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이 들려주는 판구조론 이야기 과학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48
좌용주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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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의 향기]에서 지구를 일종의 목수로 비유하고, 지구는 판이라는 널빤지로 헌 집의 여기저기를 고쳐 새집으로 단장하듯 끊임없이 움직인다고 설명한 좌용주 교수의 [윌슨이 들려주는 판구조론 이야기]란 책이다. 윌슨이란 캐나다의 저명한 지구물리학자이자 지질학자인 투조 윌슨(1908~1993)을 의미한다. 윌슨은 판구조론 확립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인물이다. 판구조론은 플룸 구조론과 함께 지질학을 과학의 반열에 올려놓은 이론이다. 저자는 지구뿐 아니라 태양계를 이루는 지구형 행성의 진화를 연구하는 데도 판구조론은 분명한 탐구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말을 한다. 최근 열수구, 오피올라이트 등을 공부하면서 이들은 모두 판구조론으로 명확히 설명할 수 있고 판구조론을 뒷받침하는 개념임을 알았다. 


저자는 두 지각을 이야기한다. 해양지각, 대륙지각이 그것이다. 해양지각은 대부분 현무암으로 이루어졌다. 두께는 평균 5km다. 반면 대륙지각은 화강암, 섬록암, 반려암, 사암, 이암, 편마암 등 여러 암석으로 이루어졌다. 평균 두께는 약 35km다. 대륙지각이 여러 암석으로 이루어진 것은 40억 년 이상의 오랜 지질 시대 동안 판의 충돌, 마그마 활동, 풍화·퇴적 등 다양한 지질 작용이 복합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대륙지각은 해양지각보다 두껍지만 밀도가 낮다. 감람암은 맨틀을 이루는 암석이다. 지각은 맨틀보다 밀도가 낮다. 그래서 맨틀 위에 떠 있는 것이다. 맨틀 아래에는 핵이 자리한다. 핵은 밀도가 가장 높다. 


암석권, 연약권, 중간권은 핵은 논의하지 않고 지각과 맨틀 부분만을 설명한 것이다. 지구 표면의 새로운 층을 암석권이라 한다. 100km에 이른다. 이는 지각과 최상부 맨틀을 함께 부르는 말이다. 연약권은 맨틀 중 비교적 상부에 속한다. 지하는 온도가 녹는 점보다 크게 높지 않기에 맨틀은 일부만 녹는다. 부분적으로 녹고 무른 성질을 보이기에 연약권이라 한다. 연약권의 두께는 100~250km에 이른다. 연약권 아래의 나머지 맨틀을 중간권이라 한다. 중간(지구 표면의 운동 무대인 연약권까지와 핵 사이에 놓인) 부분이라는 말이다. 상부 맨틀은 모호면이라 불리는 지각과 맨틀의 경계에서부터 약 670km까지의 깊이를 말하고 하부 맨틀은 그보다 깊은 부분을 말한다.


어떤 판은 대륙을 짊어지고 있고 어떤 판은 해양지각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대륙을 가지는 판을 대륙판이라 하고 해양 지각을 가지는 판을 해양판이라 부른다. 한국이 위치한 유라시아 판은 대륙판이고 넓은 태평양을 둘러싼 태평양판은 해양판이다. 주의할 것이 하나 있다. 대륙과 해저가 이동하는 것과 판이 이동하는 것을 같은 현상이라고 생각해서 대륙 지각과 해양 지각이 바로 판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대륙판은 대부분 대륙 지각이지만 해양 지각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니까 대륙판이 곧 대륙 지각인 것만은 아니다. 지각만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지각과 가장 상부의 맨틀이 합쳐진 암석권이 움직이는 것이다. 


지각이 움직이지만 그 아래의 맨틀도 함께 움직인다. 사람이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면 사람만 건너는 것이 아니라 뗏목도 같이 움직인다. 사람이 지각이라면 뗏목은 맨틀에 해당한다. 사람을 실은 뗏목은 암석권이고 강물은 연약권이다. 판과 암석권이 같은 것이라면 왜 하나로 부르지 않을까? 암석권은 지구 겉에서 맨틀의 바닥까지 암석권, 연약권, 중간권 등의 새로운 층으로 나눌 때 사용하는 구분이다. 하지만 지구 표면에서 무엇이 움직인다고 할 때는 운동을 나타낸다. 운동하는 물체를 부를 때는 암석권 대신 판으로 부르는 것이 보통이다. 판이 이동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는 지각뿐 아니라 가장 상부의 맨틀을 포함하는 암석권이 움직이는 것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확장 경계는 많은 경우 해저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대륙 내부에서 확장 경계가 발견되기도 한다. 확장 경계의 중심부에서 일어나는 맨틀의 상승류가 암석권을 들어올린다. 해저의 확장 경계에서는 이런 식으로 해저 지각이 높아져 있고 이런 높은 지형을 해령이라 부른다. 해령에서 상승한 맨틀 물질이 해양지각을 만든다. 수렴 경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수렴 경계 중 하나는 침강 경계다. 다른 하나는 두 판이 충돌하는 충돌 경계다. 침강 경계는 한 판이 다른 판 아래로 내려가는 경계를 말한다. 밀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해양판이 다른 해양판 아래로 침강할 수도 있다. 더 오래되고 더 무거워진 해양판이 젊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해양판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다. 


두 판이 서로 접근하여 침강경계를 이룬 곳에서는 표면보다 아주 깊은 골짜기가 생긴다. 이런 지형을 해구라고 한다. 침강 경계의 대표적인 지형이다. 충돌 경계는 오직 충돌하기만 하는 경계를 말한다. 이런 곳에서는 대륙판끼리 부딪힘에 따라 하늘 높이 솟구치게 된다. 충돌 경계를 대표하는 것이 산맥이다. 충돌이 끝은 아니다. 대륙 지각끼리는 충돌해서 높아졌지만 지각 아래의 맨틀 부분은 계속 움직인다. 한쪽이 다른 쪽으로 계속 파고 들어가는 것이다. 이런 운동이 계속되는 한 산맥은 계속 솟구쳐 오른다. 대륙지각은 위아래로 균형을 이룬다. 높아지기 위해서는 맨틀 쪽 뿌리도 깊어야 한다. 이 뿌리가 깊어진다면 산맥의 높이도 더 높아질 수 있다.


땅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경계가 생기는 것을 단층이라 한다. 단층을 만드는 운동이 생기면 땅은 아래로 수직 이동을 할 수도 있고 좌우로 수평 이동을 할 수도 있다. 단층이 해령을 만난다는 것이 샌안드레아스 단층이 육지의 보통 단층들과 다른 아주 결정적인 증거다. 이런 단층은 해령과 해령 사이에 존재한다. 이런 단층을 변환단층이라 한다. 두 땅의 이동이 항상 반대이고 땅이 이동하기 때문에 이동한 땅의 뒷부분에 빈 공간이 생긴다는 것이 육지의 일반 단층들의 모습이다. 변환 단층의 경우 빈 공간이 생기지 않는다. 왜냐하면 해령에서 끊임없이 해양 지각을 만들기 때문에 빈 공간이 생길 틈이 없기 때문이다. 해양 지각은 해령을 중심으로 서로 반대 방향으로 확장된다. 하지만 지구 해양에 분포하는 해령의 축은 항상 연속적이지 않고 끊어져 있다. 


끊어져서 만들어진 해령과 해령 사이에서 해양 지각의 움직임이 반대가 되는데 여기에 변환 단층이 생겨나는 것이다. 해령들을 좌우로 끊고 있는 선들이 단층으로 이것이 바로 변환단층이다. 해저에는 무수히 많은 변환 단층이 존재한다. 특이하게도 샌안드레아스 단층은 육지에 나타난 변환단층이다. 해령들은 왜 끊어지는 것인가? 그것은 지구의 표면이 평면이 아니라 둥근 구면이기 때문이다. 평면과 달리 구면에서는 점토가 휘어지는 정도가 위아래에서 다르다는 것이 핵심이다. 해령에서 만들어진 해양지각은 양쪽으로 이동한다. 이동시키는 중심이 지구 내부에 있다. 지구 표면이 둥글기 때문에 모든 장소에서 이동하는 정도가 같지 않다. 그래서 해양지각은 해령에 수직인 방향으로 쪼개진다. 이를 변환단층이라 한다. 


맨틀 위에는 대륙이 있고 대륙은 맨틀의 순환과정에서 생기는 수평 이동에 실려 움직일 수 있다. 이를 맨틀대류설이라 한다. 맨틀이 대류한다는 홈즈의 생각은 기본적으로 옳다. 하지만 홈즈 자신도 맨틀이 지구 내부 전체에서 어느 정도의 규모로, 또 어떤 모습으로 대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많은 과학적인 발전이 있고 나서야 우리는 맨틀 대류의 모습이 어떤지를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는 표현은 맨틀이 대류하는 모습에 대해 아직도 과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나뉘어 있다는 뜻이다. 해령에서 순환의 흐름이 상승하고 해구에서 하강하지만 해령과 해구 사이에서는 수평적인 흐름을 하고 있다. 


해구에서 하강한 흐름은 맨틀과 핵의 경계를 따라 수평으로 흐르고 해령에 가까워지면 다시 상승한다. 이렇게 볼 때 맨틀의 대류는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순환이 된다. 그런데 이런 커다란 순환에 의문을 가지는 과학자들도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게 말해 아래 위의 맨틀 성분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맨틀 성분 중에는 방사성 원소와 같은 성분도 있다. 과학자들이 이 방사성 원소의 양이 맨틀의 위쪽과 아래쪽에서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만약 대류가 맨틀 전체에 걸쳐 일어난다면 대류 순환은 맨틀의 성분을 일정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맨틀의 성분이 위치에 따라 차이가 나게 되면 이런 순환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된다. 대류가 맨틀 전체에 걸쳐 일어난다는 모델을 한 층 모델이라 한다. 


