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 오브 비어 - 전 세계 맥주와 함께 하는 세계 여행
낸시 홀스트-풀렌.마크 W. 패터슨 지음, 박성환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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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에는 연고를, 슬픔에는 환호를, 폭풍에는 고요함을, 목마름에는 맥주를 For everywound, a balm. For every sorrow, cheer. For every storm, a calm. For every thirst, a beer.!"

이 책은 28개 국가를 여행하고 2,000개 이상의 맥주를 마신 내셔널 지오그래픽 탐험가이자 맥주 지리학자가 썼다. 낸시 홀스트-풀렌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탐색가로 벨기에의 역사적인 양조장에서부터 남아공의 뒷마당에 이르기까지 6개 대륙에 걸쳐 수백 곳의 장소를 방문해 맥주와 양조가 시간과 장소에 따라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이해했다고 한다. 마크 W. 패터슨 역시 내셔널 지오그래픽 탐색가로서 맥주 산업의 미묘한 차이를 확인하고, 유명한 크래프트 맥주를 맛보기 위해 거의 200,000마일을 여행했다. 게다가 그는 열정적인 홈브루어로서 맥주를 직접 만들기도 한다.

최고의 맥주를 찾아 떠나는 세계 맥주 견문록을 이끌어줄 가이드로서 이만큼 완벽한 이들이 있을까 싶다. , 그럼 앉아서 떠나는 전 세계 맥주 여행을 시작해보자. 책과 함께 시원한 맥주 한 잔은 기본이다.

이 책에는 유럽,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아시아, 호주와 오세아니아,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6개 대륙, 45개국의 다양한 맥주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각 챕터의 첫 부분에는 각 대륙의 지리와 특정 재료 등이 소개되어 있고, 각 대륙의 맥주 역사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을 연표로 보여준다. 그리고 비어 가이드라고 해서 지역 양조사와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해서 해당 국가에서 맥주를 마시러 꼭 가 봐야 하는 장소를 선정해 알려준다.

개인적으로는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유명한 브루마스터인 개릿 올리버가 전통 맥주 스타일과 지역 크래프트 맥주를 소개하는 '지역 맥주' 코너에 관심이 갔다. 어느 나라로 여행을 가든 일부러 찾아가서 현지의 음식이나 음료를 먹어보곤 하는데, 여행 시에 굉장히 도움이 될만한 정보이기도 했다.

보리, 기장, 율무, 뱀오이 뿌리, 백합, 마를 사용해 만든 맥주를 상상해 보세요. 맥주를 만들 때 사용하는 재료치고 독특하게 들리나요? 그 이유는 바로 5000년 전에 맥주를 만들 때 사용한 재료이기 때문입니다. 학자들은 중국 산시성 찬강 주변에서 이 맥주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p.217

사실 맥주에 관한 가이드북은 시중에 꽤 많이 출간되어 있다. 나도 그 중에 몇 권은 이미 읽어 보았고 말이다. 보통은 맥주의 스타일들을 지역에 따라 분류하고, 맥주의 원재료부터 시작해, 실제 양조되는 과정과 맥주의 보관 방법, 잔을 선택하고, 맥주를 따르는 법, 맥주와 어울리는 음식을 고르는 방법 등이 가이드라인으로 소개되고 있다.

반면에 이 책은 단순히 맥주로 잘 알려진 유명한 대륙뿐만 아니라 낯설지만 한 번쯤은 궁금한 거의 모든 나라의 맥주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맥주의 탄생 배경과 지리적 특성, 지역의 역사, 종교, 정치 등이 맥주 스타일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지 살펴보고 지역별 대표 맥주와 양조장 등 맥주 명소, 주요 맥주 축제 등 다채로운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 부분이다.

이 책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집필해서인지 무엇보다 뛰어난 화보 퀄리티를 자랑한다. 200개 이상의 사진과 100개의 지도는 정보로서의 역할도 훌륭하지만, 이미지로서도 굉장히 멋지다.

