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상식사전 길벗 상식 사전 6
백영록 지음 / 길벗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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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달 전에 집 근처 공공도서관에서 마련한 재테크 강좌에 갔다가 부동산 특강에 대해 듣게 되었다. 이전에는 부동산에 통 관심이 없었는데, 그 전에 우연찮게 듣게 된 강의에서 노후 대책의 필요성에 대한 얘기를 듣고서 노후에 대해 위기의식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마흔을 넘긴 나이이기도 했거니와, 대부분의 내 나이 또래들처럼 집 한 칸 간신히 마련해 살면서 아이들 키우느라고 한창 돈이 많이 들어가는 때임에도 남편의 벌이 외에는 특별한 호구지책이 없기에, 갑자기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마침 내가 관심을 가졌을 때에 부동산 특강이 있어서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 강의 내용은 부동산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던 내게는 너무나 새롭고 어려운 이야기들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부동산을 그저 돈 많은 사람들이라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인줄 알았는데 부동산에도 많은 공부가 필요하고 전략과 안목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책에는 많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나 같은 왕초보들에게 기초 지식을 알려주는 정보에서부터 전월세 계약자들이 명심해야 할 사항들을 알려주는 부분, 내 집 장만 시 유의사항, 임대수익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상자투자, 토지 투자 요령 그리고 부동산 경매까지 부동산에 관한 모든 정보들은 기초에서부터 계약서 작성하는 과정까지 상세하기 설명해 놓았다. 특히 부동산 거래의 경우 계약 전에 살펴볼 서류들이 참 많던데, 이들 서류들을 매번 샘플 자료를 통해 상세히 설명해준다. 무척 도움이 된다. 또한 좋은 부동산을 잡기 전에 상세히 살펴야 할 사항들은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데 도움이 되는 체크리스트를 제공하고 있어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보고 나니 내가 너무나 부동산에 대해 문외한이었음을 새삼 절감했다. 그리고 부동산으로 돈을 벌려면 얼마나 많이 공부를 하고 발품을 팔아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지만 부동산 투자야말로 함부로 덤빌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 책을 통해 ‘이런 쪽에 투자를 해서 돈을 벌수도 있구나’하는 새로운 정보도 얻게 되었다. 상가, 토지, 경매 등 부동산으로 투자할 수 있는 분야가 다양하다는 것과 조금만 더 내 주위를 관찰하고 살핀다면 좋은 부동산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의 자산 규모를 반드시 따져봐야 할 것과 투자 대비 수익률 계산이 선행돼야 함을 알게 되었다. 소가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을 수도 있겠지만 세상일은 대부분 거저 이루어지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무슨 일이든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얻는 것 같다. 부동산 또한 그런 것 같다. 공부하고 준비하고 세세히 살펴서 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이 책을 읽고선 부동산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부동산이 우리 인생의 경제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누구든 읽어서 알아야 두어야 할 상식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꼭 큰돈을 벌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살아가면서 부동산 관련 계약을 맺을 일이 적잖기 때문에 한 권씩 보유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찾아봐도 좋을 것 같다. 부동산 투자를 계획 중인 사람이라면 물론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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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중학생이 꼭! 알아야 할 영단어의 모든 것
김은아 외 지음, 최현주 그림, 책아책아! 영어 콘텐츠 연구소, 리차드 패니어 감수 / 애플비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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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교육이야말로 모든 부모들에게 큰 고민거리다. 특히, 학원에 보내든, 학습지를 시키든, 엄마표로 가르치든, 영어를 가르치는 데 있어서 반드시 신경을 써야 할 것이 바로 어휘 습득인 것 같다. 나 또한 이제 곧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기 때문에 뒤늦게나마 영어에 공부에 몰입시키려고 노력인 중인데, 그 일환으로 가장 먼저 선택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문법도 좋고 회화 공부도 필요하지만 기본 어휘를 다져놓지 않으면 안되겠기에 영어 단어에 대한 책을 보았는데, 이 책이 설명도 쉽게 되어 있고 보기도 좋게 편집되어 있어서 아이가 공부하기에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예비 중학생이 꼭 알아야 할 영어 단어들을 크게, 사람, 물건, 장소, 의식주, 자연의 5개 주제로 나누어 수록해 놓았다. 사람에서는 가족간의 촌수별 호칭, 얼굴 및 신체를 지칭하는 단어, 몸 동작을 이르는 말, 성격, 취미, 습관, 직업에 연관된 단어들을 수록해 놓았다. 물건에서는 교실의 물건, 침실, 주방, 욕실의 물건은 물론이고 악기, 공구, 탈것, 도형, 컴퓨터, 기계, 의류 등에 관한 단어를 알려준다. 장소에서는 집을 비롯해 학교, 우체국, 도서관, 식당, 공원, 병원, 거리에 연관된 단어를 알려준다. 의식주에서는 식사, 음료, 야채, 과일, 고기, 음식, 요리, 맛, 평상복 및 기타 의류, 액세서리, 주택, 아파트에 관한 단어를 알려준다. 자연에서는 태양, 달과 별, 날씨, 계절, 일년, 일주일, 시간, 색깔에 관련된 단어를 알려준다.

