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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 세계지질공원으로 떠나는 여행 - 유네스코가 인증한 한탄강 지질명소 톺아보기
권홍진 외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6월
평점 :
2020년 7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화산 지형인 한탄강 일대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공식 인증받았다. 약 50만 년 전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주상절리와 현무암 절벽 등 독특한 지질학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영역은 철원, 포천, 연천 등 세 지자체에 걸쳐 있는 한탄강 일대다. 강 주변에서 형성된 화산 지형은 전 세계적으로 드문 편이다. 일반적으로 독특한 형태로 분류되는 ‘용암과 강물이 만나 급격히 식어 만들어진 지형’은 독특한 경관을 제공하지만 자연적인 침식 작용과 인위적인 요인으로 인해 훼손되기 쉬워 보존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한탄강은 용암으로 물줄기가 바뀐 강이다. 물줄기가 바뀌는 것을 유로변경이라 한다. 오늘날의 지구 표면은 해양 지각이 전체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해양 지각은 중생대 이후 분출한 용암이 식어 만들어진 현무암으로 구성 되어 있다. 대륙 위에도 중생대 이후에 분출한 현무암질 용암이 여러 곳에 넓게 분포하고 있다. 따라서 지구 표면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암석은 중생대 이후에 생겨난 현무암이다. 한탄강 유역에는 신생대 제 4기에 북한 강원도의 평강 부근 화산을 통해 맨틀에서 나온 마그마가 식은 현무암이 넓게 분포한다. 한탄강 유역의 현무암은 지구 내부의 깊은 곳인 맨틀의 물질이다. 일본 열도 아래로 태평양판이 밀려 들어감에 따라 일본 열도 아래에서 마그마가 생성되어 일본에서 많은 화산활동과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백두산을 만든 용암이나 한탄강 대지(臺地)를 만든 용암은 맨틀 깊은 곳에 남아 있는 태평양판 조각이 부분적으로 녹아 위로 올라와 지구 내부 약 100km 깊이에 큰 마그마 방을 만든 후 지표로 분출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일본 열도에서 화산활동이 많은 것은 태평양판이 열도 아래로 섭입할 때 이 해양판에서 공급된 물이 섭입대 위에서 마그마를 만드는 데 작용했기 때문이다. 물은 암석의 녹는점을 낮춘다.
한탄강 용암을 분출한 활동은 현무암질 용암이 지각 틈 사이로 나오는 열하분출로 시작하여 후반부에는 중심분출 양식으로 바뀐 특징을 보인다.(36 페이지) 지하 깊은 곳에서 상승한 마그마가 지각의 약한 틈(열극)을 따라 올라오면 긴 선을 따라 분출하는 '열하분출'이 발생하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적으로 마그마가 공급되면 틈 전체에서 고르게 나오기보다는 마그마 공급이 더 원활하고 구조적으로 약한 특정 지점으로 마그마 흐름이 집중되고 이에 따라 마그마 흐름은 주변 지반을 녹이거나 틈을 넓혀 파이프 형태의 '관상 통로'를 형성하여 중심분출로 바뀐다.
680 고지를 만든 용암은 분출형 화산 활동을 보이다가 중심분출로 바뀌어 순상화산을 만들었지만 점성이 높지 않아 높은 화산체를 만들지는 못했다. 한탄강 용암은 현무암질이며 온도가 1000℃ 이상으로 점성이 매우 낮아 유동성이 컸다. 한탄강 용암은 현무암에서 볼 수 있는 감람석, 휘석, 사장석 등의 반정(斑晶)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용암이 빠르게 식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용암의 두께가 매우 두꺼우면 표면은 빨리 식지만 내부 용암은 단열 효과로 인해 천천히 식는다.) 반정 광물은 점성을 높게 해 용암의 흐름을 방해한다. 한탄강 유역은 평균 0.15° 정도의 기울기로 경사져 용암이 잘 흘렀다.
