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나가 처음 만나는 법 - 계약, 직장 생활, 결혼과 이혼, 인플루언서 활동까지 나를 지키는 현실밀착 법률
장영인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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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제는 다소 한물간 유행어지만 '소확횡'(소소하지만 확실한 횡령)은 여전히 직장인들 사이에서 공감을 사고 있다. 소확횡이란 소소한 사치를 즐기는 데서 오는 행복이라는 의미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변형한 단어로, 회사 물건을 소소하게 사적으로 소비하면서 만족감을 얻는 행동을 일컫는다. 잘못된 행동인 것 같으면서도 많은 사람이 별생각 없이 SNS에 공개하는 것을 보면 대수롭지 않은 일상 속 일탈로 여겨지는 것 같다. 회사 비품을 슬쩍해도 정말 괜찮은 걸까? 회사 생활에서 늘 마주하는 상황, 어디까지 괜찮은지 알아보자.              p.50~51


회사에서 상사에게 남모르게 괴롭힘을 받고 있던 A씨는 아무도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아 고민이었다. 그러다 인터넷에서 명찰처럼 생긴 녹음기를 발견하고 상대방 모르게 상황을 녹음해보기로 하는데 뭔가 찜찜하다. 몰래 녹음을 해도 괜찮은 걸까? 평범한 직장인 C씨는 퇴근 후 집 근처 호프집에서 서너 시간 정도 서빙 일을 한다. 단지 열심히 사는 것뿐이지만, 회사에 알려지면 인사고과를 불리하게 받을 것 같아 눈치를 보는 중이다. 회사 몰래 투잡을 뛰면 불법인 걸까?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우리는 다양한 책임과 마주하게 된다. 집 계약, 직장에서의 협상, 연인과 결혼 결정, 뜻하지 않게 겪게 되는 분쟁 등 매일 마주하는 일인데도 법을 잘 이해하고 활용하기는 여전이 어렵기만 하다. 그렇다고 변호사를 만나자고 하니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럴 때 꼭 필요한 책이 나왔다. 이 책은 사회생활을 할 때 무조건 알아야 하는 핵심 법률 지식을 선별하고, 풍부한 사례와 최신 법령을 통해 세심하고 정확하게 살펴본다. 직장 생활을 할 때, 집을 구할 때, 결혼 또는 이혼을 준비할 때, 인플루언서 활동을 할 때 꼭 필요한 법률 지식과 실전 조언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당시 한 유튜버의 문제 제기로 일부 인터넷 방송에서 뒷광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많은 사람이 충격을 받았다. 연예인들이 회사에 소속되어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비연예인 인플루언서는 팔로워와 친밀감을 형성하며 때로는 민낯을 보여주는 식으로 솔직한 사생활을 공개해왔다. 그러허다 보니 이들이 올리는 콘텐츠는 소속 회사가 판매하기 위한 의도를 가지고 가공한 것이 아니라 솔직하고 진실된 것이라는 신뢰를 만들 수 있었다. 뒷광고는 팔로워 또는 구독자들의 이러한 신뢰를 정면으로 깨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행태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일까?                p.196


로펌에서 디자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K씨는 생성형 AI의 등장이 걱정이다. 인공지능에 필요한 디자인을 간단히 설명하기만 하면 몇 초 만에 결과물이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기회로 삼아 더 많은 디자인을 더 빨리 생산해내기로 한다. 그런데 AI가 디자인한 결과물을 그대로 이용해서 업무에 이용해도 저작권 등에 문제가 없는 걸까? 팔로워를 50만 명이나 보유한 인스타그래머 A씨는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피드에 제품을 게시할 때마다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광고비를 받는다. 그런데 상품 소개글에 광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숨기기도 하고, 가끔은 업체가 광고 받은 사실을 숨겨주면 광고비를 더 주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한다. 뒷광고와 가짜 내돈내산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일까? 


