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트
스티븐 베이커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미래 예측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면 어떨까? 미국 일간지워싱턴 포스트미래에 살아남을 직업, 10년 후에도 살아남는 직업 고르기 노하우를 공개했는데, 인공지능·로봇 전문가, 빅데이터 분석가, 교사, 목수를 ‘10년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직업으로 꼽았다고 한다. 특히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공상과학 영화나 디스토피아 소설에서 단골 소재로 정말 어느 정도 시점의 미래가 되면 인간의 두뇌를 넘어서는 컴퓨터가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달에는 MIT의 뇌 과학자들이 원숭이 수준의 사물 시작 능력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는 기사도 보았다. 그 동안은 인간이 설계한 컴퓨터가 지각 능력 측면에서 영장류의 뇌를 넘어서지 못했었는데, 그 한계가 처음으로 깨졌다는 얘기다. 이것은 어쩌면 이제 곧 영장류의 뇌가 정복될 시점이 다가왔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정말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미래 예측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72년 사람들은 머릿속에 두 개의 두뇌를 가지고 산다. 원래 자신의 두뇌인 천연두뇌와 '부스트'라 불리는 인공두뇌가 그것 이다. 간단히 말해 부스트는 컴퓨터를 두뇌 속으로 집어 넣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머릿속에 들어간 슈퍼 컴퓨터는 생각들을 일련의 단어나 명령어로 변환시킬 수 있게 해주고, 사람들은 그 가상 세계를 통해 음식도 먹고, 섹스도 하고, 친구들과 문자도 주고 받을 수 있게 된다. 연애도 가상 세계 속의 아바타를 통해 육체적 접촉 없이 시작하고, 가상세계에서 연인이 된다. 그 속에서 섹스도 하지만 그것 역시 신체 접촉 없는 버추얼 섹스이며, 사랑의 기억을 미세 조정하는 앱으로 가상 세계의 행동을 실제로도 체감할 수는 있다. 먹는 것 또한 맛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정상적인 음식이 아니라, 단백질, 탄수화물 식의 알약을 통해 섭취한다. 알약을 먹은 다음 부스트 속에서 그것을 음식 앱을 통해 기름에 튀긴 조개, 코브 샐러드, 땅콩버터 등을 먹은 것과 같은 가상체험으로 전환시켜 가상적으로 먹은 느낌을 즐긴다. 그러니 이들에게는 가상세계가 곧 현실세계와 같다는 얘기다.

랠프의 기억은 파괴되었다. 그는 평생 동안 디지털 세계의 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살아왔다. 그러나 이제 시간이 표시된 정밀한 이미지, 비디오, 노트, 링크 등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천연두뇌뿐이었다. 이 두뇌 속에서 기억(그것을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면)은 식욕, 후회, 욕망 등의 물웅덩이에서 불쑥불쑥 솟아나왔다. 그는 대화의 단편적 조각들만 건져 올릴 뿐이었다. 떠올린 흐릿한 그림들은 이리저리 바뀌다가 사라져버렸다. 그것들은 선명한 그림이라기보다는 유령 같은 흐릿한 자취를 가진 생각에 지나지 않았다. 이걸 뭐 두뇌라고 할 수 있을까, 하고 그는 생각했다

랠프는 보건복지부의 칩 실험실에서 긴밀하게 협력하며 해마다 실시되는 부스트 업데이트를 감독해왔다. 업데이트 덕분에 매년 3월 중순 약 4 3,000만 명의 미국인이 잠에서 깨어나면, 그들의 두뇌가 전보다 더 총명해지고 활발해졌다는 색다른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올해 업데이트 시행이 예정되어 있던 어느 날, 그는 칩 부서에 새로 부임한 수지로부터 게이트에서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는 얘길 듣는다. 그는 중국인들이 통신과 데이터를 보호해주는 칩의 감시 게이트를 활짝 열어놓은 것을 알게 된다. 그러니까 이것은 즉 정부와 기업이 개인 사용자의 생각과 꿈, 행동 등 사생활을 낱낱이 살펴보고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회사들이 한 개인의 평생 기억들을 마음대로 검색하고, 감시하고, 엿볼 수 있다니 랠프는 자신이 그 게이트를 폐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규 업데이트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려던 기관이 그를 납치해 부스트를 제거해버린다. 태어나던 날 머리에 칩을 삽입했던 그는 이제 허약한 천연두 뇌의 야생 상태로 돌아간다. 그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나 막막하다. 이 작품은 바로 여기서 시작한다.