사실 이 책을 쓰기 위해 28개 국가를 여행하고 2,000개 이상의 맥주를 마신 경험은 좀처럼 상상이 가지 않는다. 세상에 그렇게나 많은 종류의 맥주가 있다는 점도 놀랍지만, 그 많은 종류의 맥주들을 모두 마시면서 맛을 느끼고 체험하는 경험 자체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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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빙수의 전설 웅진 모두의 그림책 21
이지은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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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턱턱 막히게 더운 여름날,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이 계절을 이겨낼 수 있는 음식은 바로 팥빙수 아닐까. 물론 요즘은 인절미 빙수, 멜론 빙수, 수박 빙수, 토마토 빙수 등등 팥이 들어가지 않는 다양한 빙수들이 있지만, 그래도 원조는 달콤한 팥이 듬뿍 들어간 팥빙수이다. 빙수는 무엇보다 눈으로도 한 번 먹고, 새콤, 달콤한 맛으로 두 번 먹는 즐거움이 있는 음식이다.

바야흐로 빙수의 계절이 돌아 왔다. 그런데 이 사랑스러운 음식이 탄생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고 하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여름밤에 때아닌 눈이 내리고, 새하얀 호랑이가 등장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 정말이냐고? 글쎄, 맛있는 거 주면 알려 줄지도.. 하핫.

 

 

얼른 모여봐. 지금부터 엄청 재미난 얘기를 해 줄 거여.

옛날옛날 한 옛날에,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좋은 그런 날이었어...

 

어린 시절 할머니가 들려주던 전래 동화를 연상시키며 시작하는 이 책은 무더운 여름날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인 팥빙수에 대한 귀여움 상상을 담고 있는 그림책이다.

 

 

빨갛게 잘 익은 수박은 그 빛깔만으로도 먹음직스럽고, 아삭아삭 참외의 노란 빛도 달콤하다. 새콤달콤한 딸기, 탱글탱글 알이 살아 있는 팥죽까지... 할머니는 과일과 단팥죽을 시작에 내다 팔기 위해 길을 나선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눈이 펑펑 내리는 게 아닌가. 따스운 날에 눈이 오면 눈호랑이가 나온다는 걸 떠올리는 할머니 앞에 새하얗고 커다란 눈호랑이가 떡 하니 나타난다.

"맛있는 거 주면 안 잡아먹지~"

 

과연 할머니는 눈호랑이에게 어떤 맛있는 걸 주었을까. 할머니는 욕심쟁이 먹보 눈호랑이를 피해 무사히 장에 다녀올 수 있을까? 옛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이 그림책은 한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줄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든다. , 팥빙수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건지 웃기고 재미있는 상상력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

사각사각 잘게 갈아 얹은 얼음도 좋고, 눈처럼 보드랍고 입에 넣으면 녹아 사라지는 얼음도 좋다. 더위에 지친 당신에게 필요한 바로 그 달콤, 시원한 팥빙수 한 숟가락이다. 이 그림책의 유쾌하고 포근한 상상력이 전해주는 시원함이야말로 여름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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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귀엽게 보이는 높이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김민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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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를 떠난 나의 일상은 모조리 급수가 다른 시합과 마찬가지다. 청소도, 주방일도, 세탁도, 통근도, 사랑도, 일도, 술자리의 예의범절도, 심지어 편집자와의 미팅도 내 맘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급수가 다른 시합에서 누군가는 승리에 의의를 두겠지만, 나는 사양하겠다. 책상을 떠나 있을 때, 나의 신체는 바짝 긴장하여 뻣뻣해지고, 머리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데다 사무 처리 능력도 먼 곳으로 달아나버린다. 여기저기 고장이 나는 거다. 그로 말미암아 실수한 일들을 일일이 사과하려면 끝이 없다.    p.113

모리미 도미히코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은, 어딘가 유쾌하면서도 기묘한, 그리고 현실을 넘나드는 매혹적인 판타지와 특유의 이야기꾼다운 문체와 스토리가 인상적인 작가라는 점이다. 그의 작품들은 보는 내내 킥킥대며 웃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책장을 덮기 전에 뭉클하고 짠한 뭔가가 가슴에 남은 것 같은 기분도 들게 하고, 말도 안 되는 온갖 판타지가 난무하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 상상력이 너무도 매력적이었다. 이 책은 그렇게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상상력을 넘어서 망상력을 보여주는 소설들을 써왔던 모리미 도미히코가 쓴 첫 에세이집이다.

