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一切)가 다 설움을 건너가는 길이다..“.. 장석남 시인의 감꽃의 마지막 구절을 읊는다. 시인이 건너는 길이 다 설움의 대상들이라면 나에게 건넘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큰 강을 건너는 것은 이롭다는 의미의 이섭대천(利涉大川)이란 말을 보며 나는 작은 강을 건너는 것이 이롭다는 생각(이섭소천: 利涉小川)을 한다. 겨울의 내를 건너듯 한다는 뜻의 여()란 단어를 넣어 당호를 삼은 여유당(與猶堂) 정약용도 나만큼 조심하고 두려워 했는가 보다.

 

다산(茶山)의 아들이 술 실력만 아버지를 닮았듯 나는 두려움의 정서에서만 다산을 닮았다. 물론 다산은 정치적 이유로 그랬고 나는 지극히 실존적인 이유로 그렇다. 그런 내가 오늘은 장석남 시인과 닮은 듯 다르게 건넘은 슬픈 일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내일은 맑게 갠 날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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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딱 90일만 영어 베이비 - 미국 아기처럼 영어를 습득하는 <따라 말하기>의 기적 영어 베이비 시리즈
양선호 지음 / 북포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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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호의 오늘부터 딱 90일만 영어 베이비는 놀라운 영어 콤플렉스 극복기이다. 저자는 따라 말하기라는 희대(稀代?)의 방법으로 2개월만에 영어 자존감을 찾았다. 그간 저자가 치른 시행착오는 대단하다.

 

이는 저자만의 일은 아니리라. 영어 문장 통째 외우기란 방법도 저자가 치른 방법 가운데 있었다. 따라 말하기를 통해 저자는 저절로 영어를 말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듣기, 이해까지 함께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저자는 자신을 영어 유학 한 번 다녀온 적 없는 순수 국내 토종으로 소개한다. 그런 그에게 영어는 자존심을 마구 짓밟는 콤플렉스였다. 저자가 말하는 영어 따라하기는 음성 파일의 영어 문장을 듣고 따라 말하는 것이 전부이다. “인류가 언어를 배우는 유일한 방법이 따라 말하기이고 심지어 아기들은 말 배우느라 스트레스도 받지 않는다.”(12 페이지)

 

따라 말하기는 쉽고 효율적이고 돈도 거의 들지 않는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도 없다. 실력에 상관 없이 왕초보부터 고급까지 모든 난이도에 적용 가능하다. “본인의 실력에 맞는 교재만 활용하면 된다.”(13 페이지) 따라 말하기는 영어 뇌를 만들어준다.(26 페이지)

 

저자는 딱 석 달만 영어 베이비가 되어 영어를 따라 말해보자. 90일 뒤 당신도 영어 어른이 되어 있을 것이라 말한다. 저자가 말했듯 우리 나라 영어는 듣기 말하기보다 문법, 읽기 쓰기 등을 먼저 하는 기형적인 방식에 붙잡혀 있다.

 

저자는 우리가 미국 아이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환경에 처해 있음을 지적한 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방편 여섯 가지를 제시한다. 음성 파일을 활용하는 방법은 1) 우리나라 성우가 하는 말을 듣고, 2) 외국인 성우가 하는 말을 듣고, 3) 입으로 소리 내어 똑같이 따라 말하기가 전부이다.

 

따라 말하기는 미국 아기의 영어 습득 방법과 동일하다. 몸으로 익힐 수 있는 것이다. 필요한 것은 반복학습, 그리고 다양한 교재를 통한 표현 능력 향상시키기이다. 관건은 통합적 접근이다. 듣기, 단어, 문장구조, 발음의 통합이다. 영어 뇌를 만든다는 것은 의식하지 않고 영어로 말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을 말한다.

 

영어 뇌를 만들기 위해서는 영어를 서술 기억이 아닌 절차 기억으로 학습해야 한다. 따라 말하기는 영어를 절차기억으로 만드는 방법이다.(서술기억은 억지로 떠올려야 찾을 수 있는 기억이고, 절차 기억은 억지로 떠올리지 않아도 저절로 떠오르는 기억으로 몸을 사용할 때나 운동할 때에 해당한다.)

