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런 가족
전아리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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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뜨면 네가 보인다」를 흥미롭게 읽어서 바로 전작이었으나 제가 미처 선택하지 못한 전아리작가님의 「어쩌다 이런 가족」을 이번에 읽어봤는 데 역시, 흥미로웠고 제가 선택을 잘 한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요즘 나라가 시끌시끌하는 이 시기에 그 것도 금수저가족의 이야기를 다뤄서 그런지 처음에는 반감이 조금 들기도 했는 데 완벽하고 흠잡을 때가 없는 이 가족에게 큰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지만 사실 이 가족들은 단지 다른 가족들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지만 ‘가족‘이라는 이름만 유지하는 것 같아 다른 가족들에게는 있는 가족의 구성원만이 내는 소리가 없고 냉소적이어서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했는 데 큰 딸 혜윤이의 사생활동영상이 이제까지 완벽함을 유지하던 가족들을 흔들리게 만들었습니다.
읽으면서 예상은 했는 데 일부만 맞았고 그 예상의 크기가 달라서 읽는 내내 조금 충격을 받았습니다.
거기에 작은 딸 혜란까지 가세하여 스케일이 커지는 것을 보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무모하지 않았나 싶기도 했지만 자신들과 다르게 살아왔고 전혀 다른 성격의 사람을 자신들의 가족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기쁨을 느끼고 또 그 들사이에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살아갈 모습이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이 가족들의 이야기를 읽고 이런 글이 생각납니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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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보이스 문지 푸른 문학
황선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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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잘 모르겠어요. 친구가 뭔지, 사랑이 뭔지......
방금 읽은 황선미작가님의 「틈새 보이스」에 등장하는 김 무처럼 좋아하지 않아도 친구가 될 수 있는지, 반대로 좋아해도 친구가 될 수 없는 건지 궁금하더군요. 어른도 하기 힘든 주가조작을 한다는 기하, 자신이 매우 똑똑하다고 거들먹거리지만 실은 그 게 다 인터넷검색으로 인한 것임에도 뻔뻔스러운 면이 있는 도진, 자기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욕이 튀어나오는 것 빼곤 괜찮은 윤, 그리고 엄마와 아버지에게 버림을 받았고 이마에 흉터가 남은 주인공. 김 무. 생김새도 성격도 집안형편이나 현재상황이 전혀다른 이 4명의 공통점은 바로 커다랗고 높은 건물들의 틈새에 자리잡아 살아남고 있는 분식점에 그 것도 분식점 건너편이 잘 보이는 원탁에 같이 앉아 라면이나 떡볶이를 먹는 것이 전부입니다.
사실 친구라고 하기에도 그렇다고 아는 사람이라고 하기엔 아는 것이라고는 이름과 겉으로 보이는 모습 뿐인데 엮이게 되는 모습을 보니 저도 틈새에 있는 분식점에 가서 라면이나 떡볶이를 먹으며 건너편 병원이 잘 보이는 원탁에 앉아 이 4명이 올 때까지 아니면 4명 중 한 명이라도 올 때까지 기다리고 싶어요. 그리고 기하, 윤, 도진, 김 무. 이 4명의 Boys가 내는 각기 다른 Voice에 귀를 기울고 듣고 싶어요.
분식점 아주머니가 제게 따가운 눈총을 보낸다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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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크리스마스 문지 푸른 문학
이은용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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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읽었던 금태현작가님의 「망고스퀘어에서 우리는」이 필리핀 세부시티의 유흥가 망고스퀘어에서 관광객의 지갑안의 돈이든 흥미로운 동영상이든 뭐든 훔치며 삶을 살아가는 코피노의 이야기라면 오늘 막 읽기를 마친 이은용작가님의 「그 여름의 크리스마스」는 필리핀의 타가이타이에 있는 어학원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이진과 준희 그리고 자유분방한 현아. 이 3명의 친구들이 낯선 나라에서 낯선 사람들과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내일을 위해 열심히 유학생활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진은 중학교에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을 뒤로 하고 필리핀의 어학원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그 곳에서 룸메이트인 준희를 만나고 어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스물 넷의 민우에게 사랑을 느끼고
준희는 어학원에서 우연히 발견한 고양이에게 ‘망고‘라고 이름을 지어주는 등 이진과 달리 애정을 듬뿍 주고 있으며 현아는 어머니가 필리핀 사람이며 자유분방하여 준희가 싫어하지만 감옥같은 이 곳이 지긋지긋한 이진은 현아와 함께 어학원 밖으로 몰래 나가 바깥공기를 마음껏 쐬고 오는 데 필리핀에 온 순간부터 함께였던 준희와는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크리스마스가 겨울에 있어 가끔 눈이 내리는 화이트크리스마스가 되기도 하지만 필리핀은 아열대성기후라 크리스마스에도 여름처럼 더워 눈이 내리는 화이트크리스마스는 상상하기 어려운데요.