태어나자마자 부스트를 사용했던 남자, 부스트 업데이트를 감독할 정도로 해킹, 디지털 쪽의 천재로 불리던 이 남자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오로지 천연두뇌만으로 거대한 기업과 싸워야 하는 것이 이 작품의 주요 스토리이다. 그는 멕시코 인접 국경지역에 테크놀로지의 도움을 거부한 채 천연두뇌 상태로 살아가는 야생인간들을 찾아가 아날로그 세계의 사람들과 협력을 하게 되고, 부스트를 통해 전 인류를 통제하려고 하는 기업과의 전쟁은 매우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신기한 건 이들이 보여주는 미래 세계의 모습이 터무니없는 공상과학처럼 허황되게 느껴지지만은 않는 다는 것이다. 그건 아무래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도 인공지능의 발전에 관한 수많은 사례들을 보고,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은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합리적으로 분석해서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이 비즈니스와 연결되는 시대이니 말이다.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처럼, 빅데이터로 수집된 정보를 기반으로 음성화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사용자에게 제시하는 것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의 일종이라는 걸 기억한다면 인간만큼 똑똑해진 컴퓨터를 만나는 것이 근 미래가 아니란 보장도 없고 말이다.

특히나 이 작품이 흥미로운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저자의 이력이다. 스티븐 베이커는 지난 10년 동안 비즈니스위크지의 수석 테크놀로지 필자로 활약했다. 데이터 경제, 무선 테크놀로지의 성장,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취재하여 보도했고, 첫번째 출간한 책으로 '빅데이터로 세상을 지배하는 사람들'이 있다. 소설을 '소설'로 쓴 것이 아니라 미래학자 입장에서 그가 예견하는 미래를 우리에게 알리기 위해서 쓴 것일수도. 그렇다면 이 작품은 픽션이 아니라 예언이 되는 셈이다. 몇몇 미래학자들은 . 2029년이면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지능이 인간 수준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마치 영화 '터미네이터'에서처럼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을 지닌 로봇과 마주하게 된다는 말이다. 작품의 표지에 있는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 20년 후부터 벌어질 현실이다!>라는 문구를 보고 이건 좀 지나친 억측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왜 이런 문구를 넣었는지 어느 정도는 수긍이 되었다. 그만큼 실재같은 미래를 그려낸 소설이란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는 남자와 일주일을
배수아 글.사진, 베르너 프리치 사진 / 가쎄(GASSE)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날 그녀는 잠자는 남자로부터 다가올 봄에 LA에서 만나자는 메일을 받는다. 잠자는 남자는 글을 쓰는 작가이면서 영화를 찍는 독일 영화감독(베르너 프리치)이고, 극중 화자인 나(배수아)는 그의 촬영을 돕는다. 그들은 6년 전부터 그렇게 종종 촬영여행을 떠나곤 했다. 카메라 앞에서 그들은 지난밤 꿈에 대해, 글쓰기에 대해, 비밀과 기억에 대해 말하곤 한다. 이 작품은 배수아 작가가 ''을 필름에 담고자 하는 그와 LA에서 함께 보낸 일주일간의 매혹적인 여행 에세이이다. 화자인 ''가 여행길에서 읽고 있는 조르주 페렉의 소설 <잠자는 남자>의 페이지가    종종 펼쳐지는 이 여행기는 뭐랄까, 믿을 수 없을 만큼 신비롭고, 고혹적이다. 여행에 관한 숱한 글을 읽었었지만, 이토록 황홀한 여행기는 난생 처음이다. 페이지 곳곳에 '잠자는 남자' ''가 실제로 촬영한 이미지 컷들이 실려 있어 글로 묘사된 것들이 고스란히 보여진다.