 

학습한 내용을 절차기억으로 만들려면 영어를 학습이 아닌 운동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동작을 취하지만 반복되면 무의식적으로 몸이 움직인다. 6원칙 중 패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일상에서 자주 쓰는 패턴은 200 300개가 전부라고.(53 페이지)

 

영어 문장을 따라 할 때 반드시 상황을 가정하고 몰입해야 효율적이다. 중요한 또 하나의 원칙은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이다. 큰 소리로 따라 하면 소리에만 집중하느라 문법적 분해와 한국식 해석을 할 수 없다. 뇌가 문장을 하나의 이미지로 받아들이게 된다.(62 페이지)

 

저자는 처음에 알아들을 수 없던 문장들이 거듭 반복해 듣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또렷하게 들린다고 말한다.(66 페이지)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아무리 길고 복잡해도 반복 앞에 장사 없다. 반복하면 결국 내 것이 된다.“(67 페이지)

 

6원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반복이다. 물론 다른 상황을 지켜가면서 해야 한다.(69 페이지) 6원칙을 한 문장으로 말하면 한국어 설명을 듣고 상황에 몰입한 상태에서 뒤이어 나오는 통문장 패턴의 영어를 듣고 이를 큰 소리로 따라 말하는 것을 반복한다.“가 된다.(72 페이지)

 

따라 말하기의 최우선 순위는 소리를 정복하는 것이다. 반복을 통해 소리가 익숙해진 뒤 따라 말하기에 문제가 없으면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74 페이지) 반복은 1) 듣자마자, 2) 다음 학습 시간에 다시, 3) 주간 단위와 월간 단위로 한다. 영어 문장을 들을 때는 문법은 일단 무시한다.

 

문법은 통문장과 패턴 등으로 익히면 된다.(83 페이지) 의미 파악도 무시한다. 첫째도 소리, 둘째도 소리, 셋째도 소리다. 중요한 것은. 핵심은 영어 소리를 듣고 그것을 복사기처럼 똑같이 따라 하는 것이다. 음성파일을 듣는 동안 절대 다른 생각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오직 소리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우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집중이 필요하다.(84 페이지) 소리는 물론 속도, 리듬, 강세, 발음, 뉘앙스까지 그대로 똑같이 따라한다.(85 페이지) 저자는 영어를 잘 듣기 위해서 뚫어야 할 것은 귀가 아니라 머리라 말한다. 이미 알고 있는 영어가 많아야 잘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91 페이지)

 

영어는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저자는 영어를 잘하는 한국 사람들의 공통점은 머리가 좋은 것이 아니라 집중해서 끝까지 공부한 것이 말한다. 집중과 꾸준함이 최선을 낳는다.(107 페이지) 저자는 직독직해가 가능한 문장 비중이 70퍼센트인 교재가 최적(最適)이라 말한다.

 

6원칙 따라하기가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1회 학습 시간은 30 60분이 좋다. 반복은 영어의 소리에 친숙하게 해준다.(123 페이지) 10번 반복해 들어도 도저히 들을 수 없거나 이해가 되지 않을 때는 과감히 포기하고 다음 진도로 가는 게 상책이다. 반복이 해결해 줄 것이다.

 

소리에만 집중하고 반복적으로 듣고 따라 말하면 어느새 내 것이 된다. 대신 오후에 교재를 보면서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야 한다. 망각 곡선 이론에서 파생된 학습법에 따르면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려면 최초 학습 후 1주일과 1개월이 될 때 반복해주어야 한다.(134 페이지)

 

음성파일만 듣고 수동적으로 따라하는 것과 본인이 직접 영어로 말하는 것은 천지 차이이다.(141 페이지) 영어 휘는 여러 언어들 중 가장 풍부하다.(60만개) 그러나 미국인들은 1, 000개의 단어로 대화의 90퍼센트를 진행한다. 그리고 1,200개의 단어가 전체 사용빈도의 99퍼센트를 차지한다.(178 페이지)