대류가 맨틀 상부에서만 일어난다고 하는 모델을 두 층 모델이라 한다. 두 층 모델이 나온 배경은 무엇인가? 맨틀이 한층으로 대류한다는 모델에 문제가 생기자 과학자들은 다른 모델을 생각해 냈다. 맨틀 대류가 상부에서만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때 맨틀을 상부 맨틀과 하부 맨틀로 나누는데 그 경계는 지하 약 670km에 있다고 생각한다. 맨틀 전체의 두께가 약 2,700km이니 상부 맨틀은 하부 맨틀에 비해 얇은 층이다. 맨틀을 두 개의 층으로 나누고 대류가 상부 맨틀에서만 일어난다고 하는 모델이 이렇게 생겨난 것이다. 딱딱한 고체의 맨틀 중에서도 연약권은 무르기 때문에 보다 쉽게 대류가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두 층 모델에도 약점이 있다. 하부 맨틀에서도 상당히 복잡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맨틀 대류가 판들 이동시키는 기본적인 힘을 제공하지만 세계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현상들은 판의 움직임이 조금 더 복잡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맨틀의 순환과 판의 이동이 관계한다면 해령과 해구는 맨틀의 상승부와 하강부로 고정된다. 과학자들은 여러 곳에서 해령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맨틀의 대류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맨틀 대류만이 판을 이동시키는 원동력이라는 설명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해령 자체가 움직이고 해령이 해구 아래로 침강하는 현상을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판의 이동은 맨틀 대류뿐 아니라 침강하는 판의 잡아당김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해령에서 만들어진 해양지각은 해령에서 멀어질수록 차가워지고 따라서 무게도 증가한다. 


해구에 접근하면 침강하는 해양지각은 아주 무거워진 상태이며 가라앉으려는 성질이 강해진다. 이때 침강하는 판은 뒷면에 있는 판들을 세게 잡아당기려는 성질이 생긴다. 이 때문에 해령도 끌려오면서 이동한다. 해령에서 산맥을 이루던 해양지각이 서서히 높이가 낮아진다. 높은 곳과 낮은 곳이 생기면 그 사이에 있는 물체는 미끄러지지 않을까? 해령과 해구 사이의 해양지각은 수천 미터의 높이 차이가 생긴다. 이 차이 때문에 해령 부근의 지각이 계속 해구 쪽으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해령 역시 해구 쪽으로 끌려 간다. 


세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1) 맨틀의 수평적 흐름, 2) 해구 쪽에서의 잡아당김, 3) 해령에서 해구쪽으로의 미끄러짐 등이다. 판이 움직이는 이유에 대한 설명은 어느 하나의 경우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세 가지 경우 중 두 가지 또는 세 가지가 모두 작용할 수도 있다. 판이 움직이는 이유는 생각 이상으로 복잡할 수 있다. 기본은 판 아래의 맨틀이 대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맨틀은 대류하고 그 위의 판은 맨틀의 흐름을 타고 이동하며 그 과정에서 생기는 판의 무게 변화, 해저 높이의 변화 등이 함께 어우러져 판을 이동시키는 힘을 만드는 것이다. 정리하면 맨틀 대류, 해령 밀어내기, 해구 끌어당기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1) 맨틀 대류는 지구 내부의 뜨거운 열로 인해 맨틀이 서서히 대류하며 그 위에 떠 있는 판을 밀거나 끄는 것이다. 2) 해령 밀어내기는 해령에서 마그마가 솟아나와 새로운 지각이 형성될 때 차가운 판이 기존의 판을 옆으로 밀어내는 것을 말한다. 3) 해구 끌어당기기는 무겁고 차가워진 해양판이 밀도 차이로 인해 맨틀 속으로 가라앉으면서 뒤따르는 판을 잡아당기는 것이다. 가장 강력한 판 이동의 원동력은 해구 끌어당기기다. 


인도 대륙과 유라시아 대륙이 부딪혀 만들어진 히말라야는 습곡 산맥이다. 재미있는 것은 두 판의 윗부분 즉 대륙 지각들은 서로 충돌하여 솟구쳐 올랐지만 지각 바로 아래의 맨틀은 계속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인도판을 이루는 암석권의 맨틀 부분은 지금도 계속 유라시아판 아래로 기어 내려가고 있다. 아주 느린 속도이긴 해도 지금도 인도판은 유라시아 판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해양판이 침강하면서 다른 해양판과 부딪히는데 여기에서 두 가지 현상이 일어난다. 하나는 침강하는 해양판의 암석과 다른 해양판의 암석이 부딪힐 때 아주 강한 마찰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 마찰의 힘이 지진을 발생시킨다. 


또 다른 현상은 침강하는 해양 지각이 기어 내려가면서 압력을 받고 또 열을 받아 부분적으로 녹기도 하고 자신이 갖고 있던 물을 방출시키기도 하는 것이다. 녹은 지각이 바로 마그마를 만들 수도 있고 방출된 물이 지각 위쪽의 맨틀을 녹여 마그마를 만들기도 하다. 침강하는 해양 지각과 그 위쪽의 맨틀에서 만들어진 마그마는 지표로 올라와 화산으로 분출한다. 그렇게 되면 해양 지각 위에는 화산섬들이 생겨난다. 하나 둘이 아니라 화산섬들이 쭉 늘어선 모습이다. 이렇게 해저에 뿌리를 둔 화산섬들이 줄지어 나타나 무리를 이룬 것을 호상열도라 한다. 평면으로 볼 때 섬들이 직선으로 늘어선 것처럼 보이지만 지구 표면이 둥글기 때문에 섬들의 배열은 활 모양으로 휘어져 있다. 그래서 활 호(弧)자의 모양이라고 해서 호상 열도라 부른다. 


일본의 태평양 쪽에도 이런 호상열도가 분포하고 있다. 해양판이 대륙판 아래로 침강하는 경우에는 마그마가 분출하는 장소가 해양이 아니기에 섬이 생기지는 않고 대륙지각 위에 화산들이 생겨난다. 해양판이 대륙판 아래로 침강할 경우 해구로부터 대륙 지각이 가까울 경우에 해양판의 밀어붙이는 힘과 활발한 마그마의 분출 때문에 대륙 지각의 가장자리가 높아질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해양 지각이 운반한 해양 퇴적물들이 대륙 지각에 쌓여 올라가면서 지각의 가장자리를 마치 산맥처럼 두껍게 만들기도 한다. 남아메리카 대륙의 서쪽에 남북으로 솟아 있는 안데스 산맥은 바로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산맥이다. 태평양판 동쪽의 나스카 판이 남아메리카 판을 밀어붙이고 많은 양의 해양 퇴적물을 거기에 쌓아 올려 만든 것이다. 물론 엄청난 양의 마그마를 지표에 쏟아 붓기도 했다. 


지진은 해구 부분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발생하지만 그보다 깊은 장소에서도 일어난다. 아프리카 판을 자세히 보면 북쪽에서 남쪽으로 길게 열곡대가 지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열곡이란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지형이 움푹 패어 낮아진 곳을 뜻한다. 아프리카의 동쪽에 있는 이런 열곡의 연장을 동아프리카 열곡대라 한다. 아프리카의 유명한 호수들이 이 열곡대 주변에 모여 있다. 동아프리카 열곡대가 앞으로 생길 커다란 섬의 서쪽 경계가 될 것이다. 열곡대가 땅을 벌어지게 하는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원래 열곡이란 판의 확장 경계에서 만들어지는 특징적인 지형이다. 맨틀의 대류가 상승해 와서 옆으로 이동하는 확장 경계에서는 맨틀 위의 암석권 즉 지판을 찢어놓게 된다. 그리고 암석권이 맨틀 대류의 흐름을 타고 좌우로 이동해 가면 대류의 상승류가 있는 장소의 땅이 아래로 꺼지게 된다. 이렇게 움푹 팬 지형을 열곡이라 부른다. 


열곡이 생기는 확장 경계의 중심에서 생겨나기 때문에 해양 지각에 있는 해령들에서는 그 중심부가 꺼진 열곡을 찾아보기 쉽다. 해양 지각이 아닌 아프리카라는 대륙 지각에서 열곡이 발견된 것은 특이한 현상이다. 해양 지각에서는 보통 판의 경계에 열곡대가 생기는데 동아프리카 열곡대는 아프리카판의 내부에 발달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결국 동아프리카 열곡대는 판의 내부에 생겨난 확장 경계라 할 수 있다. 해양판들 사이의 확장 경계와는 모습이 여러모로 다르다. 아프리카 열곡대를 만든 것은 일반적인 맨틀 대류가 아니라 더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상승류 즉 뜨거운 플룸이다. 


하와이 열도(列島)를 설명할 때 열점 이야기가 나온다. 뜨거운 상승류가 만들어지는 장소는 고정되었지만 판이 움직이기에 지각이 움직이고 그렇기에 섬들이 열(列)을 지은 것이다. 그런데 화산섬들의 배열이 ㄴ자다. 하와이 열점에서 만들어진 오래된 화산섬들인 엠퍼러 해산군(海山群)은 북쪽으로 이동하는 태평양판을 따라 움직였고 약 4천만 년을 전환점으로 하여 북서쪽으로 이동하는 태평양판을 따라 하와이 열도가 줄을 짓게 된 것이다. 과학자들은 판 사이의 상대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하나의 판이 나타내는 절대적인 움직임을 알고 싶어 했다. 가령 태평양판을 생각할 때 이 판이 어느 방향으로 어느 만큼의 속도로 움직이는가를 밝히려 한 것이다. 이것은 어려운 문제다. 


지구상의 모든 판들이 움직이기 때문에 고정된 출발점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론은 움직이지 않는 고정된 출발점인 열점이 있기에 모든 판들의 이동 방향과 속도를 계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구상에 열점은 하와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상당히 많다. 갈라파고스도 열점이다. 판의 경계부에 위치하는 것도 있지만 상당수는 판의 내부에 있다. 판구조론은 대륙이동설로부터 시작해서 해저 확장설을 거쳐 완성된 이론이지만 수십년 동안 지구에 대한 과학적인 관찰로부터 얻은 자료의 축적이 없었다면 만들어지 수 없었을 것이다. 판구조론이 1960년대 후반에 완성되었다 해도 이론으로서의 발전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1990년대에 들어서 과학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지구 내부의 모습을 좀 더 확실히 들여다보게 된 것이 주효했다. 


