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
윤성희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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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베개를 베다」를 읽고 리뷰를 남겼을 때에도 그랬지만 윤성희작가님의 작품들은 강렬하고 인상적인 사건이나 인물들이 등장하지 않아 읽고 난 후의 느낌을 표현하기가 어렵지만 읽고 나면 따스한 기운을 온 몸에 듬뿍 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제 무인세탁방에서 빨래와 건조를 시키는 동안 시원한 바깥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윤성희작가님의 「첫 문장」을 읽었습니다.
사실 9월 초에 염승숙작가님의 두 번째 장편소설 「여기에 없도록 하자」를 중간정도 읽고 너무 현실적이어서 더 이상 읽지 못했는 데 페이지도 길지 않았지만 「첫 문장」을 펼쳐서 읽어보니 끝까지 읽게 되었습니다.
그냥 다리 위에서 흔들다 떨어진 것 뿐이었는 데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삼촌에게 오해를 받거나 하교하면서 교실 창밖으로 뛰어내리다 다치고 생일케이크를 사러가다가 간판이 바로 코 앞에서 떨어진 불행의 사나이인지 아니면 운이 좋아서 여러번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는 지 아무튼 이름을 개명을 한 40대 중후반의 남자가 사랑하는 열 일곱의 딸을 사고로 떠나보내고 함께 살았던 아내마저 떠난 후 홀로 집과 직장에서 삶을 살아가다 직장에서 사표를 쓰고 누나의 결혼식에 참석하다 누나의 집에 머물다가 집을 가려고 버스터미널에 욌지만 충동적으로 가장 빨리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횡성으로 경주로 부여로 창원을 가려다 거제에서 내리고 인천공항에 가서 이틀 동안 숙식하는 등 정차없이 이동하는 중년 남자의 로드무비를 보면서 저도 그냥 제일 가까운 정류장에 가서 가장 멀리 가는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또 다른 버스를 타서 이리 저리 다녀보고 싶고 혹여나 여관방에 머물게 된다면 손이 더 가더라도 양념치킨을 시켜서 먹고 싶어졌습니다.
윤성희작가님, 그리고 해설을 해주신 황예인 문학평론가님.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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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마플이 울던 새벽
김살로메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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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작가님께서 책 보내주신다고 하셨지만 아무래도 한 권이라도 구매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차마 받을 수 없었던 김살로메작가님의 두 번째 책이자 첫 번째 에세이 「미스 마플이 울던 새벽」을 8월 초부터 아주 더디게 읽었습니다.
내용이 어려워서 더디게 읽은 것이 아니라 현재의 제 삶이 어려워서라고 이야기를 하면 의아해하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을 살아가는 것은 당연히 쉬운 일이 아닌데 말입니다.)
사실 예전에도 제가 리뷰를 쓰면서 언급했지만 저는 주로 소설만 읽어서 그런지 에세이를 읽을 때에는 어렵지가 않은 데 막상 읽고 난 후의 느낌을 표현하기가 어려운 데 아마도 소설에서는 어떠한 큰 줄거리가 있는 방면에 에세이나 수필은 여러가지 에피소드나 감명깊게 본 영화나 책, 음식등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이어지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최근까지 읽었는 데 생각나는 것은 딸과 함께 미용실을 갔는 데 우연히 TV에서 나온 영어방송을 보고 작가님은 젊은 부부가 급하게 공부한다고 생각했고 또 미용사 부부는 딸아이가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영어방송을 틀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배려를 한 것이었는 데 알고 보니 정말 우연히 TV 리모컨을 눌렀더니 영어방송채널이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안네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 데 안네가 작가님의 딸이라면 감당하지 못하겠다는 내용만 생각납니다.
사실 진작에 읽었어야 했는 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습니다.
작가님, 책드린다고 하셨는 데 거절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너무 늦게 읽어서 죄송합니다.
참, 그러고보니 2년전에 읽었던 「꽃섬」의 박종규작가님이 소설을 쓰신다고 하셨는 데 드디어 그 소설이 나왔네요. 제목은 「해리」!
이 소설의 추천사를 쓰신 걸로 알고 있는 데 「해리」뒷 표지에 쓰여있을 작가님의 추천사를 눈으로 읽어보고 싶습니다.
