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군 백의리층(白蟻里層)은 옛 한탄강의 모래, 진흙, 자갈이 아직 암석이 되지 않은 채로 있고 그 위에 현무암이 자리하는 보기 드문 지질공원이지요. 그 백의리층의 백(白)이 100(百)에서 하나를 뺀 것이니 99라는 숫자가 나오네요. 오늘도 화씨 99도(섭씨 37. 2도)의 폭염이네요. 3정(鼎)처럼 세 개의 지지대에 의해 지탱되는 가로수들을, 목(木)의 가로 바를 내려 두 개의 지지대에 합류시킨 것이라 보는 저의 계산법이지요. 더위에 책 여덟 권 챙겨 도서관에 가려고 해요. '오공 - 사오 - 사오' 작전을 위해서지요. '손오공 - 사오정 - 사오정' 작전이 아니라 3일 간 14, 000자(첫날 5, 000자, 둘째날 4, 500자, 셋째날 4, 500자)를 쓰는 작전이지요. 벼락치기로 글 쓰겠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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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학에서 하나님을 만나다
이진용 지음 / 기독교문서선교회(CLC)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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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용 교수의 '지질학에서 하나님을 만나다'는 고타마 싯달타를 연상시키는 실존 상태(우울증, 죽음 강박)에 빠졌던 무신론 지질학자가 하나님을 믿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이야기다. 과학에 대한 극단적 상대주의(과학도 하나의 믿음에 지나지 않는다)도 과학 맹신주의도 모두 문제가 있음을 주장하는 저자는 그만큼 균형적인 사람이다.

 

말씀은 목사님께, 과학은 전공 과학자에게 배우자고 제안하는 저자는 자신이 가르치는 지질학도 층서학, 퇴적학, 암석학, 고생물(화석)학, 수리지질학, 지구과학, 광물학, 광상학, 행성우주지질학 등 수많은 세부 전공이 있어서 매우 어렵다고 말한다. 저자는 법칙을 이야기한다. 우주가 무작위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질서정연한 법칙이 있을 이유가 없는데 자연과 우주에 간단한 법칙이 있다는 것이다.

 

인간처럼 시간, 공간 및 물질로부터 규제를 받는 존재가 우주에 법칙을 부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내 관심은 과학과 신앙의 관계에 닿아 있다. 사실 조금 쉬려고 택한 책인데 유익하고 재미 있어 의외의 발견(serendipity)이라 해도 좋다. 저자는 진화론을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학문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라 지적한다.

 

저자는 다윈 진화론을 길게 다룬다. 다윈은 중간 형태를 띄는 생물이 보이지 않는 것은 경쟁 때문에 중간 형태가 멸종했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또한 라이엘의 '지질학 원리'로부터 화석화는 매우 드문 과정이어서 지질학 기록은 불완전하다고 보았다. 다윈은 종들은 천천히(모두 다른 속도로) 변한다고 보았다. 다윈의 진화론은 특정 조건에서 유리한 변이가 보존된다는 뜻이다.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는 뜻이지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뜻이 아니다. 적자생존은 약육강식이 아니며 어떠한 주의나 사상(사회진화론)을 옹호학지 않는다. 다윈은 생명의 근원에 대해 화답하지 못했다. 진화론을 근거로 무신론을 주장한다면 진화주의가 된다. 잘못된 비약이다. 저자는 진화란 어떤 방향성에 대한 중립적 성격을 가지는 변화라고 정의한다.

 

다윈은 제한된 동물종 및 식물종의 변이를 설명했을뿐 그들 상호간을 넘나드는 진화는 보여주지 못했다. 저자는 화석은 아주 빨리 매몰되고 오랜 동안 암석화되어 만들어진다고 즉 화석은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다는 말이 맞다고 말한다. 화석은 만들어지기가 참 어렵다. 지금까지 발견된 화석의 대부분은 바다 생물이다. 육지 생물은 매몰되거나 혹은 죽었다 해도 다른 생물에 묻히거나 부패한다.

