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크래프트 전투 핸드북 마인크래프트 공식 가이드북
Mojang Studio 지음, 이주안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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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인크래프트 제작사인 모장스튜디오의 최신 게임 업데이트가 반영된 공식 시리즈이다. '전투 핸드북'은 마인크래프트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여러 가지 전투 지식들을 가득 담았다. 이 책을 통해 전투의 기술, 전투에 대한 조언과 정보, 전투에서 이기는 비법을 배울 수 있다.

 

 

전투에 입문하기에 앞서 게임 화면 구성 요소부터 꼼꼼히 살펴본다. 단축바, 선택한 아이템, 체력, 갑옷, 경험치 등등 게임을 진행할 때 필요한 모든 정보를 확인해볼 수 있다.

 

마인크래프트에서는 정말 다양한 아이템과 블록들을 전투에 활용할 수 있다. 무기와 갑옷, 물약, 마법 등 전투에서 필요한 다양한 아이템들을 살펴보고 블록 활용 방법을 알아본다.

 

 

마인크래프트에는 재빠른 좀벌레부터 거대한 엔더 드래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몹이 있다. 그러니 시간을 들여 적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전투에 돌입하면 훨씬 수월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블레이즈, 치킨 조키, 크리퍼, 드라운드, 엘더 가디언, 엔더마이트, 가디언, 호글린 등등 다양한 몹들의 특징과 물리치는 방법, 그리고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 자세하게 수록되어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다른 플레이어와 대결할 수 있는 PVP 게임 모드에 대해 알려준다. 참여하는 방법, 친구를 부르는 방법, 그리고 다양한 PVP 게임 모드에 대해 알아보고, 경쟁 전술과 각종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마인크래프트는 여러 가지 블록으로 이루어진 자원을 이용해 멋진 건축물을 만들거나, 무기를 만들어 적과 싸우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게임이다. 마인크래프트 레고를 비롯해서 다양한 아이템들이 콜라보되어 출시되어 있기 때문에, 꼭 게임을 해보지 않았더라도 누구나 알 것이다.

 

레고를 좋아하는 아이 덕분에 마인크래프트를 알게 되었는데, 시리즈가 꽤 많아서 하나씩 모으다 보니 나도 어느 정도 마인크래프트 캐릭터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이 게임을 그렇게 좋아하는지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고 말이다. 마인크래프트 공식 가이드는 책으로 꽤 많이 출간되어 있다. 그만큼 창의력이 필요한 게임이라는 말도 될 것이다. 마인크래프트를 좋아한다면, 이 책과 함께 다양한 전략들을 배워본다면 더 재미있는 게임을 하게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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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악어 당신을 위한 그림책, You
루리 그림, 글라인.이화진 글 / 요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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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밤> 루리 작가의 신작이다. 이번에는 루리 작가의 그림에 드라마 창작 집단 ‘글라인’이 글을 더했다. 사실 이 작품은 글보다 그림이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첫 장을 넘기면 제일 먼저 만날 수 있는 악어의 얼굴, 그 옆으로 "나는 악어야"라는 문장 하나만 있을 뿐인데도 뭉클해진다. 악어의 눈에 비친 도시의 불빛들과 표정에서 쓸쓸함과 외로움이 고스란히 묻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대체 악어가 왜 도시에서 살게 된 걸까. 사람들을 위협하는 겉모습 때문에 모두 악어를 무서워하고 싫어한다. 하지만 악어는 어떻게든 그 속에서 살아가야만 한다.

 

 

우리는 고독이 일상이 된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아래층엔 누가 있는지 조차 모르는 상태로 살고 있다. 핵가족화와 고령화, 1인가구의 증가로 인해 누구든 사회로부터 고립될 수 있는 여지가 너무 많으니 말이다. 그러니 도시에서의 삶이란 아무도 날 간섭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자유가 존재하긴 하지만, 그로 인해 아무도 찾지 않은 상태로 세상에서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는 아이러니를 포함하고 있다.

