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로고루성(瓠蘆古壘城), 당포성(堂浦城), 은대리성(隱垈里城) 등을 강원도 연천의 고구려 시대의 3대 성으로 설명한 책(2016년 11월 출간)을 보았다.

출판사에 전화를 해 책을 다시 찍으면 경기도 연천으로 정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호로하(瓠蘆河)의 높은 망루를 의미하는 호로고루성은 임진강 주상절리(柱狀節理) 위에 쌓은 성이다. 호로하는 삼국시대의 임진강의 이름이다.

연천에는 열 곳의 국가지질공원이 있다. 모두 주상절리와 관련된 곳들이다. 5월 30일까지 시나리오를 제출해 통과한 사람들에게 6월 24일 본선 참가 자격을 주는 관광해설 경연대회 소식이 들린다.

재인폭포, 아우라지 베개 용암, 당포성, 임진강 주상절리, 좌상바위, 은대리 습곡구조 등 열 곳 가운데 한 곳을 골라 시연하는 대회이다.

그런데 그 열 곳을 보니 연천에 오래 살았으면서도 그 비경들에 관심을 갖지 않아 부끄럽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 사실 그 곳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가령 막연히 자살 바위, 좌살 바위 등으로 알고 있었던 좌상바위는 장승 왼쪽의 바위라는 뜻이다. 뜻도 검색을 하다가 최근 알게 되었다.)

어떻게 할 것인가? 경연대회가 아닌 나의 무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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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5월(9일)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 일주일 후(16일) 우리 궁궐문화원 36기 해설사 동기들은 남양주 실학박물관에서 5월의 월례 모임을 갖는다.

우연이지만 정치와 연결지어 생각해 볼 모임이 되었다고 할 만하다. 실학 박물관, 하면 다산(茶山)을 가장 먼저 꼽게 된다.

나는 변함 없이 모든 정치인들이 다산의 ‘목민심서’를 참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거 기간 중 닮고 싶은 역사적 인물을 밝히는 자리에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세종(世宗)을, 심상정 후보는 정도전을, 유승민 후보는 다산을 꼽았다.

홍준표는 박정희를 꼽는 몰역사성을 보였지만 자신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선택이라는 점에서 색깔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임금인 세종(世宗)을 꼽은 두 사람 중 적어도 한 사람은 떨어지는 것이고, 심상정 후보와 유승민 후보가 임금이 아닌 인물(개혁자 정도전과 실학자 다산)을 꼽아 떨어진 것은 아니겠지만 흥미롭다.

어떻든 문제는 희망(닮고 싶은)과 지목자의 위상이 너무 다르거나 정반대일 경우이다. 역사적 인물로 지목된 분들이 그런 사실을 안다면 불편해 할 것이 분명하다.

다산 연구소 박석무 이사장은 다산 리더십의 핵심을 공(公)과 염(廉)으로 설명한다. 공은 공평함, 공공(公共), 숨김 없음 등을 의미하고 염은 청렴함이다.(2017년 5월 6일 경향신문)

이번 대선에서 심상정 후보에 표를 준(심밍아웃도 샤이 심상정 선언도 아님) 나는 심상정 후보가 꼽은 정도전을 본격적으로 공부해보고 싶다.

이번 지목과 무관하게 왕권(王權)의 태종(이방원)과 맞섰던 신권(臣權)의 정도전에 흥미를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일정 정도 왕권을 견제했던 정도전 설계의 경복궁 vs 왕권을 중심으로 궁을 설계한 태종의 창덕궁이란 대립 구도이기도 하다.

진보의 약진에 큰 관심이 있는 나는 심상정 후보와 정의당의 역할과 위상이 어떻게 변해갈지 크게 궁금하다.

액면(額面) 그대로라면 성군(聖君) 세종(世宗) 당선, 개혁가 정도전과 애민 사상가 다산의 포진 등으로 나라는 평화로울 것이다.(단 하나 박정희의 잔존殘存은 우려스럽다.)

잘 되기를... 5년 후 기회는 평등했고 과정은 공정했고 결과는 정의로웠다는 평이 나오는 더불어 민주당 정부가 되기를 기대한다.
아니 그 이전에 우리 36기 모임의 성취부터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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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화의 교실밖 글쓰기 - 독후감부터 논술까지
장선화 지음 / 스마트북스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글쓰기란 애물 같은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한때 아니 지금도 책을 쓰려는 나에게 글쓰기란 기본이지만 그것은 책 쓰기의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글쓰기와 책쓰기의 차이를 알려면 김애리의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를 읽을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글쓰기 책을 읽는 것은 내 기본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장선화의 교실 밖 글쓰기는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읽는 글쓰기 책이다. 기자 생활 20년을 넘긴 저자는 구상, 개요, 자료 수집, 집필, 자료 수집 등의 순서로 글을 쓸 것을 주문한다. 글쓰기의 기본은 6하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물론 유연하고 융통성 있게 변형하는 것이 가능하다.

