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 내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 밥상머리 교육의 비밀, 개정판
SBS 스페셜 제작팀 지음 / 리더스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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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식사를 자주 하고, 식탁에서 활발한 의견이 오가는 가정의 아이는 책을 읽어주는 부모의 아이보다 훨씬 많은 어휘에 노출되고 있었다. 2년의 연구 기간 동안 연구진은 아이들이 사용하는 2,000여 개의 단어를 빠짐없이 녹음했다. 이 중 부모가 책을 읽어줄 때 나온 단어는 140여 개에 불과했지만, 가족식사 중에 나온 단어는 무려 1,000여 개에 달했다    p.30~31

 

요즘 가족들은 아이와 부모가 한 식탁에 앉기는커녕 하루에 얼굴 한번 마주치기 어려울 만큼 바쁘게 살아간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보다 빨리 집을 나서서 늦은 시간까지 학원 공부를 하다가 밤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온다. 하지만 이 책은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우고 수학 문제 하나 더 푸는 것보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밥상머리 교육이 아이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은 전통적 가치로만 여겨지던 밥상머리 교육에 대한 재조명을 시도했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SBS스페셜>의 최고 화제작이었다. 이 책은 방송에서 미처 방영되지 못한 세계 각지의 사례, 전문가 인터뷰, 과학적 실험과 더불어, 구체적인 실천법까지 담고 있다. 개정판으로 출간되면서 표지를 리커버하고, 본문의 사진자료와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올컬러판으로 디자인했으니,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이라면 이번 기회에 만나보면 좋을 것 같다.

 

정기적인 가족식사 만으로 아이의 지능발달은 물론 엄청난 학습 효과까지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연구 결과가 이를 입증하며 가족식사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하버드 대학 연구진은 1988년 장기간의 연구를 계획했다. 자료 수집 기간만 무려 2년, 엄청난 양의 자료가 수집되었고 3세 아동이 5세가 되었을 때 어떤 요인이 언어 발달을 가장 효과적으로 돕는지에 대한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그 실험 결과는 사람들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내놓았는데, '아이의 언어능력은 부모가 중산층이냐 저소득층이냐에 따라 나뉘지 않았고, 장난감이나 독서 환경으로도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거다. 다른 조건이 같을 때, 아이들의 학습능력의 차이는 가족식사의 횟수와 식탁에서 의견 개진이 활발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갈렸다는 것이다. 보통 식탁에서의 대화가 가족 간의 유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기는 하지만, 이것이 학습효과나 언어 발달 측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 역시 그랬기에, 이 책을 통해 밝혀지는 내용들이 너무도 흥미로웠다.

 

 

밥상머리 교육은 오래갈수록 효과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선순환 효과가 있다. 처음 대화를 찾지 못해 어색한 과정을 넘기기만 하면, 그 뒤로 점점 아이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고 화젯거리가 풍부해진다. 대화를 통해 공고해진 가족관계는 다시 아이들을 밥상 머리로 불러모은다. 잃어버린 밥상머리를 되찾은 가족들. 되찾은 건 비단 밥상머리만이 아니었다... 밥상머리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을 떠올린다면 바쁘다는 건 핑계밖에 되지 않는다. 바쁘고 어려울수록 한걸음 멈춰 서서, 우리에게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p.224~225

 

