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단의 목소리 1~3 세트 - 전3권 (완결) - 탑꾸 세트(포토카드 4종 + 탑로더 1종 + 스티커 1종)
정해나 지음 / 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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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랑을 공평하게 줄 수 있나요?
당연히 저런 사람들보다 다윗이를 더 사랑하셔야죠.
만약 하나님이 다윗이를 지옥에 떨어뜨린다면
난 하나님과 싸울 거예요.
싸우고 이겨서 다윗이를 꺼내 올 거예요.           - 1권, p.211~213

 

재미있다고 장안에 소문이 자자한 작품! <요나단의 목소리> 3권을 '오열단의 목소리'로 받아 보았다. 보라빛의 박스부터 파스텔 톤의 띠지까지 아주 예쁜 책이다.

 

독립연재 플랫폼 딜리헙에서 거친 스케치처럼 다가오는 작화로 연재되기 시작한 이 작품은 자극적인 소재 하나 없이 입소문의 힘만으로 크라우드 펀딩 대박에 이르렀다. 단행본 출간 문의가 빗발쳤던 작품이기도 한데, 이번에 단행본으로 출간되면서 원작자에 의한 수채화 채색을 입고 한층 깊어진 감성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기독교인이 아님에도 기독교 학교에 진학한 의영은 조용한 성격의 모범생 선우와 룸메이트가 된다. 기독교계 사립학교였기에 매주 월요일마다 의무적으로 채플에 참석해야 했는데, 거기서 의영은 성가대로 노래를 부르는 선우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천사 같은 목소리를 가졌음에도 어쩐지 노래를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선우는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않고 늘 공부만 한다. 그저 평범하고 밝게 자란 의영은 매사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선우가 신기하게만 보인다.

 

이야기는 고등학생이 되어 룸메이트가 된 두 사람 선우와 의영의 현재와 중학생 시절 선우와 단짝이었던 두 친구 다윗과 주영과의 추억을 회상하는 과거가 교차 진행된다. 신을 믿지 않는 의영이 관찰자처럼 선우를 바라보는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그저 교회를 다닌 정도가 아니라 교회에서 태어나고 자란 선우의 세상은 너무도 다르다. 선우가 천국과 지옥과 죽음 뒤에 가게 될 세상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알 수 없고, 그래서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고 치열하게 거짓말을 해야하는 삶을 이해할 수 없다. 종교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보통의 청소년들이 느끼는 감정과 학교 생활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쓸쓸하지만 따뜻하고, 기독교 퀴어 청소년이라는 보편적이지 않은 부분을 조금도 멀게 느껴지지 않도록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내가 무엇을 왜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난생처음으로, 마음이 아프다는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건 기분이 아니라 진짜 통증이었다.
윗가슴을 짧게 쥐어짜고
긴 슬픔을 남기는 일이었다.                - 3권, p.146~147

 

소설이든, 만화든 종교색이 짙은 작품은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특별히 종교가 있는 게 아니기도 하고, 종교가 소재나 배경이 되면 분위기가 그쪽으로 치우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사실 <요나단의 목소리>는 제목에서부터 명백히 종교의 색채를 띠고 있는 만화이지만, 작품에 대한 정보없이 만나게 되어 조금 당황했다. 하지만 작품을 읽다 보니 놀랍게도 전혀 거부감이 드는 부분이 없었다. 기독교 재단이 운영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매주 채플이 있고, 성가대가 있는 등 실제 어릴 때부터 기독교 문화에서 살아온 이들만 알 수 있는 디테일들이 가득하지만, 전체 이야기는 비종교인이 읽어도 충분히 보편성을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누구나 한 번쯤 살면서 이런 경험 해보지 않았을까. 꼭 선우처럼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은 감정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사랑으로 인해 겪게 되는 감정의 단계들을 겪으며 어른이 되어 간다. 이 작품은 바로 그 시절의 소중했던 마음들을 환기시키는 특별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내가 모르는 세상, 내가 느낄 일 없는 기분, 내 시간보다 조금 이른 질문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친구의 고민을 존중해 줄 수 있는 마음, 그런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마음이 아팠다.

