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드펠 수사 시리즈 11~21 세트 - 전11권 캐드펠 수사 시리즈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손성경 외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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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캐드펠이 인사를 건넸으나 상대는 듣지 못한 듯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밤의 고요 속에 유일한 동요를 일으키던 에일노스 신부는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그 모습이 마치 복수심에 불타는 분노의 신 같았다고, 나중에 캐드펠은 생각할 것이었다. 수도원 앞 대로에 내려앉아 사소한 작은 죄를 찾아내고 그 죄인들을 파멸로 몰아가는, 썩은 고기를 찾아다니는 갈까마귀 같았다고.             - <12권> '어둠 속의 갈까마귀' 중에서, p.93


1141년, 그 해의 12월은 가만가만 내딛는 발끝걸음처럼, 온화한 바람과 얇은 구름으로 덮인 하늘을 데리고 조심스레 다가오는 중이었다. 슈루즈베리 수도원 앞 홀리 크로스 교구에서 17년간 교구신부로 일해온 늙은 애덤 신부의 장례식이 끝나고, 새롭게 에일노스 교구신부가 부임한다. 그는 체격 좋고 키도 큰 서른 여섯의 젊은 교구신부였지만, 모든 면에서 유능하고 박식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원리원칙에 철저했고, 완벽하게 규율에 따르느라 사람들을 대할 때 지나치게 엄격했고, 냉혹했다. 그럴 필요가 없을 사소한 일에조차 폭력을 휘두르는 그의 체벌을 교구민들은 두려워했고, 점차 그에 대한 원성이 높아만 간다. 그러다 성탄절 아침, 에일노스 교구신부가 물방앗간 저수지에서 주검으로 발견된다. 그를 미워하고 증오했던 사람이 너무 많았기에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데, 이 작품은 캐드펠 수사 시리즈 중 가장 철학적이고 인간적인 미스터리를 보여준다.




"이곳 수도원에서 보면 이 모든 일들이 이상하게도 멀고 비현실적으로만 느껴져. 속세와 군대에서 보낸 40여 년의 세월이 없었다면 내가 이처럼 뒤숭숭한 꿈 같은 세상에 산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았을 걸세."


역사와 미스터리, 인간적 고뇌가 어우러진 역사추리소설의 고전, 캐드펠 수사 시리즈가 드디어 완간되었다. 먼저 나왔던 1~10권이 ‘클래식 블랙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간되었다면, 이번에 나온 11~21권은 ‘로열 골드 컴플리트 에디션’이다. ‘블랙’이 사건의 미궁, 시대의 어둠, 수도원의 고요함을 상징했다면, ‘골드’는 진실의 종결, 정의의 완성, 빛나는 통찰 등을 상징한다. ‘클래식 블랙 에디션’과 ‘로열 골드 에디션’은 어둠 속에서 사건의 진상을 좇아, 마침내 빛의 지혜에 도달한 캐드펠 수사의 여정을 컬러로 구현한 한정판 세트이다. 게다가 세트로 구매시 정상가보다 20% 이상 저렴(181,000->140,000)하니 놓치지 말자. 특히나 이번에 국내 초역 단편소설집인 <특이한 베네딕토회>가 추가로 포함되었는데, 캐드펠이 어떻게 가톨릭 수사가 되었는지, 그 의문을 풀어주는 선물과도 같은 프리퀄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엘리스 피터스가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살인이 발생하는 추리소설을 써보자는 발상으로 사건의 중심에 설 중세 시대의 탐정이자 관찰자인 정의의 대리인으로 세운 캐릭터가 탄생하게 된 그 뒷이야기를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캐드펠은 왕의 정원 한구석을 홀로 걸으며 인간의 허영심이라는 어리석음이 얼마나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지 생각했다. 그러나 또한 불운한 일을 겪은 왕에게 정의를 갈구해야 하는 평범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슈루즈베리의 부수도원장이 숲에서 무법자들에게 납치되어 실종되지 않았는가. 사흘 뒤 법정이 다시 열려 심리가 재개될 때까지 그를 찾지 못한다면, 그러니까 어느 곳을 뒤져야 그를 찾을 수 있을지 아는 사람이 없다면 수도원은 소송에서 패할 터였다.               - <21권> '특이한 베네딕토회 : 캐드펠 수사의 등장' 중에서, p.39