 

단순하게 표현된 악의 삶이 공감이 되고, 이해가 되는 것은 우리가 바로 그러한 도시에서의 일상을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혼자이고 싶지 않은 이들은 소속감을 찾게 되고, 점점 나 자신의 아이덴티티보다는 사회가 바라는 이상향에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본모습을 잃어 버리게 된다. 마치 이 작품 속 악어처럼 말이다. 사람들에게는 없는 커다란 꼬리를 없애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하고, 그들이 두려워하는 날카로운 이빨을 깍으려 하고, 그러다 점차 악어는 자신이 악어라는 사실 조차 잊어 가고 있다. 그래서 결국 마지막에 악어가 깨닫게 되는 통찰이 더욱 여운처럼 남았다.

 

 

색감과 구도가 굉장히 인상적이고 그림들도 아름다워 특히 어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그림책이다. 지금 도서 구매 시 미니 아트포스토 4종을 받을 수 있고, 초판한정으로 컬러링북도 책에 포함되어 있다.

 

가장 아름다운 네 장면을 뽑아서 만들었다는 아트포스터는 두툼한 종이로 만들었고, 사이즈도 너무 크지 않아서 서재에, 거실에, 어디든 붙여놓기 딱 좋다.  그리고 컬러링북은 무려 열아홉 페이지나 되는 책이라, 작품 속의 감동을 나만의 컬러로 채색하면서 오래도록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컬러링 북에는 루리 작가가 이 작품을 그리면서 떠올렸던 노래 가사와 그에 대한 멘트가 수록되어 있어 더욱 특별하다.

 

 

도시에서의 삶이란 어느 정도는 고독을 감수해야만 하는 것이긴 하다. 게다가 남과 다르다는 것은 사람들로부터, 사회로부터 단절되도록 만든다. 그러다 보니 점점 더 고립되고 소외될 수밖에 없을 테고 말이다. 악어는 자신이 원해서 온 것은 아니지만 도시에서 살게 됐고, 수영을 할 줄 안다는 것을 잊어 버리고 물을 무서워하게 될 만큼 도시의 삶에 적응해보려고 했지만 쉽지가 않다. 다들 악어처럼 사회가 바라는 '무언가'가 되기 위해 '나 자신'을 잊어 버리고 사는 건 아닐까. 지금 있는 모습 그대로의 '나'를 돌아보게 만들어 주는 그림책이다. <긴긴밤>을 좋아했다면, 루리 작가의 정말 멋진 그림들을 잔뜩 만나볼 수 있는 이 책도 놓치지 말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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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전쟁 - 세계 역사와 지도를 바꾼
도현신 지음 / 이다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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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판도가 계속 바뀌는데도 불구하고 파로스 등대는 그대로 보존되었다. 등대를 실용적인 목적에서 지었기 때문에, 새로운 정복자도 굳이 등대를 부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파로스 등대가 헬레니즘 시대의 다른 건축물인 로도스 섬의 콜로서스 거상처럼 종교적인 이유로 만들었다면, 철저한 유일신 숭배와 우상 척결을 외치는 이슬람교도들이 당장 철거했으리라.      p.49

 

세계사에 큰 영향을 끼친 소재와 그로 인한 역사의 변화를 다룬 <가루전쟁>, <바이러스전쟁>, <신의 전쟁>, <흙의 전쟁>에 이어 이번에는 세계의 역사와 지도를 바꾼 <건축 전쟁>이다. 세계사에 큰 자취를 남겼으나 지금은 역사 속에 지워진 거대 건축물들을 만날 수 있다. 바벨탑, 파로스 등대, 콜로서스 거상, 아르테미스 신전, 올림피아의 제우스 신상, 황금궁전, 그리고 신라의 황룡사, 고려의 격구장과 흥왕사 등 지금은 사라진 고대의 건축물들을 통해 세계 역사를 들여다보는 흥미로운 책이다.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은 건축물들은 세계 어디서나 도시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다. 고층 빌딩들을 흔하게 보게 된 것이 현대에 이르러서이긴 하지만, 높이 솟아오른 건축물은 중세나 고대에도 많았다고 한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마천루는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바벨탑이다. 바벨탑의 원형은 수메르인과 바빌론인이 높이 쌓은 거대 건축물 지구라트에서 유래했다. 바벨탑의 공사 현장을 상상으로 그려낸 화가들의 작품들도 꽤 있는데, 정말 하늘에까지 닿을 만큼의 높은 탑을 쌓는 모습에서 경외감까지 들 정도이다.