 

첫 문장도 중요하다. 간결하게 쓸수록 주제가 잘 드러난다. 본문에 나와 있듯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저자 신영복 선생은 교도소에서 달랑 한 장 나눠준 엽서를 망칠까 봐 머릿속으로 몇 번이나 문장을 나열하고 정리한 다음 한 자씩 씀으로써 문장의 대가가 될 수 있었다.

 

대화에서도, 글에서도 강약 조절이 중요하다. 강약중강약 4분의 4박자가 음악에서 가장 안정적기고 기본이듯 글의 내용과 성격에 따라 단문과 중문을 적절히 번갈아 쓰면 글이 훨씬 쉽고 재밌어진다.(43 페이지) 글을 쉽고 정확하게 쓰려면 단어를 문맥에 맞게 잘 선택해 쓰는 것이 중요하다.(45 페이지)

 

글 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미 또는 충실한 내용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단어 선택도 좋아야 하고 강약중강약(짧은 문장과 다소 긴 문장을 번갈아)의 원칙을 지켜야 하고 비문을 피해야 하고 쉽게 써야 한다. 비문을 줄이는 방법 중 주어와 서술어의 거리를 줄이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저자는 비문을 방지하고 싶다면 글을 쓴 다음에 천천히 읽어볼 것을 권한다. 수동태보다 능동태가 권장된다. 물론 수동태가 필요할 때도 있다. 행위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을 때, 굳이 행위자를 드러내고 싶지 않을 때, 행위자가 사람이 아닐 때 등이다. 영어나 일본어 번역투도 피해야 한다.

 

핵심부터 말하는 것도 중요하다. 상대는 바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쓰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이 금방 드러나기에 읽는 이를 설득하기 쉽다.(82 페이지) 두괄식 글쓰기를 익히는 데 가장 좋은 자료는 신문이다. 두괄식은 비문학 글쓰기의 기본이다. 두괄식은 일상에서는 물론 인터넷 시대에도 잘 어울리는 글쓰기이다.(84 페이지)

 

저자는 요약하기를 권한다. 요약을 하겠다고 마음 먹고 글을 읽으면 읽기 방식이 확연히 달라진다. 요약하기는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고 글쓰기 연습에도 효과적이다. 논리적으로 써야 짜임새가 생긴다. 논리적 글쓰기는 칼럼이나 논설 뿐 아니라 시나 소설에도 꼭 필요하다.

 

저자는 왜냐하면이나 그러나‘, ’그리고‘, ’그런데등의 접속사를 활용한 글쓰기를 권한다. 물론 글 쓰는 습관이 몸에 배면 그런 접속사 없이도 문맥이 잘 통하는 글을 쓸 수 있다.(92 페이지) 논리적으로 글을 쓰는 데 유용한 또 다른 비법은 사슬을 엮듯 쓰기이다. 앞 문장과 뒤 문장이 연결되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쓰기이다.

 

하나의 주제로 문장과 문장, 문단과 문단을 사슬로 연결하듯 글을 쓰면 글의 짜임이 촘촘해진다.(96 페이지) 연역법(두괄식 구성)과 귀납법(미괄식 구성)을 적절히 활용하면 정확하고 짜임새 있는 글을 쓸 수 있다. 글은 또한 사실대로 써야 한다.

 

주관적으로 쓰기 vs 객관적으로 쓰기도 중요하다. 주관적으로 글을 쓸 때 되도록 형용사를 자제하자. 객관적으로 글을 쓰려면 반드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주관적인 글에는 공감의 힘이 있다면 객관적인 글에는 논리의 힘이 있다.(111 페이지) 자연스러운 글이 감동을 준다. 솔직해야 할 필요가 있다. 좋은 글을 쓰려면 쉬운 말로 바르고 솔직하게 써야 한다.

 

제목 달기도 중요하다. 없는 내용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본문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들을 찾아내 한 문장 또는 한 구절로 압축하는 것이다. 글에 흥미를 느끼게도 해야 한다. 병렬식 명사 제목은 지루하다. 제목 글자 수는 10자를 넘지 않게 한다. 신조어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구상을 할 때는 머리를 번잡하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구상 다음에 개요(槪要)이다. 개요는 글의 분량 정하기, 문단 수 정하기, 문단별로 쓸 내용 정하기, 제목 정하기 등으로 구성된다. 자료 수집, 집필(꾸준히 읽으면 쓰기 실력이 는다. 읽기와 쓰기를 통해 어휘력, 문장력, 독해력이 키워진다.), 퇴고(推敲: 혼자서 소리 내어 읽어보아야 한다. 퇴고의 3원칙은 더하기, 빼기, 다듬기이다.) 등이 필요하다.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를 보자. 독후감은 책을 읽고 난 뒤의 감성과 주관이 잘 드러나도록 쓰는 글이다. 서평은 책과 저자에 대한 지식과 정보, 책의 주제 등 객관적인 내용이 더 잘 보이도록 쓰는 글이다.(176 페이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고 쓰는 글은 대부분 에세이이다.

 

에세이는 읽는 맛이 중요한 글이다. 에세이도 의미가 있어야 한다.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219 페이지) 저자는 한 때 글 쓰는 일이 두렵고 힘들었다고 말한다. 이태준의 문장강화10번 읽어 그 위기를 이겼다고 한다.