 

저자는 교회가 진화론 때문이 아니라 기독교인들 때문에 외면 받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갈릴레이가 종교재판을 받은 사건은 종교와 과학의 갈등에 의한 것이 아니라 구교 세력과 신교 세력의 갈등 또는 아리스토텔레스적 우주관을 가진 사람들과 코페르니쿠스적 우주관을 가진 사람들의 대결 구도로 본다. 저자는 에너지 보존법칙,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 등을 들어 빅뱅이론의 모순을 지적한다.

 

빅뱅이론은 최초의 초고온 , 초고밀도의 특이점 또는 시원물질이 어디서 왔는지 설명하지 못한다기보다 그런 점을 설명하려는 이론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지사학(地史學) 5대법칙(동일과정의 법칙, 지층누증의 법칙, 동식물군 천이의 법칙, 부정합의 법칙, 관입의 법칙)에 대해 이야기한다. 동일하다는 말은 지금 일어나는 지질학적 과정이 과거에도 일어났다는 의미다.

 

이 법칙은 격변설에 반대되는 법칙이다. 대부분의 지질학적 과정은 소규모로 매우 느리게 일어난다. 퇴적은 매우 느리게 일어난다. 하지만 화산쇄설물은 다르다. 동일과정설은 지질현상은 무조건 느리게 일어난다고 말하지 않는다. 느린 현상도 순식간에 일어나는 현상도 과거에도 같은 방식과 같은 속도로 일어났을 것이라 추정하는 것이다.

 

화석은 순식간의 매몰과 긴 시간의 암석화 과정을 거친다. 저자는 공룡 멸종 시기와 일치하는 지층에서 지구에서는 희귀한 원소인 이리듐층이 발견되었다고 말한다. 빅뱅이론은 최초의 초고온, 초고밀도의 특이점 또는 시원물질이 어디서 왔는지 설명하지 못한다기보다 그런 점을 설명하려는 이론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지사학(地史學) 5대법칙(동일과정의 법칙, 지층누증의 법칙, 동식물군 천이의 법칙, 부정합의 법칙, 관입의 법칙)에 대해 이야기한다. 동일하다는 말은 지금 일어나는 지질학적 과정이 과거에도 일어났다는 의미다. 이 법칙은 격변설에 반대되는 법칙이다. 대부분의 지질학적 과정은 소규모로 매우 느리게 일어난다. 퇴적은 매우 느리게 일어난다. 하지만 화산쇄설물은 다르다.

 

동일과정설은 지질현상은 무조건 느리게 일어난다고 말하지 않는다. 느린 현상도 순식간에 일어나는 현상도 과거에도 같은 방식과 같은 속도로 일어났을 것이라 추정하는 것이다. 저자는 약점과 한계가 있는 불완전한 과학을 보고 모두 틀렸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저자는 6천년 지구설(기독교 신자들 일부의 믿음)과 45억년 지구설을 조화시키기 어려워 성숙 지구론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한다. 나이는 어리지만 충분히 기능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물론 잠정적으로 45억년 지구설을 믿는다는 저자는 지구 나이가 어떻든 상관없다고 결론짓는다. 주님의 뜻을 모르면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저자는 굳이 에베레스트산을 노아 홍수 때 생긴 것이라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노아 홍수는 있었지만 언제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다.

 

저자는 그랜든캐넌의 퇴적층이 빠른 시간에 쌓이고 협곡이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해서 그것이 노아 홍수 때 만들어진 것이라 볼 증거는 없다고 말한다. 암석도 열과 압력을 받으면 얼마든지 휘고 늘어난다. 저자는 세상 만물이 모두 하나님께서 만드신 것인데 굳이 멀리까지 하나님의 창조 또는 심판 현장이라고 보러 가는 것은 참 안타깝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창조 현장은 그냥 뒷동산에도 있다고 말하며 저자는 자연의 웅장함과 하나님의 권능은 즐기되 노아의 홍수는 잊으라고 말한다.