그녀는 여행 가방을 쌀 때, 꼭 필요한 것만 최소한으로 가져가는 스타일이다. 옷가지 사이에 책을 서너 권 넣고, 화장품과 세면도구, 속옷, 스타킹, 두통약, 수면제, 모자, 머플러, 그리고 거울이 전부이다. 그의 여행 가방에는 항상 작은 도서관이 통째로 들어있다. 책과 영화 필름으로 가득한 그의 가방은 돌덩이가 든 것처럼 무겁다. 그럼에도 그는 항상 이동 도서관처럼 가방을 운반해서 끌고 온다.

특히나 마음에 드는 건 잠자는 남자의 여행법과 배수아 작가의 여행에 대한 의미였다.

잠자는 남자의 여행법은 이렇다.

드림 호텔에 도착한 첫날, 늘 그렇듯이 잠자는 남자는 제일 먼저 여행 가방에서 책들을 꺼낸다. 그리고 집에서의 습관 그대로 책들을 각각의 장소에 배치한다. 침대 사이드 테이블에는 잠들기 전에 읽을 책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난 직 후 아침 햇살 속에서 가장 먼저 펼쳐 들 하루의 첫 책들을 골라 놓는다. 욕조 곁에도 한 두 권의 책이 있다. 목욕하면서 읽을 책들이다

그렇게 소파 테이블에도, 거실과 주방을 연결하는 카운터에도, 호텔 객실의 모든 공간에 책들이 놓여진다. 그는 심지어 사람들이 개나 고양이를 이불 속으로 데리고 오듯이 책들을 이불 속으로 데리고 들어온다고. 그렇게 잠자는 남자는 그 모든 책들을 여행길에 늘 들고 다니는데, .. 부러웠다. 사실 나도 배수아 작가처럼 여행 가방을 쌀 때는 최소한의 것들만 가져가려고 한다. 뭔가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현지에서 구매하는 방법으로, 갈 때는 가볍게 올 때는 무겁게. 가 컨셉이다. 그러다 보니 항상 여행 전날 밤늦게까지 고민하는 것은 바로 무슨 책을 가져갈까 하는 것이다. 아직 읽지 않은 새 책을 가져가자니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비행시간이 지루해진다는 단점이 있고, 이미 읽었던 내가 좋아하는 책을 가져가자니 두께가 만만치가 않아 무거울 것 같고 말이다. 그러다 결국 종이 책을 포기하고 이북을 가득 다운로드 받아서 아이패드를 가져갔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낯선 여행지에서 익숙한 책을 가져가는 것은 친구, 가족 이상의 위안이자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잠자는 남자가 책을 잔뜩 가져가서 객실 이곳 저곳에 책을 놓아두는 것이 백 퍼센트 공감이 된다는 얘기다. 물론 무게 때문에 현실에서 따라 해보기는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말이다.

배수아 작가에게 여행이란 이런 의미이다.

여행자가 길 위에 있듯이, 내 삶은 내가 쓰는 글 위에 있어요. 종종 여행지에서 나는 내 글의 운명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그 미래를 예감하곤 합니다.

여행을 떠날 때, 나는 하나의 이야기 속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하나의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한두 개의, 특정 장소와 관련된 어휘를 떠올리기 위해서 장소를 옮겨 다닐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정 나라에서 어떤 단어를 떠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 단어는 다른 곳에 있었다면 아마도 떠올리지 않았을 단어이니까. 뿐만 아니라 여행지에서 무심하게 관찰한 것들, 샀던 물건들, 들었던 소리들, 냄새들이 자신의 무의식 저 깊은 곳에서 그 장소와 관련하여 훨씬 더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점이다. 어쩌면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각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정신이 맑아지고, 사고가 예민해지고, 또렷해져서 가능한 많은 것들을 눈 속에 담고, 머릿속으로 기억하고, 가슴으로 느끼려고 하는 그 순간들 말이다. 그곳이 아니면 절대 느끼지 못할 감각

혹시 밤중에 우연히 잠에서 깨어난다면, 그때 카메라로 내 잠을 찍어 줄 수 있겠어?