두꺼운 용암층이 지표에 흐를 때 열이 전도되면서 식는 까닭에 공기와 접하는 표면과 내부는 각각 식는 속도가 다르다. 그래서 용암층에서 등온선이 그리는 폭은 표면에서 내부로 가면서 매우 달라진다. 용암이 식을 때 부피가 줄어드는 정도는 온도에 따라 다르다. 하나의 용암층 내에서는 각 수축점을 중심으로 부피가 줄어들며 대체로 수직 방향으로 틈이 생긴다. 용암층 전체가 완전히 식은 후에 용암층은 기둥 모양으로 분리되는데 이를 주상절리라 한다.(49 페이지) 기반암 위를 덮은 용암층의 두께는 기반암의 지형에 따라 달랐다. 기반암의 높이가 낮은 곳을 덮은 용암층은 두께가 상대적으로 두꺼웠을 것이다. 즉 한탄강 유역에서 수십 미터의 두꺼운 현무암 절벽을 보이는 곳은 기반암의 원래 지형이 상대적으로 낮은 곳이었다.(59 페이지)
기반암의 지형에 따라 다양한 두께로 덮고 있는 현무암층 위에는 새로운 하천이 흐르기 시작했다. 현무암층의 절리를 따라 침식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한탄강은 더 넓어지고 깊어졌다. 새로 태어난 한탄강의 물줄기는 흐르는 지면의 지질에 따라 크게 두 곳으로 나뉜다. 하나는 용암대지 위를 흐르는 곳이다. 다른 하나는 현무암층과 기반암이 만나는 지질 경계를 따라 흐르는 곳이다.(60 페이지) 이때 넓은 용암대지 위를 흐르는 물줄기가 있는 곳에서는 현무암층이 절리를 따라 큰 덩어리로 떨어져 나가면서 수직 절벽의 계곡이 형성된다. 현무암층과 기반암이 접하는 곳에서는 지하수가 현무암층의 절리를 따라 더 잘 스며들어 현무암층이 먼저 떨어져 나가면서 다른 형태의 계곡을 만들게 된다.
기반암의 원래 지형으로 인하여 현무암층이 두껍게 형성되었던 곳과 그렇지 않고 얇게 형성되어 있던 곳에는 서로 다른 계곡 지형이 만들어진다. 한탄강의 계곡 지형을 바라볼 때 현무암층이 두꺼웠던 지역에서는 양쪽 벽이 수직인 현무암 절벽이 형성된다. 기반암의 지형이 높아 용암이 얇게 덮인 곳에서는 기반암이 하상에 노출되어 한쪽 벽만 수직인 현무암 절벽을 이루거나 계곡 전체가 기반암으로 이루어진 지형을 만든다.
주상절리가 발달한 한탄강 계곡에서는 하식동굴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은 수직으로 된 현무암 절벽이 강물과 접하는 곳에 발달해 있다. 이러한 하식 동굴은 강물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것이며 특히 물줄기의 흐름 방향이 심하게 바뀌는 곳에서 잘 만들어진다. 폭포에서 만들어지는 포트홀을 폭호(瀑湖)라 한다.
임진강 유역은 중국 대륙의 남중 지괴와 한중 지괴가 충돌한 다비 - 칠링 - 수루 충돌대가 지나는 곳으로 한반도 북부와 남부 사이의 두 판이 충돌한 증거가 되는 지층이 분포하는 소위 임진강 충돌대가 있는 곳이다. 임진강 유역 연천층군의 하부층인 미산층은 이곳이 대륙 충돌대였음을 지시하는 특징을 보이는 지층이다. 연천층군은 고생대 중기 ~ 후기 데본기 지층으로 각섬암이 관입하기도 했다. 미산층(대리암 협재), 대광리층 등 임진강 및 한탄강 유역에 넓게 분포한다. 그 중 미산층은 고생대 데본기에 임진강 충돌대 사이의 분지에 형성되었던 퇴적암이, 한반도 북부와 남부의 두 판이 충돌하면서 생긴 변성 작용에 의하여 만들어진 변성암이다.
따라서 미산층은 퇴적 기원의 변성암이다. 미산층은 연천군 신서면 와초리, 미산면 동이리, 군남면 황지리, 연천읍 통현리, 연천읍 고문리, 청산면 장탄리, 청산면 궁평리, 청산면 백의리, 포천시 창수면 신흥리, 운산리, 관인면 중리 등에 넓게 분포하고 퇴적 시기도 적어도 약 3억 9천만 년 전 이후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미산층은 암상에 따라 크게 석회암질 규산염암, 석회질 사암 및 변성이질암으로 분류된다. 이들의 지층대 내에는 각섬암, 대리암, 규암, 천매암, 흑운모 편암 등이 협재하며 각 층의 두께와 반복되는 빈도는 일정하지 않다. 미산층에 변성암인 각섬암과 변성광물인 석류석이 분포하는 것은 한탄강 유역이 두 판이 충돌할 때 생긴 큰 압력을 받았던 지역임을 암시하는 매우 중요한 지질학적 증거가 된다.
