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바리스타 첫걸음 - 집에서 시작하는
황호림 외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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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어쩌다 한 두끼를 안 먹더라도 상관없지만, 하루라도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히는 사람, 바로 나다. 아주 어린 시절 꼭 식사 후에 커피를 타서 마시는 엄마를 보며 쓰기만 한 것 같은데 그게 그렇게 맛있냐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엄마는 너도 어른이 되면 커피 맛을 알거라는 식으로 말을 했었는데, 나 역시 이제는 커피가 없으면 안 되는 나이가 되고 말았다.

 

그 동안 카페에서 파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 외에도, 집에서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커피를 즐겨 왔다. 커피포트, 핸드드립, 프렌치프레스, 더치커피, 모카 포트를 거쳐 요즘은 편리하다는 이유로 캡슐커피를 애용하고 있다. 

 

 

커피는 원두의 종류에 따라, 로스팅하는 방식에 따라, 그리고 추출하는 방법에 따라 너무도 다양한 맛을 내는 음료이다. 요즘은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보다는 각자의 개성을 살린 자그마한 커피숍들이 더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은 스페셜티 커피 문화에 열광하는 나라이고,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훨씬 많은 수의 바리스타 자격 보유자가 있다고 한다.

 

 

나도 커피를 굉장히 오랜 시간 마셔왔고, 온갖 커피 추출 도구를 사용해보았고,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서 시간과 돈과 수고를 들여 왔다.  그러다보니 종착점은 자연스레 홈카페가 되는 것 같다. 홈 카페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더 신선한 원두로, 추출 방식의 변화에 따라 각기 다른 커피 맛을 편하게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은 렇게 커피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홈 바리스타 바이블이다.

 

 

이 책은 상세한 사진 설명과 함께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QR 코드를 수록해 다양한 추출 방법을 쉽게 따라 해볼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커피 레시피도 수록되어 있다. 카페오레, 비엔나 커피, 카푸치노, 아이리시 커피, 카페 콘파냐 등의 메뉴를 카페가 아니라 집에서 따라 해볼 수 있으니 홈카페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눈여겨 보게 될 것 같다.

 

그 외에도 커피의 역사, 커피 잔의 종류와 선택 가이드, 커피의 신선도를 확인하는 방법, 커피 메뉴와 이름에 숨겨진 비밀 등 관련된 정보들도 풍부하다.

 

 

언젠가 커피에 관한 통계를 보고 놀랐던 적이 있다. 한해 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신 커피가 약 250억잔에 달한다는 기록이었다. 전체 인구를 5천만명이라고 할때, 1인당 연간 500잔의 커피를 마신 셈이다. 전 국민이 하루에 최소 한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것이니, 커피는 우리의 일상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음식이다.

 

커피의 산미, 바디감 등 그 향미의 차이를 느끼고 원두 취향이 생기기 시작하면 커피가 더욱 좋아지고, 맛있는 커피에 대한 욕심이 생기게 되면 직접 해보고 싶어진다. 이 책 하나면 집에서 커피를 쉽게 볶고 추출할 수 있고, 다양한 레시피를 활용해 웬만한 카페 못지 않게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커피와 바리스타에 대한 전문성을 집에서, 책 한 권으로 마스터할 수 있다니 얼마나 편리한 세상인가. 커피에 대한 기본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은 입문자들에게 더 없이 친절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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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뜬 곳은 무덤이었다
민이안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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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부가 전혀 남아 있지 않은 나도 여전히 나라고 할 수 있어? 인간인 주인님도 그런 나를 예전의 나와 같다고 인정해 주실까? 너 같은 최신형들은 어떻게 생각하도록 프로그램되었는지 모르겠는데, 구형인 우리한테는 꽤나 어려운 문제거든."
달의 진지한 대답에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그저 막연히 매우 높은 인공 지능을 가진 로봇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깊은 사고와 관념적 고민을 지닌 존재를 단순히 기계라고 치부해도 괜찮은 건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조금 혼란스러웠다.       p.47~48

 