이 책은 회사 비품은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 전월세 보증금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혼인신고는 최대한 미루는 게 좋다는데 맞는 건지, 인공지능이 만든 콘텐츠는 무료로 사용해도 되는 지 등등 법에 취약한 젊은 세대들이 마주하게 될 현실적인 상황들에 대한 법률 조언들로 가득하다. 젊은 감각으로 세상을 보는 장영인 변호사는 꼭 필요한 법률 상식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면 쉽게 해결할 수도 있을 일인데, 그러지 못해 복잡한 상황에 휘말리는 의뢰인들을 보면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그래서 이러한 경우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다짐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흔히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법률 정보를 찾아 보게 마련인데, 그런 정보는 대부분 광고 목적이고, 최근 경향이 반영되지 않아 부정확한 경우가 많다. 상담소보다 가깝고 검색보다 정확한 실전 법률 조언이 필요한 이들에게 이 책이 아주 큰 도움이 되어 줄 것 같다. 법이 더 이상 어렵고 낯선 존재가 아니라 조금은 친근하고, 가까운 친구처럼 느껴지길 원한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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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성의 한능검 한국사 4 - 백제 최태성의 한능검 한국사 4
최태성 기획, 이태영 그림, 윤상석 글 / 다산어린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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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700만 수강생이 선택한 큰별쌤 최태성의 첫 한국사 학습만화 시리즈, 그 네 번째 이야기이다. 대한민국 수능 역사 1타 강사,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타 강사인 최태성 선생님이 한국사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들을 위해 처음으로 선보인 학습만화라 그런지 아이와 함께 정말 유익하게 읽고 있는 시리즈이다. . 


이 책을 통해 만화를 읽다 보면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 저절로 풀리는 마법같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되니 말이다. 




1권에서 석기 시대부터 신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까지를 다루었다면, 2권에서는 우리 역사 최초의 국가 고조선부터 철기 문화를 바탕으로 성장한 부여, 고구려 등 여러 나라의 성장을 다루었다. 3권에서는 주몽이 세운 고구려의 발전 과정을 다루었고, 4권에서는 삼국 중 전성기를 가장 빨리 맞이한 문화 강국 백제를 다룬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한국사를 재미있는 만화로 풀어내고 있는 책이라, 아이도, 어른도 아주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설의 칼 한능검이 사라지고 나서 역사책에 있는 글자들이 모조리 없어지는 일이 벌어져, 춘추관의 관리인 준이와 단이는 사라진 한능검을 뒤쫓는 중이다. 한능검을 집안 대대로 비밀리에 보물로 보관하고 지켰던 곽씨 집안의 대를 잇는 검객 곽승과 구석기 시대에서 만난 돌치까지가 함께하는 멤버이다.  한능검 도둑으로 오해받고 있는 검객 태성은 중간 중간 나타나 이들을 위험에서 구하기도 하고, 한능검을 찾을 실마리를 찾기도 한다. 역사가 바뀌려는 느낌이 들 때마다 바로잡기 위해 시대를 넘나드는 태성을 쫓아 함께 여러 시대를 통과하고 있는 준이와 단이 일행들은 언젠가 자신의 시대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더 흥미진진해지는 스토리에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빨라졌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역사가 이렇게 재미있는 거구나 싶어서 놀라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 점이 이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이기도 하고 말이다. 