이 책에 따르면, 하버드대학 연구진 연구결과 '아이는 책을 읽을 때보다 10배 넘는 어휘를 식탁에서 배운다'고 하며, 콜롬비아대학 카사(CASA) 연구결과 '가족과의 식사 횟수가 적은 아이는 흡연, 음주 경험률이 높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학습을 따라가기 위해 아이가 꼭 알아야 할 단어가 15,000개에 이른다고 한다. 따라서 어린 시절 오랜 기간에 걸쳐 어휘력을 늘려야 하는데, 아이의 어휘력 향상을 위해 부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독서일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책을 읽어주는 것보다 밥상머리에서의 대화가 어휘력 향상에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실제 가족들의 식사 시간을 녹취록에 남겨진 대화로 사례를 들어가며 보여주고 있어 더 흥미로웠는데, 밥상머리 대화가 아이의 지능 발달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명사의 밥상'이라고 해서 유룡 카이스트 교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짐 도널드 전 스타벅스 CEO, 배우 최불암, 교육학자 장병혜 등등 그들이 '밥상머리 교육'을 어떻게 했는지, 그로 인해 자녀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가족 식사 대신 사교육으로 일관하는 한국의 교육 문화 속에서 우리의 아이들은 밥상을 잃어버리고 있었다. 이 책은 세계 각지의 사례, 전문가 인터뷰, 과학적 실험을 통해 밥상머리 교육의 놀라운 효과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밥상머리 교육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구체적 지침을 함께 제시하고 누구라도 이 책을 읽는다면 밥상머리의 가족 대화가 왜 특별한지를 이해하게 될 것 같다. 사실 하루 20분 가족식사가 우리 아이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면 한번쯤 해볼 필요가 있다고, 부모라면 대부분 생각할 것이다. 책의 후반부에는 식사 시간이 그야말로 전쟁터였던 한 살 터울 형제를 둔 가족이 직접 체험한 4주간의 잃어버린 밥상머리 되찾기 프로젝트가 수록되어 있다. 밥상머리 대화는커녕 평범하게 밥을 먹는 것조차 꿈같은 일이었던 이들 가족에게 4주간 어떤 변화가 진행되었는지 전 과정이 소개되어 있으니 성장기 아이를 둔 부모라면 특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하루 20분 가족식사가 어떻게 아이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지, 밥상머리의 가족 대화가 왜 특별한 것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하버드 대학 교수들이 말하는 가장 좋은 조기교육 방법이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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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자들
정혁용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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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말은 해두는 게 좋겠군요."
여자가 반쯤 열려 있는 창문을 오른쪽 검지로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전 당신을 죽이려고 했어요."
역시, '카푸치노 한 잔이요' 라고 주문할 때 쓰는 말투였다. 뭐라고 대답할 사이도 없이 여자는 차 뒤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사이드미러를 보자 여자는 이미 골목 안으로 사라진 뒤였다. 하지만 죽음이란 단어만은 잔상에 남았다. 죽음이라.......    p.38~39

 

이 작품의 주인공인 택배 기사는 사람들에게 '행운동'이라고 부린다. 우리는 그의 이름은 물론 어떤 이유로 고향을 떠나왔는지, 과거에 무슨 일을 하다 지금은 집도 없는 신세로 택배 회사의 컨테이너에서 지내는지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그저 그가 배달을 맡은 택배 관할 지역이 행운동이라는 이유로, 그렇게 불리고 있을 뿐이다. 그는 매일 녹초가 될 때까지 일을 하고, 쉬는 날이면 술을 마시고 책을 읽으며, 누구와도 친분을 만들지 않았다. 한 달이 지나도록 동료들과 별다른 말을 섞지 않은 것은 성격 탓도 있었지만, 인간관계라면 이미 끊어진 과거의 것으로도 충분하니 다시 만들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 수 적고, 무뚝뚝한 그의 단단한 틈을 억지로 비집고 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함께 근무하는 이들은 물론이고, 택배 일을 하다가 만나게 되는 행운동 사람들 모두가 그를 가만두지 않는 것이다. 담배 한 개비를 달라는 우울증 환자, 경찰복을 입고 그를 따라다니며 엉뚱한 소리를 해대는 동네 바보, 그에게 경제철학 강의를 해주겠다며 집으로 부르는 노교수, 서비스로 술을 주겠다는 게이바 직원, 흰색 마스크를 쓰고 폐지를 줍는 젊은 여자 등등 각자의 과거와 각자의 비밀을 간직한 그들은 이상하게도 그에게 말을 걸고, 그에게 뭔가 부탁을 하고, 그의 삶에 간섭을 하려 한다. 평범한 삶을 갈구하는 행운동은 그들의 요구가 귀찮고, 그들의 사정에 관심도 없으면서 그들을 마냥 거절하지 못해 항상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것도 전혀 친절하지 않은 방식으로, 하나도 관심 없다는 듯이 시니컬 하고, 무뚝뚝하게 말이다.