  이렇게 단어들을 비슷한 주제별로 묶어 놓았는데, 이러한 학습법을 ‘그룹 단어 암기법’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것은 미국에서 어린이들이 처음 단어를 학습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처럼 상황이나 주제별로 묶어서 관련 단어를 함께 외우는 것이 알파벳순이나 난이도별로 학습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은 각 주제별로 있는 여러 항목마다 두 쪽씩을 할애해서,  한 쪽에는 그림과 함께 단어를 설명해 놓았고, 그 옆 쪽은 직접 해당 단어를 써볼 수 있는 칸을 마련해 두었다. 그래서 바로바로 단어를 익히고 넘어갈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단원 끝에는 <워드 퍼즐>이 있어서 재밌게 앞서 배운 단어를 재밌게 기억해 볼 수 있게 해준다.

 전체적으로 볼 때 적지 않은 수의 단어가 소개돼 있지만 그림과 함께 있어서 보기 쉽게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확인 학습도 하기 쉽게 되어 있어서, 예비 중학생은 물론이고 영어 공부를 조금 시작한 아이들이면 누구라도 어휘력을 늘리기 위해 사용하기 좋은 교재다. 글자도 크고 단어에 대한 그림 설명이 함께 있어서 이미지 연상 학습도 가능하다.

  다만 단어의 발음기호가 병기돼 있지 않으며 CD나 카세트처럼 발음을 익힐 수 있는 보조교재가 없는 게 약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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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야와 마법의 책 2 : 하늘을 떠다니는 나라 - 완결, 좋은책어린이문고 17
이소노 나호코 지음, 송진욱 그림, 안미연 옮김 / 좋은책어린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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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야, 우미토, 이핀, 욘보, 리리 이렇게 다섯 명의 아이들이 자신들이 지어낸 이야기 속에서 만든 등장인물들과 함께 마법의 책을 완성해 나간다는 이야기가 아주 색다르게 다가와서 1권을 무척 재밌게 읽었었다. 1권에서 이들은 사다라는 말썽꾸러기 아이에게 마법의 책 한 권을 빼앗기게 되고 그럼으로써 현실 세계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상상해 낸 세계 속으로 들어가서 직접 이야기를 마무리해야 하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들이 상상 세계에서 이야기를 잘 마무리해야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갈 수 있으며, 또 상상의 나라를 파괴하려는 어둠의 세력으로부터 상상 세계를 지켜낼 수 있기에,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몹시 궁금해 하면서 읽었다.

   루야 일행은 이야기를 마무리짓기 위해 이야기가 시작된 곳인 핀필드로 길을 떠난다.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핀필드 가는 도중에 겪게 되는 여러 가지 모험이 펼쳐진다. 화산인 후라기타기타산으로 가는 길에 일행에서 뒤쳐진 루야는 요정을 만나서 자신이 신고 있는 신발이 요술 신발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하고, 후라기타기타산에서는 화산 폭발로 인해 가족을 잃은 니칸이 이 산에서 살면서 가리스미스라는 꽃을 돌보는 가리스족을 화산이 폭발되기 전에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도 보게 된다.

  그런 뒤 이들은 호숫가에 도착해 에다 아저씨를 만나고 그로부터 핀필드에 관한 얘기를 듣게 된다. 결국 이들은 이야기가 시작된 곳인 핀필드에 들어가게 되고 1권에서 밑도 끝도 없이 시작된 마법의 책 이야기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 처음 1권에 나온 ‘마법의 책’ 속 이야기를 읽었을 때 정확히 무슨 이야기인지를 몰랐었다. 그런데 2권에 나온 이야기들을 읽으니 그게 무슨 뜻이었는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1권의 책에 두 권의 이야기가 있는 셈이다. 루야의 마법의 책 이야기, 그리고 우미토와 핀필드 이야기, 이렇게 두 권의 이야기가 말이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다섯 아이들은 상상 속의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현실 세계에 돌아오게 된다. 이렇게 다섯 아이 모두가 협력했기에 상상의 세계를 무사히 구할 수 있는 좋은 이야기 한 편이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세상은 모두가 한 편의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 가듯이 협력해가야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문장은 “난 그것이 현실 세계인지, 상상 세계인지가 특별히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지금 자기가 있는 세계는 분명히 존재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만약 우리가 현실이라고 믿는 세계가 누군가 상상해 낸 세계라고 해도 우리는 그 세계에서 태어났어. 내가 눈가 상상해 낸 존재라고 해도 난 그 상상물로서, 상상물 나름대로의 느낌과 생각을 갖고 살아가잖아. 그것으로 된 거 아닐까.” 멋진 말이다. 어느 세계에 살건 내 존재 가치를 인정하고 열심히 살라는 말이잖는가? 잊지 말아야겠다.

