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더 미세스 - 정유정 작가 강력 추천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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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는 뭔가 기분 나쁜 구석이 있다. 왠지 모르게 불안하고 거슬리는 무언가가 있지만 도무지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지붕이 있는 현관 테라스가 집 너비만큼 탁 트여 있어 겉으로 보기에 전원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데다 정사각형 모양의 벽마다 창문이 나란히 있어 근사하기까지 했다... 외관으로만 보면 꺼릴 구석이 없는 집이었다. 하지만 나는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다. 어쩌면 집처럼 우중충한 잿빛 날씨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p.7

 

의사인 세이디는 남편, 아들과 함께 외딴 섬의 오래된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온다. 집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뭔가 불안하고 거슬리는 듯한 기분이 들어 전혀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떠밀리듯 오게 되었다. 남편 윌의 외도, 아들 오토의 학교 문제와 병원에서 있었던 의료 사고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던 중이었고, 윌의 누나 앨리스가 죽고 홀로 남겨진 조카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누나는 집과 상속 재산, 계좌에 남은 얼마의 돈을 유산으로 남겼고, 열여섯 살의 조카가 열여덟 성인이 될 때까지 돌봐주는 것이 조건이었다. 하지만 앨리스의 딸 이모젠은 새로운 가족에게 적개심이 가득했고, 섬에서의 고립된 삶 역시 쉽지가 않았다. 늦은 밤 마지막 페리가 떠나면 말 그대로 섬에 갇혀 나가지 못한다는 현실 또한 세이디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집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이웃집 여자가 살해당한 채 발견되고,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는다. 너무 가까이에서 벌어진 비극적이고 참혹한 사건 앞에서 세이디의 가족은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었고, 이모젠은 점점 수상한 행동을 보였고, 세이디의 주변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한편 세이디의 룸메이트였던 친구 카밀은 세이디의 남편인 윌과 불륜관계이다. 사실 카밀이 윌을 세이디보다 먼저 만나 호감을 가졌지만, 우연한 기회로 세이디와 윌이 알게 됐고 결국 결혼까지 어이지게 된 거였다. 카밀은 화가 났고, 질투심으로 인해 윌을 적극적으로 유혹하며 점점 그에게 집착하기 시작한다.

 

 

 

"모르셨습니까, 닥터 파우스트? 여성이 항상 가정폭력의 피해자인 것은 아닙니다. 가해자일 때도 있지요. 가정폭력이라 하면 보통 아내를 때리는 남자를 먼저 떠올리지만 반대의 경우도 제법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여러 연구에 따르면 불안정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폭력 사건의 50퍼센트 이상이 여성이 먼저 시작한 경우라고 합니다. 미국 내 살인 사건의 가장 큰 원인은 질투심이죠."
그의 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p.293

 

이야기는 세 여자의 시점으로 교차 진행된다. 가족들과 함께 섬으로 이사를 오게 된 세이디와 그녀의 친구 카밀, 그리고 엄마를 여의고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는 어린 소녀 마우스의 시점이다. 마우스는 아빠와 둘이 사는 생활이 행복했지만, 곧 새엄마가 생겼고, 아빠가 출장을 위해 집을 비울 때마다 새엄마는 폭언과 폭행으로 아이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마우스는 아빠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아빠가 새엄마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기에 차마 그 행복을 깨뜨리고 싶지 않다. 하지만 새엄마의 태도는 점점 심해졌고,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과연 세이디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실체는 무엇이며, 카밀과 윌의 관계는 어떻게 지속될 것이고, 마우스는 새엄마에게 반격을 할 수 있을까.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자신의 행동들로 인해 점점 사건의 용의자가 되어가는 세이디의 절망과 윌을 완전히 가질 수 없어 슬픈 카밀의 외로움, 그리고 어린아이로서 감당하기 힘든 일들에 직면한 마우스의 부서진 마음은 어떻게 될까.

