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잡이들
은승완 지음 / 들녘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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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읽은 소설 중에 세 손가락안으로 표지 디자인이 가장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물론 [월요일이 없는 소년]과 [백조의 침묵]을 출간한 들녘출판사에서 오랜만에 나온 신작이라는 점도 있지만 표지가 가장 인상적이어서 선택한 것이 가장 크네요.
(은승완작가님의 작품을 예전에 소설집 [도서관 노마드]에서 만난 기억이 납니다.)
예전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지만 지금은 노량진의 고시원에서 주로 감상문이나 체험수기같은 이른바 잡문콘테스트 상금을 타기 위해 글을 쓰고 있는 공노명은 자기보다 늦게 이 일을 하면서 자신이 받을 수도 있었던 상금을 가로채는 등단한지 오래된 소설가 소정훈과 같이 잡문콘테스트에 응모하던 최보희와 함께 황이 근무하는 K출판사 창립 50주년 장편소설 공모전에 응모하게 됩니다. 한팀으로. 그런데, 공노명이 서식하는 고시원 옆방에 사는 절름발이도 그 공모전에 소설을 응모한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고 서부극 큰틀만 가지고 소설을 쓰게 됩니다. 그런데 애초에 상금과 수상을 위해 모였던 팀들이 끝까지 가지 못하고 분열합니다. 최보희는 최보희대로 소정훈또한 자신의 목적때문에 팀에서 멀어지고 사실상 혼자 남은 공노명이 공모전에 응모했지만 애초에 수상작을 뽑을 생각이 없던 K출판사덕분에 최종심에도 올라가지도 못하고 당선작없음으로 끝나고 최보희가 자살한 절름발이의 원고를 짜집기하여 쓴 소설이 한 공모전에서 당선되었다는 것을 알고 최보희를 찾아간 공노명은 부질없음을 느끼고 다시 고시원에서 절름발이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쓰게 됩니다.
금방 읽었던 소설이었어요. 장강명작가님이 뒷면에 인상적인 평을 남겨주셔서 더 좋았어요.
(장강명작가님이 굵직굵직한 공모전에서 수상해서 그런지 이이야기가 더 와닿았어요.) 그리고 앞전에 다양한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들을 내리 읽은 뒤에 이 소설을 읽으니 느낌이 남달랐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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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로부터 온 편지
이정서 지음 / 새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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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읽기전에 100자평이나 리뷰를 봤는 데 혹평이 조금씩 있어서 놀랐어요. 그래서 잘못 선택했나 싶었는 데 읽어보니 흥미로웠어요. 저는 사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혹은 이인]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번역이 맞다 아니다라고 판단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김수영님이 번역하신 이방인 또한 읽어본 적이 없는 상황에서 이미 세상을 떠나신 이방인의 원작가인 알베르 카뮈로 추정되는 자가 쓴 편지가 수비니겨출판사의 사장에게 도착하고 처음엔 시큰둥하게 생각했으나 김수영번역의 이방인을 읽어보고 나서 자연스럽지 못한 문장이 많아 이방인을 올바르게 번역하려 했으나 알베르 카뮈의 작품을 번역하여 인정받게 된 김수영번역가에 대범하개 도전할 사람이 없어 수비니겨출판사 사장이 직접 번역하고 프랑스어를 전공한 강고해팀장이 블로그에 [우리가 읽은 이방인은 카뮈의 이방인이 아니다]라는 제목을 달고 연재형식으로 글을 올리게 됩니다.
프랑스어원문과 김수영의 번역본 그리고 미국의 번역가 Matthew Ward의 번역본을 첨부하여 번역의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마지막에 수비니겨출판사의 사장인 필명 이정서가 새로 번역한 부분을 올리는 형식인데 격려받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 그를 비난하는 글이 많은 데 잊을만하면 카뮈로 추정되는 자로부터 편지가 오고...
번역하면서 프랑스어를 전공으로 삼은 게 아닌 출판사의 사장이 프랑스어를 몇년간 공부하고 번역하는 직업을 갖은 번역가의 글의 오점을 잡고 정확한 표현을 찾기위해 열심히 이방인의 매달리다 이해가 안되는 부분을 카뮈로 추정되는 자에게 메일로 보내봐도 직접적인 언급을 안 해줘서 답답하고 게다가 번역이 힘들어 새로 뽑은 어휴정이 김수영번역의 이방인이 더 좋다고 하는 바람에 어휴정을 해고시키고 블로그에 연재했던 글이 신문기사에 본질은 흐려지고 그저 자극적인 내용으로 싣는 등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사실 제가 수능에 제2외국어로 프랑스어를 선택했으나 다 까먹었고 영어도 중학교때부터는 멀리하게 되어서 프랑스어원문과 영어번역본을 보기만 했어요. 그리고 원문을 번역한 김수영번역본과 그 번역본에서 오점을 찾아 다시 재번역한 이정서번역본 중 가장 나은 게 있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라고 봅니다. 물론 제가 이방인을 읽어보지 않았고 프랑스어를 수박 겉 핥기 식으로 배웠지만 전자는 단어표현이 거칠었어요.
매장, 난잡한 관계등 조금 과격한 표현이 많은 반면 이정서번역본은 부드럽고 자연스러웠어요. 과격한 표현을 써 인물들의 성격과 본래의 성격이 달라보이고 작가의 의도가 흐려지게 되었다고 오점을 설명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장편소설`인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시도도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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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기록
박경희 지음 / 이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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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중간에 읽다 포기했었는데 그래도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읽기가 힘들었던 이유를 생각해봤어요.
