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밖에서 찾은 완벽한 리더들 - 진화생물학 권위자 장이권의 20가지 동물의 리더십 이야기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1
장이권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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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다. 왜 리더가 필요한가? 동물 사회에서 리더가 있는 사회와 없는 사회를 비교해보면 거의 에외 없이 리더가 있는 사회가 없는 사회보다 더 성공적이다. 경험이 풍부하고 지혜 많은 리더가 있는 코끼리 무리나 동맹관계를 잘 유지하는 리더가 있는 침팬지 무리처럼 훌륭한 리더가 이끄는 사회는 번성한다. 그리고 능력이 좀 부족한 리더가 이끄는 사회라도 리더 없이 무정부적인 군중의 집단에 속해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p.59

 

대한민국 대표 교수진이 펼치는 흥미로운 지식 체험, ‘인생명강’ 시리즈의 열한 번째 책이다. 이 시리즈는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전국 대학 각 분야 최고 교수진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겼다. 유영철, 정남규, 강호순을 비롯한 범죄자 1천여 명을 프로파일링한 국내 1세대 프로파일러 권일용의 범죄심리 수업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EBS부모 상담코칭전문가로 아이와의 관계를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솔루션을 제시해온 권수영 교수의 마음 거리두기 수업 <관계에도 거리두기가 필요합니다>를 읽었었다. 이번에 만난 것은 내셔널지오그래픽 탐험가이자 진화생물학 권위자 장이권 교수의 20가지 동물의 리더십 이야기 <인류 밖에서 찾은 완벽한 리더들>이다.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재조명한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서 기대가 되었다. 리더십을 생명체의 한 형질로 다루고,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조명한다는 점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기존에는 리더십을 주로 사회과학의 영역으로 여겨왔고, 리더십을 다루는 대부분의 책들 역시 마찬가지였으니 말이다. 경험과 지식으로 무장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코끼리 사회의 가모장, 사냥할 때 잘 드러나는 알파 늑대의 존재감, 수만에 달하는 구성원을 이끄는 절대적인 리더 여왕벌과 여왕개미, 인간 사회와 유사한 비혈연 집단을 이끄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침팬지 사회 등 다양한 동물 사회의 독특한 리더십 스타일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사회가 불평등한 근본적인 이유는 이기적인 개인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혈연으로 엮인 사회는 이타성이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이타성도 절박한 현실 앞에 놓인 개인 앞에선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다. 어느 사회라도 개인들이 모든 집단이기 때문에 이기성으로 사회를 조명해야 사회의 의사결정과 행동을 제대로 예측할 수 있다.           p.126

 

이 책은 리더와 팔로워 모두 궁극적인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사회적인 상호작용, 불공평한 사회에서 필요한 리더십, 불확실한 상황에서 필요한 의사결정 방식과 과정, 그리고 사회생활의 기본 원리인 협력을 보여주며 리더십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해결책을 조명해본다. 특히나 1부에 수록된 '공감의 리더십'을 재미있게 읽었다. 동물이 집단생활을 해야 하는 이유부터 시작해, 집단 생활의 장점과 단점, 무리가 가지는 '공통의 목적'을 향해 나아가도록 사회적 조정을 하는 리더의 역할이 인간 사회의 그것과 굉장히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암컷 중심 사회인 코끼리 집단은 혈연으로 맺어진 하나의 커다란 일가인데, 자연스럽게 암컷들이 공동육아를 하거나 먹이를 나누고, 같이 포식자를 방어하는 이타성의 진화가 흥미로웠다.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커다란 화두 중 하나인 불공정과 불평등이 동물의 세계에서도 아주 중요한 이슈라는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집단생활에서 구성원들의 욕구는 제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집단 구성원이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한정되어 있으니, 그 한정된 자원에 대한 배분의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니 말이다. 동물 사회에서는 평등한 사회보다 불평등한 사회가 훨씬 더 흔하다고 한다. 저자는 남극에서 가장 널리 분포하고 있는 아델리펭귄의 사례를 통해 사회가 불평등한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불평등한 사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짚어 본다. 흰동가리, 미어캣, 줄무늬몽구스의 불평등한 사회에 대해 살펴보고,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 책은 이러한 동물 사회의 리더십을 하나의 일관된 관점으로 이해하고, 리더십의 본질을 꿰뚫어보며 우리가 왜 동물의 리더십에 주목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진화생물학적 테마로 읽어내는 리더십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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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의 의식
미야베 미유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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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때 시청하는 교육 자료 가운데 자동 주행 소형 로봇청소기가 막 보급되기 시작하던 시절의 영상이 있다. 딱 원반처럼 생긴, 말이 자동 주행이지 일일이 리모컨으로 조작해야 하고, 기능이라고는 가동 상태를 나타내는 삐 소리를 몇 종류 낼 뿐인 제품인데도 이름을 지어주는 이용자가 있나 하면, 그것이 내장 브러시를 샥샥 움직이면서 먼지를 모으며 나아갈 때 졸졸 따라 다니는 이용자도 있었다. 로봇청소기의 반려동물화다. 애정과 공감, 이건 인류의 고질병이다.            -'안녕의 의식' 중에서, p.183