프롤로그부터 범상치가 않다. 그는 '자기 전에 읽어야 할 책'을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고 고백한다. '철학서처럼 어렵지 않고, 소설처럼 마음을 사로잡는 책도 아니며, 그렇다고 재미가 없어 하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도움이 되는 정보가 있는 건 아니지만 완전히 무익하지도 않은 그런 책 말이다. 그리하여 중간부터 읽어도 되며, 읽고 싶은 부분만 읽어도 되는 책, 긴 것, 짧은 것, 농후한 것, 얄팍한 것, 능청스러운 것, 나름대로 성실함을 갖춘 것 등의 다양한 글이 모여 이 책이 만들어졌다. 책을 읽는 독자들을 평안한 꿈의 나라로 유혹하는 것이 책의 목적이라고 하니, 읽다 졸리면 죄책감이나 미안함 없이 그냥 책을 덮고 자도 되는 책인 셈이다.

내 경우에는 소설을 막힘없이 술술 써본 적은 거의 없다. 사전에 구상했을 때는 어떻게든 되겠지 싶었는데 쓸수록 만신창이가 되어간다. 글이 써지지 않을 때는 자신이 쓰고 있는 모든 것이 재미가 없어서 견딜 수 없다. '왜 이런 것을 써야 하지?' 진절머리가 나서 벽에 쿵쿵 머리를 박는다. 그렇게 느끼기 시작한다는 것은 글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는 걸 이제는 알고 있다. 즉 내가 쓰는 작품은 내 잘못이 있다는 걸 가르쳐주긴 하는데,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결국 나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며 계속 고쳐 쓰는 수밖에 없다.   p.367

이 책에는 모리미 도미히코가 쓴 독서에 관한 단상과 작품 해설, 좋아하는 아이템에 관한 글도 수록되어 있고, 자신의 소설과 집필 상황에 대해 쓴 글들도 있다. 산책과 여행에 관한 글도 있고, 일상의 소소한 일들과 대만의 문예지에 연재했던 칼럼, 그리고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일기도 있다. 누구나 에세이의 소재로 쓸 수 있는 평범한 풍경과 일상적인 물건도 모리미 도미히코의 시선에 의해 굴절되어 단어로 만들어지면 절대 평범해질 수가 없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그의 소설들이 그러했듯이 아기자기하고 유머스러운 코드를 잃지 않아 유쾌했고, 만화처럼 현실감 없는 캐릭터마저 자연스럽게 동화되도록 만들었듯이 그의 독특한 성격과 귀여운 투덜거림마저 공감하고 이해하도록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교토의 천재 소설가'의 머릿속을 잠깐 동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모리미 도미히코는 자신만의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작가이고, 끝을 모르고 펼쳐지는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의 소유자이니 말이다. 터무니없어 보이는 망상이 어떻게 작품의 시초가 되고, 그것이 소설로 발전하게 되는지 그 과정도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고, 소설가라는 직업인으로서의 일상 또한 매우 인간적으로 그려져 있다. 모리미 도미히코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도, 소설가라는 신비로운 대상에 대해 호기심이 가득한 이들에게도, 또 글을 쓰거나 상상력을 발휘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도 이 책은 마법처럼 읽힐 것 같다. 모리미 도미히코의 소설만큼이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어 읽게 되는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다 졸리면 그냥 덮어두고 자도 된다는 작가의 겸허한 권유가 허용되는 특별한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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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 있는 공간 - 새로운 세대가 리테일 비즈니스를 바꾼다!
정창윤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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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대는 일상에서 경험한 다양한 콘텐츠를 SNS로 공유합니다. 이전 세대보다 훨씬 더 많은 직간접적인 경험치를 쌓게 된 것입니다. 이제 제품만으로는 새로운 세대의 눈높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P.45

아마도 요즘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가장 많이 찾아 보는 것은 아마도 장소가 아닐까 싶다.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할 것인가. 서점도 큐레이션이 잘 되어 있는 감각적인 곳으로, 쇼핑몰, 맛집, 카페 등등 모바일 덕분에 이른바 '핫스폿'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세상이니 말이다. 특정 장소의 정보를 수집하고, 미리 알아본 곳을 일부러 찾아가는 경우가 많은 만큼 '공간'이란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은 상하이, 런던, 도쿄, 파리 그리고 서울까지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는 도시 안에서도 인기 있는 공간들을 탐구하고 있다. 공연, 패션, 전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획자로 일해온 저자라서 젊고 독창적인 시선으로 공간 컨셉과 리테일 전략을 예리하게 분석해서 보여주고 있다.

