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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인상

 

잘생긴 친구 ‘미남’의 가게에는 파리가 날리고, 반면에 못생긴 친구 ‘마루’의 가게에는 손님들이 바글바글거렸다. 서로 다른 업종이라서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미남 : 10년 전에는 내 가게가 잘 되었는데 요즈음은 왜 저 친구 집에 장사가 잘 되는 거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걸까? 가게에 꿀이라도 발라놓았나?

 

궁금증이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자 미남은 직접 찾아가서 물었다.

 

미남 : 손님들이 왜 너희 가게로 몰려오는 거지?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잖아?

마루 : 그러게, 요즈음 들어서 장사가 잘 되네.

미남 : 손님을 끌어들이는 무슨 비결이라도 있는 거니?

마루 : 아무리 생각해봐도 비결이라 할 것은 없는 거 같은데.

미남 : 잘 생각해봐? 우리 가게가 망하느냐, 흥하느냐가 네 손에 달려있어!

마루 : 너희 가게의 흥망을 왜 나한테 맡기는 거니? 정 그렇다면 내일부터 우리 가게에서 와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봐!

 

그렇게 하여 미남이 마루와 함께 있을 때에는 무슨 특별한 비결도 없었다. 하지만 손님이 올 때는 특별한 비결이 보였다. 바로 그 순간에는 마루가 굉장히 잘생겨보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 때문인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미남 : 우연이겠지, 내가 잘못 봤을 거야!

그러나 두 번째 손님이 왔을 때,

미남 : 내 눈이 잘못되었나? 사람이 갑자기 잘생겨 보이네! 물어봐야겠다.

 

손님이 가고 나서 마루에게 물었다.

 

미남 : 넌 손님이 있으면 얼굴이 환해져! 이유가 뭐야?

마루 : 그거야 손님이 오니까 당연히 웃지. 너 안 웃니?

미남 : 나는 잘 웃지 않지.

마루 : 그럴 줄 알았지!

미남 : 뭐가?

마루 : 10년 전에 너희 가게에 손님들이 너 얼굴을 한 번 보겠다고 몰려와서 장사가 잘 된 것은 알고 있지?

미남 : 그럼, 그때는 말도 못했지. 아주 문턱이 닳았지!

 

마루 : 그때 나는 너희 가게를 보면서 10년 뒤에는 내가 장사가 잘 되는 방법이 없을까를 생각해봤어. 그런데 이 얼굴 가지고 뭘 하겠어? 내가 너처럼 뛰어나게 잘생긴 얼굴도 아니잖아. 그래서 다른 방법으로 갔지.

미남 : 어떤 방법?

마루 : 잘생긴 얼굴은 길어야 10년이야! 그러니 10년 뒤에는 인상 좋고, 편안한 얼굴이 손님들에게 먹힐 거라고 생각을 했어.

미남 : 맞아,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오지 않았어.

마루 : 너는 얼굴에 생기를 잃고 늙어가고 있는데 손님들이 너보다 더 젊고 잘생긴 점원이 있는 곳으로 가지 않겠니?

 

미남 : 그렇다고 다시 젊어지는 비결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슨 방법이 없겠니?

친구 : 나는 너의 얼굴을 보면서 거울을 보고 항상 웃는 연습을 했어. 얼굴이 잘생기지 않았으면 인상이라도 좋아야지 하면서 웃는 연습을 했지. 칼을 갈았던 거지. 그렇게 10년 흘렀고, 이제는 상황이 역전되었어.

미남 : 나더러 웃는 연습을 하라는 거지?

마루 : 잘생긴 외모가 주는 매력은 10년을 넘지 못하는 것 같아. 나머지는 인생은 인상으로 승부를 거는 거야. 그러니까 좀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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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준비된 자 vs 준비 안 된 자

 

몇 년 동안 계속된 기상이변으로 물고기떼가 마을로 찾아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모두가 그물을 손질하고 준비하면서 언제 올지 모르는 물고기떼를 맞이할 준비를 철저히 했다.

 

주민 : 이러다가 물고기가 찾아올지 누가 알아! 매사에 준비를 해야지, 안 그래?

 

긴 병에 효자 없다고 3년쯤 되자 모든 마을 주민들이 너도 나도 그물 손질을 포기했다. 그러나 유독 한 노인만은 그물 손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것을 지켜보는 마을 주민들은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거들었다.

 

주민 : 저는 이제 포기했어요. 언제 올지 모르는 그놈의 고기떼들 막말로 5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누가 알아요? 아직도 그물 짜세요? 이제 그만 포기하세요!

