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왕 공중 생물 배틀 과학 학습 도감 최강왕 시리즈 17
시바타 요시히데 지음, 고경옥 옮김 / 글송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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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학습 도감 최강왕 시리즈 17권은 '공중 생물'편이다. 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공중 생물 169종의 생태와 특징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되었다. 대여섯 살의 남자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텐데, 공룡, 동물, 바다생물, 곤충 등등 아이의 호기심에 따라 책도, 장난감도 자주 바뀌게 마련이다. 그래서 정말 다양한 종류의 피규어와 관련 책들을 사서 읽고, 가지고 놀곤 했는데, 그 중에 조류를 다루고 있는 책만 없어서 이번 시리즈가 더욱 기대가 되었다.

 

특히 '조류'가 아니라 '공중 생물'이라는 이름으로 된 제목답게 조금 더 포괄적인 범위로 하늘을 나는 생물들을 만날 수 있어 더욱 흥미로웠다. 일발적으로 공중 생물이라고 하면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조류들뿐만 아니라 하늘을 누비는 곤충과 공중 점프가 특기인 여러 동물들까지 함께 만나볼 수 있었다.

 

 

이제 일곱 살이 된 아이가 관심이 많아서 함께 최강왕 시리즈를 자주 보는 편이다. 그 동안 만나본 시리즈만 해도 곤충, 위장 생물, 동물 우주 등등 다양한 종류가 있었는데, 이 시리즈가 좋은 이유 중의 하나는 무엇보다 화보가 생생하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재미있는 대결 구도로 가상의 배틀 상황을 생생한 일러스트를 통해 만화처럼 만날 수 있어 아이들이 더 재미있게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설명이 되어 있고, 수록되어 있는 정보들도 교과서적으로 딱딱하게 지식 전달을 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을 만한 구성과 요소를 넣어 지루하지 않게 놀이처럼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좋았다. 각각의 페이지 마다 해당 생물들의 기본 정보와 함께 파워, 테크닉, 공격 포인트라고 해서 별도로 소개해주고 있는데 마치 게임 캐릭터를 소개하는 것처럼 느껴져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아이가 특별히 좋아하는 대목은 '가상 배틀' 코너이다. 머리가 좋은 큰부리까마귀가 맹금류의 대표 주자인 참매에게 떼를 지어 도전장을 내민다면? 비행술이 뛰어난 말똥가리와 힘이 센 수리부엉이가 맞붙는다면? 바다 위 하늘을 누비는 괭이갈매기와 바닷속을 자유롭게 오가는 아델리펭귄이 마주친다면? 떼베짜는새의 거대한 둥지에 맹독을 지닌 붐슬랑이 다가온다면? 어른의 입장에서 생각하더라도 그 결과를 짐작할 수 없는 흥미진진한 대결이 많아 늘 재미있게 읽고 있다.

 

 

무엇보다 화보처럼 생생한 사진들이 굉장히 리얼하게 근접 촬영이 되어 있어서 공중 생물들의 모습을 아이들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었다. 새들을 다루는 분량이 가장 많긴 했지만, 그 외의 다양한 공중 생물들이 인상적이었다. 몸을 비행기 날개처럼 납작하게 만든 뒤, 높은 나무에서 미끄러지듯이 하늘을 날아가는 파라다이스나무뱀, 날개처럼 생긴 얇은 익막을 펼쳐서 하늘을 나는 날도마뱀, 날다람쥐, 개구리, 날원숭이 등도 하늘을 날아다닌다고 해서 신기했다. 특히 놀랐던 것은 '하늘을 나는 오징어'였다. 오징어가 하늘을 난다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전 세계에 450~500종이 서식하는 오징어들 중에 10여 종이 하늘을 난다고 한다. 이들은 다리 사이의 막을 날개로 사용하는데, 참치 등의 천적에게 쫓기면 제트 엔진처럼 물속에서 뛰어올라 멀리 도망치기 위해 비행을 한다고 한다.