나는 온 세상이 새하얀 덩어리 천지인 곳에서 눈을 뜬다. 정체 모를 새하얀 덩어리들 사이 어딘가에 끼어 있는 상태라 몸이 마음처럼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러다 아래쪽으로 빛줄기가 길게 새어 들어왔고, 순식간에 아래로 떨어지며 겨우 팔과 다리를 빼낼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둘러썬 비현실적인 광경과 마주하게 된다. 커다란 공터에 새하얀 마네킹들이 쌓여 작은 둔덕을 이루고 있었고, 쌓여 있는 마네킹의 산 속에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그곳은 안드로이드 세계 업사이클 센터로 일종의 쓰레기장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만난 구형 안드로이드 달과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정체에 대해 깨닫게 된다. 파란 피 타입, 4세대, 일련번호 1101로 자신도 역시 인간이 아니라 안드로이드였던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나는 스스로를 로봇이 아니라 인간이라고 생각한다는 거다. '비록 내 몸은 현재 이런 상태지만, 나는 분명 인간이 맞다' 라고, 나는 자신이 왜 이런 몸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내려고 한다. 하지만 자신에 대해 제대로 기억나는 것도 없고, 딱히 의지할 곳도 없었던 나는 달의 비밀스러운 임무(파란장미 찾기)에 동참하게 된다. 함께 여행하며 안드로이드인 달에게 인간적인 유대감을 표현하고, 임무를 모두 완수한 뒤에도 지금 처럼 곁에 있어 달라고, 계속 같이 있자고 말한다. 그들은 이 여정을 계속 함께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망가진 메모리의 백업 데이터를 찾고, 자신의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 알게 될까.

 

 

 

그렇다면 협상을 해야만 했다. 내 곁에 있겠다는 선택지를 골랐을 때에 충분한 메리트가 될 수 있을 만한 무언가를 제시하면서.
“나에게는 은혜를 갚고 싶어 하는 특성이 있어. 그러니까 네가 내 곁에 있어준다고 하면, 난 너와 함께 바다에 가는 명령어를 설정할 거야. 지금 아까워서 쉽게 지우지 못하고 있는 바다 속의 기억들, 전부 다 지워도 괜찮아. 나랑 다시 가서 채우면 되니까. 지구에서 가장 깊은 해구든, 지구에서 가장 뜨거운 열수분출구든, 너의 메모리에서 그 데이터가 지워질 때마다 다시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줄게. 그러니까, 계속 같이 있자.”       p.106

 

김초엽 작가의 작품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게 된 이후로 한국 작가들의 SF소설이 많아졌다. 덕분에 천선란, 정소연, 듀나, 배명훈 작가 등 다양한 색깔을 지닌 여러 스펙트럼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서 좋은 것 같다. 특히 최근에는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가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한국 SF소설이라는 장르가 더 주목받게 되었고 말이다. 물론 한국 SF소설의 계보는 꽤 오래 되었다. 하지만 대중적인 장르가 아니라는 인식 탓에 그다지 많은 사랑을 받지 못했던 것도 사실인데, 최근에 나오는 작품들은 동시대적 이슈를 적극 수용한 젊은 작가들의 선전에 힘입어 국내 SF소설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최근 몇 년 사이에 SF 문학상도 속속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번에 만난 작품도 그렇게 발굴된 반짝반짝 빛나는 소설이다. 이 작품은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제1회 SF소설 공모전 ‘상상 현실이 되다’의 대상작이다. 중편 정도의 분량으로 가볍게 읽히는 작품이지만, 과학적 상상력을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풀어내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한국 SF 소설이 주목받고 있는 지금,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SF라는 장르만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매력은, 현실을 넘나드는 상상력에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세상을 벗어나, SF라는 무한한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 보자.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결코 다다를 수 없는 파란 장미의 환상이야말로 우리가 책 속 페이지를 펼치고 있는 동안 내내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모험이 되어줄테니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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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자의 손길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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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생각했는데, 다이라 선배는 흉부외과 집도의에 너무 집착하는 거 아니에요?" 스와노는 차갑게 말하고 캔 커피를 흔들었다.
"무슨 소리야? 만약 여기서 집도의가 못 되면 지난 팔 년의 고생이 허사가 된다고."
"팔 년이 허사라.......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선배는 정말 자기 평가가 너무 낮아요. 무엇보다 선배는 대학 때부터 흉부외과만 보고 달렸잖아요. 대체 그 열정은 어디서 오는 겁니까?"          p.133

 