 

 

"사회는 집념, 포기하지 않는 노력, 뭐 그런 걸 강요하지만 글쎄요, 제 생각엔 희망이란 게 사람에게 힘을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을 괴롭히기만 할 뿐인 것 같아요. 그럴땐 포기하면 편하죠. 정말 그래야 할 일은 살면서 한두 가지 정도인 것 같아요. 대개의 일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도망갈 수 있다면 도망가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이 드는 건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일이라는 뜻이니까."
"보통은 좀 더 노력해보라고 하는데 기사님은 다르게 말씀하시네요."
"나태하고 게으른 인간이라서 그렇겠죠."    p.189

 

평범한 택배기사처럼 보이고 싶은 주인공 행운동은 아무리 봐도 전혀 평범하지 않은 택배기사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택배기사'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그런 이미지는 아니라는 거다. 물론 몸을 쓰는 택배기사라고 해서 가방끈이 길지 말라는 법은 없고, 그 피곤한 와중에 틈만 나면 책을 읽으면 안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보통 몸을 사용해서 하는 일인 경우 잡생각 없이 그저 바쁘게 움직이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행운동 역시 평일 평균 150개의 물량을 배송하는 데 8시간 정도 소요되었고, 그러자면 3분에 한 개꼴로 배송을 해야 했으니 담배를 피울 시간도, 점심은 물론이고 잠시 쉬는 것조차 두려워서 못한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는 그렇게 바쁜 택배 일을 제대로 해내면서도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그러면서도 개인적인 친분은 전혀 만들지 않고, 지쳐 쓰러질 정도에서도 숙소에 오면 책을 펼쳐든다. 이상하기 그지 없는 인물인데,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이야기를 읽는 내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리고 누군가와 대화하는 중간에도, 혼자 생각하면서도 끊임없이 책 속 문장이나 작가의 말, 영화나 미드에 대한 것들을 인용한다. 오죽하면 극중 그와 대화를 나누던 여성이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리고 그 말을 인용하면 자신이 근사해 보이나요?'라고 말할 정도로 말이다.

 

사실 <침입자들>이라는 제목도 그렇고 '한국형 하드보일드 소설'이라는 문구도 그렇고, 이 작품이 스릴러나 미스터리 장르라고 생각했다. 예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지만, 가독성이 좋은 작품이라 단시간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작가가 오마주라 칭하는 그 수많은 인용문구들이 없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긴 하지만 말이다. 문장과 대사에 인용이 너무 많은 소설이라 낯설게 느껴졌을 수도 있고, 가끔은 이야기의 흐름과 크게 상관없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지나치게 많은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아마도 소설 장르에서 등장인물이 이렇게나 많은 인용을 사용한 경우는 없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캐릭터들이었고, 현실에 굳게 발 딛고 서 있는 이야기라 통쾌하고, 시원하게 만드는 부분들이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는 점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소설로서의 '재미'도 충분해서 누구라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을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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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하는 습관 : 승률을 높이는 15가지 도구들 - 경기장 밖에서도 통하는 NBA 슈퍼스타들의 성공 원칙
앨런 스테인 주니어.존 스턴펠드 지음, 엄성수 옮김 / 갤리온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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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에 반하는 말처럼 들릴지 모르나, 자기인식을 제대로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한테 묻는 것이다.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에게 도전하고, 당신을 밀어붙이고, 당신을 돕고, 당신이 잘되기를 바라는 친한 친구와 가족 그리고 동료, 이른바 당신의 '이너 서클' 사람들한테 말이다. 그들에게 당신이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지 물어보라. 모두가 '아니'라고 답한다면, 스스로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할지라도 당신은 그런 사람이 아닌 것이다. 자기 평가가 이너 서클 사람들의 평가와 일치할 때, 당신은 높은 수준의 자기인식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p.47

 

이 책은 코비 브라이언트, 스테판 커리 등 15년간 NBA 슈퍼스타들의 성과 코치로서 최고의 선수들의 일상과 루틴, 작은 습관까지 함께한 저자가 ‘타고난 재능을 뛰어넘어 압도적 성과를 만드는 습관의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큰 변화는 결국 사소한 것들이 축적되어 만들어내는 것이며, 성공이란 어느 날 갑자기 무심코 일어나는 마법 같은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성공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사소한 일을 더 잘할 뿐이다. 하지만 기본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문제는 그 기본을 매일매일 실천하는 것이다.

