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투 더 워터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열일곱 살에 나는 물에 빠져 죽을 뻔한 동생을 구했다.

믿거나 말거나, 그것은 이 모든 일의 시작이 아니다.

세상에는 물에 끌리는 사람들, 물이 흘러가는 곳을 알아채는 퇴화한 원시 감각을 여전히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들 중 하나인 것 같다. 나는 물에 가까이 있을 때, 이 강물에 가까이 있을 때 가장 생기가 넘친다. 이곳에서 수영을 배웠고, 이곳에서 가장 즐겁고 기분 좋은 방식으로 자연이 내 육체에 깃드는 법을 배웠다.

벡퍼드를 가로질러 흐르는 강, 일명 드라우닝 풀에서 한 여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드라우닝 풀(Drowning Pool)익사의 웅덩이라는 뜻으로, 오래 전 여성 범죄자들을 처형하기 위한 목적으로 판 웅덩이나 우물을 가리킨다. 16~17세기 마녀 재판이 횡행하던 시절에는 마녀로 고발당한 여성의 유무죄를 시험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다. 물에 빠뜨려진 여성은 물속으로 가라앉으면 마녀가 아닌 것으로, 물 위로 뜨면 마녀로 간주되었다. 어느 쪽이든 결국엔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곳에서 것은 15살짜리 딸을 혼자 키우는 어머니이자 성공한 사진작가인 넬 애벗이다. 그녀의 여동생 줄스는 언니의 소식을 듣고 오랜 만에 백퍼드에 돌아온다. 잊고 싶은 기억만이 가득한 옛 고향으로. 넬은 죽기 며칠 전까지도 줄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녀는 받지 않고 전화해달라는 언니의 요청도 무시해 왔다.

한편, 넬 애벗이 죽기 얼마 전에 그녀의 딸인 리나와 절친한 친구였던 케이티가 그곳에서 물에 빠져 죽었다. 두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조용했던 마을은 발칵 뒤집힌다. 넬은 어린 시절부터 드라우닝 풀에 집착했었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 그곳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 거기서 죽은 사람들 전부에 대해서 취재하고, 그곳의 이미지들을 찍는 일을 해왔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의 작업에 대해서 좋아하지 않았고, 특히나 케이티의 엄마는 딸의 죽음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며 대놓고 적의를 드러내곤 했었다. 형사들이 사건을 조사하면서 넬이 사고로 떨어진 게 아닌가 질문을 하자, 딸인 리나는 말한다. "엄마는 떨어진 게 아니에요. 뛰어내린 거예요." 사이가 소원해져서 연락 안 한 지 몇년 된 상태였던 동생 줄스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언니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싶었던 거예요. 미스터리를 좋아했으니까 미스터리의 중심이 되고 싶었겠죠. 라고. 과연 그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은 무엇일까.

말이야 바른 말이지, 이 마을에서 발견된 모든 시신들을 어떻게 전부 추적하겠는가? 마치 <미드소머 머더스> 같다. 다른 점이라면, 사람들이 농장의 분뇨 처리장에 빠지거나 서로 머리를 후려치는 대신, 사고들과 자살 사건들이 일어나고 옛날에는 여자들이 기괴한 익사를 당했다는 것.

<걸 온 더 트레인>이라는 엄청난 데뷔작으로 인상적이었던 작가 폴라 호킨스의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에서는 세 명의 여자를 중심으로 레이첼의 현재 이야기가 진행되다, 일년 전 메건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식으로 각각의 날짜와 시간대를 다르게 한 점 때문에 초반에 굉장히 집중해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들의 시간대가 점점 가까워지고, 그럴수록 미스터의 해답에 가까워지는데, 누굴 믿어야 할 지 의문스러운 화자들에다, 시점과 시간이 왔다갔다하면서 굉장한 긴장감과 서스펜스가 만들어졌던 작품이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이야기의 화자가 굉장히 많다. 넬의 여동생, 넬의 딸, 케이티의 엄마, 케이티의 동생,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 전직 형사와 그의 가족들 등등... 화자도 많고, 각각 숨기고 있는 비밀들도 많은데다 각자 자신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상황에 대한 묘사가 이어지다 보니, 중반 정도 이야기가 진행될 때까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그렇게 열 명이 넘는 화자들의 다양한 시점들 덕분에 분명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고, 현재 벌어진 사건이 그것과 연관이 있는 게 분명한데 좀처럼 알 수가 없다는 점에서 호기심은 극대화되고, 지루할 틈 없이 극에 몰입하도록 만들어 주고 있다.

