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개가 온다
송시우 지음 / 시공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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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조사관」과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의 송시우작가님의 이름은 들어는 보았지만 작품으로 만나보는 것은 올해 여름에 출간한 「검은 개가 온다」가 처음입니다.
평소에 직장동료는 물론이고 사랑하는 아내까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약을 먹던 평범한 남편이자 직장인이었던 전학수가 계단에서 부딪친 라상표가 자신에게 따끔한 일침을 주자 너무 수줍은 나머지 라상표를 인정사정없이 때려 죽게 만들어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고 그런 전학수의 사건을 작은아버지인 변호사 박갑영에게 넘겨받아 견습생신분으로 조사하게 된 짙은 눈썹이 인상적인 예비변호사 박심.
한편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던 청년이 부패된 시체를 발견하게 되었는 데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고 은둔하다시피 지내던 설리사라는 여자였는 데 그녀에게 유일한 친분을 가진 박이음과 설리사가 죽기 전 박이음과 같이 가입했던 항우울제 공동 탈출 이른바 공탈 모임을 주도한 AAD대표이자 항우울제를 복용하자마자 자살한 열 두살짜리 아들이 있던 반탁신, 공탈 모임에 가입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조사를 하는 수원중부경찰서 강력팀장 이평서.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사건을 조사하는 이 둘이 사건을 조사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고 사건을 깊게 조사하면서 밝혀지는 사건의 진실과 의외의 인물들이 너무 의외여서 놀랍기도 하고 우울증과 불안장애같은 정신의학적인 내용들을 읽으면서 제 자신을 깊숙하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정신의학적인 치료나 진단을 받거나 정신의학과에 아직 진료를 받아보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의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하고 내 목소리를 확실하고 크게 전달하지 못하는 저의 내성적인 성격을 볼 때 한 번정도는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볼까하는 마음이 들었고 어쩌면 제 곁에도 의식하지는 않았으며 수면 위로 들어나지는 않았지만 ‘검은 개‘가 모습을 드러낼 타이밍을 기다리며 머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송시우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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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남아 있는 사람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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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임경선작가님의 작품을 읽었던 기억이 있었는 지 한 번 생각을 해봤는 데 2016년에 출간되었던 「나의 남자」는 확실하게 읽고 리뷰를 남겼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에 제가 리뷰를 보니 1972년생이신 작가님의 나이 표기를 안하신다고 인터뷰한 기사를 읽었다고 썼네요.
그 전에도 2011년에 출간된 「어떤 날 그녀들이」도 구매를 하여(초판 1쇄를 구하려고 애썼던 기억이 나네요.) 읽었던 것 같은 데 완독을 했는 지는 모르겠어요.
아무튼 임경선작가님이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을 발표하였고 이 작품을 10월이 되어서야 읽어 보았습니다.
늘 제가 리뷰를 쓰면서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저는 결혼은 커녕 제대로 된 연애같은 것은 해본적이 없어서 이 소설집이 실린 7편의 단편을 읽으면서 씁쓸하기도 하고 제가 과연 다른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주말부부로 아내와 떨어져 생활하던 수현이 우연히 발견한 사월이라는 여자가 운영하는 서점을 들르게 되면서 일상의 작은 파문을 일으키는 (사월의 서점)과 파혼한 영미가 오랜 친구였던 준호와의 관계를 끊게 되는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이 인상깊었습니다.
그리고 소영과 지훈의 우여곡절이 많았던 사랑을 담은 (나의 이력서)또한 기억에 남습니다.
요즘 오프라인 서점에 가보니 벌써 4쇄를 찍었던 데 앞서 이 소설을 읽었던 다른 북플친구들이 치명적인 오타를 지적하던 데 종이책으로 읽은 저 역시 읽어보니 (나의 이력서) 148쪽에 소영이가 아닌 (치앙마이)의 희진이 등장해서 갸우뚱했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보기에는 교정에서의 문제라기 보다 작가님이 쓰셨을 때 희진으로 쓰신 것 같고 출판사가 교정을 제대로 안본 것이 아닐까 싶은 데 오늘 오프라인서점에 가서 3쇄(2018년 9월 27일)와 4쇄본(2018년 10월 1일)을 보니 소영으로 수정이 되어 있더군요.
