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너의 마음이 궁금해 - 하나부터 열까지 궁금한 것 투성이인 우리 아이의 행동
김지은 외 지음 / 북폴리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늦은 나이에 결혼한 친구가 있다. 늦게 결혼했지만 감사하게도 아이가 빨리 찾아와 줬다. 노산이라는 타이틀 따위 신경 쓰지 않은 친구는 지금, 건강하게 참 예쁜 아이를 육아 중이다.


하지만 최근에 노산도 힘들어하지 않던 친구가 그런 말을 했다. '나는 엄만데도 애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서 애를 키우면 체력적으로는 힘들어도 젊은 엄마들보다 아이를 더 잘 키울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건 나이와 상관없는 것 같아.'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나이가 많은 엄마들은 혈기왕성한 젊은 엄마들 보다 조금 진득하게 아이를 기다리고 조금 더 여유롭게 지켜보지 않을까. 하지만 늦은 나이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변 지인들을 보며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육아 자체도 힘들지만 그것보다 더 힘든 건 바로 아이와의 소통이 아닐까. 자신의 의견을 똑바로 말할 수 있는 어른도 아닐뿐더러 누구보다 가까운 엄마와의 관계는 자칫 아이와의 사이를 더욱 멀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질문에 하나의 정답만이 있지 않다.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모든 아이가 똑같지 않다. '나'라는 엄마가 유일하듯 '나의 아이'도 유일한 존재이기에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어려운 것이 바로 아이에 관한 문제가 아닐까 싶다.


<엄마는 너의 마음이 궁금해>는 마치 아이의 마음에 대한 기출문제를 모아놓은 것 같았다. 간단한 이론 설명을 끝내고 바로 문제 풀이로 들어가는 책이었다. 하지만 일반 기출문제와 다른 점은, 정답이 하나뿐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알듯 모를 듯 답답한 우리 아이의 마음이 궁금하다면 <엄마는 너의 마음이 궁금해> 속 수많은 길을 걸어보길 추천한다.


<엄마는 너의 마음이 궁금해>는 아이의 발달에 대한 특성을 꼼꼼하게 분류해서 설명한다. 가장 먼저, 육아에 힘들어하고 있는 엄마들을 위한 따뜻한 말 한마디를 통해 당신의 육아가 틀린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육아에 대한 조언을 얻고 앞으로 어떻게 육아를 해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 준다.


2장부터는 본격적으로 아이에 대한 행동들을 분석한다. 아이의 발달과 행동, 정서, 사회성을 비롯해 형제 사이에 대한 즉문즉답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엄마의 훈육에 대한 조언을 해준다. 즉문즉답이라는 단어처럼 엄마가 알고 싶어 하는 아이의 마음을 즉석에서 해결할 수 있다.


단순히 아이의 행동뿐만 아니라 친구관계의 문제, 눈 맞춤하지 않아 걱정이라는 문제, 집에 오면 짜증을 많이 낸다는 의사 표현까지 일상 속 누구나 한 번쯤은 겪을 법한 아이의 행동이나 정서, 사회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동심리 상담 전문가 4인이 책을 통해 육아에 지친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고 토닥여주는 것 같았다. 육아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누구보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엄마의 마음을 잡으려는 육아 방법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정작 나와 나의 아이에게 딱 맞는 조언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육아에 지치고 아이와의 소통에 힘든 엄마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론의 나열이 아니라 쪽집게 과외처럼 콕 집어 주는 조언일 것이다.


