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요리를 먹는 여자 노란잠수함 클래식 우리 소설
송혜근 지음 / 노란잠수함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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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다소 생소한 작가이신 데 알고 보니 예전에 활동하시다 돌연 글을 쓰는 것을 그만 두셨더군요.
바로 송혜근작가님의 「이태리 요리를 먹는 여자」가 노란잠수함출판사에서 새롭게 재출간되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2001년에 「이태리 요리를 먹는 여자」가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진 생각의나무 출판사에서 첫 출간이 되었고 이 소설집에서 실린 6개의 단편 중 첫번째로 실렸던 (행복, 머무르지 않는)이 새롭게 출간되면서 (인디고 나무 그늘)로 제목을 바뀌었고(사실 바뀐 제목이 훨씬 더 명확하게 의미를 주는 것 같아서 잘 바뀐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에 실렸던 (먼 옛날부터 당신을 기다렸다)가 빠졌더군요.
표제작 (이태리 요리를 먹는 여자)를 포함한 5편의 단편 들을 읽어보니 모두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데 메가포타미컴 나무, 아이스버그, 버터밀크(인디고 나무 그늘)같은 제겐 생소한 꽃들의 이름이나 그라빠와인, 안초니, 포르시니같은 버섯(이태리 요리를 먹는 여자)의 이름, 밍크 모자나 머리에 살짝 꽂으며 쓰는 핀업 모자(거울이 놓인 방)같은 흔히 접해보지 못한 모자들의 이름같은 것에서 다들 외국에서 살고 있거나 외국에서 살았으며 언급 되지 않은 (누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를 죽였는가)와 (무도회의 수첩)역시 머나먼 타국에서 살고 있는 여성이 등장하고 또한 이 소설집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이태리 요리를 먹는 여자)를 제외하면 한번 결혼을 하였으나 친구와 남편이 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보거나(인디고 나무 그늘), 남편이 다른 여자에게로 가고 그 사이에서 낳은 아들또한 남편에게로 떠나버리거나(누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를 죽였는가), 자신의 생일 날 남편이 선물해 준 옷을 입고 남편의 사무실에 갔다가 여비서와 불륜을 저지르는 사실을 알게 되거나(거울이 놓인 방) 이혼하였지만 여전히 그가 그리워지는 것을 함께 사는 앵무새로 부터 알게 되는(무도회의 수첩)등 다들 아름다운 사랑의 결말이 아름답지 않은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이태리 요리를 먹는 여자)의 여자 또한 한 두번 저녁식사를 한 것 뿐인 유부남의 아이를 가졌으나 그로 부터 매몰차게 버림받고 아이를 지울 예정이라는 것 또한 아름답지 못한 사랑의 결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송혜근작가님을 이제서야 알게 되어서 많이 아주 많이 안타깝습니다.
현재는 심층분리 상담전문가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계시는 데 가끔씩이라도 작품을 쓰셨으면 하는 것은 저의 욕심이겠지요. 고맙습니다.

호 : 1. 송혜근작가님을 알게 된 작품이었고 소설 속 사랑에 실패한 여성들을 보며 저도 모르게 작품 속으로 빨려 들어가버렸네요.

불호 : 1. 어쩌면 이 개정판이 마지막일까 두렵습니다.
단편이라도, 손바닥 소설이라도 좋으니 가끔씩, 아주 가끔씩 작가님의 새로운 작품을 만나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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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령 노란잠수함 클래식 우리 소설
이순원 지음 / 노란잠수함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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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삿포로의 여인」(이 장편소설로 동리문학상을 수상하셨죠. 너무 늦었지만 수상하신 것 축하드립니다.)을 통해 만나본 적이 있는 이순원작가님의 너무나도 유명한 「은비령」을 저는 약 20년만에 노란잠수함출판사에서 새로운 옷을 입은 책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1997년에 중편 (은비령)으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셨고 그 해 10월에 (말을 찾아서)와 함께 문이당에서 「말을 찾아서」라는 세번째 소설집을 내셨죠.
그래서인지 소설을 읽어보니 옛날 감성이 묻어나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 실린 (은비령)은 두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유명한 중편소설이죠. 이 단편으로 인해 없던 은비령이라는 지명이 실제로 생겨버렸는 데 저는 아직도 가보지는 않았지만 그 곳에 가면 왠지 시간이 0:00로 멈추어질 것 같아요. 지금은 별보기 힘든 도시에 살아가고 있지만 그 곳에서는 밤에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2천 5백만년이 흘러가도 말이에요.
두 번째로 실린 (수색, 그 물빛무늬를 찾아서)는 작가님의 연대기를 보니 수색이라는 이름을 가진 단편소설들이 많던 데 이 단편에서는 아내와 아이를 두고 하숙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남편과 그 남편에게 여자가 있다고 의심하는 어머니와 친정어머니의 이야기인 데 아내와 아이를 강릉에 내려오게 하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옛날 아버지의 첩이 생각나는 남편이 과연 깨끗하게 마음을 정리했는 지 궁금했었습니다.
마지막 (말을 찾아서)는 새해에 말이 나오는 꿈을 꾸고 기분이 좋지 않은 남편인 작가가 소설 청탁을 받았으나 계속 신경쓰여 거절했으나 결국 친한 후배여서 받아들이고 글을 쓰게 되며 유년 시절을 회상하는 이야기인 데 어린 시절 아이가 없는 노새의 양자로 살게 되는 운명을 거부하려는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소설을 읽는 중간에 국민학교라는 제겐 조금 생소한(제가 입학할 때 이미 초등학교라는 단어로 변경되었죠.)단어가 나와서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표지가 예뻐서 마음에 드는 「은비령」을 쓰신 이순원작가님의 신작을 빨리 보고 싶습니다.
(연대기를 보니 2011년 이후 쓰신 단편이 많던 데 이왕이면 소설집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호 : 1. 말이 필요없는 이순원작가님의 「은비령」입니다. 새롭게 개정판이 출간되어도 그 감성이 사라지지 않지요.

