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링 - 제2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도선우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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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을 어디서 부터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그냥 무턱대고 씁니다.
2015년 12월 말에 읽었던 제2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인 이유작가님의 「소각의 여왕」이후 2번째네요.
(그 당시에 리뷰를 쓰고 문학동네에서 역대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들을 제게 보내주는 뜻밖의 선물을 받았지만 신간 소설들에 치여서 읽어보진 않았네요.) 2016년 12월 말에 출간된 제2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인 도선우작가님의 「스파링」을 읽고 한동안 멍해졌어요.
제가 타인들에게 어떤 존재이며 또한 타인들이 제게 어떤 존재일까를 강화길작가님의 첫 소설집 「괜찮은 사람」에서 어렴풋이 생각을 해보게 되었는 데 오늘 다 읽은 「스파링」에서는 오로지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생각을 해보며 읽었습니다.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고 엄마 또한 떠나버리고 혼자 남은 장태주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부터 은혜보육원에 사는 아이라서 따돌림을 당하고 잘못을 해도 주위의 편견어린 시선을 받으며 적응해가다 자신이 애지중지 키우고 사랑을 주던 알리를 괴롭혀 죽게 만든 그 녀석을 응징했으나 돌아오는 것은 보육원 출신 아이가 버릇도 나쁘고 난폭하다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태주를 외면하고 오히려 알리를 괴롭힌 그 녀석의 편에 서있는 그저 어른인 선생님들 속에서 홀로 고립되어 가는 모습이 안쓰러웠지만 한편으로는 그 응징을 계기로 자신의 능력에 정확히는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되고 그 이후로도 더럽고 치사한 사회에 응징을 하다 오히려 독박쓰고 소년원에 가게 되었고
그 곳에서 자신을 알아봐주고 남들처럼 편견없이 대해주는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 자신의 능력을 권투를 하는 데 활용하여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마침내 세계챔피언이 됩니다만 세상은 공평하지가 않아 더 정확히는 작가님이 느닷없는 큰 재난을 주셔서 태주 곁을 다 떠날 수 밖에 만들었고 권투를 해야 할 의미가 사라지자 밑바닥으로 무섭게 가라앉게 되는 태주의 모습에서 너무 마음이 아팠는 데 소설 속 상황도 치사하고 더러운 데 지금 제가 살고 있는 현실 또한 마찬가지여서 추락한 자신을 향해 플래시를 터트리고 바라보는 대중 앞에서 모든 걸 엎어버린 장태주처럼, 접대를 해야하는 술자리를 엎어버리고 한참을 걸어갔던 작가님처럼, 저 또한 모든 걸 엎어버리고 싶었습니다. (너무 오래 고민을 하고 쓰다 보니 리뷰가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아서 - 모바일에서 리뷰를 주로 쓰는 데 너무 시간을 할애하면 읽었던 책과 연동이 안되고 수정도 힘들어서 리뷰쓰는 것도 엎어버리고 싶었는 데 한편으로는 제가 너무 감정적으로 쓴 것 같아 차라리 잘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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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 2017-01-11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있는데 너무 좋네요
 
칼과 학 - 2016년 제4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정범종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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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인 정범종작가님의 「칼과 학」은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상감청자를 만드는 도공 청허와 그 제자인 윤누리, 그리고 윤누리와 악연으로 이어진 주상우, 주상모형제와 지배세력들이 얽혀있는 역사를 다루고 있는 소설인 데
사실, 이런 역사적인 배경이나 사실을 다룬 소설들은 배경지식이 얕은 것도 있지만 평소에 역사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아서 더디게 읽어지고 내용도 생각이 잘 안나게 되던 데 「칼과 학」은 역사적 사실보다는 상감청자를 만드는 과정이라든 가 스승인 청허와 윤누리가 대비와 왕에게 상감청자의 우수성을 보여주기 위해 개성으로 가는 길에 같이 동행하는 이야기꾼 운달의 이야기들, 그리고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정지상의 시나 청산별곡같은 시적인 문장들로 인해 흥미롭게 읽었고 정말 역사소설치곤(280쪽 정도 밖에 되지 않기도 하지만)너무 속도감이 있어서 뭐랄까 세밀한 부분들이 도막난 것 같아 읽으면서 빠른 전개에 조금 놀라기도 했는 데 과거의 악연과 복수하려고 하는 마음을 다 씻어버리기 위해 몸을 던지는 윤누리를 너무 사랑하는 아내 다물이의 모습, 그리고 인생에서 칼을 손에 놓치지 않고 쥐고 있었던 주상모나 그의 형 주상우, 배아파서 난 자식은 아니지만 윤누리의 아들인 청산이 윤누리의 뒤를 이어서 머나먼 여정을 향해 떠나는 모습은 정말 진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 데 2015년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가가 요즘 문단의 대세작가인 장강명작가이고 그 작품이 흥미로운 이야기(그러고 보니 2016 오늘의 작가상도 수싱하셨죠.)이여서 그런지 출간된지는 보름정도 되었는 데 100자평이나 리뷰남기신 분들이 없었고(신간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더 경악스러운 것은 네이버 책 검색에 「칼과 학」은 등록되지 않은 것인지 누락이 된 건지 검색이 되지 않네요. 방금 전 확인 해 봐도 없었습니다. 20일에 출간 된 「모나드의 영역」이나 axt 2017 1/2호는 벌써 등록이 되어 있던데... 정범종작가님이 이 사실을 아시면 씁쓸해하실까봐 정말 걱정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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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없음 오늘의 젊은 작가 14