김살로메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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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플라이트 오늘의 젊은 작가 20
박민정 지음 / 민음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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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들의 학교」이후 약 1년만에 만나보는 박민정작가님의 첫 장편소설이자 오늘의 젊은작가 시리즈 20번째로 「미스 플라이트」가 출간되었고 구매하여 택배를 받자마자 읽었습니다.
승무원인 유나가 차를 타고 저수지로 돌진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며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이유가 회사에 있으며 부기장인 영훈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챈 불명예스러운 전역을 하게 된 전직 군인이자 유나의 아버지이며 유나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아내인 지숙과 사실상 이혼상태로 지내다 유나가 떠나자 비로소 유나의 아버지노릇을 하려는 것이 아닐까 주변에서 수근대며 불명예러운 전역 후 10년간 꼼짝없이 경비실에 앉아 ‘KF-16 태스크포스 출범 기념‘이 새겨진 괘종시계를 강제로 응시해야 했던 정근이 유나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려고 하는 데 한편 부기장인 영훈에게는 뺑소니사고로 10년이나 의식불명상태에 있는 아내 혜진이 있으며 쉬쉬하고 묻힐 뻔한 진실을 밝힌 이유로 무기한 정직 처분을 받고 있는 데 과거 유나의 가족의 운전병으로 복무했으나 정작 정근이 영훈과 대면할 때에는 영훈을 알아보지 못한 게 조금 씁쓸해지더군요.
왜 유나가 이런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 지, 사실 저도 잘 모르지만 이게 꼭 승무원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라 직장이나 학교 더 나아가 사회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며 그 것을 조용히 은폐하려는 입장과 그 것을 밝히려는 입장, 또 그 것을 그냥 방관하는 입장 중 과연 나는 어느 쪽이었고 어느 쪽이며 또 어느 쪽이 될지 곰곰하게 생각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읽으면서 눈길이 가던 문장들이 있었는 데
‘작은 조각이 모여 멋진 우주선이 되듯 노력하고 또 노력하면 원래 알던 못난 내가 아닌 새로운 내가 될 수 있지 않을까?‘(76쪽)
‘언제나 의미 있는 일에만 인원수를 채워 주자고. 가령 정족수를 채워 주는 일 같은 것. 나라도 없으면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 곳에서.‘(48쪽)
이 문장들을 소리내어 읽어봅니다.
그리고 파란새로 검색해보니 「미스 플라이트」표지 상단에 앉은 소녀의 모습과 자신의 작품과 비슷하다고 글올린 분이 계셨는 데 원만하게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민정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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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정원
김유진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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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첫 소설집 「늑대의 문장」, 2012년 두번째 소설집 「여름」 이후로 6년만에 돌아오신 김유진작가님의 세번째 소설집의 제목은 「보이지 않는 정원」입니다.
2011년에 첫 장편소설 「숨은 밤」도 있었지만 몇번 읽으려고 시도하다가 포기한 기억이 납니다.
「보이지 않는 정원」에 실린 표제작을 포함한 8편의 단편들을 찬찬히 읽어보는 데 김유진작가님의 작품을 너무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지 잘 가늠이 되지 않았습니다. 난해하다기보다 표제작처럼 무엇인가 그 중심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야할 것 같았어요.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씨에도 결항하지 않고 정상운행하던 비행기를 타고 비행기가 추락하는 상상을 하며(비극 이후) 비행기가 추락해 그 안에 타고 있던 승객들의 처참한 몰골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의 번역을 하고 있는(공원에서) 인물들이 연인과 헤어지고 덩그러니 남겨지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경과 수연이 차를 타고 가다 불이 붙은 중형 트럭을 바라보는 모습(믿을 수 없는 얼굴)을 보며 요즘 뉴스에서 종종 접하는 도로에서 불타오르는 여러 종류의 차량들이 생각났고 아버지와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무도 없는 빈방으로 민박집을 운영하며 마당에 꽃을 심는 어머니(보이지 않는 정원)를 보면서 지금으로부터 12년전 여름에 아버지의 고향인 거제도에서 하루를 보낸 민박집이 떠올랐어요. 성수기여서 5만원에 선풍기 달랑 하나있던 방에서 잤던 기억이 나네요.