불호 : 1. 그런데 너무 개정판이 자주 나온 것(물론 출판사의 사정도 있겠지만)이 안타깝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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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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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에 두번째 소설집「비행운」이 출간되어 읽은 지 5년만에 세번째 소설집을 출간하신 김애란작가님의 「바깥은 여름」을 안밖으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습한 여름에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읽으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하나같이 너무 슬픈이야기더군요.
영우가 후진하는 어린이집 차에 치여 숨을 거두어 영우를 잃은 부부의 마음도 황폐해져가고 아이가 이미 세상에 없음에도 어린이집에서는 담근 복분자를 부부에게 보내고 그 걸 구석에 쳐박아놓다 어머니가 마시려다가 다 쏟고 벽지에도 묻어 도배를 새로 하려고 했으나 계속 미루다가 불현듯 부부가 함께 도배를 하게 되었는 데 영우가 벽지에다 자기 이름을 다 적으려다 만 것을 보게 눈물을 쏟게 되는 부부의 모습(입동), 아버지를 사고로 잃고 할머니 밑에서 홀로 자란 노찬성이 사람나이로 치면 이미 노인인 늙은 개 에반을 만나 에반을 정성껏 돌보지만 너무 쇠약한 탓에 슬프지만 조금이나마 에반을 편안하게 보내주기 위해 안락사를 생각하고 전단지, 명함 돌리는 아르바이트를 하고(노찬성과 에반), 오랜시간 함께 사랑하던 연인이 이별을 준비하려고 하고 결국 크리스마스에 그동안 목구멍까지 차올랐던 이별을 고하며(건너편), 이 세상에 자신들이 쓰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이제 자기 자신만 남았을 때 만약 자신이 세상을 떠나면 자신이 쓰던 언어가 이제는 기록으로밖에 남지 않기 때문에 오늘도 박물관에서 관광객들을 오기만을 기다린 채 하루 하루 보내는 소수언어를 쓰는 사람들(침묵의 미래)의 운명이나 이용만당하다가 버려진 여전히 강사자리를 맴돌고 있는 대학시간강사(풍경의 쓸모), 손자뻘되는 아이들의 무자비한 폭행으로 인해 쓸쓸하게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와 폭행당하던 할아버지를 보고만 있던 재이의 입을 가린 손(가리는 손), 마지막으로 물에 빠진 학생을 구하다 같이 세상을 떠난 남편을 보고 싶어하는 아내(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까지 「바깥은 여름」에 실린 7편의 단편이 모두 슬펐기 때문에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단편들을 읽을 때마다 제 마음 속에 슬픈 분위기의 배경음악이 흘러나와 하마터면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만, 안 밖으로 여름이라 그런지 눈물대신 땀이 삐질삐질 나오더군요.
어쨌든 여름에 읽어서 더 의미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눈물의 과학」도 빨리 보고 싶어요.
(편혜영작가님의 「선의 법칙」과 같이 계간지에 연재했는 데 「선의 법칙」은 2년전 여름에 이미 출간되었고 「눈물의 과학」은 아직 소식이 없는 데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지 않더라도 꼭 보고 싶어요.
사실, 이번 소설집은 「눈물의 과학」이 늦어져서 문학동네에서 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호 : 1.「비행운」이후 5년만에 나온 작가님의 소설집입니다. 「비행운」도 여름에 나왔는 데 이 소설집도 여름에 나와 함께 여름을 보내게 되는 군요.
2. (입동)부터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까지 제 개인적으로 너무 슬픈이야기라서 그런지 마음에서는 슬픈음악들이 흘러나와 울적해지는 것 같아요.

