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묻힌 도시의 연인
한지수 지음 / 네오픽션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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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에 [빠레, 살라맛 뽀]를 출간하셨던 한지수작가님의 신작이 나왔어요. 전작에선 기억이 나지 않은데 필리핀을 배경으로 하였다면 이 작품은 고대 로마시대의 폼페이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베수비우스화산이 분화하여 용암과 가스가 폼페이를 뒤덮을 순간에도 사람을 죽이고 도둑질하고 사랑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정말 죽음도 갈라놓질 못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스테파누스의 아내 플로시아를 사랑했던 에우마키아의 노예 그라티아의 아들 베루스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인데 플로시아의 노래에 반하여 오줌을 나르는 일을 하다 검투사로 나서 싸우다 이겼지만 많이 다쳐 죽게 되는데 플로시아가 베루스의 마음을 받아 사랑을 하고 남편 스테파누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기도하여 베수비우스화산이 분화하여 사랑하던 그들을 삼킬때까지도 함께였다는 것이 제 마음을 아프게했어요.
사실 첫 장편이었던 [헤밍웨이 사랑법]도 되게 마음아프게 읽었는데 이 작품도 마음이 아프게 하네요.
솔직히 주인공들의 이름이 길고 어려워서 생각나기 어려웠지만 좋았어요. (이 작품은 바코드를 보니 세트인것 같은데 다른 작품도 만나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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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子, 사임당
신영란 지음 / 포북(for book)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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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때는 재밌고 흥미롭게 읽었으나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어렵더군요. 뭐랄까 느낀것에 비해 줄거리만 나열하고 끝내버려 아쉬워요. 특히 역사를 다뤘거나 역사속에 살아숨쉬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접할때는 더 어려운것 같습니다. 역사소설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도 있지만 역사소설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저의 안목과 배경지식이 많지 않은 것도 있겠지요. 이번에 읽은 5만원권에 당당히 얼굴을 새긴 신사임당의 이야기는 작가님처럼 저도 크게 관심도 없었고 오히려 신사임당은 다른 여성과 달리 편안하게 살았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읽어보니 남편이 한 곳에 오래 있지 않고 두 집 살림을 하는 중에도 남편을 떠받고 7남매를 기르고 생계를 위해 농사짓는 모습은 정말 한 여자로서 감당하기 힘든 삶을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대단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자식들의 바른 교육에도 소홀하지 않아 정말 멋지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른 나이에 죽고 5천원권의 주인공 율곡 이이가 신사임당이 죽고 두집살림하던 아버지가 술집여인을 아내로 맞아 아내가 패악부리고 술에 취해 살았지만 율곡이이가 죽을때까지 문안인사드리고 심지어 몸져눕자 간호했다는 사실에 신사임당이 자식들을 바르게 키웠기에 자식들도 하찮은 사람이라도 무시하거나 증오하지 않아서 대단한 것 같아요. 그 것에 감동하여 율곡이 먼저 죽자 3년동안 상복을 입었다고 합니다. 소설이지만 읽으면서 이들이 역사에 존재함으로서 지금 제가 이렇게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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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 - 2015년 제11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김의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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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입니다. 세계문학상 우수작이 모두 출간되었어요. 이번 소설은 철학과 자퇴생 인우가 늙은영화의 간판없는 보신탕집에 병들었거나 주인이 버린 개들을 손질하여 갖다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생물학적아빠였으나 성전환수술로 여자가 된 엄마가 해바라기라는 성소수자카페에 일하고 곧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데 1505호 고등학교를 자퇴한 밤색머리 민호에게 힘없이 강간을 당하고 심지어 동영상을 찍어 올리겠다고 하여 200만원까지 주고 맙니다. (조금 답답했어요. 본인이 트랜스젠더도 아닌데 단지 엄마가 트랜스젠더이기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면 엄마의 정체가 탄로나니까 힘없이 당한 것 같은데 답답했어요.) 그리고 가야농원에서 만난 필균아저씨가 민호를 때리려고 했으나 오히려 맞고 경찰서에서 되레 민호를 때렸다고 죄인취급당하고 민호는 합의금 300만원을 요구합니다. 필균아저씨는 가야농원에서 돈을 훔쳐 지명수배되었고 엄마와 함께 성전환수술한 이모는 양화대교에서 자살하고 엄마도 그 충격으로 자살을 시도하여 병원에 입원한 와중에 논개처럼 민호와 함께 15층에서 투신하면서 끝이 나는데 결국 악마와 함께 지옥으로 가게 되는 것 같아 무모하면서도 쓸쓸했어요. 그런데 죽었다고 안 나왔으니 그놈은 죽고 혼자 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는데 그놈만 살면 완전 개죽음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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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강물
