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드디어 만나는 천문학 수업 - 블랙홀부터 암흑 물질까지, 코페르니쿠스부터 허블까지, 인류 최대의 질문에 답하는 교양 천문학 ㅣ 드디어 시리즈 8
캐럴린 콜린스 피터슨 지음, 이강환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7월
평점 :
천문학은 가장 오래된 과학이자 기술의 최전선에 위치하는 놀라운 학문이라는 저자의 말이 눈길을 끈다. 과거에는 양치기, 농부, 선원 등이 하늘을 관찰하며 시간을 보내거나 계절을 예측하고 방향을 잡았지만 오늘날에는 비슷한 일을 천문학자들이 한다. 우주와 우리의 DNA는 연결되어 있다. 우리를 비롯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빅뱅의 순간을 거쳐 넓은 우주가 형성되고 별이 서로 충돌하고 생성되고 파괴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원소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모두 별에서 온 존재들이다.
국제천문연맹이 정한 행성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1.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궤도를 지닌다.
2. 충분한 질량을 가져 자체 중력으로 구 형태를 유지한다.
3. 궤도 주위의 천체들을 쓸어내 주변 영역을 정리한다.
수성과 금성은 위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태양과 너무 가깝고 질량이 작기 때문이다. 태양은 실제로는 매우 밝은 흰색이지만 지구 대기를 통과하며 들어오는 빛에서 파란색과 빨간색 파장이 일부 제거되기 때문에 노랗게 보인다. 태양의 열과 에너지는 태양계 전체로 퍼져나간다.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해왕성은 태양의 온기를 일부만 받는 반면 가장 안쪽의 수성은 거의 태양빛에 구워진다고 할 수 있다. 수성은 대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낮과 밤의 온도차가 극단적으로 크다. 가장 더울 때는 표면 온도가 430도에 이르고 추울 때는 영하 180도까지 떨어진다. 수성은 목성의 위성 가니메대와 토성의 위성 타이탄보다 작다. 수성 표면에는 다른 어떤 행성보다 크레이터와 균열이 많다.
일반적으로 표면의 크레이터가 많을수록 행성이나 위성이 오래 되었다는 뜻이다. 이 기준으로 보았을 때 수성은 상당히 오래된 행성이다. 수성은 지구형 행성 중 가장 밀도가 높다. 약 65%의 철과 35%의 기타 광물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행성학자들이 수성에 철이 많은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금성은 태양과 두 번째로 가까운 행성이자 지구형 행성이다. 이는 수성, 지구, 화성과 마찬가지로 주로 규산염 암석과 금속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뜻이다. 다른 지구형 행성과 마찬가지로 금성에서도 화산활동, 지진 활동, 침식, 풍화작용이 일어났으며 표면이 단단한 암석으로 덮여있다. 금성 탄생 초기에는 표면에 물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이유로 금성의 물은 모두 사라졌고 현재 모습과 같은 두꺼운 이산화탄소 대기로 뒤덮였다. 과학자들은 종종 지구 대기에 이산화탄소가 누적되어 산소 농도가 떨어진다면 지구도 금성처럼 변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산업화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해 경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구가 단기간에 갑자기 금성처럼 변할 확률은 매우 낮다. 금성은 지구가 먼 미래에 맞이할지도 모를 아주 극단적인 예시 중 하나에 불과하다.
태양계는 약 46억 년 전 원시 성운이 중력 붕괴를 일으키며 형성되었다. 태양을 비롯해 모든 행성이 비슷한 시기에 함께 형성되었다. 지구도 이때 원시 성운의 한가운데에서 작은 암석 행성으로 탄생했다. 다른 내행성계 행성과 마찬가지로 지구도 파편과 잔해가 서로 충돌하고 뭉쳐지는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크기로 성장했다. 초기 지구는 용융된 땅이었고 신생 태양을 둘러싼 먼지 구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다. 그뿐 아니라 화산이 끊임없이 폭발해 그 연기와 분출물이 지구 대기에 뒤섞여 매캐하고 어두운, 생명체가 살기 적합하지 않은 상태였다.
약 38억 년 전 후기 대폭격의 잦은 충돌이 끝나고 지구의 지각이 식으며 바다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최초의 생명체인 원핵 생물이 등장했다. 뒤이어 등장한 특이한 박테리아 종 등이 주변 공기를 산소로 채우기 시작했고 시간이 흐르며 다른 생명체가 숨쉴 수 있는 맑고 깨끗한 기체 덮개 즉 대기가 형성되었다. 해양은 여전히 인류에게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지구의 마지막 개척지이다. 해양학자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탐사된 해저는 전체 약 5%에 불과하다고 한다.