나는 그러겠노라고 대답했다.

완전한 잠이어야 해. 잠든 척하고 있거나, 잠에서 깨어나 버리는 순간이 없는 순수한 잠을 촬영하고 싶어.

잠자는 남자는 자기 자신의 잠으로 영화를 만들고 싶어, 그녀에게 촬영여행을 떠나 이렇게 말한다. 우연히 잠에서 깨면 카메라로 자신의 잠을 찍어 달라고. 그러나 그녀는 아직 한 번도 잠자는 남자의 잠을 촬영하지 못했다. 그녀가 잠에서 깨었는데, 그가 여전히 잠들어 있는 경우가 한 번도 없었던 탓이다. 그의 잠은 매우 희박하고 불완전해서, 그녀가 몸을 일으킬 때 침대의 미세한 흔들림이나, 화장실로 걸어가는 발걸음 소리만 들려도 쉽게 깨어나 버리곤 했다. 언젠가 그가 순수한 잠을 촬영할 수 있을지 아직 그려지지 않은 그들의 앞으로의 여행도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정욱의 좋은 사람 행복한 요리 - 특별한 모임을 위한 메뉴 플래닝
우정욱 지음 / 비앤씨월드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료를 준비하고, 음식을 만들고, 그리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은 우리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누군가를 집에 초대하는 것은 자신의 인생 속으로 초대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에, 우리는 집에 온 사람들에게 항상 무언가를 대접한다. 커피든, 과일이든, 점심이든 저녁이든 말이다. 신혼 초에 집들이를 하면서 가족들을 모두 초대했는데, 그때 내가 혼자 차려낸 음식이 14가지였다. 두부전골을 끓이고, 탕수육을 튀기고, 갈비찜을 하며 잡채를 만들었다. 오징어순대를 만들어 쪄내고, 야채를 넣어 무쌈 말이를 하고, 새우를 삶고, 샐러드드레싱을 직접 만들었다. 몸이 좋지 않은 시기였던 데다 일주일 전에 갑자기 생긴 집들이 일정이라 나름 부담도 많이 됐었는데, 도마 위에 채소들을 늘어놓고 일류 요리사라도 된 것처럼 칼질하다 보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부엌이 난장판이 되는 동안 나는 나는 신나게 자르고 채치고 다졌다. 동생이며 엄마가 도와주겠다고 걱정스레 말했으나, 나는 기어코 그 요리를 혼자서 차렸었는데, 이유는 우리 집에 초대하는 나의 손님이니 내가 대접하고 싶어서였다. 물론 이 많은 요리를 상다리 부러지게 차리느라 일주일 전부터 계획 세우고, 장보고, 3일 전부터 재료 준비하고, 집들이 당일 날 손님들이 오기 직전까지 땀 뻘뻘 흘리며 요리를 해야 했던 탓에 정신은 하나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뿌듯하고, 행복했다. 물론 덕분에 나는 가족들에게 졸지에 음식을 너무 잘하는 사람이 되어 버려서 집안에 무슨 큰 일이 있을 때마다 불려 다녀야 했지만 말이다.

 

