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최고 vs 최초

 

 

 

 

 

 

최고가 되고 싶은 ‘누리’와 최초가 되고 싶은 ‘마루’가 있었다.

 

 

누리 : 나는 세계에서 최고가 되고 싶어.

마루 : 나는 세계에서 최초가 되고 싶어.

 

 

그렇게 둘은 서로의 연구에 매진을 했다. 그러나 둘이 원하는 목표가 달라서 마루가 먼저 세계 최초가 되었다.

 

 

스승 : 마루야, 축하한다. 남이 하지 않는 최초의 길을 열다니 대단하구나!

마루 : 남이 하지 않았으니까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최초로 기억되겠군요?

스승 : 그렇지! 최초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 인류가 생각지도 못한 생각을 현실에서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거야!

 

 

한 스승 밑에 세계 최고와 세계 최초를 꿈꾸는 제자가 있으니 흐뭇했다. 그런 제자와 이야기하는 스승은 또 다른 기쁨이었다.

 

 

누리 : 최고가 되는 것은 정말 힘든 것 같습니다.

스승 : 달리 최고이겠느냐?

누리 : 언제쯤 최고가 될 수 있겠습니까?

스승 : 지금의 최고가 돌아가시면 네가 최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누리 : 그분은 아직도 40년은 더 건재하실 것 같습니다.

스승 : 그러면 40년 후에는 네가 최고가 될 것이다.

누리 : 휴~ 아직 40년이나 남았군요. 그날이 오기는 할까요?

스승 : 최고를 따라가지 말고 최고를 뛰어넘으면 되지 않겠느냐!

누리 : 그 말씀은 무슨 말씀이신지? 최고를 뛰어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스승 : 최고의 그늘 밑에 있지 말고, 최고가 시도하지 않는 부분을 시도하면 되지 않겠느냐!

누리 : 그 말씀은 최초로 시도를 해보라는 말씀인가요?

스승 : 그렇지!

누리 : 스승님, 저는 최고가 되고 싶지 최초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스승 : 최고도 최초도 결국은 한 뿌리인 것을 왜 그리 최고에만 집착하느냐?

누리 : 저는 그냥 …….

스승 : 지금 네가 알고 있는 최고의 권위자도 이전에 또 최고의 권위자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느냐?

누리 :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스승 : 그래서 최고는 또 다른 최고가 나오면 더 이상 최고가 아닌 거야! 그리고 새로운 최고가 나오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 퇴색되고, 사라지는 거란다.

 

 

누리 : 그렇지만 그래도 저는 최고이고 싶습니다.

스승 : 암, 최고가 되어야지! 그러나 네가 한 가지 모르는 사실이 있다.

누리 : 무슨 사실요?

스승 : 지금 권위자도 사실은 최고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누리 : 그것은 또 무슨 말씀이신지요?

스승 : 지금 최고인 이 사람도 너처럼 최고의 먼발치를 따라가는 무명의 세월을 30년간 계속했지! 그러다가 최고를 쫓다가 또 다른 분야를 최초로 발견하고 연구를 해서 세계 최초로 그 분야에 있어서 세계 최고가 되었지.

누리 : 그러니까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인 거죠?

 

 

스승 : 그 사람도 항상 최고의 그림자에 가려진 사람으로 살아오다가 새로운 획기적인 최초의 발견으로 기억되는 사람이야! 최고에서 또 다른 새로운 최고가 나오면 항상 이전의 최고는 대중의 기억 속에 사라지지만 최초는 아무리 새로운 최고가 나와도 결코 사라지는 법이 없단다.

 

누리는 그동안 자신이 알고 있었던 최고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있었다.

 

‘최초는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최고는 아무나 될 수 없다.’

‘최고는 새로운 최고가 나오기 전까지만 최고이다.’

‘최고 속에서 새로운 분야를 발견하면 최초이자 최고가 되는 것이다.’

‘최초는 최고가 수십 명이 바뀌어도 최초라는 타이틀이 결코 바뀌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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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마음편

01. 마음고생

02. 최고 vs 최초

03. 문제가 터지지 않으면 수습을 하지 않는다

04. 돈은 버는데 행복하지 않는 이유?

05. 예술가들이 행복한 이유?