 

‘지질학에서 하나님을 만나다’는 기독교인 과학자들이 쓴 신앙 - 과학 사이에서 조화를 이룬 책들 가운데 돋보인다. 이는 내가 지질학에 관심이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책 다음에 데이비스 영,랠프 스티얼리의 ‘성경, 바위, 시간 - 지질학적 증거에 기반한 지구 연대 논쟁’을 읽을 계획인데 그대가 크다. 이 책도 전공자가 쓴 책이다.

 

나는 저자의 책을 통해 물의 신비로움을 알았다.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구체화하기 어려운 개념을 과학적으로 헤아릴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이해가 되지 않으면 그냥 모른다고 하면 되지 않을까? 왜 억지를 부릴까? 나중에 하나님께 여쭈어보라.”(230 페이지)

 

저자는 저절로 이 세상이 만들어지고 스스로 존재한다는 것보다 누군가 초월적 존재가 있어 만들고 운영한다고 하는 게 더 합리적이고 현상을 더 잘 설명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과학으로 증명되어야 할 일이라면 굳이 믿음을 요구하지 않았을 것이다.”(232 페이지) 저자는 지질학이 성경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이 하나님을 믿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내 주변, 지구 그리고 이 우주에 가득찬 질서라고 말한다.(244 페이지) 저자는 매일 은혜를 경험한다고 말하며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조금은 참고 관조할 힘이 생겼다고 한다. 하루 하루 매 시간 살아 있음이 기적이라고 말한다. 이런 말을 들으니 사실 눈물이 난다. 하나님께 책을 바친다는 말이 대단원을 이루는 책이다. 많이 배우고 느끼게 한 은혜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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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진짜 주식이다 - 2030 미래 성장 가치주 발굴 기법
이상우 지음 / 여의도책방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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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잃어도 되는 돈은 없다. 그리고 쉽게 얻을 수 있는 돈도 없다. 잃지 않기 위해서, 어렵더라도 수익을 얻기 위해서 진짜 주식을 공부해야만 한다.”..책 제목이 ‘이것이 진짜 주식이다’인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작가의 말이다. 작가는 증권사 출신의 전문가로서 18년 넘게 실제 투자 현장을 누볐다. 그간 투자자의 심리가 고스란히 반영되는 주식 차트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투자의 길을 찾지 못하는 많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등대 같은 역할을 해왔다.

 

책의 부제는 ‘2030 미래 성장 가치주 발굴 기법’이다. 전체 7장으로 구성되었고 부록으로 2020-2030 유망 섹터와 기업을 수록했다. 귀담아 들을 인상적인 말이 많은 책이다. “강세장일 때 기록한 수익률은 내 실력이 아닌 시장이 만든 수익이다.“, ”뭘 사야 할까?보다 중요한 질문은 언제 사야 할까?다.“ 등이다. 언제 사는가의 본질은 얼마일 때 사는가이다. 저자는 하락장을 버티는 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관건은 하락과 조정 중 어떤 방향으로 시장이 흘러가는지 계속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큰 수익을 내는 것보다 수익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스크 관리, 포트폴리오 관리, 멘탈 관리, 감각 관리가 필요하다. 주식은 저금리 시대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위험자산이기에 알고 대처해야 한다. 주식은 심리 게임이다. 저자는 강세장에서 모두 수익을 낼 때 홀로 소외되는 것도 리스크라 말한다.

 

꼭 사야 하는 주식 vs 절대 사면 안 되는 주식, 물타기 vs 불타기란 대립항도 재미 있다. 불타기는 물타기와 반대로 매수 평단가를 높여가면서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개인 투자자가 세력을 이길 수 있을까?’란 제목의 글도 유익하다. 개인 투자자는 무조건 세력을 이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 수 없다. 세력은 대규모 자금을 바탕으로 주가를 조종할 수 있는 대상을 말한다.