내가 요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내가 해준 음식을 먹고 기분 좋아할 사람을 떠올리며 요리를 하는 순간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물론 맛이 조금 없거나, 간이 잘 맞지 않더라도 정성을 생각해서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이 옆에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요리를 준비하는 과정이 제일 행복한 것 같다. 새해에는 1월부터 집안 행사며 모임이 있어 집에서 요리를 해서 사람들을 대접해야 할 일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제일 중요한 건 메뉴 선정과 플레이팅인데, 그래서 일상식이 아닌 초대음식에 관한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우정욱의 좋은 사람, 행복한 요리>라는 책을 만났고, 나는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어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 책은 일반적인 레시피 북이 아니라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특별한 날 손님맞이 상차림이다. 특히 손님맞이 상차림의 최대 고민인 메뉴 플래닝에 초점을 맞춘 책으로서 목적과 비용을 고려한 메뉴 구성이 돋보이는 책이다. 그러니까 그녀가 알려주는 손님맞이 상차림 팁은 이런 식이다. 손님을 초대할 때는 적어도 네 가지 이상의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 샐러드는 기본, 고기 요리와 해물 요리가 적절하게 섞이도록 하고, 반찬으로 먹을 수 있는 일품과 밥, 그리고 후식은 별도로 준비한다. 조리할 때는 접시보다 트레이를 많이 사용하고, 조리할 때 토치를 사용하면 음식의 모양을 살리면서 구운 효과와 불 맛도 살릴 수 있다. 샐러드나 냉채를 상에 올릴 때에는 미니 소스 피처를 사용하면 좋고, 큰 접시에 과일을 깎아 올리고 나눠 먹을 수 있게 하는 것보다 개인 접시에 담아 한 사람 앞에 하나씩 나눠주는 정성이 더 따뜻하다. 등등. 깨알 같은 팁들이 아기자기하게 실려 있다.

 

상황에 맞는 상차림 팁도 있는데, 부모님 생신, 결혼기념일, 외국 손님 초대, 설날 아침상, 포트럭 파티, 와인 테이블 등 특별한 날을 맞이할 때 그 순간을 오래 기억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멋진 상차림이 가슴을 설레게 만들어준다. 소개되어 있는 요리 레시피는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으면서도 평범하지 않아, 요리 솜씨를 뽐내고 싶을 때는 제격일 것 같다. 요리를 할 때는 무엇보다 행복해야 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기분이 나쁜 날 하는 요리는 이상하게 맛이 없게 마련인데, 아마도 기분이 그대로 재료에 전달이 되어서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 실려 있는 상차림들은 사진만 보아도 요리를 하는 이가 행복한 마음이라는 것이 그대로 전해져서 참 좋았다.

요리는 우리를 잠시나마 이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데려가 주곤 한다. 지금 내 상황이 어떤지, 나를 기다리고 있는 문제 거리들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일이 또 오늘 같이 반복될 거라는 거라는 걸 생각하면 얼마나 지루한가. 거기다 오늘도, 내일도 늘 비슷한 반찬에 끼니를 때우기 위한 식사가 된다면 식사 시간이 즐거울 수가 없다. 깨끗한 재료들과 정확한 레시피, 그리고 발과 프라이팬과 양념들로 정직한 노동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언제나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도 참 좋다. 뱃속을 따뜻하게 데워줄 요리들은 내 시린 마음마저 만져주곤 하니 말이다.

 

아이가 생기고 육아에 나의 스물 네 시간을 다 쏟아 부어야 하는 나날이 지속되니,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사랑스런 아이를 보는 것은 좋으나, 책을 제대로 읽을 시간도, 충분히 내 시간을 가질 여유도 없이 그저 아이만 쫓아다니다가 하루가 다 가버리곤 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스트레스는 쌓여갔지만 그걸 풀 데가 없었던 나에게 유일한 위로는 TV요리쇼였다. 요즘은 스타 쉐프들이 많아서인지 공중파, 케이블 할 것 없이 요리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어졌고, 전문 쉐프들이나 할 법한 레시피를 쉽게 집에서도 따라 할 수 있게 되었다. 요리 쇼를 보다 보면 엄마가 해준 따뜻한 밥을 먹는 것처럼 마음이 따뜻해졌고, 하루 동안 나를 스트레스 받게 했던 그 모든 순간들이 모조리 사라져버리는 것 같았다. 나를 괴롭히던 문제들은 내일 생각해도 괜찮을 것 같은 여유로움이 생긴다고 할까. 세상에 먹는 일만큼 중요한 게 또 뭐가 있겠냐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 어떤 문제도 더 이상 껴안고 있겠다는 마음이 사라지게 되니 말이다. 그러니 어찌 됐든 요리는 즐거운 것이라는 걸 잊지 말자. 특히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위한 요리는 더욱 행복해야 한다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쓸개 1~3 세트 - 전3권
강형규 지음 / 네오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년간 한 식당의 지하실에서 외부와 단절된 채 책과 글로만 세상을 배운 남자가 어느 날 400kg에 달하는 금괴를 손에 넣게 된다. 그가 어머니가 남긴 금괴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 수많은 사람들의 표적이 되기 시작하고, 쫓고 쫓기는 이야기가 진행된다. 영화화를 앞두고 있는 다음 웹툰의 인기 작품 쓸개가 출간되었다.