<엄마는 너의 마음이 궁금해>는 '아이의 재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라'라는 구절로 책을 마무리 짓는다. 아이의 작은 재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느긋하게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런 반응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수많은 사례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더불어 함께 성장하는 엄마가 되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석세스 에이징 - 노화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뇌과학의 힘
대니얼 J. 레비틴 지음, 이은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노인이 된다. 다만 그 사실을 잊고 살 뿐이다. 사람들은 노화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이미 신체 곳곳에서 노화가 시작되었음을 느끼고 있다. 아직까지 그럭저럭 참을만하고, 아직까지 노화라는 걸 직시하기 싫어서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걱정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떠나려는 버스를 잡기 위해 뛰어간 후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숨을 참으며 생각한다. ‘아, 더 늦기 전에 운동해야지..’ 언제나 즐거웠던 회사 일이 문득 힘들다고 느껴질 때도 생각한다. ‘언제까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 


나는 노화를 다른 말로 막막함이라고 하고 싶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 하지만 누구나 겪어야 하는 노화를 도대체 어떻게 준비하고 대비해야 하는 걸까. 나보다 조금 더 앞선 사람들이 여러 가지 조언을 해준다. 하지만 정답은 없다. 모두가 다르듯, 겪게 되는 노화현상도 나이 듦으로 느끼게 되는 감정들도 조금씩 틀린다. 그렇다면 그런 막막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하는 걸까. 나에게 맞는 노년기를 어떻게 계획해야 할까. <석세스 에이징>은 바로 그런 질문들에 대한 종합적인 답을 들려주는 책이다.


노화. 단어만 들어도 왠지 인생이 끝났다고 느껴진다. 젊고 열정적이었던 나는 사라지고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는 왜소한 노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석세스 에이징>의 저자인 대니얼 J. 레비틴은 주장한다. 누구나 인생의 끝까지 즐기면서 살수 있음을 말이다. 이 책은 감정적으로 노년기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신경과학과 심리학 그리고 뇌과학의 관점에서 철저히 객관적, 통계적으로 노화와 노년기를 어떻게 준비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석세스 에이징>은 왜(WHY)와 어떻게(HOW)를 적절히 잘 섞어 노화에 대해 설명한다. 다소 딱딱한 과학적인 이론과 570 페이지를 넘어가는 방대한 양에 당신은 읽기도 전에 겁을 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천천히 읽어보시길 권한다. 이 책은 노화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나이가 먹으니 늙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을 바꿔 준다. 노화를 단순히 생의 마지막 과정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빛나는 시간임을 알게 될 것이다. 


<석세스 에이징>은 노화가 일어나는 원인과 현상에 대한 설명과 함께 노년기가 되어서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일하는 삶을 어떻게 지속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노년으로 가는 길을 최대한 늦출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누구나 한 번쯤은 어떻게 나이가 들어야 할지 고민해본 적이 있다. 더 오래,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석세스 에이징>을 통해 미리 배워볼 수 있다. 


특히, 노화가 시작되는 뇌에 대한 부분은 나뿐만 아니라 노년기에 계시는 부모님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경도인지 장애, 알츠하이머병 그리고 뇌졸중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왜 치매 노인들이 쉽게 화를 내고 언짢음을 표시하는지 이야기한다. ‘노화 관련 기능 장애’에 대해서도 자세히 적혀 있는데 시각, 청각, 촉각, 미각과 후각의 변화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다면 노년기에 접어들면 모든 기능이 저하될 뿐일까? 저자는 나이를 먹을수록 추상적 사고 기능은 발달한다고 말한다. 노화가 유발하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지적 처리 능력의 쇠퇴이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은 40세 이전까지 낮았다가 이후 10년마다 증가한다고 한다. 물론 속도는 20대와 비교해 현저히 느리겠지만 풍부한 경험이라는 경쟁력을 가지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다양한 이유로 변화에 저항하려는 경향을 나타낸다. 뇌에서 도파민을 감소하고 도파민 수용기가 퇴화하면 새로움을 추구하는 성향이 줄어든다. 즉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변화로 인해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동기가 줄어든다


행복을 느끼며 오래 살수 있는 여러 가지 비결 중 하나는 사회적 유대감이다. 외로움은 매일 담배를 15개비씩 피우는 것보다 건강에 더 해롭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도 일을 하면서 사람들과 교류해야 하며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 당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 평생 동안 축척해온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밖으로 나가야 한다.