 

팔순이 넘은 노인 다쓰조의 하루 일과는 매일 아침 4시 반에 일어나 아침을 준비해두고, 동네를 한 시간 동안 산택하는 것이 거의 전부다. 그런데 어느 날 산책 중에 이상한 장면을 목격한다. 열 살 남짓해 보이는 어린아이가 잔뜩 굳은 얼굴로 눈을 번들거리면서 방범 카메라를 마구 두들겨대는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더욱 수상했던 것은 아이의 얼굴이 장난을 치거나 재미있어하는 표정이 아니라, 오히려 뭔가 무서운 상대와 대결하는 듯한 느낌이었다는 거다. 그리고 얼마 뒤 동네에 있는 방범 카메라 위치가 자꾸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게다가 근처 쇼핑몰 주차장에서 일어난 승용차 추락 사고를 비롯해서 뭔가 미심쩍은 사고가 일어난 장소에 모두 방범 카메라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과연 방범 카메라가 사람들에게 폭력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 만들었던 것일까. 이 작품은 <전투원>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된 이야기이다.

 

<나와 나>라는 작품에서는 문구 회사에 다니는 미혼인 40대의 '나'가 등장한다. 스물셋일 때 만났던 남자와 결혼까지 생각했었지만, 막상 동거해보니 가치관 차로 인해 일 년도 못 가서 헤어지고 지금은 아예 결혼 생각이 사라져 버렸다. 어느 날, 엄마의 1주기가 지나고, 엄마와 함께 살던 오빠 가족도 떠나 이제 빈집이 된 본가에 가보기로 하는데, 그곳에서 '나'는 뭔가 익숙한 모습의 여고생과 마주한다. 그 여고생은 삼십 년 전의 나, 열다섯 살의 나였다. 자동판매기에서 음료를 뽑았을 뿐인데 타임슬립을 해서 그곳으로 오게 되었다는 열다섯의 '나'는 "마흔다섯 살에, 나 아줌마처럼 된다고?"라며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기세다. 결혼도 하지 않은 독신에 평범한 문구 회사에 다니며, 연봉은 그럭저럭, 아파트에 살지만 자가는 아닌 현재의 모습을 설명해주니 자신의 미래에 대해 실망한 것이다. 어린 '나'도 하루하루의 시간을 쌓아 마흔다섯 살이 될 무렵에는 지금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겠지만 말이다.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였다.

