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에 약한 사람들을 위한 통계학 수업 - 데이터에서 세상을 읽어내는 법
데이비드 스피겔할터 지음, 권혜승 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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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먼의 범죄에 대한 통계적 접근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긴 희생자 목록에서 한 걸음 물러서기를 요구한다. 그 과정에서 삶과 죽음에 관한 개인적이고 고유한 세부 사항들은 건조한 숫자와 그래프로 바뀐다. 처음에는 이것이 냉정하고 비인간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통계과학으로 세상을 이해하려면, 일상의 경험은 데이터로 전환되어야 한다. 즉 우리는 사건들을 범주별로 묶고 꼬리표를 달고 측정값을 기록한 뒤 그 분석 결과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p.11

 

오늘날 우리는 데이터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다. 교통 상황, SNS 게시물, 온라인 구매 이력 등 일상에서 수집된 거대한 데이터가 이동 경로 최적화, 맞춤 광고, 구매 추천 서비스 같은 기술에 사용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는 잡음 속 신호를 감지해내서, 일상생활에서 맞닥뜨리는 선택의 순간에 좋은 결정을 내리길 원한다. 알고리즘은 과거 데이터를 사용해, 그런 문제들을 공략한다. 이렇게 개인의 취향과 관심사마저 수량화되는 빅데이터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통계적 분석과 사고 능력은 읽고 쓰는 능력만큼이나 중요하다.

 

이 책은 세상에서 벌어지는 각종 현상과 사건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통계과학을 설명해준다. 단순히 평균이나 표준편차를 계산하는 것이 아닌, 데이터에서 의미 있는 패턴과 관계를 연구하는 통계학을 실세계의 데이터와 예제를 활용해 보여주고 있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통계학이 집값 예측부터 질병 추적, 살인 패턴 분석뿐만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호기심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하니 말이다. 특히나 이 책은 기술적 측면보다는 개념적 측면에 더 비중을 두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골치 아픈 수식은 거의 없고, 그나마 몇 개 등장하는 수식도 맨 뒤에 수록되어 있는 용어집에서나 볼 수 있다. 그러니 기술적이지 않은 통계학 입문서를 찾고 있는 학생과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통계에 관해 쉽게 이해하고 싶은 일반인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수포자도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는 점 또한 이 책이 가지고 있는 큰 장점이다.

 

 

우리는 이미 정해져 있지만 우리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것들에 둘러싸여 있다. 우리는 다음에 받을 카드에 내기를 건다. 또는 스크래치 복권을 산다. 또는 아이의 가능한 성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밖에 추리소설을 두고 골머리를 쥐어짜고, 야생에 남은 호랑이의 수에 관해 논쟁하고, 이민자나 실업자 추정값을 듣는다. 이 모든 것은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는 사실이나 수이다. 다만 우리는 그것들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베이즈 방법은, 이런 사실이나 수에 대한 개인적 무지를 나타내기 위해 확률을 사용한다.      p.338

 