끊임없이 서로를 오해했던 어머니와 딸, 언니와 동생의 이야기부터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여성들이 목숨을 잃었던 드라우닝풀에 대한 미스터리까지 복잡해 보였던 이야기들은 후반부로 갈수록 하나로 모아져 굉장한 반전으로 연결된다. 과거가 현재에 미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영향과 사람들이 각자의 시점에서 해석하고 느끼는 감정과 기억의 기만성에 대한 작가의 예리한 통찰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300년 전 사악한 마녀로 몰려 강으로 끌려가 죽은 여인, 전쟁을 겪고 완전히 변해 버린 남편을 죽이고 강에 뛰어내려 자살한 여인, 엄마가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을 지켜본 소년.. 그리고 넬 애벗도 17살 때 강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던 13살의 동생 줄스를 구해 준 적이 있다. 거울처럼 잔잔하고 거뭇한 강물 밑으로 사람들을 잡아당기는 것은 무엇일까. 수면 위로 솟아 있는 절벽은 모험을 부추기고 도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의 수많은 목숨을 빼앗았던 치명적인 장소, 그곳의 미스터리에 매혹된 한 여자와 그들의 삶과 죽음에 의문을 던지기보다는 입막음하고 침묵시키려는 사람들. 그리고 폭력적인 남성에게 희생되는 여성과 불안정한 기억의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전작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폴라 호킨스의 이번 작품은 전작만큼이나 매력적이고 스릴 넘치는 대단히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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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영휴
사토 쇼고 지음, 서혜영 옮김 / 해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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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언젠가 본 영화에서 어떤 책에 쓰여 있다고 누군가가 말했어. 인간의 조상은 나무 같은 죽음을 선택해 버린 거지. 하지만 나한테 선택권이 있다면, 난 달처럼 죽는 쪽을 택할 거야."

"달이 차고 기울 듯이."

"그래. 달이 차고 기울 듯이, 삶과 죽음을 반복하는 거야. 그래서 아키히코 군 앞에 계속 나타나는 거야."

오전 11, 도쿄에서 한참 떨어진 곳의 열차 역에서 길을 찾느라 한참 헤매는 한 남자 오사나이. 겨우 호텔 2층의 카페에 도착해 약속된 예약석으로 들어선다. 벽을 등지고 한 쌍의 모녀가 나란히 앉아 있다. 유명 여배우와 그녀의 조숙한 일곱 살 초등학생 딸이다. 소녀는 오사나이를 잘 알고 있는 듯 거침없이 말을 건넨다. 언젠가 도리야키를 먹는 걸 본 적이 있다. 커피는 블랙으로 마시지 않았나. 등등. 오사나이의 죽은 딸과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 소녀는 과연 그의 죽었던 딸이 다시 돌아온 걸까. 그는 15년 전 교통사고로 아내와 딸을 한꺼번에 잃었다. 세 사람은 함께 만나기로 약속한 또 다른 남자를 기다리며 두서 없는 대화를 이어간다. 오사나이가 기억 조차 하지 못하는 과거의 일들을 이야기하는 소녀의 모습을 보며 그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의 딸 루리는 일곱 살 때 의문의 열병을 앓고 나서, 옛날 유행가를 흥얼거리고,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물건에 대해 잘 아는 듯이 말해 아내를 걱정시킨 적이 있었다. 그러다 급기야 혼자 학교를 빠져나와 전철로 낯선 곳을 찾아 경찰의 연락으로 찾게 된 날, 혼자서 멀리 가는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하기로 약속을 하는데, 약속한 해에 졸업식을 마치고는 불행한 사고를 당하고 만다. 차를 운전했던 것은 아내였고, 둘 다 즉사였다.