 

의사소통을 위한 영어 단어는 우리나라 중학교 수준이면 충분하다.(179 페이지) 저자는 사람의 심리 중 익숙한 방법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한다. 그것이 실패한 경험이더라도 그렇다는 것이다. 극복해야 할 일이다.(188 페이지) 또한 완벽한 영어는 없다고 말한다.(191 페이지)

 

저자는 60세인 사람과 25세인 사람의 학습 능력은 5 10퍼센트 정도 차이가 나지만 몰입력은 어른이 아이보다 3배가 높아 어른이 훨씬 빨리 언어를 배울 수 있지만 환경 차이가 아이들을 빠른 언어 학습자로 만든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매일 학교에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공부를 계속하는 것이다.(206 페이지) 틀려도 위축될 것 없이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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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야 할 독서 목록 작성이 내 마음 조절 방편이 된 듯 하다. 조선 건국을 상징계, 실재계 등의 라캉 용어로 푼 강의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련 책을 검색하다가 읽어야 것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상상계는 허상과 비현실적 인식에 의해 지배되는 단계라 할 수 있다.(정신과 의사 김종주는 상상계란 나와 너의 양자관계로 구성된 계라는 설명을 한다; '이청준과 라깡' 126 페이지)

 

상징계는 마음이 세상의 균열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견디며 자신의 욕망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는 지점이다.(김서영 지음 '영화로 읽는 정신분석' 58 페이지) 중요한 점은 라깡 이야기가 아니다.(이 내용들은 오래 정교화해야 할 부분이다.)

 

세상에 숨은 실력자들이 너무 많다. 문효라는 이름의 역사 저술가의 책들이 눈에 띄고 그 가운데 '조선의 글쟁이들'이 특히 관심을 끈다.

 

평범한 제목이 걸리지만 이 책에는 "조선 최고의 이야기꾼 어우당 유몽인", "언어의 연금술사 손곡 이달", "조선의 아나키스트 교산 허균", "조선의 페미니스트 허난설헌" 등 읽을 만한 내용들이 가득하다.

 

옛글의 정취와 아름다움에 반해 고전을 탐닉중인 숨어있는 실력자, 춘천에 살면서 자연을 벗삼아 삶을 즐기는 가운데 새로운 글쓰기에 힘쓰고 있다는 저자 소개가 묘한 감동과 부러움을 동시에 자극한다.

 

'치심, 마음 다스리기'에서 저자는 이덕무에 대해 이렇게 논한다. "반쪽짜리 양반이라는 따뜻한 눈초리와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이덕무는 꿋꿋이 책 곁을 떠나지 않았다. 책만이 그의 안식처였고 희망이었기 때문이다."

 

몇해 전 나는 내 읽기가 카프카의 '()'을 닮아가고 있다는 글을 썼다. '()'은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추구하는 K의 무모(無謀)와 무망(無望)을 그린 작품이다. 그러나 무모와 무망으로 나를 설명할 것이 아니라 "()에 이르는 길은 여러 개"이며 "모든 것이 싸움이며 투쟁"이라는 카프카의 말로 나를 추스르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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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없는 사랑에 대하여 - 더 이상 사랑에 휘둘리고 싶지 않은 여자들을 위한 자아성장의 심리학
비벌리 엔젤 지음, 김희정 옮김 / 생각속의집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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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더이상 사랑에 휘둘리고 싶지 않은 여자들을 위한 자아성장의 심리학'이란 부제를 가진 비벌리 엔젤의 '자존감 없는 사랑에 대하여'는 부적절한 부모 역할, 부적절한 애착 경험, 부모의 상실이나 부재로 인한 문제에서 왜 여성의 반응은 남성의 그것과 다르며 왜 이성과의 관계에서 자기를 잃는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규명한 책이다.

