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스타일이다 - 책읽기에서 글쓰기까지 나를 발견하는 시간
장석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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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가 어렵고 앞이 보이지 않을 때 글쓰기 지침서를 읽는다. 이번에는 장석주의 '글쓰기는 스타일이다'란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읽은 100권이 넘는 글쓰기 지침서들을 요령 있게 정리해 독자들에게 무엇이 글쓰기에 이로운 일인지 가르쳐주기 위해 쓴 책이다.

 

저자는 스스로를 문장 노동자로 부르는 독서광이다. 책은 밀실, 입구, 미로, 출구, 광장 등 다섯 챕터로 구성되었다. 특별히 의미가 있는 편성은 아니다. 밀실은 글쓰기를 위한 책읽기, 입구는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미로는 글쓰기에서 마주치는 문제들, 출구는 작가의 길, 광장은 글쓰기 스타일과 짝하고 있다.

 

이 책을 수많은 곳에 밑줄을 치며 읽었다. 메모를 하는 대신 밑줄을 치거나 표시를 해두는 방법을 권하는 다치바나 다카시(269 페이지)의 말을 실행한 것이다. 이번에 처음 그런 것이 아니라 밑줄 긋기는 내 일상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다카시는 책 한 귄을 쓸 때마다 5백여 권의 관련 책들을 읽는다는 사실이다.

 

다카시는 입문서 한 권을 정독하기보다 다섯 권을 가볍게 읽어 치우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269 페이지) 이와 관련해 참고할 말은 특정한 한 권을 열 번 읽는 것보다 열 종류의 책을 한 번씩 읽는 것이 유입 정보량이 훨씬 많다는 말(자현 스님 지음 '스님의 공부법' 220 페이지)이다. 자현 스님은 붓다의 생애와 관련해서 약 100여종의 책을 읽고 '붓다 순례'를 찬술했다.('스님의 공부법' 221 페이지)

 

밀실편에서는 저자에게 영감을 준 저자들이 많이 언급된다. 그 중 한 사람이 바슐라르이다. 그에 의하면 예술가란 하루도 쉬지 않고 인내와 열광의 불가사의한 피륙을 빈틈없이 직조해내는 사람이다.

 

입구편에서 저자는 작가를 문학책을 포함 모든 형태의 책을 쓰는 사람으로 정의하며 그들에게는 가난과 고독을 감수할 각오가 필요함을 언급한다. 당연히 작가는 체력도 강해야 한다. 마음의 근육도 필요하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글을 쓰는 습관도 필요하다.

 

위로가 되는 말은 유명 작가, 대작가들에게도 글쓰기는 어려운 일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자만하지도 말고 좌절하지도 말고 써야 한다. 작가에게는 다르게 보고 낯설게 보는 독창성 훈련이 필요하다. 작가는 관습적인 상상력과 사유에서 벗어나 진정한 독창성을 얻기 위한 투쟁이 필요하다.(77 페이지)

 

쓰기 위한 필요조건이 고독과 칩거이다. 절제와 극기는 무언가를 꾸준히 작업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자질이다. 문장을 어렵게 써서는 안 된다. 꼬아서도 안 된다. 어렴풋하게 써서도 안 된다. 단도직입적으로 사실들을 투명하게 드러내야 한다.(95 페이지)

 

글은 내면의 동기가 강력할수록 더 잘 써진다. 오래 훈련해서 이치에 들어맞는 문장을 능숙하게 쓸 수 있게 될 때 비로소 힘찬 문장, 날렵한 문장, 우아한 문장, 장중한 문장, 세련된 문장들까지 구사할 수 있다.(138 페이지) 헤밍웨이가 소설을 쓰는 방식이 참고가 된다. 그는 미리 전체 얼개를 짜놓기보다 날마다 문장을 써나가면서 사건을 만들고 조금씩 얼개를 구축하는 스타일이다.(207 페이지)

 

마지막 챕터 광장; 글쓰기 스타일에서는 주요 작가들의 문체는 물론 작품의 의미까지 설명한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의 책인 만큼 화려하고 정교하고 낭만적이다. 책쓰기보다 글쓰기에 비중이 두어진 책이다.

