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박상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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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제일 마지막에 실린 박상영작가님의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를 읽었을 때 샤넬노래방에서 마이크를 훔쳐 비욘세순대국밥집에서 샤넬노래방 사장아들에게 들켜서 없어진 나머지 마이크 값 30만원이라는 거금을 빼앗기자 나머지 마이크를 찾으러 갔던 왕샤넬 형이 울상을 지으며 돌아오던 모습이 인상깊었고 제가 그 당사자라면 그런 왕샤넬 형을 꼭 끌어안아주고 싶은 마음도 들었는 데 박상영작가님이 첫 소설집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를 출간하셨고 읽어 보았는 데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외에도 제가 올해 초에 읽어던 걷는사람에서 출간된 두 번째 테마소설집 「우리는 날마다」에서 보았던 (햄릿 어떠세요?)도 있었습니다.
앞서 읽었던 김봉곤작가님의 단편이 진한 에스프레소라면 박상영작가님의 단편은 휘핑크림 듬뿍 끼얹은 모카카푸치노를 마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중국산 모조 비아그라와 제제, 어디에도 고이지 못한 소변에 대한 짧은 농담),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를 읽으면서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러 집을 나설 때 Membership Bar 문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그들이 떠올랐으며 연작소설인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와 (부산국제영화제)를 읽으며 박소라라는 인물을 만나보고 싶었고 적당히 커야 할 곳이 큰 태혁또한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조의 방)과 (세라믹)을 읽었을 때에는 조금은 낯설었는 데 아마도 작가님의 작품을 많이 접해보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첫 책이기에 당연히 접해보지 못한 것이 당연한 거지만)싶기도 하고 실린 다섯 편의 단편과 조금은 다른 느낌이 들었기에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이 소설집을 읽고 난 느낌을 표현하자면
#Fashion에 무지한 나는 어떤 사람일까?
#재밌는 소설이 틀림없음
#다니엘 오(박충식)감독이 2천만원으로 영화만들다가 보기좋게 망해버린 박감독보다 인상깊게 다가 온 이유는 무엇?
이렇게나마 표현할 수 있지 않을 까 싶습니다.
역시 SNS를 북플빼고는 안 하기에 어설픈 표현이 속상하네요.
박상영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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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손보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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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가을까지 나는 길에서 살아가고 있었어. 아기를 낳은 적도 있지. 그 애들은 모두 죽었지만 말이야. 어느 날, 시장 통에서 모여 놀던 남자애들이 나에게 뭘 던졌어. 난 그 애들이 뭘 던졌는지 몰라. 그 애들이 나를 해치려고 무언가를 던졌다고도 생각 안 해. 그냥 운이 나빴다고 생각해. 게다가 난 길고양이치고는 살 만큼 살았으니까. 그런데 아가씨가 나를 발견했지. 그녀는 나를 보며 울었어. 모르겠어. 아가씨는 워낙에 잘 우는 사람이긴 했지만, 그래도 나를 위해 울어준 인간은 아가씨가 처음이었어. 그리고 나를 동물 병원에 데려다주고 수술도 시켜줬지. 2주 정도 병원에 머문 후에 아가씨는 나를 다시 내가 살던 길에 데려다줬어. 매일매일 먹을 것도 갖다주고. 하지만 난 그해 겨울을 나지 못했어. 아가씨는 아직도 나를 찾으러 와. 내 이름을 부르는 거야, 눈이야, 눈이야, 하고. 혹시나 내가 먹을까 싶어서, 예전처럼 먹이를 두고 가. 이렇게 내가 죽은 걸 알면 무척 슬퍼할 거야. 그녀에게 좋은 선물을 해주고 싶어. 고양이로서 보은을 하고 싶어.˝(고양이의 보은 - 눈물의 씨앗, 261쪽)
삼색 애꾸눈 고양이가 소설가로 이름을 알리다 주체할 수 없이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남자에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상상이 가서 저도 모르게 울컥했습니다.
사실, 2년전부터 손보미작가님의 두 번째 소설집을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몬순), (산책), (임시교사)...... 그리고 두 번째 소설집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에 실리지 않은 (별자리점)과 (언포겟터블)까지 저는 실제로 단편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단편들의 제목을 눈으로 입으로 발음해보며 두 번째 소설집이 출간되기를 기다렸는 데 드디어 출간되었고 출간된지 정확히 한 달인 추석에 다 읽어버렸습니다.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에 실린 9편의 단편을 읽으면서 첫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에서 부터 작년에 출간된 첫 장편소설 「디어 랄프 로렌」을 읽으면서 느꼈던 생각과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면서 더불어 제가 살아가고 있는 삶에 대해 조금이나마 생각해보았습니다.