많은 과학자들은 해양과 수권에 생명의 기원을 밝힐 단서가 숨어 있을 것으로 보고 다른 행성에서는 찾기 어려운 이 독특한 환경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지구 형성 초기에는 바다가 없었다. 생명의 원천이기도 한 물은 도대체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한 학설에 따르면 바다는 혜성 핵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 폭격으로 지구에 전해졌다고 한다. 태양계에서 행성이 형성되는 동안 주변을 떠돌던 많은 혜성이 지구와 충돌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구에 자체적인 물 공급원이 있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지구가 탄생 초기에 다양한 원시성운 파편과 부딪혔을 때 물과 얼음이 포함된 잔해와 부딪혔을 수도 있다. 즉 바다는 지구가 생성될 때 이미 지구를 구성하고 있던 초기 암석이나 파편에서 나온 물로 형성되었을 수도 있다.
시력이 좋은 사람은 맨눈으로도 달의 어둡고 밝은 부분을 구분한다. 어두운 영역은 고도가 낮은 달의 바다이다. 물론 달의 바다는 평원이나 분지이다. 화성의 토양에는 산화철 성분이 풍부해 우리가 흔히 녹슨 상태라고 부르는 색이 지표 전체에 퍼져 있어 행성 전체가 붉은빛을 띠고 있다. 하나의 위성만을 가진 지구와 달리 화성에는 포브스와 데이모스라는 두 개의 위성이 있다. 이들은 먼 과거에 태양계를 떠돌다가 화성 궤도에 진입한 소행성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인류가 화성에 계속해서 탐사선을 보내는 가장 큰 이유는 외계 생명체가 존재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서다. 과연 태양계에 우리 지구인 외에 다른 생명이 존재할까?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화성은 과거에 온습했을 가능성이 있고 이는 생명의 탄생 조건과 맞아떨어진다. 과연 과거에 화성의 생명체가 있었을까? 그렇다면 그 생명체는 어떻게 되었을까? 어쩌면 오늘날까지 화성 또는 우주 어딘가를 떠돌고 있지 않을까? 화성 탐사는 이런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길고 오랜 여정이다.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거대 행성이다. 지름은 지구의 약 11 배이고 부피는 1300배이고 질량은 300배에 달한다. 태양계의 다섯 번째 행성이자 외행성계의 첫 번째 행성인 이 거대 기체 행성은 내부도 굉장히 기묘하다.
토성은 망원경으로 관측하기에 가장 좋아 인기가 많은 행성이다. 목성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행성이자 아주 아름답고 눈에 잘 띄는 고리를 가지고 있다. 청록색 안개로 덮인 천왕성은 독특하게도 옆으로 누운 채 태양 둘레를 공전하고 있다. 다른 행성들은 가로 방향으로 공전하는데 천왕성 기준에서는 세로 방향으로 공전하는 것이다. 천왕성은 과연 처음부터 기울어져 있었을까? 천문학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 무언가가 천왕성을 뒤집은 것이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금까지 가장 유력한 가설은 초기 천왕성이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천체와 강하게 충돌해 옆으로 기울었다는 것이다.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인 해왕성은 놀라운 기록들을 가지고 있다. 태양까지의 평균 거리가 45억km나 된다. 이 때문에 태양 주변을 한 바퀴 공존하는 데 약 165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린다. 천문학자들은 천왕성과 해왕성을 묶어 거대 얼음 행성이라 부른다. 두 행성의 얼음 함량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명왕성은 더 이상 행성이 아니라 왜소행성이다. 명왕성은 1930년 미국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에 의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아직 한 번도 공전궤도를 완전히 돌지 못했다. 태양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 한 바퀴를 도는데 무려 248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100년 정도를 사는 우리가 명왕성이 궤도를 한 바퀴 완주하는 모습을 직접 보기란 불가능하다.
