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당신을 찾아갈 것이다
김홍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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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계의 주성치라고 책 띠지에 나와있었는 데 사실 저는 주성치님이 나오신 영화를 본 기억이 거의 없어서 재미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작년에 출간된 김홍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스모킹 오레오」를 읽으면서 확실히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여서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나 올해 4월에 출간된 첫 소설집인 「우리가 당신을 찾아갈 것이다」를 다소 늦게 읽기 시작했는 데 처음에 실린 (실화)부터 친구에게 사기를 당하며 친구가 남긴 개를 도맡아야하는 현실과 게르마늄 목걸이를 찬 개가 나중에 사람이 되는 허구를 왔다갔다 하더군요.
트럼펫을 분 적이 없음에도 트렘펫 연주자로 기억되고 싶은 크리스 해밀턴 아저씨를 위해 모든 것을 거는 사람(우리가 당신을 찾아갈 것이다)이 있고,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능이맛 아이스크림을 출시한 회사(신년하례), 숫자에 약해 500이 되기 전에 다시 400으로 돌아가며(699.77), 우리가 익히 아는 중국이라는 나라는 없다고 주장(싱가포르)하고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달에 있는 기계가 폭발, 정부가 자발적 해체를 선언(어쨌든 하루하루)하는 일이 생겨버리고 ‘이인제‘라는 이름을 가졌거나 비슷한 이름을 지닌 사람들이 이인제회를 만들고(이인제의 나라), 실내에 들어가면 비가 퍼붓고 밖을 나오면 신기하게도 비가 그치며 남들은 비를 쫄딱 맞고도 한 방울의 비를 맞지 않는 신통방통한 인물과 대화를 하는 소(곳에 따라 소나기)가 등장하는 「우리가 당신을 찾아갈 것이다」의 제목처럼 벌써 저에겐 찾아오셨고 다음에 이 책을 대출하여 읽을 사람에게도 찾아가지 않을까싶습니다.
김홍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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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시대의 사랑
김기창 지음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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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4계절이 존재하는 나라인 것을 아주 어릴때부터 알았지만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언젠가는 봄과 가을이 없어지고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만이 남아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을 때에 사랑을 이야기하는 소설들이 10편이나 실린 김기창작가님의 첫 소설집 「기후변화 시대의 사랑」을 읽게 되었는 데요.
김초엽작가님의 「지구 끝의 온실」에서 더스트로 황폐된 도시 속에서 빠르게 돔으로 덮은 곳들이 있었는 데 이 소설집에도 나란히 앞에 실린 세편의 연작단편 (하이 피버 프로젝트)와 (갈매기 유령과 함께한 하루), (개와 고양이에 관한 진실)속에서 ‘지속 가능한 생존‘이라는 전제하에 ‘돔시티‘가 세워지고 그 곳에서 인종이나 학력, 전과유무, 재산등의 조건에 해당되지 않은 사람들은 돔시티 밖으로 추방되어 돔시티 주변에서 굴을 파고 살아가며 그 굴을 군에서 발견되는 즉시 폭파시켜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지만 굴하지 않고 계속 땅굴을 파며 돔시티를 감싸고 있는 태양광 패널을 향해 콘돔폭탄을 쏘아올리는 시위대들과 불꽃놀이의 불꽃처럼 바라보다 태양광 패널 조각들이 떨어지면서 무너져내리는 돔시티 안에 사는 사람들이 겹쳐보였어요.
그런가하면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 땅을 파는 남자와 하늘에 닿을 때까지 탑을 쌓는 여자의 이야기(굴과 탑)나, 자신을 지긋하게 바라보던 민원인의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민원인의 집에 찾아가는 사랑의 감정을 느낀 9급공무원(지구에 커튼을 쳐 줄게), 울산의 태화강 십리단숲을 배경으로 서로 대한 사랑을 확인했던 이혼 예정인 부부(1순위의 세계)와 그 반대로 신혼여행지로 새로운 몰디브를 가려고 하는 남편과 익숙하고 자주 갔던 푸켓을 가려고 하는 아내(천국의 초저녁), 산호초 밭속에 숨어있는 흰동가리를 사랑한 소년(소년만 알고 있다), 냉혈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제대로 모르지만 자식을 위해 기꺼이 몸을 내던지는 이누이트(약속의 땅), 청바지부터 가구, 심지어는 자기 자신까지도 접어버리는 인물(접는 나날)까지 급격한 기후변화 시대에도 사랑을 하는 인물들이 나오는 「기후변화 시대의 사랑」을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약속의 땅) 241쪽에서 ‘아푸트는 그렇게 태워났고, 자신의 어미에게 그렇게 배웠다.‘라는 문장이 있는 데 ‘태어났고‘가 맞는 것이겠죠?