장은진 지음 / 민음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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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젊은 작가 14번째인 장은진작가님의 「날짜 없음」은 희망이 없어져버려 온통 회색빛으로 가득한 도시를 떠나는 사람들과 너무나도 절망적이어서 회색빛깔의 눈이 끝없이 내리는 이 도시 건물에서 눈송이가 떨어지듯 몸을 내던지는 사람들과 절망으로 가득찬 회색도시에 꿋꿋하게 평상시의 생활을 이어가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가족들도 이웃들도 다 떠나지만 직업이 의사인 해인과 구두수선하는 남자 그리고 남자 인생의 반의 반을 산 이제는 늙어버린 개 ‘반‘이 남자가 생활하고 구두수선하는 컨테이너박스에서 함께 지내고 있는 데 정체를 알 수 없지만 이 세상을 뒤흔들어버려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되는 ‘그 것‘이 바로 오늘 올 예정이며 내일은 커녕 오고 난 다음은 전혀 알 수가 없는 큰 재난에 닥쳐 있는 데요.
그 재난 속에서도 무덤덤한 것 같지만 애틋한 사이인 그와 해인, 그리고 그 곁에서 우직하게 지켜주는 반까지.... 만약, 우리에게 어떠한 재난이 닥쳐 마지막 날이 온다면 그리고 그 마지막을 맞게 되는 순간에 내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 꼭 사랑하는 연인이 아니더라도
소중한 누군가에 함께 마지막을 맞게 된다 해도 좋을 것 같아요.
혹시 마지막이 아니라 해도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 순간이 기억에 남겠지요. 저도 그런 사랑을 누군가에 주고 또 사랑주는 사람에게 그 사랑을 받아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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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17-01-06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좋은 사랑 찾으시길 바라요-:-)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글 잘 보고 갑니다.
 
다음 세기 그루브
서준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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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저는 서준환작가님의 이른바, 음반으로 따지면 미니앨범격인 4번째 소설집인 「다음 세기 그루브」를 3일에 걸쳐 읽은 후에 리뷰를 쓰려고 하니 뭐라고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마치 Vocal, Background Vocal(Chorus)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그야말로 Instrumental(경음악, MR) Version의 7곡을 듣고 있는 기분이랄까 리듬이 느껴지긴 하는 데 어떤 노래인지는 잘 모르는 기분을 「다음 세기 그루브」에 수록된 7편의 단편들을 읽으면서 똑같이 느꼈습니다.
사실, 서준환작가님의 작품은 2013년에 출간된 정규앨범격인 2번째 장편소설 「로베스피에르의 죽음」에서 처음 접했는 데 출간 당시에 읽어서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꽤 흥미롭게 읽었다고 생각했는 데 소설집은 「다음 세기 그루브」가 처음이었습니다.
메인타이틀인 (다음 세기 그루브)에서는 비자나무 숲에서 미확인비행물체 U.F.O.를 보고 그 비행물체에서 나온 에메랄드 빛 몸을 가진 외계생물체인 그루브샤먼이 「나는 나다」 연작시를 쓰려고 했던 시인에게 그루비! 그루비! 그루비!라고 외치고 목성의 전자기파 사운드같이 쉽게 듣기 어려운 음악이나 DJ 나가르주나의 「시바 댄스」같은 앰비언트 뮤직이라는 제겐 생소한 음악이 나오는 가 하면 (리핑Ripping : 예전에 음반들을 많이 구입했었는 데 Window Media Player에서 Ripping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에서는 사람의 뇌속을 Ripping 하고 이제는 아주 오랜 옛날 노래가 되어 버린 심수봉의 「그때 그 사람」이 흘러나오고 (파라노이드 안드로이드)에서는 흑인의 이미지를 풍기는 정신과 의사에게 ‘마빈‘이라고 부르고 판다같이 생긴 아내에겐 ‘판다‘, 그리고 어머니에게는 ‘강가딘‘이라고 부르는 남자가 ‘마빈‘과 상담을 하면서 흑인 음악이 아닌 시부야 케이같은 일봌 전자 음악을 듣고 (창백한 백색 그늘)에서는 아버지 손인목의 사망 사건의 깊은 연관이 있는 논술학원 강사 3살의 연상의 형이 있었던 J가 아버지가 자전거를 도둑맞지 않기 위해 옥상에서 있었는 데 그 때 들었던 「A Whiter Shade of Pale」 이라는 1960년대 말에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던 팝송이 J의 가족을 우울하게 하고 (모조 노벨레 이어 하기)에서도 난민이며 편의점아르바이트를 하는 40대 남성 M이 의류회사에서 만난 직장 후배이자 나이로는 연상인 미스 프랑신을 편의점에서 다시 보게 되는 데 알고 봤더니 그녀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아는 위치의 사람이었고 방배동에 위치한 토킹바 ‘옛날 게 좋아 Oldies but Goodies‘에서 비밀스럽게 만나던 중 하프톤스의 「Life is but a dream」이 흘러나와 미스 프랑신(M이 생각하는)이 춤을 추는 등 많은 음악들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곡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지는 인터넷 검색을 해야 겠지요.