노화는 다양하게 찾아온다. 그만큼 각자가 자신의 노화와 노년기를 대비하는 방법도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서 힐링을 얻는 사람이 있다. 노년기에 다양한 사람들과의 유대관계가 중요하다고 해서 혼자를 즐기는 사람이 갑자기 사회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는 없는 법이다. 각자에게 꼭 필요한 친구의 수가 다르듯이 우리는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노화에 대한 종합 설명서인 <석세스 에이징>은 노화와 노년기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스스로의 방법을 찾을 수 있는 많은 예시를 보여준다. 작가의 말처럼 젊음과 불멸은 같지 않으며 우리가 예상한 것 이상으로 노년의 시기는 무척 길다. 인생을 그래프 곡선에 비유하면 젊음의 순간은 순식간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가장 높은 지점이 된다. 다시 올라갈 수 없는 정점에 도착한 다음 우리 앞에는 끝이 보이지 않도록 하향하는 긴 그래프만이 남았다. 

내가 아직 가보지 못했을 뿐, 우리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을 통해 나이 듦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노화는 두려운 것이 아니다. 경험해 보지 않았지만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는 미래이다. <석세스 에이징>을 통해 노화가 막막한 것이 아님을 알고, 나이가 들어가는 순간순간이 인생의 어느 시간보다 찬란히 빛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중을 사로잡는 장르별 플롯 - 드라마에서 영화, 소설, 웹툰, 게임까지 스토리텔링의 감각을 키우는 글쓰기 워크북
마루야마 무쿠 지음, 송경원 옮김 / 지금이책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많은 점이 달라졌다. 수많은 장점 중에서 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가장 먼저 글쓰기라고 말할 것이다. 글을 쓰기에 참 좋은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내 글을 보여줄 수 있다. 취미 삼아 혹은 소소한 일상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썼던 글들이 그들에게 작가라는 터닝포인트를 선물해 주는 경우도 많아졌다. 인터넷은 누구나 작가의 꿈을 마음껏 펼쳐 볼 수 있는 판을 깔아줬다.


어떤 종류든 나도 글을 쓰고 싶다. 내 이야기를 써보고 싶고, 머릿속에 담겨있는 기발한 상상을 글로 표현해 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시중에서 유명하다는 책이나 웹소설을 읽을 때 이 정도면 나도 쓰겠다 싶은 이야기들도 있을 것이다. 거기에 여러 광고와 작법서, 작가들의 유튜브 영상들이 당신을 응원하고 있다. 일주일이면 소설 한편 쓸 수 있다, 직장 다니면서 투잡으로 글쓰기를 해 봐라 등등. 바야흐로 글쓰기 독려 시대다. 



글쓰기에 도움을 준다는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노트북을 켰다. 새하얀 한글 파일을 켠 후에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자, 이제부터 당신은 작가다. 


그런데 웬걸. 십분이 지나고 한 시간이 지나도록 작은 노트북 모니터 안은 텅텅 비어 있다. 많은 글쓰기 독려자들이 말했다. '써라.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써야 한다.' 그들의 말씀을 듣고 쓰기로 마음먹었는데 처음부터 막막함이라는 것에 막혀 버렸다. 분명 머릿속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엄청난 판타지 세계가 들어있고 눈물, 콧물 쏙 뺄 재미있는 스토리가 들어 있는데 말이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분명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예전에 글쓰기 습관을 들이기 위해 백일 글쓰기라는 미션을 한 적이 있었는데 백일이 지나고 보니 초반에 쓴 글과 백일이 가까워졌을 때 쓴 글에 차이가 있었다. 유명한 작가들도 매일 정확한 루틴으로 글쓰기를 한다는데 하물며 종이 한 장 채워본 적이 없는 지망생이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매일 글쓰기가 분명하다.