베이컨, 햄, 소시지가 담배 같은 발암물질이라는 WHO의 발표는, 암 발병률을 18퍼센트 증가시킨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실제 사람 수로 환산해보면 100명 중 6명이 7명으로 증가할 뿐이다. 사고 다발 지역에 과속 단속 카메라를 설치한 후에 사고율이 내려가면, 대부분 카메라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카메라의 설치 효과 중 약 3분의 2는 '평균으로의 회귀' 증상 때문인 걸로 밝혀졌다. 그 밖에도 통계는 사람들의 수명에 관한 데이터를 가지고 내가 80살까지 살 가능성을 예측해보기도 하고, 특정 시간과 장소에 비가 올지 안 올지에 대한 예측도 해보고, 자녀의 키가 부모 중 누구와 더 큰 연관성이 있는지를 예측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일기예보를 보고 우산을 챙길지 말지 결정하고, 어떤 식당에 가고 어떤 영화를 볼지를 결정할 때도 사용자 평점을 참고한다. 여론조사 결과는 투표에, 경제 지수는 투자 등의 가계 운용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니, 통계란 것이 우리 일상에서 얼마나 많이 활용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통상적인 사망자 수보다 몇 명이나 더 죽어야 연쇄살인을 알 수 있을까? 정확도가 90%인 암 검사 결과 양성인 사람이 실제 암에 걸렸을 확률은? 매일 일어나는 살인 사건의 수, 실업률, 사고가 났을 때 승객들의 구체적인 생존율 등등 데이터를 통해 결론을 이끌어 내는 상황들은 너무도 다양했다. 저자는 통계학의 고수처럼 생각하는 10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통계적 방법은 데이터가 과학적 질문에 답하게 해야 한다, 신호는 항상 잡음과 함께 나타난다. 그 두 가지를 구분하려는 노력이 통계학을 흥미롭게 만든다, 데이터의 질에 신경 써라. 모든 것은 데이터에 달려 있다. 등 우리 삶 전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통계학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팁들이 도움이 될 것이다. 자 너머 세상의 흐름을 올바르게 읽어내는 통계적 사고의 힘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숫자들에 관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데이터 문해력을 길러 줄 테니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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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토킹 오피스 - 직장에서 영어가 필요한 순간 잉글리시 리스타트 (English Restart)
Ellie Oh, Tasia Kim 지음, 2da 그림 / NEWRUN(뉴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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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리스타트> 시리즈의 비즈니스 영어편이다. 직장에서 영어로 이메일을 써야 한다거나, 갑자기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외국인의 목소리에 대응해야 하는 경우 누구라도 당황할 수 있다. 이 책은 직장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상황과 대화를 통해 적절한 영어 표현과 오피스 매너를 알려준다. 특히나 만화로 구성된 27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영어를 익힐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 책에서도 한글 없이 오직 그림과 영어만으로 되어 있는 잉글리시 리스타트 시리즈의 구성은 고스란히 이어진다. 영어를 영어로 이해시켜주는 모티브를 이어가면서, 그 과정을 통해 실제로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첫 출근 날 동료들과 인사하기, 전화하기, 이메일 보내기, 회의 소집하기 등 비즈니스 생활에 꼭 필요한 영어 표현들이 수록되어 있다.

 

 

에피소드들은 언제나 당당한 주인공 Anna의 회사 생활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만화로 상황이 구성되어 있어 낯선 단어나 표현이 나오더라도 그 속에서 뜻을 자연스럽게 유추해볼 수 있다. 그리고 Anna뿐 아니라 상사, 회사 동료, 협력업체 직원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해 여러 상황에서 마주하게 되는 리얼한 비즈니스 영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메신저로 대화하는 것, 업무 관련 이메일을 보내는 것, 거래처와의 통화, 휴가를 내는 것 등등 실제로 회사 내에서 업무 시에 꼭 필요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어 유익했다. 비즈니스 회화라고 하면 일상 회화와는 다르게 어려울 거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을 통해 막연했던 직장 내 영어 사용법에 대해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잉글리시 리스타트 시리즈는 작은 판형에 가벼운 무게로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어 더욱 좋다. 한글 없이 간결한 그림과 영어만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영어를 이미지와 상황과 함께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어 금방 익숙해질 것이다.

 

듣고, 말하고, 써보고, 확인하는 4가지 학습법으로 하루 30분, 15일만에 끝낼 수 있도록 학습일정표가 수록되어 있다. 딱 보름 동안만 집중해서 이 책을 끝내본다면, 누구라도 비즈니스 영어에 대해 가까워질 것이다. MP3 파일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링크가 수록되어 있고, 마지막으로 딕테이션북을 활용해 문장을 직접 써보면서 상황을 구성해볼 수 있다. 회사 업무 시 영어가 필요할 때마다 번역기를 돌리며 긴장해 본적이 있다면, 이 책과 함께 딱 2주만 시간을 투자해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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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 부와 행복의 길로 이끌어준 46가지 깨달음
잭 캔필드.게이 헨드릭스 지음, 손정숙 옮김 / 리더스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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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할 수 없는 이유, 해서는 안 되는 이유, 하지 않는 이유라며 떠들어대는 소리에 신물이 났다. '여기가 네가 있을 곳이다'라는 딱지를 붙인 상자 속에서 사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런 얘기를 자꾸 듣다 보면 스스로도 그렇다고 믿게 된다. 내 친구나 환경이나 상황을 바꾸지 않는다면 결국 원치 않는 삶을 살게 되리라는 걸 알았다. 하지만 상자를 깨고 나오기란 정말 어려웠다.     p.27