 

글이 안 써질 때 들여다보기에 적절한 책이다. 책 뒤편에 실린 참고서적들을 찾아 읽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가장 귀 기울여야 할 부분은 문장을 어렵게 써서는 안 된다. 꼬아서도 안 된다. 어렴풋하게 써서도 안 된다. 단도직입적으로 사실들을 투명하게 드러내야 한다.”는 부분이다.

 

그리고 100권의 관련 책 읽기, 입문서 한 권을 정독하기보다 다섯 권을 가볍게 읽어 치우는 편이 낫다는 말 또는 특정한 한 권을 열 번 읽는 것보다 열 종류의 책을 한 번씩 읽는 것이 유입 정보량이 훨씬 많다는 말 명심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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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를 철학하다 - 21세기 불교를 위한 하나의 초상
이진경 지음 / 휴(休)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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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의미를 어떤 전공자보다 래디컬하고 설득력 있게, 그러면서 자유롭게 풀어쓴 책이 이진경의 '불교를 철학하다'이다. 제목에 철학이란 말이 있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듯 이진경은 '외부, 사유의 정치학', '필로 시네마; 탈주의 철학에 대한 10편의 영화' 등 철학 저서들을 쓴 저자이다.

 

문화의 '우리 시대 인문학은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가'처럼 우리사회에서 인문학이 소비되는 방식에 근본적 문제제기를 한 '불온한 인문학'(20116월 출간)에 수록된 '횡단의 정치, 혹은 불온한 정치학'에서 저자는 하이데거의 개념들과 유식불교나 화엄학의 개념들간에 유사한 개념들을 찾아 대응시키는 것 등을 횡단으로 간주되는 유비적 대응에 대해 말한 바 있다.

 

그의 관심이 불교 철학으로 드러났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충격을 의도하고 쓰지 않았겠지만 이진경의 책은 래디컬한 만큼 충격적이다. 개인적으로 김영명의 -이게 도무지 뭣하자는 소린지 모르겠고'를 가장 핵심적 불교 비판서이자 애정의 서라 생각하고 있었다.

 

인상적인 대목은 다음의 구절이다. "기존 불교계는 자동차는 엔진, 브레이크, 바퀴 등 즉 자동차 전체보다 작은 단위의 실체들이 일시적으로 만나 이루어진 것이기에 자동차라는 실체는 없다고 주장하는데 문제는 자동차의 실체를 부정하기 위해 그 부품들의 실체는 인정한다."는 것이다.(163 페이지)

 

각설하고 이진경의 책은 불교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의도한 빛나는 책이다. 연기(緣起), 무상(無常), 인과(因果), 무아(無我), 보시(普施), 중생(衆生), 분별(分別), 중도(中道), (), 윤회(輪回), 자비(慈悲), 마음, (), 십이연기(十二緣起) 등 열 네 개념에 대해 저자가 펼치는 사유는 놀랍다.

 

모호한 부분에 대해서도 명쾌하고 논란이 분분한 부분에 대해서도 의연한 것이 저자의 미덕이라 할 만하다. 과장하면 카뮈가 그르니에에 대해 한 문득 적절한 말, 정확한 지적을 에워싸고 모순이 풀려 질서를 찾게 되고 무질서가 멈춰 버린다.”란 말을 해도 좋을 듯 하다.

 

저자는 철학에 익숙하기에 동서 사유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금강경 등의 불교 경전, 벽암록 같은 선불교 공안집, 유식(唯識) 불교 등은 물론 보르헤스, 마르크스, 생물학, 나비효과, 구로자와 아키라의 영화 '카게무샤(かげむしゃ)', 매트릭스(영화), 데카르트, 스피노자, 블랑쇼, 포틀래치 개념, 조르주 바타유, 프로이트, 양자역학, 현대음악, 진은영의 시, 니체 등을 여유롭게 횡단한다.