노인 : 늙은 내가 이거라도 안 하고 방구석에 가만히 누워있으면 시름시름 앓다가 죽기밖에 더 하겠어.

주민 : 하기는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무리하지 말고 재미로 하세요.

 

어떤 사람은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

 

주민 : 미친 노인네, 벌써 저 짓만 7년째야!

주민 : 놔둬! 재미로 한다는데 무슨 수로 말려! 저거라도 안 하면 저 나이에 무슨 낙으로 살아!

 

주민들은 살아가는 데 지장은 없었지만 큰돈을 벌지는 못했다. 말 그대로 살아가는 데 지장 없을 정도로 근근이 먹고 살았다. 그렇게 8년째 되는 어느 날, 마을 앞 바닷가에서 물고기가 펄쩍펄쩍 뛰는 것을 눈으로 보았다.

 

주민 : 물고기떼다! 물고기떼야!

 

모두가 일제히 나와서 그물을 던졌다. 묵직하게 고기가 한가득 잡혔다. 그래서 주민들은 입에 귀가 걸릴 정도 기뻐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주민 : 살면서 이렇게 많은 고기는 내 평생 처음이야!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였다. 그물은 물고기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어서 ‘투둑’ 하는 소리와 함께 터지고 말았다.

 

주민 : 아까운 내 고기, 어쩌면 좋아! 눈앞에 보고서도 주워 담을 수가 없네!

 

한 번도 손을 보지 않았던 그물은 쥐가 갉아먹어서 이미 구멍이 뚫려있었고, 오랜 세월 동안 손질을 하지 않은 터라 삭아서 모두가 터져나갔다. 모든 마을 주민들이 망연자실해 있는데 유독 한 사람만 기쁨을 만끽했다. 바로 그 노인이었다.

 

노인 : 어서들 와서 잡아! 몇 년 만에 물고기가 왔는데 다 도망가기 전에 어서 잡아!

주민 : 잡으려고 해도 잡을 수 있는 그물이 없어서 잡을 수가 없어요!

노인 : (주민들이 울상 짓는 모습을 보고) 우리 집 창고에 가면 그물이 있으니 가지고 와서 어서들 잡아!

 

마을은 초상집에서 다시 잔칫집으로 변했다. 마을에서 손가락질을 당하던 미친 노인네의 선견지명(先見之明)으로 앞으로 평생 먹을 양식 걱정 없이 잘 살게 되었다. 이쯤 되자 마을 주민들은 궁금증이 생겼다.

 

주민 : 고기가 오늘 올 거라는 것을 몇 년 전에 알고 있었나요?

노인 : 알기는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

주민 : 그러면 어떻게 알고 고기를 잡았습니까?

노인 : 준비는 항상 되어있었지. 나는 고기가 오지 않는 날에도 항상 준비는 하고 있었다네.

주민 : 어르신은 운이 참 좋으시군요!

노인 : 자네는 그것을 운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을 하는데.

주민 : 그 기회가 7년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잖아요?

노인 : 그렇지! 나는 그 7년 동안 계속 준비를 해왔고, 드디어 그 기회를 잡은 거지.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잡을 수 있는 특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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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미소와 웃음

 

 

 

 

 

 

스승 : 미소와 웃음도 성향이 있는데 알고 있느냐?

누리 : 미소와 웃음도 성향 따라 달라지나요? 신기한데요!

스승 : 너도 짐작했겠지만 미소는 누가 잘 입가에 띨까?

누리 : 내향적인 성향일 수도 있겠네요.

 

 

스승 : 그렇지, 왜 그렇다고 생각을 하느냐?

누리 : 미소는 웃음소리를 밖으로 표출하지 않고, 에너지를 속으로 머금고 있잖아요.

스승 : 오! 대단하구나.

누리 : 크게 소리 내어 웃는 웃음소리는 외향적인 성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스승 : 그것은 또 왜 그러하냐?

누리 : 웃음 에너지를 밖으로 뿜어내면서 표출을 해서 그렇게 생각을 해봤습니다.

 

 

스승 : 애인과 친구에게 보여야 하는 것 중에 미소와 웃음에서 뭐가 더 좋을까?

누리 : 미소와 웃음은 아무에게나 다 좋은 것이 아닐까요?

스승 : 그렇지, 안 웃는 것보다는 웃는 게 훨씬 더 좋지! 그러나 웃음도 함부로 보이면 곤란해지는 경우가 있단다.

