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자동차 뉴 비주얼 백과 3
마크 슈리클린 지음, 앙드레아 갈레티 외 그림, 김필수 감수, 에밀리 보몽 기획 / 서울문화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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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미래의 모습 그리기를 하면 어린이들은 자동차를 떠올려 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날아다니는 자동차, 바다 속을 달리는 자동차, 스스로 운전을 하는 자율 주행 자동차 등 미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대상으로 자동차를 많이 그리지요."

전 세계 35개 언어로 출간된 프랑스 출판사의플뢰뤼스 백과 시리즈중에서 국내에 <뉴 비주얼 백과> 시리즈로 소개되는 세 번째 책은 자동차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자동차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최초의 자동차는 무엇인지, 최고로 빠른 자동차는 무엇인지, 가장 긴 자동차는 무엇인지 등 아이들의 흥미와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주제들이 가득하다.

 

인류는 사람을 대신해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수증기의 힘을 이용한 증기 기관을 발명했다. 자동차가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는데, 이러한 증기 기관이 발명되자 기술자들은 자동차를 움직이기 위해 수증기의 힘을 이용하기 시작한다. 이후에 내연 기관이 발명되었고, 초기의 자동차들은 대부분 내연 기관 엔진을 장착한 네 바퀴 자동차였다. 그 뒤로는 추가로 연료를 넣어 주지 않아도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는 가솔린 자동차가 점차 증기 자동차를 대신하기 시작한다. 다양한 디자인의 자동차 일러스트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데, 너무도 디테일하고 예쁘게 그려져 있어 아이들의 시선도 확 사로잡을 것 같다.

두 번째 챕터에서는 해외 유명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내용이 이어져, 자동차를 좋아하는 남자 아이들의 관심을 한 몫에 받을 것 같다. 메르세데스 벤츠, 푸조, 포드, 롤스로이스, 재규어, 페라리 등의 주요 모델과 간단한 역사들이 수록되어 있다. 자동차 속 과학 기술을 다루고 있는 세 번째 챕터가 흥미로웠는데, 자동차의 디자인부터 자동차를 어떻게 제작하는 지에 대한 전 과정이 자세히 수록되어 있었다. 실제 자동차의 대시보드 구조도 나와 있고, 운전과 관리에 대해서도 수록되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 가장 비싼 자동차, 가장 긴 자동차, 가장 짧은 자동차 등에 대한 리서치도 재미있었고, 유명한 레이싱카와 미래의 자동차인 친환경, 수소, 자율 주행 자동차에 대한 기술도 흥미로웠다. 독후 활동을 위한 자동차 퀴즈는 여러 낯선 용어들이 있었던 터라 다소 어렵게 느끼질 수도 있는데, 퀴즈 중에 누구나 익히 아는 유명 영화 속 자동차에 대한 항목도 있어 아이들이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워낙 어린이들이 자동차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그에 관한 책도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지만, 사실 자동차의 구조나 시스템이 워낙 복잡하고 전문화되어 있어서 다소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그러한 여러 문제점을 해결한 책으로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미래의 과학자 또는 자동차 전문가를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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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우주 뉴 비주얼 백과 2
마리-르네 기요레 지음, 자크 다얀 그림, 류정주 감수, 에밀리 보몽 / 서울문화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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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비주얼 백과> 시리즈 2권은 생생한 사진으로 만나보는 신비한 우주이다. 이 시리즈는 전 세계 3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인기 백과 시리즈이다. 국내에서는 1 '공룡과 선사 시대'에 이어 2권 신비한 우주가 출간되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우주 개발 시작이 다소 늦고, 규모도 작은 편이지만, 지금은 본격적인 우주 개발에 뛰어 들었다고 한다. 이 책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쉬운 설명과 세세하고 알찬 정보로 가득 구성되어 있다.

"이탈리아의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였던 갈릴레이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만들어 하늘의 별들을 관측한 이후 우주에 대한 두려움은 호기심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과학 기술의 엄청난 발전으로 지금은 사람이 우주를 탐험하기도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38억 년 전, 우주에서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고, 이후 우주는 매우 빠른 속도로 커져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이러한 우주의 탄생으로 시작해서 다양한 모양의 은하와 별의 탄생, 별자리 등을 거쳐 현대의 우주 관측에 이르는 내용들이 소개되어 있다. 이어 두 번째 챕터에서는 태양과 태양계의 행성을 다루고 있는데, 오랜 옛날의 천문학자들은 어떻게 하늘을 관찰했는지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태양의 탄생과 그러한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8개의 행성, 그리고 달이나 혜성 같은 작은 천체들에 대한 정보가 이어진다.