이야기는 오사나이가 자신이 딸의 환생이라고 주장하는 소녀와 두 시간여 동안 나누는 시간을 순서대로 구성하고, 그 사이사이 과거의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서술되며 서로 만나고 벌어지기를 반복한다. 15년 전 아내와 딸 장례식을 마치고 만났던 아내의 친구 동생 미스미, 그와 얼마 전에 만나 듯게된 30여 년에 걸친 긴 이야기. 오사나이의 아내와 딸은 사고 당시 자신을 만나로 도쿄로 오는 도중에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미스미의 이야기는, 오래 전 딸이 어렸을 때 했던 이상한 행동에 대해 아내가 걱정했던 그것처럼, 과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축을 따라 현재까지 펼쳐지는 이야기였다. 과거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스무 살 청년과 스물 일곱 살 유부녀, 그들의 설레는 만남과 가슴 아픈 이별 속에 여자는 남자에게 말한다. 나는 몇 번 죽어도 다시 태어날 거야. 달처럼 죽었다가도 몇 번이나 다시 태어나 남자 앞에 나타나겠다고. 달이 차고 기울 듯이 삶과 죽음을 반복하겠다고. 이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달의 영휴는 달이 차고 기우는 것, 환생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이쯤되면 죽은 딸의 환생에 대한 오사나이의 이야기에서 이들 비극적인 연인의 사랑과 남겨진 가족에 대한 것으로 이야기의 중심이 옮겨진 뒤이다. 결코 길지 않은 분량임에도 이야기는 읽으면 읽을 수록 미궁에 빠지는 느낌도 들었다가, 어느 순간 퍼즐이 맞춰진 듯한 느낌도 들었다가, 다시 또 혼돈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지는 듯한 기분으로 반복되며 펼쳐진다.

"미스미 씨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건 사람이 한번 죽은 뒤의 이야기니까요. 우리는 아직 죽어 본 적이 없으니까요. 사후의 세계는 상식의 틀을 벗어나서 생각할 수밖에 없고, 살아 있는 이상 상식의 틀을 벗는 것은 불가능하니까요... 사기 같았어요. 왠지 말을 잘하는 사람에게 딸을 도둑맞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제 눈에 비친 현실은 그것하고는 달랐어요. 유괴범에게 도둑맞은 딸이 아니었어요. 루리는 정말로 미스미 씨를 그리워하는 거예요."

아주 오래 전에 이순원의 <은비령>이라는 작품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윤회라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졌었다. 하늘에 있는 행성들에게 일정한 공전주기가 있는 것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그렇게 일정한 주기가 있다. 윤회에 윤회를 계속하다 제자리로 돌아 오는데 25백만년이 걸린다. 그래서 지금부터 25백만년이 지나면 바로 이 길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게 되고, 겪었던 일을 다시 겪게 되고.. 앞으로 겪어야 할 일들도 다 다시 겪게 된다는 거다. 죽은 친구의 아내에게서 연정을 느끼게 되는 남자의 감정이 사사로운 욕망의 차원을 뛰어넘어 2 5백만 년이라는 시공과 연계되는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이 작품 덕분에 2 5백만 년 전의 생애와 그 이후에 돌아오게 되는 생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나는 전생이니, 환생이니 하는 걸 믿긱에는 너무도 과학적인 세상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생각은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흐려졌다. 당연히 죽어서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 따위 해 본적 없이 항상 현재를 바쁘게 살아 왔다. 그런데 최근에 장례식장을 다녀오면서 어쩌면 죽음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생애 처음으로 죽음을 너무 가까이서 겪어 보니 그 동안 살아왔던 세상 조차 내가 알던 그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말이다.