하지만 매일 글을 쓰는 것에 앞서 필요한 것이 있다. 무엇을 쓰고 싶은지, 쓰고 싶은 것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당신은 소설을 쓰고 싶은데 어떻게 소설을 써야 될지 몰라서 일단 일기를 쓰듯 에세이를 쓰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초보자가 요리를 하면 맛없는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반복 연습을 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럴듯한 요리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나오기까지 버려지는 재료와 식구들의 핀잔, 요리에 재능이 없다는 좌절감이 한 번의 성공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초보 요리사라면 일단 음식을 만들기 전에 인터넷으로 먼저 레시피를 검색한다. 처음 하는 요리지만 친절하게 알려주는 레시피를 따라 하기만 해도 맛있고 칭찬받는 음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요리가 숙련이 되면 자신만의 노하우를 첨가해 더 맛있고 특별한 음식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초보 요리사에게 레시피가 필요하다면 작가 지망들에게, 특히 소설이나 게임, 드라마, 웹소설등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분야의 작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플롯'이라는 것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대중을 사로잡는 장르별 플롯>은 작가 지망생들에게 원하는 글을 쓸 수 있는 레시피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세계와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결말에 도착하는지를 보여주는 스토리라인을 우리는 플롯이라고 부른다. 알고 보면 이미 수많은 소설과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익숙한 것이지만 그래서 더 파악하기 힘든 것이 바로 플롯이다.


플롯은 어떤 글을 써야 하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당신의 머릿속에서 이야기를 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이 책은 굳게 닫혀있는 상상력의 문을 아주 조금 열어줄 것이다. 이미 알고 있지만 활용할 줄 몰라서 갇혀 있던 수많은 이야기의 소재들을 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대중을 사로잡는 장르별 플롯>은 장르 소설에서 다루는 재난물, 로맨틱 코미디, 히어로물, 버디물, 성공 스토리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플롯 아이디어를 함께 나누고 그것을 어떻게 긴 스토리로 발전시킬지를 이야기한다.


마치 글쓰기 수업에 참여하듯 작가의 시작 소리에 맞춰 플롯에 해당하는 사례 100개를 적고 작가와 함께 어떻게 구분되는지를 찬찬히 살펴보자. 마치 마인드맵을 하듯 한 단계씩 밟아 나가며 이야기의 범위를 넓혀간다. 처음 장르 글쓰기를 시작한 지망생이면 작가와 함께 플롯을 만들어 가도 좋겠다. 이미 이야기를 써 본 사람이라면, 자신의 이야기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기 바란다.


<대중을 사로잡는 장르별 플롯>은 장르 글쓰기를 시작하는데 필요한 요점만을 추려놓은 책이다. 이야기의 흐름을 만들어 가는 가장 기본이면서도 글쓰기 실력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쓰기 워크북이라는 소제목처럼 고개만 끄덕이며 읽기보다 작가를 따라 자신만의 글을 함께 써보기를 추천한다. 


지금 이 순간도 수많은 작가 지망생들이 글쓰기를 시작하고 또 포기한다.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만큼 쉽게 포기하는 것이 글쓰기이다.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고통스럽고 힘든 과정이다. 어떻게 스토리텔링을 해야 할지 모를 막막함으로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도록 <대중을 사로잡는 장르별 플롯>이 친절하게 기본 레시피를 알려 줄 것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레시피를 가지고 당신만의 비법을 만드는 것은 오로지 글을 쓰는 당신의 손끝에 달려 있음을 잊지 않길 바란다. 작법서 한 권 읽었다고 당장 소설 한 권을 쓸 수 없다. 이 강의만 들으면 당신도 작가가 될 것입니다라는 류의 수업을 들었다고 수만 자의 글자 속에 상상력을 풀어낼 수는 없다. 


그러니 일단 써라. <대중을 사로잡는 장르별 플롯>을 통해 마구 뭉쳐져 있던 당신의 이야기를 템플릿으로 보기 좋게 정리했으니 이제 거기에 살을 입히는 일만 남았다. 그 과정은 오로지 글을 쓰며 스스로 익히는 방법뿐이다. 


