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택 편저(編著)의 ‘세종·정조’는 창비 한국사상선 2권으로 나온 책으로 1권 ‘정도전’과 함께 산 책인데 완독한 ‘정도전’과 달리 조금 밖에 읽지 못했다. 페친이신 위 선생님의 글(편향된 사회가 아니라 어두운 구석없이 골고루 비치는 평등한 세상을 요구하는 것이다.)을 읽고 월인천강(月印千江)이 생각난다는 댓글을 달았다.


위 선생님은 만천명월(萬川明月)이 생각난다는 말씀을 하셨다. 두 어구에 달<月>이 공통으로 들어 있다. 월인천강은 부처가 백억 세계에 모습을 드러내 교화를 베푸는 것이 마치 달이 천 개의 강에 비치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홍재전서에 “종합해보건대 물의 근원은 달의 정기이다. 나는 알겠노라. 물이란 세상 사람들이다. 달이 비춰 드러나게 하는 것은 사람들의 형상이다. 달이란 태극이요, 태극은 곧 나다. 이 어찌 옛사람이 만천명월을 태극의 신비한 작용에 붙여 비유한 뜻이 아니겠는가.”란 말이 나온다.


편저자 임형택 교수는 정조가 옛사람인 주희(朱熹)의 월인만천(月印萬川)의 논법을 취한 것이라 설명하며 그것은 이일분수(理一分殊)와 같은 논리라 덧붙인다. 이일분수란 이치는 하나이지만 그 나뉨은 다양하다는 의미다.(이정우 교수는 전체가 부분을 포괄한다는 뜻의 이일분수의 사유는 늘 통일국가를 지향한 중국 민족의 직관에 부합한다고 설명한다.)


월인만천이란 단어를 보며 골고루 빛이 비치는 평등한 세상을 의미하는 칭물평시(稱物平施)란 개념을 생각하게 된다. 이는 많은 것에서 덜어 적은 것에 더해 주고, 사물을 저울질하여 평등하게 베푼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일분수의 설명을 찾기 위해 이정우 교수의 ‘인간의 얼굴’을 다시 읽다가 다산 선생님이 리(理)를 옥석의 결 즉 사물의 조직망으로 보았다는 글을 읽었다. 주리(腠理)란 말도 만났다. 살 가죽 겉에 생긴 자디잔 금(crack)을 의미한다.


'인간의 얼굴'은 26년전인 1999년에 처음 접한 이래 수시로 들여다보는 책인데 처음부터 사물의 조직망, 주리 등의 말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듯 하다. 이정우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본래 옥석의 결을 의미하던 리(理)로부터 주리(腠理; 황제내경), 문리(文理; 중용) 등이 나왔고 추상적으로 윤리(倫理; 예기), 지리(地理; 역전; 易傳), 조리(條理; 맹자) 등의 말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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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지 않아도 괜찮아 지구과학 물화생지 문해력 기르기 1
노수연.오현경.최유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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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海洋), 대기(大氣), 지질(地質) 학자가 함께 쓴 책이다. 과학지식의 예술화를 위해서는 과학자의 시선으로 현상을 바라보고 예술가의 시선으로 은유하는 과학적 감수성이 필요하다는 말이 공감을 자아낸다. 내가 읽은 여러 지구과학책들 가운데 가장 실제적이고 유용한 책으로 추천한다. 해양, 대기, 지질, 천문으로 이루어진 지구과학 분야 중 해양, 대기, 지질을 다룬 책의 머리말에 해당하는 책머리에란 부분에 저자(지질학자)의 지질 공부의 어려움에 대한 토로가 나온다. 제목인 외우지 않아도 괜찮아 지구과학은 그런 어려움 없이 공부할 수 있게 만든 지구과학책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복잡한 화학식과 난해한 결정구조란 말은 광물을 공부하려면 알아야 하는 화학의 위상을 알게 하는 말이다. 화학이란 말은 바다의 염분이 오랜 시간 다양한 지질학적, 화학적 과정을 통해 축적되어 왔다는 말에도 나온다. 생지화학 과정이란 말은 생태계에서 생물이나 지질 또는 화학의 상호작용을 통해 화학원소가 순환하는 것을 말한다. 염분(鹽分)편에서 우리는 바닷물 속 염분이 물 분자 간 결합을 방해해 바닷물의 어는 점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다. 바닷속에서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물의 흐름인 해류(海流)는 표층순환과 심층순환을 만들어낸다. 표층순환은 풍성(風成)순환이자 수평방향의 순환이고, 심층(深層)순환은 열염(熱鹽)순환이자 수직방향의 순환이다. 바람<풍; 風>과 소금<염; 鹽>과 관계되는 것이다.