 

이 시리즈의 장점은 무엇보다 선명하고, 세밀하고, 생생한 사진 자료들이 아닐까 싶다. 다양한 우주 현상과 신비로운 우주의 이모저모를 놀라운 수준의 사진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어, 아이들이 쉽게 몰입하고 책을 읽게 될 것 같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달에 관한 챕터가 분량이 가장 많은 편인데, 아이들에게 좋은 공부가 될만한 내용들이 가득했다. 지구의 구조, 지구의 자전과 공전 등 여러 정보들이 자세하지만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흥미로웠던 외계 행성과 외계 생명체에 대한 내용을 끝으로 본문 내용이 마무리되고, 독후 활동으로 우주에 대한 퀴즈가 수록되어 있다. 우주 설명에 대한 OX퀴즈, 태양계 행성들의 이름 맞혀보기, 우주로 간 동물이 누구인지에 관한 퀴즈들은 초등 교과와 연계되어 학습 효과도 높여 줄 것 같다. 마지막 장에 수록된 초등 교과 연계표를 보면, 과학 과목의 초등 3학년부터 초등 6학년까지 해당되는 영역들이 표시되어 있다. 학교 교과에 맞춰 참고하는 도서로 활용해보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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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공룡과 선사 시대 뉴 비주얼 백과 1
에밀리 보몽 지음, 마리 크리스틴 르마예우르 외 그림, 허민 감수 / 서울문화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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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2 5천만 년 전에 살았던 공룡에서부터 포유류, 지금의 인류까지 지구 역사 속에서 진화를 거듭해 왔던 각종 동물들을 특징 별로 묶어 이해하기 쉽도록 쓰여진 테마 책이다. 공룡 시대에서 시작하지만, 공룡에 대한 부분이 그리 많지는 않다. 공룡이 멸종하고 난 뒤에 나타났던 현재 동물들의 조상 격에 해당되는 동물들도 소개되어 있다. 대부분 이제는 지구상에 없는 동물들이라 처음 보는 종류가 많았는데, 원숭이, 코끼리, 말의 조상과 공룡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모습의 거대한 초식 동물들이 등장했다. 선사 시대를 거쳐, 지구에 혹독한 추위가 몰아 닥친 빙하 시대가 오고, 이후에 드디어 인류의 조상이 지구상에 나타나게 된다. 두 번째 챕터인 원시 시대의 인류와 생활 부분이 이 책에서 가장 비중이 많고,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조상은 약 700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인류의 조상에 대한 발자취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에렉투스, 네안데르탈인 등등 날씨와 생활 환경 등의 변화에 적응한 인간들이 점차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불을 사용하게 되면서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 생활과 동굴집, 사냥 방법, 죽음과 장례식 등 원시 시대 인류에 대한 내용들이 모두 소개되어 있다. 세밀하게 묘사되어 생생한 그림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아이들이 읽어도 새로운 지식과 정보에 대해 상상하기 쉽도록 되어 있었다. 선사 시대 사람들이 상처를 치료하는 방법, 제대로 지은 최초의 집, 그리고 선사 시대의 조리 도구와 방법 등이 쉽지만 자세하게 수록되어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인류의 진화와 변천사는 인류 시대의 독특한 환경과 그들이 살아 왔던 생활 방식, 행동을 실제 그대로 묘사함으로써 다른 책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학술적 가치를 더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 책은 공룡 시대 이후 지구상 동물들이 모여 살며 숨 쉬는 거대한 자연사 박물관으로, 누구에게나 권장하고 싶은 책입니다."

전 세계 35개 언어로 출간된 프랑스 출판사의플뢰뤼스 백과 시리즈가 국내에서 <뉴 비주얼 백과>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플뢰뤼스 백과 시리즈는 유치 ~ 초등 중학생들이 좋아하는 주제를 생생한 사진과 일러스트로 풀어낸 인기 백과 시리즈라고 한다. 시리즈 가운데 주제를 선별하여 구성했고, 국내 각 분야 전문가의 감수를 거쳐 신뢰도와 전문성을 더욱 높였다고 하니 더욱 믿음직스러운 백과 시리즈가 될 것 같다. 독후 활동 퀴즈, 낱말 풀이 등과 같은 내용도 후반부에 수록되어 있고, 초등 교과 연계표도 있어 교과에 등장하는 개념들을 찾아보며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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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디테일 - 고객의 감각을 깨우는 아주 작은 차이에 대하여
생각노트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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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음이 흔들려야 호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도 브랜드 정체성을 알리고 충성도를 끌어낼 수 있는 카테고리가 문구입니다. 또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와 비용이 크게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무언가를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기도 하죠. 아무 것도 구매하지 않은 채 구경만 하고 매장에서 나오는 것과 무언가를 구매해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문구는 찾아온 고객을 조금 더 쉽게 자사 브랜드의 진짜 소비자로 만들 수 있는 핵심 카테고리인 셈입니다.   p.57