 

저자는 개인이 세력을 이기는 방법 다섯 가지를 제시한다. 세력보다 빨리 매도해야 한다가 그 중 하나다. 주식이 훨씬 쉽게 느껴지는 세 가지 단순한 원칙이 있다. 추세하락에는 음봉이든 양봉이든 매수 금지가 그 중 하나다. 저자는 매수 전부터 상승과 하락의 양쪽 시나리오를 짜놓고 그에 맞는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보는 빅데이터에서 많이 쌓일수록 점점 완전해지기 때문에 주식 토론방에서 상승 이유, 투자자의 심리, 알짜 정보 등과 같은 정보를 종합하고 나만의 새로운 정보를 생산하며 그 정보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자세로 주식 투자에 임하라고 말한다.(113 페이지) 지금은 전통주 지표만으로는 돈을 벌 수 없는 시대다. 두려움이 수급을 만들고 달라진 환경이 성장 섹터가 된다. 돈을 읽으려면 사회의 욕망을 읽어야 한다. 미래의 불안함과 두려움이 수급과 섹터를 만들었고 결론적으로 더 빠르게 4차 산업혁명을 앞당겼다.

 

준비되지 않은 국가는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힘의 논리가 환경이라는 담론에 숨어 있다. 성장주 vs 가치주의 대립도 흥미롭다. 투자자의 몫이 아니라 시장의 선택을 따라야 한다. 전체 7장 가운데 네 번째 장은 실전 장이다. 2020년을 기점으로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개인 투자자도 스마트해졌다. 저자는 실전편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독자에게 엄선된 투자전략을 선별해서 알려주는 것은 저자의 몫이지만 전략을 자신의 성향에 맞게 흡수하고 보완하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179, 180 페이지) 4장 제목은 한번 배워서 평생 써먹을 실전 매매법 10가지 #성장주편, 5장 제목은 한번 배워서 평생 써먹을 실전 매매법 10가지 #가치주편, 6장 제목은 한번 배워서 평생 써먹을 실전 매매법 8가지 #종합편이다. 이 책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차트가 충분해 실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손절이 돼야 누적 수익도 가능하다는 내용을 보자. ”손절가를 짧게 잡고 싶다면 3%가 적절하다. 하지만 단타매매가 기계적으로 능숙해지기 전까지는 매수 타이밍을 잘 못 잡을 수 있으므로 자신의 목표 수익률과 연계해서 설정하는 것이 좋다...단타매매는 수익을 단기로 내겠다는 전략인 동시에 예상과 다른 흐름이 나오면 바로 끊어내는 퇴로를 염두에 둔 전략이다. 수익만 단기로 가져가고 손실은 장기로 가져간다면 단타를 위한 마인드가 정립되지 않은 것이다.“(221 페이지)

 

6장(한번 배워서 평생 써먹을 실전 매매법 8가지 #종합편)애서 눈에 띄는 제목은 ‘승률 90% 단타‘다. 이 장에서는 ”시장이 빠질 때는 절대로 단타 매매를 해서는 안 된다. 단타는 시장이 상승추세일 때만 활용해야 한다.“는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진짜 고수가 돈 버는 방식 피봇, 진짜 고수가 돈 버는 방식 일목균형표, 진짜 고수가 돈 버는 방식 RSI 등의 제목이 눈에 띈다. RSI는 상대강도지수다. 현재 주가 추세의 강도를 백분율로 표현한 것으로 언제 추세가 전환할 것인지 예측하는 데 유용하다. relative strength index의 머리글자다.