다이라 유스케는 준세이카이의대 대학병원 흉부외과에서 팔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도의 심장 수술을 하기 위해 지식과 기술을 길러 왔다. 환자를 위해 온 마음을 다하고, 자곡과의 시간을 줄이면서까지 일에 모든 것을 바쳐 온, 고지식하고 성실한 의사였다. 어느 날 그가 존경하는 아카시 과장으로부터 세 명의 인턴을 가르치는 지도의가 되어달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아카시 과장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흉부외과 의사이자 의국 최고 권위자였다. 오래 전 다이라의 어머니를 수술을 성공시켜 그가 의사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유스케가 원하는 후지제일 종합병원으로의 파견을 조건으로 인원이 부족한 흉부외과에 인턴들을 입국시키라는 거였다. 셋 중 둘 이상 입국시키면 유스케의 오랜 꿈인 일류 흉부외과 의사로서의 길이 활짝 열리게 되는 것이다. 단 실패하면 오키나와의 작은 병원으로 파견되어 의사로서 성장할 아주 중요한 시기를 놓치게 된다. 하지만 인턴들은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그의 행동을 오해하고, 결국 그들에게 반감을 사고 만다. 게다가 아랫사람에게 무례하기로 소문난 흉부외과 의국장 히고의 미움을 사게 되어 수술실 퍼스트 어시에서 배제되는 등 괴롭힘을 당하게 되고, 그 와중에 의국에 아카시 과장의 부정에 대한 고발장이 도착해 병원 전체에 난리가 난다. 그리고 유스케는 고발장을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조사하는 일까지 맡게 되는데, 과연 그는 자신의 바람대로 후지제일로 파견을 나갈 수 있게 될까.

 

 

 

"여동생을 살리지 못한 것은 자네 탓이 아니야."
유스케가 부드럽게 말하자 우사미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럼..... 그럼 누구 탓인가요? 동생은 왜 죽어야 했나요?"
우사미는 젖은 눈가를 닦지도 않고 갈라진 목소리로 외쳤다. 유스케는 살살 고개를 저었다.
"누구이 탓도 아니야. 나쁜 짓을 한 사람이 없어도 부조리한 일은 일어나니까. 그게 현실이야. 그리고 의사는 그런 부조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네."            p.252

 

치넨 미키토가 실제로 의사로 활동했다는 이색적인 경력을 가지고 있기에, 그 동안 병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작품들이 많았다. <차가운 숨결>, <무너지는 뇌를 끌어안고>, <가면병동> 등 그 동안 만나왔던 작품들 모두 자신만의 장점을 잘 살려 생사의 생사의 갈림길을 매일 마주하는 의사로서의 고뇌와 병원에서 지내는 환자들의 모습을 현실감있게 그려냈었으니 말이다. 이번에 만난 작품은 치넨 미키토가 처음으로 도전한 의료 현장이 배경인 ‘휴먼 드라마’다. 메디컬 미스터리가 아니라 메디컬 휴먼 드라마라고 해서 더욱 궁금했다. 특히나 이 작품은 치넨 미키토가 소설가로서 데뷔했을 무렵부터 구상해온 이야기라고 하니 말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고 한 인간의 일과 인생에 대한 갈등을 그린 휴먼 드라마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하는데, 영화 못지 않게 따스하고, 인간적이고, 감동적인 작품이 만들어진 것 같다.

 

이 작품 속 주인공인 다이라 유스케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의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카리스마 넘치는 면모를 선보이는 캐릭터도 아니며, 대단한 연줄이 있다거나 집안이 좋다거나 그 어떤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 평범한 인물이다. 사내 정치가 돌아가는 데는 전혀 관심없고, 오로지 환자의 마음을 돌보는 데만 온 힘을 다하지만 그걸 또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일류 흉부외과 의사가 되어 많은 환자를 구하겠다는 꿈 하나로 그 어떤 시련도 견뎌낼 수 있다고 믿으며 여기까지 달려 온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단지 열심히 한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아무리 사람이 좋더라도 요령이 없다면 어리숙하게 이용당하기도 하는 것이 세상이라는 것을 매 순간 느끼면서 살고 있다. 그렇게 그가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인물이라는 점이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방점이 된다. 가슴 뭉클한 메디컬 휴먼 드라마를 만나보고 싶다면, 이 작품을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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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가드너 3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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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가드너> 3권이 출간되었다. 카카오 페이지에서 연재되고 있는 웹툰으로도 꼬박꼬박 챙겨보던 작품인데, 최근에 45화로 완결이 되었다. 이번에 나온 책에 35까지 수록되었으니, 종이책으로는 4권까지 나올 것 같다. 매주 재미있게 챙겨보던 웹툰이 연재가 끝나 아쉬웠는데, 그 마음을 종이책으로 달래주고 있다.