지진파는 지구 내부 구조를 밝힐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다. 우물 속에 두레박을 던지면 처음에 두레박은 물 위에 떠 있다. 그러나 두레박을 이리저리 젓게 되면 물이 채워진다. 무거워진 두레박은 우물 속으로 가라앉는다. 그때 두레박을 끌어올린다. 670km까지 내려간 판의 운명도 우물 속의 두레박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판을 움직이는 대류 운동은 상부 맨틀의 대류이고 그 아래의 하부 맨틀과의 경계는 약 670km 정도다. 그런데 670km까지 내려간 해양판은 그 자리에 머문다. 우물 속의 두레박이 물이 채워져 무거워질 때까지 물 위에 머무는 것처럼. 해양판의 침강이 계속 일어나도 670km 지점에서는 밀려드는 해양판들이 어느 정도의 무게가 될 때까지 체류하게 된다. 


그러다 무게가 너무 무거워지면 불안정해진다. 충분히 무거워진 해양판은 더 깊은 곳으로 낙하하기 시작한다. 물이 가득 채워진 두레박이 우물 속으로 가라앉는 것처럼. 낙하하는 판의 무리는 계속 가라앉아 맨틀과 핵의 경계에 쿵, 하고 떨어진다. 그러면 그 주변에 있던 뜨거운 맨틀 물질이 반동적으로 상승을 시작하여 상승류를 만들게 된다. 뜨거워진 맨틀 물질의 상승류는 차가워진 해양판의 무리가 맨틀 - 핵의 경계에 떨어져 생기기도 하지만 맨틀과 핵의 온도 차이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아주 뜨거운 핵은 그 위에 놓인 맨틀을 가열시킨다. 그러면 맨틀은 가벼워져 상승하게 된다.


이처럼 차가운 판이 낙하하고 뜨거운 맨틀이 상승하는 현상을 플룸이라고 한다. 차가운 판의 낙하를 차가운 플룸, 뜨거운 맨틀의 상승을 뜨거운 플룸이라 한다. 우리가 지진파를 통해 밝힌 지구 내부의 온도 차이는 바로 차가운 플룸과 뜨거운 플룸의 존재를 나타낸다. 지구 내부의 저온부는 차가운 플룸이 하강하는 곳이고 고온부는 뜨거운 플룸이 상승하는 곳이다. 하와이 열점이 뜨거운 플룸이 상승하는 곳이다. 아프리카 내부로 상승하는 뜨거운 플룸은 아프리카의 동쪽을 떨어져 나가게 하는 힘이기도 하다. 


플룸구조론은 판구조론이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을 잘 보충해준다. 지구 표층의 운동은 판구조론이, 더 깊은 내부에서의 운동은 플룸 구조론이 설명하고 있다. 지구 심부(深部)에서는 뜨거운 플룸의 상승과 차가운 플룸의 하강이 일어난다. 지구의 표층에서는 상부 맨틀의 대류에 의해 판이 이동한다. 이런 움직임들이 지구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을 지배한다. 지구의 심장은 핵이다. 핵과 맨틀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마치 심장 박동과 같다. 이 박동에 의해 지구의 에너지가 나가고 돌아온다. 그 에너지는 뜨거운 플룸을 동맥으로, 차가운 플룸을 정맥으로 하여 계속 순환한다. 이 순환이 지난 46억년 동안 대륙을 모으고 떨어지게 한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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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 NASA의 과학자, 우주의 심해에서 외계 생명체를 찾다
케빈 피터 핸드 지음, 조은영 옮김 / 해나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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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바다로 간다면]은 심해의 열수구 이야기로부터 단서를 얻어 외계의 바다에 생명체가 있다는 강한 확신 아래에 관련 지식을 동원해 그 탐색에 대해 서술한 책이다. 많은 것을 배우고 알게 해준 책이다. 빌려서 읽다가 소장하면서 느리더라도 충분히 이해하면서 읽으려고 구입했다. 우주생물학자이자 행성과학자인 케빈 피터 핸드의 책이다. 'NASA의 과학자, 우주의 심해에서 외계 생명체를 찾다'란 부제를 가진 책이다. 저자는 영화 감독 제임스 캐머런과 함께 대서양의 심해를 탐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구의 해양을 탐사하는 것은 외계 바다를 탐험하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캐머런은 우리 위의 별을 가만히 응시하고 우리 아래의 심연을 묵묵히 들여다보는 모든 이들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라 설명했다. 


저자는 잠수정을 타고 바다 밑바닥으로 내려가는 것은 열기구, 스쿠버 다이빙, 우주 비행을 하나로 합친 기분이라고 말한다. 이어 잠수정을 타고 해저로 내려가는 여행을 특별한 첨단 기술의 도움을 받아야만 가능한 여행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은 심해 전문가가 아닌 항성이나 행성, 위성을 전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의 물리학과 화학을 파고들던 박사과정 학생이었던 케빈 피터 핸드는 [타이타닉]과 [터미네이터] 등을 성공시킨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의 제의를 받고 심해져 탐사에 동참하게 되었다. 케빈 피터 핸드의 목적은 심해 환경이 유로파 바다의 조건과 유사할 가능성을 헤아려보려는 것이었다. 


저자는 심해의 열수구를 깊은 대양의 생명체를 위해 마련된 화학적 오아시스로 규정한다. 이 책을 읽는 나는 심해의 열수구가 생명체 탄생 환경에 단서를 주는 것에 관심이 있다. 잠수정 물리학의 기본 목적은 찌그러지지 않을 것, 필요할 때 떠오를 것이다. 바닷속에서 압력은 꽤나 극단적으로 변하지만 온도의 차이는 비교적 크지 않다. 잠수정의 이동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다. 수압을 견디고 중량을 덜어내어 부력을 생성하는 한 결국 잠수정은 코르크 마개처럼 바다 위로 떠오를 것이다. 대서양 한복판의 목표지점에 도착한 팀은 두 잠수정으로 나누어 하강했다. 캐머런과 두 명이 한 팀, 케빈 피터 핸드와 또 다른 두 명이 한 팀을 이루었다. 


메네즈 그웬이라는 해저 화산의 열수구를 조사하는 것이 과제였다. 팀은 메네즈 그웬의 옆구리를 몇 시간씩 돌아다니며 뜨거운 열수구가 뿜어내는 물질을 잠수성의 로봇 팔을 휘둘러 수집했다. 바다에서는 전자기 스펙트럼의 어떤 파장도 제대로 전송할 수 없다. 물은 짧은 파장에서 긴 파장까지 빛을 쉽게 흡수하므로 바다 밑바닥에서는 시각을 이용해 보거나 소통할 수 없다. 소리 말고는 모두 바다 속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지 못한다. 고래나 돌고래가 소리를 이용해 소통하는 이유도 부분적으로는 여기에 있다. 저자는 바다 위 켈디시호에서 아래의 자신들이 괜찮은지 확인하기 위해 꾸준히 핑 신호를 보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라고 말한다. 배터리도 체크해야 한다. 잠수정의 이산화탄소 집진기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작은 구체가 유독가스로 가득 찬 공으로 변하게 된다. 


저자의 상상은 지구의 바다에서 출발해 지구 밖 바다의 가능성까지 한없이 표류했다. 최근 태양계를 탐사한 결과로 미루어보면 이 우주에 지구 같은 행성은 드물지만 얼음에 뒤덮여 하늘이나 대기와는 완전히 차단된 깊은 바다를 품은 천체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태양계에서 그런 천체는 거대 행성의 위성으로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와 가니메데, 칼리스토,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 엔셀라두스, 해왕성의 위성인 트리톤 정도이다. 목성의 위성인 이오에는 물이 없다. 해왕성의 위성 트리톤은 신기하게도 자전 방향과 반대로 공전한다. 이곳도 지하에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우주의 바다로 간다면]은 극한의 조건에서 살아가는 지구 생명체와 지구 밖에서 생명이 살 만한 바다 환경을 만드는 물리, 화학 사이의 연결고리를 탐험한다. 지구의 생명으로부터 배운 게 있다면 대체로 물이 있는 곳에 생명체가 있다는 사실이다. 물은 모든 생물에 필수적인 물질이다. 물은 세포 내 모든 화학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용매이며 크고 작은 모든 생명체가 자라고 대사하는 데 필요한 많은 양의 화합물을 용해한다. 살아 있는 모든 세포는 복잡한 생명 작용이 일어나는 작은 물주머니다. 따라서 태양계의 지구 아닌 곳에서 생명체를 찾을 때 물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 것 또는 과거에 물이 존재했을 장소를 먼저 수색하는 게 당연하다. 


과거의 물과 현재의 물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DNA와 RNA처럼 생명을 이루는 분자는 기록을 오래 남기지 못한다. 지질학적 관점에서 단기간에 속하는 수천 년, 수백만 년이면 모두 분해되어 사라진다. 뼈와 그 밖의 광물 구조는 화석이 되어 훨씬 오래 머무른다. 화석은 훌륭한 지표이지만 화석이 된 유기체에 대해서만 말해줄 뿐이다. 지구에서는 모든 생명이 DNA, RNA, ATP, 단백질로 움직인다. 저자는 DNA, RNA, ATP, 단백질이라는 패러다임이 다른 방식으로도 가능한지 알고 싶다고 말한다. 갈릴레이 이후 수십 년 동안 이루어진 수학과 물리학의 발전으로 물리법칙이 지구 밖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이 인정되었다. 


중력, 에너지, 가속도는 지구에 있는 물체뿐 아니라 지구 밖의 세상과 경이로움까지 지배했다. 주기율표의 원소들이 지구는 물론이고 그 너머의 모든 것을 구성하고 있었다. 화학 역시 지구 바깥에서도 작동했다. 20세기에 우주시대가 도래하면서 달, 금성, 화성, 수성, 소행성대를 탐사한 인간과 로봇 탐험가들이 마침내 지질학 원리마저 지구 바깥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보였다. 태양계와 그 바깥의 천체에도 바위, 광물, 산, 화산이 존재했던 것이다. 생물학은 아직 도약에 이르지 못했다. 지구의 생물학이 지구 바깥에서도 작동할까? 우리가 알고 사랑하고 생명이라 부르는 현상이 지구 밖에서도 적용될까? 우리 자신을 정의하는 것이 바로 이 현상임에도 그것이 얼마나 보편적인지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한다.