 

전체가 버릴 것이 없지만 특별히 몇 부분을 보자. 저자는 공()을 어떤 규정성도 없음으로 정의한다. 어떤 규정성이나 본성이 없기에 연기적 조건에 따라 그 조건이 규정하는 규정성을 받아들일 수 있다. 공은 단지 없음을 뜻하는 무()가 아니라 차라리 가능한 규정성들이 너무 많아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가령 달걀은 식재료도 될 수 있고 남을 괴롭힐 무엇인가(투척용)가 될 수 있고 실험재료도 될 수 있고... 무질서가 아닌 무한질서로서의 카오스가 생각난다. 인연을 의지해 생기는 연기는 어떤 조건에도 변하지 않는 본성이나 실체는 없음을 가르친다. 하나의 동일한 사물이나 사실조차 조건이 달라지면 본성이 달라진다.(18 페이지)

 

저자는 가변적 세계의 저편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무상한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 방법을 찾으라는 가르침을 전한다. 니체는 가변적 세계의 저편을 추구하는 행위를 니힐리즘으로 규정했다. 공성(空性)을 본다는 것은 수많은 규정 가능성을 향해 열려있음을 보는 것이고 최대치로 열린 잠재성 속에서 어떤 것을 보는 것이다.(179 페이지)

 

저자는 어떤 누구도 될 수 있는 '아무도 아닌 자', 그것만이 윤회하는 것이라며 절대적 가변성을 갖는 이 능력을 무아라 한다면 윤회란 그때마다의 연기적 조건에 따라 수많은 존재자가 될 수 있는 잠재적 능력이 펼쳐지는 장이 될 것이라 결론짓는다.(217 페이지)

 

저자에 의하면 여러 생의 윤회든 한 생 안에서의 윤회든 그것은 나나 진아(眞我), 아트만보다는 무아나 생명이라고 불리는 게 더 적절한 어떤 힘의 영원한 흐름이다. 윤회를 긍정하는 것은 이 힘의 되돌아옴, 이 흐름의 가변성 그 자체를 긍정하는 것이다.(218 페이지)

 

압권(壓卷)은 마음 즉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에 대한 해명이다. 저자는 마음을 논하며 스피노자의 자유의지 부정을 논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글을 쓸 때도 그것은 그가 겪은 어떤 사건, 혹은 사람이 무언가 쓰도록 촉발했기 때문이고 그런 자극을 표현할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247 페이지)

 

심지어 화장실에 가는 행위조차 신체의 어떤 상태가 요구한 것을 따른 것이다. 신장이나 방광이 앞장서는 그런 촉발이 없다면 소변기 앞에 서려는 마음이 생겼을 리 없다. 소변을 보는 것도 내가 마음 먹기 이전에 신체가 마음먹은 것이고 그 신체에 흡수된 수분이 마음 먹은 것이다.

 

내가 내 뜻대로 행위한다고 즉 자유의지에 따라 행위한다고 믿는 것은 그 행위를 하게 만든 원인을 하게 만든 원인을 모르고 있음을 뜻할 뿐이다. 이런 점에서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 것이라 할 때 그 마음은 저렇게 나로 하여금 무언가를 하게 하는, 내게 다가온 것들에 속한 마음들이다.(247 페이지)

 

그렇기에 일체유심조는 연기법과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연기법의 다른 표현이고 내 마음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식의 관념론과 반대되는 방향의 사고이다.(248 페이지) 저자는 이 부분에서 스피노자의 능산적 자연과 소산적 자연을 활용한다.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뜻하는 '마음이 모든 것을 산출하는 역할'을 능산적 마음, 나의 마음이나 개미의 마음 등 각각의 마음은 그것에 의해 산출된 능력이란 점에서 소산적 마음이라 설명한다.(251 페이지)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들었지만 전편이 이런 논리와 흐름으로 진행된다.