불호 : 1. 「눈물의 과학」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것. 빨리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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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6월도 4일정도 남았군요. 사실 5월에 글을 남길 때에는 이외수, 이정명, 김영하, 이응준작가님의 작품들을 읽어보겠다고 했는 데 이응준작가님의 신작은 아직 읽어보지를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5월달보다 더 적게 읽은 것 같아 많이 아쉽기도 합니다만, 요번에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겨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7월에는 김애란작가님의 신작 소설집 (장편 「눈물의 과학(가제)」은 어떻게 되었는 지가 궁금하네요. 아마도 「눈물의 과학」이 늦어져서 일단 소설집으로 문학동네랑 계약한 것 같아요. 이례적으로 작가친필서명본이 예약기간 끝나기 전에 종료가 된 것은 처음 본 것 같아요. 그만큼 김애란 작가님의 신작을 기다리신 분이 많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 성석제작가님의 개정판 소설 3종과 노란잠수함출판사에서 출간한 이순원, 박상우, 그리고 요즘에 작품활동을 하시지 않는 송혜근작가님의 개정판 소설을 읽어볼 계획입니다. 그리고 6월에 미처 읽지 못한 이응준작가님의 연작소설집도 읽어볼 것입니다. (개정판하니까 작가정신에서 출간된 정영문, 이응준, 최윤, 백민석, 함정임작가님의 개정판 소설이 나왔던 데 읽을 지 고민 중인 데 고려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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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2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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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작가님의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의 1부의 마지막이 조찬길이 무시무시한 깡패를 동원하려고 하는 장면이었는 데 2부에서는 그 무시무시한 낑패를 꽃집을 하면서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에서 행동대장을 도맡아하는 세은이 멋지게 응징해주는 것으로 시작되는 데 1부에서의 응징이 나무를 통해 악한 사람을 응징을 했다면 2부에서는 좀 더 대담하게 직접 대면하거나 응징의 규모가 커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비리를 일삼고 4대강사업으로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막대한 비용이 쓸데없이 지출될때 이익을 얻은 조찬길같은 악한 사람에게 녹조라떼가 되어버린 강물을 떠서 마시게 하거나 또한 4대강사업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물은 MS(솔직히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 지 알 것 같지만 아마도 보복당하실까봐 이렇게 표현하신 것 같아요......)와 그 측근들에게 나무들과 힘을 합해서 스스로 파멸시키게 만드는 대목에서는 통쾌하기까지 했습니다. 또한 CCTV의 사각지대에서 아직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따뜻한 손길대신 뜨거운 손맛을 보여주며 지속적으로 학대한 심지어 자격증까지 위조를 하여 죄질이 나쁜 어린이집 교사나 같은 학교 동급생들에게 금품갈취하고 각종 ‘셔틀‘을 하며 괴롭혔던 일진들을 앞서 조찬길이 시켜 노정갑선생님을 협박하려고 했으나 노정갑선생님의 배려심에 감동받아 노정갑선생님 밑에 있게된 ‘청량리 탈곡기‘라고 부르는 깡패가 깔끔하게 처리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나무들과 힘을 합해 응징을 하면서 1부에서 고양이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화살을 쏘던 유익현이 잘못을 늬우치고 길고양이들에게 절을 하고 밥을 주며 용서받을 때까지 묵언수행을 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사실, 결말이 다소 뭐랄까 딱 맺는 그런 것이 아니어서 무언가 아쉬운 느낌은 있지만 ‘썅칼‘과 ‘써글‘이라는 명대사(?)를 건져서 아주 좋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썅칼‘, ‘써글‘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살게 되었네요. 착 감기는 말이에요.)

호 : 1. 1부에서는 그저 악한 사람들을 나무들을 통해 비교적 소극적이게 응징했다면 2부에서는 그 응징의 강도나 규모가 커져서 악한 인물들이 응징당하는 모습을 보며 시원한 통쾌함을 느낄실 수 있습니다.
2. 그리고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지만 ‘썅칼‘과 ‘써글‘이라는 명대사를 건지게 되어 정말 좋았습니다.
(한동안 입에 달고 살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불호 : 1. 뭐랄까 흥미로운 내용에 비해 다소 결말이 뭔가 맺어지지 않아서 인지 아쉬운 느낌이 들었던 것은 어쩔 수 가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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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7-06-26 0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이 책 궁금했는데, 작가님 연세면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인간을 더 시원 통쾌하게 응징하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

물고구마 2017-06-26 04:05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실제로 작가님에게 노정갑선생님이나 세은씨같은 사람들이 곁에 존재한다면 두렵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오늘 중으로 작게나마 책보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