 

이 작품은 <굿 걸>이라는 작품으로 만났던 메리 쿠비카의 신작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정유정 작가가 극찬을 한 추천평으로 더 화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쓰겠다고 결심했으나 아직 못 쓴 게 아니라, 생각조차 못 해봤으면서 빼앗긴 것처럼 억울한 이야기. 어찌나 힘을 주고 봤는지, 다 읽고 나면 온 몸이 뻐근해지는 이야기, 밤을 새워 폭주해버린 후, 나는 이렇게 못 쓰겠다고 손들고 마는 이야기'라고 했으니 이 추천평만으로도 이 책을 선택한 독자들이 꽤 많을 것이다. 오백 페이지가 넘는 꽤나 두툼한 분량의 이 작품은 중반이 훌쩍 지날 때까지도 그리 특별할 게 없다. 세 여성 캐릭터의 시선으로 교차 진행되는 방식이나, 각각의 인물들이 처해있는 상황, 성격 등은 여타의 스릴러에서 숱하게 보아왔던 그것과 크게 다를 게 없으니 말이다. 이 작품의 탁월함은 후반부에 있다.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깜짝쇼를 위한 반전이 아니라 전체 이야기의 구조 자체를 완전히 뒤집어 버리는 한 방이 후반부에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꼼꼼하게 설계된 복선들이 구석구석 포진하고 있다. 독자들이 그걸 처음부터 알아차리기란 쉽지 않을 테지만 말이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비슷비슷한 심리 스릴러에 지쳤다면, 독창적인 구성과 절묘하게 구축한 플롯으로 정유정 작가의 극찬을 받은 작품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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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로 읽는 한국 정치사 - 우리의 운명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김현성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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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부정선거 시비를 없애기 위해 대선이 끝난 뒤 그 기표 용구는 전량 폐기되었고, 1994년 통합선거법을 제정하면서 동그라미 안에 점 글자를 넣은 현재의 기표용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럼 왜 하필 이 글자를 넣은 것일까? 어느 후보가 당선될지 알아 맞히는 것이 점을 치는 것과 같다는 뜻일까? 전혀 아니다. 이 글자를 사용한 것 역시 무효표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노력이다. 점 복 자를 사용하면 전사되었을 때도 유권자가 실제로 어느 후보에게 투표한 것인지 쉽게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p.184

 

격동과 파란의 한국 정치와 민주주의는 1948년 국내 최초로 근대적 민주 선거가 도입된 이래 50여 차례가 넘는 크고 작은 선거를 치르며 발전해왔다. 이 책은 지난 선거를 통해 우리의 운명을 좌우한 한국 정치사의 결정적 순간을 되돌아본다. 1948년 5월 제헌의회 선거에서 2017년 헌정 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을 거쳐 2020년 4월 제21대 총선에 이르기까지 70여 년 동안 우리는 열아홉 번의 대통령 선거, 스물 한 번의 국회의원 선거, 일곱 번의 전국 동시 지방선거를 치렀다.

 

정치학을 전공하고 현재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으로 제 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유가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이 현실 정치와 선거를 무대로 펼치는 역전과 반전의 드라마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 연구하고 싶었던 거라고 하니, 이 책은 바로 그에 대한 결과이기도 한 셈이다. 투표권이 생긴 이후로 늘 선거와 함께해왔지만, 이렇게 선거의 이모저모에 대한 정보를 접해본 적은 없었던 터라 굉장히 흥미로운 책이었다. 각종 선거 용어 사전부터 시작해 선거의 역사, 기표용구 변천사와 투표용지 변천사, 그리고 선거일을 어떻게 정하는 것인지, 선거에 출마할 때 필요한 돈의 금액에 어느 정도 되는지까지 모든 정보들이 수록되어 있으니 말이다.

 

 

 

극적인 승부 끝에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노무현 당선자는 곧 당선 무효 시비에 휘말렸습니다. 이러한 시비는 어처구니없게도 선거가 끝난 뒤 한 특수학교 교사가 허위로 작성한 '정보기관 중견 간부의 양심선언'이라는 문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문서에 따르면 정보기관이 중앙선관위의 개표 시스템을 조작했으며, 개표 분류기가 오작동해 이회창 후보의 표가 노무현 수보의 표로 계산되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개표 분류기 오작동으로 표가 바뀌었다는 주장은 근소한 표 차이로 승부가 갈린 대선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어온 음모론이었습니다.     p.326

 