아무튼 기후변화 시대에 환경을 생각하면서 당연히 해야하는 페트병의 라벨을 벗기고 내용물을 깨끗하게 비운 뒤 배출하는 것과 과자봉지또한 내용물이 남지 않게 깨끗하게 씻고 접어서 배출해야한다는 것등 분리수거하는 것이 아직까지는 어렵게 느껴지지만 요즘에는 라벨이 없는 페트병과 정부에서 인정한 녹색기술적용 필름포장재를 사용한 제품들도 많이 있기에 작은 것이라도 실천해야겠다는 다소 뻔한 다짐을 해보며 다음 사람이 읽을 예정(정용준작가님, 감사드립니다.)이기에 깨끗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읽고 작은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을 빨리 반납해야겠어요.
김기창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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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두 번
김멜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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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제가 자주 가는 작은도서관에서 빌린 5권의 책 중 첫번째로는 소설집에 아직 실리지는 않았지만 (저녁놀)과 (나뭇잎이 마르고)로 문단과 독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저는 아직 이 단편들을 읽지는 않았습니다.) 김멜라작가님의 첫 소설집인 「적어도 두 번」이었습니다.
‘적어도 두 번‘이라는 어감 자체가 좋았기도 했고 몽환적인 표지도 인상깊어서 읽기 시작했는 데 처음에 실린 (호르몬을 춰줘요)의 첫 부분부터 제가 접해보지 않고 잘 모르던 세계에 무턱대고 들어선 기분을 만끽하며 조금씩 충격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표제작인 (적어도 두 번)에서의 선생님을 유파고로 부모님을 줄파추와 루피쇼로 부르고 또 ‘적어도 두 번‘이 의미하는 것을 미처 생각해보지 않아서 낯설었으며 (물질계)에서 사주를 보는 ‘레사‘가 어떤 뜻인지 또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모여 있는 녹색 점)의 미아가 남기고 간 전 애인들의 이름으로 불리던 어항 속의 물고기들, 고시 준비중인 여자의 방 옆에서 손님유무를 묻는 (에콜)의 사장님, 후쿠시마에 자원봉사하러 간 형 세준과 세준을 만나러 정확히는 어머니의 사망보험금 수령 동의를 얻기 위해 일본으로 가는 동생 세방(스프링클러), 교도소에 있는 사촌동생의 이름이었으나 한때는 과수원을 지키던 개의 이름이었고, 기르던 닭의 이름이었으며 과수원 서쪽에 위치한 산 정상의 바위 이름이기도 한 (홍이)까지......
7편의 단편을 읽는 내내 많은 의미들에 대해 생각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뒷표지에도 등장하지만 ‘차라리 인간 따윈 그만두고 로봇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호르몬을 춰줘요, 22쪽)라는 문장처럼 제가 AI같은 로봇이라면 이렇게 많은 생각도 고민도 어떠한 구분이나 구별없이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수씨와 대용씨의 딸이자 소설가이신 김멜라(김은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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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온 것
강영숙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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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숙작가님의 전작「부림지구 벙커 X」는 코로나19가 창궐하던 2020년 초에 출간되었는 데 지진이라는 자연재해로 인해 폐허가 된 도시 속 벙커에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인물들이 등장해서 기억에 남았는 데 그후로부터 1년이 지나 2021년 말미에 여섯번째 소설집 「두고 온 것」이 예정보다 조금 늦게 출간이 되었지만 읽기 시작했습니다.