 

 

바빌론에 올린 공중정원은 무더운 사막 한가운데에 사람의 손으로 온갖 풀과 나무가 무성한 정원이 세워졌다. 이런 신비로움 때문에 기원전 2세기의 그리스 시인 안티파테르는 올림피아의 제우스 신상,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솔레움 영묘, 로도스 섬의 콜로수스 조각상, 알렉산드리아의 등대, 기자의 피라미드와 함께 바빌론의 공중정원을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지목했다.     p.221

 

신라 진흥왕 때 지은 황룡사는 건축 기간이 무려 17년에, 높이가 80미터에 이르는 거대하고 웅장한 사찰이었다. 황룡사를 복원한 모형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 사진만으로도 그 규모가 짐작이 되었다. 세워진 지 약 600년 만에 고려를 치밉한 몽골군에 의해 불태워졌다고 하니,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고려 시대에는 나라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든 초대형 운동경기가 자주 개최되었다고 해서 흥미로웠다. 서양의 폴로 경기와 비슷한 격구는 말을 탄 채 막대기인 격구채로 공을 몰아 상대 팀의 골대에 집어넣는 경기이다. 말을 타고 달리면서 하는 경기다 보니 경기장이 넓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3만 명을 수용할 만큼 큰 경기장이 존재하게 된 것이다.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그 외에도 우리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다양한 건축물들이 있었다. 93미터에 이르는 자유의 여신상만큼이나 거대한 신상이 2,300년 전에도 있었다는 사실도 인상적이었다. 그리스 로도스 섬의 콜로서스 거상이 그것인데, 지진으로 인해 파괴가 되었지만 화가들의 작품으로 상상하건데, 자유의 여신상 못지 않은 거대한 건축물이었으니 말이다. 고대 로마의 초호화 별장이었던 네로 황제의 황금궁전, 비운의 예술가가 남긴 걸작인 올림피아의 제우스 신상 등 역사의 흐름 속에서 사라지고 말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건축물들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바벨탑은 정말 신의 벌을 받아 무너졌을까, 예루살렘성전은 얼마나 크고 화려했을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지금은 사라졌지만 고대의 자료들에 흔적이 분명히 남아있는 세계 곳곳의 건축물들을 통해 새로운 시각에서 세계 역사를 바라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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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가드너 1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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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견의 로망을 산산조각 내주겠다는 만화 <극한견주>를 정말 배꼽잡고 웃었던 기억이 있다. <극한견주>를 처음 만났던 것이 4년은 된 것 같은데, 시리즈는 4권으로 완결이 되었다. 이번에는 마일로 작가가 '식물 금손'에 도전하는 홈가드닝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현재 카카오 페이지에서 연재되고 있는 웹툰 <크레이지 가드너>는 24화까지 올라와 있고, 단행본에는 12화까지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단행본으로 이 시리즈를 처음 접했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13화부터 24화까지 웹툰을 정주행 해버리고는 새로운 내용이 업데이트 될 수요일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는 마성의 작품이다.

