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 아버지
한승원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겨울잠, 봄꿈]이후로 만난 한승원작가님의 장편입니다.
남로당원이었던 김동수의 아들 김오현이 식물성 아나키스트가 되고 싶었던 시인 칠남에게 이제는 수몰된 고향마을 근처의 모텔방에서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요.
고등학교 2학년때 2살 연상의 한영애에게 장가를 가는 김오현이 아이를 낳고 군대를 가고 군대에서 제대하고 아버지 김동수가 죽고 신동소리를 듣던 장남 일남이 사법고시 2차에서 계속 떨어지고 급기야 자신의 길을 가겠다하여 아버지 김오현이 찾아갔더니 교사를 하고 있었으며 참새만한 여자와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일남이 그린 그림에다 칼로 X자 긋고 상황이 어려워지자 김장사를 하겠다며 돈을 빌리고 차를 타다 사고나 운전수가 죽어 그대로 날려 야반도주하다시피하여 서울의 반지하에서 생활하고 한영애는 식당 일, 김오현은 유리 창 닦다가 여름엔 삐에로, 겨울엔 산타클로스 분장을 하다가 아파트 경비를 하다 물류창고 관리직까지 하게 됩니다. 둘째 이남이는 태권도 사범하다 아내와 결혼하여 도장을 차렸고 원양어선을 타던 삼남이는 애인과 함께 중고차시장에서 베테랑소리를 듣고 사남이는 공무원, 오남이는 호텔주방에서 일하고 육남이는 원양어선을 타고 팔남이는 영어공부를 열심히하여 국비로 유학가고 딸들도 결혼하여 각자 제 갈 길을 갑니다. 일남이도 큐레이터인 참새같은 여자와 결혼하여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윤리교사로 삶을 이어가던 중 아버지가 X자로 그어놓은 그림을 마저 완성한 작품이 세계에서 인정 받게 되고 물에 잠긴 마을을 보며 칠남이 김오현에게 일남이 판.검사가 될 수 없는 이유를 이야기하고 아버지 김오현이 자신의 잘못을 깨달으며
끝이납니다. 김오현과 한영애사이에 11남매가 나오는데 김동수의 말도 있었지만 다산성이 강한 한영애가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장남이고 가족의 기대를 듬뿍 받은 일남이 연이어 2차에서 떨어지자 방황하고 기대마저 저버려 판검사를 바라던 김오현이 오랫동안 증오하였기에 다른 남매보다 분량도 많았어요.
나중에 칠남이 2차에서 떨어진 이유가 연좌제라 할아버지 김동수의 행적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김오현이 후회의 눈물을 흘릴때 저도 마음이 놓이더군요. 이제 당당하게 일남이 아버지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묻힌 도시의 연인
한지수 지음 / 네오픽션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해 1월에 [빠레, 살라맛 뽀]를 출간하셨던 한지수작가님의 신작이 나왔어요. 전작에선 기억이 나지 않은데 필리핀을 배경으로 하였다면 이 작품은 고대 로마시대의 폼페이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베수비우스화산이 분화하여 용암과 가스가 폼페이를 뒤덮을 순간에도 사람을 죽이고 도둑질하고 사랑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정말 죽음도 갈라놓질 못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스테파누스의 아내 플로시아를 사랑했던 에우마키아의 노예 그라티아의 아들 베루스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인데 플로시아의 노래에 반하여 오줌을 나르는 일을 하다 검투사로 나서 싸우다 이겼지만 많이 다쳐 죽게 되는데 플로시아가 베루스의 마음을 받아 사랑을 하고 남편 스테파누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기도하여 베수비우스화산이 분화하여 사랑하던 그들을 삼킬때까지도 함께였다는 것이 제 마음을 아프게했어요.
사실 첫 장편이었던 [헤밍웨이 사랑법]도 되게 마음아프게 읽었는데 이 작품도 마음이 아프게 하네요.