임경선작가님의 이전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임경선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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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헤어지는 하루
서유미 지음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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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당시에 손이 가지 않았던 서유미작가님의 두 번째 소설집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를 뒤늦게나마 읽어 보았습니다.
첫 소설집이었던 「당분간 인간」이후 약 6년만에 나온 두 번째 소설집이고 저번 소설집에는 실리지 못한 2편의 단편이 있었는 데 이번에는 3편의 단편을 덜어내셨다고 하니 개인적으로는 아쉽기도 했었습니다.
(어떤 작품들이었는 지도 궁금했지만 무엇보다 200쪽도 되지 않는 책을 13000원에 판매한다는 것이 더 아쉽기도 합니다만 그만큼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그렇지만 이 소설집을 읽으면서 서유미작가님에 대해 작가님의 작품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알게 되었던 것이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싶습니다.
6편의 단편 중 (에트르)는 앞서 은행나무에서 출간된 바통시리즈 「파인 다이닝」의 맨 마지막에 실려 있었는 데 그 때도 제게 깊은 인상을 주었지만 다시 읽어보니 더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어쩌다 아르바이트로 먹고 사는 인생이 됐지. 새로운 일을 구하고 그 곳의 기본적인 시스템을 익힐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일하던 곳, 몸에 익힌 단순하고 얕은 기술들은 다 어디로 간 거지. 사회생활의 경험이라는 그럴싸하고 두루뭉술한 말로 포장해봐도 공갈빵처럼 금방 부서지고 배가 꺼졌다. 면접 보는 사람들도 나이와 이력을 확인하고 나면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왜,라거나 언제까지,라는 말이 빠지지 않았다. 계획과 달리 아르바이트를 계속 하다보니 취업에서 멀어졌다. 여기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 달리 갈 곳을 알지 못해 여기로 떠밀려온 사람의 몸 안에는 낭패감이 두텁게 쌓였다.(에트르, 15쪽)‘와 같은 문장이나
‘3개월, 6개월 일하고 2주 정도 쉬는 생활을 하다보니 서른살이 돼버렸다. 휴대폰 매장과 까페, 옷 가게에서 일했지만 명함 한장 만들지 못하고 이력서에 적을 경력도 변변치 않다. 찡이나 나나 근면 성실했지만 그건 자랑도 자부도 되지 못했다. 기본 중의 기본일 뿐이었다. 주의 사람들도 다 시간을 쪼개고 욕망을 유보하며 살았다.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왔는데도 서른살의 겨울을 생각하면 인생을 대충 산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초라했다.(에트르, 19쪽)‘같은 문장을 보며 곧 다가올 서른살의 겨울이 생각하면 벌써부터 시려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또 (개의 나날)의 가출하여 성매매를 알선하는 이른바 삐끼로 하루를 연명하는 조보다 덩치가 크지만 항상 조의 시다바리역활을 하던 나의 ‘어둠이 뼛속까지 내려앉은 뒤 일당을 주머니에 구겨넣으며 내일은 다르게 살겠다고 다짐하지만, 방에 돌아가 배가 터지도록 먹고 마시다 잠들 것(개의 나날, 65쪽)‘이라는 예감이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은 강한 예감도 들었습니다.
그 밖에도 아내를 눈을 피해 오늘도 담배를 피는 남편(휴가)이나 설악산에 간 남편이 갑자기 흔적도 없이 증발되어 아직까지도 소식을 듣지 못한 중학교 사회 교사인 아내(뒷모습의 발견), 아내와 이혼 후 24시간 사우나에서 집이 팔릴 때까지 숙식을 해결하는 남편(이후의 삶), 마지막에 실린 (변해가네)의 치매를 앓은 어머니와 그의 늙은 딸까지......