이 책은 최신 트렌드를 가장 먼저 전달하는 콘텐츠나 여행을 위한 지침서가 아니다. 책에 실린 장소와 요소, 문화와 트렌드는 이미 독자들이 방문했거나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노트는 아무도 모르는 새로운 정보를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누구나 알 만하거나 들어봄직한 도시 곳곳을 경험하고, 도시의 면면을 한 걸음 더 들어가 살폈다. 바로 그 한 걸음의 차이로 일상에서 갑자기 감각이 트이고, 깨달음이나 통찰이 반짝이는 찰나를 의미하는 에피파니를 마주하게 된다. 저자는 2017 12 2일부터 6일까지 4 5일 동안 도쿄를 여행하며 기록했던, 여행에서 이뤄진 모든 발견과 영감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저자는 평소에 메모 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한다. 메모하는 기준은 딱 세 가지이다.

1.기존에 보지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나 디테일

2.아이디어나 디테일을 기반으로 떠올린 영감과 인사이트

3.영감과 인사이트를 공유했을 때 정보 가치가 생기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일으킬 수 있는 것

그리하여 젊은 마케터이자 기획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일본, 그 중에서도 도쿄의 모습을 소개하게 된 것이다. 저자의 상상을 바탕으로 비즈니스에 접목 가능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디테일 여행은 매우 흥미롭고, 새로웠다.

 

무지 북스는 작가들과 작품들이 묻히는 안타까운 상황을 바꿔보고자 서거한 작가의 작품 중 꼭 한번 읽어볼 만한 것들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This Month's Features' '이달의 특집'이라고 제목을 붙인 단독 매대를 마련했습니다. 여기에 놓은 책들이 잘 팔린다는 보장은 없지만, 'This Month's Features' 매대는 무지 북스가 묵묵히 추진하고 있는 작업입니다. 고객은 이 섹션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요? 무인양품이 책을 대하는 태도, 단순히 책을 많이 팔기 위함이 아니라 책에 대한 진정성과 발견성을 높이고자 노력한 진심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p.311

'디테일'이란 무엇일까. 사전에서는세부 사항이라 번역하는데 디테일이란 발음이 품은 예리한 맛, 애정과 집착 사이를 유영하는 단어의 뉘앙스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저자가 유독 일본을 좋아하는 이유는 사소한 디테일 때문이었다고 한다. 누군가에겐 보잘것없는 부분일 수 있지만, 누군가는 오로지 그것때문에 비행기 티켓을 끊게 하는 동력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편의점에서 파는 도시락 속에 들어 있는 일회용 물티슈와 이쑤시개,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의 안전을 위한 배려인 초록불 신호 연장 버튼, 자일리톨 껌 통 안에 함께 들어 있는 껌 종이 등.. 소비자로서 돈과 시간을 써야만 배울 수 있는 디테일들이 가득 소개되어 있다. 디테일의 감각은 몸으로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라는 걸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나리타 공항에서 시작된 생각 노트의 여정은 저가 항공사의 차별화 전략과 나리타 익스프레스에 설치된 캐리어 셀프 잠금 시스템을 살펴보고, 고객의 마음을 흔드는 문구 백화점 이토야에서 발견한 아이디어들을 짚어 본다. 그리고 하카타역 근처에 있는 키테라는 쇼핑몰에서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지점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오모테산도에 있는 모마 디자인 스토어로 향한다.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선정한 디자인 제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늘 새로움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선물 같은 곳이다. 그 외에도 푸드트럭이 모여 핫 플레이스가 된 커뮨 세컨드, 도심 속 문화 공간인 히카리에 쇼핑몰, 디자인 전문 미술관 21_21 디자인 사이트, 롯폰기 힐스에 있는 아카데미 힐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과 그 속의 디테일들을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부록으로 실려 있는 '마케터를 위한 생각노트', '기획자를 위한 생각노트', '디자이너를 위한 생각노트'도 매우 흥미로웠다. 마케팅의 관점에서 보지 않더라도, 이 책의 일정 그대로 떠나는 여행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재미있는 부분이 많은 책이었다. 마케터, 기획자, 디자이너 그리고 업무에 필요한 디테일 감각과 기록하는 습관을 높이길 원하는 독자들에게도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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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녀와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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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는 땅을 내려다보며 힘없이 말했다. "후회하고 있어."