4.19 혁명, 유신헌법, 10.26 사태, 6월 항쟁 등 대한민국을 뒤흔든 역사적 사건 뒤에 언제나 '선거'가 있었다. 그러니 우리가 그동안 치뤄온 50여 차례의 선거는 우리 현대 정치사를 만든 크고 작은 정치적 사건의 원인이자 결과인 것이다. 선거제도는 드라마틱한 한국 정치사의 굴곡을 주조했고, 변화의 갈림길에 직면했을 때마다 살아 움직이는 민심을 반영해왔다. 이 책은 선거를 통해 대한민국을 뒤바꾼 결정적 순간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선거의 흥미진진한 뒷이야기와 기네스 기록, 투표 상식 등 선거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풍부한 사진 자료와 함께 수록되어 있어 살아 숨 쉬는 선거의 역사를 통해 현대사의 흐름을 꿰뚫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선거 역사상 가장 적은 표차로 당락이 결정되었던 것은 바로 0표차였다니 흥미로웠다. 당시 득표수가 같았지만 연장자가 당선이 된 것이다. 선거비용 제한 제도가 도입된 이래 가장 많은 선거비를 썼던 것은 총 500억 8,714원을 지출한 18대 대선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였고, 반대로 가장 적은 선거비용을 지출한 대선 후보는 5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신흥당의 장이석 후보로 13만 4,000원을 지출했다고 한다. 단 1표 차이로 당락이 갈린 경우도 꽤 여러 차례 있었다고 하니, 선거와 관련된 기록들은 그 자체로도 드라마틱한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다. 매번 선거가 끝날 때마다 등장하는 음모론과 투표 조작 논란에 대해서도 들려주고 있어, 그야말로 현실이 영화보다 더 영화같다는 생각을 새삼하게 되었다. 내년에도 선거가 두 차례 치뤄질 예정이니, 이 책을 통해서 조금 더 소신 있는 한 표를 선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다면 좋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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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의 방 - 법의인류학자가 마주한 죽음 너머의 진실
리옌첸 지음, 정세경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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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육신이 부패하고 남은 뼈는 그 사람이 한때나마 이 세상을 살았다는 증거다. 뼈는 살아 있을 때와 세상을 떠난 뒤에 겪은 일을 모두 담고 있다. 뼈는 살아 있을 때와 세상을 떠난 뒤에 겪은 일을 모두 담고 있다. 뼈는 망자의 세계와 이 세계를 잇는 다리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내가 많은 연구 분야 중에서 병리학을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다.... 우리는 뼈를 생체역학이나 생물학적 측면에서만 이해하려는 게 아니다.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온 뼈들이 어떻게 세상 사람과 교집합을 갖는지 이해하려는 것이다.     p.48~49

 

법의학을 다루고 있는 책들은 꽤 찾아서 읽어본 편인데, 법의인류학을 다루고 있는 것은 이 책이 처음인 것 같다. 법의인류학이란 고고학, 인류학, 법의학 등 다양한 지식을 응용해서 뼈를 분석한다. 법의학자가 주로 시체에서 사망 원인을 찾는다면 법의인류학자는 뼈를 분석해 유골의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고, 사망의 종류와 원인을 관찰해낸다. 이 책의 제목인 ‘뼈의 방’은 기증받은 유골을 모아둔 법의인류학자의 특별한 공간을 말한다. 연구자들은 뼈의 방에 있는 유골들을 통해 망자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가려진 진실을 읽어낸다.

 

 

1920년대 케이프타운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학생이 스코틀랜드 북부의 서덜랜드 농장에서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총 아홉 사람의 유골을 손에 넣었다. 이들은 붙잡혀 끌려온 뒤 강제 계약을 맺고 농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었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흐른 2017년 무렵, 해당 대학교에서 시신 관리를 책임지고 있던 박사가 과거에 비합법적으로 얻었던 유골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유골을 과학적으로 검증해서 후손에게 돌려주려는 목적으로 2년에 걸쳐 공공 반환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법의고고학과 고고학으로 찾아낸 유골 주변 환경의 증거와 오래된 뼈에서 DNA를 추출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이들은 한 인간으로서 유골이 가진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세상에 살아 잇는 사람은 제아무리 많은 죽음과 마주한다 해도 죽은 이들과 교집합을 만들 수 없다. 하지만 해부학에 발을 담그고 그 아름다움을 이해하면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의 평행우주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다. 이 다리를 건너본 사람은 해부학이 준 특별한 경험을 잊을 수 없다. 첫걸음을 들여놓은 순간부터 해부학의 모든 것이 몸 안의 신경 하나하나를 일깨우기 때문이다.     p.174