 

과학 학습 도감 최강왕 시리즈는 그 동안 동물, 공룡, 생물, 요괴 등 다양한 시리즈로 출간이 되었는데..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고 하니 다음 번에는 또 어떤 재미있는 과학 도감을 만나게 될 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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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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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사건의 경우 말도 안 되는 동기들, 상식에 위배되는 상황들, 믿기 힘든 우연들이 개입돼 있었다. 밥 없이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인물이 알고 보니 잔인한 살인마인 경우도 허다했다... 완벽한 알리바이를 제시해 용의선상에서 제외되었다가 작은 실마리 하나가 발견되면서 뒤집어진 경우도 있었다. 세상은 가장 평범한 사건과 특수한 사건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상식과 비상식이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이었다. 케이트는 형사로 일하는 동안 여러 경험을 통해 그런 사실을 깨달았다. 전혀 말도 안 되는 가설이라고 하더라도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버려서는 안 되는 이유였다.    p.64

 

영국 북부의 항구도시 스카보로에서 열네 살 소녀들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4년 전 할머니 생신이라 혼자 헐에 다녀오다가 기차를 놓친 이후 갑작스럽게 연락이 끊기고 사라진 한나 이후, 이번에는 수학여행 준비물을 사기 위해 엄마랑 마트에 간 아멜리가 주차장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그때 고원지대에서 1년 전 실종됐던 사스키아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들려 온다. 한나와 사스키아, 아멜리는 비슷한 나이에 납치됐다는 공통점이 있었고, 이들 사건에는 별다른 목격자나 증거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언론은 이들 사건을 연쇄살인범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고원지대 살인마'라는 별명을 붙여주는데, 수사는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미궁에 빠진 상태였다. 그리고 마침 사라진 아멜리의 부모가 운영하는 펜션에 머물던 케이트가 부모의 부탁으로 비공식적인 단독 수사에 착수하게 된다.

 

케이트는 스카보로 외곽에 있는 아버지의 집을 처분하지 않고 임대를 주고 있었다. 그런데 세입자가 집을 온통 난장판으로 만들어놓고는 무단으로 도주를 해버렸다. 그녀가 그 집을 팔지 말지 고민하다 팔지 못했던 이유는 부모님이 오래 살던 집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는 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와 잔혹하게 살해된 아버지 모두 세상에 없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건 그녀는 펜션에 머물면서 집안의 못쓰게 된 집기들을 처리하고, 집을 손보는 중이었는데, 마침 소녀들의 연쇄실종사건이 벌어지고 이번에도 수사에 관여를 하게 된다. 전작인 <속임수>에서 전직 형사 리처드 린빌의 살인 사건을 수사했던 케일럽 형사와 케이트가 이번 신작 <수사>에서도 등장해 반가웠다. 샤를로테 링크가 시리즈로 작품을 출간한 적은 없지만, 동일한 등장 인물들이 같은 배경을 무대로 진행되는 이야기라 <속임수>와 <수사>는 시리즈로 보아도 무관할 것 같다. 이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더 좋을 것 같고 말이다. 스카보로의 담당 형사는 케일럽이고, 케이트는 런던에서 근무하는 형사라 사실 아버지의 사건은 물론이었고 현재 벌어지는 사건에서도 수사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그럼에도 전작에 이어 케이트는 런던경찰국에 긴 휴가를 내고 독자적인 수사를 진행시키게 되지만 말이다.

 

 