엄마는 조선족이었다. 엄마가 살던 고향에선 이런 미신이 있었단다.

아기는 어미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살덩이이니, 신체 기관이나 신체 부위로 이름을 지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하고, 효도한다.

그 미신, 절반은 성공한 것 같다.

엄마가 곁에 없어 효도는 못 하지만 건강하긴 하니까.

이런 미신에 따라 붙여진 그의 이름은 바로 '쓸개'이다. 인간의 신체 중, 굳이 필요 없는 장기 하나를 뺀다면 쓸개를 뺀다는데 말이다. 출생신고 조차 되어 있지 않은 그는 신상 기록이 없는 무적자(국적이나 학적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다. '우쇼우 왕 양꼬치' 식당에서 20년 일생을 살았고, 그곳을 벗어난 적은 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이다. 그렇게 외부와 단절되어 살아온 그의 장난감은 몸과 책 밖에 없었고, 지하실 환풍기 사이로 보이는 한 웅큼의 볕이 그에겐 세상이었다. 그의 어머니가 연변에서 한국으로 왔을 때 구해준 사람인 마오수가 그의 양아버지로 그가 죽어가면서 어머니의 비밀을 하나 알려준다. 그녀를 처음 만나던 날 알게 된 400kg에 달하는 금괴에 대해서.

 

“이 금은 돈이 아니오. 이 금이 돈이 될라믄 많은 거짓부렁이 있어야 하지

이복동생인 희재와 함께 우선 한 덩어리의 금을 어떻게 해보려고 하지만, 사실 보통 사람들에게 엄청난 양의 금은 처치하기가 힘들다. 한 덩어리에 무려 10kg이나 하는 금은 그 모양도 특이한데다 녹이려고 해도,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야 하니 말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않고 금을 정당한 가치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그들은 종로의 금방으로 가보지만, 찜찜한 기분에 다시 돌아 나온다. 종로의 거의 모든 금은방에 세실리아 흥업이라는 회사의 문구가 박힌 달력이며, 시계가 쓸개의 마음에 뭔가 의구심을 남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매고 있던 낡은 가방의 끈이 끊어지며 금괴가 바닥에 떨어져버리고, 지나가던 사람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게 된다. 금괴를 본 금방의 주인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를 하고, 쓸개와 희재는 이유도 모른 채 누군가에게 쫓기게 된다.

 

작가가 8번의 수정 작업을 거쳐 9고째의 이야기가 만들어졌을 때, 그때서야 작화를 할 수 있겠다는 자신을 얻었다는 이 작품은 그만큼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자랑한다. 주인공 쓸개의 복잡한 가족사와 미스터리 한 금괴의 비밀을 둘러싼 인간의 욕망이 치열하게 그려지고 있어 매우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를 자랑한다. 곧 영화화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매력넘치는 캐릭터와 바로 영상화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장면 컷들이 인상적이었다.