수많은 오프라인 매장들이제품 중심의 운영에서 탈피하여 소비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공간 중심의 운영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를 단순히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아니라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관객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저자는 리테일 산업의 미래가 과거와 소비 방식이 다른새로운 소비자에게 얼마나 새롭고 차별화된 감각을 독점적으로 경험하게 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즉 공간을 통해 그곳만이 제공할 수 있는 색다른경험을 어떻게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가가 향후 리테일 산업의 주요 이슈가 된다는 것이다.

공간 비즈니스에서 콘텐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람입니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구현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3~4개의 콘텐츠라도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나아가 직원들은 콘텐츠를 매개로 고객과 돈독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응대에 신경 써야 합니다. 결국 공간은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고 고객도 사람입니다.    p.222

중국 상하이의 복합 쇼핑몰조이시티와 훠궈 식당인치민’, 영국 런던의 복합 문화 시설인바비칸 센터’, 일본 도쿄의 식당인야쿠모 사료등을 비롯해 국내외 컨셉화된 공간을 함께 살펴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웠다. 소비자 입장에서 리테일 산업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게 되고, 현재 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읽으면서 나만의 공간 컨셉을 찾을 수 있게 되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온라인 쇼핑 채널과 오프라인 쇼핑 채널이 각각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짚어주고, 브랜드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컨셉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로 대변되는새로운 세대를 정의하면서 그들이 여러 경로로 정보를 수집하고 비교하면서 가장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자 한다고 강조한다. 주 소비층의 니즈 변화를 분석해 기존의 리테일 공간에 어떻게 적용시키는가가 중요해진다. 그렇게 현시대를 주도하는 소비 계층을 분석하고 21세기 리테일 산업의 방향을 모색해보는 다양한 과정을 알려 준다. 이 책은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 예측과 더불어 리테일 공간의 구성 방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 있어서 창업을 준비 중인 이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요즘은 그저 커피나 차를 마시기 위해 카페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와의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 필요해서, 자신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위해서, 혹은 맛있는 커피를 마시려고, 카페를 작업실이나 도서관의 목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등등.. 저마다 카페를 방문하는 이유는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단순히 인테리어만 예쁜 카페보다는 차별화된 컨셉과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러한 공간들에 숨겨진 비밀이 궁금하다면, 왜 공간에도 연출이 필요한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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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예찬
예른 비움달 지음, 정훈직.서효령 옮김 / 더난출판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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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늘날 과학이 발달하며 해결책이 많아졌고 환경 요인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하지만 당신이 졸면서 업무가 끝나는 시간을 헤아리며 오후에 눈을 붙일 멋진 해먹을 갈망한다면 이 피로가 무엇 때문에 시작되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로마인과 달리 현대인은 질병의 배후에 무엇이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탓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뭔가가 빠져 있다는 이런 거슬리는 느낌을 가리키는 용어를 만들었는데, 그것은 바로자연 결핍이다.     p.26