 

이 책은 여성문제와 인간관계 분야의 심리치료사인 저자의 임상경험이 반영된 책이다. 저자는 자기 삶을 파트너의 삶 속에 흡수시켜버림으로써 관계가 끝나고 나면 되돌아갈 자기 삶이 없게 된 여자를 자기를 잃어버린 여자로 정의한다.

 

이들은 급속하게 사랑에 빠지는 경향이 있고 애인에 대한 감정만큼은 통제를 잘 하지 못하고, 애인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자신의 관심사를 포기하고 애인의 관심사를 택하며, 잠시라도 애인과 함께 있지 못하면 불안해하거나 우울해 하며, 애인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확신을 갖지 못하며, 사귄 기간이 길어도 관계에서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며, 둘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하려고 하며, 자신이 먼저 관계를 끝내는 것은 상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을 뜻하기에 대체로 상대로부터 관계의 단절을 받게 되고, 애인과 헤어진 뒤 외로워서 친밀한 관계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감정적 황폐 때문에 상당 기간 관계 자체를 완전히 회피하는 경우가 있다.

 

저자는 자신의 책을 읽으면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 진정한 자기 내부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고 그러면 당신 안에 잠자고 있던 지혜, 고귀함, 균형감 등을 발견할 것이고 내면의 지혜를 발견하면 사랑을 주기보다 받아야 할 때가 언제인지, 남에게 돌봄을 요구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을 돌보아야 할 때가 언제인지 알게 될 것이며 자신의 고귀함을 발견하면 당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는 남자를 거부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고 내면에 균형감이 생기면 누구라도 완벽하게 좋거나 나쁠 수 없기에 사람에게는 수많은 회색지대가 있음을 이해하게 되며 건강한 관계에도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고 그 바탕에는 주고받는 마음과 친밀감과 자율성이 있음을 알게 된다고 말한다.

 

여성의 자기상실에는 여러 문화적 요인이 작용한다. 몇몇 논자에 의해 자기상실의 심리적 요인들이 규명되었다. 약한 경계 개념이 그 중 하나이다. 즉 개인과 개인 사이의 경계가 약하면 남과의 관계에 빨리 그리고 깊숙하게 들어가게 되며 관계 속에서 자의식이 완전히 사라지기도 하는 것이다.

 

여성이 관계에서 자기를 상실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분리 개별화의 단계가 남성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여성과 주() 양육자의 성이 같은 까닭에 생기는 현상이다. 저자는 어릴 적 겪은 부분적 실제 경험보다 당시 겪은 사건의 전체 맥락을 더 중시한다.

 

중요한 것은 어릴 적 양육자와의 충분한 애착 경험이다. 그래야 자존감을 갖출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일곱 가지 지침을 제시한다. 관계에서는 무엇보다 천천히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자기 중심을 잃지 않고 상대도 부담스러워 하지 않는다.(71 페이지)

 

첫눈에 반하는 사랑은 환상에 불과하다. 그 남자는 여자의 생각 속 남자일 뿐 현실의 남자가 아니다.(72 페이지) 로맨틱한 관계로 진전되기 전에 상대 남성을 알아갈 시간을 갖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이다.(73 페이지) 자기 상실에 빠진 여성은 상대에 대해 전적으로 좋거나 나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편안함이나 강렬한 매력을 사랑으로 착각하는 것은 과거를 다시 반복하려는 무의식적 욕구 때문이다.(77 페이지)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풀지 못한 문제를 아버지를 닮은 남자에게서 해결하고 싶어하는 여자(63 페이지)를 언급한 저자는 지나간 과거를 극복하고 변화시키려는 헛된 시도로 인해 첫눈에 반하는 환상의 사랑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78 페이지)

 

저자는 친밀감은 갑자기 생기지 않으니 만남/ 관계를 서두르지 말라고 조언한다. 관계의 진전 속도를 늦춘다고 해도 이후 관계에서 자기를 상실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지만 스스로 관계의 방향과 내용을 조절함으로써 상대에게 매달리지 않고 당신의 가치대로 만족한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갖게 되면 상대가 당신의 개별성을 존중할 것이다.(89, 90 페이지)