 

화려하면서 꼼꼼하고 치밀하면서 자유로운 책이 불교를 철학하다이다. 자주 들여다 보아야 할 책이다. 놀라운 책이기 때문이고 더 배우고 적응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비판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다른 생각이기에 비판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유식무경(唯識無境)은 다르게 볼 여지가 충분하다 하겠다.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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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논문법 - '논문의 신' 자현 스님이 대놓고 알려주는 논문 쓰기의 기술
자현 스님 지음 / 불광출판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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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논문법'4개의 일반대학원 박사학위(동양철학, 미술사학, 철학, 역사교육)를 가진 자현 스님의 저서이다. 스님은 우리나라 인문학자 중 가장 많은 논문을 학진 등재지에 발표해 논문의 신으로 불린다.

 

저자는 대학 수업에서 학생 과제물을 평가할 때 잘 베껴오는 사람을 최고로 친다. 과제물 주제에 가장 잘 맞는 전문 지식을 찾아 요구한 분량에 맞게 재가공해 오는 학생을 최고로 친다는 의미이다.

 

석사 과정은 재가공을 넘어서는 재구성을 필요로 한다. 박사과정은 전체를 일관하는 자신의 생각과 선행연구를 넘어서는 +a가 있어야 한다. 저자는 관련 자료를 많이 찾아보되 논문 분량은 최소화할 것을 요구한다.

 

저자는 경각심을 일깨우는 말도 한다. 감각이 떨어지는 사람은 오래 잡고 있어도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말이다. 논문은 관점과 감각의 산물이다. 다른 사람과 변별되는 깔끔한 한칼이 있으면 좋지만 이것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무딘 쇠가 갈려서 날카로운 칼이 된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즉 지속적인 노력 속에서 점차 타인이 범접하지 못하는 한칼을 갖춘 전공자로 거듭 나는 것이다. 붓다는 법사의(法四依)에서 의법불의인(依法不依人) 즉 진리에 의지하고 사람에 의지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폈다.

 

이 사람 안에는 지도교수도 포함된다. 지도제자의 목적은 스승을 넘어서는 독립인으로 우뚝 서는 것이다. 두 개의 챕터 중 두번째인 '누구나 논문의 신이 될 수 있다'에서 저자는 논문은 합리적 거짓, 논문은 지성의 산물일 뿐 완벽한 진실은 아니라는 말을 한다.

 

대부분의 인문학적인 진실은 과거 속에 존재하기에 완전 복원은 불가능하지만 최선의 복구 작업을 통해 최상의 결과물을 도출할 수는 있다. 논문이란 이미 알려진 것을 가지고 모르는 부분으로 진일보해나가는 노력이다. 저자는 자신이 생각해본 문제는 다른 사람들도 생각해 본 것이라는 말을 한다.

 

그렇기에 선행 연구를 보면 자신의 주장이 들어설 공간이 없는 관계로 좌절할 수 있지만 이는 너무 커다란 밑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류이다.(129 페이지) 저자는 완전한 논문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 말한다. 논문은 다른 사람이 놓치고 지나가는 현상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재해석하는 작업이다.(138 페이지)

 

논문쓰기에 익숙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전혀 논문거리가 없다고 판단하는 학문의 사막 같은 곳에서 논문 주제를 뽑고 구상을 완성한다. 논문이란 자료를 바탕으로 지금까지는 없던 변별적인 논리 구조를 세우는 작업이기에 주제의식을 가지고 면면히 이어가는 글쓰기를 전개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논문의 글쓰기 방식은 다양하다. 단서들을 나열해 확실성을 높이기도 하고 전혀 다른 자료들을 제시하고 최종적으로 이것들을 하나로 연결해 결론을 도출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읽는 사람에게는 잘 잡히지 않는 작은 비약들을 더해 연구자가 쓰는 방향으로 독자가 고개를 끄덕이게 할 필요가 있다.

 

연구자는 논문의 주제와 참고자료의 한계 및 명확성을 감안해 상대를 설득하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139 페이지) 여러 논문들을 보면서 고개만 끄덕이고 나만의 2%를 찾지 못하면 그냥 공부를 하는 것이지 논문을 쓰려는 전투적 자세는 아니다.(143 페이지) 저자는 머릿속으로 전체 구상이 완전히 끝난 뒤에 본 작업에 뛰어든다고 말한다.