"사람들은 흔히 겉모습만 보고 타인을 평가하죠. 아마도 사람들은 당신을 의사 남편, 예쁜 딸, 근사한 저택, 넉넉한 경제력을 가진 여자로 볼 뿐 내면을 보려하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다르다는 듯인가요?"
"나는 겉모습보다는 이면에 관심이 많아요. 물론 이면을 보기란 쉽지 않죠."
"당신은 내게서 어떤 이면을 보았는데요?"
알렉스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데보라를 쳐다보았다. 마치 그녀의 내면 깊숙한 곳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했다.     p.169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샤를로테 링크의 소설은 독일 내에서만 3천만 부가 판매되었고, 전 세계 3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게다가 거의 모든 작품이 드라마로 제작되었을 만큼 인기가 좋다고 한다. 여타의 스릴러들과 다른 점은 그녀의 이야기들은 매번 범죄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사건과 수사라는 플롯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 속에 관계된 여러 인물들의 삶과 심리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다양한 사회문제와 인간관계에 대해 다각도로 들여다보고, 깊이 있게 탐구해서, 세밀하게 그 심리를 묘사하고 있기에 그녀의 작품들은 대부분 페이지가 두툼한 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과 보다는 과정에 더 치중하는 작품답게, 전혀 지루할 틈 없이 매우 잘 읽힌다는 장점이 있다. 600페이지 분량의 이 작품 역시 중반을 넘어가도록 범인에 대한 제대로 된 단서 없이 그저 사건의 수사 과정과 사라진 소녀들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감정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이야기는 후반부에 도달해있고, 클라이막스와 반전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케이트는 탁월한 상황 판단력과 뛰어난 직감과 인간심리에 대한 통찰력을 두루 갖추고 있는 형사지만, 성격이 괴팍하고 매사에 자신감이 없어 동료들로부터 언제나 배척당해야 했다. 전작의 사건들이 3년 전이라고 설정되어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도 그녀의 성격은 여전하다. 케이트는 여전히 동료들 사이에서 겉돌고 있었고, 사람들과 섞이지 못하면서 지내고 있었다. 대놓고 그녀를 멸시하거나 뒤에서 비난하는 동료는 없었지만, 아무도 그녀와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려 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내심 거취를 옮기는 건 어떨지 생각해보던 차에, 케일럽 형사가 스카보로경찰서로 자리를 옮기면 어떻냐는 제안을 하게 된다. 사실 3년 전, 케이트는 그에게 반한 적이 있었다. 서로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는 사이라 친밀감을 갖게 되었고, 그는 외모도 매력적인 남자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케일럽은 그녀의 능력은 인정했지만, 그녀를 여자로 보아주지 않았다. 당시 알코올중독과 싸우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스스로를 극복했던 케일럽에게 케이트는 동료 경찰의 딸 그 이상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케이트는 그와 함께 일하게 될 상황을 상상해보면 고통스러울 것 같아 거절한다. 만약 다음 시리즈가 또 이어진다면, 그때는 케이트와 케일럽의 관계가 어떻게 달라질 지도 궁금해진다. 다음 작품도 꼭 이들이 등장하는 시리즈였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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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증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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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더스틴 밀러가 정말로 성폭행을 했다고 해도, 매슈가 그를 죽이고 트로피를 기념품으로 가져왔다는 뜻은 아니잖아.”
“그냥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야.”
“그렇다면 굉장한 우연의 일치로군.”
“뭐가 굉장한 우연의 일치야? 더스틴 밀러는 정말로 살해됐어.”
“그게 아니라 우리가 처음에는 피해자와 같은 길에 살다가 이번에는 범인 옆집으로 이사를 왔다는 거 말이야.”    p.81

 

헨과 로이드는 동네 주민들을 위한 파티에서 옆집의 매슈와 미라 돌라모어 부부를 만난다. 동네에서 유일하게 아이가 없는 부부라는 공통점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그들 부부에게 저녁식사 초대를 받게 된다. 매슈는 사립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이었고, 미라는 교육용 소프트웨어 영업 사원이었다. 그들은 식사를 마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집을 구경하게 되는데, 전체적인 인테리어와는 동떨어진 매슈의 서재에서 헨은 기절할 듯한 충격을 받는다. 서재 벽난로 위에 놓인 펜싱 트로피가 오래 전 더스틴 밀러 살인 사건을 생각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며칠 뒤 다시 한번 제대로 트로피를 보기 위해 다른 핑계를 대고 옆집에 간 헨은 매슈가 트로피를 치워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에 대한 의심이 커져간다. 매슈는 서식스 홀의 교사였고, 더스틴 밀러 역시 그 학교를 다녔기에 터무니없는 망상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헨의 과거에 있었다. 그녀는 대학생때 조증으로 과도한 자신감과 심각한 불안감 사이를 미친 듯이 오갔던 적이 있었고, 당시에 한 여학생에게 집착해 경찰이 출동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것이다. 이후에 로이드와 결혼 후 조금 안정적인 상태가 되었다가 3년 전, 새로운 정신 약리학자의 추천으로 다른 약을 먹었다 조울증이 왔고, 당시에 같은 동네 주민이었던 더스틴 밀러 살인 사건에 집착했던 이력이 있다. 그래서 매슈가 더스틴 밀러 살인사건의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그녀의 의심을 남편도, 경찰들도 믿지 못한다. 하지만 헨은 남몰래 매슈의 뒤를 밟으며 그를 지켜보았고, 의심음 점점 확인이 되어 간다. 그러다 그의 주변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데, 그날 매슈에게는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는 증인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정신이 이상한 여자. 그런데, 과연 보이는 것이 전부일까?

