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세븐틴
최형아 지음 / 새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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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문단을 포함하고 연극계, 영화계, 방송계, 종교계를 거쳐 심지어 정치계와 교사들까지 성폭행이나 성추문에 휩싸이는 등 정말로 아비규환이 아닐 수가 없는 상황에서 최형아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굿바이, 세븐틴」을 읽었는 데 정말 기억을 망각하며 망각하기 위해 악착같이 살아왔지만 결국 아예 없어지지 않고 불현듯 열 일곱의 기억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던 성형외과 의사 윤영이 사랑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 여성들의 말못할 고민을 들어주고 외형적으로나마 해결해주었지만 자신의 삶에 끼어든 심희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에 정확히는 역시 아픈 기억을 안고 살아가며 사랑할 수도 사랑받지도 못한 심희진이라는 존재때문에 망각했다고 착각한 기억이 떠올랐고 그 기억을 선사해준 A,B,C,D를 찾아 단순히 과거의 추악한 행위들을 고발하는 대신에 복수를 감행하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는 통쾌하기도 했었어요.
물론 과거의 일을 잊으려고 했고 잊기 위해 열심히 살아왔으며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결코 잊을 수가 없었기에 그녀의 행동이 비록 범죄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소설 후반에 심희진의 딸 세영이 윤영에게 보여주었던 빈 의자 놀이가 아주 인상깊었어요.
저도 억울하고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게 되면 세영처럼 빈 의자에 앉아 울어버리고 싶어요. 그게 완전한 치유책은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서도.
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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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며느리 - 난 정말 이상한 여자와 결혼한 걸까?
선호빈 지음 / 믹스커피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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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영화가 개봉하면 웬만하면 다 봐야겠지라는 마음이 들어 CGV에서만 보다가(다보고 싶었지만 상영시간이 안맞거나 CGV에서는 개봉하지 않아 볼 수 없었던 영화들도 있었고 2017년 8월부터는 영화를 보기 힘들어져 보지 못했음.)올해부터는 그냥 개봉하는 영화들을 놓치지 않고 다 보겠다는 일념으로 보기 시작했는 데 2018년 1월에 개봉했던 다큐멘터리 「B급 며느리」를 롯데시네마 광복점에서 관람했고 2018년 2월에 구매할 책들을 검색하기 위해 알라딘에 접속하던 도중 「B급 며느리」를 연출했던 선호빈감독이 영화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들을 담은 「B급 며느리 - 난 정말 이상한 여자와 결혼한 걸까?」가 눈에 뛰어서 구매해 읽어보았음.
사법고시 1차 합격했던 진영씨에게 두개의 선이 생겨 호빈씨와 결혼하여 이듬해 아들 해준이를 낳고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가며 시어머니와 많은 갈등을 빗고 생활하며 다큐멘터리「B급 며느리」를 기획을 하게 되고 그 것을 촬영하고 편집하여 각종 영화제에 상영 후 정식으로 개봉하기까지의 이야기와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 그리고 진영씨의 부모님과 진영씨가 키우고 있던 고양이의 사연, 마지막으로 촬영 후 근황등이 있어서 이미 다큐멘터리를 봤지만서도 새록새록 다큐멘터리 속 장면들이 떠올랐음.
특히 최예림님의 일러스트가 곳곳에 있어 보는 재미도 있었음.
앞서 나온 데뷔작 「레즈」도 찾아서 보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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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
이정서 지음 / 새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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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재작년이 되었군요.
이정서작가님의 「카뮈로부터 온 편지」를 읽고 리뷰를 쓰던 게 말입니다.
그 당시에 리뷰나 100자평이 좋지 않았던 것이 기억에 남았는 데 읽어본 저는 의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했었지요.
2년이 지나 이정서작가님이 「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라는 신작 장편소설을 발표하셔서 읽어 보았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제목에 연도나 나이를 알 수 있는 단어들이 들어가면 대부분 그 당시의 자신의 삶을 반추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이 소설의 리뷰를 쓰셨던 북플친구들도 각각 그 당시 자신들의 삶을 언급하기도 했는 데 저는 그럴 수가 없었어요. 그 시기에는 생명으로 깃들지도 않았으니까.
