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생의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바꿔보기로 했다 - 동기부여 천재 개리 비숍이 던지는 지혜의 직격탄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갤리온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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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기만의 시기에 성장해야 한다. 당신이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평소의 뻔한 기분이나 생각, 여건을 초월한 다른 조언이 필요해서다. 주도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 강력하고, 믿을 만하고, 당신을 다시 안정적인 장소로 데려다놓을 목소리가 필요하다. 바로 지혜가 필요하다.     p.17

 

<시작의 기술>, <내 인생 구하기>로 만났던 '동기부여 천재'라고 불리는 개리 비숍의 신작이다. 여타의 자기 계발서들과는 달리 개리 비숍은 군말 빼고 핵심만 명쾌하게, 쓸데없는 희망을 주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도록, 단호하고 직설적으로 행동을 이끌어내는 걸로 유명하다. 누구나 이런 저런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거라 다짐하지만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지키지 못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왜 사람들은 인생을 바꿀 모험을 수십 번, 수백 번 시작은 하지만 이내 시들해지고 마는 걸까. 개리 비숍은 이렇게 계획을 세우지만 매번 실천을 못 하는 사람, 그리고 그러한 일에 핑계만 대는 사람, 겨우 시작은 하더라도 제대로 끝을 맺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대단히 직설적으로 돌직구를 날린다. 우리가 살면서 무의식적으로, 혹은 모르는 척 반복하게 되는 수많은 헛짓거리들에게 일침을 가하고, 이토록 생각이 필요한 시대에 당신은 생각을 안 하고 있다고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내 인생은 왜 이럴까, 혹은 그래 봤자 달라지지 않을 거야, 내지는 우리는 그냥 망한 걸까? 라는 생각을 살면서 한 번이라도 해본 적이 있다면 누구나 개리 비숍의 책을 읽으며 뜨끔해질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여러 권의 자기 계발서들을 읽었지만 제대로 실천한 적은 없고, 다이어트 계획을 세웠지만 지키지 못했으며, 이런저런 일을 시작할 거라 다짐했지만 한 번도 성공 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러니 개리 비숍의 책이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누구에게라도 '실질적인 변화의 계기를 선사한다'는 점이다.

 

 

 

다들 '그곳'은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채 오만 속에서 '그곳'에 닿으려고 기를 쓴다. 환영이다. 사기다. 언제나 '이곳'이 있을 뿐 '그곳'은 없다. 시간이란 오직 하나뿐이다. '지금'이라는 시간. 과거도, 미래도 없으며 오직 지금뿐이다.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당신은 영원히 잠들어 있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누누이 말하듯이 당신은 언제나 '이곳'에 있다. 그런데 당신은 정말로 이곳에 실존했던 적이 있는가?      p.69

 

개리 비숍은 이번 신작에서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두려움, 성공, 사랑, 상실이라는 인생의 퀘스트를 하나씩 해결할 수 있는 통찰을 보여준다. 실패할까 봐, 비난 당할까 봐, 거부당할까 봐 두려운 마음과 성공에 대한 갈망, 복잡하기 그지없는 사랑, 그리고 상실 후의 절망감 등에 대해서 말이다. 그는 희망이라는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기 위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면해야 하는  '인생의 아주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 다루겠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바로 그 희망이라는 것이 우리를 현실에 안주하게 만들고, 붙잡을 수 없는 것을 꿈꾸게 만들며, 제대로 자신을 직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니 말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내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건 그 누구의 탓도 아닌 스스로의 문제라는 것이다. 줄곧 문제는 나 자신이었음을 깨닫고 나면, 그제야 삶의 주도권을 갖고 변화를 위한 첫 걸음을 내디딜 수 있게 된다.

 