06. 설움과 성공의 관계

07. 표현하지 않는 자의 비애

08. 먼저 사람이 되어라

09. 세상은 중독

10.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

11. 욕심의 크기를 줄인 만큼 차오르는 행복의 새살

12. 스스로가 만드는 외로움

13. 함께 있어도 찾아오는 외로움

14. 마음을 채워줄 사람

15.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외로운 이유?

16. 남자의 외로움과 여자의 외로움

17. 육체의 외로움과 정신의 외로움

 

 

01. 마음고생

스승은 ‘마루’를 보면 마음이 항상 짠했다. 어릴 때 마음고생을 많이 해서이다. 그와 반대로 '누리'는 마음고생을 안 했다. 그래서 별로 마음이 쓰이지 않았다.

 

스승 : 마루야, 네가 고생이 많다.

마루 : 고생은 무슨요.

스승 : 지금 하고 있는 것이 고생스럽지 않니?

마루 : 태어날 때부터 겪은 것이라서 별로 고생스럽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스승 : 그럴 수도 있겠구나! 아무튼 수고해라! 앞으로 좋은 날이 올 거야! 잘 될 거야! (마루가 가고 나서) 내가 보기에는 고생인데 전혀 고생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니 고생도 계속 하다보면 고생이라고 생각지 않고 생활로 받아들이는구나! 그 반면에 누리는 지금 저렇게 행복해 보이는데 과연 미래는 어찌 될까?

 

 

그렇게 해서 몇 년이 흘렀고, 마루와 누리는 똑같은 문제에 봉착했다. 그러나 마루는 똑같은 문제를 쉽게 풀어나갔고, 반면에 누리는 그 문제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당황해했다.

 

 

스승 : 누리야, 너는 왜 그 문제를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니?

누리 : 처음 겪는 문제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스승 : 그랬었구나! 다음에는 잘할 수 있겠지? 그러면서 성장하는 거란다.

스승은 마루가 궁금했다.

스승 : 마루야, 그 문제는 잘 해결되었니?

마루 : 네, 늘 하던 문제와 비슷한데요, 뭘!

스승 : 그래, 마음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서 다행이다.

 

마루 : 스승님, 감사합니다.

스승 : 축하한다.

마루 : 사실 말은 안 했었지만 마음고생은 많이 했습니다.

스승 : 그래, 네 마음 다 안다.

마루 : 겉으로는 마음고생이 아니라고 말은 했지만 마음고생조차도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 야속했었습니다.

스승 : 그 정도였니?

마루 : 누가 대신해줄 수도 없는데 원망하면 무엇하겠어요? ‘괜찮아! 괜찮아! 나중에 좀 더 좋아질 거야!’라고 제 자신을 스스로 다독여주었습니다.

 

 

스승 : 그래서 지금의 좋은 결과가 있지 않느냐?

마루 : 네, 지금은 그것이 좋은 결과로 왔습니다. 피곤하다고 해서 꿈마저 없었다면 저는 그 생활에 젖어 살았겠죠.

스승 : 그렇겠구나!

마루 : 힘든 것도 익숙해지면 더 이상 힘들지 않습니다. 견딜 만하더군요.

스승 : 그렇지, 모든 것이 익숙해지면 할 만하지.

마루 : 그게 무섭더군요. 익숙한 것에 안주하여 계속해서 나태하게 사는 것이 무섭더군요. 피곤하다 하여 지금 살만 하다고 하여 더 이상 꿈꾸기를 포기할까봐서 그게 두렵더군요.

스승 : 꿈이 너를 이렇게 이끌었구나! 꿈은 절대 포기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어!

 

마루 :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제 삶과 다른 사람들의 삶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스승 : 그것은 또 무슨 이야기니?

마루 : 세상 사람들은 비슷한 것을 다 겪으면서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승 :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마루 : 사랑, 노동, 이별, 고생, 사춘기, 희로애락, 슬픔, 고통 등등 제가 겪은 것들을 다른 사람들이 피해갈 수 없는 부분도 있더군요.

스승 : 그렇지, 네가 겪은 것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것들이지! 암, 그렇고말고!

마루 :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먼저 겪느냐, 나중에 겪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결코 피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스승 : 그렇지! 삶과 죽음은 아무도 피해갈 수 없고, 반드시 겪게 되어있지.