"아악, 후회라니...." 달팽이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건 서두르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내가 떨고 있는 거 보이지?" 그는 부르르 떨었다. 그런 다음 말을 이었다. "나는 원래 절대 떨지 않아! 너의 후회 때문에 지금 이러는 거야. , 난 당장만큼이나 후회가 싫어."   p.40

<고슴도치의 소원>, <코끼리의 마음>에 이은 톤 텔레헨의 어른을 위한 소설 시리즈이다. 혼자 사는 외로운 고슴도치, 대책 없이 무모한 코끼리를 통해 작은 숲 속 세상으로 우리를 초대했던 톤 텔레헨은 이번 작품에서는 언젠가 숲 속 일상을 떠나볼 생각을 품고 있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번에는 또 어떤 동물들이, 우리와 같은 일상의 고민들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어느 날 코끼리가 사막으로 떠나겠다고 다람쥐에게 선언한다. 언제 돌아올지는 나도 잘 모르겠고, 떠나는 이유도 모르겠지만, 여행을 떠나 보면 이유를 찾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이다. 코끼리는 광활하고 텅 빈 사막에 도착해 걷고 또 걷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기진맥진해진다. 그러다 숲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 이유를 찾게 된다. 어디론가 영원히 떠나 버린 까치가 그리워진 개미는 심란해진다. 친구들 모두 까치를 찾아 나서고, 세상 곳곳이 까치를 찾아 헤매는 동물들로 가득해진다. 그러다 이제 그만 마음을 접어야겠다고 하는 순간, 까치가 다시 돌아온다. 개미와 다람쥐가 해변으로 떠나고, 달팽이와 거북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먼 곳이 너무 궁금했던 개구리는 길을 떠나지만, 사실 먼 곳은 실망스러웠다. 뭔가 특별한 걸 본 것도 아니었고, 사실 뭐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그 먼 곳에 가 봤다는 것만으로도 개구리는 기쁨을 느끼게 된다.

 

 

다람쥐는 생각했다. 만약 그곳이 아무것도 아니라면, 여기가 전부라는 말이네. 그는 하늘과 평야, 멀리 있는 숲, 옆에 있는 개미를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이게 전부야. 더 이상은 뭐가 없는 거야.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알아낸 것에 만족했다. 더 이상 뭔가 있어야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p.64

여행을 떠나야겠어. 라고 다짐했다가, 그냥 가지 말까.를 고민하는 다람쥐를 비롯해서 이 책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모두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는 실행을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실망하고, 그저 가봤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기도 하고, 끝내 떠난 여행에서 마주한 벽 앞에서 절망하기도 한다. 숲 밖의 여정이란 만만치 않다. 그냥 집에 있는 게 세상에서 가장 편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가본 적 없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환상이란 누구나 품어볼 수 있는 꿈같은 것 아닌가. 어쩌면 그저 떠나보는 것만으로도 내 삶이, 내 일상이, 내 미래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 나를 기다리는 또 다른 생이 있는 건 아닐까. 이곳이 아닌 저곳에서라면 내가 꿈꾸던 삶을 살 수 있을 것만 같아. 라는 생각을 한번쯤 해본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은 선물처럼 다가온다. 여행을 꿈꾸고, 망설이고, 떠나는 모든 이들에게 말이다.

 

톤 텔레헨의 작품들은 어른을 위한 동화 소설답게 사랑스러운 그림과 함께해서 더욱 좋다. 특히나 원서에는 없는 일러스트들이 국내 출간 버전에만 추가된 것이라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다.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운, 진지하지만 너무도 귀여운 동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잔잔하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든다. 일상을 벗어나고 싶어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지만, 막상 낯선 곳에서 뭔가 잘 안 풀리면 다시 아늑한 집으로 돌아가고 싶고, 떠나려고 하니 이런 저런 걸리는 일들이 많아 망설이게 되는데, 떠나고 보니 내가 기대했던 그것과는 전혀 달라 실망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톤 텔레헨은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이러한 마음 모두가 여행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 사소한 순간들과 작은 마음들에 귀를 기울여주는 이야기라 뭔가 위로를 받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나 역시 매일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른 채 일상을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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