누리 : 어떤 경우가 거기에 해당됩니까?

스승 : ‘친구에 친구를 사랑했네~’ 그런 노래를 들어봤니?

누리 : 네, 비극적 노래 가사지요.

스승 : 현실에서 그게 전혀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니?

누리 : 제 주변에 그런 일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스승 : 그럼 웃음과 미소 중에 어느 것이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킬까?

누리 : 아무래도 소리가 들리는 쪽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웃음을 선택할래요.

스승 : 정답이다. 그러면 또 다른 문제! 미소와 웃음 중에 어느 것이 더 인기를 많이 끌까?

누리 : 웃음이 좀 더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격한 호응을 해주어 기분이 좋아지도록 만드니까 웃는 사람이 인기가 좋지 않을까요?

스승 : 그것도 정답이야! 잘 웃는 사람의 주변에는 사람이 많겠지.

 

 

누리 : 두말하면 입 아프죠.

스승 : 그 중에 이성도 쉽게 꼬이지 않을까?

누리 : 잘 웃어주는 사람에게는 이성뿐만 아니라 친구도 주변에 많이 모이죠. 그런데 그게 어떠하다는 건가요?

스승 : 웃으면 인복이 모인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그리고 애인에게 또 다른 이성이 접근을 하면 불안하지 않을까?

누리 : 불안만 하겠어요? 질투에 눈이 뒤집힐 수도 있어요!

스승 : 웃음은 또 다른 이성에게도 호감을 주면서 끌어당기는 힘이 있지! 그럴 때는 미소가 더 좋단다.

누리 : 미소도 웃는데 그것은 이성이 접근을 안 하나요?

 

 

스승 : 이성이야 어디를 가도 늘 있지! 그러나 미소는 예의상 웃어준다는 느낌을 주고, 웃음은 재미있고 내가 좋아서 웃어준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단다. 상대방이 조금 더 격한 표현으로 봐줄 수도 있지! 미소는 의례히 모두에게 웃어주는 매너웃음이고, 큰 웃음은 유머감각이 있거나 재미있을 때, 그리고 호감이 갈 때 웃어주는 것으로 상대방이 착각할 수도 있지.

누리 : 상대방을 인정해주는 것은 좋은 것이죠?

스승 : 누가 뭐래! 그러나 상대방이 착각을 하도록 만들기도 하지! 혹시 나를 좋아하나? 그래서 잘 웃어주나?

그런 생각을 갖기도 하고, 나의 유머나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웃음표현에 이성이 자칫 나를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을 할 수도 있단다. 그러나 미소였다면 모두에게 웃는 예의상 웃는 웃음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했겠지만 큰 웃음은 모두에게 다 웃어주는 것이 아니라면 그 사람에게 호감이 있다는 뜻일 수도 있지 않겠니?

 

 

누리 : 아, 머리 아파요. 너무 복잡해요! 그래서 결론은 뭔가요?

스승 : 미소는 모두에게 예의상 웃길 때는 한 번씩 웃어주는 것은 괜찮지만 웃음은 애인이 아닌 자에게 보이면 나한테 관심 있나?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거다.

누리 : 이제는 웃는 것도 마음대로 못 웃겠네요. 스승님, 그런데요! 말없어도 편안한 사람이 있고, 말을 많이 하는데도 불편한 사람이 있어요. 그건 또 왜 그러죠?

스승 : 글쎄다. 나도 그런 경우가 있더구나! 잘해주는데도 불편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특별히 잘 챙겨주는 것도 없는데 편안한 사람!

 

 

누리 : 맞아요, 바로 그거예요! 그것은 왜 그럴까요? 혹시 따로 연구한 것은 없나요?

스승 : 지금부터 대화를 하면서 왜 그런지 알아보려고 한다.

누리 : 저한테 마구마구 물어보면서 함께 해답을 찾아봐요!

스승 : 내향하고 외향하고 관련이 있을까?

누리 : 말없는데도 편안한 사람은 말이 없는 것이 내향 쪽에 가까운데요.

 

 

스승 : 그러면 말을 많이 하는데도 불편한 사람은?

누리 : 말로 표현을 잘하는 사람은 외향인데요. 왜 불편하죠?

스승 : 이제 조금 가닥이 잡히는 것 같구나! 내향이지만 내 말을 잘 들어주고, 나의 고민을 잘 들어주면 말하지 않고도 편안한 사람이 될 수 있겠지. 한마디로 경청 잘하는 내향인은 고민 상담할 때는 딱 좋지만 재미는 없을 수도 있어. 하늘이 다 주지는 않는 것 같다.