 

착한 딸이 되지 않으면 어머니에게 사랑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 착한 딸이었다는 저자는 남자를 만날 때 두려움에 떨고 질투하면서 끊임없이 사랑을 확인하고 절박할 만큼 애정에 굶주려 사랑 받기만을 바라는 본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94 페이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관계에서 추구하는 것, 매순간 느낀 것을 눈치 보지 말고 솔직히 말하라는 것이 저자의 주된 주문 중 하나이다.(99 페이지)

 

진실한 친밀감은 한 번에 하나씩 위기를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쌓인다고 말하는 저자는 남자도 마찬가지여서 당신이 약점과 잘못을 허심탄회하게 말할 때 남자는 당신이 이성의 호감을 얻기에 급급한 여자가 아니라 내부의 어두운 면을 용기 있게 바라보고 성찰할 줄 아는 깊이 있는 여성임을 발견하게 된다고 덧붙인다.(100, 101 페이지)

 

물론 정직한 것도 좋지만 모든 것을 다 말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며 저자는 본래 모습을 드러낼 때 자아는 강해진다고 조언한다.(102 페이지) "일 중독자나 운동 마니아인 남성은 관계에 더 신경 써야 하겠지만 자기 상실에 빠진 여성이라면 자기 생활에 집중해 정체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110 페이지)

 

저자에 의하면 자기 상실에 빠진 여성은 연인에게 맞춰 자신의 생활 전체를 재배치하고 상대 남성 역시 똑같이 해주기를 기대하고 그것이 어긋나면 불 같이 화를 낸다.(111 페이지) 저자는 당신의 스케줄이나 일상적인 활동이 생활에 안정적인 구조를 부여하는 토대라 말한다.(110 페이지)

 

저자는 자기 자신을 위해 시간을 갖는 것은 자기 상실의 위기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확실한 방법이라 지적한다.(115 페이지) 자기상실에 빠진 여성들은 남자를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127 페이지) 자기 상실에 빠진 여성에게 가장 전형적인 환상은 구원 환상이다. 언젠가는 한 남자가 외로움과 불행에서 나를 구원하러 올 것이라는 희망, 신념을 갖는 것이다.(129 페이지)

 

여성들이 잘 빠지는 또 하나의 구원 환상은 자신의 사랑으로 남자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130 페이지) 환상은 강박적 사랑을 낳는다.(135 페이지) 강박적 사랑은 자신의 필요를 채우기 위한 갈망일 뿐이다.(136 페이지) 강박적 사랑은 누군가를 소유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그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137 페이지)

 

부모의 부적절한 면을 그대로 닮은 사람보다 상쇄해줄 사람을 선택하기보다 같은 유형의 사람을 선택하는 것을 반복강박(repetition compulsion)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성장한 환경 조건을 다시 만들어내어 그 조건을 고쳐놓으려는 것이다.(145 페이지)

 

저자는 과거에서 배울 뿐 머물지 말 것을 주문한다.(147 페이지) 과거에 머물지 않아야 반복 강박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에 머무는 데에도 연습과 관심이 필요하다. 미래에 대한 환상에 빠지거나 과거를 반복하는 자신을 발견하면 심호흡을 하면서 초점을 현재로 가져오라. 마음을 가다듬는 연습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149 페이지)

 

저자는 남자를 위해 자신을 포기하고 내면의 진짜 모습을 버려야 한다면 그런 관계는 끊어버리라 말한다. 누군가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는 지금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진정 사랑한다면 장점은 물론 단점까지 당신의 전부를 받아들이고 감싸 안아야 한다.(163 페이지)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과도한 감정이입(empathy sick)이란 말을 했다. 남을 돌보는 데 많은 시간을 빼앗겨 자기 발견의 여정에서 길을 잃어버린 여성에게 쓸 수 있는 말이다.(191 페이지) 저자는 우리 각자는 인생이라는 여정을 오직 한 명의 동반자와 함께 여행하는데 그는 바로 나 자신이라 말한다.(194 페이지)

 

저자는 자기 발견의 도구로서 일기 쓰기를 권한다.(205 페이지) 일기를 쓰면 자기감정을 발견하고 그 감정과 지속적으로 교감하는 데 도움이 된다.(209 페이지) 자기 감정에 집중하는 것도 자신을 발견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자기 감정을 통해 자신을 알아야 자기 자신을 믿을 수 있다.