엘리스 피터스는 움베르트 에코가 큰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한 작가로 '캐드펠 수사 시리즈'가 12세기 수도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라 <장미의 이름>에 비견되기도 한다. 직접 만나보니 움베르트 에코보다는 루이즈 페니의 중세 버전같은 느낌이 더 들었지만 말이다. 시리즈의 주인공인 캐드펠 수사는 십자군으로 전쟁에 출정했었고, 바다에 나가서도 10년 동안이나 해적선을 격파했던 거친 과거를 가지고 있다. 지금은 수도원에 귀의해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중이고, 관심사는 오로지 식물의 탄생과 성장과 번식에 관한 것뿐이었다. 허브밭을 가꾸며 신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의 주변에 사건이 일어나고, 그가 '탐정'이 되어 사건을 풀어나가는 것이 이 시리즈의 주요 서사이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치열한 전쟁터에서 보냈지만, 지금은 허브밭을 가꾸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캐드펠 수사. 그는 베네딕토회의 계율과 아무런 마찰도 빚어내지 않되 자신의 욕구에도 멋지게 들어맞는 일상의 규율을 마련해 충실히 지켜오고 있었다. 늘 아침기도가 시작되기 전 허브밭에서 두어 시간 밭일을 하고 대회의실에 가면 가장 어두컴컴한 구석의 기둥 뒤에 앉아 꾸벅꾸벅 조는 것이 일종의 루틴인데, 이렇게 인간적인 면모가 가득한 캐릭터라 더욱 공감되고 매력적이다. 캐드펠은 참전 군인으로 살았던 거친 과거를 묻어둔 채 수도원에 귀의해 평화롭게 살아가는 친절한 노수사로 등장하는데,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그의 과거 속 인물이 등장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조금씩 비밀이 드러나면서 재미를 더해준다. 원작의 시리즈 완간 30년을 기념해 전면 개정된 버전으로 새롭게 옷을 갈아 입고 출간되지 않았더라면, 미처 만나지 못하고 지나갔을 텐데 리커버 버전이 나와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정말 시공간을 뛰어 넘어 여전히 심금을 울리는 보물 같은 작품들이니 말이다. 