누리 : 말없어도 편안한 사람은 나의 말을 잘 들어주고, 고민이나 상담을 잘해주는 경청하는 내향적인 성향이라고 단정을 내리면 되겠는데요. 반면에 말 많이 하는데도 불편한 사람은요? 왜 그래요?

 

 

스승 : 말을 많이 하는데 불편한 것은 외향적인 성향인데 이런 사람은 재미있는 말을 많이 하면 분위기가 재미있어지지! 그런데 상담 고민에 있어서는 별로란다.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것보다는 자신이 말을 많이 하는 것을 더 좋아하니까. 그런데 뭐가 문제지?

누리 : 그러게요, 뭐가 문제죠? 재미있으면 되지 않나요?

스승 : 사람이 어떻게 재미로만 사니? 고민도 있고, 고민 상담을 할 정도로 세상은 고민투성이인데 상담 고민을 잘 안 받아줘서 그런가?

 

 

누리 : 그렇다고 불편하지는 않죠?

스승 : 그렇다면 욕을 잘하거나 너무 성격이 직설적이라서 단점 지적을 잘하는 사람이 아닐까? 언제 터질지 모르는 다혈질적인 분노의 화산 같은 사람?

누리 : 그런 것 같아요. 말도 잘하고 많이 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람이 있어요. 감정기복이 너무 심해서 화도 잘 내고, 웃기도 잘 웃는데 불편해요.

 

 

스승 : 너 덕분에 말을 많이 하고 잘해주는데 불편한 사람의 특징을 알아냈다. 잘해주지만 그 사람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같은 사람이야! 그런 모습을 몇 번 봤기에 선입견 때문에, 아니면 경험 때문에 불편하게 생각을 하게 되지. 그 사람하고 마주하고 있지만 내 세포와 내 경험은 그 사람에 대해서 안 좋은 이미지를 기억하고 있는 거고, 외향적이고 다혈질인 기질을 가진 사람이야!

누리 : 그런 것 같아요! 말이 없어도, 그리고 해주는 것 없어도 편안한 사람의 특징은 나의 고민을 상담하면서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사람이니까요.

 

 

스승 : 말이 없지만 내 말을 잘 들어주어서 고민 상담 같은 것에 경청을 잘해주어서 고마운 사람이고, 말이 없어도 경청을 잘하는 경우가 이런 경우이겠구나. 한편 말도 아예 없고, 말도 안 통하면 함께 있을 필요를 못 느끼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물질적으로 챙겨주지 않아도 심적으로 내 말을 잘 들어주어서 고마운 사람이 내향적이면서 경청을 잘하는 사람에 속한다.

누리 : 재미도 있으면서 말도 잘 들어주고 그런 사람이면 참 좋겠는데요.

 

스승 : 나도 아직 그런 사람은 많이 못 본 것 같은데 아마도 없지는 않겠지만 드물게 존재하기는 할 거다. 우리가 그런 사람이 되면 더 좋을 텐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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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주는 사람

 

 

 

 

 

 

 

자신에게 배우러온 제자들에게 자신의 모든 지식을 전수해주는 스승이 있었다. 제자들이 감사함과 고마움을 느끼지만 모든 것을 다 전수해주어서 밑천이 다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까지 해주는 제자도 있었다.

 

 

제자 : 스승님, 저희에게 마지막 비법까지 모든 것을 다 전수해주시면 어찌합니까?

스승 : 허허, 대신에 이렇게 나를 걱정해주는 제자들이 남아있지 않느냐?

제자 : 모든 것을 다 주면 다 떠나지 않습니까?

스승 : 주면 떠나는 사람들은 안 줘도 떠날 사람이다. 단지 그 시기가 조금 늦고, 빠를 뿐이지 떠날 사람은 언제인가는 다들 떠날 사람이다.

 

 

제자 :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그렇게 모든 비법을 전수해주시면 스승님께서 얻으시는 것은 무엇입니까?

스승 : 나는 사람을 얻는다.

제자 : 사람이라 하시면 어떤 사람을 말씀하시는지요?

스승 :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모든 것을 준 사람의 사랑과 은혜를 못 잊어 나를 다시 찾게 되지.

제자 : 정말 그럴까요?

스승 : 나보다 더 헌신적으로 주는 사람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나는 그들에게 마음의 고향이 될 것이다. 마치 어머니를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제자 : 사람들을 얻으셨군요!

