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뇌에 행동 스위치를 켜라
오히라 노부타카 지음, 오정화 옮김 / 밀리언서재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바로 행동하지 못하는 이유는 생명 유지를 위해 목숨에 지장이 없는 한 현 상태(status quo)를 유지하려는 방어적인 뇌 구조 탓이다. 관건은 행동력의 근원이 되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측좌핵이라는 스위치를 켜는 것이다. 뇌는 변화를 피하는 한편 가소성(可塑性)도 갖는다. 큰 변화는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작은 변화는 받아들이는 특성이다.

 

중요한 점은 양(量)에 집중해 질(質)에 이르는 것이다. 작은 것을 선택해 일단 행동하면 의욕이 뒤따른다. 이는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몸부터 움직이라는 조언과도 통한다. 등을 쭉 펴거나 바르게 고쳐 앉는 것만으로도 도파민이 분비된다. 앵커링 효과도 유용하다. 장소와 특정 일(또는 행동)을 연결짓는 것을 말한다.(앵커는 닻을 뜻한다.)

 

교회에 가는 것도 이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특정 장소인 교회에 갈 필요가 없다고 하는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은 효과다. 스스로 통제 가능한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아슬아슬할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 사람은 스스로 마감을 정해 VIP와의 약속이라고 생각하자. 바로 행동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전자는 긍정적인 성공 이미지를 그리고 후자는 그러지 못한다는 점이다.

 

불가능한 이미지를 떠올리면 뇌는 무의식적으로 하지 않을 이유를 찾는다. 부감(俯瞰)이란 말이 있다. 높은 곳에서 구부려 전체를 보는 것이다. 미술 용어인 이를 일에 적용하면 이렇게 하면 가시적 결과나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행동을 계속 축적해갈 수 있다는 말이 된다. 100% 예상대로 흘러가는 경우도 어긋나는 경우도 없다는 점을 잊지 말자.

 

결과 목표가 아닌 행동 목표에 집중하자. 이럴 경우 하고 있는 것만으로 이루는 것이다. 할 일에 쫓길 때에라도 하고 싶은 일도 하도록 하자. 업무 시간을 15분으로 나누는 것도 유용하다. 가장 집중을 잘 하는 30분을 하루 두 번 확보하자. 인생을 바꾸려면 원대한 목표가 필요하다. 원대한 목표는 사고나 행동, 결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 뇌에는 본능 행동과 감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낡은 뇌인 대뇌변연계와 대뇌변연계의 위에 자리하는 새로운 뇌인 대뇌신피질이 있다. 목표는 끝이 아니라 다듬어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목표 완수 전 한 단계 높은 목표를 설정하자. 목표를 갱신하면 지금의 목표는 성장으로 가는 단계가 된다. '게으른 뇌에 행동 스위치를 켜라'를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빠와 딸, DMZ를 걷다 - 비무장 지대의 우리 역사를 찾아서 손안의 통일 7
최동군 지음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오두산성도 육지화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 말한다. 저자는 광개토왕이 백제의 관미성 즉 오두산성을 무너뜨릴 때 육군이 아닌 수군을 보냈다는 사실을 언급한다. 파주시의 옛 지명은 교하(交河)다. 임진강과 한강이 교차한다는 의미다. 교하 지방을 손에 넣었다는 것은 임진강과 한강의 주도권을 잡았다는 의미다. 한반도 중부 지방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의미다.

 

칠중성은 임진강의 옛 이름인 칠중하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강이 여러 겹으로 겹쳐 보여서 그런 이름이 붙었을 것이다. 칠중성은 148미터의 중성산에 정상부에 띠를 두르듯 축조한 테뫼식 산성이다. 감악산 입구의 설마리에는 당나라의 장군 설인귀가 칠중성을 함락시키고 감악산까지 말을 타고 와 훈련한 곳이라는 전설이 있다.

 

임진강의 하류는 강폭도 넓고 깊어 배가 자유롭게 드나들었으나 상류쪽으로 갈수록 폭도 줄어들고 깊이도 얕아진다. 경순왕릉 바로 앞의 고랑포구를 지나면 배가 더 이상 다닐 수 없을 정도다. 특히 고랑포구에서 5킬로미터 정도 상류의 칠중성 앞 임진강은 개도 건널 수 있는 개울이라는 의미에서 술탄(戌灘)이라 불렸다. 칠중성은 바로 이런 이유로 전략적 요충지였다.