혜성은 주기가 200년 이상인 장주기 혜성과 200년 이하인 단주기 혜성으로 나뉜다. 우리가 알고 있는 혜성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 핼리혜성일 것이다. 유성의 일부가 대기권에서 모두 타버리지 않고 남아 지상에 떨어진 파편을 운석이라 한다. 운석은 밀도가 몹시 높아 상당히 무겁다. 보통 자성을 띠고 콘드률(condrule)이라는 둥근 알갱이가 박혀 있다. 운석 표면에는 지구 대기권을 통과하며 군데군데 떨어져 나가거나 손가락으로 누른 것 같은 함몰 흔적과 녹았던 부분이 빠르게 식으며 생긴 용융각이 있어 어두운 색을 띤다. 운석은 대부분 철과 니켈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항성은 중심부의 핵이 주변 플라스마와 반응해 빛나는 구형 발광체로 자체 중력으로 뭉쳐 있다. 항성은 핵 원소를 융합해 다른 원소로 바꾼다. 이런 핵융합 과정이 어마어마한 열과 빛을 방출하는 것이다. 핵융합 작용과 자체 중력이 결합해 항성을 굉장히 뜨겁지만 안정적인 구체로 만들어낸다. 항성은 일생 대부분의 시간을 수소를 융합시켜 헬륨을 만들며 보낸다. 오래된 항성일수록 수소가 부족해지고 일부는 헬륨을 탄소로 융합하며 가장 오래되고 무거운 항성의 경우 심지어 철로 융합하기까지 한다.
원소를 융합해 새로운 원소를 만드는 이 과정을 핵합성이라고 부른다. 오래된 항성이 소멸할 때 그 구성물질은 온 우주로 흩어져 새로운 항성이나 행성, 기타 천체에 재활용된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코스모스]에서 우리는 별의 잔해로 이루어져 있다고 썼다. 우리가 숨 쉬는 산소부터 혈액 속 철분, 뼈의 칼슘, 세포 분자의 탄소는 모두 오래전 소멸한 별에서 나온 것이다. 항성은 광구(항성의 표면) 색을 기준으로 분류된다. 천문학자들은 별에서 방출된 빛을 분광기에 통과시켜 스펙트럼을 분석한다. 항성에 존재하는 각 원소는 흡수선이라는 어두운 선 형태의 흔적을 남긴다.
항성 빛의 스펙트럼은 항성이 얼마나 빠르게 자전하고 공전하는지, 어떤 화학원소를 포함하는지, 자기장이 얼마나 강한지, 대략적인 탄생 시기는 언제인지 등을 알려준다. 대부분의 항성은 주계열성이라고 불리는 좁고 구부러진 띠를 따라 존재한다. 주계열성이란 항성의 일생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핵융합이 안정적으로 일어나는 단계를 뜻한다. 항성의 질량은 주계열성에 얼마나 오래 머무를지를 결정한다. 핵융합을 멈춘 항성은 색과 밝기가 변한다. 그때부터 주계열성 군단에서 벗어나 그래프의 다른 부분으로 이동한다.
태양 질량의 25%가 되지 않는 작은 별은 주로 백색왜성이 되고 태양을 포함한 거대한 별들은 팽창하여 적색 거성이 되었다가 나중에 백색왜성이 된다. 가장 큰 별은 적색초거성이 될 확률이 높다. 질량이 클수록 항성의 수명은 짧다. 태양보다 질량이 큰 항성은 초신성으로 폭발하기 전까지 기껏해야 수백만 년 정도 살게 된다. 질량이 매우 작은 항성은 핵융합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아 아주 오랜 시간 밤하늘에 떠 있다. 어쩌면 영원히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우주가 시작된 이래 수명을 다해 소멸한 적색왜성(온도가 낮고 질량이 가벼운 항성)은 하나도 없다.
중심 온도가 400만 도가 넘어가면 핵융합이 시작되어 항성이 탄생한다. 태양과 태양계 행성들은 단독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별들도 지구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돌고 돌며 존재한다. 우주에서 최초로 탄생한 항성은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졌다. 최초의 항성들은 우주가 탄생한 지 불과 수억 년 만에 뭉치기 시작한 무거운 별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최초의 별 또는 성간 구름에서 시작되었다.
천문학에서는 태양 질량의 8배 이상 되는 항성을 고질량 항성이라 한다. 이들은 태양과 마찬가지로 핵융합 단계를 지나지만 태양이 수소에서 핵융합을 시작해 탄소까지 방출하는 반면 이들은 탄소를 네온으로, 네온을 산소로, 산소를 규소로 융합하며 궁극적으로 철로 이루어진 핵을 만든다. 철이 핵융합을 하기 위해서는 항성이 공급할 수 있는 것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이 지점에서 핵융합 반응이 멈춘다. 이 단계에서 고질량 항성은 매우 밀도 높은 중성자별로 변한다.