제18회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어른의 맛) 이 제일 먼저 실려있었는 데 성능이 좋은 마스크가 나올때마다 구매하고 사용하는 대목에서 판권지 앞에 실린 수록 단편 발표 지면을 살펴보니 코로나19가 창궐하기 훨씬 이 전인 2016년에 발표된 단편이더군요.
코로나19를 염두해서 쓰시지 않음이 분명한 데 소설 속 상황이 지금이랑 별차이가 없어서 읽으면서 놀라웠는 데 전작인「부림지구 벙커 X」나 앞서 출간된 소설집 「회색문헌」의 갈라져있는 표지 디자인하며 그리고 10년전에 출간된 「아령하는 밤」에 실린 단편들을 통해 재해가 발생하여 무너져버린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을 무수히 만나왔다는 것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어른의 맛)에서는 황사가 몰고 오는 미세먼지가 입과 코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미세입자까지 막아주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씻는 것을 잊지 않는 승신의 모습을 보며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가 일상화된 현재의 삶을 비추어볼때 (황사라는 존재를) 잊고 있었던 것 같아 황망했어요.
보수공사를 하다 중단돼 방치되고 있는 폐허같은 H호텔에 진영과의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들어가려는 민수(두고 온 것)나 한때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지금은 을씨년쓰러운 다크투어리즘 컨셉으로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오종시(버려진 지대에서)와 가동되지 않는 댐이 있으며 카지노가 화려하게 번성했던 이상하기 짝이 없는 사막지대 라플린(라플린)같은 지역, 구제역으로 인해 엄한 동물들을 땅속에 파묻어야 하고 다리 위엔 온통 스모그투성인 H시(스모그를 뚫고), 죽은 병아리떼와 죽은 쥐떼, 쓰레기가 가득하며 병든 개가 졸졸 따라다니는 황하 하류(곡부 이후)같은 곳을 당연히 갈 일도 없겠지만 가야될까봐 두려우기도 하지만 정확히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르는 극지연구소(더러운 물탱크)와 부산에도 벽화로 유명한 마을이 있는 걸로 알지만 관광객들로 가득차 불편을 호소하는 이화벽화마을과 낙산공원이 있는 창신동과 가까운 낙산의 절벽마을(낙산)이나 영주가 일하던 마케팅회사가 있는 사무실과 지금 영주가 일하고 있는 후암동 버스종점 앞에 있는 부동산(후암 이후)이 있을 ‘서울‘에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강영숙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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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6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상아의 문으로
구병모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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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작가님의 새로운 장편소설 「상아의 문으로」를 다소 짧은 분량인데도 다 읽는 데 비교적 오래 걸렸습니다.
저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보통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까지 일하다가 밤이 되면 수면. 잠을 이루게 되며 가끔씩은 꿈을 꾸고는 하지요. 저는 그 반대로 밤부터 아침까지 일하고 오후에 되어서야 수면을 하고 밤에 일을 하기 위해 잠에서 깨어나려고 알람을 맞추고는 합니다. 저 역시 매일 꿈을 꾸지는 않지만 가끔 가다 꿈을 꾸고는 하는 데요.
꿈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어떤 꿈은 이미 지나왔던 세계에서 때로는 전혀 접해보지 않았던 세상 속에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는 데 이 것이 꿈이라는 것을 자각할 때도 있고 깨어나서야 꿈이었구나 싶을 정도로 현실감있더군요.
「상아의 문으로」에서의 고등학교 체육 교사이기도 하고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진여‘라는 인물도 소설에서만 국한되지 않고 길을 걷다가 스쳐지나가 볼 수 있는 인물인 데 눈으로 보고 그 것을 우리의 뇌가 인지/인식하고 때로는 만지면서 느끼거나 향, 맛을 맛보면서 느끼기도 하는 모든 것이 실존하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 내딛고 있는 세상이 꿈 속이라면 혼돈과 혼란 속에서 부정하고 부인하며 끝내는 체념하고 수용할 수도 있겠죠.
짧지만 강렬하게 제 눈과 머리 속과 마음 속을 헤집어놓아 다 읽을 때에는 정신이 몽롱하고 눈이 스르륵 풀리는 느낌이랄까, 얕은 잠을 잘때도 있지만
오늘 만큼은 깊은 수면에 빠지면서 꿈도 꿀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구병모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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