각각의 장이 끝날 때마다 실제 한능검 기출 문제들을 풀어볼 수 있고, 큰별쌤의 꼼꼼한 해설도 만나볼 수 있다. 전체 이야기가 끝이 난 뒤에는 해당 시대의 주요 사건들을 한눈에 보여주는 ‘함께 찾아봐요!’ 코너를 통해 책에 나온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데, 한 눈에 쏙 들어오는 그림으로 되어 있어 더 좋다. 굳이 암기하지 않아도 재미있는 만화를 읽고, 그림으로 정리된 내용을 보는 것만으로 한국사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한능검(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국가 공인 자격증이다. 한국사 전반에 대해 다루며 1급에서 6급까지 다양한 급수로 나뉘어져 있어 초등학생 어린이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정부가 주는 몇 안 되는 자격증인데다, 절대 평가라서 온전히 자신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자격증이기에, 초등학생들이 방학 동안 도전해보기 딱 좋지 않나 싶다. 초등학생이라면 6급만 따도 충분하니, 한능검 시리즈를 즐기면서 한능검 자격증 준비를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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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시답지 않아서
유영만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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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난과 시련의 방파제만 만들어 놓고/파도치는 물결만 관망하던 당신은/갑자기 찾아드는 뒤늦은 오후에/내일도 꿈꾸게 될 아슬아슬한 기적만 상상할 뿐입니다.//살아온 모든 책의 페이지마다/우여곡절의 악보로 채워진 한 권의 책을/밤새 온몸으로 읽어도 다 읽지 못하고/여운이 페이지마다 감도는 불멸의 습작은/당신에게는 영원히 완성할 수 없는 미완성입니다.              p.25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시적 언어로 풀어내는 한양대학교 유영만 교수의 신작이다. 당연함에 물음표를 붙이고, 버려진 말들을 찾아 모으고, 타성과 관성에 젖은 언어를 세탁하고, 모든 절망의 언어를 희망의 단어로 바꾸고, 우울함의 그림자에서 빛나는 자아를 찾아내는 여정이다. 왜 그는 시를 놓지 않고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걸까. 


그는 삶이 시답지 않아도 사람은 시답게 살아야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시처럼 행과 연을 나누며 쓰였지만, 산문처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시적 언어’의 힘을 탐구하는 상상력과 삶의 다양한 순간들을 시적 언어로 재해석하는 사유가 돋보이는 책이었다. '사랑'은 추상명사이지만, 이 책 속에서는 동사로 변신해서 나뭇가지에 매달린다. 여러 가지가 그리움에 줄기차게 입맞춤하며 하늘의 별빛으로 무르익어 가면, 그리움에 지쳐 나도 모르게 마침표를 찍게 되는 것이다.  사실 시를 온전히 즐기기에는 그 문턱이 높은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서 선뜻 시에 손이 가지 않았다면,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잘 읽히는, 일상과 맞닿아 있는 시적 언어를 만나보면 어떨까. 이 책을 읽으며 낯설다거나, 난해하다는 느낌을 거의 받지 못할 것이다. 덕분에 시가 이렇게 쉽게 이해될 수도 있는 거구나 깨닫게 되어 시집을 찾아 읽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칸트를 읽다가 길을 잃고 카페에 들려 냉수를 마십니다.스피노자를 읽다가 휘둘리는 감정에 몸을 던지고/니체를 읽다가 욕망의 사다리를 만납니다./플라톤이 새벽같이 일어나 이데아의 세계를 건설하고/아리스토텔레스가 밤잠을 설치며/현실에서 진실을 찾으라고 설파하는 정언명령 사이에서/저녁노을은 붉게 타들어 가는 속마음을 허공에 던집니다.              p.170


 

시는 은유에서 시작해서 은유에서 끝난다. 시만 은유를 독점적으로 쓰는 것은 아니지만 은유 없는 시를 상상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바로 그러한 이유로 사람들이 시를 어렵게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소설가는 만들어질 수 있지만, 시인은 태어나야만 한다는 말이 있는 것일 테고 말이다. 저자인 유영만 교수는 자신이 시인이 될 수 없음을 인정했지만, 그럼에도 늦은 밤의 시인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시인은 될 수 없을 지라도, 시적인 사유를 하고, 그것을 언어로 빚어내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싶다. 