사토 쇼고의 <달의 영휴>는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을 달이 차고 기우는 것으로 은유했다는 설정만으로 너무 궁금했던 작품이었다. 죽음을 슬픔이나 연민이 아니라, 담백하게 풀어낸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건데, 이 작품은 죽음과 환상, 그리고 사랑과 그리움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감정에 지나치게 치우쳐 드러내는 것보다, 꾹꾹 눌러서 쌓는 것이 오히려 더 폭발하게 만드는 여운을 남겨준다. 그리하여 결국 30여년 가까운 세월 동안 죽음과 환생을 거듭해, 결국 여자가 사랑하던 남자를 다시 만나게 되는 마지막 장면에 이르면,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치밀어 오르면서 그저 먹먹해지고 만다. 아름답고도 신비한, 환상적이면서도 독특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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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3 0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3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통신사 1 - 김종광 장편소설
김종광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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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어르신들, 제가 통신사 이야기를 써보고자 합니다. 이번에 저도 일본 갑니다. 소동으로요. 제가 낱낱이 적겠어요. 본 것, 들은 것, 겪은 것, 여러 어르신의 이야기, 다 사연을 들어볼 겁니다. 높으신 분들 사연도 듣고 역관 나리들 사연도 듣고 격군 아저씨 사연도 듣고.

……중국이든 왜국이든 사신 다녀오면 꼭 일기 같은 걸 남기는 분이 있잖아요. 사행록 말예요. 근데 그건 높으신 분이 한자로 쓰신 거라 아무리 잘 번역을 해도 언문으로는 재미있게 읽을 수가 없잖아요. 그 책들이 안 읽히는 건 한자로 쓰였기 때문이 아니라 재미없기 때문이란 거예요.”

‘조선통신사 기록물 2017 10 31,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한다. 1607년부터 1811년까지 12회에 걸쳐 조선에서 일본으로 파견되었던 외교사절단에 관한 자료가세계의 기억으로 그 보존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한국의 기록자들, 일본인들이 남긴 기록들, 한자로, 언문으로, 심지어는 일본글자 가나로 이러저러하게 끼적거린 글들은 삼백 건이 넘는다. 그런데 이렇게 풍부한 기록물을 가진 조선통신사인데 바로 그 조선통신사의 전모를 실감나고 흥미롭게 담아낸 소설은 거의 없었다. 왜냐하면 조선통신사에는 영웅화할 만한 인물도 없고, 여자가 없어 사랑타령이 어렵고, 당파싸움이나 권모술수도 전쟁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종광 작가는 바로 그 없음에 매료되어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가 진정으로 쓰고 싶었던 역사소설이 바로 왕후장상, 영웅호걸이 나오지 않는 소설이었고, 그런 소설이 가능한 소재가 바로 조선통신사였던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이 작품은 5백만 사내가 3백 일 동안, 1만 리의 여행을 다녀온 일본견문록이 된다. 이 작품의 이야기는 사행록의 한두 줄을 재구성한 것이 반, 순전한 허구가 반에다, 박람강기 저술도 1할쯤 된다. 역사적 기록의 빈틈을 상상력으로 채운 작가의 4년 동안의 집념이 어떻게 펼쳐졌는지 기대가 되었다. 

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장군에게 파견되었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말한다. 중앙관리 3인 이하로 정사 ·부사 ·서장관을 임명하고 300~500명으로 구성되는 사절단을 편성하였다. 여정은 한양을 출발하여 부산까지는 육로로 간 뒤, 부산에서부터는 대마도주의 안내를 받아 해로를 이용하여 대마도를 거쳐 일본의 각 지역에 상륙하는 경로였다. 실제로 조선통신사였던 500명 가까운 멤버들 가운데, 자신의 생각을 한문이라는 외국어로 적을 수 있었던 것은 양반이나 서얼·중인 같은 지식인 계급의 사람들뿐이었다. 사절단의 절대 다수였던 평민과 노비들은 일본에서 보고 듣고 생각한 바를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작품 속에서는 사절단의 절대 다수였던 그들이 일기를 쓰고,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덕분에 우리는 조선의 거리에서 활약하던 이야기꾼들, 책벌레들을 만나볼 수 있고, 당시에 유행이었던 책들과 출판 분위기등을 느껴볼 수 있다. 삼국지연의, 수호전, 초한지, 서유기 등등 중국 이야기가 판친 지 이미 수백 년이었고, 그 책들을 모방하고 변형한 조선인이 쓴 중국이야기가 덩달아 판친 지가 백여 년. 게다가 조선의 이야기라는 것도 구전설화를 짜집기 한 게 거의 전부였던 시절, 지금의 시대를 사는 조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뎐이 있었냐는 극중 어린 소년의 목소리야 말로 당시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임취빈이 우쭐대었다. "소설인데 뭐 어때요?"