 

신진 법의인류학자로 주목받는 저자는 이 책에서 뼈를 통해 마주한 죽음 너머의 진실, 고인이 미처 들려주지 못한 이야기에 주목한다. 그리고 뼈는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한때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던 사람이었음을 기억해달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음은 단순히 육신의 작동이 멈추는 일이 아니'라는 점과 '죽음에 대해 고려해야 할 요소들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체와 뼈에 남은 상흔 및 그 분포를 분석해 '죽은 사람이 비인도적인 대우를 받았는지 범인이 살인을 저지른 뒤에 다른 이야기를 꾸며내 진상을 숨긴 것은 아닌지' 추측해볼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시간과 공간, 삶과 죽음의 경계를 뛰어넘는 뼈를 통해 과학적, 문화적으로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어 대단히 흥미로운 책이었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치열한 현장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어렵지 않게 법의인류학이라는 생소한 학문에 대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본즈>, <CSI:과학수사대> 등을 즐겨본다면, 이 책도 굉장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법의인류학자들은 억울하게 잊히는 죽음이 없도록 지금도 사건 현장에서 묵묵히 진상을 밝혀나가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역사 속 미제 사건, 세계적으로 논란거리가 된 사건을 색다른 시각으로 풀어낼 뿐만 아니라 이름조차 잃어버리고 쓸쓸히 잊힌 사람들의 목소리까지 들려준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치열한 현장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질 것이다. 모든 유골에는 저마다의 비밀이 담겨 있다. 그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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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7 1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피오나 2021-07-27 14:28   좋아요 0 | URL
이 책 재미있어요. 빌려 보시길!^^
 
프리띵의 맛있는 디저트 캔들
프리띵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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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이 되었지만 폭염에다 코로나 단계 격상으로 인해 휴가를 떠날 수도 없고, 집밖에 나가는 것도 자제해야 하는 요즘이다. 그야말로 강제 집콕 생활을 하게 된 무더운 여름,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위해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들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번에 만난 것은 취향대로 만드는 디저트 캔들 레시피 북이다. 캔들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지면서, 다양한 캔들들이 판매되고 있다. 지나가다 한 번쯤 예쁜 캔들에 시선을 사로잡혔던 적이 있다면, 이 책과 함께 캔들 만들기에 도전해보자.

 

 

이 책은 캔들 공방 대표이자 캔들 관련 유튜브를 운영하는 '프리띵'만의 캔들 제작 노하우를 듬뿍 담고 있다. 기존 유튜브 채널에 있는 모든 캔들의 레시피를 정확하게 정리했고, 다양한 작품 제작과 경험을 하면서 느꼈던 팁들도 수록되어 있다.

 

아주 기초 단계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있어 초보자라도 재료만 준비하면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우선 소이 왁스, 젤 왁스 등 기본적인 왁스 이론부터 시작해 용도에 맞는 왁스의 특징, 캔들 공예에 필요한 도구 등을 살펴보며 기초를 다진다. 그리고 수제 몰드 만드는 방법과 소이 왁스와 젤 왁스를 이용해 캔들을 만드는 방법을 각각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각 과정별 사진과 함께 향료 첨가 온도, 붓는 온도, 크림을 짜는 방법 등 제작 과정이 상세하게 수록되어 있어 초보자도 실패 없이 캔들을 완성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일부 작품은 QR 코드를 통해 만드는 방법과 제작 스킬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이해를 도와준다. 책에 수록된 사진들의 퀄리티도 뛰어난데, 실제 먹어도 되는 디저트처럼 보일 정도로 근사한 디저트 캔들들을 보면서 감탄했다. 사진 속에서 달콤한 향기가 느껴지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사진 연출도 훌륭해서 디저트 캔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들어준 책이다.