마루 : 결국 먼저 겪느냐, 조금 뒤에 겪느냐의 차이일 뿐이죠.

스승 : 그런데 그것이 너한테 무슨 영향을 주었느냐?

마루 : 지금 저는 나중에 겪을 고생을 남들보다 먼저 겪고 있다고 생각을 하니까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져 고생이 전혀 고생스럽지가 않았어요. 오히려 고생이 아니라 경험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스승 : 그런 긍정적인 생각이 너를 좋은 쪽으로 이끌었구나!

스승은 마루와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면서 마루의 한마디가 뇌리에 콱 박히듯이 계속 떠올랐다.

‘먼저 겪느냐, 나중에 겪느냐의 차이일 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면 지금 먼저 겪는다고 생각하면 고생이 아니라 소중한 경험으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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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스승의 격려 속에서 ‘마루’는 더욱더 열심히 계속 연구를 했다. 그러나 그러한 내막을 알 길이 없는 사람들은 사람들과의 대인관계마저 등한시하는 마루를 보며 걱정이었다. 보다 못한 ‘누리’가 스승님에게 찾아갔다.

 

누리 : 드디어 마루가 미쳤어요!

스승 : 왜 그렇다고 생각을 하니?

누리 : 밖에 나오지 않고 연구에만 매달려요! 그렇게 좋아하던 술자리에도 안 가요!

스승 : 술을 끊은 것은 오히려 잘한 것 같은데 그 정도니?

누리 : 네! 미치지 않고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스승 : 한 번 가봐야겠구나!

 

마루 본인도 자나 깨나 연구에만 전념하는 자신이 점점 연구에 미쳐가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이 오히려 걱정되기까지 했다. 그런 와중에 스승님의 방문은 그에게 반가운 일이었다.

 

마루 : 스승님, 어서 오세요!

스승 : 사람들이 자네를 약간 안 좋게 보던데 내가 보기에는 상태가 괜찮은 것 같은데 말이야.

마루 : 술 모임에 안 간 것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스승 : 그렇게 즐겨하고 좋아하던 술 모임에도 안 가고, 그래도 괜찮겠나?

마루 : 좋아하는 것이 바뀐 것 같아요.

스승 : 지금하고 있는 연구가 그렇게 좋은가?

마루 : 너무 재미있어요!

스승 : 내가 보기에는 그렇게 재미있어 보이지는 않는 것 같은데.

 

 

마루 : 저한테만 재미있고 좋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저더러 미쳤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스승 : 그렇다고 하더군. 자네가 생각하기에는 자네가 미쳤다는 생각이 드는가?

마루 : 혹시 대화를 하는데 이상하게 느껴지십니까?

스승 : 아니, 전혀 그런 것을 느끼지 못했어. 오히려 신선한 자극을 주는 것 같아서 정신적으로는 더 편안하군.

마루 : 온전한 상태인데 솔직히 연구를 하는 데에 있어서는 미쳐가고 있는 것 같아요.

스승 : 연구에만 미쳐있다면 오히려 더 좋은 것이 아닌가?

마루 : 대인관계도 다 깨어지는 것 같아서요.

 

 

스승 : 아니지, 헌 대인관계는 정리되고 새로운 대인관계는 다시 만들어지는 것이라네.

마루 : 그런가요?

스승 : 그동안의 술 모임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자리였어. 이제는 안 가도 지장이 없어.

마루 : 오히려 지금 술자리에 가면 사람들이 저더러 미쳤다고 함부로 지껄이고, 부담되어서 어울리기 싫어요.

스승 : 이제는 자네가 좋아하는 일에 신선한 자극과 기분 좋은 자극을 주는 자리를 찾게 될 거네. 술자리는 자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

마루 : 그럼 스승님, 저는 미치지 않았죠?

스승 : 아니, 미쳤네!

마루 : 아, 네?

스승 : 축하하네! 자네가 좋은 쪽으로 미친 것을 축하하네.

마루 : 스승님, 놀랐잖아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스승님마저 저를 미쳤다고 하시는 소리에 순간 절망했습니다.

스승 : 미쳤다고 해서 절대 놀라지 말게나.

마루 : 미쳤다고 하는데 어떻게 안 놀랄 수 있나요?

스승 : 사람들은 모두가 미쳤다네.