 

논문 구성은 순간적인 영감이 중요하다. 노력보다 감각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논문 쓰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오래 잡고 있어봐야 좋은 논문 안 된다, 마음에 들지 않아 오래 고쳤는데 끝나고 나니 처음 생각이었다는 말이 있다. 논문은 전체가 쓰는 사람의 주관이기에 자신의 생각을 너무 강하게 드러낼 필요는 없다. 내용 중심의 논문은 어려운 논문이 되기 십상이다. 기술적인 부분이 강조되는 논문은 쉽게 쓸 수 있다.

 

논문은 내용이 중요하지만 형식과 구조에서 문제가 생기면 내용은 보기도 전에 신뢰도를 잃는 문제가 발생한다. 분석적 논문은 작은 부분을 정밀하게 해체하는 논문이다. 종합적인 논문은 그 이전의 여러 선행 연구들을 바탕으로 합종연횡으로 정리해 갈래짓는 논문이다. 많은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도 의미 있는 논문이 된다.

 

박사 논문을 쓸 당시에 최선을 다했다 해도 새 자료가 발견되면 논문이 무너지는 일이 발생한다. 그러니 아무리 파헤쳐도 더는 나오지 않을 주제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저자는 박사가 되면 공부가 끝난 것이 아니라 비로소 전문가로서의 운전이 가능한 상황이라 말한다.

 

글을 쓰는 사람이 중간에 쉬었다가 쓰면 읽는 사람도 그 지점에서 쉰다는 말이 있다. 내가 재미 있게 작업한 것과 고통스럽게 작업한 것을 상대도 느낀다는 의미이다. 논문은 쓰기 싫은 글이 아니라 쓰고 싶은 글이 되어야 한다.(208 페이지)

 

평소 타인의 글을 읽을 때 나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하라. 현대는 종류는 늘어나고 수명은 짧아지는 논문의 홍수시대다. 그렇기에 더도 덜도 말고 시대적 요구에만 맞추면 된다.(237 페이지) 비교논문 속에 답이 있다.

 

이미 다 된 것들을 충돌시키는 것이다. 선행연구의 정리는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저자는 귀신과 자신만 아는 논문을 쓰라고 조언한다.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것을 가지고 논문을 쓰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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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돌봄 - 누구보다 사랑하고 싶은 나를 위한 자기 치유법, 개정판
타라 브랙 지음, 김선경 엮음, 이재석 옮김 / 생각정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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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이 불교 교리 및 수행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는 임상심리학자 타라 브랙(Tara Brach)은 지난 20년간 자신이 학생들과 수련생들에게 강조한 한 마디는 자기 돌봄이라 말한다. 불교에서는 무아에 대한 깨달음을 강조하는데 저자는 자아는 우리 내면의 진정한 평화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정의한다.

 

문제는 고도로 발달한 사고 능력이다. 이로 인해 인간은 우리가 아는 다른 어떤 생명체보다 과거의 일을 더 잘 기억하고 미래의 일을 철저하게 계획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인가 잘못 되었다는 느낌을 갖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잘못 되었다는 느낌을 갖는다. 저자에 의하면 생각은 삶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분명 가상현실이다.(45 페이지)

 

요구되는 것은 생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자각하는 것이다.(46 페이지) 저자의 책에는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의 중요성이 수없이 언급되어 있다. 저자는 또한 호흡에 집중하는 것은 깨어 있기가 아니라 그 방법 중 하나로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 순간에 일어나는 것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이다.(48 페이지)

 