 

 

그 일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기 때문에 헨은 계속 매슈를 생각했다. 이제 그녀를 믿어주는 사람은 매슈뿐이었다. 기괴하면서도 웃기는 일이었다. 진실을 아는 사람은 그녀와 매슈뿐이라니. 매슈는 다른 누구에게도 진실을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랬다가는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될 테니까. 헨 역시 다른 누구에게도 진실을 말할 수 없었다. 아무도 그녀를 믿지 않고, 다들 그녀의 정신병이 도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p.247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라는 소설로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었던 피터 스완슨의 신작이다. 벌써 국내에 소개되는 그의 작품이 네 번째이다. '사람을 죽이는 것이 정말 나쁜 것인지. 왜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된 매혹적인 작품 <죽여 마땅한 사람들>, 사랑의 다른 면을 통해 인간 내면의 악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던 <아낌없이 뺏는 사랑>, 낯선 공간이 주는 무서움과 불편함을 극대화시켜 색다른 공포를 자아냈던 <312호에서는 303호 여자가 보인다>까지 모두 흥미롭게 읽었던 터라 이번 신작 역시 궁금했었다. 'Her Every Fear'라는 제목을 '312호에서는 303호 여자가 보인다'라고 원제와 전혀 상관없는 제목을 붙였었는데, 이번 작품 역시 'Before She Knew Him'이라는 원제를 완전히 의역해서 '그녀는 증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라고 번역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왜 번역본 제목을 이렇게 했을까 싶을 수도 있지만, 문장 그 자체로도 호기심을 자극하고, 다 읽고 나면 이해가 되는 타이틀이라 스릴러라는 장르의 특성상 굉장히 센스 있는 의역이 아닐까 싶다.

 

동네에 살인자임이 분명한 남자가 있고, 그의 바로 옆집에 살게 된다면 어떨까. 의심스러운 정황이 계속 쌓이고, 몇 번이나 경찰에 그가 범인이라고 증언하지만 자신의 과거 이력 때문에 아무도 믿지 않는다면 말이다. 거기다 문제는, 그녀가 자신의 정체를 안다는 것을 살인자인 그 남자가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괴물 같은 아버지와 그 괴물의 희생양이었던 어머니 사이에서 자라난 그 남자는 그녀에게서 아버지의 괴물 같은 면과 어머니의 나약함과 우아함, 스스로 괴물이 되어버린 동생의 모습도 본다.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는 증인의 얼굴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 그는 '특별한 관계'를 제시한다. 자신은 오직 여자를 괴롭히는 남자'들만 죽이기 때문에 당신은 절대 위험하지 않을 거라고. 그저 당신과 애기를 하고 싶다고 말이다. 이 작품은 살인마의 마음속 깊은 곳을 옆집에 사는 여성의 눈을 통해 들여다본다는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과연 헨은 ‘죽어 마땅한 남자들’만 죽이는 이 살인자로부터 무사할 수 있을까? 과연 살인자와 증인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피터 스완슨은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페이지 터너 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이야기가 끝을 향해 달려갈 때까지 결코 책을 놓을 수 없도록 만든다. 예상을 벗어나는 뜻밖의 전개가 만들어내는 서스펜스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 작품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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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아파트 고스트볼 더블X 6개의 예언 찾아라! 알파벳! 영어 사전 신비 호기심 쑥쑥 7
정주연 그림, 주선이 감수 / 서울문화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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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많은 애니메이션인 <신비아파트> 친구들과 함께 영어 단어를 공부할 수 있는 영어 사전이다. 올해 7살이 된 아들도 한동안 신비아파트에 푹 빠져서 매주 목요일마다 방송 시간에 맞춰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파일럿과 극장판을 제외하고 세 번째 시즌인 '고스트볼 더블X 6개의 예언' 편이 최근까지 방송이 되었다. 지난 주 목요일에 해당 시리즈가 끝이 나서 당분간은 좀 조용할 것 같다.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관련 캐릭터 상품부터 시작해서 피규어와 각종 장난감을 비롯해서 관련 책들까지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으니 말이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사랑 받는 애니메이션이라 장점도 있는데, 그건 바로 이 책처럼 해당 캐릭터들을 활용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시리즈가 아닌가 싶다.