"동래에서 너는 사실에 충실할 거라고 그랬어. 이런 황당한 얘기는 소설이 아니라고 했잖아?"

"깨달았어요. 변탁 광광 작가님 말이 맞았어요. 사람들은 사실적인 얘기는 좋아하지 않아요. 권모술수, 전쟁, 비밀, 추리, 살육, 삼각 사각 연애, 강간 등등으로 도배되어야 해요. 오랑캐 대왕 관백 보는 날 아무 일 없이 사배만 하고 나왔다, 이런 얘기를 누가 읽어요?"

"최소한의 개연성, 사실성은 있어야 한다. 이건 너무 없다."

"왜요?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도 없잖아요?"

조선후기 평범한 사람들의 떼거리 여행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역사 속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그런 조선의 모습을 보여준다. 종놈 삽사리, 격군 김국창, 소동 임취빈 같은 낮은 신분의 사람들도 여행의 기록을 남기고 소설을 지어 돈을 버는 세상, 신분과 상관없이 누구라도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이야기를 만드는 그런 세상 말이다. 통신사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진 조선의 5백 사내들, 한 번도 주목받지 못했던 오소리잡놈들의 진짜 이야기는 그렇게 실제 역사보다 더욱 그럴듯한 조선의 모습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특히나 절로 웃음을 자아내게 만드는 대목들이 많았는데,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은 장면들에서 잔잔한 재미들이 넘쳐 흘렀다. 예를 들면 이런 장면이다. 이복선 격군 왕초 노릇을 하는 오연걸이 대체 왜 우리 배에는 놀던 놈 하나가 없냐며, 재담꾼도 없고 가수도 없고, 심심한 놈만 모였다고, 아무거나 좀 해보라고 닦달을 해대자, 이광하가 난데없이 책을 찾는다. 책이 있으면 책을 읽어보겠다고. 그가 심청뎐을 꺼내 읽은 지 담배 한 대 참 만에 이복선 격군은 죄 글썽거리기 시작했고, 임경업뎐을 읽자 다들 임경업장군이 된 것처럼 격정에 휩싸였고, 전우치뎐을 읽자 다들 배꼽을 잡고 날아다니는 듯했으며, 콩쥐밭쥐뎐을 읽자 또 한바탕 울음바다가 된다. 그야말로 공감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 한 장면 덕분에 나도 작가처럼 이 작품 속 찌질한 오백 사내들이 좋아지고 말았다.

이 작품은 특정 사건이나 인물을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 조선통신사가 한양을 출발할 때부터 일본 강호에 갔다가 귀국해 임금 앞에 복명할 때까지의 전 과정을 따라간다. 그들의 희로애락, 그들이 보고 겪었을 별의별 일들을 생생하게 그려낸 여정을 보고 있노라면, 조선후기의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현재의 우리와 크게 차이가 없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공감대 형성이 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주요 인물들이 중심이 되어 어떤 사건을 겪고, 위기를 벗어나는 식의 구조도 아니었고, 처음부터 여러 등장인물들이 한꺼번에 나와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형식이라 다소 산만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저마다의 사연과 욕망을 지닌 그 수많은 인물들이 머나먼 길을 함께하는 동안 풀어내는 이야기 보따리는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계속 솟아나고 있었고,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도 끝나지 않고 이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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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시가 아키라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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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은 보안 의식이 낮다.