지구 내부는 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온도와 압력이 증가하며 지하 10km 정도에서는 온도가 약 300°C 이며 3000에서 4000기압이 된다. 그런데 미산층이 분포하는 각섬암과 석류석은 훨씬 더 높은 온도와 압력이 작용하는 환경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 즉 각섬암과 석류석의 존재는 미산층이 매우 높은 온도와 압력이 작용하는 환경에서 만들어진 지층임을 알려준다. 연천층군을 이루는 미산층은 남과 북이 충돌한 증거가 되는 지층임이 밝혀졌다.(73 페이지)
한탄강과 임진강은 도감포에서 만나 서남쪽으로 흘러 한강과 합류하여 서해로 흘러간다.(125 페이지) 아우라지 베개용암은 천연기념물 542호다. 아우라지는 한탄강과 영평천이 만나는 곳이다. 이곳에는 15미터 정도 두께의 현무암 절벽이 있다. 하부에 고생대 미산층이 있고 그 위를 두꺼운 현무암층이 부정합으로 덮고 있다. 베개용암은 아우라지에서 한탄강 상류 방향으로 약 100미터 정도 연장되며 영평천에도 노두가 있다. 두꺼운 현무암층과 기반암인 미산층이 접하는 부위에는 얇은 클링커층과 약 2~3미터 정도의 베개용암이 있다.
베개용암이 끝나면서 절벽의 중앙 부위에는 가는 수직기둥형 주상절리가 보이는 엔터블러쳐이고 상부는 콜로네이드 층이다. 가장 위에는 기공이 많은 현무암층이 있다. 아우라지 베개용암은 지름이 약 30~100미터이며 방사상의 균열을 보인다. 표면은 용암이 급랭할 때 만들어지는 두께 수 센티미터의 유리질 껍질로 둘러싸여 있다.(127 페이지) 이런 검은 유리질을 사이드로멜레인(Sideromelane)이라 한다. 이곳 현무암 절벽에서 베개용암이 분포하는 위치는 이 용암이 한탄강을 메우며 흐르던 당시의 한탄강 수위를 짐작하게 한다. 베개용암의 표면이 붉은 색인 것은 용암을 이루는 철 성분이 물과 만나 산화되었기 때문이다.
베개용암 내부는 절리가 방사상으로 발달해서 사람의 어금니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용암층 높이가 한탄강 수위를 넘게 되자 베개용암의 생성은 멈췄다. 지장산 주변에는 동막골 응회암, 지장봉 응회암 등 여러 종류의 화산암과 신서 각력암이 분포한다. 첫 번째 화산 폭발에 의해 동막골 응회암이 화구 주변에 넓게 쌓였다. 그 후 동막골 응회암이 화구로 무너져 내리며 굳어 신서각력암이 만들어졌다. 칼데라호가 만들어졌다. 칼데라호 주변의 응회암 일부분이 무너져 칼데라호에 쌓이게 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암석이 신서각력암이다. 다시 화산폭발이 일어나 마지막으로 지장봉 응회암이 만들어졌다.(135 페이지)
지장산은 약 80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연천-철원 분지 내에서 활동한 화산 때문에 만들어졌다. 지하 깊은 곳 마그마에서 광물이 결정(結晶)화할 때 유색광물은 감람석(고온)-휘석-각섬석-흑운모(저온) 순으로, 무색광물은 사장석(고온)-정장석-백운모-석영(저온) 순서를 보인다.(149 페이지) 대체로 고온에서 만들어진 광물은 저온에서 만들어진 광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풍화에 약한 경향이 있다. 화강암은 조암 광물 중 장석이 60% 이상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석영이다. 화강암이 풍화된 토양을 보면 석영(굵은 모래)이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은 화강암을 이루는 광물 중 흑운모나 장석류가 석영보다 풍화에 약하기 때문이다.
이같이 석영은 조암 광물 중에서 풍화에 가장 강하다. 반면 장석류는 자연 상태에서 탄산수 등에 녹으면서 화학적 풍화가 잘 일어난다. 그 결과 도자기의 원료인 순백색의 고령토가 만들어진다. 고령토는 물 분자와 화합하는 수화 작용을 거쳐 알루미늄의 원료 광석인 보크 사이트로 바뀐다. 고온에서 형성된 광물(예: 감람석, 휘석)이 저온에서 형성된 광물(예: 석영, 백운모)보다 풍화에 더 취약한 이유는 이들이 지표 환경과 구조적, 화학적으로 가장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암석은 풍화 과정을 거치면서 토양으로 변하고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원료 물질로 쓰이는 새로운 광물도 만들어진다. 암석이 풍화되어 토양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알루미늄은 칼륨, 나트륨, 칼슘 등과 같은 원소에 비해 광물에서 잘 빠져나가지 않는다. 따라서 오래된 토양에는 알루미늄 성분이 상대적으로 많아지고 이러한 토양으로 구성된 퇴적암이 지각변동을 받아 지하 깊은 곳으로 내려가 녹아서 마그마가 된다면 그 마그마는 알루미늄 성분을 많이 포함하게 된다.