 

투자자 관점으로 재무제표 쉽게 보기도 흥미를 끈다. 주식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재무제표이기 때문이다. ’재무제표의 기본 구성 = 재무상태표 & 손익계산서 & 현금흐름표‘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부록도 성찬(盛饌)이다. 잘 차려진 밥상이라는 의미다. 물론 꾸준한 공부와 겸손한 마인드가 전제되어야 한다. 투자에 실패하는 9가지 이유는 실제적이다. 1) 가진 돈 전부를 투자에 사용한다, 2) 작은 손절에 큰 절망감을 느낀다. 3) 큰 수익을 낸 후 자만에 빠진다.. 등이다. 놓치면 안 되는 것은 내가 분석하지 않고 남의 의견을 쫓는 것이다. 역발상 전략을 구사하지 못한다는 점도 중요하게 보아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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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 1만 년 나이테에 켜켜이 새겨진 나무의 기쁨과 슬픔
발레리 트루에 지음, 조은영 옮김 / 부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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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륜(年輪)이란 나이테를 이르는 말로 이 의미에서 여러 해 쌓은 경력이라는 확대된 의미가 파생했다. 나이테는 영어로 ‘tree ring’이라 한다. 벨지움 출신의 세계적인 연륜연대학자로 현재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 나이테 연구소 교수인 발레리 트루에(Valerie Trouet)의 ‘나무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나이테에 새겨진 기후와 생태, 나아가 나무의 기쁨과 슬픔 등을 만날 수 있는 책으로 우리에게 아직 생소한 연륜연대학의 전반적 상황을 알게 해줄 귀한 자료다.

 

원제는 나무 이야기(‘Tree Story: The History of the World Written in Rings’)다. 나무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말은 본문에 나온다. “나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무가 하는 이야기를 제대로 해석하려면 합당한 주의를 기울여 정확하게 나이테를 읽어야 한다. 그러자면 패턴을 인지하는 약간의 재능, 그리고 아주 많은 훈련과 집중력이 필요하다. 또 나무를 괴롭고 아프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아야 한다.

 

연륜연대학자들에게는 천만다행이게도 나무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생물이다. 나무는 인간이 생겨나기 훨씬 전, 생명이 아주 단순하던 지질시대에 기원했다. 인간과 비교하면 나무는 움직이는 부위도, 여분의 기관도 훨씬 적은 편이다. 나무에는 꼬리뼈도 수컷의 젖꼭지도 없다. 그러므로 나무가 공유하는 풍부한 정보를 찾아내려면 그저 잘 보기만 하면 된다.”(75 페이지)

 

연륜연대학을 영어로 dendrochronology라 한다. 나이테 과학이 출범한 것은 약 100년 전이다. 애리조나대학교 나이테 연구소가 멕시코 국경에서 북쪽으로 약 160km 떨어진 애리조나주 투손의 소노란 사막에 자리를 잡은 것에는 사연이 있다. 연구소를 세운 앤드루 엘리콧 더글러스는 원래 천문학자였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을 보는 데 최적지가 사막인데 천문학 후원자인 퍼시벌 로웰 팀에서 근무하던 더글러스는 그 유명한 화성인 논쟁으로 로웰과 갈라선 뒤 연륜연대학을 개척했다.

 

더글러스가 나이테를 수집한 이유는 나무의 나이테를 이용해 과거 태양의 활동 주기를 추적할 수 있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였다. 그가 그런 관심을 보인 것은 태양활동 주기가 지구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지구 기후에 대한 관심이 태양활동 주기에 대한 관심으로, 나아가 천문학에 대한 관심으로, 더 나아가 연륜연대학으로 이어진 것이다. 발레리 트루에는 자신을 연륜기후학자로 소개하며 나이테를 이용해 과거의 기후를 연구하고 기후가 생태계와 인간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다고 말한다.(18, 19 페이지)

 

연륜기후학자들의 목표는 과거의 기후를 최대한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53 페이지) 기후 재구성이란 기온이나 강수량 등 기상 관측이 이루어지지 않은 과거의 기후 상태를 대체 자료로 추정하여 정량적으로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50 페이지) 연륜연대학은 생태학, 기후학, 인류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인간과 환경의 역사 사이의 상호 작용을 밝힐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20 페이지)

 

나무에서 부피 생장이 일어나는 곳은 나무껍질과 목질부 사이의 부름켜(cambium; 형성층)라는 섬세한 부위다. 새로운 나무 세포는 부름켜에서 만들어진 뒤 먼저 형성된 더 오래된 세포 바깥에 축적된다. 한 나무의 줄기를 통틀어 나무껍질 바로 안쪽의 이 얇은 부름켜만이 실질적으로 살아 있는 부위다. 그 외의 목질부와 나무껍질은 죽은 물질로서 일차적으로는 나무에 안정성을 제공하고 보호하며 지하의 뿌리와 위쪽의 나뭇잎 사이에서 물과 영양분을 수송한다.

