썼지만, 오티 킬리의 시체가 자신의 집에서 발견됨으로써 그 두 가지가 하나로 합쳐져 버리고 만다. 살인 사건은 두 아이와 아내에게는 잊고 싶은 악몽으로 남게 될 테니 말이다. 그래서 그는 범인 추적을 위해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한다. 좋은 사람이 되어 나쁜 사람을 쫓고 싶다는 그의 어린 시절 꿈은 그렇게 현실이 되지만, 분석실로 보낸 증거는 사라지고, 누군가에 의해 사건이 대충 수사되어 그냥 덮이고 말겠다는 느낌을 받는다. 조는 살인 사건의 이면에 뭔가 있음을 직감하고 내막을 캐기 시작하지만, 과거의 실수를 빌미로 정직 처분을 받기에 이른다. 조는 식구들을 실망시키게 되어 죄책감이 들었고, 장시간 노동에도 낮은 봉급에 만족하며 정부의 한심한 관료주의에 시달려온 인생의 한 토막이 끝나 안도했으며, 남들의 졸 노릇만 해왔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밀었다. 주어진 임무를 청렴하고 성실히 수행하면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그의 믿음은 크게 흔들리게 되고, 힘들게 결심한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희망도 잃어버리고, 그의 가족들은 길에 나앉게 생긴다. , 이런 상황에서 그는 어떻게 현실을 헤쳐 나갈 것인가.

 

"당신이 이 모든 사건에 연루됐다는 게 밝혀지면 우리는 여기서 화끈한 서부극을 찍게 될 겁니다."

 

스릴러라는 장르에서 단순히 자신이 옳다고 믿는 대로 판단하고 행동하며, 정의감에 불타는 주인공 캐릭터는 그다지 흔하지 않다. 오히려 약간은 법을 어기거나, 제멋대로 하더라도, 사건에 해결하는 영웅 캐릭터가 박수를 받는 장르라고 하는 게 맞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조 피킷은 어떻게 보면 다소 고지식하다고 생각될 만큼 꿋꿋하게, 융통성 없이 원칙을 고수하며 일을 처리하고, 아내와 아이들만 생각하는 매우 가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이다. 선발 시험에 겨우 합격했을 만큼 신체적 능력도 부족하고, 사건을 뒤쫓는다지만 별다른 추리력도 없어 보인다. 서부극의 배경에서 거친 마초의 성격과 외모를 가지지 않은 남자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스릴러라니, 놀랍도록 신선했다. 시리즈 히어로다운 특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주인공이지만, 바로 그 부분에서 오는 묘한 매력이 눈길을 사로 잡아 이야기에 몰입하게 하고, 그의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다. 꼭 피가 튀고 살이 찢겨야 스릴러가 아니라는 걸 이 작품이 증명한다.는 언론의 평처럼, 이 작품은 긴장감을 유발하고 지속시키는 힘으로 완벽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나는 지금 이 순간부터 조 피킷의 팬이 되었다. 부디 이 시리즈가 하나씩 차례로 출간되어 열 입곤 모두를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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