정리하면 물리, 화학, 지질 등이 지구 밖에서도 적용이 되는 반면 생물학도 그런지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수 없다. 화성의 생명체는 지구에서 온 것일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일 수도 있다. 저자는 자신은 여전히 물과 탄소에 기반을 둔 생명체를 찾는다고 말한다. 탐험가이자 생태학자인 자크 이브 쿠스토는 바다는 생명이라는 말을 했다. 미국의 해양 생물학자 윌리엄 비브(William Beebe: 1877-1962)는 발광 생물이 흩뿌려진 어두운 바다를 별빛이 반짝이는 밤하늘에 비유했다.(39 페이지) 1930년대 배티스피어(Bathysphere)라는 잠수구를 타고 심해를 탐사하며 비브는 최초로 발광 생물 세계를 발견하고 기록한 인물이다. bathysphere에서 bathy는 deep을 뜻한다. 그의 글 제목이 인상적이다. half mile down이 그것이다. 


생물발광의 기원은 지구의 대기와 바다에서 산소 농도가 증가한 사건과 관련이 있다.(278 페이지) 1977년 앨빈호(Alvin)의 연구팀이 우연히 발견한 것은 열수구라고 부르는 지형으로 본질적으로는 바다 밑바닥에서 강력하게 솟아오르는 온천이다. 수심 2,000m 깊이에서 앨빈호의 조명이 비춘 것은 공장의 긴 굴뚝을 닮은 복잡한 구조물이었다. 이 바다 속 굴뚝은 산업혁명 시대의 활발한 제련소처럼 연기를 피워대고 있었다. 그러나 진짜 연기가 아니라 끓는점을 한참 넘어 400°C에 가까운 유체 구름이었다. 이런 고온에서도 유체는 끓지 않았다. 압력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이 고온, 고압의 과열된 유체에는 용해된 광물은 물론이고 수소, 메테인, 황화수소 같은 기체까지 포함되었다.


열수구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굴뚝 주변에 형성된 기이하고 아름다운 생태계였다. 바다 밑바닥에서는 그 어디에도 태양이 보이지 않고 우리가 아는 먹이사슬은 끊어져 있다. 태양이 보내는 밑은 수심 약 300m까지만 들어오고 그 아래에서 광합성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이 열수구에 존재하는 먹이사슬의 기반은 무엇일까? 바로 이곳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이 필수 영양소를 제공하고 깊은 바닷 바닥에 생명의 오아시스를 형성한다. 열수구는 수소, 메테인, 황화수소, 다량의 금속 등을 분출한다. 그 중 상당수가 미생물의 맛 좋은 간식임이 밝혀졌다. 이곳의 미생물은 광합성 대신 화학합성을 활용한다. 저자는 수면의 두꺼운 얼음은 절연층을 형성해 냉기가 스미는 것을 막아 바닥 쪽 호숫물이 얼지 못하게 한다고 말한다. 수심이 몇 미터에 불과한 북극 호수의 얼음 아래에 간신히 남은 물 속 공간이 물고기와 온갖 수생 생물에게 안전한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얼음의 열전도율이 컸다면 유로파나 안셀라두스 같은 위성의 내부에서 생성된 열은 얼음을 뚫고 빠져나가 우주로 사라지고 천체를 꽁꽁 얼어붙은 고체로 남겨두었을 것이다. 


얼음이 물에 뜨고 열을 잘 전도하지 않는다는 단순한 사실은 우주에 바다 세계가 존재할 수 있고 또 존재하는 결정적인 토대가 된다. 저자는 새로운 골디락스 시나리오에서 에너지원은 항성이 아닌 조석(潮汐)이라 말한다. 저자는 위성에서 일어나는 조석 가열(tidal heating)만을 살펴볼 것이라 말한다. 그것이 바다 세계와 가장 연관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거대 행성을 공전하는 얼음 덮인 위성의 외계 바다가 있다면 그곳에서는 태양 에너지가 아닌 조석 에너지에 의해 열이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 천체가 서로에 대해 움직일 때는 조석 줄다리기로 인해 천체를 이루는 고체 덩어리가 마치 고무공을 주물렀을 때처럼 실제로 늘어났다가 풀어졌다가 한다. 고무공은 수십 차례 쥐었다가 놓으면 내부 마찰로 인해 따뜻해진다. 이와 비슷하게 천체 사이의 줄다리기가 천체 내부에서 마찰과 역학 에너지를 생성하며 열을 만든다. 


처음 형성될 때 지구는 철,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칼슘, 니켈, 구리처럼 생명체에 필요한 무거운 원소들을 꽤나 잘 모았다. 모두 지구의 바위에서 풍부하게 발견되는 원소들이다. 그러나 탄소, 수소, 질소, 산소, 인, 황 같은 가벼운 원소의 성적은 신통치 않다. 지구에 있는 탄소와 질소는 목성과 토성을 비롯한 외행성계의 1%에 불과하다. 인류에게 유로파의 표면이 얼음으로 덮여 있다고 확신을 준 것이 분광학이다. 이 사실은 그 아래에 바다를 발견하기 위한 첫 번째 퍼즐 조각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 재주 많은 유인원이 어떻게 분광학을 시작하고 그 힘을 알아보게 되었을까? 실험실의 암석 표본에서 멀리 있는 위성의 표면까지 모든 것의 조성을 측정하게 해준 이 도구를 어떻게 개발하게 되었을까? 분광학 그리고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는 유로파의 표면을 알아가는 과정의 핵심이다. 


분광학이 가능한 이유는 화합물과 원자가 빛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파장이 그 원자와 분자의 구조와 직접 연관되기 때문이다. 원자 수준에서는 전자가 빛을 흡수하고 방출할 때 그 원자의 전자 구름 안에서 에너지 수준이 올라가고 내려간다. 분자 수준에서는 서로 연결되는 원자들이 빛을 흡수하고 방출할 때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동한다. 전자기 스펙트럼 상에서 물의 행동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분자로 이루어진 물질 치고는 다소 복잡하다. 기본적으로 가시광선 영역에서 액체나 고체 상태의 물은 투명하다. 다시 말해 물 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말이다. 푸른색 빛을 제외하면 가시광선의 파장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쉽게 물을 통과하거나 물 분자에 흡수된다. 그러나 푸른색 빛은 물 주위로 흩어지기 때문에 바다는 하늘의 색이 푸른 것이다. 


고체인 얼음도 상당히 투명한 편이다. 그러나 얼음 결정이 작아지면 결정의 표면이 작은 거울이 되어 빛이 사방으로 튕겨 다니다가 우리 눈에 되돌아오는데 그래서 눈이 하얀 것이다. 빛은 결정을 통과하지만 그 후에 반짝이는 샹들리에처럼 가장자리에서 튕겨 나오며 모든 색깔을 돌려보내기 때문에 우리 눈에 하얗게 보인다. 파장이 긴 적외선 영역으로 이동하면서 물은 훨씬 더 투명해진다. 다시 말해 물은 적외선 광자가 쉽게 통과할 수 없다. 물의 구조, 산소와 수소 사이의 결합 간격과 강도 때문에 적외선 광자를 꽤 잘 흡수한다. 이러한 이유로 적외선 분광학은 얼음과 물을 연구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바다 세계의 퍼즐의 첫 번째 조각이었던 분광 관측은 유로파 표면에서 얼음의 존재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수박 겉핥기에 불과하다. 적외선 분광학은 유로파 표면에 약 100 마이크로m 아래까지만 감지할 뿐 두꺼운 얼음을 뚫고 그 밑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려주지 못했다. 겉에만 얇은 얼음이 덮고 있고 그 밑에는 단단한 바위가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중력 측정은 유로파 내부 상태를 드러내는 데 일조한, 퍼즐의 두 번째 조각이다. 이 측정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또 중력 측정이란 무엇인가? 


유로파의 관성 모멘트에 따르면 유로파에서는 밀도가 높은 철분으로 이루어진 핵을, 그보다 밀도가 낮은 암석층이 둘러싸고 그 이후에 고체 또는 액체 상태로 80~ 170km 두께의 물이 감싸고 있다. 중력 측정으로는 액체 물의 밀도와 얼음을 구분할 수 없다. 무지개를 원소와 연결하고 우주선의 베이비시터가 되고 공항 보안검색대에 집착하여 찾아낸 증거가 모두 모여 유로파 내부의 바다를 증명했다. 분광학은 얼음 표면을 중력 데이터는 물로 된 두꺼운 바깥 껍질층을, 자기계 데이터는 대규모의 짠 바다로 가장 잘 설명되는 지표 근처의 전도층을 찾아냈다. 유로파에서 외계 바다를 발견하는 데 필요했던 세 조각짜리 쉬운 퍼즐이었다. 


이 사실에 조석 에너지 소산과 라플라스 공명 모델까지 추가하여 유로파는 처음 생성된 이후 조석과 방사성 붕괴를 통해 지속적으로 가열되어 왔음이 드러났다. 한 마디로 말해 지금 이 순간 유로파의 바다는 존재한다. 그리고 수십억 년 동안 거기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저자는 유로파, 엔셀라두스, 타이탄은 지구 너머에서 생명을 찾을 전망이 가장 높은 바다 세계들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른 곳에도 외계의 해양이 존재할 가능성은 있고 그곳에서도 생물이 살 수 있거나 이미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고도 말한다. 이제 멀리 있는 천체의 얼음 지각 밑에 바다가 있을 가능성을 타진하는 방법이 잘 갖춰졌으므로 태양계의 다른 지역에서 외계 바다를 드러내는 증거나 우주 생물학적 잠재력을 빠르게 훑어볼 수 있다. 


오늘날 지구의 전형적인 열수구는 그 열수구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을 먹거나 또는 서로 잡아 먹고 사는 미생물과 큰 생물이 공존하는 아름답고 기이한 생태계에 둘러싸여 있다. 수십억 년 전 어린 지구에서 열수구는 생명 탄생의 핵심이 되는 풍요로운 장소를 제공했을지도 모른다.(221 페이지) 이 초기 굴뚝에서 메테인, 수소, 암모니아 황화물 같은 화합물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굴뚝에 대단히 반응성 높은 광물과 상호작용하여 아미노산, 당, 핵산으로 합성되었다. 굴뚝의 구조는 크고 다공성이며 금속이 풍부한 지구화학 환경으로 해저에 자리 잡은 대자연 고유의 촉매 변환기와 같다. 뜨거운 유체가 굴뚝으로 흐를 때 굴뚝 속 작은 기포의 공간이 마침내 세포가 될 격실로 기능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환경에서 합성을 제한하는 한 가지 요소는 물이 지나치게 많은 것이다.