김일지 지음 / 산지니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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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나온 김일지작가님의 소설집 [내 안의 강물]은 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떠나거나 혹은 떠나보내는 사람들, 특히 몸과 마음에 상처를 갖고 병원에 입원하거나 강제로 들어가게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지금처럼 되기 전에)의 모든 것이 현자와 달랐던 현애가 남편과 이혼 후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강제로 가게되고 현자에게 전화해 자신의 처지를 주저리 이야기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남자를 소개받던 현자도 인연이 되지 않아 현애와 비슷한 처지가 되어 병원에 면회하러 가게 되지요. 마지막에 실린 (거머리)의 성재도 가족에 의해 정신병원에 가게 되는 데 어릴때 술을 자주 마시던 아버지를 증오하지만 수능 몇일을 앞두고 처음 마시게 된 술때문에 자신도 알코올중독이 되어 심지어 누나를 목조르게되는 상황이 발생하여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데 현애와 달리 심각하지 않아 퇴원을 합니다. 정신적인 문제가 아닌 발에 문제가 있어 병원에서 수술하고 입원하는 (내 안의 강물)의 박오연은 이준규와 결혼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이지만 입원하는 중에 이준규와의 관계를 생각하고 마침내 퇴원하여 6년동안 함께 살았던 그를 떠납니다. (동거)의 여덟 살 차이나는 남녀도 잠시 살다 남자가 여자를 떠나는 데 키우고 싶다던 거미를 남겨 여자와 거미가 함께 살게됩니다. 참고로 남자가 여자에게 준 거미가 작가님의 첫 소설집 [타란툴라]와 같은 이름을 갖고 있다는 것은 우연이겠지요. 거론하지 않은 (나비)의 민기도 오랫동안 함께 했던 스승 필립에게서 떠나갔지만 다시 돌아와 둔해진 몸을 다시 움직입니다.
해설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읽었어요. 또 좋은 작가님을 알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첫 소설집도 찾아서 읽어봐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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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의 계보 - 2015년 제3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홍준성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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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민음사에서 출간을 했어요. 작년까지는...
올해는 은행나무에서 그것도 부산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저와 비슷한 나이대의 홍준성작가님이 쓴 [열등의 계보]가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으로 선정되어서 한번 읽어봤는데 기존에 읽었던 [옥수동 타이거스]와 [청춘 파산]처럼 우리 청년에 관한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김녕 김씨 충무공파 집안 4대의 성공과 수난을 그린 아주 어마어마한 이야기더군요. 김무씨가 형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염씨와 하와이로 떠나 사탕수수밭에서 일하다 오반장의 아내 서씨를 만나 아들 성진을 낳고 태평양전쟁때 아내가 시장에 나갔다 돌아오지 않고 김무씨또한 자신과 염씨에게 하와이에 가게 되는 조건으로 돈을 빌려주고 많은 이자까지 받아먹던 긴또와 같이 절벽에 떨어져 죽었는지는 모르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고 염씨와 함께 부산에서 미제담배를 팔다 유대식의 손에 염씨가 죽고 태구와 함께 군에 차출되어 6.25전쟁을 맞이하여 싸우다 친구 태구가 죽고 성진은 오른발에다 총을 쏴 절름발이가 되어 태종대 자살바위에서 자살하려다 김반장이 모금하던 알로하농장한인독립기금회 중책을 맞던 정씨가 살려줘 경비일을 하다 국밥집 딸 혼혈이던 영화를 만나 아들 철호를 낳고 혼혈에 아버진 절름발이 엄마도 혼혈에 몸판다고 철호가 성진에게 말하자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영화와 친구였다고 말하던 깡패업계의 엄마친구아들인 두한을 만나는데 성진보다 잘해주는 두한을 아빠처럼 생각하고 그 와중에 영화는 목을 메 자살하고 청년이 된 철호가 두한의 밑에서 철거용역에 뛰어들고 물만골이 보이지 않는 곳에 이사하고 두한과 잠시 살았었던 미나와 동거하여 딸 유진을 낳았으나 97년 IMF를 맞이하여 사두었던 주식을 날려 물만골로 다시 들어갔지만 크리스마스 이브에 기철에게 살해당합니다. 한편 미나는 철호를 화장하고 교감이었던 아버지를 찾아가 자신의 아이를 거두어달라하여 거둬들이고 유진이 대학생이 되고 철호가 안치되어 있는 납골당에서 두한의 엄마였던 성진이 부산역에서 놓아준 꽃님과 철호의 아버지 성진을 만나고 유진은 4대가 얽혀있는 이 긴 이야기를 신춘문예에 응모하며 결말이 나는데요. 정말 긴 이야기를 줄거리로만 풀어내기가 쉽지 않네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뭐랄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내 자신의 삶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작품을 만난 것 같아요.
(이책 272쪽에 오타가 났어요. 철호가 물만골에서 벗어나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고 두한의 전화를 받는 대목인데 철호가 아닌 아버지 성진의 이름이 있네요.
1판 1쇄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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