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 꽃잎보다 붉던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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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좀 오래읽었어요. 뭐랄까요? 처음 읽었을때는
희옥이 무서웠어요. 주호백이 죽고 매화나무 아래에 희옥이 입었던 드레스를 호백에게 입히고 묻었음에도 갑자기 사라져버린것으로 인식하는 모습과 주호백이 죽기 5년전까지도 주호백을 사랑하지 않고 오히려 증오해왔다는 사실에서 정말 무서운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주호백이 치매로 고생한 것처럼 윤희옥역시 파킨슨병과 치매로 기억이 정확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걸 알면서 마음이 조금 아팠는데 솔직히 첫사랑인 김가인의 아이를 임신하고 주호백이 김가인대신 키워주는데도 위도로 김가인을 보러 매정하게 떠나고 돌아와서도 주호백을 사랑하지 않고 겉돌며 주호백이 치매에 걸려 윤희옥에게 화내고 욕하면서 비로소 주호백을 사랑하고 주호백을 간병하기 시작했다는 것에 윤희옥이 너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윤희옥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한 주호백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야 윤희옥이 자신에게 사랑의 눈빛을 주고 병간호를 하지만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사랑을 느껴볼 시간이 많지 않은 것도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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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등, 닫힌 문, 출구 없음
김비 지음 / 산지니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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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소설은 저를 멍하게 만들었어요. 처음 뒷면의 줄거리를 읽었을때는 죽을려고 160층의 백화점건물에 들어갔다 비상계단에 갇혀버려 위로 아래로 헤매게 되는 데 도중에 출구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을 만나 어떻게든 출구를 찾아 나가겠지 생각했는데 이미 죽었으며 끝이 없는 곳을 헤매고 있다는 것에 가볍게 생각했던 저의 생각을 복잡하게 만들었어요. 아무리 살려고 발버둥쳐도 살 수 없게 만드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남수와 포기하는 것이 더 빠른 아내 지애와 뇌 손상을 갖고 태어난 6살 환이. 그리고 끝이 없는 이 곳을 헤매는 정화와 수현, 국민학교 동창이었던 퇴직한 허명식과 교수의 아내로 살던 김해숙 그리고 말이 없던 여자 금이등 죽고 싶었으나 자신들이 원하지 않은 방식으로 갑자기 죽음을 맞이했고 끝이 없는 이 곳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는 모습을 보며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세상도 저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엔 작가님의 이력을 보고 신기했었는데 다 읽고 난 지금. 신기하다는 마음은 사라지고 작가님도 끝이 어딘지 모르는 이 곳을 한 걸음 한 걸음 저와 다른 이들과 함께 내딛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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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정전
최은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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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름다운 꿈]이 출간된지 2년 반만에 나온 최은미작가님의 2번째 소설집입니다. 사실 첫 소설집도 표지와 달리 강렬해서 제 머릿 속에 남았었는데 이번에 나온 소설집도 강렬합니다. 죽은 아버지의 몸을 갉아먹고 아들인 주팀장의 사타구니까지 옮겨 번식하여 가려움을 견디지 못해 락스물에 몸에 담궈 사경을 헤매거나(창 너머 겨울) 머리에 머릿니가 가득찬데도 라푼젤처럼 머리를 기르는 여섯 살의 라라(라라네)와 아무런 이유없이 독극물로 마을 사람들을 죽인 엄마를 지옥에서 꺼내기 위해 지옥으로 들어가려하는 열다섯의 목아라고 불리는 목련(목련정전), 아이를 지키기 위해 하리티의 소굴에서 벗어나려고하는개나리(나리이야기),
잠시 함께 했던 봉산리 사내를 찾고 있는 김필상노인과 연속으로 사고 난 지점을 조사하고 있는 스키를 즐겨타는 윤제욱대리(겨울 고원), 불륜관계였던 허주임을 죽인 죄책감으로 땅을 사 자미재라는 집을 짓다 배목수가 자미화나무에 소변을 누자 죽이려고 하는 은퇴한 강상기(백 일 동안), 최고급 소의 정액을 획득하자 소를 죽이고 정액을 담은 병이 없어지자 분노하는 류(어느 작은), 사이비종교집단이 운영하는 것 같은 산후조리원에서 자신이 낳은 아이와 함께 같혀있는 산모들(한밤), 갑자기 하늘에서 비행체가 추락하여 생긴 파편으로 한 여자가 죽은 동네의 공원(근린)까지 정말이지 다양한 방식(불교설화나 동화같은)으로 지옥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마음의 준비없이 읽으면 충격을 받으실겁니다. 너무나도 리얼해서요. 저도 충격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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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양보
정민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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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이름이 같은 작가님의 2번째 장편소설인 이 작품은 유일하게 전라도지역 국가정보원출신 김도술이 주식회사 미래피아를 설립하고 자산전문가인 권준도를 상무에서 사장으로 고속 승진하고 거기에 국정원 비밀요원 이기헌과 란제리사업을 구상하던 이정아, 재미교포 무기중개상 안승호, 김도술의 개인 운전기사 최수철 그리고 여자와 술에 중독된 한정수와 양희석까지 이렇게 각기 다른 인물들이 미래피아에서 공존하는 어둡고 음지의 이야기를 읽으니 저도 읽는 동안에 왠지모를 어둡고 음침한 기분이 들었는데 김도술회장이 모든 것을 정리하여 기부도 많이 하고 유유자적하며 살아가는 모습에 제 마음이 놓이게 되었어요. 김도술회장의 말씀도 마음에 와닿았어요.