 

 

몇 년 전부터 플랜테리어가 유행하면서 반려식물을 키우는 이들이 많아 졌지만, 사실 식물을 돌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햇빛을 많이 보게 해주고, 물만 잘 주면 살겠지 싶겠지만 식물마다 필요한 환경이 달라서 제대로 키워내는 것이 만만치 않으니 말이다. 대체 왜 남들은 멀쩡하게 잘만 키우는데, 우리 집에만 오면 식물들이 죽는 걸까 싶었던 적이 있다면, 나름 식물 똥손이라 자부한다면 마일로 작가의 '실물 금손' 도전기가 재미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양지를 선호하는 식물을 음지에 두어 빛이 부족해지니 웃자라거나 시들어버리고, 비실거리는 식물에게 힘내라고 영양제를 듬뿍 줬더니 과다투여로 죽어 버리고, 손짓 한 번에 잎이 우수수 떨어지고, 물을 준다고 준 것 같은데 식물이 점점 말라가다 결국 시들고 마는 경험을 마일로 작가 역시 수 차례 반복해왔다. 식물을 죽이고, 사고, 죽이고 사는 시행착오들을 특유의 유쾌함과 극한의 유머와 함께 굉장히 현실 밀착형으로 그려내고 있어 정말 식물 초보들에게도 공감과 이해를 저절로 불러 온다.

 

 

'본격 교양 식물 만화'라는 부제처럼 식물 가드닝에 대한 정말 디테일한 정보들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준다는 점도 특징이다. 막연하게 플랜테리어를 한 번 해보고 싶다거나, SNS에서 자주 보는 홈가드닝의 세계에 입문해보고 싶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 기초 단계부터 차근차근 전문가의 수준까지 배울 수 있다. 마일로 작가는 식물 집사를 자처한 5년 동안의 경험을 고스란히 만화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시베리아의 눈처럼 하얀색 털이 사랑스러운 사모예드 솜이도 중간 중간 등장해 너무 반가웠다. 덩치는 우람하지만 터널과 작은 개를 무서워하는 귀여운 허당 솜이가 마일로 작가의 식물집사 노릇을 어떻게 방해(?)하고 지켜보는 지도 쏠쏠한 재미를 안겨주고 있으니 말이다. <극한견주>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면, 이번 신작도 놓치지 말기를 추천한다.

 

 

전작인 <극한 견주>가 대형견을 키우며 겪는 에피소드와 반려인의 애환을 담았다면, 이번 신작 <크레이지 가드너>는 식물 망손으로 시작해 식물 덕후에 이른 과정을 광기의 식물 만화로 탄생시켰다. 사랑스러운 모종, 벌크업한 듯한 대품종 식물에 해충까지 귀염뽀짝한 캐릭터로 만날 수 있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식물들에 대한 정보 또한 아주 쉽게 보여주고 있는데다, 분갈이, 해충 예방, 화분 구입 정보 등 온갖 식물 키우키 팁들이 가득하다.

 

깨알 같은 책 속 부록 〈마일로의 식물 119코너〉도 식물을 길러본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식물 전구를 비롯해 광합성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식물별로 잘 맞는 화분이 있는지, 초보자가 키우기 쉬우면서도 예쁜 식물은 뭐가 있는지 등 초보 식물러들의 질문에 작가가 경험으로 터득한 답을 들려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단행본에서만 만날 수 있는 마일로 작가의 작업 공간과 식물 공간도 공개되어 있으니 놓치지 말자. 어쩌다 보니 반려식물이 200개가 되고 만, 본격 식물 집착 개그 만화를 통해서 식물이 안겨주는 기쁨과 힐링, 그리고 번뇌와 해탈의 콤보를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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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레모사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8
김초엽 지음 / 현대문학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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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의 자극성이란, 대개 만들어진 자극성이거든. 아무리 비극의 장소라고 해도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자체가 자극적이기란 쉽지 않지. 먹고, 자고, 생활하는 것에 무슨 자극성이 있겠어? 그런데 이 렘차카를 둘러보니, 아직 므레모사에 살고 있다는 그들은 자신들의 삶을 자극적으로 포장할 요령을 익히지 못한 듯해. 이렇게만 해서는 곤란하다는 걸 언젠가 깨닫게 되겠지만."        p.63~64

 

서쪽으로는 거대한 산맥을 등지고 있어 접근이 차단되어 있고, 동쪽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여러 게이트를 통과해야 하는 군사 특별 구역이 있었다.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온 어느 날, 그 고립된 지역에 위치한 공장과 연구소에 원인 불명의 화재가 발생했고, 이후 통제할 수 없는 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한 유독성 화학물질들은 인근 도시들과 농작지와 식수원을 초토화 해버렸고, 순식간에 수십 만 명이 살던 터전을 떠나 그곳은 인간이 밟을 수 없는 지역, 완전한 출입 금지 구역이 되었다.