화강암을 만든 마그마는 기원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맨틀에서 만들어진 현무암질 마그마가 정출, 분화하면서 최종 단계에서 화강암질 마그마가 생성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으로 만들어진 화강암을 I(Igneous)형 화강암이라고 부른다. 다른 하나는 퇴적암이 지각변동을 받아 지각 내로 깊게 들어가 변성암이 되고 끝내는 지각 내에서 화강암질 마그마가 되는 경우다. 이런 과정으로 만들어진 화강암을 S(Sedimentary)형 화강암이라 부른다.
한편 현무암은 석영 입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풍화되면 주로 진흙을 이루고 비가 오면 물이 토양 내에 스며들지 못하여 표층은 완전히 젖어 질퍽거린다. 반면 가문 날씨가 되면 지하수가 올라오지 못하므로 표층이 딱딱하게 굳는다. 따라서 농업에 불리한 지형이어서 오랫동안 많은 이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추가령 구조곡의 지형] 7 페이지) 찰흙(점토)이 물을 만나면 진흙이 된다.
재인 폭포가 위치한 계곡이 한탄강 본류와 만나는 부근에는 바닥에 고생대의 변성암이 노출되어 있고 응회암, 화강 반암 등의 전석(轉石)이 쌓여 있다. 전석이란 암반(巖盤)에서 떨어져 물 등의 작용에 따라 원위치에서 밀려 나간 돌을 말한다. 멀리 떨어져 나갈수록 마모에 의하여 모가 없이 둥그런 상태가 된다. 이러한 암석 덩어리는 폭포 주변을 이루는 중생대 지층의 암석이 떨어져 나온 것이다. 이들 중 중생대 백악기 화산에서 분출한 동막골 응회암도 있다.(207, 208 페이지) 좌상 바위 주변에는 고생대 미산층, 중생대 궁평층 및 신생대 현무암 등 여러 시대의 지층이 접해서 분포하고 있다. 좌상 바위는 중생대 백악기에 연천 - 철원 분지에 있던 화산의 흔적이다.
한탄강 옆에 60m 높이로 우뚝 솟아 있는 좌상바위는 당시 화산의 분화구였으며 이곳을 찾는데 좋은 길잡이가 되기도 한다. 이 화산에서 분출한 현무암질 용암이 한탄강 하상에 분포하며 이 현무암의 표면에서는 기공이 방해석으로 채워진 행인상 구조를 볼 수 있다. 좌상바위 표면에는 세로 방향의 검은색 띠가 보인다. 이는 빗물에 녹은 물질이 침전한 흔적이다. 좌상바위 주변에 한탄강 하상에서는 고생대 미산층, 중생대 화산암 및 신생대 제4기 현무암, 하안 단구 등 여러 지질 시대의 지층과 암석을 한탄강 계곡의 한쪽 벽에서 관찰할 수 있다. 좌상바위는 여러 화산의 분화구 중 하나로 분출물로 메워진 암경(巖頸)으로 추정된다. 암경이란 화산 활동이 멈춘 후 화도 내의 마그마가 식어 굳은 다음 오랜 기간 차별 침식을 받아 주변 암석은 깎여나가고 단단한 중심부만 남은 것을 말한다.
왕림교 부근과 풍천관광농원 앞쪽에 있는 두꺼운 절벽은 하부부터 고생대 미산층, 미고결 퇴적층인 백의리층, 그 위를 부정합으로 덮은 한탄강 현무암층이 지질 단면까지 관찰할 수 있는 중요한 장소다. 미산층은 한탄강 유역이 임진강 유역과 함께 남과 북의 두 지괴가 충돌한 지대임을 뒷받침하는 주요한 지층이다. 이 지층의 표면에는 규질 성분이 많은 곳이 석회질이 있는 부분보다 풍화에 강해서 돌출된 것을 볼 수 있다. 규질 성분은 석회질이나 점토질 성분에 비해 물리적으로 단단하다. 그렇기 때문에 석회질 또는 점토질 성분은 외부 힘을 받게 되면 심하게 휜 습곡 구조를 보이나 규질 성분이 많은 부분은 휘지 않고 끊어지면서 마치 작은 소시지 모양의 부딘 구조가 만들어진다.