  한편 이 책을 읽으면서 든 반성인데, 나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도 너무나 상상을 안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의 세상은 창의력과 사고력이 우수한 사람들이 주도하는 세상이 된다는데, 그런 힘의 바탕이 되는 상상을 너무나 안하는 것 같다. 아이들마저도 너무나 현실적이 되어 가고 있어서, 소위 말하는 ‘애늙은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상상’이나 ‘공상’은 ‘아이들의 특권’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이제부터라도 많이 상상하게 해야겠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우리 아이를 위해서 ‘마법의 책’을 한 권 마련해 주어야겠다. 마음껏 상상을 적어보라고.......텔레비전 광고에서처럼 ‘생각대로’ 되는 세상이 된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적어도 ‘세상을 많이 할 수는 있는 세상’이니까 생각이라도 마음껏 하게 해야겠다. 잠시만이라도....... 그러면 조금은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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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패밀리 - 가족 혁신 프로젝트
류랑도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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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책 표지를 봤을 때는 시큰둥했었다. 슈퍼패밀리? 가족 혁신 프로젝트라? 왠지 고리타분할 것 같았다. 텔레비전에 자주 나오는 강사들이 흔히 말하듯, 여자도 변해야 할 때임을 부르짖는 또 하나의 책인 줄로 지레짐작했었다. 아니면 여성이 슈퍼우먼이 되어서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모두 인정받는 사람이 되도록 촉구하는 책인 줄 알았었다. 그런 데서 지적하는 말들엔 백번 공감을 한다. 그렇지만 나의 여건이 그와 같지 않고, 내 남편이, 그리고 내 아이들이 그렇게 따라와 주지 않는데 어떡하란 말이야? 같은 반발심도 생겨서, 난 사실 그런 강의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의 표지에 작게 쓰여 있는 글씨들이 나를 사로잡았다. 돈만 벌어다주면 할 일 다 했다고 생각하는 남편에 눈길이 꽂혔다. 그래서 책을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의 주인공 한경화 씨가 처한 환경이 나랑 너무나 똑같았다. 내 남편도 경화 씨의 남편인 최우진처럼 회사 일을 우선으로 하며 가정에는 무심한 남편이고, 경화 씨의 아이들보다는 내 아이들이 좀 더 어리긴 하지만 내 애들도 말도 잘 안 듣고 속을 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 또한 경화 씨랑 이력이나 성격이 비슷한 전업 주부일 뿐만 아니라, 경화의 고민이 요즘 내가 한창 하고 있는 고민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처럼 화합하지 못하는 구성원들로 구성된 가족, 이름 하여 불량 패밀리가 성공적인 가족 모델인 슈퍼 패밀리로 변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자신의 생일마저 알아주지 못하는 가족들에게 크게 실망한 경화는 고교 동창인 능해로부터 가족코칭 전문가인 류 박사를 소개받는다. 류 박사에게 현재 자신의 가족의 처한 상황을 설명해 주고 조언을 구한다.

  류 박사는 경화 씨에게 ‘우리 가족 행복지수’를 측정해 보라고 제안하고, 경화 씨는 안 좋은 결과표를 보고 나름대로 노력하기 위해 가족회의를 소집하지만 가족회의는 해보지도 못하고 끝이 난다. 하지만 류 박사의 편지를 읽은 남편이 제주도 가족여행을 제안하면서 이 가족은 대변신의 기회를 갖게 된다.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경화 씨 가족은 그동안 서로에게 했던 잘못들을 시인하기도 하고, 상대방의 마음도 이해하게 된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하게는, 가족 구성원의 비전을 정리해 보고 그것의 실천하기 위한 방안들을 수립하는 시간들을 갖게 된다. 그리고 실천계획의 실행 여부에 따라 어떤 상벌을 적용할지까지도 마련하게 된다. 이렇게 대대적인 가족 변신 계획을 수립한 이 가족을 이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슈퍼패밀리로 변신하게 된다.