 

목질부는 크게 변재(邊材)와 심재(心材)로 나뉜다. 물은 줄기의 바깥쪽 부분인 변재에서만 이동하고 안쪽의 심재나 나이테의 정중앙인 수심(樹心)에서는 이동하지 않으며 목편을 추출해도 그 영향력은 미미하다.(51 페이지) 나무도 사람처럼 어릴 때만 키가 자라고 커서는 둘레만 늘어난다. 혹독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나무들은 생장에 심한 제약을 받아 천천히 자란다. 그 결과 나이테는 아주 좁고 목질은 치밀하다. 이 나무들은 상대적으로 온화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나무들에 비해 아주 오래 산다.

 

석회암 지대에서는 나무를 썩게 하는 균류나 곤충이 살 만한 환경이 아니어서 나뭇진이 들어 있는 목재는 죽은 후에도 수천년 동안 풍경의 일부로 남게 된다.(68 페이지) 나무는 식량과 물이 풍부하고 남과 경쟁하거나 공격받지 않는 행복한 시기에 무럭무럭 자라 넓은 나이테를 만들고 가뭄, 한파, 태풍 등을 겪는 불행한 시기에는 생장에 투자할 에너지가 많지 않아 좁은 나이테를 만든다. 더글러스는 나이테 열(列) 중에서도 패턴이 독특한 특정 구간을 나이테 서명이라 칭했다.

 

완전히 똑같은 나이테 열은 없다. 심지어 한 나무에서 채취한 두 개의 표본도 서로 다르다. 그러나 같은 지역에서 수집한 표본이라면 적어도 몇 개의 공통된 이상 생장 연도가 있다.(85 페이지) 반화석(半化石; subfossil)은 호수 바닥에서 발견되는 나무처럼 미처 완전히 화석화되지 않은 나무를 말한다. 나무가 물이나 토탄층(土炭層)에 쓰러지면 그 목질부는 무산소 환경에서 보존된다. 이런 환경에서는 나무를 썩게 하는 생물이 호흡하지 못해 살지 못한다. 이로 인해 나무는 퇴적층에 묻혀 1만년이 넘는 과거를 비교할 수 있는 잔해를 선물로 준다.

 

현재 우리는 11, 650년전에 시작된 홀로세의 간빙기를 살고 있다. 소빙하기는 대부분 지역에 추위를 불러왔지만 일부 지역에는 추위보다 습기로 정의되었다.(128 페이지) 초기 사회기후학 역사가들은 기후사와 인류사를 결정론적으로 결합했다. 이들은 과거 문명의 흥망성쇠는 오직 기후 변화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후사와 인간사는 복잡한 상호 작용을 한다.(147 페이지) 나이테가 우리에게 놀라운 것들을 말해주지만 기후의 대체 자료로서 한계와 결점도 있다.(154 페이지)

 

나이테 기록은 가뭄, 극단적 기온 변화 등은 물론 홍수나 폭풍 같은 다른 극한 기후를 재구성하는 데도 활용된다.(161 페이지) 가뭄과 허리케인을 보자. 가뭄(이 일으킨 파괴력)은 나이테에 새겨진다.(155 페이지) 허리케인은 선박을 침몰시키고 나무의 생장을 억제한다.(166 페이지) 저자는 선박 침몰 사건이 (직접적으로는) 그것과는 전혀 무관한 나무의 생장 시기와 잘 맞아떨어지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한다.