은대리 고생대 미산층에는 고압변성 광물인 석류석이 들어 있다. 이것은 이곳 한탄강 유역에서 임진강 충돌대를 형성했던 당시 두 개의 판 즉 한반도의 남부와 북부판이 충돌하면서 큰 압력이 작용했음을 알려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한탄강 현무암층을 덮고 있는 두꺼운 충적층은 빙하기와 간빙기가 반복되는 동안 주변의 하천이 범람하면서 운반된 모래, 자갈, 진흙 등이 쌓인 것이다. 이 충적층에서 전곡리인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여러 종류의 유물과 유적이 발달되어 이 층을 전국민 문화층 또는 전곡리 유적토층이라 부른다. 전곡리 문화층이 분포하는 지역은 한탄강 용암이 만든 대지와 강 양편으로 거의 수직에 가까운 현무암 절벽을 이루는 곳이다. 이곳은 한탄강이 현무암 절벽을 휘돌면서 흐르고 있다.
한탄강 현무암 절벽 지형은 한탄강 유수에 의한 퇴적 및 침식 작용으로 형성되었는데 한탄강은 마치 성벽을 둘러싸고 있는 해자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지형적인 특징은 임진강 한탄강 유역의 구석기 유적을 형성하고 보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전곡리 토층의 하부층은 하천에 퇴적된 세립질 모래층과 실트 퇴적물이다. 상부층은 바람에 의해 퇴적된 점토 입자로 이루어진 풍성 퇴적층이다. 특히 이 토양층에서는 토양쐐기라고 불리는 토양 균열면의 구조 및 배열 등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주로 빙하기 동안에 만들어진 것으로 플라이스토세의 후반에 계속해서 쌓인 토층 단면에서 볼 수 있다. 이는 신생대 제 4기 동아시아 지역의 기후 변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전곡리인들은 어떤 돌로 주먹도끼를 만들었을까? 전곡리 선사유적지를 감고 도는 한탄강 바닥에는 여러 종류의 자갈이 수도 없이 널려 있다. 이 자갈들은 암석의 종류에 따라 그 굳기나 쪼개짐, 깨짐 등의 형태나 강도가 다르다. 이 암석 중에서 전곡리인들이 도구로 이용한 암석은 주로 규암 자갈이다. 규암은 퇴적암인 사암(주로 석영 성분의 모래자갈)이 지각 깊은 곳에서 오랜 세월 열과 압력을 받으면서 변성되어 만들어진 암석으로 매우 단단하다. 이 암석은 물리적인 힘을 가하여 타격하면 날카로운 면으로 깨진다. 전곡리인들은 이러한 암석의 특성을 잘 찾아 물건을 찌르거나 자르는 데 필요한 도구를 만들었다. 임진강과 한탄강 주변에는 규암이 넓게 분포하는데 이곳에 규암이 풍화 침식 운반되어 한탄강으로 유입된 것이다.
차탄천은 지질학적으로 매우 흥미롭다. 이는 한탄강 용암이 전곡리 은대리 왕림교 부근에서 북쪽으로 약 5km 정도 떨어진 연천읍 차탄리에도 분포하기 때문이다. 한탄강 용암은 차탄천을 따라 북쪽으로 연천읍 차탄리까지 역류했다. 3회 정도 분출한 한탄강 용암 중에서 이곳 상부층에 분포하는 가장 젊은 용암을 가리켜 차탄리 현무암이라고 한다.
동이리 임진강 주상절리 지점은 선곡리로 역류한 용암의 일부로서 그 길이가 1km 정도 된다.병풍처럼 펼쳐진 현무암 절벽에는 여러 형태의 절리가 발달해 있어 주상절리의 전시장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가을에는 검은색 현무암 절벽과 빨갛게 단풍든 담쟁이 덩굴이 이르는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래서 이곳을 임진 적벽이라 부르기도 한다. 또한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송도팔경 중 장단석벽이라 기록되어 있다.