˝자신의 직원에게 돈을 주기 싫어했고 돈을 주더라도 회사돈으로 쓰라고... 하지만 내가 주고 싶었던 것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었어. 자신들 앞에 주어진 무궁무진한 시간, 전력투구의 시간, 황금보다 반짝이는 고결한 시간을 주고 싶었어. 시간은 무한하지만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짧아. 나는 그 것을 샀으며 그들은 그 것들을 만끽하고 그 시간들을 바탕으로 잘 살아가길 바란다˝는 이런 말씀이 와닿더군요. 물론 미래피아에서 일하던 직원들에게 한 말이었지만 와닿았어요. 베트남 사이공을 배경으로 한 첫 장편도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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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레이 수나
김희원 지음 / 문예출판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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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에서 친구맺은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김희원작가님의 2번째 소설집인 이 작품은 모심기나 김매기할때 부르는 도움소리로서 경북 예천의 방언인 합친다는 뜻의 아부레이와 흩어진다는 뜻의 수나를 합친 것이라고 하네요. 총 8편이 실렸는데 지금 현재의 상황을 잘 포착하시는 것 같아요. 표제작 (아부레이 수나)와 (출구)는 청년실업에 허덕이는 청년들이 나오는데 견디지 못해 머나먼 곳으로 떠났고 그 곳에서 사라졌던 삼촌의 흔적을 찾게 되거나(아부레이 수나) 숨가쁘게 살아왔던 부모와 달리 어영부영 살아가다 커퍼 교육받으러 갔다가 출구에서 깨닫게 되는 청년(출구)들이 마치 지금의 저와 같아 쓸쓸했어요.
정이 없고 삭막한 신도시의 아파트에서 미각을 잃은체 살아가는 분례여사(분꽃), 손자 손녀들이 학원차를 타기 위해 밥을 빨리먹고 학교 끝나면 학원 여러개를 다니고 분례여사가 사는 신도시의 아파트 놀이터엔 사람도 없어 삭막한 우리의 삶을 그리고 있으며 도청이 옮길 자리에 옛 집이 사라지게 되어 옛 집에 내려가 그리운 어머니와 흰 개 구기를 만나게 되고 마지막이 될 옛 집을 바라보는 아들(아름다운 집)과 자부동이라 불렀던 방석을 곱게 수 놓던 순아 언니를 그리워하는 선자(자부동), 발레하던 수아를 더 크게 성장시키기 위해 고생하던 엄마가 허무하게 죽고 거식증까지 생겨 힘들어하다 더 높은 곳에서 날아오르는 딸을 지켜보는 엄마를 보고 그리워하는 수아(말 걸기)등 그리워하는 인물들이 많이 나옵니다. 나머지 두 편의 소설은 조금 색 달랐는데
프랑스에 있던 세계최초의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을 가져갔던 쿠랑과 플랑시의 이야기를 다룬 (Vanish, 그 쓸쓸함)과 거인 김동인선생님을 기린 (옥화를 찾아서)까지 정말이지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고 다양한 인물들과 현재에도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도 기기울이시는 작가님의 작품하나하나가 소중하게 느꼈습니다. 그런데 해설과는 좀 다른 방향으로 읽고 느낀 것 같아 죄송한 마음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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