"당신 삶을 책임지는 사람이 스스로가 아닌 다른 누군가라면, 당신은 늘상 희생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문장은 개리 비숍이 하는 모든 일에서 기본 중에 기본이 되는 생각이다. 파산한 것, 학대당한 것, 상실한 것, 버림받은 것, 이용당한 것, 속아 넘어간 것 등등 어느 것도 궁극적으로 우리의 삶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삶에서 벌어진 일은 어떻게 피할 도리도 없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기만 한다면 말이다. 상황이 잘못되기 시작하면 반사적으로 내 탓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는 딴소리를 하게 된다. 바로 그때 남 탓을 하려는 욕구를 잠재우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책임을 전적으로 자신의 어깨에 올려 놓고 나서, 해결책을 찾아내고 상황을 또렷이 파악해야 한다. 현실에 안주하고 싶지 않다면, 내 삶에 뭔가 기적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면, 매일 일어나는 하찮은 불운 따위에 굴하지 않고 싶다면, 바로 지금이 개리 비숍을 만날 시간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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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덕후 1호 - 나를 몰입하게 한 것들에 대하여
문화라 외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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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에는 냄새가 있다. 봄에는 봄 냄새, 여름에는 여름 냄새, 가을에는 가을 냄새, 겨울에는 겨울 냄새가 난다. 계절의 냄새에 대해 이야기하면 누군가는 공감하고, 누군가는 지나치게 감성적이라고 타박한다. 그러나 계절의 냄새라는 것이 마냥 허황된 것은 아니다. 계절마다 온도와 습도가 다르고, 그 계절에 피는 꽃과 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절의 냄새를 맡는다는 것은 주변의 변화에 관심이 많다는 뜻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봄냄새를 타고 온다.          p.110

 

미래엔 북폴리오에서 개최한 제1회 단편 에세이 공모전 수상작품집이다. 이제는 사회적 현상이 된 ‘덕질’, 세상 곳곳에 숨어 있는 덕후들의 이야기를 모아 듣기 위해 ‘덕후 에세이’ 공모전 <이웃덕후>가 매년 개최될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이 있다면 참여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첫번째 공모전의 수상작은 총 다섯 편이다. 모임 덕후에 대한 글이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브리티시 록, 기계식 키보드, 튤립 키우기, 다이어리 꾸미기에 대한 글들이 우수상 수상작이다. 일단 꽂혔다 하면 순식간에 덕후의 경지에 오르고야 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많다. 나 역시 아주 많은 취미들을 거쳐 왔는데,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면 그의 전작들을 다 모으는 것은 기본이고 국내에 출간되지 않은 경우에는 원서로도 수집했다. 도서에 관련된 굿즈나 각종 예쁜 노트류도 꽤 오랜 세월에 걸쳐 모아온 취미 중의 하나이고 말이다. 각종 피규어도 좋아하는 편이라 애정하는 몇몇 피규어들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구입하는 중이고, 한때는 뮤지컬에 푹 빠져서 얼마나 공연장을 들락거렸는지 연출과 배우분들이 다 알아볼 정도였다. 이렇게 뭐든지 좋아하는 그 순간에 진심을 다하는 성격이라 그런지 이 책을 읽으면서 더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적어도 마흔쯤에는 뭔가를 이루어놓은 굉장한 어른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굉장한 어른이라니. 피식 웃음이 나온다. 지금 나의 삶은 '굉한한 어른'의 삶과 굉장히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여전히 세상 온갖 유혹에 갈대처럼 흔들리며 유유자적 살고 있다. 다이어리에 대한 에세이를 쓰겠다고 다이어리 쇼핑몰을 들락거리다가 다이어리를 충동구매하고야 마는 게 마흔 살 정 모 씨의 현실이다. 물론 달라진 게 아주 없는 건 아니다.         p.155

 

<모임의 여왕>은 모임 덕후가 오랫동안 모임을 유지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여러 종류의 덕후들을 보아왔지만, '모임 덕후'라니 대단히 흥미로웠다. 13년 전, 쌍둥이를 낳고 나서 같은 상황에 있는 이들의 조언이 절실해서 만들었던 '08 쌍둥맘 모임'부터 시작해 반찬 품앗이 모임인 '반반(반찬에 반하다)', 매월 한 개의 적금을 가입해 재테크를 위한 기초를 다졌던 '적금 풍차 모임', 일종의 자아 찾기 프로그램으로 만든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글쓰기를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만든 '글로서기' 등 여러 모임들이 소개되어 있다. 이 정도면 뭐 당당히 '부캐'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의 '프로 모임러'가 아닌가 싶었는데,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다는 것과, 모임을 운영한다는 것이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것이기에 참 대단하다 싶기도 했다.