언젠가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고 싶어했던 준희와 이진이 결정적으로 멀어지게 된 이유가 준희가 애정을 주던 고양이 ‘망고‘가 준희 곁에 없어서인지 이진의 친구가 이야기해주던 준희의 소문때문인지 아니면 단지 현아가 이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서인지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이진과 준희같은 나이였을 때, 준희처럼 지극히 내성적이고 한편으로는 친구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 다소 엇나가는 행동도 해봤는 데 결국 제게 힘이 되어주고 옆에 있던 존재가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책을 멀리하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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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퍼 - 제14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탁경은 지음 / 사계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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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출판사에서 출간이 되었던 흥미진진한 고명섭작가님의「미궁: 테세우스와 미노타우로스」, 제목과 다른 느낌을 주었던 진희작가님의 「첫눈이 내려」, 제1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작품집 「안녕, 베타」그리고 2권으로 구성된 이금이작가님의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와 바로 앞에 읽었던 김영주작가님의 「Z캠프」까지 읽었는 데 드디어 사계절문학상 대상수상작 탁경은작가님의 「싸이퍼」를 읽게 되었습니다.
사실,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을 한 번도 읽어 본 적이 없고 제목만 들어봐서 실감이 잘 안나기도 하는 데, 올해가 벌써 14번째.... 그런데 대상수상작가는 이번회까지 겨우 9명(사실, 1회도 수상작품이 있었는 데 대상이 아니고 우수상이었다는... 작년 여름에 대상수상작가들이 단편을 하나씩 써서 사계절 1318문고 100번째 기념 소설집 「세븐틴, 세븐틴」을 출간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밖에 되지 않아 치열하다는 생각이 들었는 데 14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싸이퍼」는 표지에서 알 수 있듯이 요즘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 최근 방영되고 있는 「힙합의 민족」까지 대세가 힙합이라 할 정도로 힙합을 사랑하고 힙합으로 살아남으려고 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데요. 솔직하게 말해 제가 일하는 직종에 허슬(Hustle)하는 MC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힙합에는 큰 관심이 없어서 가끔씩 비속어나 거친가사가 많은 힙합장르의 곡들을 들으면 저도 모르게 신경쓰이고 거슬렸어요.(다른 곳과 다르게 매장 BGM 재생방식이 매우 수동적이서 새로 신곡이 나올때마다 하나씩 다운로드하여 추가하는 방식이라 노래를 들어보지 않고 소울리버처럼 인지도가 많은 가수의 곡 위주로 다운로드해서 힙합장르의 곡들이 꽤 들어있습니다.) 이런 말을 Weird Boy인 도건과 제이제이로 불리는 정혁의 앞에서 이야기했다가는 쌍욕과 함께 꽃미남이지만 손이 매운 대진이에게 뒤통수를 맞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재미있었어요. 힙합을 좋아하고 안 좋아하고를 떠나서 읽는 내내 저도 모르게 이들의 대사(힙합을 사링하고 힙합으로 살아가는 이들이니 당연하지만)에서 리듬이 느껴지더군요.
저라면 힙합을 사랑하고 힙합으로 살아갈 자신은 회사에서 일하는 엑스나 치킨집에서 닭을 튀기는 넥타와 같이 없을 것 같지만 조금씩 좋아할 수는 있을겁니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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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 캠프 사계절 1318 문고 106
김영주 지음 / 사계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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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앞,뒷표지가 너무 섬뜩하여 과연 청소년들이 읽기에 너무 자극적이지 않을까했던 김영주작가님의 「Z캠프」를 읽어보니 솔직히 Z바이러스에 걸려 눈 앞이 캄캄하고 침을 질질 흘리고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성을 잃으면 상대방을 닥치는 대로 물어뜯는 이른바 좀비병에 걸린 아이들이 나와서 조금은 잔혹하기도 했지만 민선이가 지겹고 귀찮아서 자신을 좋아해주는 정현에게 슬쩍말하는 도담, 도담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라면 즉, 도담이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것이고 실제로 민선이를 집단따돌림시키기 위해 자신의 패거리에 들고 싶어하는 민선의 단짝이었던 다은이를 이용하는 정현, 정현의 패거리에 들어 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뻐하여 기꺼이 단짝인 민선이를 은밀하게 괴롭히는 다은이, 그런 다은이 못마땅하면서도 담임선생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민선이 마음에 들지 않아 민선을 괴롭히는 규리, 민선을 향한 규리의 독설이나 욕에 즐거워하며 같이 민선을 욕하고 괴롭히는 태은과 혜진, 도담을 위해 민선이를 괴롭히는 정현이를 잘 아는 정현의 이종사촌 유택, 그리고 괴롭힘을 당하던 민선이를 도와주지 않고 방관하고 외면해버리는 같은 반 친구들 속에 철저하게 혼자였던 민선이 창밖으로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자 부랴부랴 사태를 수습하려고 관련 아이들을 추궁하는 담임교사나, 아무도 없는 섬으로 민선과 관련된 아이들을 화해캠프라는 이름으로 격리시키는 학교이사장등 우리 주변에 볼 수 있는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읽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솔직히 좀비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하려는 양념같고 정말 작가님이 이야기하려는 것은 집단따돌림을 시키고 그 것을 방관하는 아이들과 묵인하는 어른들을 꼬집고, 더 나아가 지금 흉흉한 사회를 만들어버리고 그 것을 방관하고 묵인하는 존재들을 향해 이야기하려고 하지 않았을 까, 한 때 집단따돌림을 겪어본 제가 조심스레 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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