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펠릭스 헤른그렌 감독, 로베르트 구스타프손 외 출연 / 콘텐츠게이트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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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원작, 요나스 요나손의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주인공의 역동적인 삶이 스크린에서 어떻게 보여질까 궁금하고, 원작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을 가지고 영화를 관람하였다. 영화가 원작을 뛰어넘기가 쉽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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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 찾기 2016-11-11 23: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책이 훨씬 나은,,
수박겉핥기 같은 영화였어요ㅋ
헐리우드에서 이와 비슷하게 모방하듯 만든 ˝라스트 베가스˝라는 영화에서도 {창문을 넘어서는} 상징적인 행위가 나옵니다ㅋㅋ
제목 자체에서 보여주는,
˝라스트˝라는 단어에서 주는 느낌과 ˝베가스˝라는 장소에서 주는 그 느낌, 제목 그 자체의 영화였습니다.
원작을 잘 살리는 영화도 많지만, 이 백세노인은 그러게요 말씀대로, 원작을 잘 살리지 못한 영화,,, 즉, 원작의 ˝유머러스하게 파란만장한˝ 스토리를 살려내지 못한거 같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11-14 10:11   좋아요 2 | URL
동의합니다. 러닝타임이 제한되어 있다보니 원작의 유머러스한 말과 상황들을 잘 살리지 못한 것 같았어요ㅎ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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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을 제공 받았다.

이 책은 요나스 요나손의 신간이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소녀」에 이어 그의 세 번째 소설이기도 하다. 이들 전작을 모두 읽었고, 영화도 보았다. 감명을 받아서 또다른 작품을 찾아보다가 프레데릭 베크만의 「오베라는 남자」도 읽었다. 이들을 워낙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나서 요나스 요나손의 신작 소식만으로도 기대감이 컸다. 그래서 서평 쓰기는 귀찮은 일이지만, 서평단 모집에 응했다.

출판 직후 책을 받아서 읽고 서평을 쓰는 것이라 미래의 독자들을 배려해서 스포가 되어서는 아니 될 테니 소설의 스토리를 언급하는 것은 최대한 자제하고,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과 느낌을 위주로 적겠다.

책을 읽기 전에 출판사가 제공하는 책 정보에서 신작 소설은 블랙 코메디라고 했다. 책을 읽고나서 옮긴이의 말을 통해 알게 된 지식으로, 이런 소설을 ‘피카레스크 소설‘이라고 한다. 악당이나 걸인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누추하고 교활한 생존 방식을 보여 주며 사회를 풍자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을 지칭한다. 옮긴이의 말에서도 언급되지만,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주인공은 악한 세상에서 어쩌다가 악당이 되었지만, 여기서는 작심하고 악당짓을 벌인다. 킬러 안데르스의 친구 둘이 그렇다.


1. 역발상

소설 제목에 등장하는 인물이 셋이다. 주인공으로 여겨지는 킬러 안데르스는 오히려 조연급이고, 그의 친구 둘이 주연급이다. 책을 읽고나서 드는 생각이다. 모두 악당이다. 이들 말고도 악당들이 다수 등장하지만, 겉모습이 온순해보이는 두 젊은이가 악당들 중 최고다. 둘의 이름은 페르 페르손 그리고 요한나 셸란데르. 그러나 이들의 운명은 기구하다. 책읽기 도중에 메모한 내용을 여기에 옮긴다.

킬러 안데르스. 본명은 요한 안데르손. 술에 취해 욱하는 성질을 조절하지 못하여 살인을 세 차례 저지름. 30 년 옥살이로 킬러 별명을 얻음. 56 세에 석방됨. 은신처를 찾아 <땅끝 하숙텔> 장기 투숙객이 되면서 페르와 요한나를 만남.

페르 페르손. <땅끝 하숙텔> 리셉셔니스트. 갓난아기 때 부모가 이혼하면서 엄마의 성인 페르손을 얻음. 물류 관리 능력을 인정 받음.

요한나 셸란데르. 여자 목사. 교구를 박탈 당함. 공원 벤치에서 페르와 첫 대면. 기도의 대가로 20 크로나(약 2,500 원)[1]를 사취하려다 대신 페르의 햄 샌드위치를 취함. <땅끝 하숙텔> 8 호실에 투숙함.

킬러는 술과 약물에 중독되어 살인 전과를 가지게 되고, 페르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부모 이혼 때문에 부모한테 경제적인 복수를 원하고, 요한나는 남녀차별이 심한데도 완고한 아버지 때문에 집안 가업이라 여기는 목사가 되지만 예수를 믿지 않는다. 이는 각자한테 결점에 해당되겠지만, 역발상으로 돈벌이에 나선다. 킬러를 앞세워 폭행 및 구타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사업을 벌인다. 독특한 비지니스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결점은 감춰지면서 되레 남다른 능력으로 작동한다. 만일 블랙 코메디가 아니라면, 가당찮은 일이다. 그러나 기발하고 해학적이다.