 

지진도 나무에 손상을 가하고 생장에 영향을 준다.(172 페이지)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핵 발전소 참사로 인해 붉은 숲(red forest)이 만들어졌다. 붉은 숲이란 소나무가 죽으면 적갈색을 띄는 데에서 비롯된 말이다. 체르노빌 핵 발전소 참사는 나이테를 아주 이상한 모습으로 만들었다. 이는 부름켜가 방사선으로 인해 손상되었음을 의미한다. 생장철의 한창때 나뭇잎이 사라지면 생장 호르몬이 부름켜에 도달하지 못한다. 이러면 나무는 에너지가 고갈되고 새로운 목재를 형성할 의욕은 물론 나뭇잎이 떨어지기 전에 시작한 세포 형성을 제대로 마무리할 동기도 잃는다.(180, 181 페이지)

 

저자는 기후가 로마 제국의 해체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물론 기후사와 인류사의 연관성을 연구할 때 상관 관계가 반드시 인과 관계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196 페이지) 저자는 기후 불안정은 사회적 변화와 연관이 있다고 해도 여러 요인이 맞물린 그물망의 한 부분을 구성할뿐이라 말한다.(210 페이지)

 

중세 시대의 고온은 최근 수십 년간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에 추월당했다.(235 페이지) 저자는 글로벌 워밍(warming)이 아니라 글로벌 위어딩(weirding)이 정확한 말이라 말한다. 지구 날씨가 정신 나간 것처럼 요상하게 행동한다는 의미다.(241 페이지) 저자의 책은 나무에 대한 책이자 기후에 대한 책이다. 저자가 하는 작업이 연륜기후학이라는 사실은 물론 책 내용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 바이다.

 

저자의 책을 통해 알 수 있는 것들 중 산불의 메커니즘을 빼놓을 수 없다. 나이 든 나무들은 지표화(地表火) 발생 이후 더 잘 자란다. 물과 영양분을 두고 벌이는 경쟁이 제거되고 불이 숲 바닥에서 상층부까지 타고 오르게 만드는 하층부 식생 발달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물론 불이 상층부까지 번지면 큰 나무들도 큰 피해를 입는다.(264 페이지)

 

인간과 달리 나무에게는 상처를 치유할 메커니즘이 없다. 나무가 상처를 입으면 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는 새로운 목재 세포를 키워 상처 부위 양쪽에서부터 흉터를 덮고 자라 마침내 닫아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불이 자주(5 - 10년만에 한 번씩) 일어나면 대개는 상처가 밀봉되기 전에 다음 불에 노출되는 것이기에 상처 부위는 나무를 보호하는 껍질도 벗겨진 상태고 상처 조직에는 나뭇진 함량이 높아서 연속적인 화상에 추가로 손상되기 쉽다. 한 나무가 계속해서 불에 델 때마다 나이테로 화재 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새로운 상처가 추가되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산에 불이 났다고 무조건 물을 뿌려야 하는 것이 아님에도 지난 한 세기 동안 지나치게 열심히 불과의 사투를 벌여 온 위험한 결과를 이제 체감하고 있다고 말한다. 원래보다 자주 발생했어야 하는 지표화를 지나치게 열심히 끈 탓이다. 나무는 사냥과 전쟁에 들고 나갈 무기 재료가 되었고 도구, 가스, 스포츠 용품, 인쇄용 목판, 종이를 만드는 데도 사용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류 문명은 나무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는 화석 연료를 태움으로써 자연적인 탄소 순환의 한 단계를 드라마틱하게 가속시키고 균형을 깨뜨렸다. 현 지질 시대는 인류세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 시기의 인간은 지구 시스템에 일어나는 가장 강력한 변화의 원동력이 되어 지질 기록에 영구적인 흔적을 남겼다.(294 페이지) 만약 인간이 오늘 당장 지구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우리가 지구의 대기권, 생물권, 수권, 지권에 만든 변화는 수천 년이 지나도 감지될 것이다.(295 페이지)

 