 

 

그렇게 유령마을이 되어 버린, 이르슐의 므레모사에 출입이 허가되었고, 첫 투어에 당첨된 여행객들이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그곳으로 향한다. 교토대에서 관광학을 연구하고 있는 대학원생 이시카와 유지, 열 개의 직업을 거쳐 은퇴한 후 10년 정도 비극을 찾아가는 여행을 하는 중인 헬렌, 펍을 운영하다 망하고 투어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레오, 태국에서 온 언론사 신입 기자 탄, 회사를 운영하다가 쉬고 있다는 유안, 남동생과 여행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는 주연, 이렇게 6명이 수십 년간 공꽁 감춰졌던 장소에 첫 손님으로 가게 된다.

 

므레모사의 첫 투어에 수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쏠린 이유는, 끔찍한 비극 이후 죽음의 땅으로 돌아온 사람들, 그 귀환자들의 신체가 좀비처럼 끔찍하게 변이되었기 때문이라는 소문 때문이었다. 과연 수십 년간 감추어져온 외진 마을의 실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렇게 무시무시한 곳을 제 바로 찾아온 이들 여행자들의 목적은 뭘까.

 

 

나는 나의 고통을 팔아서 생존했고, 때로 그 사실에 수치심을 느꼈다. 나는 모멸감을 잊기 위해 더 많이 도약해야 했다. 나는 춤을 추고 또 추었다. 당신은 아름다워요. 당신은 강인해요. 당신의 움직임이 나에게 영감을 줘요. 어느 순간부터는 한나가 아닌 수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말해오기 시작했다. 내가 더는 아름답지도 강인하지도 않다면 그때는 어떻게 되는 걸까. 나는 이따금 궁금했지만 그 결말을 상상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질문도 그만두었다.          p.168~169

 

현대문학의 핀 시리즈 서른여덟 번째 작품은 김초엽 작가의 <므레모사>이다. 김초엽 작가의 첫 SF호러 소설인 이 작품은 2021년 <현대문학> 3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것이다. 김초엽 작가는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후 굉장히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작년 한 해에만 <사이보그가 되다>, <놀이터는 24시>, <지구 끝의 온실>, <방금 떠나온 세계>, <행성어 서점>으로 만났으니 말이다. 그 중에서도 김원영 변호사와 공저했던 <사이보그가 되다>라는 작품을 인상적으로 읽었었다. 과학을 전공한 소설가 김초엽과 사회학, 법학을 전공한 변호사 김원영이 각기 보청기, 휠체어라는 테크놀로지와 밀접하게 결합하여 살아온 경험이라는 측면에서도, 보이지 않는 장애를 가진 여성과 보여지는 장애를 가진 남성의 이야기라는 점에서도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 <므레모사>의 주인공 유안은 환지증에 시달리는 전직 무용수로 등장한다. 그녀가 다리를 잃게 된 과정 자체는 자세하게 다루어지지 않지만, 그 이후의 고통과 금속 다리를 지닌 채 살아가는 삶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신경 의족을 분리한 상태에서도 예전 다리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환지증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생생하게 전달해 준다. 환지증 역시 당사자가 아니면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쉽게 믿을 수 없는 장애이고, 고통이라 김초엽 작가이기에 이렇게 세심하게 그려낼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극중 유안의 마지막 선택이 가져오는 의외성이 잔상처럼 오래 남는 작품이었다.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는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다가올 미래라기 보다는 가까운 현재의 그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우리가 팬데믹 한복판을 통과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끊임없이 세계를 확장하고 변화시키는 김초엽 작가의 다음 발걸음도 기대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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