 

 

<요나단의 목소리> 세트 구매 시, 탑꾸 세트를 받을 수 있다. 포토카드 4종 + 탑로더 1종 + 스티커 1종으로 구성되어 있고, 스티커는 2가지 중에서 랜덤으로 하나가 발송된다. 어느 새 12월이 되었고,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며 연말 선물을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책 선물은 웬만큼 책을 좋아하는 이가 아니라면, 오히려 부담을 느끼게 마련인데, 이 작품은 그런 걱정 없이 선물해도 좋을 것 같다. 캐릭터의 매력이 충분한 작품이라 포토카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고 말이다.

 

게다가 박스 세트로 구성된 책이 일단 아주 예쁘고, 만화라서 책에 익숙하지 않은 누구라도 쉽게 읽을 수 있으며, 공감대 형성을 할 수 있는 섬세하고 사려 깊은 이야기이니 말이다. 쌀쌀한 날씨에 옆구리 시린 친구들에게도 적극 추천, 직장 동료들을 위한 연말 선물로도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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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여행하는 수렵채집인을 위한 안내서 - 지나치게 새롭고 지나치게 불안한
헤더 헤잉.브렛 웨인스타인 지음, 김한영 옮김, 이정모 감수 / 와이즈베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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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걸어온 확실한 방향은 다음과 같다. 초기 인간이 환경을 지배하기 위해 서로 협력함에 따라 이내 인간의 가장 큰 경쟁자는 서로가 됐다. 협력을 통해 생태적 우위를 점했고, 얼마 후에는 같은 종의 다른 집단과 경쟁하는 일에 골몰하게 됐다. 집단 간 경쟁은 갈수록 정교하고 직접적이며 장기화됐다. 결국 현대 세계에 들어서는 거의 모든 곳을 점령하게 됐다. 생태적 우위와 사회적 경쟁. 이 두 가지 과제를 오가며 인간은 생태적 지위 개척의 전문가가 됐다. 생태적 지위의 전환에 있어 우리는 궁극의 달인이다.            p.76

 

우리는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가장 불행하고 위험한 시대에 살고 있기도 하다. 빈부차이도 없고, 계급도 없었던 구석기인들의 삶은 신석기시대에 농사를 지으면서 끝이 났고, 그로 인해 빈부차이와 계급이 탄생했다. 이후 산업혁명으로 인해 80억 명에 가까운 인구가 풍요롭게 살면서 장수하고 있으며, 현대인들은 근력을 쓰는 일이 구석기인보다도 적어졌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행복하지 않다. 이 책의 저자인 진화생물학자 헤더 헤잉과 브렛 웨인스타인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수렵채집인의 지혜를 배우라고 조언한다.

 

진화와 관련한 거의 모든 분야의 최신 이론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놀랍게도 진화 생물학 책은 아니다. 인간의 본성부터 시작해 젠더, 음식, 양육, 의학, 교육, 문화 등 현대의 광범위한 문제들을 다루며 더 나은 삶을 위한 접근법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해당 내용에 맞는 현실적인 팀들이 담겨 있다. 의학을 다루는 장이 끝나면 몸의 소리에 귀 기울여라, 몸을 매일 움직여라, 할 수 있다면 의료 문제를 약으로 해결하지 말라 등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접근법'이 수록되어 있다. 음식에 대한 장이 끝난 뒤에는 GMO 식품을 피하라, 아이들을 다양한 자연식품에 노출시켜라, 식품을 성분으로 환원하지 말라 등에 대한 방법이, 아동기와 양육법에 대한 장에서는 아이에게 물리적 세계와 씨름하도록 장려하라, 반응하지 않는 무생물에게 아이를 맡기지 말라, 약속은 끝까지 지켜라, 일반적인 양육의 기대치에 굴복하지 말라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마치 인문학의 탈을 쓴 자기 계발서처럼 느껴지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었다.