 

 

'신비 호기심 쑥쑥 그림 사전 시리즈'는 한자, 국기, 수수께끼, 속담, 틀린그림찾기, 미로찾기에 이어 일곱 번째로 영어 사전이 출간되었다. 신비아파트의 주인공들을 비롯해서 함께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총 출동해서 재미와 함께 친근함까지 주니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게다가 판형도 작고, 너무 두껍지도 않으며, 쫙쫙 펼쳐서 공부할 수 있는 가벼운 양장인데다 각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해서 아이들이 보기에 안전하고 튼튼한 점도 매우 마음에 든다.

 

이 책은 알파벳부터 동물, 과일, 채소, 음식, 가족, 계절, 사물 등 다양한 영어 단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페이지마다 깨알같이 신비아파트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시각적으로도 한 눈에 영어 단어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귀여운 그림들로 각 단어들을 보여준다. 단어 아래에는 그 단어를 활용한 문장도 수록되어 있고, 각각의 챕터 앞에 있는 QR 코드를 통해 원어민의 발음으로 단어와 문장을 들을 수 있다. 귀여운 그림에 숨어 있는 알파벳 찾기와 알파벳을 응용한 다양한 놀이들이 페이지 곳곳에 숨겨져 있으니 놓치지 말고 확인해 보자.

 

 

아이가 이제 막 한글을 단계적으로 배워나가고 있는 단계라 영어까지 부담 주면서 공부를 시키고 싶진 않아서 가볍게 하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안 할 수는 없어서 알파벳으로 시작해, 그림과 스토리가 재미있는 픽쳐북을 함께 읽으면서 들려주고 있는데, 아이가 좀처럼 흥미를 느끼지 못해 고민이었다. 그래서 아이가 좋아하는 신비아파트 캐릭터와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이 책을 선택했는데, 결과는 대만족이다. 우선 아이가 재미있어 하고, 아는 캐릭터들이 나오니 집중도 잘하고, 지루해하지 않아서 책을 보며 원어민 발음을 들으며 공부를 하고 있다.

 

아이의 영어 공부를 시작하긴 해야겠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통해서 쉽고, 재미있게 해보면 어떨까. 알파벳부터 영어 단어, 그리고 문장까지 듣고, 쓰고, 찾으면서 따라 해 보자.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호기심을 자극해서 집중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그러니 지루하거나, 재미가 없다면 아이들은 절대 집중하지 못한다. 신비아파트 친구들과 함께 공부한다는 장점도 있고, 귀여운 그림들로 시선을 사로잡고, 숨은 그림 찾기 하듯이 곳곳에 숨겨진 캐릭터들을 찾으면서 놀이처럼 영어 공부를 시작한다면, 아마 대부분의 아이들이 영어 공부를 친근하게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다. 자, 신비아파트 친구들과 함께 공부도 놀이처럼 쉽고 부담 없이 영어를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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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킹
짐 오타비아니 지음, 릴랜드 마이릭 그림, 최지원 옮김, 오정근 감수 / 더숲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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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와 그것의 탄생에 관해 논의를 거듭할수록, 나는 시간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됐다. 특히 시간의 모순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물리 법칙들은 시간 대칭적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시간을 앞당기거나 되돌려도 똑같이 작용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우주는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엔트로피는 반드시 증가한다. 그 반대로 흘러가는 경우는 절대 없다. 그게 바로 열역학적 시간의 화살이다.    p.173~174

 