 

저자는 2007년 나이키 사가 주최한 코비 브라이언트 기술 아카데미에 캠프 스태프로 참여하게 되었다. 미국 최고의 고등학교와 대학 농구선수들을 불러 모아 세계 최고의 농구선수에게 배울 수 있는 미니 집중 캠프를 개최한 것이다. 당시 세계 최고의 농구선수는 코비 브라이언트였고, 저자는 그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새벽 3시 30분쯤 체육관에 도착했고, 45분간 그야말로 충격에 빠지고 만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최고의 선수가 기본적인 훈련들만 계속 하는 것을 지켜본 것이다. 그는 절대 기본적인 동작들에 싫증 내지 않았고, 단순하게 모든 것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쌓아 올리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점이 바로 그를 세계에서 뛰어난 선수로 만든 것이다. 눈에 보이는 화려한 것, 우리가 경기를 보며 감탄해 마지 않는 것, 그리고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포스터를 내걸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들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 밑에는 거대한 빙산이 있었던 것이다.

 

 

인격은 당신 삶에서의 모든 측면의 토대이다. 궁극적으로는 당신의 설정값 또는 기본이 된다. 인격을 갖출 경우,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누가 어깨 너머로 쳐다보든 개의치 않고 행동할 수 있다. 만일 직원들이 정직하기를 바란다면, 당신이 먼저 정직함을 보여라. 그들의 충성심을 원한다면, 먼저 당신이 그들을 섬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하라.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은 스스로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일종의 위선이며, 코치 겸 리더인 당신의 능력에 손상을 입힌다. 내가 만난 비즈니스 및 스포츠 분야의 정상에 오른 사람들은 카메라가 있든 없든, 소파 위에서든, 수백만 관중 앞에서든 친구들 사이에서든 늘 한결같다. 그들은 본질적인 면에서 늘 같은 사람이며 그 어떤 가식도 없다.   p.274

 

마이클 조던, 찰스 바클리, 코비 브라이언트와 스테판 커리 등 NBA 슈퍼스타들의 진짜 성공 요인은 코트 바깥에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실력만으로는 결코 슈퍼스타가 될 수 없다고. 이 책은 그들의 성공 요인을 일상의 영역에서 찾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저자인 앨런은 15년 동안 성과 코치로서 NBA 슈퍼스타들의 일상과 루틴, 작은 습관까지 함께했다. 선수들의 경기장 밖 모습까지 생생하게 지켜봐 왔기에 이런 책을 쓸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선수, 코치, 팀으로 크게 나누어 각각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다섯 가지 특징들을 담고 있다. 스포츠 분야에서 선수, 코치, 팀의 역할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직원, 관리자/최고경영자, 조직에 해당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 세 부분이 따로 노는 게 아니며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야 한다는 거다. 각각의 역할에 해당되는 키워드도 흥미롭다. 우선 선수, 즉 개인이 성공하기 위해 가져야 할 특징은 자기인식, 열정, 훈련, 수용력, 자신감이다. 리더로서 다른 사람들을 이끌고 가기 위해 필요한 특징은 비전, 문화, 섬김, 인격, 권한 위임이다. 마지막으로 비전과 임무를 공유하면서 함께 일하는 모든 조직을 위한 키워드는 믿음, 이타심, 역할 명료성, 커뮤니케이션, 화합이다. 15개의 키워드로 살펴보는 각각의 성장 동력들은 위기의 순간에도 절대 흔들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이기는 습관을 만들 수 있도록 해준다.

 

우리는 살면서 매일 선택을 한다. 열심히 하기를 선택할 수도 있고, 열심히 하지 않기를 선택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결국 우리가 한 선택들의 결과'라는 점이다. 성공하고 싶다면, 주변에 지켜보는 사람이 없을 때나 그러고 싶지 않을 때조차도, 매일 더 나아지도록 선택해야 한다. 단순히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성공하려면 그만한 희생을 치러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칠흑 같은 새벽에 아무도 없는 체육관에서 땀 범벅이 된 채 기본 동작을 반복하는 슈퍼스타의 모습은 보지 못한다. 사실 기본은 간단하다. 그러나 쉽지 않다. 우리는 기본을 배우고, 기본을 깨닫고, 기본들을 마스터해야 한다. 흘러가는 인생을 의미 있게 바꾸고 싶다면, 화려한 경기 뒤에 숨겨진 NBA 슈퍼스타들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그리고 경기장 밖에서도 통하는 NBA 슈퍼스타들의 성공 원칙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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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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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에 글자가 쓰여 있었다.
죽지 않았어
등줄기에 소름이 끼쳤다.
버번을 마시고 나서 혹시 무심결에 여기저기 방황하다가 도로 이 방에 왔던가.....?
아니다.
필름이 끊기지는 않았다. 이 글자를 쓴 건 그녀가 아니었다.    p.39