어떻게 보면 저의 아버지세대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고 실제로 저의 아버지도 80년대에 출퇴근하던 방위였지만 군생활을 하셨고 영화 「1987」이나 드라마 「응답하라 1988」, 88 서울 올림픽을 직접 경험한 세대이기 때문에 어쩌면 이 소설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그 시대에 어떤 일이 있었는 지 알 게 되는 것 같습니다.
소설이지만 끝 부분에 등장한 이름은 어디서 들어봤던 이름이라고 생각했었는 데 실제 부산 해운대구갑 국회위원님의 성함과 일치하더군요. 나이대도 비슷하기도 했는 데 그냥 우연의 일치겠지요?
어쨌든 마치 제가 이율이 된 듯한 기분으로 80년대와 2000년 초반을 교대로 시간여행하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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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산책
강연화 지음 / 강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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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작년 이맘때에 읽었던 이수경작가님의 첫 소설집인 「어머니를 떠나기에 좋은 나이」가 20년의 간극을 담아내고 있었다면 이번에 읽은 강연화작가님의 첫 소설집 「우중산책」은 2006년에 발표한 (카나페)부터 비교적 최근인 2017년 가을에 발표했던 표제작인 (우중산책)과 (그 소리)까지 등단하고 10여년동안 발표하신 작품들을 한 권으로 묶었더군요.
유일한 말동무이자 가까이 지냈던 29살의 그놈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눈동자로 그의 곁에 시도때도 없이 나타나고(어쩔 수 없이) 멀리 사는 딸의 안부를 물으면서도 죽은 아들들을 잊지 못하는 엄마(우중산책), 태어나게 해준 엄마의 돈을 뜯어먹다 엄마가 죽자 그 화풀이와 죄책감을 동시에 가지며 우연히 길에서 술을 마시던 꾀죄죄한 몰골의 ‘또라이‘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이라는 채찍과 술과 안주라는 당근을 주는 사내(소주), 누구에게 하소연할 상대가 없어 총알택시를 타며 해소하는 주부(택시),
자신의 노하우를 담은 요리책을 내길 원하던 아내와 그런 것에 못마땅해하던 이제는 정년퇴직한 노쇠한 요리사(요리책을 쓰라고), 다들 거리낌없이 자신의 속 이야기를 꺼내지만 남들처럼 그렇게 되지 못하고 있는 자신(여기, 중마루), 아들들을 차가운 바닷속에 묻어놓을 수 밖에 없던 아내가 집안 곳곳에서 시도때도 없이 들리는 소리에 아무 것도 할수 없게 되거나(그 소리), 좋아하고 있던 갓 스무살 직원을 바래다주려고 마음 만 먹던 요리사(카나페)까지......
강연화작가님의 「우중산책」을 읽으면서 특별하지는 않지만 잔잔한 평범한 삶에도 많은 생각을 가질 수가 있으며 꼭 어떤 엄청난 사건이나 계기가 있지 않더라도 명징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강연화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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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옷
김정 지음 / 해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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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가 김정작가님의 장편소설「바람의 옷」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화방 ‘함‘을 아버지에 이어 운영하고 있는 젊은 남자가 가끔씩 일거리를 주다가 자신의 집에서 작업하는 것을 허락해 준 아들을 낯선 땅에 두고 떠나온 그녀를 바라보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파란만장했던 그녀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 「바람의 옷」을 읽으며 지긋지긋했던 가족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낯선 남자를 따라 미국에 갔으나 남자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아일랜드에서 외국사람과 결혼해서 아들을 낳았지만 남편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알아버리자 커다란 충격을 받았으며 모든 것을 의지하고 있었던 남편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프랑스에서 머물던 도중에 한국인 부부를 만나고 그 아내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자연스럽게 타지에서 만난 그 남편과 같이 생활하다 두고 왔던 아들이 찾아오고 그 아들이 사제의 삶을 살겠다고 편지를 보내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그녀가 화방의 젊은이에게 일거리를 맡기고 예전에 먹었던 국수생각이 정확히는 국수를 맛있게 말아주던 오래전 추억 속에 있는 언니를 그리워하며 옷차림이나 머리모양에 신경쓸 겨를도 없이 곧장 시장 안에 있는 국숫집에 들어가 국수를 걸신들린 것처럼 먹어대는 모습이나 뒷산 중턱까지 올라가 신을 향해 입술을 열심히 움직이며 기도하는 모습을 화방의 젊은이가 보고 느낀 감정과 제가 「바람의 옷」을 읽으며 또 읽고 난 후의 감정이 비슷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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