 

글은 노력만 하면 수준급은 아니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쓸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쓸수록 는다.(237 페이지) ’장선화의 교실 밖 글쓰기는 쉽고 명쾌한 글쓰기 지침서이다. () 쓰기에 대한 팁은 빠졌지만 전체적으로 유익하다. 두고 두고 읽을 책이다. 물론 크로스 체킹을 한다는 생각으로 다른 글쓰기 책들과 아울러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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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문학평론가 유성호 교수의 ‘시와 인문학‘(고척도서관) 강의를 듣게 되었다.(5월 18일 1강; 사랑의 시학, 5월 25일 2강; 시와 자연, 6월 1일 3강; 시와 상상력, 6월 8일 4강; 시와 현실, 6월 15일 5강; 한국의 대표 시인 - 백석과 윤동주)

요즘 같아서는 오랜 기간 시 외의 다른 강의는 듣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것 같다. 시는 그 만큼 내게 필요한 장르이다.

오랜 만에 박지영 시인께 전화를 드렸다. 첫 평론집인 ‘욕망의 꼬리는 길다‘의 어조가 강해 스스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는 시인은 곧 나올 두번째 평론집은 조금 어조를 누그러뜨렸다고 하신다.(정신분석의 대상이 된 시의 당사자들에게서 어떤 피드백도 받지 않았지만...)

그리고 새 시집을 준비중이라고도 하신다. 풍성한 결실을 맺는 해가 되실 것 같다는 덕담을 했다. 결실은 준비한 사람, 노력한 사람만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김언희 시인의 두 시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데 몇 년이 걸렸다는 한 미학자가 나를 돌아보게 한다.(양효실 지음 ‘불구의 삶, 사랑의 말‘ 참고.)

물론 저자는 같은 책에서 자신은 문학비평에서 시 분석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모른다고 말한다.

또한 제대로 정확히 말하는 것은 진부하기에 그것을 가로지르는 아이러니적인 말하기와 쓰기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그 미학자처럼 길고 긴 발효의 시간을 거쳐야 할 것이다.

제대로 정확히 말하려는 내가 제대로 정확히 말하는 것은 진부하다고 말하는 분의 책을 읽는 것은 묘한 일이 아닐지?(물론 관건은 제대로 정확히냐 아니냐가 아니라 독창성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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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난 인물들 가운데 두 명의 도굴꾼을 빼놓을 수 없다. 가루베 지온과 오타니 고즈이이다. 가루베는 교사(敎師)의 탈을 쓴 일제시대의 도굴꾼, 오타니 역시 같은 일제시대의 승려 도굴꾼으로 불린다.

물론 직접 만난 것이 아니다. 가루베 지온은 1970년에, 오타니 고즈이는 1948년에 각각 죽었다. 그러니 나와 그들의 만남은 책을 통한 간접적인 조우(遭遇)인 셈이다.

싹쓸이 도굴꾼이었던 가루베가 공주 송산리 7호분인 무령왕릉을, 6호분을 보호하기 위한 배총(陪塚)으로 여겨 도굴하지 않은 것은 유명하다.

가루베의 도굴 행각은 조선총독부조차 유적 연구가 아닌 유적 파괴라고 말했을 정도로 심했다.
우리나라도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약탈 문화재를 가지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전시, 연구 하는 중앙아시아 유물들이다. 오타니 컬렉션이다.

일본의 승려 오타니 고즈이가 중앙아시아 일대, 지금의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투루판 등에서 약탈한 것들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오타니 컬렉션을 소장하게 된 것은 일제가 패망하면서 1945년 조선총독부가 기증받은 오타니 컬렉션을 미처 일본으로 가져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한국에 남은 것이다.(김태식 지음 ‘직설 무령왕릉’, 도재기 지음 ‘국보 역사로 읽고 보다’ 참고)

오구라 타케노스케도 도굴꾼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아, 부작용인가? 일본인들이 모두 도굴꾼처럼 보이는 것은.

그래도 이병철(1910 – 1987: 컬렉션을 바탕으로 호암 미술관 개설), 전형필(1906 – 1962: 간송미술관 개설) 같은 분을 보고 희망을 갖는다.

사립박물관은 문화재의 사유화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하지만 개인이 막대한 사재를 털어 높은 안목으로 수집한 소장품을 일반 대중에게 공개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환원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한 실천 형태라 할 수 있다.(도재기 지음 ‘국보 역사로 읽고 보다’ 610 페이지)

간송미술관은 1년에 봄, 가을 단 두 번의 기획전을 여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4월 3일 – 10월 12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훈민정음과 난중일기 展: 다시, 바라보다‘가 열리고 있다.

우리 것들을 더 알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이다.

개인적으로 훈민정음과 난중일기 전(展)도 좋지만 그 이전에 이충렬의 ‘간송 전형필’ 같은 책을 더 읽고 싶다. (아직 읽지 못한 부끄러움...) 꼭 가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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