 

<크레이지 가드너>는 식물을 의인화하는 방식으로 파워 넘치는 근육질의 식물도 등장하고, 아기처럼 귀여운 식물도 등장해 재미를 선사하고, 구석구석 식물 키우기에 대한 깨 알같은 팁들도 가득해서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다. 만약 시즌2가 나온다면, 좀 더 일상 중심의 이야기를 그리게 될 것 같다는 마일로 작가의 후기 덕분에 시즌2가 나오길 또 손꼽아 기다리게 될 것 같다.

 

 

코로나 시국을 거치면서 더욱 반려식물을 키우는 이들이 많아 졌지만, 사실 식물을 돌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햇빛을 많이 보게 해주고, 물만 잘 주면 살겠지 싶겠지만 식물마다 필요한 환경이 달라서 제대로 키워내는 것이 만만치 않으니 말이다. 대체 왜 남들은 멀쩡하게 잘만 키우는데, 우리 집에만 오면 식물들이 죽는 걸까 싶었던 적이 있다면, 나름 식물 똥손이라 자부한다면 마일로 작가의 '실물 금손' 도전기가 재미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게다가 '본격 교양 식물 만화'라는 부제처럼 식물 가드닝에 대한 정말 디테일한 정보들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주고 있어 제대로 된 가이드로서의 역할도 해주는 만화이니 말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핑크색 잎을 가진 식물 특집편과 식충식물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과, 식물 조명과 식물 지지대 등 식물을 기를 때 꼭 필요한 아이템에 대한 유익한 이야기들도 가득하다. 플랜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이들을 위한 행잉 플랜트에 대한 모든 것과 식재료로 활용도 할 수 있고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키우고 있는 허브에 대한 정보도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사용하는 나무와 스투키에 대한 에피소드도 알찬 재미를 안겨준다.

 

식물을 키울 때 물과 햇빛 외에 다른 요소들이 중요한지 전혀 몰랐었는데, 온도, 통풍, 공중 습도 등 여러 가지 조건들이 필요하다는 것도 이 작품을 읽으면서 하나씩 배웠다. 난방에, 환기에, 가습기까지 틀어주면서 계절에 맞게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얼마나 손이 많이 가고, 신경을 써야 하는 건지 보면서 그래서 더 재미있겠다 싶은 건, 아마도 마일로 작가 특유의 유쾌함으로 그 모든 것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줄기를 잘라서 물꽂이를 하고, 뿌리가 나면 다시 그걸 화분에 옮겨 심는 다는 것도 신기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잎꽂이라는 흥미로운 방법을 또 배웠다. 분갈이용 흙 위헤 잎을 올려놓고 분무기로 물을 주거나, 젖은 수태 위에 올려놓는 방법이라고 하는데, 성공률이 무려 120퍼센트나 된다고. 덕분에 마일로 작가는 화분이 엎어져서 온 에셀리아나를 잎꽂이로 무한 반복해 주변에 한참 나눠주고도 잔뜩 남았다고 한다. 그야말로 에셀리아나 분신술이 되어 버린 건데,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식물 키우기 방법이었다.

 

매일매일이 해충과의 전쟁을 치르며 200개가 넘는 식물을 돌보고 키우는 일상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하다. 마일로 작가의 극한 가드너 경험은 기쁨과 힐링, 번뇌와 해탈의 콤보로 식물을 길러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폭풍 공감할 만한 이야기일 것이다. 손만 댔다 하면 식물을 죽게 만드는 식물 망손들에게는 '좋아하는 마음은 실력과 상관없이 소중'하다는 걸 느끼게 해줘 다시 한번 '식물 금손'에 도전하게 만들어 줄 테고 말이다. 극한의 유머와 유쾌함으로 무장한 현실 밀착형 식물 만화가 궁금하다면 이 작품을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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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준비의 기술
박재영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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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타의 여행 에세이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재미가 가득한 책이었다.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며 경험했던 에피소드들도 깨알같이 재미있고, 기상천외한 여행준비에 대한 에피소드들은 더 재미있다. ‘웃긴데 쓸모 있고, 가벼운데 진지한‘ 여행 준비의 기술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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