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가봅시다 남는 게 체력인데 - 50대 구글 디렉터의 지치지 않고 인생을 키우는 기술
정김경숙(로이스킴)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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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의 지독한 성실함이 늘 창피했다. 그런데 내가 자의식의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등 떠밀어준 힘이 바로 그 한결같은 꾸준함에 있었다. '눈떠 보니 새로운 세상이다' 같은 건 없다. 우리 일상은 복사 용지와 같다. 복사 용지의 두께는 얇지만 100장이 묶여서 다발이 되고, 다발이 모여서 박스를 채우고, 박스가 쌓여서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우게 된다. 그 한 장 한 장을 오늘 쌓는 것이다. 하루하루, 묵묵하게, 조금씩 조금씩. 그러면 어느덧 쌓인 압도적인 실력과 결과물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p.38~39

 

30년 차 직장인이자 15년 차 구글러(Googler, 구글직원을 일컫는 말) 정김경숙 디렉터의 첫 책이다. 저자는 구글코리아의 커뮤니케이션 총괄로 12년을 재직하고 모두가 자연스럽게 은퇴를 생각하는 나이인 50세가 되던 해에 구글 본사가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로 옮겨가 새로운 삶에 도전했다. 너무 사서 고생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할 때, 가족 친구들 다 놔두고 혼자 미국행을 결심한 것이다. 그리고 마흔 되던 해부터 영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원어민에게도 어렵다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로 근무하고 있으니 구글의 최고령 라인에 해당하는 54세의 나이가 무색한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지긋지긋한 물공포증을 이기기 위해 나이 오십에 수영을 시작했고, 대금은 7년을 불었는데 아직도 제대로 소리를 못내고, 14년 넘게 검도를 하고 있지만 시합에선 여전히 3분을 버티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일을 '계속할 수 있는 힘'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이 책은 그 꾸준함이 삶에 대한 태도와 '체력'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체력이야말로 우리가 인생을 끈질기게 이끌어나가게 만드는 숨은 저력이라고 말이다.

 

 

 

“석사 다섯 개 모으면 박사 주냐?” 다섯 번째 학위를 준비하던 ‘학위 콜렉터’인 내게 친구들이 놀리듯 한 얘기다. 당연히 안 준다. 나는 그동안 근무한 모든 회사에서 심심찮게 부서 이동을 했다. 그리고 새 직무를 맡아 새로운 인풋이 필요하다 싶으면 제일 먼저 대학원을 검색해보고 나에게 필요한 수업 과정들을 찾아봤다. 공부는 그야말로 내가 커리어를 겁 없이 확장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였다. “내가 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를 의심하는 대신, “공부하면 되지, 뭐”라고 할 수 있는 비빌 언덕.               p.118

 

누구나 변화를 꿈꾼다. 하지만 자신을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머릿속으로 바라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것도, 그것을 현실에서 실천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니 말이다. 저자는 말한다. 단순한 실천 수칙을 만들어 딱 1년만 전념해보라고. 쉽고, 단순하고, 반복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것을 매일매일 하다 보면 당장은 몰라도 1년 뒤에는 반드시 달라지게 된다고 말이다. 물론 이 또한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나도 모르게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늘 시간을 초 단위로 쪼개서 쓰고, 직장생활을 병행하면서 20여 년간 무려 다섯 개의 대학원을 수료한 것은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아무리 외우고 반복해도 며칠 뒤에 다시 백지상태가 되는 듯한 기분을 느끼면서도 40대에 시작한 영어 공부를 놓지 않고, 지금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오늘 하면 내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일단 계속한다면 그 꾸준함이 결국 나를 이길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 누구나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실제 행동으로는 선뜻 해내지 못하는 것들을 척척 하고 있는 저자의 모습이 너무 멋지게 느껴졌다. 그야말로 '멋진 언니', '직장인들의 롤모델'이 아닐 수 없다. 긍정적인 에너지와 매일을 단단하게 쌓아가는 성실함,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버티게 해주는 체력까지... 본받고 싶은 모습들이 페이지마다 가득했다. 이 책을 통해 몸과 마음의 근력을 단단히 다지는 법에 대해 배워 보자. 계속 가봅시다! 남는 게 '열정'인데! 우리에게 필요한 건 지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마음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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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형사 형사 벡스트룀 시리즈
레이프 페르손 지음, 이동윤 옮김 / 엘릭시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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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페이지를 자랑하는 대부분의 북유럽 미스터리들이 그러하듯이.. 이 작품 역시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읽어야 제대로 작품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다. 영미권 스릴러들과는 다르게 속도감과 서스펜스 대신 차곡차곡 시간을 쌓으면서 빚어내는 플롯과 캐릭터의 힘이 중요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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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들의 산책 웅진 세계그림책 224
닉 블랜드 지음, 홍연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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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거대한 고래들이 바다에서 걸어 나온다. 마치 사람처럼 지느러미로 선 채로 땅을 딛고 걸어 나온 것이다. 꽤 많은 고래들이 그렇게 바다에서 나와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들어온다.