 

매순간 자기 감정을 아는 것이야말로 본래 모습과 교감하고 자신의 중심에 뿌리내릴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다.(212 페이지) 여성이 자기를 상실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자기 감정과의 단절이다. 자기 감정을 모르면 자신에게 이롭게 행동할 수 없다. 스스로 의식하지도 못한 채 건전하지 못한 행동을 저지를 수 있고 상대에게 결정권을 넘겨버리기 쉽다.(212, 213 페이지)

 

인간의 정체성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순간마다 느끼는 감정이다. 따라서 자기 감정을 부정하는 것은 자아의 일부를 부정하는 것이자 자아를 압박시키고 질식시키는 것과 같다.(217 페이지) 분노나 슬픔의 감정을 억누르면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에너지가 엄청나게 소모된다.

 

반면 이런 감정을 자유롭게 풀어놓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생기를 느끼고 훨씬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삶을 꾸려나갈 수 있다.(219 페이지) 저자는 분노와 고통을 말로 표현할 방법을 제시한다. 상처를 주고 화나게 한 사람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나요? 식의 질문 형식이 아닌 나 내가 화나는 점은 식의 나 화법으로 편지를 쓰는 것, 분노의 대상과 상상의 대화 나누기, 분노의 감정을 녹음기에 담아두기 등이다.(226, 227 페이지)

 

그림자를 인정할 때 그것을 통제할 수 있다. 나는 내가 모르는 것 때문에 다친다는 속담이 있다. 자신의 어두운 측면을 인지하게 되면 실제로 그것을 잘 통제할 수 있다. 그것을 억압하지 않고 존중할 때 건설적인 배출구를 발견할 수 있고 한계를 설정할 수 있다.(234 페이지)

 

자기를 상실한 여성과 달리 주체적인 여성은 어떤가. 그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경멸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자신의 감정과 생각, 신념, 가치로 충만하다는 의미이다.(250 페이지)

 

그들은 남자의 인정이 있어야만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 아니기에 남자에게 매달리지 않는다. 저자는 탄탄한 자아를 키워나가는 데 도움이 될 방법을 제시한다. 1) 고독을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작업을 계속한다, 2) 내면의 삶을 강화시킨다.(내적 성찰, , 일기 쓰기), 3)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인식하고 자기 감정을 관찰한다, 4) 자신의 감정과 몸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한다, 5) 자기 욕구와 의견을 타인과 계속 교감한다, 6) 투사(投射)를 거둬들인다.

 

저자는 분노를 인식하고 그 감정을 해소하지 않은 채 용서하는 것은 진정한 용서가 아니라 지적인 행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258 페이지) 또한 자부심에 연연하지 말고 기꺼이 자신의 약점을 노출하라고 말한다. 입지가 약해지거나 타격을 받는 게 아니라 도리어 성숙해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개별화 과정이 진행되려면 타인으로부터 과감히 한걸음 걸어 나와 분리된 존재로서의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 이를 위해 창조적 행위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자신을 창조하는 행위는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다. 그것은 남들이 보거나 듣지 못한 것을 보고 들으려는 의지의 표명이다. 또한 타인의 생각과 신념에서 빠져나와 자기만의 비전이 지닌 고유한 가능성으로 현실을 새롭게 바라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259 페이지)

 

창조성은 어떤 것과 하나 되는 경험이다. 이것은 물론 타인과 역기능적으로 융합해 자신이 작아지는 경험과 다르다. 그것은 자신의 더 깊은 측면과 소통하게 해주고 억압되고 억눌린 감정과 기억에 카타르시스를 가져다준다.(260 페이지)

 