 

 

 

함께 관계를 쌓아 올리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긴 시간, 이를테면 현장 학습은 모든 교수가 경험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모두가 경험해야 할 사치다. 평생 칭찬만 받으면서 살아왔을 학생들에게 "아니, 그건 틀렸어. 그 이유는 말이야..."라고 기꺼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실수를 기꺼이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 생각이 출현하는 과정, 생각을 다듬고 시험하는 과정, 그런 후에 거부하거나 받아들이는 실제 과정을 모형화한다면 학교 교육과 교과서가 오랫동안 주입해온 전형적인 학습 모형에서 학생들은 멀어질 것이다.           p.297

 

부부이자 연구 파트너인 헤더 헤잉과 브렛 웨인스타인은 에버그린주립대학에서 15년간 학생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쌓아올린 진화생물학 지식을 토대로 이 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궁극적으로 이 책에서 추구하는 것이 '틈새가 없고 신앙에 기대지 않으며 모든 차원의 패턴을 엄밀하게 묘사하는, 관찰 가능한 세계에 대한 단 하나의 일관된 설명'이라고 말한다. 덕분에 이 책은 든든한 과학적 체계를 바탕으로 수많은 질문에 대해 답을 하고, 그것을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복잡한 유전적·문화적 진화를 이해하는 도구로 두 저자가 제시한 ‘오메가(Omega, Ω) 원칙’도 흥미로웠다. 오메가 원칙이란 ‘후성적 조절자(예를 들어 문화)는 유전자보다 더 유연하고 더 빠르게 적응한다는 점에서 유전자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과 후성적 조절자는 유전체에 도움이 되도록 진화한다'는 것을 말한다.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최초로 제시한 '밈의 진화'를 언급하고 있는 부분도 흥미롭게 읽었고, 값이 비싸고 오래 지속되는 문화적 특성은 적응적인 것이며, 문화의 적응 요소는 유전자로부터 독립적이지 않다는 결론도 인상적이었다.

 

두 저자는 수면, 성관계, 식단, 성역할, 양육 같은 개인의 영역에서부터 의학체계, 학교와 교육, 정치에 이르기까지 한 울타리에 묶인 사람들, 즉 전체 인류의 영역에 이르는 전 과정을 살펴 본다. 그리고 현대사회 사이에서 빚어지는 팽팽한 긴장과 잘못된 관념의 오류를 짚어 낸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의 기반에 인류의 진화적 진실이 차곡차곡 쌓여 있기 때문에, 진화 입문서로도 좋을 것 같다. '진화라는 차별 없는 렌즈'를 통해 이 시대의 광범위한 문제를 살펴보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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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샤의 후예 2 : 정의와 복수의 아이들
토미 아데예미 지음, 박아람 옮김 / 다섯수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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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내를 털어놓고 나자 더는 버티기가 힘들다. 내가 내뱉은 진실에 가슴이 미어진다. 나는 한숨을 내쉰다.
"아빠의 죽음, 티탄들, 쫓기는 마자이들, 그리고 고국을 떠나는 사람들까지. 의식을 치른 지 한 달도 안 되었는데 마법이 왕국 전체를 파괴해 버린 것 같아요. 오히려 전보다 상황이 더 나빠졌잖아요." 헝겊의 물기를 따며,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마법이 돌아왔지만 이제는 마법을 원하지 않아요. 처음부터 원하지 말았어야 했어."
        p.38

 