은하는 항성과 행성 등 여러 천체 기체, 먼지, 암흑 물질들이 중력에 의해 하나로 묶인 거대 집합체다. 빅뱅이 일어난 지 약 4억 년 뒤 빛나는 조각에 지나지 않았던 초기 은하에서 최초의 별이 탄생했다. 이후 은하들은 서로 충돌하고 결합하며 더 큰 별들의 집단을 형성했다. 별들이 끊임없이 핵융합을 하듯 은하도 끊임없이 진화한다. 강한 핵력은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 중성자에 작용한다. 양성자와 중성자는 쿼크라는 더 작은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 강한 핵력은 쿼크가 결합해 핵을 유지하게 하는 힘이다. 약한 핵력은 한 유형의 쿼크를 다른 유형으로 바꾸어 우라늄과 같은 방사성 원소를 붕괴시키는 힘이다.
중력은 한 물체의 질량이 다른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으로 우주에서 보편적으로 작용한다. 전자기력은 전하를 띤 물체들 사이에서 작용하는 힘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우주는 5퍼센트의 바리온 물질, 27퍼센트의 암흑 물질, 68퍼센트의 암흑 에너지로 이루어졌다. 물리학에서 바리온은 쿼크 3개로 이루어진 물질을 의미하고 천문학에서는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든 물질을 의미한다.
암흑물질에도 중력이 있다. 암흑에너지는 중력에 대항해 우주 시공간을 빠르게 팽창시키는, 미지의 에너지라 할 수 있다. 우주 팽창현상이 밝혀진 이후 성립된 고전적 우주론에 따르면 팽창하는 우주에서 은하단의 거리가 서로 멀어짐에 따라 중력이 감소해 속도가 줄어드는 것이 논리적으로 옳다. 즉 우주의 팽창 속도가 점차 줄어들어야 한다. 그러나 학자들의 관측 결과 우주의 팽창 속도는 줄어들기는커녕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우주의 팽창을 가속시키는 이 알 수 없는 미지의 에너지가 바로 암흑에너지이다. 모든 천체는 태어난 직후부터 계속해서 회전하며 팽창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빅뱅으로 시작된 우주가 자신의 나이인 130억 광년 가량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작은 점에서 시작한 우주는 초기에 가속 팽창을 계속해 이제 관측 가능한 영역이 약 930억 광년에 이르는 광대한 공간이 되었다. 한 천체의 중력으로 인해 다른 천체가 실제와 다르게 보이는 현상을 중력 렌즈 효과라고 한다. 우주에 분포하는 중력을 지닌 모든 천체는 렌즈가 될 수 있다. 질량이 클수록 더 많은 왜곡을 일으킨다. 중력이 클수록 더 볼록하거나 오목한 렌즈처럼 천체를 왜곡되어 보이게 만든다. 이 현상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해 예측되었고 일부 천문학자들은 은하단이 중력 렌즈 효과를 일으킨다고 보았다.
중력 렌즈를 활용하면 우주배경복사라 불리는 빅뱅 이후 남은 아주 오래된 희미한 빛을 연구할 수 있다. 이 빛은 우주가 탄생하고 약 38만 년 후에 발생한 태초 우주의 잔재와 같다. 한때 우주배경복사는 매우 강렬하고 뜨거우며 항성의 표면만큼 밝았을 것이다. 그러나 우주가 팽창하며 빛의 파장이 길어져 오늘날에는 마이크로파로 남아 있다. 이 빛에는 우주 탄생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지만 너무 희미해 연구하기 어렵다. 중력 렌즈는 빅뱅의 마지막 메아리인 우주배경복사의 변화를 관찰할 좋은 관측 도구가 되어준다.
우주를 더 멀리 들여다볼수록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먼 과거를 알 수 있다. 중력 렌즈를 이용하면 암흑 물질도 연구할 수 있다. 암흑 물질은 거대한 은하단 곳곳에 두루 분포하는데 은하단은 자체의 중력에 묶여 있을 뿐만 아니라 암흑 물질의 영향도 받는다. 어떤 은하단이 중력 렌즈 효과를 일으킨다면 여기에는 암흑 물질의 질량도 일부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중력 렌즈는 우주 전체에 골고루 분포한 암흑 물질의 존재를 증명하고 규모를 파악하는 데에도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빅뱅 이후 38년까지 우주는 팽창을 거듭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우주는 너무 뜨겁고 빛이 보이지 않는 암흑 세계였다. 밀도 높은 플라스마만 존재해 마치 빛을 산란시키는 불투명한 뜨거운 수프와 비슷했다. 어둡고 스산한 안개와도 비슷했다. 다음으로 재결합 시대가 찾아왔다. 충분히 냉각된 물질 원소들이 원자를 형성한 것이다. 마침내 원초적인 빛이 통과할 수 있는 투명한 기체가 등장했다. 이때 등장한 빛을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복사라고 부른다. 마이크로파 복사는 우주를 빛으로 채웠다. 비슷한 시기에 기체 구름이 수축되며 최초의 별을 형성했다.