 

 

 

'회귀자'는 되살아난 사자다. 사망한 특정 개인을 꼭 닮은 의체에 고인의 인격 모듈을 이식한 인공지능을 탑재해 만들어진다. 그러니까 죽었던 인간이 되살아나 세상에 돌아온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말이야, 우선 인격 모듈이란 것이 간단치가 않아서, 살아있는 인간의 성격, 개성, 행동 특성을 백 퍼센트 재구성할 수는 없거든. 적어도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해... 인공지능 자체의 능력도 인간의 뇌의 움짐임에는 한참 못 미치고."          -'보안관의 내일' 중에서, p.430~431

 

미야베 미유키가 작가 생활 30여 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SF 소설집이다. 미스터리소설과 괴담, 판타지, 시대소설을 주로 써왔기에,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써온 SF 소설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이 소설집에는 대안가족, 아동학대, 무차별 살상사건, 노인문제, 감시사회 등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사회문제를 소재로 한 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학대 받은 아이와 그 부모를 구제하는 ‘마더법’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기억에 없는 친부모를 만나게 된 열여섯 소녀, 스스로 사라졌다 움직이는 방범 카메라가 인간의 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노인, 타임슬립을 해서 지금 시대로 온 10대의 나와 마주하게 된 40대의 나, 로봇 폐기 수속 창고에서 일하며 로봇에게 가족 혹은 친구와 같은 애정을 느끼는 사람들을 만나는 인물의 이야기 등등 익숙하면서도 어딘가 낯선, 현실적이면서도 비일상적인 근미래의 풍경이 펼쳐진다.

 

미야베 미유키는 부지런히 움직이는 로봇청소기에게 다정하게 격려를 보내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표제작인 <안녕의 의식>이라는 작품을 쓰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SF적인 상상력이 일상 속 표면에서부터 비롯되었기에 더욱 섬세하고, 다층적인 작품들이 그려지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어떤 주제를 다루더라도 인간 본질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 미야베 미유키가 그려 내는 상상력의 세계를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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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러시 설산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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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토는 옆에서 "굉장해!"라며 조그맣게 환성을 질렀다. 구리바야시도 고개를 들었다. 바로 눈앞에 광대한 스키장이 펼쳐져 있었다. 산은 높고 곤돌라가 아주 먼 곳까지 이어져 있다.
"오호, 엄청나네......" 구리바야시도 절로 목소리를 높이고 말았다.
시야가 미치는 한 온통 눈밭, 은백색의 세계였다. 20여 년전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래, 스키장은 이런 곳이었지. 일상과는 다른 차원의 공간이다.             p.88

 

다이호대학 의과학연구소에 협박장이 도착한다. 그들이 비밀리에 배양하고 있던 탄저균, 통칭 ‘K-55’를 자신이 훔쳤으며, 특정 장소에 보관했으니 3억 엔을 준비하라는 요구였다. 첨부된 두 장의 사진에는 눈 밑에 케이스를 묻으려고 하는 순간과 나무에 테디베어가 매달린 모습이 담겨 있었다. 범인은 최근에 연구소에서 해고된 구즈하라가 분명했고, 그가 요구한 기한은 이틀, 그 안에 사진의 장소가 어디인지, 방향 탐지 수신기인 테디베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아내야 했다. K-55의 존재 자체가 극비였기 때문에 경찰에 알릴 수는 없었기에, 장소를 찾든 3억 엔이라는 거금을 준비하든 해야 했다. 그런데 더 고민하기도 전에 경찰로부터 연락이 온다. 구즈하라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이었다.

 

자, 이제 범인이 죽어 버린 상황에서 한정된 단서만으로 K-55를 찾아서 회수해야만 했다. 눈이 녹아 버린다면 주변에 사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살상 무기가 되어 버릴 테니 말이다. 연구원 구리바야시는 스노보드를 즐겨 타는 아들의 도움으로 사진에 찍힌 장소가 사토자와온천 스키장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구리바야시 말고도 K-55의 존재를 알고 그의 뒤를 쫓아 스키장으로 향하는 이가 있었다. 과연 구리바야시는 주변이 온통 은빛 세상인 엄청난 규모의 스키장에서 무사히 K-55를 찾아낼 수 있을까. 시작부터 범인이 사고로 죽어버린다는 허를 찌르는 전개로 시작된 이 작품은 가볍고 경쾌하게, 긴장감 넘치고 속도감 있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며 페이지 넘기는 속도를 빠르게 해준다.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반전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말도 안 돼. 거짓말 같아." 치아키가 툭 내뱉었다.
"거짓말이 아니에요!" 구리바야시는 화가 치밀었다.
"하지만 그런 한심한 일이 있을까? 엄청난 협박 사건을 일으켜놓고 중간에 트럭에 치이다니."
"나도 같은 생각이지만 사실이니 어쩔 수 없죠. 거짓말 같으면 인터넷으로 찾아봐요. 간에쓰 혼조고다마IC 부근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사망 사건. 죽은 사람은 구즈하라라는 남자고."           p.159

