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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만 봤더니 일본어를 잘하게 된 건에 대하여
센님(정세영) 지음 / 길벗이지톡 / 2024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5/0109/pimg_7694311454563974.jpeg)
일본어를 배우고 싶나요? 어떤 사람에 대해 알고 싶고 가까워지고 싶다면 그 사람에게 호감이 있다는 뜻이겠죠? 언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까워질 수 있고, 좋아하는 마음을 유지할 수 있어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익힐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부터는 '공부'가 아니라, 가까워진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일본어와 친해지는 겁니다. p.35
일본어 전공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독학으로 일본어 공부를 해서 3년 만에 JLPT N1을 취득하고, 일본의 각종 방송에 출연하고, 일본어 동영상 강의 제작에도 참여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센님의 일본어 학습 에세이가 나왔다. 일본어, 일본여행 전문 콘텐츠로 26만 구독자, 조회수 4천 만뷰를 기록한 센님은 애니 덕질로 시작해 일본어로 먹고살고 있다. 이게 가능한 걸까?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고 싶다는 로망을 가져본 적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학창시절 내내 영어를 배우고, 제2외국어로 일본어, 프랑스어 등을 배워 왔지만, 정작 해외에 나가거나 외국인과 마주하게 되면 얼음처럼 굳어서 한 마디도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니 말이다. 하지만 당장 생계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닌, 외국어 공부를 매일 꾸준히 하기란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게다가 꽤나 열심히 공부를 해왔다고 생각해도, 막상 자격증 시험을 보거나, 해외에서 활용해보려고 할 때는 정작 입을 떼기도 어렵고 말이다. 나 역시 영어를 비롯해서 일본어 공부에 꽤나 관심이 많은 편인데, '공부'가 아니라 '애니'만 보는 것으로 일본어 실력이 늘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읽어 보게 되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5/0109/pimg_7694311454563975.jpeg)
아무리 재미있는 일이라도 "공부해!"라고 하면 거부감을 느끼기 마련이에요. '공부'에는 뭐가 따라오나요? 숙제, 시험, 성적! 어떤 사람이든 넌더리를 낼 수밖에 없죠. 이번에는 작심하고 공부하겠다고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머지않아 지쳐 포기하기 일쑤예요. 그렇지만 "그냥 좋아하기만 해!"라고 한다면? 그냥 '나는 이 일본 드라마가, 이 일본 애니메이션이, 이 일본 영화가 재미있어서 보는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마음의 기본 세팅을 '내게 외국어는 공부가 아니라 덕질 영역'이라고 해두면 오래 꾸준히 지속할 힘을 얻을 수 있어요. 제가 그랬듯이. p.128~129
이 책의 저자인 센님은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일본어 비전공자에 학원 한 번 다닌 적 없는 그녀는 대체 어떻게 일본어 공부를 한 것일까. <명탐정 코난> 정주행을 시작으로 코로나 덕분에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세계에 푹 빠지게 된 것이 바로 일본어 공부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숨쉬듯이 자연스럽게, 덕질을 통해서 일본어에 오랫동안 노출이 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몇몇 단어들이 귀에 쏙쏙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 전까지 일본어는 그냥 재미있게 보는 애니에서 캐릭터들이 쓰는 언어에 불과했다면, 몇 개의 단어에 '귀가 트인' 순간, 알아듣고 쓸 수 있는 언어로 확 다가오게 된 것이다. 어떤 언어를 배우든 공통적인 진실은 바로 여기에 있다. 뭐가 됐든 많이 들어야 한다는 것.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어학 듣기 교재든, 무엇이든 간데 처음에는 많이 듣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다.
일본어로 혼잣말하기, 외워야 하는 건 최대한 게임처럼 해보기, J-POP으로 일본어 감성 즐기기, 일본 가면 꼭 쓰는 여행 일본어, 단계별 일본 애니 추천 리스트, 초고속 JLPT 지름길 공부법 등 일본어를 공부가 아니라 즐기면서 익힐 수 있는 각종 꿀팁들이 가득한 책이다. 중간 중간 센님이 일본에서 직접 촬영한 풍경사진도 수록되어 있고, 자신의 솔직한 경험담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이 책을 읽다 보면 이게 가능해? 에서 가능하구나...의 영역으로 이해가 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도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즐기면서 일본어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언어는 공부가 아니라 '덕질'이라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공부하지 않기, 공부로 느끼지 않기, 덕질로 하기’를 제 일본어 생활의 지침이라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결코 설렁설렁한 건 아니었다. 덕질을 하더라도 제대로, 최선을 다해 즐겼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거라고 생각한다. 일본어를 독학으로 해서 리포터, 기자, 유튜버, 작가, 강연 기획자이자 일본에서는 한국어 강사로, 한국에서는 일본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센님의 놀라운 일본어 학습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나도, 그리고 당신도 센님처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