심층 순환은 초당 수 센티미터의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순환으로 한 바퀴를 순환하는 데 1000년이 걸린다. 해류는 단순한 바다의 흐름이 아니라 지구의 기후, 해양생태계, 나아가 인간의 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흥미로운 것은 해양심층수다. 저자의 결론에 의하면 해양심층수와 과학자들이 심층수라고 부르는 해수가 동일한 바닷물은 아니다. 본문에 흥미로운 표현이 있다. anthropogenic CO₂란 표현이다.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사용으로 방출된 이산화탄소를 의미한다. 인류기원 탄소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다. 


탄소는 대기, 해양, 육상, 생물 사이를 순환하며 지구온난화, 기후변화뿐 아니라 생태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해양은 암석 다음으로 큰 탄소 저장 수단이다. 대기보다 약 60배 많은 탄소를 저장해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하고 수십년에서 수천 년 사이의 시간 규모를 가지고 전 지구 탄소 순환을 조절한다. 태양의 탄소 저장 능력은 기후변화 완화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해양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함으로써 지구의 온도를 조절한다. 해양이 없다면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현재보다 훨씬 높아졌을 것이다. 그 결과 지구온난화는 가속화되어 인류에 큰 문제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hiatus라는 단어도 재미 있다. 행동의 중단, 빈 틈을 의미한다. 21세기에 들어서 지구온난화 추세가 멈추거나 분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Global warming hiatus)에서 쓰이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우리는 바다를 오늘날의 시점에서 바라보지만 바다는 오랜 시간 지구의 기후변화를 기록해 온 거대한 타임캡슐이다. proxy란 말도 있다. 대리(代理)를 뜻한다. 과거의 기후변화는 우리가 관측장비로 직접 측정하고 기록할 수 없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과거의 온도, 강수 등을 추정할 수 있는 프록시를 사용해야 한다. 빙하 퇴적물, 퇴적물, 석순, 나무의 나이테, 암석 등이 프록시 자료로 기능한다. 고기후 연구를 통해 과거의 기후변화를 분석하면 기후 시스템의 자연적 변동성과 인위적 영향력을 구분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철분이 많은 먼지가 있는 시기에 대기의 탄소량이 좋고 기온이 낮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철 시비(施肥)는 해양 표면에 철을 인위적으로 공급해 해양 식물 플랑크톤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방법으로 제안되어왔다. 철은 해양 식물 플랑크톤의 주요 영양소로 일부 해양 지역에서는 철의 부족이 이들의 성장을 제한한다. 한계가 있는 철 시비보다 탄소 포집 저장 기술이 최근 각광받고 있다. 


대기편에서 만날 수 있는 정보는 대기 현상의 장기 자료를 가지고 통계분석을 거처 얻는 특성이 기후라는 사실이다. 저자는 모델의 불완전성, 초기조건의 불확실성, 대기 내부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예보는 완벽할 수 없다고 말한다. 2022년 11호 태풍 힌남노는 나이키의 스우시(swoosh) 로고를 연상하게 하는 급격한 방향 전환(전향)을 보인 진로 외에도 강도 또한 급격한 강화 및 약화를 보여준 태풍이었다. 태풍은 열대 저기압(tropical cyclone)의 한 종류다. 온실 기체는 미움의 대상이다. 폭염, 가뭄, 폭우, 산불 등의 피해를 입으면 그 원인을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로 돌린다. 하지만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수증기, 이산화탄소, 메테인은 우주로 빠져나가는 지구 복사에너지를 흡수해서 다시 지표로 방출해 생명체가 살기 좋은 기온으로 유지해주는 고마운 존재다.(203, 204 페이지)