(음의 속성)에서 피아노 조율일을 하는 이영을 보며 막연하게 피아노 조율사에 대해 생각해보았고 실제로 관련 자격증도 있는 데 그 시험이 1년에 1번정도 밖에 시행하지 않는 다는 것이 떠올랐고 취득해보고는 싶지만 이내 자신이 없어졌고 (파도)의 맨 마지막 부분에 ‘연정은 마음에 파도가 이는 것을 느꼈다. (중략)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것이 이전의 삶으로는 결코 되돌아갈 수 없을 만큼 커다란 파도라는 사실이었다.‘(171쪽)을 읽으며 저도 연정처럼 마음에 엄청난 파도가 일어 앞서 살아왔던 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을 생각해봤고 이미 그렇게 되어버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지의 노래)에서 반평생동안 바를 잡으며 무용을 하던 선이 모습에서 고등학교 때 무용을 하던 동급생이 있었는 데 2학년 때 다리 부상이 있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 데 지금도 계속 무용을 하고 있을 지 생각해봤어요.
마지막 (글렌)에서 8개월동안 힘께 살다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의 끝내 밝혀지지 않은 예명과 1982년 10월 15일에 진이 태어나기 전인 1982년 10월 4일에 지병으로 생을 마감한 역시 밝혀지지 않은 피아니스트의 이름이 같은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김유진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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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
박형서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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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2아웃 역전 만루홈런이 글로 지어내며 쿠데타가 벌어질 예정(개기일식)이라면? 정말 근처에 가기만 해도 뼈도 녹아버릴 정도로 흔적도 없이 이 세상에 사라지게 할 화재가 꺼지지 않고 몇 년이나 미국 전역을 휩쓴다는 뉴스를 TV나 신문으로 계속 접하게 된다면(권태)? 우리가 칭송하지 않을 수 없는 치느님 즉 치킨이 주재료인 닭이 멸종될 위기에 처해있고 온갖 유전자 조작된 닭이라 부를 수 없는 괴생물체들만이 지구에 남는다면(시간의 입장에서)? 난쟁이가 키가 커졌음에도 여전히 난쟁이로 살아가며 아들이 사고로 죽었음에도 웃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면(키 큰 난쟁이)?
SF장르에서나 볼 법한 다소 기괴한 이야기들은 바로 얼마 전 「당신의 노후」를 출간하신 박형서작가님의 신작 소설집 「낭만주의」에 실린 6편의 단편에 나오는 상황들입니다.
사실 저는 박형서작가님의 작품을 「당신의 노후」이전에는 2011년 말에 출간된 소설집 「핸드메이드 픽션」을 2012년 초에 읽은 것이 전부여서 박형서작가님의 작품스타일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당신의 노후」에서도 연금수령만 바리보는 소득없는 노인들을 사고사나 자살로 위장하여 처리하는 일을 하는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읽었을 때에는 그냥 기발하다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낭만주의」에 실린 제목과 동떨어지는 듯한 6편의 단편을 읽으며 이 것은 기발을 넘어서 ‘병맛‘이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김유정문학상을 받은 (거기 있나요)와 (외톨이)도 역시 아내를 영영 잃은 충격으로 세계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염호에다 봄베를 찔러넣으며 대역전을 일으키는 성범수(외톨이)와 B쿼크와 T쿼크 그리고 B-T 종간군체가 등장하며 그 것들을 조정하고 학살을 즐기는 광조교(거기 있나요)가 등장하는 등 범상치가 않더군요.
어쨌든 읽는 내내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 싶을 정도로 괴리감을 느끼기조 했지만 너무 병맛같지만 한편으로는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어떡하지하는 이상한 상황에 설득당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오한기작가님에게는 ‘한상경‘이 있다면 박형서작가님에게는 ‘성범수(개기일식, 시간의 입장에서, 외톨이 이 세편에 등장하는 데 아내와 결혼했으나 아내는 그런 그와 결혼하는 것에 후회를 하고 - 개기일식, 자던 그의 뺨을 있는 힘껏 내리치며 8년간 함께 살던 그의 곁을 떠나며 - 시간의 입장에서, 아내를 만나 사랑했지만 바다에서 영영 아내가 사리지는 등 - 외톨이, 행복한 가정을 지속하지 못하는 모습이 처량해보였습니다)‘ 가 있더군요.
혹시 다음에 만나게 될 작품에서도 만날 수 있지 않을 까 기대하면서......
박형서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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