이 시리즈에는 매번 끔찍한 살인사건이 등장하지만, 엘리스 피터스는 살인을 단순히 자극적인 소재로 사용하지 않고, 삶에 대한 아이러니를 보여줄 수 있는 통찰력으로 보여준다. 대부분의 시리즈물이 그러하듯이 이 작품 역시 이야기가 거듭되면서 캐릭터의 매력이 더해지면서 깊이 있는 서사를 보여주고, 중세 영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역사추리소설이라는 점이 줄 수 있는 차별화된 매력 또한 다음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더해주는 마성의 시리즈로 완성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매 작품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대단히 생동감있고, 매력적이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페이지를 넘기게 만들어 준다. 여러 인물들이 등장해 각자의 의무감과 욕망에 따라 행동하는데, 덕분에 살인 사건은 한층 더 복잡하게 뒤얽히며 미스터리와 긴장감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작가가 살아온 세월만큼의 깊은 통찰력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쌓아온 연륜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야기에 애정을 느끼게 된다. 총 21권이나 되는 긴 시리즈라서 좋은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아직도 내가 읽지 않은 작품들이 많이 남았다는 것, 그래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아껴가며 충분히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18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완성된 엘리스 피터스의 역사추리소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순서대로 읽어도, 원하는 이야기만 골라서 읽어도 훌륭하다. 드라마틱한 서사를 담백하게 풀어내는 방식, 군더더기 없는 분량, 다양한 인물 군상에 대한 애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쓰인 통찰력있는 문장까지 어느 곳 하나 부족한 부분이 없다. 휴가 기간에 잔뜩 쌓아놓고 읽기 딱 좋은 책이다. 자, 중세 역사 미스터리 속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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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 - 기존의 호혜, 증여, 분배 이론을 뒤흔드는 불확실성의 인류학
오가와 사야카 지음, 지비원 옮김 / 갈라파고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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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들은 늘 “아무도 믿지 않아”라고 단언한다. 이는 ‘본성’, ‘드러내놓고 할 수 없는 사업’을 몰라서 그런다기보다 누구나 처한 상황에 따라 좋은 방향으로도, 나쁜 방향으로도 변모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해에 기초하고 있다고 보인다. 카라마와 동료들은 “저 사람은 지금 잘나가니까 돈을 빌려줘도 괜찮아”...라고 ‘지금’의 상황에 한정하는 형태로만 타자를 평가한다. 언뜻 냉정하게도 보이지만 이는 일종의 관용과도 표리일체다. 즉, ‘페르소나’와 그 뒷면에는 ‘민낯’이 있는데 ‘민낯’을 모르니까 신뢰할 수 없다, 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책임을 돌릴 수 있는 일관된 불변의 자기(自己) 같은 건 없다고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p.91~92


영화 <중경삼림>이 홍콩의 청킹맨션을 주요 배경으로 했던 이유는 그곳이 여러 문화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얽혀 있어 마치 축소된 세계와도 같기 때문이었다. 실연의 상처를 달래기 위해 밤마다 청킹맨션 근처를 배회하던 주인공 경찰은 마약 밀매업자와 얽히게 되고, 그 여인 또한 인도인들의 배신과 백인 사장과 여러 문제로 얽혀있다. 청킹맨션은 그렇게 불법적인 마약 거래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이라는 상징을 갖고 있는 동시에 관광객들에게는 저렴한 숙박시설로, 홍콩인들에게는 오래되고 낡아 재건축되어야 하는 흉물로 인식되는 곳이다. 일본의 문화인류학자 오가와 사야카는 홍콩의 청킹맨션에 체류하던 중 ‘청킹맨션의 보스’라 불리는 카라마를 만나게 되면서 그곳에서 벌어지는 수상쩍은 비즈니스와 그들만의 공유 경제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얻게 된다. 