화성의 대기는 이산화탄소가 주성분이긴 하지만 대기의 밀도가 지구의 1퍼센트에 지나지 않아 온실효과가 매우 적다. 이로 인해 평균기온은 영하 63도이며 일교차도 아주 크다. 대표적인 온실 기체인 이산화탄소는 인간 활동으로 인해 대기중 배출량이 늘어났지만 그 자체로는 대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다. 수증기에 의한 온실효과가 훨씬 강력하다. 여름철 열대야는 낮에 상승한 기온이 밤이 되면서 복사냉각으로 떨어져야 하는데 대기 중의 수증기가 온실효과를 일으켜 기온이 잘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인간 활동에 의한 영향과 자연 변동성에 의한 영향이 어우러져 있으며 서로 비선형적으로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둘의 영향을 구분하는 것은 어렵다. 


지구온난화는 공간적으로 균일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해양보다 육지에서, 위도별로는 적도보다 극에서 더 강하게 일어난다. climateflation(기후플레이션; 기후 변화로 인한 물가상승)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물가 회의에 기상청장이 처음으로 참석했다고 한다. 


지질편에서는 흙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흙은 암석이 풍화되어 만들어진다. 풍화에는 물리적 풍화와 화학적 풍화가 있다. 토양은 주로 화학적 풍화를 받는다. 토양 입자는 물리적으로 깨지기에 너무 작기 때문이다. 화학적 풍화를 받아 토양이 만들어지는 것을 토양 생성작용이라 한다. 배수(排水; 물빠짐)가 불량한 습지 같은 습윤지역에서는 미생물에 의한 유기물 분해 속도가 매우 느리다. 유기물 분해에는 산소가 필수적이다.(251 페이지) 우리나라는 인셉티솔(Inceptisols)과 엔티솔(Entisols)이 약 80%를 차지한다. 인셉티솔은 토양 발달이 어느 정도는 진행되었지만 특징적인 토양층이 나타나지 않는다. 


엔티솔 역시 토양층이 거의 발달되지 않아 발달이 불량한 표층과 토양 모재만이 나타나는 토양이다. 이렇게 인셉티솔과 엔티솔이 우세하게 나타나는 것은 우리나라의 토양이 지속적인 침식과 퇴적 등 지표 환경의 변화가 심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음을 말해 준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토양은 토양 내에 영양분이 부족하고 척박하다.(대한민국 국가지도집 참고) 지금까지 조사된 광물은 5000여종이다. 암석을 이루는 주요 조암광물은 8종이다. 감람석, 휘석, 각섬석, 흑운모, 백운모, 사장석, 정장석, 석영 등이다. 광물들은 각기 다른 저마다의 용융점을 갖는다. 순서에 맞춰 결정으로 정출(晶出)된다는 의미다. 이를 분별정출이라 한다. 


알칼리 장석은 포타슘(칼륨)과 소듐(나트륨)이 풍부한 장석을 말한다. 알칼리 장석 중 정장석(正長石; orthoclase; K 장석)은 포타슘이 우세한 경우다. 사장석(斜長石; plagioclase)은 소듐과 칼슘이 풍부한 경우다. 조장석(曹長石; albite)은 소듐 비율이 큰 경우를 말한다. 회장석(灰長石; anorthite)은 칼슘 비중이 큰 경우다. 보웬의 반응계열은 연속반응계열과 불연속반응계열로 나뉜다. 연속반응계열은 광물의 결정구조가 유지되는 경우로 주요 성분의 비율이 변할뿐 정출되는 광물 자체는 사장석으로 일정하다. 가령 냉각 초기엔 칼슘 성분이 풍부한 Ca 사장석을 정출하다 점차 마그마 내 칼슘이 고갈되며 소듐 성분이 풍부한 Na 사장석이 정출된다. 