아이의 아빠가 승진을 하고 아이 엄마가 정직원이 되고(임시교사), 크게 실패한 시나리오작가가 영화제작사의 직원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던 아내와 결혼하고 아들을 낳아 그 모아들이 명문대 법대에 진학하였으며 그 또한 많은 영화를 히트시킨 유명 제작자가 되었고(대관람차), 몰락한 귀족집안의 딸인 이사벨라가 자신의 아들이자 아버지를 피를 그대로 물려받은 패리스 싱어가 죽고 그의 첫째 딸인 프란체스카가 세번 째 아이를 낳다 죽은 후에도 살아 남았으며(고귀한 혈통), 크리스마스에 산타할아버지를 선물과 야릇한 내용의 카드를 받은 아이가 회사에서 꽤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기부액도 늘리며 기부처에서 오는 우편물을 뜯지 않는 것(죽은 사람(들))까지......
지구와 몇백억 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하루에 평균적으로 세번씩 감마선 폭발이 일어나고 있는 데 제가 이 소설집의 리뷰를 쓰고 있는 순간에도 감마선 폭발이 일어나고 일어났을 지는 모르지만 저도 저의 눈물을 공유하고 있을 그 혹은 그녀의 귓가에 ˝당신 눈물의 절반을 내가 가져갈게요. 앞으로는 ‘하고‘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마구마구 생길 겁니다. 모든 일이 좀더 쉬워지고, 좀덜 불행하다고 느끼게 될 겁니다. 걱정도 절반만 하게 될 겁니다.(고양이의 보은 - 눈물의 씨앗,263쪽)˝라고 속삭여주고 싶었습니다.
손보미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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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 욥기 43장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
이기호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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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문학상을 수상받은 (한정희와 나)가 수록된 이기호작가님의 네번째 소설집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오빠 강민호」를 읽으면서 이번 동인문학상 최종심후보에 들어갈 것 같은 강한 예감이 든다고 했었는 데 실제로 최종후보에 포함이 되었군요.
같이 올라온 책이 정한아작가님의 「친밀한 이방인」(장편), 최시한작가님의 「간사지 이야기」(연작), 김숨작가님의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소설집), 김종광작가님의 「놀러 가자고요」(소설집) 이렇게 총 5편인 데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후보작들을 다 읽어 본 저로서는 김숨, 이기호작가님 중 한 분이 받으실 것 같은 강력한 예감이 듭니다.
특히 이기호작가님의 이번 소설집에 실린 수록작 모두가 문학상을 수상했거나 수상후보여서 저는 소설집이 출간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소설집에 실린 7편의 단편을 확실하게 알 수가 있었습니다.
서론이 길었지만 이기호작가님의 재치가 가득한 소설이 또 출간되었는 데 바로 현대문학 핀(PIN)시리즈 5번째인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 욥기 43장」이라는 제목만 들어도 궁금증을 유발할 수 밖에 없는 소설이었습니다.
화재는 커녕 강력사건도 일어날까 말까한 목양면 교회지하에서 화재가 일어나 4~5층 건물을 모두 불태워 교회 목사인 최요한을 포함하여 총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부상자도 여러명 발생한 목양면 역사상 가장 크고 끔찍한 사건의 원인 제공자가 누구인지를 당시에 관련이 있었던 인물들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며 각각의 인물들이 다 개성강한 인물들이어서 좋았습니다.
작가님이 더위먹으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이 소설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기호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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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E. W.
김사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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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소설집「더 나쁜 쪽으로」가 출간되고 약 1년여만에 6번째 장편소설 「N.E.W. 뉴」로 돌아오신 김사과작가님의 신작을 읽었을 때 원래 이런 느낌이었나 싶었어요.
김사과작가님의 작품을 민음경장편인「테러의 시」를 통해서 처음 접해보고 작년 이 맘때에 「더 나쁜 쪽으로」, 그리고 올해 「N.E.W. 뉴」 이렇게 3권을 읽으면서 자유분방한 작가님만의 매력이 있었는 데 여기에 정말 태어나서 눈을 떠 보니 부모님이 큰 기업의 회장이고 유명대학 교수인 그야말로 금수저라 불리는 상류층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렸더군요.