마루 : 그것은 또 무슨 말씀입니까? 모두가 미쳤다니요?

 

 

스승 : 말 그대로네! 모두가 미쳐있다네. 술에 미쳐있고, 담배에 미쳐있고, 자식에 미쳐있고, 돈에 미쳐있고, 일에 미쳐있고, 사랑에 미쳐있고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미쳐있지! 단지 많은 사람들이 미쳐있는 것은 자기들끼리 정상으로 봐주고 있는 것이라네. 사랑, 술, 자식 등에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미쳐있는 것은 미쳤다는 표현을 쓰지 않고 취미라는 표현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거라네.

마루 : 듣고 보니 그럴 듯하네요.

스승 : 미쳤다는 표현보다는 취미, 중독, 즐김, 사랑 등으로 대신 표현들을 하지.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미쳐있는 것 이외에 이제 새로 시작하는 것이나 잘 알려지지 않고, 대중화되지 않는 것은 이단으로 취급하듯이 미쳤다고 표현을 하지! 자네가 지금 그런 경우이고 말이야.

 

 

마루 : 아, 저는 다른 사람들이 보면 영락없는 미친 사람이 맞겠군요?

스승 : 그러나 너무 걱정은 말게!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가 없다네.

마루 : 그것은 또 무슨 말씀이신지?

스승 : 세상에 모든 위대한 위인들이 처음부터 위대했을까?

마루 : 그것은 저도 잘 …….

스승 : 처음에는 시대를 앞서간 행위나 연구가 그 시대 사람들이 보기에는 영락없이 미친 짓이었다네.

마루 : 그럴 수도 있겠네요.

스승 : 지금 이 시대에서는 위인이라고 시대를 앞서간 사람들이라고 말을 하지만 그 시대에는 시대를 앞서간 사람은 미친 사람들이었지. 위인들은 다들 시대를 앞서갔으니 당연히 미친 사람들이고, 지금에서야 그분들의 업적이 재조명되면서 위인으로 추앙되고 받들어지는 거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분들이 행동들이지!

마루 : 행동들이 어떠했길래요?

스승 : 그들은 무언가에 미쳐있었지.

 

 

마루 :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이신지?

스승 : 과학자들은 연구에 미쳐있었고, 정치인들은 정치에 미쳐있었고, 작가들은 글에 미쳐있었고, 예술가들은 작품에 미쳐있었지.

마루 : 좋은 쪽으로 미쳐가고 있는 거군요.

스승 : 우리는 영감이 떠오를 때만 작품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고작 작품을 그리는 시간은 몇 시간 며칠이 걸리지만 사실 그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그들은 몇 달, 몇 년을 계속해서 고심하고 영감을 얻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마음속에 안테나를 계속해서 세우고, 주파수를 맞추고 있었지! 화장실에서도, 밥 먹을 때도,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샤워를 할 때도, 걸을 때도, 움직일 때도 문득문득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하는 오직 그 생각을 해서 하나의 결과물을 얻게 되는 거지.

 

마루 : 영감을 얻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군요.

스승 : 무엇인가에 미쳐있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네. 다른 말로 바꾸면 미치지 않으면 무엇을 얻지 못하지. 결국 미치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에 미치지 못한다는 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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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남이 가지 않은 길

 

‘마루’는 남이 하지 않는 독특한 연구를 했다. 지금 현재 돈은 되지 않는 일이고, 당장 먹고 살 수 있는 기술도 아니었다. 그러니 옆에서 보는 사람들은 답답해했다. 이를 본 ‘누리’는 스승님께 말했다.

 

누리 : 스승님, 마루를 보면 참 답답해요!

스승 : 왜 그러느냐?

누리 : 지금 이상한 것을 하고 있는데 그게 지금 당장 돈이 나오는 것도,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쓸데없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스승 : 얼마나 쓸데없는 짓이기에 그러느냐?

누리 : 말을 들어보면 나중에는, 먼 미래에는 쓰일 것 같아요. 그러나 지금 당장도 아니고, 100년 후에 죽어서 저희는 사라질 텐데 그때 가서 무슨 소용이 있어요!

스승 : 그런 말을 했다는 거지? 내가 한 번 찾아가봐야겠다.

 

그렇게 해서 날을 잡아서 마루를 찾아갔다.

 

스승 : 마루 있는가?