언젠가부터 웹툰 없는 한국영화는 상상하기 어렵게 되어 버린 것 같다. 할리우드영화가 코믹스와 슈퍼히어로에 매달리듯 한국영화도 소재가 필요할 땐 일단 웹툰부터 뒤지고 있으니 말이다. <이끼> <순정만화> <바보> <그대를 사랑합니다> <26> <이웃사람> <전설의 주먹> <은밀하게 위대하게> <더 파이브> 등 이미 영화화된 작품은 물론이고 앞으로 영화화를 기다리는 작품들까지 열거하자면 끝이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얼마 전에 엄청난 화제로 종영된 <미생>도 그렇고 이제는 안방 매체에서도 웹툰 원작의 드라마를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작품도 스크린을 통해서 어떤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이 필요할 때 -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소설치료사들의 북테라피
엘라 베르투.수잔 엘더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날씨가 추워지면 어쩐지 공기도 퍽퍽해진 것 같고, 움츠러든 어깨만큼이나 사람들간의 관계도 삭막해지는 것 같고 그래서 그냥 마음이 쓸쓸해지곤 한다. 이런 계절엔 커다란 벽난로 앞에 놓여진 흔들의자에 무릎담요를 덮고 앉아서, 향이 좋은 커피와 함께 동화책을 읽는 것이 가장 좋다. 갖은 시련을 겪지만 언제나 우리의 주인공이 해피 엔딩을 맞이하는 착한 결말의 이야기, 현실에서는 절대로 벌어질 수 없는 마법 같은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어릴 때 안데르센의 동화 전집을 그렇게나 열심히 읽었던 이유가 바로 그거였다. 현실과는 너무도 접점이 없는,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환상적인 이야기의 세계가 나를 매혹시켰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상력과 동심이다. 마치 '진짜 처럼 보이는 거짓말의 세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지어낸 이야기, 만들어낸 세계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속아넘어가 주고 싶은 그런 이야기를 구축하는 것 말이다. 모두 다 꾸며낸 이야기라도, 누군가 그걸 믿어준다면 그 순간부터 그 이야기는진짜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소설을 사랑한다. 그 허구의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따뜻한 온기를 잊을 수가 없기 때문에.

 

 

이 책은 세계적인 유명 작가 알랭 드 보통이 런던에 설립한 인문학 아카데미 인생학교에서 2008년부터 문학치료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엘라 베르투와 수잔 엘더킨이 공동 집필했다. 의사가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듯이, 문학치료사인 이들은 소설을 처방한다. 「인디펜던트」에서 책 추천 코너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전화나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의 다양한 의뢰인들에게 일대일로 소설을 처방하는 것이다. 세계문학상 수상작부터 베스트셀러, 3세계문학, 숨어있는 명작에 이르는 751권의 다양한 소설 리스트로 구성된 이 책은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마치 보물상자와도 같은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각 페이지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소설들은 우리를 위로해주기도 하고, 행복하게 해주기도 하고, 다시 사랑하고 싶어지게도 만들어준다.

이들이 소설 처방은 이런 식이다. <알코올중독일 때>는 스티븐 킹의 '샤이닝'을 추천한다. 술로 인해 패가망신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린 소설을 읽으면 정신이 번쩍 들 테니까. <헌신하기 두려울 때>는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를 추천한다. 충심과 사랑, 헌신을 제일로 치고 그 사실에 의문을 품지 않는 사람만이 극중 안과의사의 아내처럼 행동할 수 있으니까. 문장이든, 소설이든, 어떤 관계든, 당신이 가치가 있다고 여기며 믿기로 한 것에 헌신한 보상은 대단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랑에 정나미가 떨어질 때>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추천한다.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사랑의 힘이 모든 것을 이긴다는 것을 뚜렷이 보여주는 작품이니까, 주인공 덴고와 함께 기나긴 여행을 떠나다 보면 다시 사랑에 빠지고 싶어질 거라고. <기회를 잡는 데 실패했을 때>는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추천한다. 한정된 날들을 사는 우리에게 흐르는 시간인 매우 귀중하므로, 자신의 인생에서 주인처럼 행동하는 대표적인 인물을 보여주니까 말이다. <키가 작을 때> J.R.R.톨킨의 '호빗'을 추천한다. 주인공 빌보 배긴스는 신장이 인간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호빗족이지만 장대한 모험을 통해 엄청난 용기를 발휘하고, 가슴 속에서 뭔가 깨어남을 느끼며 위대한 영웅이 된다. <이가 아플 때>는 래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추천한다. 극중 브론스키가 치통에 고통 받다가 순간적으로 통증에 해방되는 순간을 떠올려보자. 철길을 보고 있던 그의 기억에 피범벅이 된 그녀의 몸이 떠오르면서 육체적인 고통을 감정적인 고통이 넘어서게 된다. , 그 외 에도 너무도 기발하고 재미있는 처방도 많고, 삶의 중요한 기로에서 힘이 되어주는 처방도 많으니 직접 읽어보아야 한다.