작가는 책을 통해 자신의 다양한 레시피를 알려줬다. 이제 당신만의 비법소스를 만들 차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총몇명 스토리 2
윤종문 지음, 샌드박스 네트워크 감수, 총몇명 원작 / 미래엔아이세움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싹하지만 재미있고, 병맛 가득하지만 진지한 총몇명 스토리 2권이 나왔다. 이미 유튜브로 유명한 총몇명 스토리. 하지만 유튜브로 볼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총몇명 스토리 1>이 단순하지만 무서운 일상의 매력을 알게 해주는 책이라면 <총몇명 스토리 2>는 본격적으로 미스터리한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책을 읽는 내내 더 재미있었고 더 오싹했다. 어린 시절에 한번쯤 들어봤던 것 같은 총몇명 속 이야기는 지금 다시, 만화로 읽어봐도 여전히 무서웠다.

 

<총몇명 스토리 2>에서 등장인물의 변화가 있었다. 1권에 반전의 친구, 유승찬이 있었다면 2권에는 연구소에서 일하는 티미 라는 조수가 등장한다. 이 친구도 유승찬 만큼 반전 스토리가 있을까? <총몇명 스토리>는 짧은 이야기 속에서도 반전의 반전으로 독자를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

 

드디어 '나천재' 가 등장했다. 유튜브를 통해 <총몇명 스토리>를 보는 지인들 중에 나천재 라는 캐릭터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나천재는 역시 모호한 매력이 있는 등장인물이었다. <총몇명 스토리 2>에서 주인공 민모리와 함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만 여전히 나천재의 정체를 완벽하게 알 수가 없었다. <총몇명 스토리 3>에서는 알 수 있으려나.

 

<총몇명 스토리 2>1화부터 강력했다. '모리의 애착 인형'에 대한 이야기는 1화를 시작으로 3화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로 처음에는 단순히 그랬더라 유의 공포 스토리 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결말로 갈수록 이야기보다 더 무서운 현실이 보였고 또다시 오싹한 공포가 이어졌다. 단순한 세모 모양인 애착 인형의 얼굴이 그렇게 무서워 보이다니. 잠들기 전 누워서 보기 시작했지만 덮고 다음 날 밝은 햇살 아래에서 다시 읽었다.

 

<총몇명 스토리>는 일상과 공포, 코믹이 잘 어우러져 있다. 그중에서 빠지지 않는 분야가 바로 SF인데,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SF 적인 요소를 오싹하게 보여준다. 외계 괴생명체가 민모리의 몸에 들어갔는데 쓰레기 보다 더 지독한 방귀를 뀌며 사람들을 위협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방귀는 민모리의 영혼으로 괴생명체가 방귀를 통해 민모리의 영혼을 분출시키고 몸 안을 분노 에너지로 채우고 있다는 것이다.

! 진짜! 이런 병맛 너무 재미있다. 분명히 책은 내 기준에서 꽤 무서운 책인데도 킥킥거리며 끝까지 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병맛 코드가 구석구석에 숨어있기 때문이었다.

 

<총몇명 스토리> 속에는 헛소문 기사, 숨은 복선 찾기 그리고 월간 아무말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웃긴 코너 속 코너는 월간 아무말이었다. 영어를 모르는 당신에게 나천재가 소개하는 '헤이나두', '맛있으면 0칼로리를 항상 유념하고 다이어트 권유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마음이 중요하다'라는 문장 등 진짜 신문 같은 기사 외에도 톡톡 튀는 표현들이 많아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유튜브로 만나는 총몇명 스토리와 또 다른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책으로 만나는 <총몇명 스토리 2>. 통통 튀는 캐릭터들의 활약과 한치의 틈도 보이지 않는 그들의 오싹한 모험 이야기가 가득한 <총몇명 스토리 2>는 점점 더워지는 요즘에 읽기 안성맞춤인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 기술 빅뱅이 뒤바꿀 일의 표준과 기회
대니얼 서스킨드 지음, 김정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래에 유망한 직업'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곤 한다. 일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다가올 시간에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 때가 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직장 상사가 그런 말을 했다. '앞으로 10년 후면 이 직업도 없어질 거야. 더 늦기 전에 다른 일을 시작해.' 10년이 훨씬 지났지만 여전히 내가 하는 일은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10년 후에도 지금과 똑같을 거라 믿을 수 있을까?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는 무척 자극적이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이다. 미래에는 인간이 노동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하거나 또는 더 이상 인간의 노동력이 필요 없다는 의미로도 이해되었다.