'언어는 우주 안에 흩어진 채 존재하는 '있음'들을 하나씩 불러 이름을 주고 그것에 실존을 입혀 누군가에게 건네는' 거라고 어디선가 읽을 적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언어가 어떻게 삶을 읽어 내는지, 그 안에 담긴 무수한 우주와 존재들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인의 눈으로 바라보면, 계절이 변하는 풍경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도, 막막한 암담함과 절박함도, 견뎌야 하는 번뇌의 무게도 달라진다. 이전과 다르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어제와는 다른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그게 바로 시적 언어가 가진 힘이다. 아스팔트의 견고함도 뚫고 일어서는 봄날의 풀잎을 보여 경이로운 기적을 깨닫고, 하늘이 뚫린 듯 멈추지 않는 폭우 속에서도 비 갠 후 맑은 날이 찾아올 것을 고대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내 삶의 모든 것을 사랑하게 만드는 시적 언어의 세계를 경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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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영향력 - 10세에서 25세까지, 젊은 세대를 변화시키는 동기부여의 새로운 과학
데이비드 예거 지음, 이은경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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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왜 사람들은 강요자와 보호자 마인드셋에 기댈까? 이러한 차선의 리더십 유형은 타당한 두려움과 걱정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강요자 유형은 미성숙하고 반항적인 청소년들이 사회에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걱정한다. 청소년들에게는 책임과 규율, 기준이 필요하다고 본다. 뛰어난 인재가 되려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 어른들은 생각한다 '나는 청소년들이 최대한의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다그칠 수도 있고 그냥 방치할 수도 있어.' 애초에 이런 가정에서 시작한다면 강요자들이 스스로 청소년들과 사회에 최선인 일을 하고 있다고 여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p.102


사춘기부터 사회초년생에 이르는 젊은 세대와 바람직하게 상호작용하고 싶은 어른들에게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실용적인 조언을 들려주는 <어른의 영향력>을 어크로스의 600P 클럽으로 읽었다. 600페이지의 두툼한 분량이지만 리딩 가이드를 통해 매일 정해진 분량만큼 읽고, 책 속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한 미션과 필사를 하며 차곡차곡 따라가다보면 가뿐하게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할 수 있다. 가끔 티비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아이가 이상 행동을 하거나 문제가 있는 경우, 알고 보면 부모의 문제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다. 이른바 사춘기 청소년들 대부분은 어른의 조언을 꼰대질로만 치부하고, 부모와 선생님 말은 지독하게 안 듣고 반항을 일삼는데, 그 또한 그들의 마음을 너무 모르는 어른들의 문제였다면 어떨까. 


이 책에서 심리학자 데이비드 예거는 젊은 세대를 향한 어른들의 피드백이 실패하는 이유가 청소년이 미성숙하고 무능하기 때문이라는 ‘신경생물학적 무능 모델’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어른들이 청소년의 뇌를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청소년들의 신경생물학적 요구를 정확히 이해해 동기와 행동을 유도하고, 그들에게 현명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사람들에게 ‘멘토 마인드셋’을 제안한다. 멘토 마인드셋이란 젊은 세대에게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동시에 그런 높은 기준을 맞추는 데 필요한 지원도 제공하는 방식이다. 높은 기준을 유지하면 질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두려워하는 청소년들이 혼란에 빠지지 않게 막을 수 있으며, 우리가 그들을 얼마나 아끼는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청소년들을 진지하게 대하고 그들이 유능하다는 평판을 얻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지위와 존중을 얻을 길을 열어준다. 저자는 '강요자', '보호자', '멘토' 마인드셋이라는 것을 각각 나누어 설명하며, 어떤 차이점이 있고, 어떤 역사를 거쳐 왔으며, 어떤 효과가 있는지 비교해서 알려 준다. 