솔직히 주인공들의 이름이 길고 어려워서 생각나기 어려웠지만 좋았어요. (이 작품은 바코드를 보니 세트인것 같은데 다른 작품도 만나보고 싶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女子, 사임당
신영란 지음 / 포북(for book)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을때는 재밌고 흥미롭게 읽었으나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어렵더군요. 뭐랄까 느낀것에 비해 줄거리만 나열하고 끝내버려 아쉬워요. 특히 역사를 다뤘거나 역사속에 살아숨쉬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접할때는 더 어려운것 같습니다. 역사소설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도 있지만 역사소설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저의 안목과 배경지식이 많지 않은 것도 있겠지요. 이번에 읽은 5만원권에 당당히 얼굴을 새긴 신사임당의 이야기는 작가님처럼 저도 크게 관심도 없었고 오히려 신사임당은 다른 여성과 달리 편안하게 살았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읽어보니 남편이 한 곳에 오래 있지 않고 두 집 살림을 하는 중에도 남편을 떠받고 7남매를 기르고 생계를 위해 농사짓는 모습은 정말 한 여자로서 감당하기 힘든 삶을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대단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자식들의 바른 교육에도 소홀하지 않아 정말 멋지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른 나이에 죽고 5천원권의 주인공 율곡 이이가 신사임당이 죽고 두집살림하던 아버지가 술집여인을 아내로 맞아 아내가 패악부리고 술에 취해 살았지만 율곡이이가 죽을때까지 문안인사드리고 심지어 몸져눕자 간호했다는 사실에 신사임당이 자식들을 바르게 키웠기에 자식들도 하찮은 사람이라도 무시하거나 증오하지 않아서 대단한 것 같아요. 그 것에 감동하여 율곡이 먼저 죽자 3년동안 상복을 입었다고 합니다. 소설이지만 읽으면서 이들이 역사에 존재함으로서 지금 제가 이렇게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 - 2015년 제11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김의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 마지막입니다. 세계문학상 우수작이 모두 출간되었어요. 이번 소설은 철학과 자퇴생 인우가 늙은영화의 간판없는 보신탕집에 병들었거나 주인이 버린 개들을 손질하여 갖다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생물학적아빠였으나 성전환수술로 여자가 된 엄마가 해바라기라는 성소수자카페에 일하고 곧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데 1505호 고등학교를 자퇴한 밤색머리 민호에게 힘없이 강간을 당하고 심지어 동영상을 찍어 올리겠다고 하여 200만원까지 주고 맙니다. (조금 답답했어요. 본인이 트랜스젠더도 아닌데 단지 엄마가 트랜스젠더이기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면 엄마의 정체가 탄로나니까 힘없이 당한 것 같은데 답답했어요.) 그리고 가야농원에서 만난 필균아저씨가 민호를 때리려고 했으나 오히려 맞고 경찰서에서 되레 민호를 때렸다고 죄인취급당하고 민호는 합의금 300만원을 요구합니다. 필균아저씨는 가야농원에서 돈을 훔쳐 지명수배되었고 엄마와 함께 성전환수술한 이모는 양화대교에서 자살하고 엄마도 그 충격으로 자살을 시도하여 병원에 입원한 와중에 논개처럼 민호와 함께 15층에서 투신하면서 끝이 나는데 결국 악마와 함께 지옥으로 가게 되는 것 같아 무모하면서도 쓸쓸했어요. 그런데 죽었다고 안 나왔으니 그놈은 죽고 혼자 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는데 그놈만 살면 완전 개죽음인거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안의 강물
김일지 지음 / 산지니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번에 나온 김일지작가님의 소설집 [내 안의 강물]은 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떠나거나 혹은 떠나보내는 사람들, 특히 몸과 마음에 상처를 갖고 병원에 입원하거나 강제로 들어가게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지금처럼 되기 전에)의 모든 것이 현자와 달랐던 현애가 남편과 이혼 후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강제로 가게되고 현자에게 전화해 자신의 처지를 주저리 이야기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남자를 소개받던 현자도 인연이 되지 않아 현애와 비슷한 처지가 되어 병원에 면회하러 가게 되지요. 마지막에 실린 (거머리)의 성재도 가족에 의해 정신병원에 가게 되는 데 어릴때 술을 자주 마시던 아버지를 증오하지만 수능 몇일을 앞두고 처음 마시게 된 술때문에 자신도 알코올중독이 되어 심지어 누나를 목조르게되는 상황이 발생하여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데 현애와 달리 심각하지 않아 퇴원을 합니다. 정신적인 문제가 아닌 발에 문제가 있어 병원에서 수술하고 입원하는 (내 안의 강물)의 박오연은 이준규와 결혼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이지만 입원하는 중에 이준규와의 관계를 생각하고 마침내 퇴원하여 6년동안 함께 살았던 그를 떠납니다. (동거)의 여덟 살 차이나는 남녀도 잠시 살다 남자가 여자를 떠나는 데 키우고 싶다던 거미를 남겨 여자와 거미가 함께 살게됩니다. 참고로 남자가 여자에게 준 거미가 작가님의 첫 소설집 [타란툴라]와 같은 이름을 갖고 있다는 것은 우연이겠지요. 거론하지 않은 (나비)의 민기도 오랫동안 함께 했던 스승 필립에게서 떠나갔지만 다시 돌아와 둔해진 몸을 다시 움직입니다.
해설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읽었어요. 또 좋은 작가님을 알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첫 소설집도 찾아서 읽어봐야 겠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