그리고 (튜브맨)의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린 채로 정차없이 지하철역 저 깊은 곳으로 떠돌아다니는 남자와 (전자인간 장본인)의 컴퓨터 바이러스에서 만들어진 ‘나는 말하며, 고로 존재한다‘는 안드로이드까지...
「다음 세기 그루브」읽으면서 정말 가사가 아예 없어 정확히 말해서 Vocal 자체가 없어 따라부를 수가 없는 음악들에 점점 취해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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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정열
기준영 지음 / 창비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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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2016년 마지막에 다 읽으려 했으나 2017년에 다 읽게 된 2017년 첫 책인 기준영작가님의 두 번째 소설집 「이상한 정열」을 단편 실린 순서대로 읽지 않고 단편을 지면에 발표한 순서대로 읽어봤습니다.
비가 오는 5월의 마지막 금요일에 여자친구와 영화를 보려고 했으나 여자친구의 취향이 아닌 영화라 비 오는 날 예쁘게 차려입은 여자친구는 택시를 향해 뛰어가버리고 영화시간이 남아 쌀국숫집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던 중에 여자를 만나 일본에 여행갔던 이야기를 하는 2013년 「문학동네」 가을호에 실린 (여행자들)부터 한때 사귀는 사이였으나 각자 다른 사람 곁에 있는 마리라고 불리기도 하는 말희와
아내와 이혼을 한 무헌의 엇갈리는 2013년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실린 표제작 (이상한 정열),
의붓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 엄마마저 가출해버린 상황에서 의붓오빠 귀성과 열한살 차이나는 재옥이 신혼부부처럼 보이는 2014년 「한국문학 」여름호에 실린 제목에 의아함을 가지는 (4번 게이트), 호주로 여행을 떠나는 수경과 그런 수경을 과잉 배려하는 약혼자와 홍콩을 경유하는 비행기 안에서 만난 옆자리 남자 그리고 호주에 사는 여동생 세나의 기묘한 관계를 그린 2014년 「문예중앙」 여름호에 실린 (불안과 열망), 열다섯의 대식과 남매인 세진과 세경이 목에 상처가 있는 윤성환에게 노래를 레슨을 받는 역시 제목에서 의아함을 주는 2014년「21세기문학」겨울호에 실린 (에테르처럼), 앞서 2016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만난 적이 있는 속을 알 수 없는 H와 남자, 한때 연인이었던 진의 이상한 관계를 그린 2015년 「문학과사회」여름호에 실린 (누가 내 문을 두드리는가), 수영교실에서 만난 은경과 부영이 동거를 하게 되는 2015년 「현대문학」8월호에 실린 후반부에 은경이 부영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데 그 제목명과 같은 (베티), 사실 가장 최근에 발표되었으나 (베티) 다음으로 읽은 극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지 9개월이 되었으며 언니 문정의 집에 가는 동생 윤재의 이야기인 역시 제목에 의아함을 가지는 2016년「창작과비평」 가을호에 실린 (조이), 그리고 마지막에 실린 가장 짧은 엽편소설인 2016년 「한국문학」봄호에 실린 (네 맞은편 사람)까지 총 9편의 단편을 모은 기준영작가님의 2번째 소설집 「이상한 정열」을 읽으면서 정말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읽기가 어려운 것은 아니었는 데 알 수 없는 느낌을 소설을 읽는 내내 주었거든요.
2012년에 출간된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한 「와일드 펀치」에서나 2013년 첫 소설집 「연애소설」에서도 느꼈던 정말 무언가 딱 정의내리기 어렵고 알 수 없는 느낌을 「이상한 정열」에서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보통 소설집에는 해설이 있는 데 「이상한 정열」에서는 실리지 않았습니다. 대신, 뒷면에 두 명의 문힉평론가의 추천사만 있네요.)
저도 한동안은 `이상한 정열‘을 느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창비출판사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외래어표기법이 「이상한 정열」에서도 볼 수 있는 데
모스끄바, 이딸리아, 빠리 같은 지명은 꽤 정확한 데 창비에서 출간 된 국내소설들을 보면 일관성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S로 시작되는 실루엣, 선글라스, 사이즈 같은 단어- 「이상한 정열」에서는 실루엣, 사이즈, 선글라스로 표기되었는 데 다른 창비 소설에서는 씰루엣, 싸이즈, 썬글라스로 표기되어 있어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혼돈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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