이 책은 '당신의 인생을 바꾼 책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책이 누군가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경이로운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시리즈로 수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깨달음을 선사했던 잭 캔필드와 심리학과 교수 게이 헨드릭스는 각계각층의 인물 46명의 인생 책과 그 변화의 여정을 이 책에 담았다. 세상에 영향을 준 46명의 필자들은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일해온 이들이다. 작가, 변호사, 사업가, 배우, 의사, 방송 제작자부터 사지가 마비된 스포츠맨, 에이프런 큐레이터, 환경운동가, 동물행동학자, 홀로코스트 생존자에 이르기까지 각자 다른 인생을 살아온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매우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했던 책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을 바뀌게 해주는 마법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책 한 권의 위력'에 대해 들려주는 것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미국 국가대표 라크로스 선수이자 예일대 미식축구팀의 수비수로도 뛰었던 스물두 살 청년은 어느 날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다가 버스에 치인다. 그 사고에서 한쪽 다리를 잃었고, 힘겨운 재활 치료 끝에 장애인 선수로 마라톤에 출전하고, 트라이애슬론에도 도전하며 자신의 장애를 극복했다. 하지만 경기 중 속도를 올리며 코너를 돌다가 차량 통제에도 불구하고 잘못 들어온 밴에 치이고 만다. 그는 두 번째 사고로 불완전 사지마비 환자가 된다. 이 정도쯤 되면 누구나 삶을 완전히 포기하고 싶어질 법도 한데, 그는 기력을 추스르자마자 재활 치료에 집중한다. 그리고 6개월 만에 혼자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는 수준이 된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멀쩡히 살아 있는데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다는 건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동기부여 연설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밟고 있다. 그 모든 기적과도 같은 일 중심에는 그가 두 번째 사고 직후 삶을 다시 추스르고자 안간힘을 쓰던 무렵에 발견한 한 권의 책이 있었다.



 

솔직히 말해 책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으리라고는 믿지 않는다. 우리를 바꿀 수 있는 건 오직 우리 자신뿐이다. 똑같은 책을 읽어도 누군가는 감명받고 또 누군가는 지루해하지 않는가. 변화를 창조하는 것은 책이 아니라 사람이다. 그 힘은 우리에게 있다. 저자의 통찰은 독자의 영감 그리고 변화하려는 열망과 합쳐졌을 때만 그를 새로운 인생으로 이끈다.     p.210


 