단일민족인 데다 사방을 바다가 지키고 있고, 세계에서 치안이 가장 우수하기 때문에 이제까지는 다소 방심해도 괜찮았다. 그러나 인터넷 세계에서는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자기 생일을 은행 비밀번호로 설정하는 것은 만취한 여성이 홀로 걷는 것과 유사할 정도로 위험하다.

 

남자는 어젯밤 택시 안에서 스마트폰을 주웠다. 취했던 탓인지 자신의 것인 줄 알고 가져왔는데, 벨소리가 울려 보니 대기화면 속 남녀가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화면 속 여자는 검은 머리칼을 가진 미인으로 자신의 이상형이었다. 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사진 속 흑발의 미인이었고, 스마트폰의 주인은 그녀의 남자친구였다. 스마트폰을 택시 안에 두고 내린다거나, 어딘가에서 잃어 버리게 되는 경험은 누구에게라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설정이라 현실감이 두드러진다. 예전에 역시 핸드폰을 소재로 한 국내 스릴러 영화가 있었는데, 핸드폰 분실 후 지옥 같은 시간을 겪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였다. 익명성을 무기로 핸드폰을 분실한 남자를 위협하는익명의 남자의 정체와 의도를 숨기고, 점점 더 뒤틀려 가는 사건 속에서 어떻게 핸드폰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긴장감이 넘치는 작품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시가 아키라의 작품은 스마트폰을 주운 남자가 별다른 대가도 요구하지 않고, 초반에 주인에게 스마트폰을 돌려준다. 하지만 남자의 의도는 다른 데 있었다.

 

남자는 스마트폰 주인의 여자 친구에게 반한 상태였고, 폰을 돌려 주기 전에 비밀번호를 알아내 그들에 대한 모든 정보를 백업해둔다. 거기다 스마트폰에도 원격 조정을 위한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통해 이루어지는 대화나 사진, 위치 정보들을 다른 장치로 볼 수 있도록 해둔다. 그리고 알아낸 정보들을 SNS를 활용해 검색해서 그들 커플의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신상정보를 모두 알아낸다. 과연 남자의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 이야기는 세 가지 시점으로 번갈아 진행되는데, 스마트폰을 주운 남자, 그의 표적이 된 여자, 그리고 어느 숲 속에서 백골 상태의 여성 사체를 발견한 형사의 시점이다. 신원의 알 수 없는 여성의 변사체는 잇따라 발견되는데, 발견된 사체와 일치하는 DNA를 가진 실종자에 대한 정보는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결국 반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 정도의 성인 여성이 실종되었는데 누구도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렇게 경찰은 첫 사체 발견으로부터 3주가 지나도록 피해자 특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체 살해당한 여성의 가족과 애인은 뭘 하고 있었던 걸까. 왜 아무도 그들의 실종신고를 접수하지 않았던 것일까.

 

애정과 증오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무시당할 바에는 차라리 미움 받는 편이 나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미움 받기 전에 애초에 거절당해 버리기 때문에 관계가 시작되는 여자도 없었다. 남자의 스트레스는 하루하루 심해져 갔다. 그리고 이대로 계속 무시당할 바에는 차라리 자신의 손으로 죽여 버리자는 생각에 이른 것이다. 스토커들에 의한 살인사건을 떠올리지 않아도 남자의 심리는 명백했다.

 