매혹적인 환상의 세계를 기어코 현실로 만들어낸, 매우 놀라운 마법의 세계를 보여주는 오리샤의 후예, 그 두 번째 이야기이다. 전편에서는 사라진 마법을 되찾기 위해 마자이인 제일리와 코시단인 오빠 제인, 그리고 오리샤의 공주 아마리가 전설의 사원으로 향하는 모험기를 그렸었다. 그 과정에서 제일리는 아빠를 잃게 되지만, 결국 포기하지 않고 무사히 마법을 되찾았다. 하지만 마법이 돌아온 오리샤 왕국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생긴다. 바로 마자이 선조가 섞인 귀족들도 마법 능력을 갖게 된 것이다. 전편에서 오리샤의 왕자인 이난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마법을 되찾은 마자이들은 라고스로 몰려가 궁전을 습격한다. 그들은 혁명이라는 뜻의 '이위카'라는 이름의 무리였다. 한편, 이제 전체 인구의 8분의 1이 마법을 가지게 되었다. 그 가운데 약 3분의 1은 '티탄'으로 저마다 열 개의 마자이 부족 중 한 부족과 비슷한 마법을 가졌다. 전편의 의식 이후 귀족과 군인 가운데 새하얀 한 줄기 머리카락을 가진 티탄들이 나타났고, 그들의 힘은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꽤 강력하다. 게다가 이난을 비롯해서 아마리와 왕비까지 티탄이었다. 특히 왕비는 다른 티탄들의 핏줄에서 아셰를 빨아들이는 강력한 마법을 사용하는 존재가 되어 제일리 일행을 위협한다. 제일리는 연인의 배신과 아버지의 죽음을 극복하고, 마자이를 몰살하려는 적들로부터 자신의 부족을 지켜야 한다. 아마리는 왕위에 올라 여왕이 되어 수많은 오리샤인들이 수십 년에 걸쳐 겪어온 폭력과 박해의 이야기를 끝내고 평화와 화합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아버지의 통치 방식에 의구심을 품었던 왕의 아들 이난은 전편에 이어 여전이 자신이 주입받아온 가치관과 신념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아버지와는 다른 왕이 되고자 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조금씩 오리샤의 새로운 미래가 탄생하기 시작한다.

 

 

 

"왜 도망가야 하죠? 왜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을 하나요? 우리는 마젤리의 죽음을 되갚아 주고 우리의 집을 지킬 수 있어요."
눈앞에서 아마리가 전세를 바꿔 놓자 나는 얼이 빠진다. 사방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 사령술사들조차도 복수를 부르짖는 그 애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아마리는 허공에 주먹을 날리며 소리친다.
"일어납시다! 우리가 힘을 합쳐서 이 전쟁을 끝냅시다! 우리는 함께 승리할 수 있어요! 그바 응칸 와 파다!"             p.414

 

이 작품은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어, 발표 당시 현지에서는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판타지 버전으로 평가 받았다고 한다. 사실 현실에 대한 은유가 아니더라도, 그저 판타지라는 장르로만 읽어도 매우 뛰어난 재미와 작품성을 지니고 있는데, 작가는 서문에서 이 작품이 인종차별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알레고리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지만 여전히 사회 주류는 백인 남성이고 수없이 많은 차별과 혐오가 작동하고 있는 곳이다. 소위 주류에 속하지 못하는 인종•계층에 대한 편견과 혐오는 사회 곳곳에서 차별로써 존재하며, 수많은 범죄와 부작용을 야기한다. 그리하여 아직도 무장하지 않은 흑인 어른들과 아이들이 경찰의 총에 맞는 사건이 벌어진다. 현대사회 내 차별과 혐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편견과 무관심이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를 그리고 있는 흑인 작가들의 작품들을 꽤 읽어 보았지만 재미 면에서는 토미 아데예미의 작품을 따라올 수 있는 게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어 읽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아프리카의 어디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검은 마법사들의 왕국, 그 동안 만나왔던 그 어떤 판타지 작품과도 비교할 수 없는 더욱 어둡고, 더욱 아름다운 마법의 세계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3부작의 마지막 이야기는 어떻게 펼쳐질지 매우 기대가 된다. 게다가 이 작품은 현재 파라마운트 픽처스에서 영화로 제작되고 있어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3권 『Children of Anguish and Anarchy』는 2023년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국내에서도 빨리 만나볼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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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들의 하루 4 : 우주 똥, 태양풍 그리고 빅뱅의 하루 이것저것들의 하루 4
마이크 바필드 지음, 제스 브래들리 그림, 김현희 옮김, 이명현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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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들의 하루> 시리즈 네 번째 책이 나왔다. '똥, 말미잘, 그리고 화산의 하루'라는 부제로 지구상의 존재가 없을 정도로 상세한 모든 것들의 하루를 담았던 1권, ‘바퀴, 파라오, 그리고 매머드의 하루’라는 부제로 네안데르탈인부터, 고대 비단길을 지나 상세한 세계 역사의 모든 것들의 하루를 담았던 2권, 그리고 ‘갯벌, 한라산, 그리고 고추장의 하루’라는 부제를 달고 우리나라 땅 구석구석의 모습과 변화무쌍한 날씨 등 한국 지리와 관련된 모든 것들의 하루를 담았던 3권에 이어 4권에선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이번에는 ‘우주 똥, 태양풍 그리고 빅뱅의 하루'라는 부제로 지금까지 밝혀진 우주 과학과 인류가 이룬 우주 탐사의 모든 것을 담았다.