별들은 주변에 남아 있던 기체 에너지를 공급해 우주를 더욱 밝게 비추었다. 이를 재이온화 시대라고 한다. 우주는 계속해서 팽창했지만 이후 수십억 년간 별과 은하의 질량이 만들어내는 중력의 영향으로 팽창 속도가 점차 느려졌다. 그러다가 약 50억 년 전부터 갑자기 흥미로운 일이 일어났다. 암흑에너지가 우주의 팽창을 가속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천문학은 크게 둘로 나누면 관측천문학과 세분화된 천체물리학으로 나눌 수 있다. 관측 천문학이란 우주와 천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중점을 두는 학문이다. 천체물리학은 관측 자료에 물리학을 적용해 행성과 항성, 가스와 기체, 성간 물질과 성운, 더 나아가 은하와 은하단의 탄생과 기원, 발전과 진화를 설명하는 학문이다.
빛은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모두 지니고 있다. 이러한 이중적 특성으로 인해 우리는 카메라를 활용해 광자의 집합을 촬영할 수도 있지만 분광기 등으로 빛의 파장을 분리해 관찰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빛은 우주를 탐구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다.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 등을 모두 아울러 열복사선이라고 한다. 조금이라도 가열된 물체는 모두 적외선을 방출한다. 적외선 감지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을 관측하게 도와준다.
현재까지 가장 유명한 적외선 망원경은 지구 궤도를 도는 스피처 우주망원경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다. 행성과학은 기본적으로 지구의 환경을 연구하는 지구과학과 유사하다. 태양계의 8개의 행성은 암석 행(지구형 행성), 거대 가스행성(목성형 행성)으로 나뉜다. 행성과학은 이들 행성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특히 그 지표면을 분석해 탐구한다. 행성과학자들은 각 행성에서 과거에 일어났던 지질 운동, 외부 파편과의 충돌, 풍화작용, 화산활동 등을 연구한다.
지표면에 사는 우리는 화산, 하면 산의 분화구에서 뜨거운 용암과 유독가스, 화산재를 분출하는 모습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화산은 지표면과 대륙뿐만 아니라 깊은 바다에도 존재한다. 화산활동이란 땅속 깊은 곳에 있는 마그마가 지표 또는 지표 가까이에서 일으키는 여러 작용을 두루 가리킨다. 그 과정에서 흔히 떠올리는 화산 폭발뿐만 아니라 분출물의 퇴적, 화산성 지진의 발생, 지각변동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수성과 금성 같은 내행성계 그리고 해왕성을 비롯한 외행성계의 얼음 행성과 위성에 화산이 있다. 내행성계 행성에서 화산은 대부분 현무암질 용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마그마로 녹은 암석이 지표면으로 빠르게 퍼져나간다는 뜻이다. 그러나 외행성계의 화산은 주로 얼음 화산이다. 내부의 열이 지표면에 얼음을 녹여 슬러시 같은 형태로 분출한다. 천문학자들이 망원경을 사용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먼 천체에서 나오는 희미한 가시광선을 가능한 한 많이 모아 정확히 분석하기 위해서이다.
별들은 두꺼운 기체와 먼지 구름의 소용돌이에서 탄생하므로 관측하기 어렵다. 스피처 우주망원경을 비롯한 적외선 탐지 망원경들은 먼지를 뚫는 적외선의 성질을 활용해 미래 별의 배아를 관측할 수 있다. 많은 경우 어린 별의 씨앗은 오래되고 거대한 항성에 강한 복사열의 먼지 구름을 깎아내고 파괴할 때 생성되는 거대한 기둥 모양 구조에 숨어 있다.
광학망원경으로는 별빛의 윤곽이 드러난 어두운 형태가 보일 뿐이지만 적외선 망원경으로는 별의 탄생을 지켜볼 수 있다. 우주에 관해 모든 겻이 밝혀지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 탐구하고 관찰해야 할 것은 우리가 우주를 알아내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천문학은 곳곳에 보석이 숨겨진 보물 창고와 비슷하다.
어느 날 우연히 어떤 자료를 통해 새롭고 경이로운, 아름다운 사실을 발견할 수도 있다. 현존하는 광학 망원경 중 규모가 가장 큰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최첨단 장비를 탑재해 가시광선과 적외선을 두루 감지하고 분석할 수 있다. 허블 우주망원경의 후계자로 여겨지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별의 탄생과 소멸 과정을 추적하고, 외계 행성 사진을 촬영하며 초기 우주의 빛을 수집하는 등 천문학의 오랜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