6편밖에 실리지 않았지만 6편모두 제게 깊은 인상을 주어서 당분간 제 머리속에서 망각되지 않고 둥둥 떠다닐 것 같습니다.
덜어낸 3편도 궁금하지만 앞으로 나올 서유미작가님의 작품들도 기대가 됩니다.
서유미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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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6
정이현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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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PIN 시리즈도 여섯번째입니다.
이번에 만나보는 작가님은 재작년 10월에 소설집 「상냥한 폭력의 시대」로 만나보았던 정이현작가님입니다.
제목은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인데 표지가 통일성을 주면서 인상깊어 빨리 주문해서 읽어보았습니다.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 유강과 같은 학교에 같은 반 반장인 여중생 도우의 엄마인 약사 세영과 지방에 있는 오래된 호텔을 운영하게 된 세영의 남편 무원이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데 학교폭력 당사자의 부모가 아니지만 가해자 부모들과 잘 알고 지내기 때문에 자신이 선뜻 나서기를 귀찮아하고 꺼려하는 세영과 익명성을 이용하여 자신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아내인 약사 세영인 척 온라인 동호회에서 활동하며 적극적으로 자신이 약사 세영이 아니라고 하지 않는 무원을 보며 이 것이 꼭 소설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당연스럽게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게 됩니다.
만약 제가 무원이라면, 또는 세영의 입장이라고 해도 그들과 별반차이가 없지 않을 것 같습니다.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며 온갓 더러운 때를 묻히면서 살아가는 우리들과 다르게 아직 세상을 알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도우의 ˝우리가 가버리면 아무도 없잖아요.˝(147쪽) 이 한마디가 강하고 묵직하게 머리 속을 관통해버려 한 동안 멍해졌습니다.
10월 25일에 나올 예정인 정용준작가님의 작품도 기대가 되며 정이현작가님 또한 창비출판사에서 장편소설을 연재하신 걸로 알고 있는 데 아마도 내년에 나올 신작이 기다려집니다.
정이현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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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숨
박영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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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는 진작에 했지만 읽지 않았던 박영작가님의 두 번째 장편소설 「불온한 숨」을 이제서야 읽어 보았습니다.
「위안의 서」와 마찬가지 많은 분량이 아니어서 가볍고 빨리 읽을 수 있겠구나 싶었는 데 제가 「위안의 서」를 읽었다는 것을 잠시 잊어버렸습니다.
은퇴할 때가 훨씬 지났음에도 무용을 손에 놓지 못하는 40대의 제인이 촉망받는 무용가인 텐의 제안을 우여곡절끝에 받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데 「위안의 서」가 따뜻했다면 「불온한 숨」은 차갑고 금방이라도 깨져버릴지도 모르는 얼음바닥을 위태롭게 한 발 한 발 내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 「불온한 숨」을 읽고 난 후의 기분은 허망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텐이 제인을 자신의 무대의 적임자로 선택한 것은 과거 자신과 호감을 느꼈던 맥스를 잔인하게 망가뜨린 장본인이 바로 제인이었고 그런 제인이 자신이 기획한 무대에 자신이 보는 앞에서 처참하게 망가지길 바랬기 때문에 제인이 거절하지 못하도록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알아내고 우연을 가장하여 그녀 주변에 나타나며 계획적으로 행동했는 데 그런 것이 굳이 필요했던 것이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위안의 서」를 읽었을 때에도 무언가 잘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이 들었는 데 「불온한 숨」을 읽었을 때 또한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새로운 작품이 계속 출간된다면 또 찾아서 읽어 보게 될 것 같습니다.
못보던 사이에 재판을 찍었다는 소식을 들었는 데 사실 재판의 표지가 더 고급적인 느낌이 듭니다.
박영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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