호흡을 통해 자연스럽게 내 본연의 모습을 깨닫는다면 호흡마저 잊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살아있음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것이다.(54 페이지) 저자는 RAIN 수행법을 논의(제시)한다. recognize(지금 일어나는 일을 인식하는 것), RAIN이란 allow(지금 일어나는 현상에 저항하지 않고 바꾸려 하지 않고 반대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 investigate(지금 일어나는 일을 제대로 살피고 조사하는 것), non-identification(감정을 나와 동일시하지 않는 것)의 머리 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명상은 현실에서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머무는 것(65 페이지)이라 말하는 저자는 바다와 파도의 비유를 언급한다. 바다는 우리의 본성인 존재성이고 파도는 우리가 느끼는 흥분, 두려움, 고통, 즐거움, 생각, 분노, 행복감이다.(104 페이지) 바다와 파도가 다르듯 우리는 비유적 의미의 바다를 파도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저자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트라우마를 다루는 것을 누구도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139 페이지) 또한 괴로움을 느끼고 다루는 능력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188 페이지) 이는 성폭행 피해자 중 스스로 비난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리적 치료 예후가 더 좋다는 사실(96 페이지)을 연상하게 한다.

 

자신을 어느 정도 비난하는 것은 스스로를 방관하지 않고 무력하게 버려두지 않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물론 자기 비난이 오래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96 페이지) 반면 트라우마로 힘들 때 스스로를 어루만지며 괜찮다고, 안심해도 된다고 배려하고 돌보도록 하는 사람이 긍정적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140 페이지)

 

중요한 점은 트라우마는 우리가 살아 있음을 나타내는 또 다른 말인지도 모른다는 사실이고 모든 트라우마가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DS)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134 페이지) 트라우마가 표현되는 방식도 다양하다. 분노, 자책, 슬픔, 노여움, 질투 등...(137 페이지) 저자는 완벽해지기 위한 그 무엇도 행복으로 가는 길이 아니며 괴로움일 뿐으로 현재를 살라고 말한다.

 

저자는 명상을 통해 반드시 어떻게 되어야 한다,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생각까지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한다.(150 페이지) 저자는 중요한 말을 전한다. 삶에서 만나는 이런저런 고통은 단 하나의 원인으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고통들은 수많은 인과관계가 얽히고설켜 드러난 것이고 진행중인 하나의 과정으로 이를 인식하면 용서의 문은 느리지만 분명히 열릴 수 있다.(175 페이지)

 

저자는 용서란 상대의 나쁜 행위에 대한 특정 이야기를 내 안에서 놓아 버리겠다는 것, 그리고 그와 동시에 똑같은 상처가 다시 저질러지지 않도록 단단히 결심하겠다는 것이라 말한다(176 페이지) 용서는 용납이나 정당화가 아니다.

 

용서는 우리의 진정한 자유를 위한 것이다. (178 페이지) 용서는 나는 괜찮다는 자기 상처에 대한 연민의 마음이 생긴 뒤에야 시작할 수 있다.(179 페이지) 진정한 용서는 내 안에서 충분히 억울해 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180 페이지) 강요된 용서는 또 다른 폭력이다.(184 페이지)

 

용서가 상대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은 오해이다. 내가 용서해준다고 상대가 덜 고통스럽지도 않고 더 행복한 것도 아니다.(185 페이지) 불교에서 말하는 깨어남의 초대는 있는 그대로의 나, 지금 여기 존재하는 나를 깨닫는 것이다.(206 페이지) 깨어 있기에 도움이 되는 방법 중 하나는 이름 붙이기이다. 이름 붙이기는 전두엽을 활성화한다.

 

이름 붙이기란 가령 자신이 화가 나면 화남이라 정의하는 것, 아프면 아픔이라 정의하는 것이다. 객관화 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극복하는 데 도움을 받는 것이다. 명상은 고통을 참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을 깨닫는 것이다.(217 페이지) 애도는 나에게 의미 있는 대상을 상실한 뒤 마음을 회복하는 과정이다.(219 페이지)

 

저자는 마음 챙김 명상은 지금 이 순간 현존하여 나의 본성과 마주하는 명상으로 단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거듭 연습하고 단련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260 페이지) 저자는 자신의 죽음을 슬퍼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묻는 아난에게 다만 스스로를 의지하고 자신이 설한 법을 의지처로 삼으라는 부처의 가르침<자등명自燈明 법등명法燈明>을 환기시킨다.(261 페이지)

 