언젠가부터 아침에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핸드폰 앱을 통해 보는 미세먼지 농도가 되어 버렸다. 그렇게 우리는 미세먼지 속에서 살고 있는 일상에 점점 익숙해져 가고 있다. 미세먼지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하고, 가급적 외출을 줄이고,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실내 공기 관리나 공기정화 식물 등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높아 졌다. 그렇게 식물을 기르는 사람이 늘어나자 식물을 가꾸고 기르며 교감하는 것을 뜻하는 '반려식물'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고 말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식물을 기르는 것을 어려워하는 이들도 많고, 왜 멀쩡하던 식물들이 내 손만 거치면 죽고 시드는 건지 알 수 없다는 이들도 많은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식물 기반 공기 정화 시스템인 스코글루푸트의 개발자인 노르웨이의 기계공학자 예른 비움달이다. 오랜 시간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에 관해 연구를 해왔던 그는 식물이 공기 정화와 건강 증진 그리고 업무 능력 향상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올바른 식물 관리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혼자 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일로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그 한 가지는 면역 체계를 강화해주고, 피로를 해소해주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삶에 활력과 원기와 기쁨을 더할 뿐 아니라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의 연구 자료를 통해 이를 증명해 보일 수 있다고 하는데, 그 단 한가지가 바로 '숲 속 공기 요법(스코글루푸트)'이다.

실제로 국내에도 식물벽 혹은 플랜트월이라는 이름으로 직접 실내에 설치해서 인테리어 효과와 공기 정화 효과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 대부분은 업체의 시공이 아니라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해 DIY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는 이러한 '숲 속 공기 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는 노하우와 팁도 공개하고 있다. 원예용품점이나 꽃가게 등에서 사야 할 쇼핑 목록부터, 식물 상자 벽을 설치하는 방법, 그리고 식물을 심고, 조명을 설치하고, 식물에 물 주기 등 관리하는 방법들이 자세하게 수록되어 있다.

우리 주변에 식물과 자연을 두는, 더욱 단순한 삶을 동경하는 마음은 많은 이들에게 현실과는 동떨어진 그저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꿈과 같다. 하지만 연구를 통해 이는 꿈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다. 자연 결핍은 진정 심각한 문제이고 그로 인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곳에, 특히 실내에 자연의 요소들을 도입하는 일이 주변 환경에서 오는 압박감을 완화해주고 여러 건강 문제의 원인을 제거해주는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다.    p.258

분명 어젯밤에 푹 잤음에도 불구하고, 오전부터 일을 하다 졸고 있다거나, 눈을 비비며 하품을 하고 카페인을 통해서 졸지 않으려고 완강히 버텨본 경험들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피곤하거나 건강이 좋지 않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대체로 매우 단순할 수 있다고 한다.잠을 자는 게 좋겠어. 이곳은 우리한테 좋지 않아 등의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우리의 몸은 더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서 두통, 무기력증, 기침 같은 증상을 유발한다. 그러면 우리는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거나 몸이 좋지 않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고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말도 못 하게 피곤하고 우울하며, 두통과 근육통에 시달리고 눈이 따끔거리고 이런저런 병에 계속 걸리는 삶에서 아주 작은 것만 바꿔도 달라질 수 있다면 어떨까.

 

밝은 햇빛과 무성한 녹색 식물이 있으면 우리는 낙관적으로 변한다. 미국 나사와 노르웨이생명과학대학이 30년 연구로 밝혀낸 건강하고 생기 있는 공간의 비밀은 생각보다 우리가 쉽게 얻을 수 있는 거였다. 숲 속을 걸으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면역력이 강화되고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사실 바쁜 일상 생활 속에서 산책을 즐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실내로 이러한 자연을 들여오자는 것이다. 실내 공간에 식물과 적절한 조명을 설치하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돌보면서 깨끗하고 신선한 공기를 즐기는 새로운 방식은 미세먼지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에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다.

자연환경과 실내 환경이 하나의 장소에서 결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었다는 것도 놀라웠고, 현대인들의 만성 피로증후군이 자연의 결핍에서 온다고 하는 저자의 주장도 흥미로웠다. 피로가 너무 당연한 것이 되어 버려서, 커피를 마시거나 당을 보충하는 식으로 그저 순간을 모면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다. 사람들이 거실과 창가와 사무실 선반에 두는 흔하고 평범한 식물이 우리 주변의 일상 환경에서 가장 해로운 독소를 일부 흡수한다는 사실은 마치 마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니 숲 속 공기 식물 벽의 효과는 '아주 작은 뭔가가 아주 큰 뭔가로 이어진다'는 말이기도 하다. , 지금 당장 우리 주변에 식물과 자연을 두는 삶을 경험해보자. 당신의 일상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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