 

글로스터 대대는 한국전쟁 당시 6백여명의 병력으로 3만여명의 중공군을 상대했다. 설마리 전투에서 영국군 1개 대대가 궤멸되었지만 그들이 3일간 중공군을 붙잡아둔 덕에 국군과 유엔군은 서울을 완벽히 방어할 준비를 마침으로써 더 이상 뒤로 밀리지 않았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황희는 뇌물 수수, 간통, 직권 남용 등 수많은 혐의에 연루되어 여러 차례 탄핵을 받았다. 황희는 매번 세종의 무한대에 가까운 신임으로 가볍게 처벌받았고 헝식적인 파면 후 곧바로 복직되었다. 세종이 황희를 감싼 것은 황희가 정치를 잘했기 때문이다. 황희의 청백리 신화를 만든 것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조선의 양반 계층이었다. 당시 명나라가 재상제를 폐지했는데 조선이 이를 따라 한다면 양반들에게는 기득권이 축소되는 것이기에 청백리 신화를 억지로 만들어 대외 선전용으로 활용했다.

 

저자는 숭의전을 고려의 종묘라고 말한다.(하지만 4왕을 모신 사당을 종묘라고 할 수는 없다.) 이성계는 개경 수창궁에서 고려의 왕으로 즉위했다. 1392년 자신이 세운 나라의 이름을 조선과 화령 중 어느 것으로 할 것인지를 명나라 황제에게 물어보는 국서를 예문관에서 작성하게 했고 이듬해인 1393년 2월 15일이 되어서야 중국을 다녀온 사신에 의해 조선으로 하라는 재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공양왕이 아니라 이성계가 고려의 마지막 임금이라는 말은 석연치 않다. 한양이 아닌 개경 수창궁에서 즉위했고 조선이란 이름은 후에 얻었지만 실질적으로 새 왕조를 세운 것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호를 조선과 화령 중에서 골라 달라고 한 것은 고려라는 이름(나라)을 버리고 새 나라를 건설한 것으로 단지 새 이름을 늦게 재가받은 것뿐이다.

 

“저녁에 임진강 나루에 닿아 배에 올랐다. 상(上; 임금)이 시신(侍臣)들을 보고 엎드려 통곡하니 좌우가 눈물을 흘리면서 감히 쳐다보지 못하였다. 밤은 칠흙같이 어두운데 한 개의 등촉(燈燭)도 없었다. 밤이 깊은 후에 겨우 동파(東坡; 동파리)까지 닿았다. 상이 배를 가라앉히고 나루를 끊고 가까운 곳의 인가(人家)도 철거시키도록 명했다. 이는 적병이 그것을 뗏목으로 이용할 것을 염려한 때문이었다. 백관들은 굶주리고 지쳐 촌가(村家)에 흩어져 잤는데 강을 건너지 못한 사람이 반이 넘었다.”

 

선조실록 내용이다. 선조가 피난 가는 장면인데 화석정을 태워 불을 밝혔다는 이야기는 없다. 한 개의 등촉도 없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었다는 것이다. 화석정을 태워 선조의 길을 밝혔다는 이야기는 후대에 꾸며낸 이야기로 보아야겠다. 조선 시대에 한양에서 평양으로 가는 주요 교통로는 고양 벽제와 파주 문산을 거친 후 화석정 아래쪽에 있던 임진나루를 건너 장단과 평산을 통과하는 길이다. 임진강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강이었음은 삼국 시대 이래 역사를 통해 여러 번 증명되었다.

 

북방 오랑캐의 침입이 있으면 한반도의 정권은 예외 없이 강화도로 피신했다. 이때 1차 저지선이 임진강이었다. 임진강은 고구려가 한강 유역을 잃게 되는 6세기 중반부터 멸망할 때까지 약 120년간 고구려의 최남단 국경이었던 만큼 북쪽 강가에 고구려의 평지성들이 전략적 요충지에 들어서 있다. 호로고루, 당포성, 은대리성이 복원되어 있다.