열수구는 바다에 있다. 따라서 열수구에서 만들어진 내용물은 대체로 바다에서 빠른 시간에 희석되었을 것이다. 건조 단계가 순환에 포함되는 조수 웅덩이를 생각해 보라. 아미노산과 같은 작은 분자를 연결하고 싶을 때 건조는 좋은 것이다. 화합물을 농축함으로써 결합을 격려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두 아미노산이 결합할 때 물 분자가 만들어진다. 바다 속처럼 이미 주위에 물이 차고 넘치는 곳에서 이런 반응은 덜 선호된다. 그러므로 물이 너무 많지 않은 곳이 유리하고 반대로 심해 열수구 굴뚝에서처럼 물에 둘러싸여 있는 것은 불리한 여건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화합물이 희석될 가능성이 있지만 열수구 굴뚝이 대형 필터로 작용하고 굴뚝 속 작은 기포가 국제적으로 화합물에 농축을 돕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주장이다. 


이 두 시나리오에 각각 상당한 장단점이 있다. 사실 두 시나리오가 모두 옳을지도 모른다. 생명의 기원이 한 가지 경로에 구속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지구 밖 생명체를 탐색할 때는 각기 의미가 다르다. 조수 운동의 시나리오는 일단 대륙이 있어야 가능하다. 생명의 기원을 다루는 학계는 크게 두 진영으로 나뉘어진다. 양쪽 모두 바다 세계탐사에 영향을 미친다. 첫 번째 진영은 작은 분자로 이루어진 수프가 농축 탈수되는 것이 더 큰 분자의 합성을 촉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그 강력한 후보지가 고대 바닷가의 조수 웅덩이다. 조석 현상으로 바닷물이 들어왔다가 나갈 때마다 젖었다 말랐다 반복하는 순환은 상상할 수 있다. 


조수 웅덩이가 마르고 물이 대기해서 사라질 때면 아미노산 같은 분자는 서로 연결하여 작은 사슬을 형성하려는 성질이 더 강해진다. 이 사슬이 초기 단백질로 기능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핵산과 당 역시 문제를 통해 보다 순조롭게 결합했을 수 있다. 조수 웅덩이 안에 암석과 광물이 이 반응을 촉매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물이 증발하여 분자가 농축된다면 말이다. 마지막으로 태양의 자외선 또한 이 반응의 일부를 촉매하여 분자를 결합하는 에너지를 제공했을지도 모른다. 초기에 이처럼 무작위적인 반응을 통해 조립된 유기물질대부분은 쓸모없는 덩어리에 불과했을 테지만 마침내 스스로 복제하는 분자가 탄생했다. 그리고 RNA 세계를 향하는 결정적인 디딤돌인 RNA 전구 물질이 되었다. 이 성공적인 원시 DNA가 구획에 통합되자 마침내 세포는 바다로 흘러 나가 계속 수를 불렸다. 


그곳에서 생명은 고대 바다 수면의 거품으로 자라고 번식했다. 생명의 기원의 두 번째 진영은 큰 분자의 합성을 촉진하는 색다른 방법을 제시했다. 지각 활동이 활발한 해저의 화학반응이 그 간극을 딛는다는 주장이다. 열수구가 흥미로운 심해의 화학의 장소이자 어쩌면 생명이 기원한 장소로 모두의 사랑을 받는다. 열수구 시스템은 화학반응에 가마솥이 고지구가 바다를 낳은 이후로 계속해서 수프를 끓이고 있다. 지구상에도 과거의 창이 될 만한 장소가 있다.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했을 환경을 보여주는 창이자 더 나아가 외계 바다에서 생명의 기원을 보여줄 창이다. 열수구 주변에서 생명이 시작될 수 있다면 대서양 수심 1km 아래의 잃어버린 도시 로스트 시티에 즐비한 열수구의 마법 같은 풍경이 그 창일지도 모르겠다. 


대서양의 열수구 지역이 잃어버린 도시라는 의미의 로스트 시티라 불리는 이유는 고대 도시의 유적처럼 거대한 탄산칼슘 기둥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2000년에 발견된 이 곳은 수십m 높이의 흰색 탄산칼슘 기둥들이 잊혀진 고대 도시의 성탑이나 신전처럼 거대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알칼리성 열수가 뿜어져 나온다. 이름 지은 사람은 2000년 12월 앨빈호를 타고 탐사에 나섰던 해양학자 데보라 켈리(Deborah Kelly) 박사와 그녀의 연구팀이다. 생명의 기원을 로스트 시티 형태의 열수구로 본다는 것은 전통적인 블랙 스모커에서 생명이 기원했다는 설을 부정하거나 완전히 다른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니고 생명 탄생의 구체적인 장소와 환경에 대한 최신 이론을 기반으로 주류 의견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랙 스모커 이론과 로스트 시티 이론 모두 1) 생명 탄생의 요람이 빛이 전혀 들지 않는 심해 환경이라고 주장한다. 2) 태양 에너지가 아닌 지구 내부의 지열 에너지와 화학적 에너지를 이용하여 생명이 시작되었다고 본다. 3) 수압과 온도, 광물 성분이 풍부한 열수 구가 유기물 합성을 촉진하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본다. 4) 새로운 지각이 형성되는 해저 지각 운동과 관련이 있다. 


블랙 스모커 이론은 1) 화산 활동 중심의 매우 뜨거운 열수(약 300~400°C)를 환경으로 본다. 2) 황화철, 황화구리 등 금속 황화물과 산성 환경으로 본다. 3) 너무 높은 온도로 인해 초기 생명체의 복잡한 유기분자가 파괴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받는다. 


로스트 시티 이론은 1) 맨틀 암석 반응에 의한 비교적 온화한 열수(약 40~90°C)를 환경으로 본다. 2) 탄산칼슘 기둥과 알칼리성 환경으로 본다. 3) 낮은 온도와 알칼리성 환경이 초기 생체 분자(RNA 등)의 구조 안정화에 더 유리하다는 평을 받는다. 


1977년 앨빈(Alvin)호에 의해 블랙 스모커가 발견되었고 후에 화이트 스모커가 발견되었다. 2003년 로스트 시티에 내려갔던 저자는 로스트 시티를 반짝이는 흰색 탄산염 암석으로 형성된 열수구 탑이 밭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지칭했다. 스페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사그리아 파밀리아 대성당이 로스트 시티의 첨탑을 닮았다고 말한다. 저자는 로스트 시티의 열수구는 블루 토치보다 핫팩에 가깝다고 말한다.(231 페이지) 지구를 뚫고 올라오는 용융된 암석으로 뜨거워진 것이 아니라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가장 무겁고 금속이 풍부한 암석이 해저의 바닷물과 섞이면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을 통해 열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 화학반응은 발열성이다. 그리고 기체와 광물질을 풍성하게 생성한다. 


이러한 반응 과정을 사문석화 작용이라고 부른다. 그 결과로 생성되는 많은 암석이 초록색 뱀의 비늘 같은 형태와 질감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 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광물의 하나가 리자다이트이다. 도마뱀의 피부를 닮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발열 반응은 다양한 화합물과 광물이 섞일 때 열을 발생시킨다. 핫팩은 주머니 안에 반응성 높은 철가루가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할 때 열이 나는 원리를 이용한다. 핫팩의 내용물이 공기가 통하는 부직포에 담겨 비닐에 포장되는 것이다. 비닐 포장이 사용되기 전까지 핫팩에 산소가 들어가지 않게 막아준다. 포장을 뜯는 순간 산소가 철 가루를 산화시키고 결국 일종의 녹을 만들어낸다. 그 부산물로 열이 생성되고 손이 따뜻해진다. 


이 열수구는 감람암 같은 암석이 물과 접촉하면 언제 어디서나 만들어진다. 이런 반응은 지구의 역사 전반에 걸쳐 또 화성에서 유로파 엔셀라두스까지 지구 밖의 많은 세계에서 충분히 일어났을 법하다. 이 시스템은 해저의 균열이 생겨 물이 바위로 스며들기만 하면 되므로 아주 흔하게 일어날 수 있다. 우리는 천체가 판 구조로 이루어지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러나 해저의 균열은 외계 바다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현상이다. 저자는 바닷물에 과도하게 넘치는 양성자는 양성자 농도가 낮은 열수구 내부로 들어가고 싶어 하며 열수구 내부의 양성자 농도 기울기야말로 퍼즐의 다른 조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제임스 러브록이 [가이아]를 화성과 금성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했다는 점이다.(269 페이지) 지구가 거주 가능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특별한 성분은 무엇이었을까? 러브록이 찾은 답은 생명 그 자체였다. 저자는 가이아 가설이 행성 규모의 생태계를 바라보는 아름다운 사고의 틀이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비교적 안정된 열수구를 감지할 눈이라면 차라리 적외선에 민감해야 한다. 다만 눈으로 열수구를 찾을 때 가장 큰 문제점은 열수구를 둘러싼 바닷물 때문에 먼 거리에서는 열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차가운 물이 열기를 모조리 덮어버릴 테니까. 인간이 완벽한 열수구 지도를 손에 넣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닷물이 열 신호를 가리기 때문이다. 바닷물이 가시광선의 광자도 산란시키므로 위의 시야는 수백m로 제한된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뜨겁고 화학적으로 풍부한 열수구를 찾는 데 필요한 핵심 감각은 미각, 후각, 촉각, 시각의 조합이다. 메테인, 수소, 황화수소 냄새를 맡는 능력에 더하여 먼 거리에서 열수구 냄새를 추적할 수 있는 심해 사냥개가 되어야 한다. 