중요한 것은 '흥미'가 아니라 '의미'입니다." 버거가 말했다. 그는 교육과정 설계자들이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단기적 흥미와 장기적 만족 지연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버거의 관점에서 보면 둘 다 썩 적절하지 않다. "우리 사회는 흔히 '지금 공부해서 나중에 좋은 일자리를 얻어'라고 말합니다. 매년 미국 학생 5000만 명에서 두 번째 마시멜로를 기다리라고 말하는 거죠." 버거는 청소년들에게 공동체와 사회적 평판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무엇인가를 성취할 기술을 학습하라고 요구함으로써 '지금 당장' 의미와 목적을 부여하는 방법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p.322


전설적인 NBA 코치인 칩 엥겔랜드는 선수가 훈련 중에 슛을 실패했을 때 "틀렸어, 멈춰, 이렇게 해!"라고 소리 지르지 않는다. 대신 "어떤 느낌이었어?"라고 묻고 대답을 기다린다. 서지오 에스트라다는 학생이 물리 문제를 풀다가 틀렸을 때 "힘을 곱하는 걸 깜빡해서 이 문제를 틀린 거야"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어떻게 이 답을 구했는지 말해볼래?"라고 물으며, 학생의 이해를 바탕으로 협력적 문제해결을 시작한다. 스테프 오카모토는 낮은 평가를 받을 듯한 직원에게 "당신은 전부 잘못하고 있어요"라고 딱 잘라 말하지 않는다. 대신 "같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어디에서 막혔고, 지금까지 뭘 시도해봤는지 알려줄래요?"라고 물으며 곤란한 문제를 해결해준다. 그렇게 NBA 코치는 자존심 강하지만 실수가 많은 스타 선수의 슈팅 성공률을 끌어올렸고, 고등학교 교사는 매년 90% 이상의 학생들을 대학 수준의 물리 시험에 합격시켰으며, 관리자는 지옥 같은 회사였던 마이크로소프트를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이는 '지시'보다 '질문'이 멘토 마인드셋을 실천하는 핵심을 이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데이비드 예거는 이 책에서 멘토 마인드셋이 학습 의욕 결여, 해로운 식습관, 학교폭력 등 청소년의 행동 문제를 줄인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증명해 보인다. 그리고 멘토 마인드셋을 지닌 사람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청소년의 삶에 영향력을 끼쳤는지를 상세하고 드라마틱하게 서술한다. 책의 말미에는 부록으로 효과적이고 배우기 쉬운 실천법을 수록했다. 부록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 치고는 꽤나 많은 분량인데, 내용의 상당 부분이 실제로 저자가 사용하는 개입법과 워크북에서 뽑은 것이라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각 장의 내용에 맞춰 질문에 답을 하면서 따라가다보면 멘토 마인드셋을 현실에서 실천해볼 수 있는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은 신경과학, 심리학 연구와 실험의 최신 결과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다, 누구나 배우기 쉬운 효과적인 실천법을 제시하고 있어 대단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젊은 세대를 향한 어른들의 피드백은 왜 항상 실패하는지 궁금했다면, 청소년기 뇌에 대한 오해와 통념을 깨는 동기부여의 새로운 과학을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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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나들이 어휘력 편 - 신뢰와 호감을 높이는 언어생활을 위한
MBC 아나운서국 엮음 / 창비교육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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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떤 일을 하다가 제대로 끝나지도 않았는데 중간에 판을 엎을 때가 있죠? 이처럼 일이 잘못되어 흐지부지됐을 때 쓰는 말, 많은 사람들이 '파토'가 났다고 하지만 정확한 표준어는 '파투'입니다. 흔히 화투 놀이에서 장수가 부족하거나 순서가 뒤바뀔 때 그 판을 파한다, 즉 뒤엎는다는 뜻으로 하는 말입니다. 파토가 아니라 파투, 기억하세요.             p.92