 

호로고루는 개성과 서울을 연결하는 중요 길목에 자리 잡고 있다. 대규모 병력이 개성에서 서울로 이동할 때 지금은 최단 코스가 임진각 인근의 통일대교와 임진강 철교를 건너 문산을 거치는 것이지만 과거에는 임진강을 건너야 하는 부담 때문에 약 15킬로미터를 동쪽으로 우회하여 호로고루나 칠중성 앞의 술탄을 건넌 뒤 감악산을 끼고 의정부 방면으로 가는 것이었다. 임진강 하류에서부터 배를 타지 않고 도하(渡河)할 수 있는 최초의 여울목이 호로고루다.

 

호로고루를 중심으로 주변의 고랑포와 술탄 일대 임진강은 삼국사기에도 여러 차례 전투 기사가 나오고 한국전쟁 때에도 중공군이 넘어올 정도로 아주 중요한 지역이었다. 은대리성은 지리적으로 추가령 구조곡에 접해있다.

 

구조곡(構造谷)은 단층 지형이 만들어낸 선형 골짜기이므로 예로부터 교통로로 활용되었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말갈족이 추가령 구조곡을 이용해 빈번하게 침입해온 기록이 있고 조선시대에는 한양과 원산을 잇는 경원가도였고 근대에는 경원선 철도가 개통될 만큼 활용도가 높았기 때문에 수심이 얕은 마여울을 끼고 있는 은대리성은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했음을 알 수 있다. 대전리 산성(매초성)은 동네 전체가 산성이어서 마을 이름을 붙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 쓰기, 40대를 바꾸다
양민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버킷 리스트의 하나인 책 쓰기에 대한 책이다. 저자는 마흔을 이야기한다. 마흔 즈음은 자신을 브랜딩하기에 최적의 나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꼭 마흔이 아니어도 좋을 것이다. 지금은 보통 사람이 책을 쓰는 시대다. 책을 써야 할 이유는 많다. 나에게는 책을 씀으로써 지식 생산자가 된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으로 들린다. 저자는 성장과 스킬이 성공과 스펙보다 위대하다고 말한다.

 

스펙은 학력, 경력, 자격증 등의 조건을 갖추고 그 자리에 있는 것인 반면 스킬은 지속적으로 그 분야의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기술을 연마하는 것이다. 저자는 흙수저가 성공하는 여섯 가지 키워드로 책, 블로그, 유튜브, 재테크, 사업, 꾸준함을 꼽았다. 책 한 권의 힘은 열 장의 이력서를 이기는 힘이 된다.

 

책을 쓸 때 가장 필요한 것이 풍부한 독서량이다. 한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책은 40세 이후 지속 가능한 삶의 디딤돌이다. 저자는 책 한 권을 쓴다고 인생이 180도 달라지지는 않지만 최소한 60도 이상은 달라진다고 말한다. 책 쓰기는 연공서열이 아니다. 책은 나이가 많다고, 경험이 많다고 무조건 잘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마흔 전이나 후에 자신의 책 한 권을 갖는 것이 매우 의미 있는 것임을 강조하며 만일 책 출간으로 큰 영향력이나 수익 창출이 되지 않더라도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로 나아가는 데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 말한다. 저자는 책 쓰기를 요리에 비유한다. 어떤 요리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은 길지만 막상 시작하면 탄력이 붙어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다.

 

주제가 중요하다. 차별화할 수 있는가? 타깃 독자는 누구인가? 자신만의 강점과 특징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인가? 시대 흐름과 맞는가? 자신의 주제를 통해 독자의 니즈와 원츠를 해결할 수 있는가? 저자는 양질의 첫 책을 쓰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말한다. 초고에 너무 많은 정성을 들이면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쓸 내용이 많으면 잘 쓸 수 있다. 간절하고 꾸준해야 충실하게 쓸 수 있다. 필요한 자료만 잘 모아둔 사람이 유리하다.