저자의 목적은 지구 밖에서 생명체를 찾는 것에 맞춰져 있었지만 나는 그의 책을 통해 지구의 바다를 더 이해하고 배울 필요가 있었다. 물론 지구의 바다 이야기와 외계 행성의 바다 이야기가 연결되어 아주 유익하고 좋았다. 레이첼 카슨의 [우리를 둘러싼 바다]에서 시작되고 몇 권의 최신 책을 거쳐 바다 이야기에 대한 관심이 이 책으로 마무리된 느낌이 든다. 이 책보다 더 구체적이고 풍성한 책이 언제쯤 나올까? 기다리도록 하자. 저자의 종횡무진의 이론 섭렵 덕에 오피올라이트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되었다. 감사하다. 책의 마지막 문장은 “유로파, 그리고 우리 태양계의 많은 외계 바다가 기다리고 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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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질문;

기후역학 석좌교수인 자가디시 슈클라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4차 평가보고서의 핵심 저자이기에 2007년 정치인인 엘 고어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반면 기상학 박사인 일본계 미국인 마나베 슈쿠로는 지구 온난화를 예측하는 데 선구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 받아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자가디시 슈클라는 과학자이지만 중요 보고서를 작성한 핵심 저자여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것이고 마나베 슈클로는 과학 업적을 인정받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것인가?

 

AI의 답;

. 그렇습니다. 두 분 모두 기후 역학을 연구하는 과학자이지만, 슈클라는 과학적 성과를 바탕으로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보고서 작성(평화상)에 기여한 공로로, 마나베는 기후 모델링의 기초적인 물리학적 토대를 마련한 공로(물리학상)로 상을 받았습니다.

 

* 나의 질문;

조르주 파리시도 마나베 슈쿠로, 클라우스 하셀만 등과 함께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파리시도 기후 관련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한 것인가?

 

AI의 답;

조르주 파리시 교수는 마나베 슈쿠로, 클라우스 하셀만과 함께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지만, 기후 변화 관련 공로로 수상한 것은 아닙니다. 원자에서 행성 단위에 이르기까지 물리적 시스템에서 '무질서와 변동의 상호작용'을 발견한 공로로 수상했습니다.

 

* 나의 질문:

조르주 파리시의 무질서와 질서의 상호작용 이론으로 기후를 분석할 수 있는가?

 

AI의 답;

. 조르주 파리시의 이론은 지구 기후와 같이 수많은 요소가 무작위로 얽혀 있는 복잡계(Complex System)에서 패턴을 찾아내는 핵심적인 도구입니다. 파리시의 이론은 이 스핀 유리 안의 무질서 속에 질서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이 방법론이 기후 시스템의 무작위성 내에 숨겨진 질서를 발견하는 데 적용되었습니다. 파리시는 자신의 이론을 통해 기후를 비롯한 복잡계가 지배하는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무질서한 시스템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구조''확률적인 질서'를 이해함으로써 기후 위기에 대해 더 나은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 자가디시 슈클라의 [내일 날씨는 맑음]을 주문했다. 올해 마나베 슈쿠로의 [기후의 과학], 조르주 파리시의 [무질서와 질서 사이에서] 등을 읽었다. [내일 날씨는 맑음]까지 읽으면 기후에 대해, 기후와 관련한 노벨상 수상자들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번역자 등에 두루 감사한다. 


* 기후 과학자와 정치인이 수상한 2007년 노벨 평화상, 기후 과학자와 복잡계 이론가가 수상한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보며 평화는 과학과 정치 현실이 조화를 이루는 데서 오는 것이리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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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드라세카르가 들려주는 별 이야기 -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56 과학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131
정완상 지음 / 자음과모음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찬드라세카르가 들려주는 별 이야기]는 정완상의 책이다. 얇은 책이지만 별에 관한 주요 내용들이 빠짐없이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은 자음과 모음 출판사에서 나온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시리즈의 56번째 책이다. 정완상은 최근 성림원북스에서 20권으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수업 시리즈를 냈다. 그 중의 한 권이 [별의 물리학]이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수업 시리즈는 자음과 모음의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보다 업그레이드된 책들이다.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시리즈는 여러 저자가 참여했고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수업 시리즈는 정완상의 책이다.

 

[찬드라세카르가 들려주는 별 이야기]는 세계에서 최초로 별을 관측한 사람들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세계에서 최초로 별을 관측한 사람들은 바빌로니아 사람들이다. 그들은 지금의 이라크 지역인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사이인 메소포타미아에 살고 있었다. 그들은 기원전 1580년 최초로 하늘의 별을 기록한 천문도를 만들었다. 기원전 1200년경에 이르러서는 이집트 사람들과 중국 사람들도 별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별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스 시대에 와서 별을 연구하는 천문학은 과학의 한 분야가 되었다.

 

천문학은 그리스어로 별의 이름을 주다라는 뜻이다. 흔히 점성술과 천문학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지만 둘은 완전히 다르다. 천문학은 별이나 행성 등 천체의 탄생 및 구조를 밝히는 과학이다. 점성술은 별의 움직임이 사람들의 생활에 좋은 영향을 주는지 나쁜 영향을 주는지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점성술은 과학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천문학에서는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천체를 어두운 물질이라 부른다. 가령 태양계에서 밝은 물질은 태양 하나뿐이고 지구를 비롯한 다른 행성들과 그의 위성들은 모두 어두운 물질이다. 밤하늘에 보이는 별과 별 사이에는 어두운 물질이 있을까? 그렇다. 아주 오래전 사람들은 여러 개의 별들이 모여 어떤 모양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별들이 만들어내는 모양을 별자리라고 부른다. 이렇게 별자리를 나타냄으로써 사람들은 어떤 별자리가 보이는가에 따라 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었다.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별자리에 동물의 이름을 붙였다. 그래서 사자자리, 황소자리, 전갈자리가 탄생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신화나 전설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름을 붙였다. 메두사의 머리를 벤 그리스의 영웅 페르세우스의 이름을 붙인 페르세우스 자리가 대표적이다. 그 후 그리스의 프톨레마이오스는 우주의 별자리를 모두 48개로 분류했다. 현재 우주에는 88개의 별자리가 있다. 밤하늘에 보이는 별들은 모두 지구로부터 다른 거리에 놓여 있다. 별은 지구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태양도 15천만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다. 별까지의 거리를 킬로미터를 사용해 나타내는 것은 아주 불편하다. 우주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 이런 거리 단위로 별까지의 거리를 나타내는 것은 아주 불편하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광년이라는 거리 단위를 도입하게 되었다. 광년은 빛의 속력으로 1년 동안 간 거리를 말한다. 광년이라는 단위는 은하 속에서 별과 별 사이의 거리를 나타낼 때 아주 편리하다. 보는 위치에 따라 물체의 위치가 달라져 보이는 것을 시차(視差)라고 한다. 태양과 별과 지구가 이루는 각은 연주시차라고 부른다.

 

별자리까지 거리가 멀어질수록 연주 시차는 작아진다. 즉 연주 시차와 별까지의 거리는 반비례의 관계에 있다. 따라서 연주 시차를 별까지의 거리 대신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별들은 워낙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연주 시차는 아주 작다. 그래서 아주 작은 각도를 나타내는 새로운 단위가 필요하다. 우리는 각도의 단위를 도라고 알고 있다. 이 각도를 60등분한 하나의 각도를 분이라고 한다. 1도는 1분이라는 각도가 60개 모여서 만들어진다. 1도를 3600 등분한 하나의 각도가 1초다. 정리하면 1도는 60, 1분은 60, 1도는 3,600초다.

 

연주 시차가 1초인 별까지의 거리를 1 파섹이라고 한다. 1파섹은 3.26 광년이다. 밤하늘의 별들이 태양에 비해 어둡게 보이는 이유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별의 밝기를 나타내기 위해 천문학자들은 등급을 사용한다. 기원전 시대에 그리스의 히파르코스는 밤하늘에 보이는 가장 밝은 별을 1등성으로, 가장 희미한 별을 6등성으로 하여 별의 밝기에 따라 여섯 등급으로 나누었다. 어떤 별이 다른 별과 다섯 등급의 차이가 나면 별이 밝기에서는 총 100배의 차이가 난다. 1등성은 6등성보다 100배 밝다. 6등성은 11등성보다 100배 밝다.

 

우주에서 가장 많은 원소는 수소다. 우주의 원소 중 4분의 3은 수소 기체이고 4분의 1은 헬륨 기체이다. 다른 원소들은 아주 적다. 우주가 처음 태어나던 당시에는 헬륨도 거의 없고 온통 수소뿐이었다. 하지만 우주가 지금까지 150억 년을 살아오면서 수소 중 일부가 헬륨으로 바뀌었고 그러한 과정은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우주는 거의 기체로 이루어져 있고 우주 대부분의 질량을 차지하는 것은 별이므로 별은 거의 기체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별은 주로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주의 별과 별 사이에는 아무런 물질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수소나 헬륨 같은 기체와 아주 작은 고체 입자들이 있다. 우주 공간에서 수소나 헬륨 같은 기체의 밀도는 1 세제곱 센티미터에 원자 한 개 정도로 낮은 편이다. 이렇게 별과 별 사이에 있는 기체 상태의 물질을 성간 가스라 부른다. 아주 작은 고체 입자를 우주 먼지라 부른다. 1970년 미국의 전파망원경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우주 먼지의 종류에는 물, , 규소 산화물 또는 메테인, 암모니아 같은 유기물질이 있으며 그 크기는 10만분의 1cm 정도다. 우주먼지의 밀도는 큰 방에 한 개 정도로 아주 낮다. 이렇게 우주 공간에서 별과 별 사이에 존재하는 성간 가스와 우주 먼지를 합쳐 성간 물질이라 부른다. 별은 왜 태어날까? 그것은 성간 물질의 양이 장소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어떤 곳에는 성간 물질이 적고 어떤 곳에는 많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성간 물질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은 주변의 별빛을 반사시켜 아름다운 빛을 낸다.

 

그것을 성운이라 부른다. 성운은 별들이 태어나는 요람이다. 별이 만들어질 때는 성운을 이루는 성간 물질들이 한곳으로 뭉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천천히 뭉치지만 성간 물질들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서로 당기는 만유인력이 커져 점점 더 빠르게 뭉쳐 별의 모습을 이룬다. 이렇게 만들어진 별을 원시 별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갓 태어난 아기 별이다. 우주에는 지금도 원시 별이 태어나고 있다. 성운 속의 성간 물질들은 처음 수축할 때는 넓게 퍼져 있어 느리게 회전하지만 수축이 빨라져 동그란 모양을 이루게 되면 성간 물질들이 좁은 곳에 모여 있으므로 빠르게 회전한다.