 

히가시노 게이고의 '설산 시리즈' 그 두 번째 작품이다. 국내에는 <질풍론도>라는 제목으로 오래 전에 출간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새로운 번역과 표지로 출간되면서 제목도 변경되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스노보드와 컬링 등 동계 스포츠에 대한 애정을 공공연히 드러내 온 작가이다.  그러니 순백색의 설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인 '설산 시리즈'를 쓴 것도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은 <백은의 잭>으로 스키장에 설치된 폭발물을 소재로 영화 같은 이야기를 보여주었고, <화이트 러시>에 이은 세 번째 작품 <눈보라 체이스>에선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쓴 주인공과 형사들의 숨막히는 추격전을 그렸고, 네 번째 작품 <연애의 행방>에서는 스키장을 배경으로 귀여운 로맨틱 코미디를 보여준다.

 

겨울에 읽기에 딱 좋은 시리즈 네 작품 모두 출간되어 있으니, 하나씩 골라서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설산 시리즈'는 스키장의 광대한 설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로 시리즈로 내용이 이어지는 게 아니라서 각각 따로 읽어도 괜찮다. 패트롤 대원인 네즈를 비롯해서 공통적으로 만날 수 있는 캐릭터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리고 읽는 내내 스키장을 간접 체험하면서 눈부신 설원을 종횡무진 활주하는 스키어와 스노보더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책을 다 읽는 뒤에는 자연스럽게 스키장에 가고 싶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말이다. 겨울이라는 계절감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미스터리를 찾고 있다면, 이 시리즈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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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삶을 위로할 때 - 더 나은 인생을 위한 철학자의 말들
라메르트 캄파위스 지음, 강민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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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때로 자신의 가치판단 때문에 불필요하게 힘든 상황을 겪는다. 현재 겪는 불행이 처참하다고 생각해서 더욱 수렁에 빠질 이유가 무엇인가? 불행은 그저 불행이다. 어쩌면 우리는 그런 고난의 시기를 겪음으로써 몇 년 후에 오히려 상실을 받아들이는 매우 건전한 과정을 경험했다는 사실을 깨달을지도 모른다. 사랑 때문에 괴로울 때 우리는 대개 이렇게 생각한다. ‘일생에 한 번뿐인 사랑이었어.’, ‘앞으로 그런 사람을 또 만나지 못할 거야.’, ‘헤어짐을 받아들일 준비를 미리 했어야 했어.’라고 말이다. 이런 판단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       p.30

 

매일을 마지막 날인 것처럼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타인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고,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은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도전이자 자아실현이며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으로서의 일을 제대로 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모든 것에 대한 답은 철학적 사고를 통해 얻을 수 있다. 현재 유럽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철학자 라메르트 캄파위스는 이 책에서 일, 사람, 죽음, 예술처럼 우리를 둘러싼 것들을 비롯해 불안, 분노, 불만, 자아 등 내 안의 감정들까지 18가지 주제에 대한 위대한 철학자들의 치열한 고민과 생각을 들려준다. 그는 철학이란 관점의 유연성을 훈련하는 것이며, 새로운 관점으로 인해 내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들고, 스스로를 더 잘 보살필 수 있도록 사고력을 높여주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단단한 나를 만들어주는 철학, 타인과의 관계를 위한 철학, 세상과 화해하기 위한 철학이라는 주제로 세 개의 카테고리를 나누어 구성하고 있다. 각각의 주제 안에는 위로, 불안, 분노, 불만, 자아, 죽음이라는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감정에 대하여, 우정, 믿음, 의심, 섹스, 불순응주의, 윤리라는 타인을 대할 때 필요한 감정에 대하여, 그리고 일, 숫자, 자유, 사람, 예술, 스마트폰이라는 세상과 우리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여타의 철학서들과는 다르게 매우 실용적이고 현실적이며, 마치 자기계발서나 심리학서처럼 읽히는 철학자의 말들을 만날 수 있다. 물론 철학자들의 생각이 완전한 해답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답은 우리가 스스로 찾아야 하며,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좀 더 깊어지고 넓어진다.