 

 

이 시리즈는 무엇보다 사람, 물건, 동물 등 각각의 테마와 관련된 100여 가지 ‘이것저것들’이 등장해 자신의 하루에 대해 직접 설명해 준다는 컨셉부터 흥미진진하다. 이번에는 우주의 ‘이것저것들’이 주인공이 되어 저마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펼쳐 내는데, 우리가 알지 못했던 우주 속 ‘이것저것들’의 여러 속사정을 만나볼 수 있다.

 

태양에서 뿜어져 나오는 한 줄기 햇빛 '레이'의 속사정, 태양풍을 이루는 작은 알갱이 '거스'의 비밀 일기, 목성 표면에 휘몰아치는 거대 폭풍 '팽팽'의 비밀, 지구에서 75~76년에 한 번씩 볼 수 있는 혜성 '핼리'의 히스토리, 팽창하고 있는 우주 '우나'가 138억 년 전부터 써온 비밀 일기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이 책은 태양계, 지구 밖 우주 공간, 우주 탐사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태양계의 여덟 행성을 시작으로 중력, 일식과 월식의 비밀, 유성체, 운석, 얼음 고리 등을 살펴 본 뒤, 다양한 혜성과 별자리, 성운, 중성자별에 대해 알아본다. 우주에 숨겨진 엄청난 미스터리들도 흥미진진하고, 자동차로 우주여행을 한다면 언제쯤 도착할까 등 기발한 재미를 안겨주는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그동안 사람들이 어떻게 우주 탐험이라는 꿈을 쫓아 왔는지 살펴본다. 인류가 우주로 나가기 시작한 것이 고작 60여 년 전부터임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 동안 사람들은 달 위를 걷고, 우주 정거장을 세우고, 화성을 미래의 휴가지로 점찍어 두기까지 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초등 교과서 지구 과학 분야에 나오는 핵심 내용을 포함한 것은 물론이고, 우주 비행사가 되는 방법도 단계별로 자세히 수록되어 있어서 우주에 대한 꿈을 꾸고 있다면 보다 구체화된 지식들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귀엽고 재치 있는 일러스트와 다양한 우주에 관련된 지식과 정보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우주 경쟁 시대에 우주 탐사를 떠난 원숭이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무중력 상태의 영향력 연구에 이용된 생쥐가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혜성을 따라잡기 위해 우주로 나간 무인 탐사선이 어떤 일을 했는지 전부 다 알려주고 있으니 말이다.

 

놀라운 우주 세계를 자세히 들여다 보고, 우주의 주인공들이 들려주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나보는 신비로운 탐험을 시작해보자. 자, 이제 우주로 떠날 시간이다. 망설이지 말고 어서 이 책을 펼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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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저택의 비밀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2
해리에트 애쉬브룩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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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은 혼란의 연속으로서 거의 난리법석이었다. 무명의 시골 보안관이 경찰 생활에서 유일하게 맞은 살인 사건을 상대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를 도울 정밀한 범죄 추적 장치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수하로 부릴 경관들도 전혀 없었다. 사진사도, 지문 전문가도, 검시관도 없었다.
아들인 비벌리, 그리고 너무 협조적이어서 오히려 혐의에서 전적으로 벗어날 수 없는 한 젊은이만이 있을 뿐이었다. 게다가 집안의 모든 이들은 망연자실한 채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p.37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해리에트 애쉬브룩은 클래식 추리소설의 황금기에 여러 작품들을 남겼던 작가였다. 당대에는 주목받지 못하던 작가였지만, 한 세기가 지나서 진정한 추리소설 애호가들에게 재평가받고 있는 작가라고 한다. 스파이크 트레이시라는 자유분방하고 어설픈 청년 탐정이 등장하는 시리즈는 일곱 편이 출간되었는데, 이 작품은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 작품은 <세실리 테인 살인 사건>, 두 번째 작품은 <스티븐 케스터 살인 사건>이고, <샤론 저택의 비밀>이 그 세 번째 작품이다.