2. 인간 본성은 착하다?

마지막 쪽을 읽고 책을 덮기 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있다면, 성선설이었다. 인간의 심성에 대한 학설 중, 맹자가 주장한 성선설. 즉, 인간의 본성은 착하다는 것이다. 작가는 성선설을 대체로 믿는 것 같고, 킬러 안데르스한테 타이틀 롤을 맡기지만, 그의 친구 둘, 페르와 요한나를 더 극적인 예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 속에서 이를 암시하는 작가의 생각 파편들을 찾을 수 있고, 아래에 옮겨본다.

킬러 안데르스는 현재의 자기 자신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자기는 목사와 하느님의 인도를 받아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108)

「전에 당신 입으로 말했잖아! 하나님께서는 어린아이들을 사랑하신다고. 그런데 우리 모두가 어린아이들이란 말이야!」 (111)

「난 더 이상 사람들을 때리지 않을 테야! 왜냐하면 모두가 어린아이들이니까! 또 술도 마시지 않을 테야! 이제부터 내 인생을 예수님 손에 맡길 테야. 그리고 어제 마지막으로 한 일에 대해서는 정확히 지불해 주기 바라. 그 돈은 적십자에 기부할 생각이야. 그 다음에 우리는 이를테면 각자의 길을 가는 거야.」 (112)

인류는 실로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인색한 사람, 이기적인 사람, 샘 많은 사람, 무식한 사람, 멍청한 사람, 그리고 겁 많은 사람… 또 친절한 사람, 똑똑한 사람, 정이 많은 사람, 너그러운 사람, 상냥한 사람들도 있다. 이 모든 특징들이 한 사람 안에 다 모여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을 페르와 요한나는 특히나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는 각 사람 안에는 어떤 윤리적 나침반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것은 그가 페르나 요한나 같은 사람을 만나 보지 못했기에 할 수 있었던 말이었다. (419-420)

「그만두자고?」 (중략) 단지 이 원한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람들의 리스트가 조금 길어지기 시작했다는 걸 느꼈단다. 먼저 물론 아기가 제외되고. 또 어쩌면 킬러도. 사실 너무 착한 사람이니까. 약간 멍청한 게 흠이지만. (439)

3. 맺음

개인적인 견해를 전제로, 블랙 코메디를 표방한 소설의 이면에서 파악한, 중요한 메시지의 키워드를 뽑아보았다. 역발상, 인간 본성, 무신론(?), 기부의 즐거움, 술, 그리고 스웨덴에 대한 호감 …

책에서, 페르는 어렴풋한 기억을 더듬어, 스웨덴 여류작가이자 시인 카린 보예(Karin Boye)의 시를 일부분 언급한다.

길은 가는 것이 더 가치 있다. (367)

포만한 날은 결코 행복하지 않다. 가장 아름다운 날은 목마른 날이다. (371)

소설에서, 젊은이 둘이 미래가 보이지 않는 현재가 부모 탓이라 여기고 복수와 저항을 위해 악당질을 벌이지만, 기성세대의 잘못을 바로 잡기 원하고 종교에 의지하지 않는 젊은이를 내세워 작가가 우리한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바로 이것이지 않을까 싶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주인공이 폭탄을 터뜨려서 선사해 주었던 통쾌함은 다시 없었지만, 요나스 요나손의 소설을 애독하면서 다시금 행복감이 충전되었음이 새로운 소설의 또다른 감동이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겠다.



주1. 크로나는 스웨덴 뿐만 아니라 북유럽과 동유럽 국가에서도 사용하는 화폐 단위이다. 11/10 기준 환율로, 1 스웨덴 크로나는 약 126.778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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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서평단에 선정되었다. 11/10 까지 서평을 써야 하는데 11/4 책을 받았고, 11/9 책읽기를 마쳤다. 주말 동안 그리고 어제까지 퇴근한 이후 시간을 할애해서 책을 읽었다. 속독 능력을 갖추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서평을 염두에 두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메모하면서 읽다보니 책읽기가 더디게 되었다. 책읽기 습관에 변화를 주고 싶은 생각과 함께, 제출 마감 날에 숙제하는 기분이 살짝 든다. ^^;

책읽기가 늦어진 탓에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라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과 느낌을 오늘 제출하는 서평에 몽땅 챙겨서 적지는 못할 것 같다. 나머지는 나중을 기약할 수 밖에 없겠다. 개인적인 견해를 전제로, 블랙 코메디를 표방한 소설의 이면에서 파악한 중요한 메시지의 키워드를 뽑아본다. 역발상, 인간 본성, 무신론(?), 기부의 즐거움, 술, 그리고 스웨덴에 대한 호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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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6-11-10 14: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그래서 서평단 리뷰 부담스러워해요. 꼭 써야하는 부담감~
 
[3D 블루레이] 그래비티 : 일반판 콤보팩 (2disc: 3D+2D)
알폰소 쿠아론 감독, 조지 클루니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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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엔딩 직전의 마지막 장면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지구로 무사귀환, 땅 위에서 걸음을 내딛을 수 있음이 여간한 기쁨이 아님을 알게 해주었다. 극장에서 관람하였지만, 아이맥스나 3D로 다시 보고싶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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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2016-11-09 21: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지막 그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여주인공..아 이름이.. 암튼 지구로 귀환해서 처음 땅을 밟을 때의 그 발이(맨발이었죠, 아마?) 엄청 크게 클로즈업 되었던 그 장면이요.