마루 : 아, 네! 스승님, 여기는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스승 : 사람들이 하도 자네가 이상한 일을 한다고 해서 한 번 와봤네. 얼마나 이상하기에 그러나 싶어서.

마루 : 아마도 사람들이 보기에는 이상하겠죠.

스승 : 그런 이상한 일을 자네는 왜 하는가?

마루 : 나중에 꼭 필요한 일인 것 같아서요.

스승 : 왜 그렇다고 생각을 하는 거지? 그럴 것이라는 착각은 아니고?

마루 : 물론 저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그 생각이 나고, 사명감마저 드는 것이 제가 꼭 해야 할 것 같아요.

 

 

스승 : 사명감마저 든다고?

마루 : 그런 것 같아요. 제가 꼭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스승 : 그렇다면 한 가지만 묻지.

마루 : 네.

스승 : 행복한가?

마루 : 행복합니다. 이 일을 할 때 행복합니다.

스승 : 그렇다면 꼭 하게나.

 

 

마루 : 왜요?

스승 : 사람들은 행복하기 위해서 살아가는데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행복하다면 굳이 말릴 이유가 없지. 남에게 해를 입히지 않으면 되는 것이고 말이야.

마루 : 잘 되면 남에게도 행복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스승 : 그렇게 나의 행복이 남의 행복까지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뭐가 있는가? 반드시 하게나.

마루 : 그런데 한 가지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스승 : 무슨 걱정?

마루 : 사람들의 눈이 무섭습니다.

스승 : 나는 사람들의 눈을 두려워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자네도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었군.

마루 :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에 있어서 막연한 두려움은 있습니다.

스승 : 그럴 테지! 그래야지 사람인 것이고.

마루 : 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스승 : 시대를 잘 만나면 빛을 발하고, 역사 속의 한 인물로 장식을 하게 되겠지. 그러나 시대를 잘못 만나 빛을 발하지 못하면 선구자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남을 테지. 아마도 위인에게 영향을 준 인물로 기억 속에 남게 되겠지.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위인조차도 이전에 이름을 알리지 못한 무명의 연구가가 없었다면 그 위인조차도 그 시대에 빛을 발하지는 못하고 범인으로 살아가는 것일 테지. 역사 속에 남느냐? 기억 속에 남느냐? 그것은 시대를 얼마나 잘 타고나느냐의 관건이지 사람이 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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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언젠가는 쓰일 거야!

 

사람들이 쓸데없다고 버린 모든 고물을 다 수집하는 ‘마루’는 철학이 있었다.

 

마루 : 언제인가는 다시 다 쓰일 날이 올 거야! 두고 봐!

 

그런 마루의 철학과는 상관없이 사람들은 마루의 집을 보고는 귀신이 나올 것 같다고 수군댔다. 이를 들은 ‘누리’는 스승님께 말했다.

 

누리 : 스승님, 마루의 집이 완전히 고물상이 되었습니다.

스승 : 고물상이라도 하려고 그런가 보지.

누리 : 그런 것은 아니고, 하나하나 모으다가 고물상이 되었습니다.

스승 : 고물상으로 대박나려고 그러나 보지.

누리 : 아무튼 지금은 발 디딜 틈도 없이, 잠 잘 공간도 없이 쓰레기들도 가득 차 있습니다.

스승 : 으음, 내 한 번 마루한테 가봐야겠다.

 

스승은 멀리서도 마루의 집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스승 : 마루, 자네 있는가?

마루 : 아이고, 스승님! 여기는 어쩐 일로?

스승 : 지나가는 길에 들렀네.

마루 : 누추하지만 안으로 드시지요.

마루는 안으로 초대하기도 그랬고, 그렇다고 아무런 대접을 하지도 않은 채 그냥 스승님을 보내기에도 난감했기에 하는 수 없이 집 안으로 모셨다.

마루 : 스승님, 많이 누추하지만 그래도 안으로 들어가시죠.

스승 : 어디를 밟아야 하는지 …….

마루 : 저를 따라 오십시오.

 

그렇게 해서 방으로 초대를 했는데 쓰레기더미 속에서 차 한 잔이 다였다.

 

스승 : 왜 이러고 사는가? 자네한테는 이게 다 무엇이라고 생각을 하는가?