스승 : 사람뿐이더냐? 또 얻는 것이 있지!

제자 : 어떤 것입니까?

스승 : 버려야 얻어지는 것들과 비워야 채워지는 것들이지.

제자 : 버리는데 어찌 얻어집니까? 비우는데 어찌 채워집니까? 저는 우매하여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스승 : 그것은 지식을 버려본 사람만이 알 수가 있다. 비법이라고 움켜쥐고 안 내놓을 때 나는 비법의 노예가 되어서 그것에만 매달리고, 집착하고, 얽매여서 더 이상 지식의 발전이 없었다. 그러나 비법을 공유한다고 제자들에게 풀었을 때 어찌된 일인지 한 단계 더 발전한 새로운 비법을 알게 되었다.

 

 

제자 : 어찌 그런 일이?

스승 : 나는 제자들이 나를 앞서는 것이 싫어서 죽을 때까지 마지막 비법만큼은 움켜쥐고 안 풀려고 했는데 그럴 때마다 제자들은 나를 떠나갔었지. 가슴이 아프더구나! 그런데 마지막 비법마저도 다 풀어내니까 오히려 나와 함께 계속 발전을 하겠다고 연구를 하는 제자들이 나를 떠나가지 않았고, 나는 더욱더 발전했다. 움켜쥘 때는 도저히 알 수 없었던 학업의 성취를 이루었지. 함께 가면 더 멀리, 더 빨리 갈 수 있더구나.

제자 : 그렇게 해서 더 발전을 하시는군요!

 

 

스승 : 전에는 나를 능가하는 제자들을 모두 배척하고 밀어내었지만 이제는 나를 뛰어넘는 제자들이 오히려 나의 스승이 되어 나를 이끌어주더구나.

제자 : 시기나 부러움도 있지 않으신지?

스승 : 나보다 더 나을 때는 배도 아프지만 그런 자극이 오히려 나를 더욱더 분발하게 만들어서 아직도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지. 나의 발전을 이끄는 학문적 동지가 되는 것이야.

제자 : 자극이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스승은 움켜쥔 손을 보여주면서 제자에게 물었다.

 

 

스승 : 이렇게 손을 움켜쥐었는데 다른 것을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제자 : 손을 벌려서 다른 것을 잡아야 합니다.

스승 : 그런데 이 손에 다른 것을 쥐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제자 : 그것을 버리고 다른 것을 잡든가, 아니면 다른 것을 잡는 것을 포기해야 합니다.

스승 : 바로 그것이다. 콱 움켜쥐고 있으면 새로운 것을 절대 얻을 수가 없다. 손에 있는 것을 털어내어야 새로운 것을 잡을 수가 있는 것이지.

 

 

제자 : 그런 심오한 뜻이 …….

스승 : 나를 뛰어넘었다고 해서 결코 서운해 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그 뿌리는 나에서 시작했으니까. 나는 영원히 그 비법 속에 기억될 것이야.

제자 : 아!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스승 : 어떤 생각?

제자 : 만약에 비법을 가르쳐주지 않으면 스승님이 최고로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스승 : 나도 사람인지라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영원한 최고가 어디 있더냐? 내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결국은 나를 뛰어넘을 자는 언젠가는 나오게 되어있어. 그러나 나의 기술을 알려주면 언젠가는 나를 뛰어넘을 자들이 지금 나를 뛰어넘으니 미래가 아니라 지금의 사람들에게 더 나은 생활을 선물하지 않겠느냐? 그것으로 만족을 해야지.

 

제자 : 스승님의 깊은 뜻에 감사합니다.

스승 : 움켜쥐었던 손을 풀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고. 지식에 대한 집착을 털어내면 그 털어낸 곳에 새로운 지식이 채워진다. 무엇을 얻고자 한다면 털어내어야 비로소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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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화내는 자는 어떤 방법으로 화가 가라앉는가?

 

 

 

자원이 : 할머니한테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요.

할머니 : 뭔데, 말해봐?

자원이 : 할아버지는 뒤끝 없이 화가 풀린 것 같은데 저는 그 할아버지하고 있으니까 자꾸 속에서 짜증이 치밀어 올라와요.

할머니 : 그렇지! 그 화가 너한테 옮아가서 그래!

자원이 : 할아버지의 화가 저한테 옮겼다고요?

할머니 : 나는 그렇게 생각을 해.

 

자원이 : 그게 가능한가요?

할머니 : 상담해서 고민을 나누면 홀가분해지니?