'금일'을 금요일로 혼동하고, '사흘'을 4일로 이해하거나, '심심한 사과'를 잘못 받아들여 오해하고, '우천 시 장소 변경'을 '우천 시에 있는 지역'으로 알아듣는 등 문해력 저하가 어느덧 사회적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단어뿐만 아니라, 말의 맥락도 파악을 잘 못하는 것이 요즘 현실인데, 이는 의사소통의 문제를 넘어 학습 부진과 세대 간 갈등이라는 지점까지 연결되기도 한다. 문해력과 맞닿아 있는 어휘력 부족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1997년부터 30년 가까이 방송되고 있는 <우리말 나들이> 프로그램이 그간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현시대에 유효하고 필요한 내용들을 엄선해 책으로 엮었다. 틀린 우리말을 바로잡고 좋은 우리말을 널리 알리기 위한 프로그램답게, 올바른 맞춤법과 외래어 표기법을 알려주고, 케케묵은 표현이나 낯선 외래어를 다듬어 쓸 수 있는 순화어를 제안하는 등 군더더기 없이 실용적인 팁을 가득 담았다. 특히나 잘못된 발음에서 이어진 틀린 표현들을 짚어 주는 장에는 MBC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정확한 발음을 들을 수 있는 큐알코드를 삽입해 이해도와 활용도를 높였다. 아름다운 순우리말이지만 사용 빈도가 낮은 표현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현시대의 언어에 집중해 실용성을 높인 점도 장점이다. 





한 SNS에 검색해보니 #쑥맥의 해시태그 숫자가 #숙맥의 열 배였는데요. 표준어는 '숙맥'으로, <쑹맥>이 아니라 <숭맥>으로 발음합니다. 한자 콩 숙, 보리 맥을 쓰는 '숙맥'은 콩과 보리를 아울러 이르는 말을 뜻합니다. 또한 '숙맥불변'에서 나온 말로, 사리 분별을 못 하고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사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SNS에 해시태그를 달 때 지금부터라도 표준어 #숙맥을 쓴다면 비표준어 #쑥맥을 금방 따라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너무 숙맥 같은 생각일까요?                 p.155


표준어보다 비표준어가 온라인에서 더 많이 쓰이는 경우가 있다. 해시태그 #애시당초를 검색하면 5천 개가 넘는 관련어가 나오는데, '애시당초'는 표준어가 아니다. '당초'는 일이 생기기 시작한 처음을 뜻하는 말로, 이를 강조해 이르는 말이 바로 '애당초'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표준어인 '애당초'를 SNS에서 찾아보면 백여 개 정도의 해시태그만 나온다. 정확한 우리말을 써야 하는 뉴스 기사에서도 종종 '애시당초'라는 말을 사용하는 걸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쑥맥'과 '숙맥'도 그렇다. 표준어는 '숙맥'이지만, 실제로 온라인에서 더 많이 사용되는 단어는 '쑥맥'이다. 그외에도 어쭙잖다와 어줍잖다, 엉큼하다와 응큼하다, 여태껏과 여지껏, 옥에 티와 옥의 티, 욱여넣다와 우겨넣다, 원체와 원채, 쩨쩨하다와 째째하다 등 흔히들 잘못 사용하고, 틀리게 알고 있는 우리말이 정말 많다. 


외래어는 표기법이 통일되지 않고 다르게 쓰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더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데이션과 그라데이션, 난센스와 넌센스, 내비게이션과 네비게이션, 라이선스와 라이센스, 레모네이드와 레몬에이드, 루주와 루즈, 셔벗과 샤베트, 소시지와 소세지, 메시지와 메세지, 슈퍼마켓과 수퍼마켓 등 정말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들인데 정확한 외래어 표기법이 뭔지에 대해서는 다들 잘 모르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통해 올바른 우리말 사용에 대해 한번쯤 짚어본다면 아주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고 있는 단어들에 대한 정확한 뜻풀이와 다양한 예문, 문제 풀이까지 수록해 제대로 된 언어생활 지침서가 되어준다. 함께 알아두면 좋을 우리말과 속담, 사자성어, 관용구 등도 소개되어 있고, 각 장이 끝나면 공부한 내용들을 점검해 볼 수 있는 문제도 수록되어 있다. 맞춤법 검사기와 사전 없이 글을 쓰기 어려웠거나, 사회생활을 앞둔 취준생들과 문서 작성이 잦은 직장인들에게도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우리말을 제대로 익혀 어휘력을 끌어올리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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