마루 : 저한테는 보물입니다.

스승 : 고물이 아니고 보물이라고?

마루 : 언제인가는 쓰일 보물일 테니까요.

스승 : 그러면 언제 출하를 하는가?

마루 : 그게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스승 : 죽기 전에는 쓰이겠지?

마루 : 하하하! 아마도 그렇게 되겠죠.

 

 

스승 : 내가 보기에는 그 언제인가라는 시기를 내일로 잡지 그러나.

마루 : 그것은 또 무슨 말입니까?

스승 : 그 언제인가 쓰일 날을 좀 빨리 서두르세.

마루 : 그런데 왜 내일입니까?

스승 : 왜? 내일 따로 일정이 잡혀있는가?

마루 : 그건 아니지만 아직 마음의 준비도 못했고, 아직 때가 아닌 듯한데요.

스승 : 아마도 그 언제인가는 자네 마음속에서 이미 때를 놓친 것 같네.

마루 : 그것은 또 무슨 말씀이신지요?

스승 : 고물을 주울 때 기분은 좋겠지?

마루 : 그럼요, 그 기분으로 줍는데요!

 

 

스승 : 그 고물을 볼 때마다 즐거운가?

마루 : 그건 …….

스승 : 왜 말을 못하지? 볼 때마다 즐거운가?

마루 : 사실, 즐거움은 줍는 그때뿐이죠?

스승 : 볼 때마다 감상하면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지금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이것들은 더 이상 보물이 아니라 고물이지!

 

마루는 할 말이 없었다. 줍는 기분만 느꼈지 방치하고 쌓여있는 물건들에 대해서 그다지 기쁨을 느낀 기억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마루 : 문득문득 저도 ‘이 쓰레기들은 다 뭐지?’라고 생각을 해봅니다.

스승 : 치울까라는 생각은 안 해봤나?

마루 : 그런 생각도 해봤는데 혼자서는 엄두가 안 나더군요.

스승 : 그리고는 혹여 이런 위안을 삼지는 않았는가?

마루 : 무슨 위안이요?

스승 : 언제인가는 다 쓰일 거라는 위안 말일세.

마루 : 바로 그게 제 생각입니다.

스승 : 자네가 혼자 치우기에는 너무 집착으로 똘똘 쌓여서 한 번 치우다가 이내 포기를 할 것이네.

마루 : 네, 몇 번 치우려고 했다가 또 이내 포기를 했습니다.

 

스승 : 그 언제인가는 정확하게 언제인가?

마루 : 정확하게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스승 : 그렇다면 자네가 기대하는 그 언제인가는 절대 오지 않을 걸세. 내가 보기에 그 언제인가는 바로 오늘일세!

마루 : 그것은 또 무슨 말씀이신지?

스승 : 언제인가는 먼 미래이고, 막연하지! 그리고는 그렇게 멀리 날을 잡으면서 희망을 꿈꾸기도 하지. 그러나 나는 그 막연한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날은 바로 오늘이라고 생각을 하네. 오늘이 없다면 내일도 없지 않은가?

 

스승과 마루가 이렇게 말을 하고 있는데도 집 안에서 악취와 함께 안방에서 뭔가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급히 가보니 쌓아두었던 물건들이 쏟아져서 마루가 잘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을 덮쳤던 것이다.

 

스승 : 하마터면 고물에 깔려 죽었을 수도 있었겠군! 여기에 자네가 깔렸다고 생각하면 어떤가?

마루는 한 번도 자신이 쌓아둔 보물이 자신에게 해를 끼치며 덮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한편 스승은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했다.

‘언제인가는 쓰이지 않는 물건들이 또 있을까?’

‘내 집 안에서 고물로 묵혀두는 것보다는 지금 팔면 더 좋은 물건으로 재활용되어 쓰일 수 있지 않을까?’

‘내 집 안에 방치하면 쓰레기고, 재활용하면 보물일 텐데 왜 그런 집착들로 자신을 가두는 것일까?’

‘언제인가는 또 언제인가? 그 언제인가를 결정하는 시간들은 바로 오늘이 아닐까?’

‘오늘이 없다면 그 언제인가는 정말 언제일까?’

‘막연한 환상을 갖지 말고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오늘 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 할 일을 다 하지 않으면 언제인가 올 그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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