자원이 : 그거야 당연하죠. 고민이 사라지니까 날아갈듯이 기분이 홀가분하죠.

할머니 : 너의 그 고민은 어디로 갔을까?

 

자원이 : 음 …… 사라진 것이 아닐까요?

할머니 : 너에게는 사라졌지만 상대방이 대신 너의 고민을 안고 있어서 고민의 반이 상담자한테 옮아간 거야. 너 대신 고민을 등에 짊어진 거지.

자원이 : 그게 그렇게 되는 건가요?

할머니 : 그 할아버지의 화도 너한테 옮아간 거야. 그러니 그 할아버지는 금방 부드러운 말투로 너를 걱정하게 되지. 양심이 찔리고 미안해서 말이야.

 

 

09. 잘 내는 사람하고 있으면 화나는 이유?

 

 

 

 

자원이 : 그래서 그런가? 제가 짜증이 나고 화가 났어요. 그런데 저는 어디서 짜증을 내고 부리죠?

할머니 : 너는 또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겠지. 내가 그래서 그 노인네하고 안 친한 이유이기도 하지. 아마도 다른 사람들도 다 짜증나서 그 노인네하고 어울리는 것을 피하려고 하지. 함께 있으면 짜증나고 스트레스 받아. 우리한테 화풀이 다 하고 자기는 화가 풀리고 나면 뒤끝 없데. 옆에 있는 우리한테 스트레스를 다 떠넘겨주면서 말이야.

 

자원이 : 화 잘 내는 사람은 다른 사람한테 화를 내면서 그 화를 다른 사람에게 옮긴다는 말씀이네요.

할머니 : 너 말고 다른 봉사자한테도 그런 경우가 많이 있어서 너한테 위로해주려고 불렀어.

자원이 : 잘하셨어요. 안 그래도 짜증이 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10. 뒤끝 없는 게 좋을까? 있는 게 좋을까?

 

 

할머니 : 그 노인네 뒤끝 없다고 자신 있게 큰소리치지 않았니?

자원이 : 자신은 뒤끝 없다고 그러시던데요.

 

할머니 : 뒤끝 있는 게 좋을까? 뒤끝 없는 게 좋을까?

자원이 : 그렇게 물어보시니 참 어렵네요. 저는 뒤끝 있는 것은 별로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할머니 : 그렇지! 다들 뒤끝 없는 게 좋다고 생각을 할 거야. 너도 그렇게 생각을 했지?

자원이 : 이왕이면 서로 훌훌 털고 뒤끝이 없는 게 더 좋겠죠.

할머니 : 뒤끝도 뒤끝 나름이지. 뒤끝 없다는 사람들을 보면 다들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이 나는 뒤끝 없다고 좋은 포장을 하지. 화를 잘 내면서 뒤끝마저 있으면 대인관계에서 생매장 당하니까.

 

자원이 : 화 안 내고 뒤끝 없는 사람이 좋은데 …….

할머니 : 화내고 나서 잘해주는 것에 대해서 성질은 별로지만 인정이 많다고 이해를 하는데 화내고 나면 미안해서 잘해주는 거지 인정이 많아서 잘해주는 것은 아닌데 화내는 사람을 좋게 봐주려는 마음에서 그런 표현을 하는 사람도 더러 있더군.

 

11. 뒤끝 없는 것은 언제가 좋을까?

 

 

자원이 : 뒤끝 없는 것은 어떤 때가 좋을까요?

할머니 : 싸우고 나서 화해를 할 때 뒤끝 없는 것이 좋겠지. 상대방이 사과를 해서 내가 용서를 하기로 했으면 그때부터는 뒤끝이 없는 것이 좋지. 자신이 사과와 화해를 받아들여 놓고서 나중에 딴 소리하면 그것은 뒤끝 있는 것이지.

자원이 : 그러면 뒤끝 있는 것은 어떤 때가 좋나요?

할머니 : 사람도 때로는 뒤끝이 있어야 할 때가 있지.

 

자원이 : 뒤끝 있어야 한다는 말은 처음 들어서 …….

할머니 : 사람에게는 뒤끝이 없어야 하고, 사람의 행위에 대해서는 뒤끝을 가지는 것이 좋아. 그래야지 경계를 하고 다음번에는 그런 잘못된 행위를 하지 않지. 사람에게 있어서는 뒤끝을 갖지 말고, 행위에 대해서 뒤끝을 가지고 있어야 다음번에 그런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나름의 학습이 되지 않을까? 출처-  의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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