노동의 시대와 앞으로 변화할 일의 가치관에 대해 설명하는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는 제목만큼이나 흥미로웠지만 읽기에 결코 쉽지 않은 책이었다. 3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은 잘 쓴 한 편의 논문과도 같았다. 물론 에세이나 소설처럼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분명 시간을 들여 공들여 읽기에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노동이라는 국한된 소재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를 꿰뚫어 보는 중요한 물음이 있다. '21세기에 모든 사람이 일할 만큼 일자리가 충분할까?' 내 대답은 '아니다'이다. 앞으로 나는 이 주장과 함께, 왜 이제 '기술적 실업'의 위협이 현실이 되는지, 기술적 실업이 현재와 미래에 어떤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지 설명하려 한다.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를 시작하면서 작가는 독자들에게 경고한다. 앞으로의 세상은 지금과는 분명 다를 것임을 강조한다. 마치 '자, 내가 하는 말들을 잘 따라와. 지금까지 네가 생각했던 가치관의 벽을 무너뜨려 주겠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다.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를 다 읽고 나면 그런 변화의 속도를 제대로 알아차릴 수 있을까.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는 3부로 나눠 인간의 노동에 대해 설명한다. 기술과 일의 역사에 대해 말하는 1부에서는 기술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바뀌었는지 분석하고 있다. 2부에서는 21세기에 기술적 실업이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마지막 3부 대응에서는 교육과 정부, 대기업들이 어떻게 노동의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지, 인간의 삶에서 일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로 변화하는지를 이야기한다.


현재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꾸준히 기술의 변화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며 살아왔다. 새로운 기술과 발전으로 인해서 일자리를 잃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물론 아직까지 우려하던 대량실업과 같은 현상이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안심한다. 과연 그럴까? 오직 '일자리'만을 보면 변화를 제대로 읽어낼 수 없다. 다른 요소들도 고려해야 함을 알아야 한다.


이세돌이 AI인 알파고와 바둑을 두는 모습은 놀라웠다. 하지만 그보다 더 충격적인 건 AI에 의해 쓰인 소설을 봤던 순간이었다. 창작은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생각했었는데 AI가 쓴 글은 상상 이상이었다. 그때부터였다. 인공지능은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발전되었고 발전될 것이라는 두려움과 기대감이 생겼을 때가 말이다.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에서는 AI의 발전과 인간의 노동에 대해 추측해 본다. 물론 현재 많은 기계들이 인간들을 대신해서 일을 하고 있다. 이런 식이면 앞으로 인간이 고용된 모든 자리에 기계가 서 있는 날이 오지도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견해는 계속 바뀌고 있다. 기계가 인간의 업무를 대신한다는 것이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일의 세계는 어느 날 갑자기 한꺼번에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서서히 줄어들 뿐이다. 대체하는 힘이 보완하는 힘을 나날이 앞질러 두 힘의 균형이 더는 인간에게 유리하지 않으면, 인간의 노동을 찾는 수요가 서서히 줄어든다.


인간에게 일은 소득을 얻는 수단을 넘어서 만족하는 삶을 완성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AI에 의해 사람들이 더 이상 일에 얽매여 있지 않고 여가에 집중할 수 있다면 인간들은 정말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빈대로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자신만의 여가 생활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을 수도 있다고도 한다. 삶의 의미와 일의 관계에 대해 전혀 다른 두 가지 관점 중 당신은 어떤 쪽에 더 가까운가?


겪어보지 않았으니 알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노동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으니 우리는 이미 천천히 달라지고 있다. 노동의 시간이 줄어든 이유에는 정책이나 책에서 말하는 기계화 때문일 수도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인간의 노동이 완벽하게 바뀌지 않았을 뿐, 노동의 시대는 천천히 줄어들고 있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인간의 노동의 시대가 끝나기 전에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는 단순히 일자리가 줄어든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할 때가 곧 온다라는 정보만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본 일의 미래와 인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통찰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에 의해 달라질 수 있음을 알려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