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무엇을 가져올지 누가 알겠어 소설Blue 6
박향 지음 / 나무옆의자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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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된 청소년문학 BLUE 시리즈를 2015년 말에 출간된 박선희작가님의 「고양이를 사랑하는 법」과 2016년 4월에 출간된 김근우작가님의 「우수고 스트레스 클리닉」이후로 2년만에 박향작가님의 「파도가 무엇을 가져올지 누가 알겠어」로 세번째 만나보게 됩니다.
박향작가님의 작품도 「에메랄드 궁」과 「카페 폴인러브」에 이어 세번째입니다.
사실 저는 이 소설의 배경이 부산이라는 것을 소설의 후반부에서야 알게 되었는 데 박향작가님이 부산에 살고 계시며 이전에 읽었던 소설들에서도 부산이 등장한다능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앞서 읽었던 「산책을 듣는 시간」처럼 단순히 표지와 제목만으로 내용을 유추하기 어려웠고 청소년문학이라는 장르에 대한 저의 일차원적인 생각으로 인해 소설을 읽으면서 제현, 현제, 기동, 혜진의 아픈 상처와 그 상처로 인해 갈등을 겪게 되는 상황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는 데 저 역시도 제현처럼 불안정한 상황이었고 기동이과 같은 경험을 이들과 같은 나이에 겪어왔다는 사실을 읽으면서 조금씩 망각하고 있었나봅니다.
영원히 죽을 때까지 하나하나 세밀하게 기억할 것 같았던 아픈 기억이 시간이 지나 나이를 한 살씩 먹어가니 조금씩 흐려지고 망각이 된다는 것을 보고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이제 청소년이라는 범주에 아예 포함되지 않는 나이가 되어가니 청소년문학이 낯설어지는 것 같지만 그래도 읽어보니 마음이 편해졌어요.
박향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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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듣는 시간 사계절 1318 문고 114
정은 지음 / 사계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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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신 정은작가님의 「산책을 듣는 시간」의 제목이 좋았고 소년과 소녀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개. 이렇게 셋이서 산책을 하는 모습을 담은 표지또한 인상적이어서 아름다운 이야기이지 않을 까했었는 데 결과적으로 아름다운 이야기이기긴 했지만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아서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수지와 흑백으로만 보이는 한민이 그리고 한민의 눈이 되어주는 골든리트리버 마르첼로
이 셋이 소음으로 가득차있으며 혼탁해진 세상을 알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신체적으로 딱히 불편하지는 않지만 나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을 읽으면서 또렷하게 이제서야 알아차린 것 같습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데 누구를 제대로 사랑할 수 있을까요? 모든 이에게 사랑을 주고 받고 싶은 데 그 것을 표현할 방법을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은 것 같아 정확하게는 제가 그 방법을 제대로 써먹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이기적이었던 그 사람의 절반을 제가 원하지는 않았지만 물려 받을 수 밖에 없던 저 역시도 이기적이었고 나 자신만 생각했던 것 같아 후회스럽습니다.
「산책을 듣는 시간」의 정수지와 박한민이 실은 나와 비슷한 나이라는 사실을 소설 중후반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는 데 27살까지만 살겠다며 다짐하던 이들이 물론 소설 속 상황이지만 2018년이 되고 27살을 훨씬 넘긴 현재에도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소설 후반에 「산책을 듣는 시간」으로 한민과 마르첼로, 혹은 수지와 함께 한 시간정도 그저 산책을 하는 사업을 하게 되는 데 실제로도 그런 게 있어서 제가 만약에 이들과 산책을 하게 된다면 아무런 이야기도 못하고 그저 한 시간동안 콧물을 흘리며 하염없이 울기만 할 것 같아요.
소설에서나마 위로가 된 것 같아서 정은작가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정은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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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룸
김의경 지음 / 민음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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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파산」으로 실감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써오신 김의경작가님이 첫 소설집 「쇼룸」을 민음사에 출간(올해 초에 김개영작가님의 첫 소설집 「거울 사원」을 읽고 책 표지에 있는 은박부분이 다 지워져서 불편하다고 리뷰를 했었던 기억이 나는 데 비슷한 구성이라서 살짝 망설여졌지만 표지 디자인이 멋져서 지워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읽었습니다.)
하셨습니다.