 

티나 에번스는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던 중에 낯선 이의 차에 탄 그녀의 아들 대니를 본다. 대니는 1년전 의문의 버스 사고로 죽은 그녀의 열두 살 난 아들이다. 그녀는 아직도 외아들을 잃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고, 어쩌면 대니가 그 사고로 죽은 게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보기도 한다. 물론 아들이 죽지 않았다는 생각은 비이성적이었지만, 그녀가 다른 아이를 대니로 착각한 것이 처음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최근에 자꾸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아직 치우지 못한 아들의 방에 있던 칠판에 '죽지 않았어'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 게 발견되고, 라디오가 저절로 켜지고, 방 안에 있던 물건들이 저절로 움직이고, 대니가 살려달라고 외치는 악몽을 수시로 꾸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상한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그 공간의 온도가 얼어붙을 정도로 급격히 내려갔다가, 기괴한 증상이 사라지고 나면 다시 정상 기온으로 바뀌곤 했다.

 

이 모든 일들이 대니가 살아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한 티나는 대니의 무덤을 열어보기로 한다. 왜냐하면 1년 전 사고 당시, 관계자들이 상태가 나쁘다고 보지 말라고 했기에 아들의 시신을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변호사를 통해 시신 발굴 요청을 하는데,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그녀 주변에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아세요?"
"뭡니까?"
"무덤을 열어보고 싶어요."
"대니의 시신을 발굴하고 싶으십니까?"
"네. 아이 시신을 한 번도 보지 못했으니까요. 그래서 아이가 떠났다는 걸 받아들이기가 이토록 힘든 거예요. 악몽을 꾸는 것도 그래서고요. 시체를 봤다면 아이가 죽었다는 걸 확실히 알았을 테니 대니가 여전히 살아 있을 거란 상상도 하지 않았을 거예요."   p.147~148

 

이 작품은 딘 쿤츠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리 니콜스'라는 필명으로 40년 전에 썼던 소설 중 하나이다. 그 오래 전에 지금의 '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예견했다고 엄청난 화제가 되고 있으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역주행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딘 쿤츠는 스티븐 킹과 함께 서스펜스 소설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며 전세계 5억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그 명성에 비해 국내에서는 그다지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던 작가인데, 이번 작품으로 인해 아마 조금 더 독자들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재미있는 건 사실 이 작품이 홍보되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코로노19 바이러스를 예견 하거나, 2020년 현재 바이러스가 창궐한 사태를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 작품 속에 그와 관련되어 언급되는 부분은 단 네 줄뿐이다. "그 물질은 우한 외곽에 있는 DNA 재조합 연구소에서 개발되어 ‘우한-400’이라는 이름이 붙었소. 그 연구소에서 만들어진 인공 미생물 중 400번째로 개발된, 독자 생존이 가능한 종이었기 때문이오. (p.435)" 아주 우연히도 극중 바이러스의 이름과 배경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딱 맞아 떨어진 것이다. 덕분에 1981년 쓰인 소설이 2020년 세계 각국의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놀라운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러니 만약 이 작품을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재난 소설이라고 생각했다면 읽으면서 예상과는 다른 전개에 당황할 수도 있겠다. 이 작품은 초자연적인 현상이 주요 소재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일종의 공포소설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작품은 그의 후기작에서 나타나는 '강렬함이라든가 인물의 깊이, 복잡한 주제나 전개 방식도 없고, 목이 바짝 타오르는 공포감도 없는' 자신의 초기작이라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소설을 읽는 단순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해서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자연스레 빨라지고, 인물이 겪고 있는 공포가 고스란히 느껴져서 함께 오싹해지며, 스릴과 유머, 매력적인 캐릭터와 감동까지 담고 있는 작품이라 누구라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현대의 스릴러 작품들과는 다르게, 마치 고전 공포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읽게 되는 이 작품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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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 서양철학사 -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부터 니체와 러셀까지
프랭크 틸리 지음, 김기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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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철학사에서 독특한 인물이다. 그는 전혀 글을 쓰지 않았지만, 제자 플라톤을 통하여 서양 철학의 전체 발전에서 헤아릴 수 없는 영향을 발휘한 진정한 사상가였다. 플라톤의 대화록은 스승과 제자의 사유가 결합되어 있음을 보여주며, "진짜" 역사적 소크라테스가 실제로 개진한 이론과 소크라테스를 대변가로 삼은 플라톤의 이론을 구별하는 문제는 풀 수 없다... 역사적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이상화된 소크라테스를 구별하기 위하여 우리가 갖고 있는 독자적인 증거는 거의 불충분하다.   p.92