 

문장 하나에 한 가지 의미만 담는다. 접속사는 가능한 한 줄이고 주어와 서술어를 일치시킨다. 단어 사용의 묘미를 살린다. 논리적인 인용 자료 및 이미지를 선택한다. 중복 표현이나 문체 반복을 피한다. 타깃 독자가 앞에 있다고 생각하며 말하듯 쓴다. 글이 잘 안 써질 때는 걷기와 산책으로 기분을 전환한다. 체력 관리를 잘 해야 좋은 집필로 이어진다. 출간 기획서에 들어가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제목, 저자 소개, 핵심 개념, 타깃 독자, 주요 내용, 예상 목차 및 구성, 차별화 및 강점, 유사 도서 및 경쟁 도서, 출간 시기, 홍보 전략. 저자가 말하는 출판은 기획출판이다.

 

저자들은 시대의 흐름을 알고 그에 따른 메시지를 선정해야 한다. 비슷한 주제의 책이라도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느냐는 오로지 그 저자만 할 수 있는 고유 영역이다. 저자는 스스로 이런 것들을 물으라고 말한다. 왜 책을 쓰려 하는가? 어떤 장르의 책을 쓸 것인가? 책을 쓰고 난 후 어떤 미래를 원하는가? 그 분야의 독자의 니즈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원고를 완성할 수 있는 집필력이 있는가?

 

기존 경쟁 도서와 다른 나만의 지식과 경험이 있는가? 독자들에게 주고 싶은 주제와 메시지는 무엇인가? 출판사로부터 기획출판을 제안받을 수 있을까? 본문은 짧고 간결하게 그리고 쉽게 써야 한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쓰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다독과 자료 수집이 경쟁력이다. 출판사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가 중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혜의 보물창고, 도서관의 역사 - 두루마리부터 가상현실까지 도서관 이야기
모린 사와 지음, 빌 슬래빈 그림, 빈빈책방 편집부 옮김 / 빈빈책방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무가 지혜의 전령사라면 도서관은 지혜의 보고(寶庫)다. 나무가 지혜의 전령사라는 말은 나무가 종이의 재료로 쓰이는 것을 염두에 둔 말이다. 그런가 하면 도서관은 지혜가 담긴 존재 즉 책이 사는 곳이다. 오늘날은 지식을 전하는 것이 책만이 아니고 지식을 전하는 곳이 도서관만이 아니다. 하지만 책은 지식 나아가 지혜의 대표적 매체고 도서관은 그런 존재안 책의 대표적 보관소이다.

 

영국 여성 저자 모린 사와의 ‘지혜의 보물 창고, 도서관의 역사’는 두루마리부터 가상현실에 이르는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도서관 사서로서 수상 경력도 있는 작가다. 책은 도서관 역사의 시작(1장), 암흑시대(2장), 황금기(3장), 새로운 세상으로(4장), 미래의 도서관 여행(5장) 등으로 구성되었다.

 

1장에서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보르시파 도서관 등이 눈길을 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고대 도서관들 중 가장 유명한 도서관이고 보르시파 도서관은 함무라비 왕이 세운 도서관이다. 진시황에 의해 불에 중국의 책들이 소개된다. 진시황은 과거를 모두 지워버리고 자신이 왕권을 잡은 첫 해를 기점으로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겠다고 생각했다.

 

로마가 망한 후 유럽 문명은 전반적으로 시들해지기 시작했고 그리스, 로마 등 고대 사회가 꽃피운 지식은 대부분 사라졌다.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은 극히 적었고 학문은 더 이상 아무런 가치도 없었고 도서관을 비롯한 문화 시설들은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다. 암흑시대가 온 것이다. 기독교 종교 지도자들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온 이교도 문학을 보존하는 데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그들은 폐허가 된 도서관을 복구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대신 유럽 전역에 세워지기 시작한 교회와 수도원 안에 기독교를 위한 종교 도서관을 개설하기 시작했다. 새로 문을 연 수도원 도서관에 소장할 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수도원 안에서 생활하는 수도사들은 수많은 원고를 손으로 직접 베껴 쓰는 고된 노동을 해야 했다.

 

책은 이렇게 학문과 문화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던 중세 암흑시대를 견뎌낼 수 있었다. 당시 수도원에서 제작한 필사본은 ‘성경’을 비롯한 종교 관련 책이 대부분이었다. 수도원과 필경사는 암흑시대 책의 수호자였다. 필경사, 하면 필경사 바틀비를 연상하게 되지만 필경사는 수호자였다. 책이 언급하는 필경사의 실상은 흥미롭게 읽힌다. 저자는 최초의 인쇄술 발명자는 구텐베르크가 아니라 중국인이라고 말한다.