1991년생인 정지용. 저보다 1살 어린 친구가 기업의 오너인 아버지덕분에 풍족하게 생활하며 또 유명대학 교수의 딸인 최영주와 결혼하는 등 정말 누릴 것 누리고 살아가는 인물이 인터넷방송 BJ로 돈을 버는 이하나라는 인물에게 호기심을 가지게 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 데 하나와 만남을 가지고 있는 지용을 사설탐정을 붙여 감시하는 영주, 아름답지만 세련되지 못해 2%씩 부족해보이는 하나에게 조언을 하는 무허가 만둣국집 주인이자 한때 철학원을 운영했다 도박에 빠져 다 날려버린 성공자까지......
이런 다소 비현실적인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이 소설의 문장들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씁쓸했습니다.
‘어쩌면 이하나는 인생을 배워가고 있었다. 그 가르침은 꽤 가혹했다. 세상에는 왕자의 삶, 연예인의 삶이 있지만 그것을 위해서는 다른 한편에 재투성이 하녀의 삶, 언제나 홍해처럼 양옆으로 갈린 채 찌그러져야 하는 모욕적인 삶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가르침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다.‘(171쪽)
‘사람들이 구라를 믿는 건 구라의 내용 때문이 아니야. 얼마나 구라를 잘 만들었느냐가 아니고, 얼마나 구라를 힘 있게 까느냐도 아니고. 그럼 뭐냐? 파워. 힘. 권력.‘
(181쪽)
김사과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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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없도록 하자
염승숙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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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9월 초에 제일 먼저 펼쳤던 책은 염승숙작가님의 두 번째 장편소설인 「여기에 없도록 하자」였습니다.
제빙공장에서 대우받지 못하며 일하던 추,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추, 저처럼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추가 대학교 강의실에서 만난 약의 제안을 받고 사설게임장에서 수십, 수백억을 따고 잃는 사람들 속에서 그저 가만히 서서 자리를 지키기만 하면 되는 홀맨일을 하게 되는 데 물론 가만히 서있기만 하는 것은 아니고 돈을 잃어 화가나고 억울한 사람들의 화풀이, 분풀이를 온 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고통도 있지만 그만큼 두둑하게 받기 때문에 그 순간만큼은 아프더라도 참아내며 버텨내는 추라는 인물을 보며 마치 저를 보는 듯했어요.
‘햄‘이되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일하고 버텨내도 어쩔 수 없이 ‘햄‘이 되어버리는 청춘들의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한동안 책을 덮어버렸죠.
‘햄‘이라는 단어를 보며 약 20여일정도 일했던 무지개공단에 있는 파이프공장에서 저의 사수였던 6살 아래 동생이 저를 ‘햄(경상도 사투리로 형을 햄이라고 부른다는)!, 햄!‘으로 불렀던 게 생각납니다.
나이는 자꾸만 들어가고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하게 되었고 적응만 되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해버리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제 자신도 잘 알지 못하는 데 ‘가족이나 친구, 지인 간에 「친하다」는 표현은 서로 다정하며 친밀하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중략) 「잘 」안다,라고 쉽게 생각해버리면 더 위험합니다.
(중략) 인간에게 무지랄 게 있다면 바로 누군가와 친한 것을 두고 그 누군가를 안다고 여기는 상태를 뜻합니다.
친한 것은 친한 것이지 안다고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절대로요. 누구도요.(214~215쪽)‘ 와 같은 문장을 읽으면서 더 명징하게 가슴에 새겨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매일같이 감당 못할 빚과 불어나는 이자에 허덕이고, 생활비에 쪼들리고, 아무리 애를 쓰고 애태워도 결코 호락호락하게 길 터주지 않는 이 사회의 막다른 골목으로 내밀려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여기에 와 있는 우리를 아무도 주시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것처럼, 없는 것처럼, 누구나 우리를 방치하고 방관한다. 여기에 있지만 여기에 없다는 듯이 우리는 다만 감춰져 있는, 장벽 뒤의 무리들인 것만 같다. 그런 취급과 대우를 받아왔다.(275쪽)‘ 같은 문장들을 읽으면서도요.
염승숙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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