 

 

 

오늘날 우리는 대부분의 삶의 영역에서 조상들에 비해 훨씬 많은 선택지를 갖게 됐다.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떤 직업을 가져서 어떻게 커리어를 꾸려나갈지, 또 누구를 만나 사랑하고 어디에서 살지, 가족과 함께 살 것인지 떨어져 살 것인지 등등 무수히 많은 선택지 앞에 선다. 우리는 많은 선택지를 갖고 있으며 또 원하지만, 바로 이것 때문에 불안해질 뿐 아니라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못해 고민에 빠진다. 어쩌면 우리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을 원했던 것은 아닐까? 이 모든 선택지가 우리를 그토록 시험에 들게 한다면 우리는 도대체 왜 많은 선택지를 원하는 걸까?           p.206

 

이 책을 읽으며 특히 '충분한 것을 충분하다고 여기는 방법'에 대한 챕터가 흥미로웠다. 인간은 왜 스스로를 만족할 줄 모르게 만들고 정말 중요한 것들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욕망에 빠지는 것일까. 충분한 것을 충분하다고 여기지 못하는 마음에 대해서, 반드시 필요하지도 않은 욕망을 추구하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등한시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그렇다면 내가 가장 해결하고 싶은 고민에 대해서 철학은 무슨 답을 해줄 수 있을까. 에피쿠로스가 학생들에게 만족하는 법을 가르치며 욕망을 세 가지로 구분한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굶지 않고, 춥지 않고, 안전, 건강 등의 자연스러우며 반드시 필요한 욕망과 좋은 것을 많이 먹고, 비싼 옷을 많이 갖는 등의 자연스러우나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은 욕망, 그리고 지위, 부, 성공, 권력 등 자연스럽지 않으며 반드시 필요하지도 않은 욕망을 구분해보며, 나는 어떤지 생각해 본다.

 

에피쿠로스의 조언에 따르면 우리는 자연스러우며 반드시 필요한 욕망에만 집중하고 나머지 욕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올해는 그렇게 꼭 필요한 욕망 외의 것들에 대해서 조금 더 초연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다고 생각해 본다. 덕분에 이 책을 읽는 내내 '평온하고 소박한 삶이, 성공을 추구하며 끊임없는 불안에 시달리는 삶보다 더 행복하다'는 책 속 문장이 그 어느 때보다 와 닿는 시간이었다. 소크라테스, 칸트, 니체, 롤스, 디오게네스, 에피쿠로스 등 위대한 철학자들의 말은 여타의 철학서들에서도 충분히 만나보았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철학적 사유들을 책 바깥으로 끄집어내 우리를 더 나은 삶으로 이끄는 기술로 확장시키고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단단한 나를 만들어주는, 일상과 맞닿아 있는 철학의 사유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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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 시크릿 - 부를 끌어당기는 17가지 매뉴얼, 개정판
하브 에커 지음, 나선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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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결과다, 부자는 결과다, 건강도 결과다, 질병도 결과다, 당신의 몸무게도 결과다. 우리는 원인과 결과의 세상에 살고 있다. 원인이 있기에 결과가 있는 세상 말이다. 혹시 돈이 없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이제 내 말을 들어보라. 돈이 없는 건, 전혀, 절대로, 결코, 문제가 아니다. 그 이면에서 진행되고 있는 문제가 드러내는 증상일 뿐이다. 돈이 없다는 건 결과다. 그 원인이 되는 뿌리는 무엇인가? 간단히 말해 외적인 세상을 바꾸는 방법은 오직 하나, 내적인 세계를 바꾸는 것이다.            p.31