스티븐 호킹은 마치 운명처럼, 1942년 1월, 갈릴레오 사후 300년이 되던 날 태어났다. 물론 태어난 날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이 중요하진 않겠지만, 이후 호킹이 일생 동안 이루어낸 업적을 떠올려 보자면, 이는 분명 의미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아인슈타인 다음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물리학자가 바로 스티븐 호킹일 것이다. 호킹이 병마에 시달리며 몸이 비틀어진 상태로 휠체어에 앉아 있는 모습이 언론에 자주 노출되기도 했거니와,  그런 상태로도 우주론과 이론 물리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는 스물한 살의 나이에 근위축성측색경화증, 즉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지만 앞으로 몇 년밖에 못 산다는 말을 듣고도, 50여 년을 병고에 시달리며 그 모든 일을 이루어냈으니 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고)

 

이 책은 스티븐 호킹의 삶을 연대순으로 그리고 있는 전기 형식의 그래픽 노블이다. 사실 과학자의 전기라고 해서 그의 일생을 다루는 내용이 대부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의 삶보다는 그의 연구와 과학적 업적에 대한 부분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흥미로웠다. 호킹이 태어났을 때부터 학창 시절, 대학 생활 그리고 학문적 연구의 과정과 아내를 만나 결혼하는 과정까지 그의 생을 따라가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하지만 그 속에서 매번 치열하게 학문적으로 탐구하는 모습들이 그려져 있고, 그의 일상 생활 보다는 물리학적 지식들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어렵고 딱딱한 이론들이 난무하는 책은 아니다. 그래픽 노블의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물리학이 생소한 독자라도 쉽고, 재미있게 호킹의 대표적인 업적들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교수님의 장애가 일을 하시는 데 도움이 됐나요?"
"글쎄요. 나는 다른 교수들처럼 일어서서 강의하지 않아도 되죠. 내가 유명해진 데는 장애인이라는 사실도 한몫한 게 사실이에요. 불구가 된 천재 이미지에 딱 들어맞으니까요. 하지만 그건 언론의 과대포장이에요. 난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가 아니에요."    p.236~237

 

이 책은 그래픽 노블이라는 형식 때문인지, 기존의 과학자들을 다루고 있는 전기들과 다르게 쉽고,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어서 더 인상적이었다. 상대성이론의 간략한 역사, 빅뱅 이론의 역사, 호일, 나릴카의 중력 이론, 중력붕괴의 특이점과 우주론 등등 풍부한 과학적 지식들이 가득 채워져 있지만, 그 사이사이에 호킹의 일상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 매우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느껴진다. 특히나 그가 1988년에 대중을 위한 우주 이야기를 친근하게 풀어낸 <시간의 역사>를 저술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편집자로부터 너무 전문적이다, 어렵다는 식의 피드백을 받고 원고를 전면 수정하는 과정도 있었고, 책의 서문을 써주기로 한 칼 세이건이 이런 저런 내용들에 대한 지적을 메모로 전달해 그에 대한 토론을 하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공항에서 마구 팔려나가는 책들처럼 대중적이고, 잘 팔리는 책이 되기를 바랐던 호킹의 바람대로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1천만 부 이상이 팔렸고, 그로 인해 그는 엄청난 명성을 얻게 된다.

 

호킹은 그렇게 우주의 기원과 블랙홀을 탐구하며 현대 우주론의 기반을 다졌고, 활발한 저술 활동으로 물리학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이 책은 그가 불굴의 의지로 이뤄낸 과학적 성과 외에도 병세가 악화되어 목소리를 잃고 음성 합성기에 의존해야 했음에도 유쾌함을 잃지 않았던 인간적인 모습과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혼과 재혼 이야기까지 모두 담고 있어 천재 과학자이자 보통의 인간으로서의 모습까지 만날 수 있도록 한다. 2018년 3월 14일, 스티븐 호킹은 하늘의 별로 돌아갔다. 그날은 아인슈타인의 생일이기도 하다. 호킹이 우주로 영원한 여행을 떠난 지 2년이 넘었지만, 그는 여전히 20세기를 대표하는 과학자로 존경 받고 있다. 우주의 탄생에 대한 물리학의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배우고 싶다면, 한계를 넘어선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삶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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