자기 상실에 빠진 여성들은 극단으로 치닫기 쉽다. 서둘러 사랑에 빠지고 사랑에 빠지면 자기 욕구나 생활의 다른 면들을 모두 내팽개친다, 누군가를 엄청나게 좋아하든가 지독하게 싫어하든가 둘 중 하나다. 주체적인 여성이 되기 위해서는 극단적 태도를 벗어나 삶의 균형감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천천히 사귀면서 관계 속에서 자기를 잃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다.(270 페이지)

 

누구에게나 있는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 영적 욕구들이 채워지지 않으면 삶의 균형이 깨진다.(270 페이지) 주체적인 여성은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극복하기 전까지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줄 것 같은 남자에게만 매력을 느낀다는 것을 안다. 주체적인 여성은 사랑하고 공감하고 베풀고 배려하는 일에 능숙하다.(274 페이지)

 

저자는 남자를 사랑한다고 해서 자신에 대한 사랑이 약해져서는 안 되고 오히려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275 페이지) 저자는 자율적 사고, 명쾌한 결정 능력, 책임 있는 행동 같은 남성적 특성이나 가치를 키워나갈 것에 대한 강조가 남성적 특성이나 가치가 더 소중하다는 의미로 전달되지 않았기를 바란다며 베푸는 마음, 공감, 취약함, 관계 욕구, 조화로움 등의 여성적 특성이나 가치를 부끄러워 하거나 거부해야 한다는 취지로 듣지 않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277 페이지)

 

진정 건강하게 사랑하는 관계에서는 두 사람 모두 관계나 상대방을 위해 자신의 개별성을 포기하지 않고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동등한 연인 관계에서는 서로 상대에게서 무엇인가를 배운다.(281 페이지)

 

자존감 없는 사랑에 대하여는 당당한 여성, 자존감 있는 여성, 통합적인 여성이 되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심리치료사의 전문적 역량이 총동원된 책이다. 적극 추천한다. 여성에게 도움이 되는 맞춤용 책이지만 남성이 읽어도 좋은 책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대부분의 심리적 문제가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창조성을 설명한 부분이 나에게는 가장 인상적으로 여겨진다. 전체가 좋지만 그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다시 읽을 필요가 있고 창조성을 전문적으로 다른 책들을 찾아 심층적인 사유를 전개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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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이 픽션을 쓰려면 연 500파운드의 돈(지금 기준으로 이 정도 돈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지만 울프가 이 말을 한 것은 이미 70년 전의 일이다.)과 자기만의 방,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용기와 자유가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

울프가 말한 매년 500파운드의 돈은 그가 상속받은 연 500파운드의 돈으로부터 도출된 결과다.

우리는 ‘자기만의 방‘의 새로운 용례를 비벌리 엔젤의 ‘자존감 없는 사랑에 대하여‘에서 보게 된다.

심리상담사인 엔젤은 남성이 여성보다 적절한 거리와 자기만의 공간을 더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엔젤은 자기만의 방이 필요했던 남성의 마음이 충족되면 두 사람이 함께하는 시간이 훨씬 가치 있어진다고 말한다.

여성도 자기를 위한 시간을 잘 즐긴다면 상대에게도 그런 시간과 공간을 허용할 수 있다는 엔젠의 말을 종합하면 남성이 필요로 하는 공간은 여성의 글쓰기를 위한 공간 만큼 중요한 것이 된다.
‘더이상 사랑에 휘둘리고 싶지 않은 여자들을 위한 자아성장의 심리학‘을 부제로 하는 엔젤의 책은 이런 것들을 여성에게 주문한다.

1) 첫눈에 반했더라도 천천히 사귀고, 2) 꾸민 모습보다 본래의 자기를 보이고, 3) 자기만의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4) 환상에서 빠져나와 현실에 집중하고,

5) 남자를 위해 자신을 바꾸지 말고, 6) 동등한 관계로 만나고 참지 말고, 7) 속마음을 표현하라 등의 말이다.

여성들의 아름답고 당당한 만남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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