초특급 인기 TV 시리즈에 출연하며 절정기를 구사하다가 프로그램을 떠나게 되자 견딜 수 없는 상실감에 사로잡히게 된 여배우가 있다. 게다가 그 무렵 첫딸이 태어났고, 싱글맘이 되자 인생의 우선순위가 크게 바뀌게 된다. 그녀는 오랫동안 거식증에 시달리고 있었고, 일에서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에도, 과거에 자신에게 동기부여 했던 것들에도 시들해지고 만다. 명백하게 인생의 과도기였고, 어디서 다시 열정을 얻을 수 있을지 알지 못했던 그녀는 새로운 자아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때 지인의 추천으로 책을 한 권 만났고, 그 소설은 말 그대로 그녀의 삶을 바꾸어놓는다. 과거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망하게 해주었고, 미래를 바라보는 방식까지 바꾸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그녀는 거식증과 강박증, 심리치료, 재활 센터 등을 거쳐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이러한 모든 변화가 단 한 권의 책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지금 삶의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면, 살면서 잊을 수 없는 책을 만나게 되는 계기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흙수저 소년을 20대 백만장자에 오르게 하고, 두 번의 교통사고를 당한 국가대표 선수를 절망으로부터 구해낸 것이 바로 '책 한권'이었다. 누군가의 인생을 변화시키고, 치유하고, 영감을 주는 것이 바로 책이 가질 수 있는 힘이자 마법인 것이다. 뭔가 막다른 길에 맞닥뜨렸을 때 책 속에서 돌파구를 찾게 되거나, 한 권의 책을 읽고 나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경험을 당신도 할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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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보카 베이직 -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영어책, 잉글리시 리스타트 단어편 잉글리시 리스타트 (English Restart)
Claire Park 지음, Joseph Park 그림 / NEWRUN(뉴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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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리스타트> 시리즈 단어 편이다. 이 시리즈는 영어책 치고는 작은 판형에 가벼운 무게로 되어 있어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아마도 세상에 나와 있는 모든 영어책 중에서 가장 심플한 구성으로 되어 있는 책이기도 할 것이다. 한글 없이 오직 그림과 영어만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다, 그 또한 너무도 간결하게 표현되어 있으니 말이다.

 


 

처음 이 책을 접하게 되면 아마도 누구나 비슷한 생각부터 할 것이다. 한글 번역이나 해설이 전혀 없이, '이미지'와 '영어'만으로 되어 있어서 대체 이 책으로 어떻게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지 당황스러울 테니 말이다. 이 시리즈의 장점은 바로 거기서 출발한다. 영어를 이미지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굳이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볼 필요없이 영어 그 자체로 한번에 이미지와 함께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잉글리시 리스타트 단어편 첫 번째 시리즈인 <리얼보카 베이직>편에는 일상의 모든 표현을 정복할 수 있는 필수 영단어 700개가 수록되어 있다. 살면서 한 번 쓸까 말까 한 단어 백 개를 외우는 것보다 매일 쓰는 단어 한 개를 더 잘 이해하는 게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이해할 것이다. 그래서 불필요한 단어들을 싹 빼고, 진짜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단어들만 모아 놓은 이런 책이 필요하다.

 

Wake up, Breakfast, Washing up 등 아침에 일어나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상의 행동들로 시작해서 Going to work, At work, Coffee time, Shopping at Costco 등 외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거쳐 다시 집으로 돌아와 Watching TV, Cleaning a room, Doing the laundry, Cooking 등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점까지의 모든 일과를 영어로 경험해볼 수 있다.

 

 

무엇보다 영어 단어를 한글 해석으로 기억하는 게 아니라, 이미지로 한 번에 기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점이 좋았다. 먼저 그림과 단어를 보면서 단어의 듯을 이미지로 기억하고, 후반부에 반복되는 페이지에서는 회색으로 처리되었던 문장들이 까만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자연스럽게 반복학습도 되고, 각 단어가 문장 속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문장을 통째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의미를 기억하고, 쓰임을 이해하는 과정을 매우 단순하게 표현된 이미지를 통해서 익히도록 만들어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새해가 시작되고 다들 이런 저런 계획들을 세웠을 것이다. 그러한 목표 속에 영어 공부도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딱 14일이면 책 한 권을 뗄 수 있을 정도로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고, 14일 동안 계획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학습일정표도 수록되어 있으니 그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 MP3 파일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링크가 수록되어 있고, 마지막에 수록된 딕테이션북을 활용해 문장을 직접 써보면서 학습을 마무리하면 완벽하다. 상상하고, 훑고, 말하고, 확인하는 방식으로 하루 30분, 14일만에 끝내는 영어 단어 공부, 리얼보카 베이직으로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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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죽음이 내게 말해준 것들
고칸 메구미 지음, 오시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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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K씨에게서 남은 핏기가 사라지더니 손끝이 자줏빛으로 변했다. 이내 그의 몸이 차갑게 변해갔다. 그래도 내게는 약간의 따스함이 느껴졌다. 내가 그의 곁에 있어도 좋다고 허락받은 기분이었다. 나는 K씨의 차가운 손을 더욱 꼭 쥐었다. 나의 따스함이 전해지라고 강하게 기도하면서. 그때 나는 깨달았다. 따스함은 체온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온도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p.71