 

원시 별은 회전하면서 중심쪽으로 더욱 더 수축한다. 이때 별의 안쪽은 수축이 크게 일어나 압력이 높아지고 바깥쪽은 수축이 작게 일어나 압력이 낮아진다. 대부분의 별은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압력이 높아진다. 이러한 수축의 결과로 별 내부의 압력은 점점 커지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원시 별의 내부 온도는 점점 올라가고 온도가 섭씨 1만 도에 이르면 대부분의 수소가 이온화된다. 수소는 핵인 양성자와 그 주위를 도는 전자로 구성되어 있는 가장 가벼운 원소다.

 

수소의 이온화란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수소 핵 주위를 돌고 있던 전자가 충분한 운동에너지를 얻어 더 이상 수소 핵의 전기적 인력에 붙잡히지 않고 자유로이 공간을 돌아다니는 상태를 말한다. 즉 수소의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를 플라스마 상태라고 부른다. 정리하면 이온화 상태란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상태를 말하고 플라스마 상태라고도 한다. 1만도란 핵으로부터 전자를 떼어내는 데 드는 에너지를 온도로 환산한 수치를 말한다.

 

원시 별의 내부 온도가 점점 올라가 2천만 도에 이르면 수소의 원자핵들이 함께 결합하여 헬륨을 만드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이 반응에서 에너지가 발생한다. 수소의 원자핵들이 많으므로 수소의 핵융합 과정에서 큰 에너지가 발생한다. 이 에너지가 바로 별에 열과 빛을 주게 된다. 이 과정에서 별 내부의 기체 압력이 커져 별의 수축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별의 수축은 성간 물질들 사이의 만유인력이고 그 방향은 별의 안쪽이다. 기체의 압력은 기체가 팽창하려는 힘으로 밖을 향한다. 이 두 힘이 평형을 이루면 별이 안정된 모습을 찾게 된다.

 

원시 별의 바깥을 에워싸고 있던 두꺼운 가스와 먼지가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면서 별이 사람들의 눈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기체 상태의 성간 물질이 모인다고 모두 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수축한 성간 물질의 양이 태양 질량의 10분의 1보다 작으면 내부 온도는 2천만 도에 이르지 못하게 되어 핵융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별이 되지 못한다. 목성이 수소 기체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별이 되지 못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수명이 있듯 별에게도 수명이 있다. 별을 빛나게 해주는 주재료가 수소이므로 수소가 다 타버리면 별은 수명을 다하게 된다. 천문학자들은 수소가 핵융합하는 것을 수소가 탄다고 표현한다. 핵융합은 물질이 타는 연소 반응과는 아무 관계가 없으므로 옳은 표현은 아니다. 별의 밝기와 수명은 원시 별의 질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별의 밝기는 일반적으로 질량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태양보다 두 배 무거운 별은 태양 밝기의 8배가 되고 태양 질량의 2분의 1인 별은 태양 밝기의 8분의 1이 된다.

 

원시 별의 질량이 크다는 것은 성간 물질이 많이 뭉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수소가 많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무거울수록 밝은 빛을 내기 때문에 무거운 별은 그만큼 수소를 빠르게 없앤다. 그러므로 무거운 별은 짧은 삶을 산다. 반면 가벼운 별은 수소의 양은 적지만 어두운 빛을 내므로 수소가 천천히 줄어 오래 살 수 있다. 가벼운 별인 태양은 100억 년 동안 탈 수 있는 수소를 가지고 태어났다. 물론 지금까지 태양은 50억 년 동안 수소를 태워왔으므로 이제 남아 있는 수소로 50억 년을 더 버틸 수 있다. 우주의 나이가 150억 살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이 정도의 수명은 아주 긴 수명이다.

 

원시 별의 온도는 갈수록 내려가고 크기는 점점 커진다. 이것이 별의 진화이다. 이렇게 별이 점점 커지는 상태를 주계열성 상태라고 하고 이런 상태에 있는 별을 주계열성이라고 한다. 우주에 있는 별 중 99% 이상은 주계열성이다. 태양도 점점 커지고 있는 주계열성이다. 주계열 성은 밀도가 균일하고 질량이 클수록 밝게 빛난다. 크기가 태양 크기의 10분의 1 정도 되는 곳에서부터 100배 정도 되는 것까지 있다. 별이 점점 커져 최대 크기가 되면 표면 온도가 가장 낮아져 빨간색을 띠게 된다. 이별을 붉은 거성이라 부른다.

 

붉은 거성은 표면 온도가 낮은 빨간 별임에도 불구하고 크기가 크기 때문에 밝게 보인다. 별은 수명의 90%를 주계열 상태로 보낸다. 붉은 거성 때까지는 별이 수축하려는 힘과 기체의 팽창하려는 압력이 평형을 이루어 별의 형태가 공 모양으로 안정되게 유지된다. 하지만 붉은 거성의 시기를 지나면 더 이상 핵융합을 할 재료인 수소가 없어 별은 더 이상 공 모양의 안정된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수축하게 된다. 이를 별의 죽음이라 부른다.

 

원시 별로 탄생한 별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핵융합으로 수소는 점점 줄어들고 핵융합으로 만들어진 헬륨은 점점 늘어난다. 이로 인해 내부의 기체는 더 무거워지므로 만유 인력에 의한 수축이 빨라져 온도가 더욱 높아지고 결국은 헬륨마저 핵융합하게 된다. 이런 과정이 별이 늙어가는 과정이다. 수소 원자핵들이 달라붙어 헬륨 원자핵들이 만들어지고 난 후 헬륨 원자핵 세 개가 핵융합을 하여 탄소 원자핵을 만들고 다시 탄소 원자핵과 헬륨 원자핵이 핵융합하여 산소 원자핵을 만든다.

 

보통 가벼운 별은 여기까지 진화가 이루어진다. 무거운 별의 진화는 다르다. 산소가 만들어진 후에 별 내부 압력이 더욱 커지면서 핵융합에 의해 산소, 네온, 나트륨, 마그네슘, 규소, 니켈 등의 원소가 만들어지고 끝으로 철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핵융합 과정은 철까지만 진행된다. 철부터는 핵융합에 의해 새로운 원소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철이 가장 안정된 원소이기에 더 이상 핵융합이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별의 중심부에서 수소가 바닥이 나면 더 이상 수소의 핵융합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때 별 안쪽의 무거운 물질들이 바깥쪽의 가벼운 물질들을 만유인력으로 잡아당겨 별은 수축을 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별이 죽는 과정이다. 별이 죽는 모습은 별의 질량에 따라 세 종류로 나뉜다. 1) 태양 질량의 네 배 이하로 태어난 별은 붉은 거성 단계에서 아주 천천히 수축한다. 수축하는 이유는 그동안 수축을 막아 왔던 수소 기체의 팽창 압력이 수소가 바닥나면서 없어지기 때문이다.

 

천천히 수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렇게 수축이 된 별을 백색 왜성이라 한다. 백색 왜성은 지름이 지구 크기와 비슷한 1만 킬로미터 정도이고 밀도는 1세제곱 센티미터당 1톤 정도이며 표면 온도는 1만 도 정도인 별이다. 별의 구조는 전자가 빽빽해 마치 전자의 바닷속을 원자핵이 헤엄치고 있는 모양과 같다.

 

2) 태양 질량의 4 배 이상에서 8배 이하인 별들은 수소가 바닥이 나면서 수소의 핵융합으로 만들어진 헬륨도 핵융합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중심에 탄소핵이 만들어지고 그 주위에서는 여전히 헬륨이 타고 있다. 하지만 점점 헬륨의 양은 줄어들고 탄소핵의 질량은 증가한다. 헬륨이 다 핵융합된 뒤에는 탄소핵의 바깥쪽이 가벼운 물질들을 잡아당겨 수축을 하고 수축으로 온도가 높아져 탄소에 불이 붙는다. 이때 발생하는 열에 의한 압력이 중력보다 훨씬 커지면 별은 폭발해버리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3) 태양 질량의 8배 이상 30배 이하로 태어난 별은 헬륨이 핵융합을 하고 난 뒤 중심에 마지막으로 철이 만들어지는데 철은 안정된 원소이므로 더 이상 핵융합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중력과 평형을 이루고 있던 열에 의한 압력이 약해져서 중력에 의해 중심쪽으로 끌어당겨지는 수축이 시작된다. 이때의 수축은 아주 빠른 속도로 이루어진다. 이런 별들은 너무 빠른 수축 때문에 바깥쪽의 물질들이 수축되지 못하고 우주로 날아가 버린다. 이것을 초신성 또는 초신성 폭발이라 부른다.

 

지금 이 순간 우주에서 어떤 별이 초신성 폭발을 하여 사라진다 해도 우리는 먼 미래에나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초신성 폭발은 1000년 가까운 세월 동안에 1054, 1572, 1604, 1987년 딱 4회 정도 관측될 정도로 희귀한 사건이고 그 웅장한 광경 때문에 우주쇼라 불린다. 초신성 폭발로 별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초신성 폭발 후 남은 부분에서는 전자와 원자핵 간의 공간이 계속 수축되어 달라붙게 된다. 원자핵은 양의 전기를 띠고 있는 양성자와 전기를 띠지 않는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때 전자가 양성자와 달라붙어 중성자로 바뀌는 반응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이 별에는 온통 중성자만 남게 되는데 이 별을 중성자별이라 부른다. 중성자 별의 크기는 대개 백색왜성의 700분의 1 정도인 반경 10km이고 밀도는 백색왜성의 100만 배 정도 되는 세제곱센티미터 당 5억 톤 정도다. 중성자 별은 중력이 아주 크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중력이 큰 곳에서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그러므로 중성자 별에서의 시간은 지구에서보다 천천히 흐른다. 만일 쌍둥이가 있어 한 명은 지구에서, 다른 한 명은 중성자 별에서 살다가 후에 만나게 되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중성자 별에서 산 한 명이 지구에서 산 다른 한 명보다 더 어린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1967년 케임브리지 대학의 휴이시 그룹은 규칙적인 펄스를 내는 전체를 발견했다. 펄스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흐르는 전파를 말한다. 휴이시 그룹은 이 천체를 펄스를 보내는 천체라는 의미로 펄서라고 불렀다. 처음에 그들은 규칙적인 펄스가 외계인이 보내온 전파라고 생각했다. 그 후 이 펄스를 내는 펄서의 정체가 중성자 별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중성자 별이 존재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중성자 별은 왜 펄스를 보낼까? 그것은 중성자 별이 아주 빠르게 회전하기 때문이다.