청킹맨션의 보스 카라마와 탄자니아인 주민들은 그 누구도 믿으면 안된다고 말하면서도 우연히 만난 사람을 기꺼이 집에 머물게 하고, 서로 돈을 빌려주고, 믿었는데 배신당했다고도 말한다. 남이 살아가는 방식에 그다지 참견하지 않으면서도, 궁지에 빠졌을 때 서로를 돕는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있다. 제각각이면서도 연결되어 있는 이 기묘한 삶의 방식은 '믿지 않아도 연결되는 사회'를 향한 인류학적 상상을 완성시킨다. 이들은 타자의 '사정'에 개입하지 않고, 구성원 사이의 의무와 책임도 불문한 채, 각자 '겸사겸사'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열린 호수성'을 기반으로 부담 없는 '서로 돕기'를 통해 국경을 초월하는 거대한 안전망을 만들어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청킹맨션의 거주자들은 대체로 불법 체류, 불법 노동을 하고 있거나 불법이라고 불릴 만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하루에 6천 불을 버는 부자도 있고 한 끼 챙겨먹 기 힘든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서로 친하지만 깊이 믿지 않는다. 믿지 않더라도 서로를 돕는다. 배신을 당해도 또다시 손을 잡고, 보답을 바라지 않고 기꺼이 손을 내민다. 뭔가 모순적인 공동체이지만, 그만큼 굉장히 효율적인 구조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는 ‘안심’, ‘안전’을 부르짖으며 미래를 예측 가능하게 만들고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런 사고방식은 ‘준다는 확약 없이는 줄 수 없는’ 사회적 관습을 강화하고 ‘빌려준 것’과 ‘빌린 것’을 즉시 청산하려는 태도를 낳는다. 문자메시지도 친절도 곧바로 답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에 빚을 남겨두는 것이 걱정이다. 그러한 관계에서는 내가 준 것과 상대방이 준 것이 등가인지, 매 순간 빌려준 것과 빌린 것을 셈해서 딱 맞아떨어지는지 신경 쓰인다. 따라서 어느 한쪽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느끼면 선순환의 상호성은 손쉽게 악순환의 상호성으로 전화(轉化)한다.               p.259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개념은 '내가 널 도우면 누군가 나를 도와줄 것이다'라는 홍콩 탄자니아인들의 원칙이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니까, 나에게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누가 날 도와줄 수 있을 지는 모르기 때문에 이런저런 동료들을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들이 상대를 불문하고 돕는 까닭은 자신이 어려운 지경에 처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물이 달라지기 때문이었다. 중국과 홍콩에서 장사를 시작한 그들은 수없이 궁지에 빠지고, 인생의 위기들을 극복해왔다. 그리고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우연히 만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분명 누군가가 도와준다'라는 신념은 '동포에게 친절히 대해야 한다'는 기대가 아니라, 각기 다른 인간들이 갖고 있는 서로 다른 가능성에서 주고받기의 기회를 발견해내는 각자의 '지혜'에서 비롯한다. 카라마의 휴대폰에는 정보 고관이나 대기업 사장, 사기꾼, 도둑, 전과자까지 온갖 사람이 등록되어 있었는데, 이들과의 네트워크 또한 '겸사겸사'에 의해 구축되어 온 것이다. 이러한 ‘겸사겸사’ 정신은 호수성(호혜)이나 증여의 불균형이 문제가 되지 않는 세계를 만들어냈다.


이 책은 느와르 영화 속에나 등장할 법한 인물들을 가지고 매우 사실적인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웬만한 소설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흥미로웠다. 그야말로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쉽고 재미있게 쓰인 인류학 책이 아닌가 싶다. 기존의 호혜·증여·분배 이론을 뒤흔드는 ‘겸사겸사’의 철학은 그 어디서도 만날 수 없었던 이들만의 독특한 개념이다. 내가 준 도움이 돌고 돌아 나중에 어떤 기회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느슨한 기대를 바탕으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타인을 돕는 마음은 우리가 이질적인 타자를 배제하지 않고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공존의 모델을 제시한다.현대의 부조리하고 불확실한 세계를 살아나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커먼즈와 공유경제를 완전히 다르게 상상하고 실천하는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세상의 어떤 인간도 신뢰할 수 없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이들의 사고방식은 인류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인류학 책을 지금 바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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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관찰 일기 쓰기 - 관찰하고 기록하며 자연과 친해지는 법
클레어 워커 레슬리 지음, 신소희 옮김 / 김영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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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근 들어 인생의 온갖 스트레스를 어떻게 줄이고 물리치고 해소할지 고민하는 이들이 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쌓여가는 일거리를 외면하다가 폭발하고 말지요. 나는 동네 명상 센터에 다니지만 가부좌를 틀고 방석에 앉아서 명상을 하지는 않습니다. 자연 관찰 일기를 통해 내게 필요한 지혜와 명상을 충분히 얻을 수 있으니까요. 일기장이 내게 "밖으로 나가요", "5분만 멈춰서 심호흡을 해요", "고개를 들어 창밖을 봐요"라고 말을 건네 오지요. 그러면 일기장을 들고 나가서 걷거나 앉아 명상을 합니다. 자연과 교감하는 것이 나의 마음 챙김 수행입니다.          p.34


오늘날 현대인들은 시간에 쫓기듯 살아 가고 있다. 하늘을 올려다 보거나, 어떤 식물이 보이는지, 새 소리가 들리는지 주변을 둘러볼만한 여유가 없다. 이 책은 하루에 딱 20분만 시간을 내서 밖으로 나가 쓰고 그려보라고 말한다. 나뭇잎, 새, 구름 모양, 또는 산책길에서 들려온 소리를 기록해보는 거다. 자연에 대해 전혀 몰라도 자연 관찰 일기를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자연 관찰 일기는 주변 세계를 탐험하고 자연과 긴밀한 관계를 맺게 해준다. 