연천읍내에서 동북쪽으로 아미천을 따라 올라가면 바로 동막골이다. 이곳은 조선초부터 요업(窯業)이 번창했던 곳이다. 도기(독)를 만드는 곳이라는 의미로 도막 또는 독막 등으로 불려오다 동막으로 굳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왜 이곳에서 도기(옹기)를 만들었을까? 연천 지역의 충적층에는 황토가 널리 분포하여 질그릇의 재료인 점토질 흙을 구하기 쉽다. 한편 지장산 자락에 있는 동막골은 땔감과 물이 풍부해 옹기나 벽돌을 만들고 구워내는 장소로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지금도 전곡리, 궁평리, 장탄리 일대에서는 구운 벽돌을 생산하고 있다.
동막골 하천 주위에서는 밝은색의 화산재와 눈썹처럼 휘어진 줄무늬가 발달한 응회암이 분포한다. 응회암의 줄무늬는 마치 용암이 흐르면서 만들어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구조는 뜨거운 화산재와 화산력이 섞여 두껍게 쌓일 때 위에서 누르는 압력과 높은 열로 인해 화산력이 납작하게 눌리면서 길쭉하게 늘어나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구조를 피아메라 하며 이런 줄무늬를 보이는 응회암을 용결 응회암이라 한다. 폭발형 화산에서 분출하는 화산재가 화산체의 경사를 따라 흐르다가 굳으면 회류 응회암이 된다. 화산재가 하늘로 올라간 후 떨어져 쌓이면 강하 응회암이 된다.
이곳 동막골 응회암층 노두에서는 강화 응회암과 회류 응회암을 모두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이곳에서 화산 폭발이 여러 번 반복해서 있었음을 말해준다. 주상절리는 한탄강 유역에 넓게 분포하는 현무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질 구조다. 그런데 동막골 유원지 하천 주변에 응회암은 중생대 지층이며 산성암류로 분류된 암석이다. 그러나 이곳 응회암에서도 수직으로 발달한 주상절리를 관찰할 수 있다. 수 백도 이상의 높은 온도인 화산재가 두껍게 쌓여 식을 때 마치 현무암질 용암층에서처럼 그 부피가 줄어들면서 응회암의 주상절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폭포는 물줄기도 많지 않고 폭이 좁다. 그런데 직탕폭포는 넓은 용암 대지 위에 발달한 것으로 물이 80m가 넘는 강폭을 가득 메운 채로 마치 넓은 물 커튼을 친 듯 일직선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런 광경은 세계적으로 드물다. 이러한 폭포가 형성될 수 있는 지질조건은 용암 대지에 강이 흐를 때 뿐이다. 그래서 직탕폭포는 자랑할 만한 가치가 있는 명소다. 한탄강 용암이 넓은 철원 용암대지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한탄강 용암의 물성 때문이다. 즉 용암의 점성이 낮아 유동성이 크기 때문에 용암이 넓게 그리고 멀리까지 흐르면서 평평한 대지를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한탄강이 흐르면서 현무암의 절리를 따라 침식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 직탕폭포와 같은 수직 폭포가 만들어졌다.
고석정 주위에서 한탄강은 화강암과 현무암이 접하는 지질 경계를 따라 흐르며 물줄기가 심하게 곡류한다. 이곳의 한탄강 계곡에서는 강 양쪽 벽이 모두 현무암이고 바닥도 현무암인 곳, 하천 바닥은 화강암이고 계곡 양쪽 벽이 현무암인 곳, 강의 한쪽 벽만 현무암이고 바작과 다른 벽은 화강암인 곳, 강의 양쪽 벽과 바닥이 모두 화강암인 곳 등 네 가지 유형의 계곡 단면을 볼 수 있다. 고석정 유원지가 있는 계곡에서는 한쪽 벽은 현무암이 화강암을 덮고 있고 건너편 계곡 벽은 화강암만 분포한다. 고석정 아래 하상에서는 이 현무암에서 떨어져 나온 전석들을 볼 수 있다.
삼부연 폭포는 중생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명성산 중턱에 있으며 계곡물의 침식 작용으로 만들어진 폭포다. 높이는 약 20m이고 계곡물은 가마솥 모양의 세 개의 돌개구멍을 지나 아래로 떨어진다. 폭포의 벽에는 폭포수가 오랜 시간 암석 벽을 깎아낸 흔적들이 남아 있다.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암벽에는 마치 조각가가 예리한 칼로 깎아낸 것 같이 매끈한 면, 움푹 파인 면이 여러 군데 보인다. 또한 폭포 아래 암벽에서는 오랜 시간 물이 휘돌면서 웅덩이의 모양이 변화한 흔적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