처음엔 티베트분신이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어서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던 것 같았고 사진작가인 지훈의 마음 속에서 나오는 외침들이 저를 붙잡았고 읽으면서 유난히 쉼표나 말줄임표나 마침표들이 많아서 조금 더디게 읽었던 것 같아요. 인도 다람살라에서 같이 동업하게 되는 태우와 지훈의 티베트어 선생님인 빼마를 만나고 빼마와 1:1 티베트어 레슨을 받으며 빼마의 대한 사랑을 느꼈으나 불현듯 한국으로 돌아와 6년간 일에 매달리는 데 중국으로부터 자주적인 독립을 원하는 티베트 승려를 시작으로 일반 티베트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까지 자신의 몸을 불태우는 일들이 마치 빼마가 스스로 자신의 몸을 불태울 것 같은 마음에 빼마의 흔적들을 찾게되는 7주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데요. 사실 티베트라는 명칭은 들어봤지만 자주적인 독립. 티베트를 한 나라로 인정하지 않음으로 인해 티베트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그 것을 저항하기 위해 다른 타인을 해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것에 큰 관심이 없었고 잘 몰랐었어요. 빼마가 지훈에게 했던 말처럼 우리나라도 자주적인 한 국가로 인정받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었나봐요. 물론 이 소설이 지훈이 사랑하는 빼마를 찾는 7주간의 이야기를 기본으로
삼고 있지만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솔직히 뒷이야기가 크게 궁금하진 않았는 데 그래도 끝까지 읽어봐야겠다는 마음에 끝까지 읽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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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슬아슬하게 살아간다
조성기 지음 / 민음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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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슬아슬하게 살아간다] 총 8편의 단편이 실린 이 소설집은 주로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인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솔직히 해설에서는 감당과 담당에 관해 이 소설이 보여주고 있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저의 문학적인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지라 그냥 읽었습니다. 첫번째로 실린 (선인장과 또,또,또ㅇ)은 재미있었어요. 기껏 구매한 선인장이 휘어지고 문 밖에 소변과 심지어 똥을 싸고 휴지도 닦지 않고(휴지가 발견되지 않고 똥만 있음) 대범하게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은 누군가 덕분에 똥줄이 타는 작가겸 번역가의 이야기인데요. 비가 오고 물이 범람하여 똥이 빗물을 타고 번역가의 작업실까지 들어와 아끼던 책과 작업하던 원서등이 똥물에 젖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작은 인간)과 (금병매를 아는가)에서는 전족이라는 이른바 작은 발을 가진 여인들이 최고로 삼던 중국의 풍습에 관심을 갖고 글을 쓰는 작가들이 (미라 놀이)에서는 이집트여행을 하던 도중 유명 작가를 만나게 되는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부인이 미라처럼 몸을 아마포 붕대를 감고 (내가 태어난 날)에서는 1950년 3월 26일에 태어났을 때에 있었던 사건들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성인봉)에서는 울릉도 성인봉에 교수와 제자들이 허기와 갈증 속에 힙겹게 오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표제작이자 마지막에 실린 (우리는 아슬아슬하게 살아간다) 는 세월호가 침몰하던 시기에 15명정도를 회사밖으로 밀어난 진혁이 스스로 그만두고 부여로 내려가 다스칼로스 명상센터에서 명상을 받다 그만두게 되고 (있을 수 없는 고백)은 다스칼로스와 마찬가지 말한마디와 손을 몸에 갖다 대어 병을 치료하는 이른 바 신유에 대해 정확히는 그런 능력을 지닌 한 여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솔직히 다 와닿지는 않지만 이 소설집의 제목처럼 정말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살아가고 있고 또 아슬아슬하게 하루를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정말 씁쓸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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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당 사진관
오지혜 지음 / 마카롱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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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읽은 구상희작가님의 [마녀식당으로 오세요]에 이어 제 3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최우수상을 받은 오지혜작가님의 [천연당 사진관]을 읽어봤습니다. 조선 최초의 여성 사진사라... 그것도 일본이 우리나라를 집어 삼키기 직전일 시기에 전문직 여성은 커녕 여성은 그저 집안일이나 하는 교육받는 것은 높은 신분을 가진 사람만 해당되는 것이라 여길 시기에 부모없이 오라버니 텐신과 같이 무라카미 사진관에서 잡일하며 세상을 눈치껏 살아온 안나가 일본인이 운영하는 상점에서 연유를 훔치는 것을 조선에서 가장 정직한 남자 최재원이 보게 되면서 이들의 질긴 인연이 시작됩니다. 무리카미에게 멸시받으면서도 꿋꿋하게 견디는 텐신과 성미가 사내못지 않고 의지가 강한 안나는 살아남기위해 일본어와 영어를 배우고 사진관에서 일하지만 사진기를 만져보지 못하지만 사진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고 규진이 조선인 최초로 천연당 사진관을 시작하려하자 규진에게서 사진기술을 배우며 조선 최초의 부인 사진사가 됩니다. 그리고 안나가 가끔 번역을 하는 회동서관에서 살색가득한 책만 보던 평길이 실은 왕자 이강이며 무엇보다 자신의 주변사람들을 희생시키는 것을 못보는 성격에 강오와 재원이 따르게 됩니다. 솔직히 이토히로부미가 조선을 삼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고 처음에는 그저 왕의 편지를 은밀하게 전하던 기생 연홍을 도우려고 안나가 개입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안나를 구하기 위해 재원과 오라버니 텐신 그리고 이강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개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중국으로 건너가 사진관을 운영하며 독립자금을 주는 등 독립운동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안나가 티격태격하면서도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주는 재원에게 사랑에 빠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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