비로그인 2016-11-09 2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주와 같은 영상미 좋은 영화는 아이맥스와 3D가 최고죠.
 

카카오톡 내 연합뉴스에서, 여중생이 쓴 대자보 기사[1]가 눈길을 끌었다. 대자보 내용을 읽고나서 학생이 공부에 전념하지 못하게 된 대한민국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기사 아래에 달린, 이 대자보가 종북, 빨갱이 소행이라는 댓글들이 가관이다. 어느 때보다 어이없다.

어제 jtbc뉴스 보도를 통해, 비선 인력이 청와대에 입성하여 뉴미디어팀을 꾸렸고, SNS, 댓글 활동 뿐만 아니라, 심지어 일베 활동에도 비밀리에 관여해 왔음이 알려졌다. 최순실이 사용하다 폐기(하였지만 언론사에서 습득)한 태블렛을 개통한 인물과 뉴미디어팀장은 동일인이다. 그러고 보면 최순실과 박근혜는 자업자득인 셈이다.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 기무사가 개입하여 야권 후보를 비방한 사실이 드러났고, 특히 문재인 후보를 종북세력으로 몰아세웠던 그들의 배후가 청와대였다니.

그리고, 현 시국 상황에서, 종북, 빨갱이, 관종(관심종자) 운운하는 댓글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지금도 엉터리 보수를 표방하는 정권 하수인으로 댓글부대가 암약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들이 아니고서 도대체 누가, 백일하에 드러난 부정과 비리 때문에 국민의 지지를 전혀 얻지 못하고 있는 대통령을 나무라는 글에 그런 댓글을 달까 말이다.

주1. ˝그만 내려오세요˝…최전방 철원 여중생도 대자보 - 연합뉴스
https://goo.gl/QkKC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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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소년 2016-11-08 18: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대선 기간 때 댓글 부대들 생각납니다..ㅎㅎㅎㅎ

사상에 의한 것이 아니라 돈벌이 때문에 댓글로 문재인 의원님과 지지자 분들을 비난하고 조롱했다는 것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기가 막힙니다..ㅎㅎㅎ

뉴스기사 댓글 보면 상식 밖의 댓글이 많다고 느꼈는데.. 그것들이 다 그러한 댓글이었을 테죠..


일베도.. 청와대에 초청해서 절대 시계 주면서 독려했다는 이야기가 있었죠..

국정원이 인터넷 여론을 이용해서 국민들의 정신을 조종하는 일들..

이게 진짜.. 상식 밖의 일이라서 ... 화가 엄청 났었습니다...

오거서 2016-11-08 19:16   좋아요 2 | URL
네, 맞습니다. 김영성 님의 말씀 그대로입니다. 대국민 사기가 지난 일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 같아서 또 다시 화가 납니다.

겨울호랑이 2016-11-09 08:24   좋아요 2 | URL
이런이런... `절대 반지`도 아니고 `절대 시계` 라..ㅋㅋ
거의 `시계의 제왕` 이군요..

커피소년 2016-11-09 09:30   좋아요 1 | URL

오거서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국민 반절의 지지를 받고 대통령 후보를 대놓고 조롱했던 사건을 생각하면..

이번 사태는 예고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정도로 국민을 우습게 봤다는 것이죠..

맞습니다.. 대국민 사기는 지난 일이 아니라 항상.. 있었고.. 현재 진행 중입니다.. 단지.. 이번 사건이 국민들에게는 가장 큰 충격을 준 사건일 뿐이겠죠...

저는 그 때 이미 막장이라는 것을 느껴서 그런지 충격은 덜 합니다..

커피소년 2016-11-09 09:36   좋아요 2 | URL

겨울호랑이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절대반지의 의미를 알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지배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 되지요.

민주주의보다는 절대주의.. 절대군주를 상징하는 것이겠지요..

여기서 절대 시계는...과거 국정원의 조상이 되는 기관들이 민주주의를 짓밟았던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국정원이 간첩신고(허위신고)를 많이 한 이에게 시계를 주었다고 하죠.

대놓고 독재를 미화하는 행태를 보고도 크게 문제라고 보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큰 아노미를 느낍니다..

오거서 2016-11-09 12:12   좋아요 2 | URL
그저 그런 절대 시계가 아니군요. 수구패권 세력한테는 상징성이 부각되는 어마 무시한 의미가 되겠네요… 할말을 잃게 만듭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