제가 사는 부산에는 이케아매장이 없는 데 실제로도 아직 광명과 고양 이 두 도시에만 이케아매장이 있다고 합니다. 「쇼룸」에 실린 8편의 단편 중 첫번째로 실린 (물건들)과 마지막에 실린 (2층 여자들)을 뺀 나머지 단편들에서 이케아광명점과 이케아고양점에 방문하여 그 곳에서 제일 저렴한 9만원의 크노파르프 소파(이케아 소파 바꾸기), 핑크색 소파베드(세븐 어 클락), 빨간색 클리판 소파(이케아 룸)같은 가구나 그런 가구에 어울리는 샹들리에 조명과 플로어 스탠드(쇼케이스)등을 구매하거나 구매 혹은 구경하러 간 이케아매장에 있는 옷장 안으로 들어가 실컷 울거나(계약 동거) 제가 사는 지역구에도 빈집이 좀 있지만 빈집은 늘어나지만 그 곳에서 살고 싶어도 치솟아오르는 집세때문에 살지 못하는 인물이 이케아매장에 있는 쇼룸을 돌아다니며 영화촬영(빈집)하는 것도 인상깊어서 최근에 새로 생긴 새벽 3시에도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LG전자 서비스센터에 몰래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3개월 전에 벨트와 수건, 쿨토시를 구매하러 다이소매장에 갔었는 데 매일 같이 다이소매장에 가서 애견용품이나 계란절단기, 레몬즙짜개, 스카프걸이등을 구매하는 인물(물건들)을 보며 주변에 다이소는 없지만 저도 요즘들어 사야 될 물건이 있었는 데 막상 그걸 사러 이마트나 편의점을 갔는 데 신상품이 보이면 무조건 집어가서 줄어드는 제 호주머니 속 돈을 세면서 정말 큰일이다, 이러면 안 돼. 라고 다짐을 몇 번이나 하지만 또 충동구매하는 제 모습이 떠올랐고 지금도 번듯하지는 않지만 저만의 공간이 있다는 것에 작은 기쁨을 누리지만 그 전에 (2층 여자들)이 생활하는 고시원에서도 2년정도 살아본 경험도 읽으면서 생각났는 데 그 곳은 그래도 방마다 작은 냉장고가 있어서 남의 음식을 훔쳐먹지는 않았는 데 아무래도 화장실이나 빨래를 하기 위해 세탁기가 공용이다 보니 그런 작은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정작 책을 읽고 느낀 것이나 책의 내용을 많이 이야기하지 않고 제 이야기만 주절주절 늘어놓기만 했네요. 정말 뼈져리게 와닿았던 문장들이 많았는 데 너무 많아서 꼭! 읽어보시라는 말밖에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옛날처럼 양장으로 만들어서 출간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표지가 좀 지워질 수도 있지만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김의경작가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수림문학상 수상하셨는 데 조만간 나올 「콜센터」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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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 - 일본군'위안부' 길원옥 증언집 일본군위안부 증언집
김숨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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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를 읽고 또 다른 증언자이신 길원옥할머니의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또한 읽어보면서 왜 우리는 이런 시련을 겪었어야 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신이 있다면 이럴 수는 없을 텐데......
아직 세상에 대해 잘 모르던 열 세살의 어린 나이로 낯선 땅에서 셀 수 없이 많은 군인들을 강제로 받아야 했고 생리가 시작되어도 아버지가 위독해도 심지어는 위독한 아버지가 결국 돌아가셨음에도 고향으로 보내주지 않은 매정한 상황을 눈으로 읽으며 그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끌려간 누나를 보고 남동생이
˝누나, 빨리 갔다 와-.˝라고 외치던 모습이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렇게 아픈 상처를 가질 수 밖에 없어서 결혼도 아이도 꿈꿀 수도 없었던 길원옥할머니가 ‘나를 사랑해야 용서도 할 수 있으며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이렇게 버티면서 살 수 있었다‘고 증언하신 것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김숨작가님의 말처럼 할머니는 하루가 다르게 건강이 나빠지고 기억도 무너지고 계신다는 게 남아있는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는 데 해결은 커녕 더디게 진행되는 이 문제가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책의 리뷰를 쓸 수 밖에 없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저도 이렇게 답답한 데 할머니들은 얼마나 더 답답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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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 일본군'위안부' 김복동 증언집 일본군위안부 증언집
김숨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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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숨작가님의 「흐르는 편지」를 읽고 나서 얼마지나지 않아 김복동, 길원옥 이 두분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 두 권 출간이 되었는 데 그 중 김복동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써내려간 ‘소설‘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를 읽었습니다.
증언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이 것이 허구가 아니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는 유혹에 속아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그 것도 아니면 어디로 가던 도중이나 집에 있었는 데 낯선 사람들이 강제로 끌고 가서 낯선 땅에서 하루에도 손가락으로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군인들을 받아야 했고 살아도 사는 것같지 않고 맘 편히 죽지도 못하는 할머니들의 험난하던 삶.
세상에 사연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 까싶었지만 할머니들의 증언을 토대로 써내려간 글을 읽고 있으니 마음이 아프고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던 제가 부끄럽습니다.
다대포에서 회를 썰어 팔던 양산댁이 옆에 있어주던 사람에게 조차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 지 끝끝내 이야기할 수 없었다는 것에 더 마음이 아픕니다.
점점 시간은 줄어들고 이렇게 또 아픈 상처를 가질 수 밖에 없었던 분들도 하나 둘 씩 떠나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게 더 마음이 아파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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