 

배가 고프면 생선 가게에서 생선을 잔뜩 사고, 수영장에서 책을 보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구경하며,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기도 한다.

 

 

신문에는 고래들의 이야기가 계속 실렸고, 사람들은 점차 거대한 고래들 덕분에 하나둘씩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엄청난 양의 생선을 먹어치우고 남는 쓰레기들 또한 너무 많았고, 고래들의 무게 때문에 도로들이 쩍쩍 갈라졌다.

 

고래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된 사람들은 점점 고래를 탓하는 목소리를 높여 간다. "고래는 살던 곳으로 돌아가라!" "우리는 고래와 함께 살 수 없다!" 고래는 계속 사람들과 함께 땅 위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애초에 왜 고래들은 바다를 떠나 땅에서 살기로 한 것일까.

 

 

한 아이가 고래에게 묻는다. "고래야, 왜 바다를 떠나 땅에서 살기로 한 거야?" 고래가 슬픈 얼굴로 대답한다. "바다가 온통 쓰레기로 가득 찼거든. 거대한 쓰레기통이 되어 버렸어!" 

 

사람들은 잠깐의 불편함때문에 고래를 쫓아내기 위해 ‘고래 반대 운동’을 벌였지만, 사실 그 모든 것은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에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플라스틱, 비닐봉지 등 다양한 쓰레기들이 바다에 쌓이고, 이렇게 건져내는 바다 쓰레기가 매일 약 3톤 규모라고 하니 어마어마한 양이 아닐 수 없다. 지구 표면의 70프로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다인데, 사람들이 버리는 쓰레기들로 인해 바다가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는 것은 다들 잘 알 것이다. 점점 심각해지는 바다 환경 문제에 대해 무겁지않게, 재치있고 귀여운 방식으로 알려주는 그림책이었다.

 

 

바다에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들을 작은 바다 생물들이 먹고, 점점 더 큰 바다 생물들을 통해 결국 그것은 사람에게 도달하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겠다. 2050년이 되면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거라고 하니, 너무도 끔찍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환경 문제를 다루고 있는 많은 책들이 있지만, 이렇게 고래와 사람들이 공존하는 세상을 통해 그림책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우리 어린이들이 더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극중 상황처럼 고래들이 땅 위를 걸어 다니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일상을 함께 살아간다는 상상은 너무도 사랑스럽고 재미있지만, 고래들이 자신들의 터전인 바다에서 살 수 없게 되어 도망치듯 나온 거라고 하면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그림책은 향유고래, 일각고래, 범고래, 수염고래, 흰고래, 혹등고래, 대왕고래 등 가지각색의 고래들을 등장시켜 아이들에게 우리가 바다 생물들을 지켜줘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득력있게 이야기를 들려 준다. 여름에 읽기에 딱 좋은, 시원하고 사랑스러운 이 그림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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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내니 1 : 아주 특별한 베이비시터 서사원 중학년 동화 1
투티키 톨로넨 지음, 파시 핏캐넨 그림, 강희진 옮김 / 서사원주니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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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려고 누웠는데 침대 밑에 괴물이 있다는 상상을 할 때가 있다.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찜찜하고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눈은 말똥말똥, 귀는 쫑긋. 잠은 다 날아간다. 그런데 침대 아래가 아니라 복도 벽장에 몬스터가 살고 있다면? 역시나 으슬으슬하다. 이제 막 읽는 책이 과연 도움이 될까? 책에선 몬스터가 전혀 위험한 존재가 아니고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도 아니라고 하는데? 어쩌면 책 때문에 더 위험해지지 않을까?!            - 1권, p.62

 

엉뚱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몬스터 내니> 시리즈는 작가의 여덟 살짜리 아들이 던진 한마디에서 시작되었다. “엄마, 어제 라디오에서 들은 건데요. 동네 엄마들이 모두 여행을 떠나고 몬스터가 엄마를 대신해서 아이들을 돌본대요!” 그렇게 어른들 없이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아이들의 바람과 한번쯤은 자유롭게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어른들의 꿈이 만나 기발하고 유쾌한 작품이 만들어 졌다.