이 작품은 6천만 이동통신 가입자수, 한해 300만 건의 핸드폰 분실이 일어나는 국내 현실에서 누구에게나 현실처럼 다가오는 리얼한 서스펜스를 보여 주고 있다. 우연히 스마트폰을 줍게 된 사이코패스 킬러와 그의 타깃이 되는 여자는 서로 완전히 관계없는 사람들이었다. 남자에게 주어진 거라고는 여자의 남자친구가 잃어버린 스마트폰, 그리고 그녀의 얼굴 사진과 휴대폰 번호뿐이었다. 거기서 출발한 남자가 어떻게 그녀의 사생활 구석구석을 치밀하게 침범하는 지에 대한 과정이 너무도 리얼하고 섬뜩해서 눈을 뗄 수 없도록 만들어 준다. 전혀 알 지 못했던 타인에게 페이스북을 통해서 친구처럼 접근하고, SNS상에 노출된 그녀의 일상에 대한 정보들을 캐치해서 어떻게 이용하고, 나아가 연인조차 모르는 개인정보, 숨겨진 비밀까지 파헤치는 것에 이르는 과정은 정말 굉장히 디테일하고 현실적이었다. 작가가 실제로 이런 범법 행위에 대해서 치밀하게 연구하고 조사한 것처럼 느껴질 만큼 리얼했다. 어쩌면 나한테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겠다는 자각마저 들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현대인들의 스마트폰 의존 현상은 SNS에 대한 의존으로 이어진다. 끊임없이 SNS의 메시지를 읽고, 사진을 업로드하며 타인의 관심에 목말라한다. 20대 여성 4명 중 1명은 스마트폰 중독을 경험한 적이 있을 정도라고 하니,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관계망을 유지하는데 관심이 높을 수록 더 SNS에 의존하게 된다는 거다. 그건 일상 속 스트레스에 의한 심적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다른 무언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나약해진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고 말이다. 지금은 소셜네트워크 사용자만 30억명에 이르는 시대이다. 비슷한 관심을 지닌 사람이 모여 정보를 나누는 파급력은 경험을 나누는 공유경제 매커니즘으로 발전했고, 그에 대한 부작용으로 거짓 정보가 난무하고 불법 마케팅도 성행한다. 온라인으로 연결돼 언제 어디서나 소식과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서 사람들간의 소통을 극대화하는 커뮤니티라는 장점도 있지만, 그것을 이용하는 각종 범죄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남자처럼 다른 이용자의 사진을 도용해 그 사람인 척하거나 집요하게 그 사람의 일상을 분석하며 범죄 대상으로 삼는 경우도 실제로 현재 벌어지고 있는 범죄이다. 시가 아키라는 엔터테인먼트 소설적 재미와 함께 현대인의 공포를 끄집어내는 동시대성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작품을 만들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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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생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이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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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시간이 더 길다.

아무리 짧은 인생이었더라도

살아 있는 시간이 더 길다.

마스다 미리는 말한다. “인생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날은 없습니다.”라고. 매일매일 우리에게 반복되는 하루의 일상들을 한번 돌아보자. 오늘 나는 어떤 하루를 보냈던가. 어제는 무슨 일이 있었고, 내일은 또 어떨까. 하지만 역시나 특별한 것이 떠오르지 않는다. 같은 일상의 반복들이었으니까 말이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이 너무 설레이고, 오늘은 또 나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궁금한 사람들은 아마도 사랑에 빠진 연인들 외에는 없지 않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평범하기 그지 없는, 새로운 일은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는 그런 날들일 것이다. 그런데, 마스다 미리의 책을 읽다 보면 조금씩 생각이 바뀌게 될지도 모르겠다.

 

 

 

 

사실 마스다 미리의 만화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에 굉장히 특별한 사건이나, 엄청난 감정의 변화를 겪게 만드는 일들은 없다. 그녀는 그저 지극히 평범하고도 사소한 일상의 모든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세밀하게 묘사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시간들 속에서 위로 받는 느낌을 받게 된다. 당신의 하루 또한 절대 별 볼 일 없지 않다고, 일상의 수많은 그 순간들이 쌓여 당신이라는 세계를 만들어 간다고, 그러니 당신의 오늘은 너무도 소중한 시간들이라고 말이다.

눈이 있어서 좋다. 코가, 입이 있어서 좋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너무도 당연하게 우리의 삶에 주어진 것들. 우리가 숨쉬는 공기들, 내 곁에 영원히 있을 것 같은 부모님과 가족들, 내가 매일 먹고 마시는 음식들과 내가 쉴 수 있는 따뜻한 집들.. 그런 것들에 고마워하면서 사는 사람들도 별로 없을 테고 말이다. 마스다 미리의 작품은 그렇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감사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오늘 태어난 아기가 그 작은 입에서 토해내는 숨도,

오늘 죽은 사람이 토해내지 못하는 숨도,

전부 다 의미를 지닌다.