큰 재앙이나 전염병 등으로 많은 인구가 죽었을 때 숲의 형편이 나아졌다는 지적은 충격이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말이다. 숲은 세상을 오염시키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인간이 만든 기후 변화 문제는 나무를 많이 심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화석 연료에 들어 있던 수백만년 분량의 탄소를 한꺼번에 투척하고는 현재와 미래의 숲이 알아서 해결해주리라 믿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도박이다. 게다가 숲을 가꾸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숲이 자라려면 탄소 이상으로 많은 것이 필요하다. 공간, 물, 질소, 인 등의 영양소도 필요한 것이다. 우리의 관심은 나무를 넘어 기후, 더 나아가 지구에서의 평화롭고 안락한 공존에 가 닿아 있다. 연륜연대학자들에게 나이테 개수보다 나이테 간격과 순열이 더 중요한 것처럼. 또한 과거의 기후를 재구성하는 것보다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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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의 마법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 지식 세대를 위한 좋은 독서, 탁월한 독서, 위대한 독서법
김승.김미란.이정원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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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의 마법‘에 첫 번째로 인용된 글이 랄프 왈도 에머슨의 디음과 같은 말이다. “가장 발전한 문명사회에서도 책은 최고의 기쁨을 준다. 독서의 기쁨을 아는 자는 재난에 맞설 방법을 얻은 것이다.” 서재는 지식의 베이스캠프다. 저자 김승은 미국도서관 협회의 초기 모토인 “꼭 필요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시기에. 꼭 필요한 책을 소개해 주는 것”이라는 말을 자신의 모토로 삼은 사람이다.

 

지구 역사상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인물 100명 중 16위에 오른 히틀러는 중학교 중퇴자로서의 지적 불안을 과도한 독서로 누른 사람으로 16000권의 책을 소장한 서재의 주인공이었다. 김승 저자는 시야에서 시각이 나오고 시각을 통해 관점이 형성된다고 말한다. 이 분은 전공 분야가 아니라 새 주제로 강의할 분야라 해도 관련된 많은 책을 읽는다고 한다.

 

이 분에 의하면 같은 주제의 여러 책을 읽을 때 가장 어려운 단계는 초반 10~15권을 읽을 때다. 이 단계를 지나면 내용이 상당 부분 겹친다고 한다. 그러면 탄력을 받는 독서가 가능하다. 깊은 독서는 넓은 독서 후에 가능한 프로젝트다. 본문에 꿈과 목표의 가장 간단하고 명확한 차이가 기록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목표가 계획으로 바뀐다면 탁월한 독서다.

 

목표와 계획의 차이는 기간에 있다. 한 사람의 인생에 꿈, 목표, 계획, 실천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신의 즐거움에 동참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대단한 표현이다. 책은 꾸준히 읽어야 한다. 임계상황에 이르게 되고 읽은 기간, 읽은 분량, 들인 시간, 노력의 크기 등이 때가 되면 모두 통찰로 변한다.

 

사람을 돕기 위해 독서를 한다는 저자는 그렇기에 실용적인 독서에 매달리지만 인문학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또한 베스트셀러를 무조건 경계하지는 말 것을 주문한다. 정리와 정돈의 차이를 알 필요가 있다. 정리는 불필요한 것을 선별해서 유용한 것을 가지런히 하는 것이고 정돈은 꼭 있어야 할 곳에 정연하게 두는 것이다.

 

책을 많이 가지게 되면 정리, 정돈이 필요하다. ’지식 세대를 위한 좋은 독서, 탁월한 독서, 위대한 독서법‘을 부제로 한 ’서재의 마법‘은 이런 흐름으로 이어진다. 서재를 매개로 한 인터뷰집이다. 책, 나아가 서재에 대한 전문가의 내공이 오롯히 담긴 책인 ’서재의 마법‘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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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라 2021-07-18 2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깊은 독서는 넓은 독서 후에 가능하다는 말에서 깨우침과 공감을 느낍니다. 한 분야에 대해서도 두루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벤투의스케치북 2021-07-18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저도 남겨주신 글에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