 

20세기 전반에 걸쳐 미국 각 대학의 철학과 역사학 분야에서 오랫동안 교과서로 사용되었던 책이다. 서양 철학을 다루고 있는 책들이 많이 있지만, 프린스턴 대학에서 평생 철학 교수로 가르친 프랭크 틸리 교수가 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객관성과 공정성'일 것이다. 그는 철학사에서 나중에 등장하는 체계들이 앞선 학파에 대해 아주 훌륭한 비판을 제공한다는 확신을 갖고서 자신의 비판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러셀의 <서양철학사>가 저자의 개성과 주관이 강하게 반영된 책이라 철학사에 대한 공정성과 균형 잡힌 객관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데 비해, 조금 더 공정하고 균형 잡힌 철학사를 다루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책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1914년에 초판이 발행되었고 이후 몇 차례의 개정을 거치는 동안, 철학 교재로 많이 채택이 되었던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을 테고 말이다.

 

러셀의 <서양철학사>는 단순히 철학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기술하고 있지 않고 책을 읽는 독자들이 철학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명쾌하고 재미있게 쓴 책이라, 누구라도 쉽게 철학에의 입문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다소 어렵고, 딱딱하고, 지루하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철학사를 객관적으로 한편 살펴보고 싶다면, 틸리의 <서양철학사> 읽어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틸리는 역사적 철학자들과 그들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명료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이 책을 썼고, 이러한 명료함은 이 책 전체에 스며들어 있으니 말이다.

 

 

칸트의 철학은 수많은 문제를 암시했다. 맨 처음이며 아마 결코 어렵지 않은 과제는 철학에서 일어난 칸트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있다. 정신이 자연에 법칙을 규정하지 그 반대가 아니라는 그의 의도 말이다. 당대의 문헌을 보면, 그 의미를 파악하려는 시초의 노력들 가운데 많은 것이 어떻게 실패했는지 드러난다... 어떤 사람들은 칸트의 가르침에서 종교의 역사적 토대를 파괴하고 자연주의를 증명하는 교묘한 술책을 파악했고, 어떤 사람들은 그의 가르침이 쇠퇴하는 신앙-철학을 위한 새로운 토대가 아닌가 하고 의심했다.   p.557

 

철학사란 단순히 철학 이론의 연대기적 나열과 설명이 아니라 철학 이론간의 관계, 그것들이 산출된 시대, 그리고 그 이론을 제공한 사상가들과 관련된 연구로 오랜 기간 숙고된 인간의 사유가 어떻게 발전했는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는 각각의 세계관을 그 고유한 상황에 놓고, 그것을 현재와 과거와 미래의 지적, 정치적, 도덕적, 사회적, 종교적 요소와 연결 지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므로, 우리가 지금도 여전히 철학사를 다루고 있는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서양 사상의 모든 체계를 떠받치는 초석을 놓은 그리스 철학에서 시작한다. 당대의 환경, 정치, 문학, 그리고 종교적 기원을 살펴본 후 기본적인 그리스 철학의 개관을 짚어 보고 소피스트 이전 철학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탈레스, 피타고라스 등을 거치며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위대한 체계가 시작된 시대를 다루면서 더 깊이 있게 그리스 철학의 세계를 탐험하기 시작한다. 이어지는 중세 철학과, 근대 철학, 현대 철학에 이그리까지의 과정은 그 내용도 방대하거니와 분량도 엄청나서 한번에 요약할 수도, 읽고도 제대로 다 소화했다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정말 교과서처럼 자주 들여다보고, 여러 번 재독해야 서양철학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고 할 것 같다. 어떤 철학 교수는, “철학사는 특색과 장점이 저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 종류도 또한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국내에도 여러 철학사 책들이 출간되어 있는데, 각각의 장단점이 있을 테니 다양하게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서양철학사를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면,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쓰인 서양 철학사를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20세기에 전반에 걸쳐 오랫동안 사랑 받은 불후의 명저라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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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04-24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은 책 바로 추가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피오나 2020-04-25 13:14   좋아요 0 | URL
ㅎㅎ 재미있게 읽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