 

 

캔들은 냄새나 습기를 제거하는 기능적인 용도 외에도 분위기를 연출하거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는 등 장식용으로도 많이 사용한다. 그 중에서도 '눈으로 먹는'다는 표현을 써도 될 만큼 맛있는 디저트 캔들의 모든 것이 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 아이스크림, 머랭 쿠키, ABC 초콜릿, 크림 토스트, 마카롱, 까눌레, 와플, 망고 빙수, 하리보, 맥주, 칵테일, 모히또 등등... 세상의 온갖 디저트들이 캔들로 만들어져 눈을 즐겁게 해준다.

 

폭염으로 인해 몸도 마음도 지친 요즘, 가벼운 취미 생활을 통해 힐링을 얻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캔들 공예를 통해 오롯이 만들기에만 집중하는 시간이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특별한 위안이 되어줄 것이다. 실제 디저트와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홈카페, 디저트 캔들 세상으로 오신 것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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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인생그림책 12
박희진 지음 / 길벗어린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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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이곳 저곳 아픈 곳이 많아지게 마련이다. 움직이는 건 점점 더 귀찮아지고, 집에서 꼼짝 않고 있는 나날들이 그렇게 점점 늘어날 것이다. 여느 날처럼 가만이 있어도 몸이 으슬으슬하고, 다리가 욱신거려 이불을 뒤집어 쓰고 집에 있는 할머니에게 귀여운 손녀가 찾아온다.

 

"할머니 수영장 가요!"
"싫다!"

 

손녀와 할머니의 이 대화는 수영장에 다녀오는 마지막 장면에서 전혀 다른 느낌으로 되풀이 된다. 대체 수영장에서 할머니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움직이지 않고 있어도 여기저기 쑤시는데 귀찮게 수영장을 가자는 손녀의 성화에 못 이겨 따라 나서지만, 할머니는 도착해서 수영복을 갈아입으면서도 괜히 나왔다 싶다. 수영장에 왔지만 꼼짝도 않고, 놀지도 않는 할머니에게 투덜대던 손녀는 혼자 다른 쪽으로 놀러 가버린다.

 

할머니는 나도 소싯적에는 날아다녔다며 힘차게 수영하는 이들의 모습을 구경한다. 오랜 만에 보는 수영장의 물빛이 너무 예뻐서 무심코 물 속에 발을 담궈 보니 생각보다 나쁘지가 않다. 그렇게 물 속에 들어 갔더니, 천근만근이었던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드는 것이 아닌가.

 

 

이 작품은 할머니와 손녀라는 등장 인물을 통해서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를 귀엽고, 따스하게 보여주고 있어 너무 좋았다. 억지로 수영장에 가서 심드렁했던 할머니가 막상 물속에 몸을 담그는 순간 벌어지는 마법 같은 풍경들이 마음을 설레게 만들어 주었다.

 

물빛으로 가득한 풍경이 페이지마다 청량감을 주는 이 책은 읽는 내내 수영장에 가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에너지 넘치는 아이도, 움직이는 게 귀찮기만 한 어른도 모두 물속에서는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유쾌한 이야기도 너무 사랑스럽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계절이다. 게다가 올해는 열돔 현상으로 인해 폭염이 여러 날 지속되고 있어 몸도, 마음도 모두들 지쳐있다. 코로나 단계 격상으로 인해 집밖에 나가는 것도 자제해야 하고,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휴가를 떠날 수도 없는 요즘이다. 에어컨을 종일 틀어 놓고 있어도 축축 쳐진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해지는 그림책 한 권 아닐까.

 

마음대로 수영장이며, 바다며 떠나지 못하고 무더운 여름에 집콕하느라 지루해하는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어 보자. 만사가 귀찮고, 아무 것도 하기 싫은 어른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이 우리가 잊고 있었던 열정과 꿈을, 그리고 자유로움을 간접 체험하게 해줄 테니 말이다.

 

“이제 집에 가요!”
“싫다!

 

물놀이를 끝내고 돌아가는 길, 할머니의 발그레한 두 볼과 반짝이는 눈 덕분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귀여운 할머니와 함께 푸르른 물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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