  이제, 아빠는 가정적인 남편으로 바뀌었고, 엄마도 집안일에만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일을 찾아 노력하는 사람으로 바뀌었고, 아이들도 엄마의 성화에 마지못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표를 확실히 정하고 그에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슈퍼패밀리의 모습은 우리 모두 가정이 꿈꾸는 가족의 모습일 것이다. 아마, 이 책에서 제시한 모델을 따라서 해보면 그 방법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들이 다녀온 제주도를 함께 따라간 기분이 들 정도로 제주도 여행기를 섞어서 재밌게 가족 개선 방안들을 소개해 주기 때문에 책 읽기가 아주 쉽고 재미있었다. 이 글을 읽으면서도 가정도 역시 경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에필로그에 보니 저자도 같은 말씀을 해놓았다. 여기서도 역시 가정의 CEO라 할 수 있는 주부의 현명한 역할이 요구되었다. 하지만 내가 방송과 달리 이 책에 반발심이 가지 않았던 것은, 소위 주부 특강이라는 강의를 들을 때마다 이런 부분은 남편들이 들어야 할 내용인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것을 남편에게 들려주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는데, 이 책은 남편도 볼 수 있기에, 그래서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자각할 수 있게 할 수 있기에, 더 없이 좋았다. 이 책을 통해 내 가족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것을 풀려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를 알았다. 연말이다. 가족회의를 하기에도 좋은 때다. 지는 해를 정리하며 새 마음으로 새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면서 내 가족도 슈퍼패밀리로 거듭날 수 있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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듕귁과 오렌지 : 고운기의 유유자적 역사 산책
고운기 지음 / 샘터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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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에 적혀 있는 ‘고운기의 유유자적 역사 산책’이라는 부제가 아니었더라면 책 내용을 짐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듕귁(중국)과 오렌지가 과연 무슨 상관일까? 궁금해 하면서 읽었다.  중국 고사성어에 귤화위지(橘化爲枳)라 해서, 귤이 회하를 건너 북쪽으로 가면 탱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그 귤을 오렌지라고 하나? 내심 추측하면서 읽었다. 하지만 책 제목을 왜 듕귁과 오뤤지라고 했는지는 서문에 나와 있었다.

  듕귁이라는 말은 <훈민정음>의 서문 첫 구절에 나오는 한자어인 중국에 대한 우리말 표기법이라고 한다. 중국을 듕귁으로 표기했던 것은 중국 발음과 유사하게 하려 함이었고 그래서 훈민정음에 중국어에서나 사용되는 사성을 표시하는 방점이 찍혀 있다고 한다. 즉 세종대왕이 처음 한글 자모를 만들게 된 의도는 한자어를 중국어 발음에 가깝게 하기 위해 그 발음기호를 정밀히 표기할 체계가 필요해서였다고 한다. 그것이 나중에는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을 달고 정식 표기 체계로 발전한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우리는 오렌지를 영어식으로 발음하기 위해 오뤤지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어도 발음이 변해서 ‘중국’을 듕귁이 아니라 ‘중꾸어’라고 읽는다고 한다.

  첫 의도야 어쨌든 세종대왕이 만드신 한글은 지금까지 널리 쓰이고, 편리하고 과학적인 문자라고 칭송을 받고 있다. 현재의 한글의 위상을 보고 세종대왕이 다시 살아오신다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면서 이 글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서 말한다. 역사적인 사건들은 그것이 좋은 일이든 궂은 일이든 모두 뒷사람에게는 공부가 될 뿐이라고 적어 놓았다. 그 말대로 그는 삼국사기, 삼국유사를 비롯해 조선왕조실록 등 여러 역사책에서 발견한 글들을 인용해 현재의 세태나 사건들을 꼬집거나 비교하거나 교훈거리들을 적어 놓았다. 그래서 다른 역사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역사적인 일화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고 깊이 있는 역사 읽기가 되었다.

  그동안 우리나라 역사를 연대순으로 정리해 놓은 책들은 많이 보았고, 그리고 요즘에는 주제별 역사책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렇게 역사와 현재를 접속한 책은 많이 접해보질 못해서 보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역사 전문가가 아니면 들려줄 수 없는 이야기들이기에 낯선 얘기들이 많았지만, 그래서 더욱 더 흥미로웠고 마치 이곳 저곳의 역사를 편집해 한 편의 이야기를 짜깁기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연대기순의 역사 읽기가 미끈한 줄을 훑어내리는 듯한 느낌이었다면 이 책은 엉킨 실타래 사이를 오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아주 즐거운 역사 읽기가 되었다. 특히, 함석헌 선생의 역사관을 설명해 놓은 ‘살아라, 뜻을 드러내라!’편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엿볼 수 있었으며‘눈물을 닦으며 쓰고, 찢어 버리고도 다시 모아야 하는 역사’라는 말에서는 역사가 무엇인지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는 것 같았다. 이 이야기를 비롯해 이 책에 실린 모든 글들이 역사야말로 현재를 비춰보는 거울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해주는 내용들이었다. 특히 마지막 편인 ‘가슴에 묻을 어떤 것’은 비교적 최근의 역사에 관한 것들이라 더욱 공감할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 이런 책들이 더 많이 나와서 시간 속에 묻혀진 역사들을 밝게 비출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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