 

<내 인생의 브리티시>에는 록 중에서도 특별히 영국 록 음악에 심취한 스물 여섯 살 록 덕후의 인생 베스트 트랙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고, <키보드 위에서 나를 확인한다>는 조금은 낯선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들도 많아 정보로서도 훌륭한 글이었다. 가장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글은 <꽃 하나에 사계절을 담아>로 마늘이나 양파같이 생긴 튤립 구근에서 시작하는 꽃 피우기 과정을 담고 있다. 아무래도 플랜테리어니 식물을 키우는 것이 붐이 되어 한동완 관련된 책들이 많이 나왔었는데, 그 책들을 읽다 보니 나 역시 식물에 관심이 생겨서 그랬던 것 같다. 마지막에 수록된 <오늘도 다이어리 테라피>는 할머니가 되어도 다이어리를 쓰고 싶다는 다이어리 중독자의 귀여운 에세이이다. SNS에서 다꾸(다이어리 꾸미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후로는 문구점이나 쇼핑몰에 아예 다꾸 아이템만 모아서 파는 코너가 따로 생겼을 정도라서, 공감이 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 글이었다.

 

대상이 무엇이든, 좋아하는 것에 진심인 자칭 덕후라면, 이 책을 통해서 개성 넘치는 다섯 덕후의 이야기를 만나 보자. 그야말로 소확행의 진짜 의미를 알게 해줄 만한 소소한 일상 속 많은 것들을 돌아보게 해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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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6-16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들은 비 오기 전에 비 냄새가 난다고 해요^^
 
닌니와 악몽 가게 2 - 흡혈귀의 사라진 이빨 닌니와 악몽 가게 2
막달라네 하이 지음, 테무 주하니 그림, 정보람 옮김 / 길벗스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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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하고 씩씩한 아홉살 소녀가 악몽 가게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닌니와 악몽 가게> 시리즈 그 두 번째 이야기가 나왔다. 전작에서 아홉살 소녀 닌니는 자전거를 너무 갖고 싶어 스스로 자전거 살 돈을 벌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누가 아홉 살짜리한테 일을 시킬까 의문이긴 했다. 그러던 중 아이스크림 가게 아주머니의 말에 힌트를 얻어 찾아간 곳이 바로 <악몽 가게>였다.

 

몸이 녹색인 유령과 함께 간지럼 가루 때문에 웃음을 멈추지 못하고 있는 이상한 할아버지를 도와주고, 결국 가게에 정식으로 채용이 되면서 1권이 끝이 났었다. 그러니 본격적인 내용은 2권부터 시작이 될 것 같아, 1권을 읽자 마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졌었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닌니가 악몽 가게에 정식으로 일하게 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본격적으로 보여준다. 부제인 '흡혈귀의 사라진 이빨'에서 짐작이 되듯이 백두 살 먹은 흡혈귀가 등장한다. 그런데 이 흡혈귀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런 존재와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 이번 흡혈귀 캐릭터 루카스의 매력이다.

 

닌니는 아이스크림 가게에 갔다가 흡혈귀 루카스를 만나게 된다. 자신이 이빨을 잃어버렸다고, 세상에서 가장 한심한 흡혈귀라고 울음을 터트리는 루카스를 달래다 악몽 가게로 데려온다. 흡혈귀에게는 이빨이 생명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소중한 것일 텐데, 루카스는 어쩌다 이빨을 잃어버리게 된 걸까.

 

 

닌니는 루카스를 도와주기 위해 창고에서 이빨을 대신할 만한 틀니를 찾아보기로 한다. 이상한 할아버지는 새로운 이빨이 필요하다는 닌니에게 다락방에서 가서 찾아보라고 알려주고, 단 충치 요정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준다. 다락방에서 닌니와 루카스가 여러 가지 모양 이빨들을 끼워 보며 어울리는 것을 찾는 동안, 녹색 유령 페르차가 2층 옷방이 엉망진창이 되었다며 달려온다.

 

옷방에는 양말과 모자, 부츠가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옷걸이는 구석에 내팽개쳐져 있었으며, 온갖 물건들 사이로 끈적이들이 군데군데 떨어져 있었다. 게다가 옷방 안에 없어진 물건도 있었는데, 대체 누가 이렇게 난장판을 만들어 버린 걸까.

 

 

신기하고, 수상한 물건들로 가득한 악몽 가게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재미는 2편에서도 여전했다. 이상한 할아버지, 녹색 유령 페르차, 보라색 문어 뢸리스 등 악몽 가게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캐릭터들과 소심한 흡혈귀, 머리카락이 무지개색인 아이스크림 가게의 주인 할머니까지 재미를 더해주는 작품이다.