 

이 책은 2008년 처음 번역 출간된 이후로 부자 마인드의 바이블로 통하며,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아 왔다. 10년간 아마존 최장기 베스트셀러이기도 했고, 국내에서도 “월급 200만 원 인생을 끝내준 책” (유튜버 N잡하는 허대리)이라며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준 책이라고 강조하는 등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 왔다. 이번에 너무 고급스러운 표지로 예스24 단독 한정판 리커버 에디션이 나와서 만나보게 되었다. 여타의 경제경영서, 자기계발서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산뜻한 색감과 금박 테두리가 정말 비밀을 알려주는 열쇠가 되어줄 것 같은 느낌이다.

 

저자인 하브 에커는 무일푼에서 불과 2년 반 만에 백만장자가 된 걸로도 유명하다. 단돈 30달러를 지니고 캐나다에 온 유럽계 이민자의 아들로 수많은 좌절을 겪으며 그 과정에서 돈과 무의식, 부를 이루는 심리 과정을 발견해낸다. 대출받은 2,000달러로 첫 사업을 시작해 10개의 지점을 가진 사업체로 규모를 늘렸던 성공과 잘못된 투자와 헤픈 씀씀이로 또다시 빈털터리가 되었던 실패를 직접 경험한 후,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 제시하고 있어 매우 현실적이다. 행복이라는 것이 돈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얻을 수 있지는 않지만, 우리가 원하는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충분한 돈이 필요한 것 또한 사실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자신의 월급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며, 매주 복권 당첨의 꿈을 꾸는 수많은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이들에게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편안함에 안주하는 순간 당신의 성장은 멎는다. 잠재력을 발휘하고 발전해 나가려면 항상 상자 가장자리에서 언제든지 밖으로 튀어나갈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습관의 동물이기 때문에 훈련이 중요하다. 두려워도 행동하고, 불편해도 행동하고, 힘들어도 행동하고, 기분이 내키지 않을 때도 행동하는 훈련을 하라. 그런 과정을 거치면 당신의 삶이 보다 높은 단계로 올라갈 것이다. 노력하는 동안에 필히 통장을 확인하라. 예금도 아주 빠르게 늘어나고 있을 테니까.            p.239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단순히 돈 버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부에 대한 무의식을 점검해 보고, 생각과 행동을 바꿀 수 있는 마인드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의 성격과 생각, 믿음이 성공을 판가름하는 요소이다. 어떤 식으로 생각하는지, 무엇을 믿는지, 어떠한 습관과 기질을 가지고 있는지, 자신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타인들과의 관계는 어떤지 등등..이 미래의 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마인드의 작동 방식을 살펴보고, 백만장자들의 마인드를 배워야 한다. 저자는 백만장자들의 마인드를 17가지 부자 매뉴얼로 정리했다. 이 원칙들은 매우 간단하면서도 심오하다. 현실 세계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실제적인 변화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부는 내가 만든다, 행동하는 것이 행동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자신과 자신의 가치를 알려야 한다, 시간이 아닌 결과에 따라 보상받아라, 진정한 부의 척도는 순자산이다, 적은 돈부터 관리하고 투자하는 습관을 들여라,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라 등이 바로 저자가 알려주는 가장 확실한 부의 법칙이다. 이 책은 17가지 원칙을 하나씩 설명하면서, 하나의 원칙을 마무리 할 때마다 소리 내서 말할 수 있는 선언과 그것을 몸에 '습관화' 할 수 있는 동작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게 해주는 행동지침도 수록되어 있다. 이 부분들은 책 후반부에 별도의 책으로 들고 다니면서 활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니, 매일 습관을 만들기에 딱 좋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당신에게, 앞으로 180도 달라질 당신의 인생을 위해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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