 

스파이크는 뉴욕 지방 검찰청 검사를 형으로 두고 있지만, 자신은 즐거움을 탐닉하고 한탕주의 정신으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특유의 사교성과 매력으로 런던과 파리, 비엔나 등을 누비다가 우연히 뉴욕 경찰청의 굵직한 두 건의 살인 사건을 해결하며 아마추어 탐정의 길을 걷게 된 캐릭터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버몬트 산골을 지나다가 자동차 고장으로 길에서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상태에서 우연히 질 제프리라는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의 제안으로 언덕 위 저택으로 초대를 받게 되어 그곳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되는데, 그날 밤 저택의 주인이자 그녀의 후견인인 시구르드 샤론 박사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 사건에서 말이 되는 건 하나도 없다고요." 스파이크가 쏘아붙였다. "이건 논리학과 합리성의 모든 법칙을 거역하는 거예요. 내가 아직도 확신하는 단 한 가지 영원한 진실은, 지각이 있어야 하는 당신 같은 영감쟁이도 예쁜 얼굴을 보면 혼란에 빠진다는 겁니다."
실콕스는 자신에게 덮어씌워진 악랄한 혐의가 재미있다는 듯 담배를 피우면서 웃기만 했다. 그러나 곧 그 웃음은 사라져갔고 예리한 추측의 표정이 서서히 그 자리를 차지했다.        p.183

 

심심할 정도로 지독하게 단조로운 일상이 이어지는, 범죄라고는 일어나지 않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지난 30년간 열심히 추리소설을 읽어온, 시골 마을의 보안관 에브라임 실콕스는 생애 첫 살인 사건을 맡아 무료한 경찰관 생활에서 벗어나 사건의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한다. 한편,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자신과 아무 상관 없는 일에 참견하고, 부르지도 않은 곳에 불쑥 끼어드는 것으로 유명한 젊은 청년 스파이크에 대해 알게 된 실콕스 보안관은 그를 특별 보안관보로 임명하며 함께 사건 해결을 위해 나선다. 고립된 이 저택에 있던 사람들은 성격이 극과 극인 쌍둥이 자매인 당돌하고, 열정적인 질 제프리와 조용하고 상냥한 메리 제프리, 간호사 미스 윌슨, 하인인 헨리 욘슨과 그의 덴마크인 아내뿐이었고, 사건은 전형적인 밀실 살인으로 보였다. 하지만 사건은 점점 오리무중에 빠지고, 그들은 점점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의심스러운 용의자의 매혹적인 모습에 속수무책으로 빠져들면서 그 와중에 수사는 수사대로 진행시키느라 바쁜 스파이크는 기존에 보아왔던 탐정 캐릭터와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저래가지고 어디 사건 해결을 할 수 있겠나 싶은 어설픈 모습과 냉철하고 예리하게 핵심을 찌르는 면모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허술함과 건방진 모습을 오가며 색다른 매력으로 작품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시리즈가 일곱 편이나 출간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인상적인 캐릭터였다. 그리고 후반부에 이르러서 밝혀지는 엄청난 사실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말로 향하게 되는데, 웬만한 추리 소설의 반전 못지않게 충격을 안겨준다. 고전 추리 소설은 지루할 거라는 편견을 깨주는, 아주 흥미진진한 작품이었다. 해리에트 애쉬브룩의 다른 작품들도 국내에 소개되기를 바래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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