미국의 자연 동식물 예술가이자 교육자인 클레어 워커 레슬리는 1978년 처음 쓰기 시작한 자연 관찰 일기를 40년 동안 55권의 노트에 채워왔다. 저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온전히 보고 느끼고 자연과 연결되기를 바라며,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기록 및 드로잉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2000년에 처음 출간된 이후 지난 25년간 자연 관찰 및 기록 운동의 선두에 서서 사람들에게 세상을 보는 다른 방식을 소개해왔다. 


완전히 새롭게 개정한 이번 3판에서는 예술가가 아닌 일반인도 자연을 세세히 관찰하고 그림을 통해 관찰력을 심화할 수 있는 창의적인 기법을 좀 더 쉽게,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도구와 양식부터 그리기의 기초와 기록 요령에 대해 이야기하고, 본격적으로 계절과 식물, 동물과 풍경을 탐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저자가 직접 쓰고 그린 일기장, 스케치, 수채화뿐만 아니라 여러 세대에 걸친 제자들의 자연 관찰 일기 예시가 풍부하게 실려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자연과 친해지는 듯한 기분이 드는 책이다. 



자연 관찰 일기는 훌륭한 마음 챙긴 연습이기도 합니다. 나이와 성별을 떠나서 누구나 야외에 나가 만사를 잊고 자연을 보고 기록하는 데만 집중하니까요. 어느 날 오후에 교사 30명과 함께 워크숍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학교 운동장에서 10분간 조용히 눈에 들어온 자연을 기록한 후 실내로 돌아와서 방금 전의 경험을 이야기하게 했습니다. 한 선생님이 눈물을 흘리시기에 왜 그러시느냐고 물어봤지요. 그분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가만히 귀 기울이고 바라보기만 해도 된다고 허락받은 적이 없었거든요."              p.197


자연을 관찰하고 그에 관하여 기록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인류가 해왔던 활동이다. 하지만 '자연 관찰 일기'라는 개념을 대중적으로 널리 알린 것은 이 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가까운 예를 들어 보자면, 일러스트레이터 이다가 <이다의 자연 관찰 일기>라는 책을 쓰게 된 것도, 우연히 발견한 이 책 덕분이라고 한다. 이다 작가는 중고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 책 덕분에 자연을 관찰하는 일기를 쓰게 되었다고 하니 말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런 것이다. 자연에 관해 전혀 몰라도, 누구나 자연 관찰 일기를 시작할 수 있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는 것. 혼자서, 친구와 함께, 아이들과 함께, 교실에서, 야외에서, 실내에서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 관찰 일기에서 중요한 건 글이나 그림보다도 얼마나 잘 '보고' 기록했는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림을 잘 그렸는지 못 그렸는지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실 세상에는 우리가 자연에 몰두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지구 곳곳의 온갖 격변과 불안한 상황들 뿐만 아니라 직장, 가족, 학교 생활에 많은 시간을 쏟아 부어야 하고, 인터넷을 비롯해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수많은 것들이 가득하니 말이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 지수는 높아지고, 몸도, 마음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잠시 앉아 주위의 자연을 바라보며 가만히 교감하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풀리고, 정신이 맑아지며, 마음도 평온해질 수 있다면 한번 시도해볼 만하지 않을까.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하지만 정말로 원한다면 시간은 어떻게든 생기게 마련이다. 하루에 한 번이 어렵다면, 일주일에 한 번도 괜찮다. 잠시나마 짬을 내어 주변을 돌아보고, 세상을 더 깊이 인식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자. 느리게 보낼 시간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이미 당신은 한 단계 달라지게 될테니 말이다.  