 

르네상스기의 사서들은 습기, 벌레, 경박하고 무식하고 지저분하고 교양 없는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도록 책을 보호해야 하는 사람으로 정의되었다. 대부분의 휴머니스트들은 수도원을 감옥으로, 수도원의 책들을 포로들로 여기고 그것들을 자신들의 손으로 해방시키겠다는 생각으로 수도원으로부터 책을 사들이거나 빌렸고 때로는 훔치기까지 했다.

 

1895년 개화사상가 유길준은 ‘서유견문’에서 도서관을 다양한 책을 보관하고 읽게 하여 세상에 무지한 사람을 없애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최초의 회원제 도서관은 1731년 프랭클린과 친구들이 세웠다. 이는 회원들이 낸 돈으로 운영된 도서관이었다. 북아메리카 도서관의 최초의 여성 직원은 1856년 채용된 A. B 한든이다.

 

당시 사람들은 도서관에서 낯부끄럽고 선정적인 내용의 문학작품들을 읽는 남자들이 여성 직원을 보면 난처해 할 것이라 생각했다. 앤드류 카네기와 벤저민 프랭클린을 비롯해서 책 읽기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널리 전하고자 했던 선구자들은 책은 모든 사람의 것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말이지만 당시는 혁명적인 것이 아니었을지?

 

마지막 장인 5장은 미래의 도서관 여행이란 챕터다. 도서관의 디지털 프로젝트라는 글이 흥미롭게 읽힌다.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한 사람이 300 페이지의 책 한 권을 스캔하는 데 30분 정도가 걸린다. 따라서 한 사람이 하루에 자료를 100개씩 스캔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 속도로 일주일 내내 스캔을 한다고 해도 대영 도서관의 모든 소장 자료를 디지털화하는 데 거의 4천년 가까운 세월이 걸린다. 저자는 도서관의 가치는 미래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윤희진의 ‘제왕의 책’에 의하면 세종은 경연(經筵)에서 ‘자치통감’을 읽으려 했다. 그러나 분량이 총 249권에 이르기에 신하들의 반대에 부딪힌 세종이 대안으로 택한 책이 ‘통감강목‘이다. 태종은 책을 너무 읽어 건강을 해친 아들(충녕)을 위해 책을 치우게 했는데 단 한 권 구소수간(歐蘇手簡)은 곁에 두었다고 한다. 숨겨둔 것이다.

 

구소수간은 구양수(歐陽修)와 소동파(蘇東坡)의 편지글을 엮은 책이다. 구양수와 소동파가 직접 주고 받은 편지가 아니라 각기 다른 사람들과 주고 받은 편지를 모은 것이다. 소동파가 구양수가 대과 시험위원장을 맡은 시험에 응시했다.

 

이름을 가리고 채점하는 가운데 탁월한 답안지를 보고 소동파의 것으로 짐작했다가 제자인 증공의 것인가 싶어 제자에게 최고점을 주면 문제가 될 것 같아 최고점을 주지 않았으나 알고 보니 소동파의 것이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구양수, 소동파 모두 당송팔대가에 속한다.

 

“화려하고 난삽한 이전 문장의 구습을 질박하고 명쾌한 사상과 작법으로 개혁”했다는 평을 듣는 사람들이다. 질박(質朴)과 명쾌(明快)란 말이 눈에 띈다. 간결하다는 의미도 되리라.

 

“..꽃과 나무와 마음을 변화시키는 봄볕에 하릴없이 연편누독(連篇累牘)만 더합니다..”(조용미 시인의 ’봄의 묵서’ 중에서)란 시가 생각난다. 연편누독이란 쓸데 없이 긴 문장을 말한다. 봄볕에 하릴없이 말이 많아지듯 시인은 글이 길어진다고 자신을 탓한다. 하릴없이 걷고 싶은 봄볕 좋은 날들이 계속되다가 오랜만에 비가 내리는 주일(主日)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