 

이 책에는 상황에 따른 책 처방 외에도 중간중간 소설 중독자들을 위한 '독서 질환'에 관한 팁도 실려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책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강박적으로 책을 사들일 때>는 전자 책 리더기 혹은 '지금 읽는 중' 선반을 마련하라고 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책에서 모든 요소를 빼고 글자만 남기면, 당신이 정말 책을 읽고 싶은 것인지 단지 가지고 싶은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책을 단지 '수집'하는데 열중하는 몇몇 소설 중독자들도 주위에서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전자 책으로 읽었는데도 정말 마음에 든다면 그때 아름다운 양장 본을 한 권 사서 책꽂이에 꽂아두라는 것이다. 혹은 전자 책 리더기가 맞지 않는다면 '지금 읽는 중' 선반을 하나 마련해서, 새 책을 한 권 사려면 우선 이 선반의 책을 한 권 읽고 책꽂이로 돌려보내 빈자리가 나야만 하는 걸로 규칙을 세우는 것이다. 기발하지만, 매우 공감되는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그 외에도 <책 더미에서 원하는 책을 못 찾을 때>,<집안일에 책 읽을 시간을 빼앗길 때>, <배우자가 책을 읽지 않을 때> 등등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팁들이 잔뜩 수록되어 있다.

나는 딸 부잣집에서 태어나 네 자매 중에 셋째로 자랐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북적북적 시끄러운 집안이었다. 덕분에 책을 은신처 삼아 도피하는 법을 너무 일찍 알아버렸다고 할까. 가끔 부모님이 다투시거나, 언니들이 잔소리를 하거나, 동생이 말썽을 부릴 때, 나는 책을 방패 삼아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잘 골라 펼쳐 든 책 한 권은 방패이자 방화벽이며, 투명인간의 망토'라고 했던 에리카 종의 표현처럼 나는 그렇게 책을 읽고 있는 동안 보호받는 듯한 기분이 들곤 했었다. 그래서 성인이 된 지금도 책을 읽으면서 그 허구의 세계 속에서 자주 위안을 받는다. 회사에서 운영하는 미니 도서관을 담당하고 있다 보니 종종 사람들에게 책을 추천할 일이 생기곤 한다. 그럴 때 나는 그들의 성격에 맞추어, 그들이 처한 상황에 맞추어 책을 추천해주곤 했는데, 그들이 책을 대여해가서 읽고 반납하러 와서는 짧은 소감을 얘기해주면 그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 이 친구도 책을 통해 위로 받았구나. 싶어서 말이다.

책을 읽다 보면 누구나 영원히 잊지 못할 순간을 만나게 된다. 그러니까 그 페이지의 한 문장, 하나의 단락, 그리고 숨겨진 여백을 통해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아주 잠깐이라도 주마등처럼 스치는 우리의 일생을 들여다보게 되는 그런 순간이다. 앞으로 펼쳐질 기나긴 우리의 삶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사실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책 속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삶이 나를 시험에 들게 하고, 세상이 나를 져버릴 때마다 나는 책에게 매달렸다. 그것은 나에게 적개심을 가질 일도 없을 테고, 그렇다고 상처를 줄 일도 없는 거의 유일무이한 존재였으니 말이다. 사람과의 관계는 아주 사소한 뭔가만 삐끗하더라도 어긋나고, 깨어지기 마련이다. 매일매일 살아가는 일상은 마치 전투를 치르는 것처럼 만신창이가 되게 만들곤 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반복되는 일상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다를 바 없이 그저 견뎌야 하는 하루가 되곤 한다. 하지만 나에게 책만 있다면, 나는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도 특별한 순간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소설을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이 책을 만나보아야 한다. 나랑 비슷한 사람들이 많구나 동질감을 느낄 것이다. 삶이 퍽퍽해서 사는 게 재미가 없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이 책을 꼭 읽어보아야 한다. 당신의 상황에 맞춘 처방으로 새해에는 삶이 무지개 빛으로 보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