 

미키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갑작스럽게 잃었다. 그날 아침 그녀는 엄마랑 다투다 홧김에 '내가 어쩌다 너 같은 걸 낳아가지고'라는 말에 '엄마야말로 죽어버려!'라고 소리를 질렀다. 물론 엄마가 교통사고로 진짜 죽어버릴지 몰랐고, 진심도 아니었지만 그 일은 미키에게 큰 상처로 남는다. 아무리 사이 나쁜 모녀라고 해도 엄마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소중한 사람이 사라지고 나서야 뒤늦게 후회하고 싶지 않았던 미키는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보다 훨씬 더 부드럽게 대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이렇게 소중한 걸 잃어버리고 나서야 두 번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그래서 이런 책이 더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저자인 고칸 메구미는 간호사로서 16년이 넘는 시간을 일해왔다. 특히 요양 병동에서 일하며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종말기를 함께했다. 종말기는 질병이나 노화, 사고 등으로 인해 죽음으로 향하는 인생 최후의 시기를 말하는데, 그렇게 천 번이 넘는 죽음을 누구보다 가까이 지켜보며 '어떻게 하면 행복한 마지막을 맞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늙고 병들어 여기 저기 아픈 몸으로 병원에 입원한 뒤에야 자신의 죽음에 대해 고민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그때가 되면 시기적으로 평온한 죽음을 준비하기에는 늦다고. 죽음이란 건강할 때부터 가족들과 함께 의논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난 매일 일에 쫓겨서 어린 아들이 놀아달라고 매달리는 걸 뿌리치곤 했어요. 매번 '나중에'라는 말만 반복하며 아들과의 시간을 미뤘습니다. 할 말이 있다는 아들에게도 항상 나중에 말하라고 할 뿐이었어요. 결국 그 말을 들어준 적은 한 번도 없었네요..........."
지나간 시간은 결코 다시 오지 않는다. 우리는 별생각 없이 '나중에'라고 말하며 지금을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지금 놓쳐버린 이 순간이 나중에 생각하면 가슴 시리도록 아픈 후회가 된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말이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이 시간을 영원히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p.194

 

죽음을 직면한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하는 '연명치료'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보통 죽을 때가 되면 연명치료를 통해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지만, 그러느라 소모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반대로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니 나에게 한정된 시간, 남은 생명을 걸고서라도 연명치료를 받을 것인지에 대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족의 뜻에 따라 연명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이유는, 건강할 때 이러한 부분에 대해 가족과 충분히 의논하지 않은 탓이다. '치료'라는 이름의 고문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결국 괴로운 최후를 맞는 환자와 가족들을 수없이 보아온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만약 나라면 더 오래 살기 위해 어디까지 포기할 수 있고, 어느 부분은 포기할 수 없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인간답게 살아가는 시간'에 대해, 인생에서 한번은 반드시 찾아올 죽음과 그 뒤의 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갑작스러운 사고사, 오랜 간병 끝의 이별, 자살, 고독사 등 의료 현장에서 지켜본 다양한 죽음의 민낯을 지켜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연명치료의 허와 실, 종말기의 영양 공급법과 같은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조언을 들려준다. 살면서 나 자신의 '죽음'에 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가짐이 달라지게 되었다. 삶의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나 자신이듯이, 생을 매듭짓는 순간에도 마찬가지여야 하는 것이다. 죽음이란 나이를 먹어 늙어 죽는 것만이 아니라, 아무런 전조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기도 하는 것이다. 일상의 소중함을 놓치고 있다면, 미래의 자신에게, 죽기 진전의 나에게 편지를 써보자. 그렇게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살아갈 힘을 얻게 될수도 있으니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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