물론 이는 생명은 절대 홀로 존재할 수 없다는 말(148 페이지)과 함께 음미할 말이다. 저자는 모든 인간이 사랑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불변의 진실이라 말한다.(156 페이지) 음미하고 음미할 말이다. 타라 브랙의 '자기 돌봄'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천천히 정독할 필요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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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산문의 길, 스타일 - 품격 있는 글쓰기 지침서의 고전
F. L. 루카스 지음, 이은경 옮김 / 메멘토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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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로렌스 루카스의 '좋은 산문의 길, 스타일'의 원제는 '스타일(Style)'이다. 스타일 즉 문체란 본래 필기구 즉 글씨를 쓰는 용도의 뼈나 금속으로 된 끝이 뾰족한 물체를 의미했다.

 

좋은 문체는 마음에서 우러난다고 말하는 저자는 문체의 기초를 인격이라 전제한다. 글은 곧 사람이란 말은 글이 그 사람이 누구인지 말해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인격이 가장 두드러지게 저자를 말해준다는 의미이다. 인품이 좋다고 재능 없는 사람이 글을 잘 쓸 수 있지는 않지만 인품이 좋으면 훨씬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명료한 글을 쓰는 것은 독자에 대한 예의이다. 간결하게 쓰는 것도 중요하다. 저자는 의심스러울 때는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단락을 짧게 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가르친다. 물론 명료성에는 한계와 위험이 있다. 상당히 좋지만 너무 단순하다는 평을 받을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일반적인 산문이라도 언어가 너무 명료하면 힘이 부족해질 때가 있다. 필요한 것은 명료성, 즐거움, 생소함(을 갖춘 글을 쓰는 것)이다. 생소함은 새로움의 다른 말이다. 간결성도 독자에 대한 예의의 한 형태이다. 실용적이면서 예술적인 경제학인 간결성은 글에 품격과 힘과 속도를 더할 수 있다.

 

저자는 좋은 작가는 무엇을 쓸지 뿐 아니라 무엇을 쓰지 말아야 할지도 안다고 전제하며 간결하기 때문에 명료할 수 있고 명료하기 때문에 간결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다양성도 중요하다. 이는 분위기, 느낌, 어조의 다양성이라는 넓은 의미에서 작가에게 필요한 요소이자 독자에 대한 예의이다.

 

저자는 진주와 다이아몬드를 대비해 설명한다. 진주는 완벽할 수 있으나 어떤 조명 아래서는 빛깔이 흐려지는 데 비해 다이아몬드는 어디서든, 어떤 희미한 빛 아래서도 눈부신 광채를 빛낸다. 저자는 품위와 우아함을 강조한다. 그것이 우리시대에 치명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낙천적 기질과 유쾌함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물론 저자는 낙천적 기질이 언제나 옳다고 말하지 않는다. 요는 열정 없이 별다른 바를 이룰 수 없지만 그것을 자제하지 못하면 해롭거나 무가치하다는 것이다. 유쾌함은 위험하고 도를 넘어 부적절해질 수 있지만 낙천적 기질은 대체로 그렇지 않다.(194 페이지)

 

저자는 품위와 우아함을 강조한다. 그것이 우리시대에 치명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낙천적 기질과 유쾌함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물론 저자는 낙천적 기질이 언제나 옳다고 말하지 않는다. 요는 열정 없이 별다른 바를 이룰 수 없지만 그것을 자제하지 못하면 해롭거나 무가치하다는 것이다. 유쾌함은 위험하고 도를 넘어 부적절해질 수 있지만 낙천적 기질은 대체로 그렇지 않다.(194 페이지)

 

예술가는 일반인보다 영원한 딜레마에 자주 직면한다. 열정이 없으면 가치 있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열정이 있으면 잘못된 행위를 하는 데 끊임없이 빠져드는 것이다.(205 페이지) 강한 열정과 강한 자제력을 한데 어우러지게 해야 한다. 저자는 시인은 어떨지 몰라도 산문 작가는 과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213 페이지)

 

저자는 은유와 직유 없는 문체는 태양 없는 한낮, 새 없는 숲 같다고 말한다.(258 페이지) 살아 있는 은유가 중요하다. 그것은 한 번에 두 방향을 바라보면서 우리 역시 거의 두 가지를 보도록 만드는, 일종의 두 얼굴을 지닌 야누스이다.