 

 

아이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마침 여행 상품에 당첨되어 엄마는 집을 비우게 된다. 출장으로 인해 아빠도 자리를 비운 상태라, 여행사에서는 남겨진 아이들을 위해 아주 특별한 베이비시터를 보내준다. 키도 크고 몸집도 큰, 회갈색 털이 덥수룩하게 자란 커다란 괴물이 집에 도착하게 되는데, 그렇게 축구를 좋아하는 첫째 핼리와 영리한 둘째 코비, 상상력이 가득한 막내 미미까지 세 남매와 몬스터의 좌충우돌 동거 생활이 시작된다. 아이들은 몬스터에 대한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오고, 반은 괴물, 반은 사람인 동물인 숲속 괴물 몬스터 내니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간다.

 

 

중요한 건 이제 누구도 몬스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두 처음 왔던 시각, 그러니까 초저녁보다 집으로 돌아가는 지금 한여름 밤을 더 안전하다고 느끼는 듯하다. 몬스터들이 숲에서 하나씩 차례로 휙휙 빠져나오며 내는 바스락 소리에도 아이들은 놀라지 않는다. 몬스터 내니가 자신들이 어디에 있든 늘 걱정하며 따라다니는, 돌봐주는 친구들이라는 사실을 안 이상, 이제 더 이상 무서워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 2권, p.66~67

 

‘몬스터 내니’는 핀란드의 유명한 숲속 괴물, 트롤이 재탄생한 캐릭터이다. 반은 괴물, 반은 사람인 동물로 극중 특기는 가사노동과 아이 돌보기로 되어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애들만 홀로 남겨두지는 않는 성격 덕분에, 해진 뒤 어두컴컴할 때 밖에서 먹을거리를 찾을 때도 아이들에게 같이 가자고 할 정도이다. 벽장을 비워주면 그 속에 들어가 쉬는데, 팔을 몸에 딱 붙이고 겨우 설 정도로 비좁지만 불편해하지 않는다. 움직일 때마다 뽀송뽀송 마른 털 사이에서 먼지가 후두두 떨어지고, 냄새도 조금 나지만 아이들은 몬스터라는 존재에 대한 무서움보다는 호기심이 더 강하다.

 

아이들의 끊임없는 호기심과 거대한 몸집의 털북숭이 몬스터의 정체에 대한 비밀이 맞물려서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2권에서는 아이들에게 '얼굴 없는 목소리'였던 아빠가 드디어 등장한다. 그리고 몬스터의 피를 빨아 먹는 모기 요정과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섬뜩한 기운의 세 여인이 나타나 스토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이 작품은 핀란드 아동 소설 최고의 화제작으로 핀란드 원작 시리즈는 총 3편이며, 한국어판으로는 총 6편이 출간될 예정이다. 이번에 나온 1권과 2권이 전체 시리즈를 조망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니, 먼저 만나보면 좋을 것 같다. 3권에서는 몬스터 내니를 따라 지하세계로 가게 된 아이들의 모험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한다. 게다가 몬스터 세계의 무시무시한 지배자가 등장한다고 하니,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 

 

절대 어딘가로 떠나지 않던 엄마는 갑자기 여행을 떠나고, 절대 집에 오지 않던 아빠는 마침내 집에 오고, 게다가 복도 벽장에는 다 자란 것 같은 몬스터가 자고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사람들은 몬스터의 존재를 믿지 않겠지만, 순수한 아이들은 몬스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런 이상한 상황에서도 평상시처럼 일상을 보낸다. 덕분에 아이들의 입장에서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몬스터 내니>시리즈는 리들리 스콧 프로덕션으로 영화화도 예정되어 있다. 그만큼 흥미진진한 전개와 빛나는 상상력으로 무장한 작품이니, 올 여름 아이와 함께 신나는 모험을 떠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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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긴 방 마르틴 베크 시리즈 8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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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르틴 베크 시리즈‘ 여덟 번째 작품이 나왔다. 오래 기다린 만큼 천천히 음미하면서 느긋하게 즐겨야겠다! 올해 안에 아홉 번째 작품인 <경찰 살해자>와 열 번째 작품인 <테러리스트>도 나올 예정이라 이제 딱 두 권 남았다. 시리즈 완간까지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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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alea 2023-01-15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내 완간 예정이라더니 아직도 소식 없네요.. ㅠㅠ

피오나 2023-01-15 12:21   좋아요 0 | URL
그죠.. 저도 눈빠지게 기다리는 중인데..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