 

이 시리즈는 컬러 삽화와 글밥이 적절히 섞여 있어 예비 초등부터 초등 저학년들이 혼자 읽기에도 무리가 없을 만한 책이다. 그림책에서 동화책으로 읽기 독립을 해야 할 나이인 아이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마지막 페이지에 수록된 '이'와 관련된 속담과 관용구에 대한 흡혈귀 루카스의 새빨간 설명도 놓치지 말자. 다음 이야기에서는 악몽 가게에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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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아주아주 오래 하자 - 거친 세상에서 나를 부드럽게 만드는 삶의 기술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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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목만 보고는 그랜트 스나이더의 신작이라고 생각을 못했다. 바로 제목때문이다. 원제가 <The Art of Living>인데, 어떻게 <샤워를 아주아주 오래 하자>로 의역이 된 것인지 의아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과는 별개로 '샤워'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페이지를 읽다 보면 왜 이 제목을 사용했는지 짐작이 되기도 하지만, 제목만 보고는 어떤 책인지 모를 것 같아 살짝 아쉽긴 하다.

 

책 컬렉터이자 작가이며 일러스트레이터인 그랜트 스나이더가 쓰고 그린 만화 에세이 <책 좀 빌려줄래?>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장난스럽고, 유쾌하지만, 책덕후들에게는 뼈 때리는 공감을 불러 오는 따뜻하고 위트넘치는 만화였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 역시 특유의 위트와 재치가 넘치는 카툰 에세이 형식으로 쓰여졌다.

 

 

이런 저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꽉 차서 복잡한 마음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삶의 의미는 무엇을 통해 찾을 수 있을까, 충실한 삶이란 어떤 삶일까, 우리 앞길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 누가 알까, 등등 그랜트 스나이더는 이번 작품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삶의 근원적인 고민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삶을 제대로 즐기는 자신만의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비 오는 날 첨벙거리기, 새 구경하기, 생각 메모하기, 책 냄새 맡기, 주변에서 파란색 찾기, 어두운 새벽에 여행 떠나기, 아무것도 안 하기 등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느슨한 삶의 기술'들에 대해서 말이다.

 

 

누구나 비슷비슷하게, 어제도, 내일도 특별할 것 없는 각자의 일상을 살고 있다. 그래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행복해지는 방법과 지루함을 해결할 나름의 방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랜트 스나이더가 알려주는 것은 조금 특별하다. 반짝반짝 빛나는 상상력을 아기자기한 그림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제안하는 행복해지는 방법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다 돌아간 식기세척기에 얼굴 집어넣기, 새 쫓아다니기, 그림 만져보기, 마당에 무성한 잡초 방치하기. 그리고 지루함을 해결할 방법에는 또 이런 것들이 있다. 비행기에서 우리 집 찾기, 나무와 친구 하기, 꿈 내용 재현하기, 빗속에서 발라드 부르기, 열차 안에서 모르는 사람 그리기, 출근 방법 바꿔보기.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세상에 지루한 건 없어!'를 외치게 될 것 만 같은 그런 이야기들이 페이지마다 가득하다.

 

 

어른이 되면서 비가 오는 날씨를 즐기지 못하게 된 것 같다. 비가 오면 신발이 젖고, 습도가 높아져 불쾌지수가 올라가고, 길을 걷다 물벼락을 맞을 확률도 있고, 우산을 들고 다니기 귀찮고 등등.. 번거로운 일 투성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니 비 오는 날에만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일들이 너무 많았다. 유리창에 흐르는 빗방울 구경하기,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소리의 리듬 듣기, 폭신한 의자에 앉아 딱딱한 책 읽기, 담요로 요새 짓기, 밝은색 비옷과 싸구려 우산을 챙겨 들고 밖으로 나가 일렁이는 불빛 위에서 첨벙거리기.. 등등.. 비가 오는 날에 해야만 더 재미있고, 더 분위기 있는 소소한 일들이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그랜트 스나이더의 귀여운 그림들과 함께 보아야 더 사랑스럽다.

 

그랜트 스나이더의 카툰들은 굉장히 창의적이고, 기발하고, 놀라운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다 읽어도 좋고, 무작위로 골라 아무 페이지나 골라서 읽어도 좋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순간,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우울할 때, 벽에 부딪친 것 같은 기분일 때도 이 책이 생각을 전환하고, 바닥을 치고 올라올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물론 그냥 가볍게 읽어도 너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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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한, 가 - 삶이 버겁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전하는 소박하고 성실한 일상의 기록
무과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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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에 나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불필요한 소비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제때 주변을 정리 정돈하고, 아침저녁 문을 열고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등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통해 만드는 건강한 에너지가 가득한 책이다. 잘 먹고, 건강하게, 바뀌는 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며 살아야겠다고 마음 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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