이 책은 일러스트와 드로잉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어 그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게 해주고, 힐링과 명상의 시간을 제공해주기도 하며, 자연 관찰에 대한 과학책으로서도 훌륭하고, 매일의 변화와 감정을 담고 있는 자연 에세이로 공감과 위로를 주기로 한다. 특히나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기만 하면, 자연이 주는 온갖 소박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 분주한 삶을 잠시 멈추고 바깥세상을 잊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자. 우리를 둘러싼 경이로운 세계를 오롯이 보고 느끼고 사랑하는 법을 통해 인생이 한층 더 즐거워 질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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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라이언 풀패키지 - 스스로를 찾아가는 라이언의 모험, 캐릭터 포토카드 + 포스터 + 캐릭터 북마크 + 컬러링 엽서 세트 + 이모티콘 캐릭터 스티커 + 박스
카카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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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프렌즈의 프리퀄 웹툰 <그래도, 라이언>은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라이언의 고향 둥둥섬 왕국에 대한 이야기부터 라이언과 프렌즈가 만나기 전 과거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기존에 나왔던 카카오프렌즈 웹툰 작품들이 일상공감형 스토리였다면, <그래도, 라이언>은 카카오프렌즈의 첫 오리지널 웹툰으로, 카카오프렌즈의 세계관과 서사가 담겨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아프리카 어딘가의 신비롭고 알 수 업는 둥둥섬 왕국, 왕위 계승자로 태어난 라이언은 바다 건너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무뚝뚝한 표정과는 다르게 배려심이 많고 따뜻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라이언은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한 모험을 추억한다. 라이언은 어린 시절 난파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혼자 살아남았다. 할머니인 디온여왕은 유일한 혈육인 라이언에게 왕위를 물려줄 준비를 하고 있다. 라이언이 왕위를 이어받기 위한 대관식은 곧 다가오고, 그에 맞는 교육을 받기 위해 왕위 전용 수업을 듣는 중이다. 


사실 둥둥섬에는 '왕가의 품격은 갈기로부터 나온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왕가의 상징인 갈기가 자라지 않는 라이언은 항상 주변의 눈초리에 시달려왔다. 그래서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왕위보다는 자유를 동경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외출이 금지된 채로 멋진 왕이 되기 위한 수업을 듣고 있는 라이언의 바깥세상에 대한 동경은 점점 커져간다. 그러다 결국 라이언은 둥둥섬 도주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는데, 과연 라이언이 꿈꿔온 모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그래픽 노블 스타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이국적인 작화 스타일과 감성적인 연출로 대사가 없음에도 라이언의 감정 변화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카카오프렌즈의 대표 캐릭터인 라이언의 과거를 처음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라이언을 좋아한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갈기가 없는 것이 콤플렉스인 라이언의 이야기는 누구나 갖고 있는 부족함을 극복해내고, 주어진 환경이 아니라 스스로의 꿈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대리 만족을 시켜준다.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캐릭터인 라이언에게도 이런 고민이 있었구나, 싶은 마음에 더욱 공감이 되기도 하고 말이다. 