있어도 없어도 똑같다는 말을, 세계는 허락하지 않는다.

모처럼 예쁘게 꾸미고 외출했는데, 바깥 거울로 본 자신의 모습이 상상만큼 멋있지 않아서 초라하다고 느낀 적이 있다. 한정판 세트를 주문했는데, 내가 주문하자마자 매진이 되고 나니, 이상하게 더 맛있게 느껴진 적이 있다. 집에 있는 책장에 계속 그대로 놓여있는 작품, 거듭 도전해도 좌절하는 책들이 몇 권은 있다. 전철에서 발 옆에 작기 엎드려 있는 맹인안내견을 보며, 나는 이렇게까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 본다. 전철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슬그머니 옆에 서는 사람을 막아 끼어들지 못하게 해본 적이 있다. 푹 자고 일어난 토요일, 슈퍼에서 커피를 사고, 빵집에도 들러 집에 가는 길에 날은 맑고, 맛있는 빵도 있고, 그 순간 인생은 정말 아름답다고 느낀 적이 있다. 마스다 미리의 일상들이다. 나의 일상이라고 해도, 당신의 일상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이질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의 편린들이다.

 

 

마스다 미리는인생은 계속 이어집니다. ‘오늘의 인생을 넘기면, 그 다음의오늘의 인생이 있습니다. 내일의 내가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이 작품의 제목에 대해 말한다. 힘들었던 날은 내일의 나에게 맡기고, 어떻게든 극복하려는 마음을 담은 제목이라고 말이다. 원색으로 알록달록하게 시선을 사로 잡는 표지도, 속지가 빨강, 초록, 파랑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도, 작가의 꿈을 보여주는 검정색 내지에 은색으로 인쇄되어 있는 독특한 페이지도, 모두같은 하루는 단 하루도 없다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늘 반복되는 일상이 허무한 날이 있는가 하면, 행복하다고 느끼는 날도 있을 것이다. 마스다 미리는 '보통의 매일이 지금처럼 계속 이어지는 것이 진짜 행복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소박하고, 나름의 모습으로 활기찬 이들의 일상을 엿보면서 마음이 괜시리 따뜻해졌다. 너무도 평범해보이는 그 일상들 속에 따뜻함도, 뭉클함도, 서글픔도, 쓸슬함도 다 포함되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이러니 마스다 미리의 작품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특히나 이번 작품이 인상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100개의 손글씨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에피소드마다 '오늘의 인생'이라는 소제목이 쓰여 있는데, 이 부분을 독자들의 손글씨를 통해 채운 것이다. 덕분에 자연스레 단 하루도 똑같은 <오늘의 인생>은 없어졌다. 각자 외모도, 성격도, 환경도, 삶도 전부 다를 수밖에 없는 그들의 손글씨 덕분에 이 작품은 정말 특별한 하루들을 보여주게 된 것이다. 그리고 초판 한정으로 양장본도 소장용으로 너무 좋고, 현재 만날 수 있는 무선제본 역시 양장본 못지 않게 소장 가치가 있다. 바로 책 구매 시 받을 수 있는 '마스다 미리가 찍은 오늘의 식탁 사진이 본문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 덕분에 양장본을 가지고 있는 나도 무선제본 특별판이 또 탐이 나서 선물용으로 또 구매해볼 까 고민 중이다.

마스다 미리의 작품은 매번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매번 그만큼 더 좋아지는 것 같다. 신간이 나올 때마다 더 좋아지니, 그 책들이 쌓이고 쌓이면 대체 어떤 작품을 제일 좋아해야 할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쉽게 읽히지만 자꾸만 다시 읽고 싶은 작품, 그리고 오늘 하루 마음을 다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그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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