 

중성자 별은 일초에 수십 번 내지 수백 번 회전한다. 중성자 별은 지구처럼 자기장을 가지고 있으므로 주위에 전기를 띤 입자들을 가두어둔다. 이들 전기를 띤 입자들이 움직이면서 전파를 만들어내는데 중성자 별의 회전이 너무 빨라 마치 빨리 도는 등대의 불빛이 깜빡거리듯 중성자 별에서 오는 전파는 일정 주기로 지구에 수신이 되었다 안 되었다 하면서 규칙적인 펄스가 되는 것이다.

 

1939년 오펜하이머는 중성자 별의 질량에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초신성 폭발로 남아 있는 중심부의 질량이 태양 질량의 세 배 이하이면 중성자 별로 남지만 세배를 넘으면 더욱 수축하여 거의 한 점에 모든 질량이 모여 있는 상태가 된다. 이를 블랙홀이라 한다. 블랙홀은 중력이 대단히 강해서 한번 빨려 들어가면 다시는 도망칠 수 없게 된다. 과학자들은 블랙홀이 우주를 빠져나가는 입구의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태양은 항상 같은 밝기로 빛나지만 밝기가 달라지는 별이 있다. 이를 변광성이라 부른다.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변광성을 관측할 수 있다. 이 중에는 주기가 일정한 규칙적인 변광성도 있고 불규칙한 불규칙 변광성도 있다. 규칙적인 변광성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케페이드 변광성이다. 처음 태어났을 때의 원시 태양은 지금의 태양에 비해 1000 배 밝고 크기도 100 배 이상이었다. 하지만 그 후 1천만 년 동안 수축해 지금과 같은 크기가 되었다.

 

태양에서는 매초 6억 톤의 수소가 헬륨으로 변하고 있고 헬륨의 재가 고이면서 태양의 온도는 점점 내려가고 있다. 그와 동시에 태양은 점점 커지게 되어 지금부터 40억 년 후에는 붉은 거 성이 된다. 이때 태양의 온도는 4000도로 내려가고 수성과 금성을 삼키게 된다. 중심의 수소가 없어지면 더 이상 핵융합이 일어나지 않고 중심핵의 가스 압력이 없어지므로 중력에 의한 수축이 시작되어 백색왜성으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지구는 주로 고체로 이루어져 있고 태양은 기체로 이루어져 있어서 태양의 밀도는 지구 밀도의 4분의 1 정도다.

 

태양의 표면에는 어둡게 보이는 점들이 있다. 이를 태양 흑점이라 부른다. 흑점 중에는 지구보다 큰 것도 있다. 흑점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돈다. 이것이 바로 태양이 스스로 돌고 있다는 증거다. 태양은 서에서 동으로 자전한다. 대략 25일마다 한 바퀴 돈다. 태양에서 밝게 빛나는 부분을 광구라 한다. 광구 속에서는 기체들의 대류가 일어나 에너지가 광구의 표면으로 전달되어 표면의 온도가 6천도에 이르게 한다. 물론 태양의 내부는 표면보다 온도가 훨씬 높고 압력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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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지형의 [왜 극우는 기후위기를 부정하는가]란 책이 나왔다. 2019년에 나온 [스피노자의 거미]에는 저자 프로필이 인간에 의한 생태계의 교란을 연구하는 환경생태학자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번 책에는 탄소순환을 연구하는 환경생태학자라고 기록되어 있다. 저자가 환경생태학자라는 점은 변함이 없는 바다. 환경생태학이란 생물과 물리적·생물적 요인이라는 주변 환경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과학 학문 분야다


신현철의 [종의 기원 톺아보기]에 의하면 찰스 다윈은 종들 사이의 상호연관성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았다. 여기서 말하는 상호작용이란 한 생물이 작용하면 다른 생물은 이에 대해 반작용하는 관계를 말한다. 경쟁도 이런 상호작용의 한 종류다. 오늘날 가장 중요한 상호작용은 협력하는 공생 관계다. 생물과 환경의 상호작용은 기후를 결정하거나 변화시키고 기후는 생물의 분포, 형태, 생태적 특징을 제한하고 결정한다. 생물과 환경의 상호작용도 중요하고 기후도 중요하다


우리에게는 기억해야 할 흥미로운 이름이 있다. 파차마마(Pachamama)란 이름이다. 안데스 원주민들의 신화에 나오는 대지의 여신을 의미한다. 파차마마가 대지의 여신이란 점은 가이아(Gaia)를 호명하게 한다. 가이아는 그리스 신화의 대지의 여신을 말한다. 두 대지의 여신은 지구를 위기에서 구하고 인류가 생태계의 일부로 살아가야 한다는 지속 가능성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을 같이 한다


그러나 두 여신이 보는 지구는 차별적이다. 가이아 이론은 지구가 기후변화나 지질학적 변동에 대응하여 온도, 산소 농도 등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자기 조절 능력이 있다고 본다. 파차마마 이론은 기후 변화를 인간의 욕심으로 자연과의 균형이 깨진 결과로 보며 지구에게는 권리가 있다는 개념을 주장한다. 박지형 환경생태학자는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 이론을 바탕으로 지구를 하나의 연결된 전일적 생명체로 이해하는 바탕 위에서 환경 문제를 분석한다. 가이아 이론은 모종(某種)의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즉 자기조절능력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해석하거나 오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파차마마 이론이 말하는 지구의 권리는 매우 추상적인 개념이라는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바람직한 관점과 태도는 무엇일까? 자기조절능력에 대한 지나친 믿음을 지양하고 지구에게 권리가 있다는 관점을 구성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리라. 물론 어려운 일이다. 기후 위기란 단어가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해 말부터 올해 4월 현재까지 몇 권의 기후 관련 책을 읽었다. 아직 4월이 다 가지 않은 시점이기에 기후 위기에 대해 논한 책이 나오면 더 많은 성찰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기후 책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올해 내가 읽은 기후 책은 1) 정완상이 쓴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 수업; 기후물리학], 2) 프란츠 마울스하겐이 쓴 [꿰뚫는 기후의 역사], 3) 마나베 슈쿠로, 앤서니 브로콜리가 함께 쓴 [기후의 과학] 등이고 지질이나 기상을 논하며 기후를 비중 있게 언급한 4) 스티븐 슈나이더의 [실험실 지구], 5) 사이먼 클라크의 [하늘 읽기], 6) 스티븐 포더의 [엘리멘탈], 7) 데이비드 아처의 [얼음에 남은 지문]까지 계산하면 모두 일곱 권에 이른다


1) 정완상의 책에서는 클라우스 하셀만 이야기가 주목할 만하다. 클라우스 하셀만은 독일의 해양학자, 기상학자로 기후 모델에 의한 지구 온난화 예측이란 성과를 인정받아 마나베 슈쿠로, 조르조 파리시와 함께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인물이다. 날씨가 기후를 흔들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하셀만은 매일 매일의 변덕스러운 날씨가 쌓이고 쌓여 결국 느리고 무거운 기후를 움직이게 만든다는 주장을 했다. 그가 돋보이는 것은 이 과정을 확률과 수학의 언어로 표현한 것이다하셀만이 말한 날씨는 빠르게 변하고 무작위적이, 기온은 느리게 변하며 날씨의 평균적 결과라는 주장은 공론(公論)이 되었다. 프란츠 마울스하겐의 책에서는 오늘날 인류가 초래한 기후변화는 기후의 역사에 있어서 극적인 단절을 의미하며 이러한 단절의 성격은 신석기시대 농업혁명의 도입보다도 급진적이라는 주장을 만날 수 있다


2) 프란츠 마울스하겐은 기후 변화 앞에서는 전세계가 궁극적으로 운명공동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3) 마나베 슈쿠로, 앤서니 브로콜리의 책을 통해서는 마나베 모델이 수증기를 중요하게 다루었음을 알 수 있다. 대기가 따뜻해지면 온실가스인 수증기를 더 많이 함유할 수 있게 되는 바 이는 양의 피드백 루프를 발생시킨다. 대기가 따뜻해질수록 더 많은 수증기를 함유할 수 있게 되고 결과적으로 대기는 더욱 따뜻해진다. 따라서 건조한 계산(dry calculations)을 했던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의 온난화 효과를 과소평가했다. 건조한 계산이란 수분()을 제외하고 고형분(固形分; dry matter)만을 기준으로 성분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고형분이란 액상 제품의 수분을 모두 증발시켰을 때 남는 유효성분의 함량(%)을 뜻한다. 마나베의 계산을 dry calculation에 대비되는 wet calculation이라 한다


4) 스티븐 슈나이더의 책을 통해서는 인간이 지구를 실험실인 것처럼 대해 왔음을 알 수 있다


5) 사이먼 클라크는 인간이 기후에 끼친 영향은 결코 균등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한 사람들이란 말이다


6) 스티븐 포더의 책에서는 인간이 화석연료를 발견했을 때 탄소 순환에서 빠른 변화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되었음이 논의된다. 인간은 식물이 광합성으로 400년 동안 축적한 에너지를 1년에 태우고 있다. 화석 연료의 연소는 깊은 땅속에 파묻혀 느린 탄소 순환에 갇혀 있던 탄소를 꺼내 빠른 탄소 순환으로 몰아넣었다. 포더는 기후변화와 탄소 순환의 변동은 그 속도를 크게 줄일 수 있고 정치적 의지만 있다면 완전히 멈출 수 있다고 말한다


7) 데이비드 아처는 궁극적으로 지구 기후의 미래는 석탄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 클라우스 하셀만은 기후 시스템이 무질서하고 복잡하기에 완벽한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확률적 모델을 통해 기후 변화의 원인을 충분히 규명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무작위적인 기후 데이터 속에서 우리가 조금 더 알수록 인간이 기후 위기를 초래했다는 사실이 명확해진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하셀만의 말은 우리는 조금 더 실천할수록 기후 위기를 늦출 수 있다는 말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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