이번에 단행본이 나오면서 책과 굿즈들을 함께 담은 풀패키지 버전도 따로 출간되었다. 풀패키지는 캐릭터 포토카드, 미니 포스터, 캐릭터 PET 북마크, 컬러링 엽서 세트, 그리고 라이언 이모티콘 캐릭터 투명 스티커로 구성되어 있다. 카카오 프렌즈는 전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그만큼 다양한 굿즈들이 나왔었다. 나 역시도 집에 몇 개 가지고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이번 풀패키지에 포함된 굿즈는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둥둥섬 왕국을 배경으로 하는 굿즈라 더욱 특별하다. 게다가 굿즈와 책이 예쁜 박스에 담겨 있기 때문에 소장용으로도, 선물용으로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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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란히 계절을 쓰고 - 두 자연 생활자의 교환 편지
김미리.귀찮 지음 / 밝은세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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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일의 세계를 유영하다보면 가끔은 수면 위로 나와 숨을 쉬어야 한다는 것을 잊기도 하잖아요. 대충 라면이나 끓여 먹자 싶은 마음이지만 그 마음을 떨치고 텃밭으로 나가는 것이 핵심이자 결정적 고비입니다. 먼저 텃밭에 무엇이 열렸는지 보고 그 채소로 할 수 있는 간단한 레시피를 검색해요. 인터넷에 계신 여러 요리 스승님들의 가르침에 따라 채소를 씻고, 다듬고, 조리합니다. 그러면서 조록조록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싱그러운 채소의 향을 맡고, 나무 도마에 칼이 탁탁탁 부딪히는 감촉을 느끼고, 오묘하게 바뀌는 요리의 색깔들을 봅니다.               p.64~65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고단한 일상에 지쳐 언젠가 나이들면 시골에 집을 짓고 살 거라고, 혹은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막상 현실에선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고, 당연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저 매번 상상 속에서 집을 짓고 텃밭을 가꾸다 상상의 시간이 끝나면 다시 현실로 돌아올 뿐이다. 오늘 하루, 과연 몇 시간을 나를 위해 쓸 수 있을지 모르는 삶, 일주일은 7일인데, 회사가 5일을 갖고 나는 2일만 가지는 것을 늘 당연하게 여겼던 삶...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 않을까. 


결정이 쉽지는 않다.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는 일은 세상 어떤 일보다 중요한 일이니까.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둔다는 것은 매달 통장에 들어오던 월급이 사라진다는 뜻이니까. 세상에는 돈보다 중요한 게 아주 많지만,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돈이 없으면 진짜 중요한 것보다 돈 생각을 더 많이, 더 자주 하게 되니깐. 그런데 여기, 바로 그런 상상을 현실로 구현시킨 사람들이 있다. 번아웃에 시달리다 숨구멍을 찾듯 시골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해내야 하는 일로만 점철된 삶을 멈추고 싶었기에, 자신이 원했던 삶의 모습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결단을 내린 것이다. 도시와 회사 밖 삶을 선택한 그들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사계절의 풍경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자연 속에서 사는 삶이란 어떨까 궁금해졌다. 




이 책은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 <아무튼, 집>의 김미리 작가와 <이번 생은 망하지 않았음>, <귀찮지만 매일 씁니다>를 쓴 귀찮 작가가 사계절 동안 서로에게 쓴 교환 편지다. 김미리 작가는 시골 폐가를 사서 고친 후 평일은 서울에서 밥벌이를 하고, 주말엔 시골에서 텃밭을 돌보는 생활을 하고 있고, 귀찮 작가는 회사원의 삶을 정리하고 시골에 내려와 일 년의 대부분을 시골에서 보내고 있는 중이다. 각자 서로 다른 시골 마을에 터를 잡고, 한 명은 턱시도 고양이 소망이와, 또 다른 한 명은 앙칼진 말티즈 마루와 함께 살고 있는 두 사람은 하는 일도, 성격도 다르지만 결국 자연으로 돌아와 안정을 찾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이 책은 봄에는 예정에 없던 완두콩을 심으며 텃밭의 봄농사를 시작하고, 여름에는 잡초 뽑기를 하느라 고생하다 가을에는 친구들와 양파 모종을 심고, 겨울에는 동파를 대비해 집안 곳곳을 손보며 사계절의 풍경들을 그려낸다. 