 

직유는 두 가지 생각을 나란히 배치하고 은유는 두 생각이 겹친다.(259 페이지) expression은 쥐어짜낸 어떤 것을 의미하고 metaphor는 그 자체가 은유다. 그림이 아이들을 즐겁게 하듯 형상화는 우리의 보다 단순한 측면을 즐겁게 한다.

 

게다가 추상적인 구름 위에서 손에 만져지고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들로 이루어진 견고한 세계로 내려오면 안도감과 안심을 느끼게 된다. 중요한 것은 죽은 은유와 부정확한 은유 자제하기이다.

 

아인슈타인의 비유를 보자. 그는 원자를 쪼개기가 어려운 이유를 새가 거의 없는 어두운 숲속에서 새를 향해 총을 쏘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 표현했다. 저자는 이를 절묘한 비유라 표현했다.(273 페이지)

 

은유는 힘, 명료성, 속도를 선사하고 기지, 유머, 개성, 시적 분위기를 보탠다. 영국 소설가, 시인 조지 메러디스는 장광설을 피하기 위해 은유를 사용한다는 말을 했다. 저자는 은유가 산문과 특별히 관련이 없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한다.(295 페이지)

 

끝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모든 문장을 쓰면 견딜 수 없게 단조로워진다. 다양성이 필요하다. 저자는 글쓰기 방법은 심리적 측면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367 페이지) 저자는 글을 쓰기 전에, 그리고 쓰는 중간에 깊이 명상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창조의 과정은 깊이 생각하는 것을 거부하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369 페이지)

 

무의식 외에 의식적이고 비판적인 이성도 필요하다. 저자는 무의식을 위해 부화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나태해지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하던 일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369, 370 페이지) 저자는 무의식은 마치 마음대로 무단결석을 했다가 뜬금 없이 나타나는, 다루기 힘든 어린아이와 같다고 말한다.(370 페이지)

 

물론 무의식이 던진 암시는 곧바로 움켜잡거나 생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무의식은 뚜렷한 이유 없이 주는 것을 뚜렷한 이유 없이 도로 가져갈 수 있다. 가장 빠르게 쓴 글이 최상의 결과일 수 있다. 저자는 글을 빨리 써서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글쓰기를 잘해서 글을 빨리 쓰는 법을 배우는 것보다 현명하다고 말한다.(374 페이지)

 

좋은 글쓰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고된 작업이다.(378 페이지) 수정은 글을 다듬는 수단일 뿐 아니라 글을 압축하는 수단이다. 생각할 것이 있다. 누군가의 두 번째 생각, 스물 두 번째의 생각이 늘 최상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겹게 정확성을 추구하면서 수정에 집착하다 보면 자연스러운 즉흥성이 희생될 수 있다.(381 페이지)

 

생트 뵈브의 '월요한담'의 탁월함의 경우 작품을 망칠 시간이 없었다는 말이 들려온다. 수정 뿐 아니라 수정을 멈출 때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을 탈고하느라 기력이 완전히 소진된 나머지 동화책보다 어려운 책은 읽지 못했다고 한다.(383 페이지)

 

저자는 특정 주제에 대해 글로 쓰인 모든 것을 읽으려는 시도를 헛된 이상으로 정의하며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을 재빠르게 알아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주어진 주제에 대해 백 권의 책을 읽기로 했다면 오십 권까지 읽었을 때 글쓰기를 시작하고 나머지 책들은 글 쓰는 중간이나 초고 완성 후에 읽어도 좋다.(383 페이지)

 

수정 단계에서 반드시 읽어야 할 책들을 다 읽으면 된다.(384 페이지) 요점은 좋은 글쓰기는 지칠대로 지친 신체나 포화상태의 정신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384 페이지) 글쓰기 방법에서 핵심은 정신의 더욱 의식적인 부분과 덜 의식적인 부분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388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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