밭을 매고 작물을 보살피며 단단한 믿음이 생긴 것 같아요. 오늘 한 만큼 내일 티가 날 거란 믿음이요. 딱 가꾼 만큼 정직하게 태가 나는 텃밭처럼, 내일은 내가 가꾼 오늘 하루에 달렸단 것. 그걸 생각하면 밭일이든 쓰고 그리는 일이든 뭐든 성실한 하루를 보내고 싶어져요. 어쩌면 우리가 사계절을 나며 부지런히 주고받은 스물네번의 글은 훗날 우리 스스로에게 부치는 편지 아니었을까요? 당장 눈앞의 결과나 이익으로 돌아오지 않더라도 결국 미래의 어느 시점에 어떤 형태로든 만나게 될 테니까요.                  p.305


김미리 작가는 예정에 없던 완두콩을 심으며 봄을 시작한다. 텃밭의 봄농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이웃 어르신이 완두콩을 한 주먹 쥐어주고 가셨기 때문이다. 꽃은커녕 싹도 틔우지 못할 것 같이 말라 비틀어진 모양새였는데, 포슬포슬한 흙 속에 자리잡은 쪼글쪼글한 완두콩은 어떻게 되었을까. 여름 편지에 대한 답장으로 귀찮 작가는 자신의 방임형 텃밭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토마토, 오이, 고추, 파, 상추, 가지 등은 잡초 뽑기를 성의없게 하고, 방임형으로 키워도 척척 잘 크는 작물들이라고 한다. 당근이나 생강처럼 섬세한 관심 없이는 키우기 힘든 까다로운 작품들이 아니라 이런 작품들을 키우는데서 작가의 성격이 엿보이는 것 같아 재미있었다. 조그만 작물에게 준 다정함이 귀여운 연둣빛 자태로 돌아오는데서 대견한 마음이 들고, 조급한 마음이 들 때마다 이제 막 시작한 벼를 보면서 힘을 얻고, 하등 쓸모없다 생각했던 작은 잡초도 나름의 중요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으며 세상엔 버릴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과정을 통해 책을 읽는 내가 힐링이 되는 듯한 느낌이다. 



시골살이라는 것이 마냥 낭만적인 일은 아니라는 것, 그럼에도 불편한 삶을 고집하는 이유에 두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들려 준다. 아무리 방임형 텃밭이라고 해도 한없이 늘어지는 줄기들을 지주대에 묶어주어야 하고, 누렇게 시들어버린 죽은 잎사귀를 정리해야 하고, 과실이 너무 익기 전에 따주어야 한다. 조그만 텃밭에도 해야 할 일들이 그렇게나 많다는 것이 시골살이의 진짜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골이기에 가능한 이웃 어른들과의 정겹고 따스한 일들도 많다. 30도가 넘는 무더운 여름에 무성한 잡초들을 뽑기 시작했는데, 하필 해가 가장 높이 뜬 시간에 텃밭에 쭈그려 앉아 있는 걸 본 이웃 어르신이 한 마디 건넨다. "젊은 사람은 뭐, 목숨이 여러 개여? 왜 땡볕에서 일을 하고 그랴. 쓰러져. 일어나믄 다음 생이여." ㅋㅋㅋ 이 귀여운 유머때문에 책을 읽다가 빵 터졌다. 


조금 귀찮고 힘들어도 자연에 기대어 살 수 있는 삶, 막막하고 힘들면 언제든 달려가 자연에게 위로받을 수 있는 일상이라니... 참으로 부러웠다. 자연에서 얻는 위로와 감상이 삶 속의 어떤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되지 못할지라도 그걸로 또 오늘 하루를 버텨낼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지 않을까. 누구나 살면서 수없이 흔들리고, 이 길이 맞는 건지 불안해하고, 이 방향이 괜찮은 건지 의심하면서 성장해 나간다. 중요한 것은 늘 자신만의 리듬을 찾는 자연처럼, 자신에게 잘 맞는 페이스를 찾는 일 아닐까 생각해 본다. 부지런하고, 단단하게 하루하루를 빚어나가는 이 책 속 두 작가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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