마그마는 지각 하부나 맨틀 상부가 녹아 만들어진 것이다. 불연속 계열은 냉각이 진행될수록 광물의 성분뿐 아니라 결정구조까지 변화한다. 성분뿐 아니라 결정구조까지 변한다는 말은 광물의 종류가 달라진다는 의미다. 대체로 금속원소가 비금속원소보다 용융점이 높기 때문에 마그마 냉각 초기에는 마그네슘과 철 등 금속원소가 풍부한 고철질 광물이 정출된다. 감람석, 휘석, 각섬석, 흑운모가 고철질 광물이며 금속원소 특성상 어두운 색을 띤다. 냉각 초기 고철질 광물 중에서도 가장 먼저 마그마로부터 분리되는 것은 철과 마그네슘이 풍부한 감람석이다. 냉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철과 마그네슘에 이은 알루미늄과 규소, 산소가 차례로 용융점을 맞는다. 그리고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마그마는 다른 형태의 광물인 휘석, 각섬석, 흑운모를 정출하기 시작한다.


휘석보다 각섬석이, 각섬석보다 흑운모가 금속원소 함량이 낮다. 냉각 후기 철과 마그네슘을 모두 소진한 저온의 마그마는 비금속원소인 규소와 산소 함량이 높은 광물들을 정출한다. 산소와 규소로 이루어진 분자인 이산화규소가 풍부한 광물을 규장질 광물이라 한다. 이산화규소 덩어리인 석영, 장석류인 정장석, Na 사장석, 백운모가 해당한다. 규장질 광물은 이산화규소의 특성상 대체로 무색 또는 밝은 색상을 띤다. 이산화규소를 포함하지만 비교적 알루미늄 함량이 많은 정장석이 먼저 정출되고 이후 알루미늄 비중이 줄어들며 백운모가 정출된다. 알루미늄이 모두 소진되면 비로소 순수 이산화규소 결정체인 석영이 만들어진다. 


화산쇄설암이 화산탄을 포함하면 화산각력암, 화산력으로 이루어져 있으면 화산력 응회암, 화산재로 이루어지면 응회암이라 한다. 화산재는 바다보다 육지에 퇴적될 때 더 천천히 냉각된다.(270 페이지) 화산재 입자들이 서로 융합되어 더욱 치밀한 구조가 된 것을 용결조직(welding texture)이라 한다. 바다에서는 화산재가 빠르게 식어 용결작용이 일어나기 어렵다. 대륙지각은 규소와 산소 함량이 높다. 가볍다는 의미다. 해양지각은 고철질로 이루어졌다. 


광물동정은 육안으로 관찰 가능한 광물의 물리적 특징과 편광현미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광학적 특징을 종합하여 한다. 예를 들어 비현정질 조직으로 이루어져 분출암의 특징을 보이면서 편광 현미경 관찰시 조밀한 사장석과 단사 휘석, 감람석 반정과 유리질 석기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면 해당 암석은 현무암이라 판단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관입암의 특징인 현정질 광물 구조와 다량의 석영 및 장석류 광물이 관찰되는 암석은 화강암이라 판단한다. 지구의 지각은 여러 판의 경계를 중심으로 서로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며 끊임없이 움직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축적된 에너지는 결국 지진이나 화산 폭발, 조산 운동 같은 지각변동을 통해 해소된다. 즉 수많은 단층과 습곡, 화산이나 산맥은 지구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증거이자 흔적이다. 


지질학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는 과학지식의 예술화를 위에서는 과학자의 시선으로 현상을 바라보고 예술가의 시선으로 은유하는 과학적 감수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변성은 고체 상태에서의 암상 변화를 뜻한다. 고온, 고압 환경에서 다시 마그마로 녹아 재결정될 경우 암석은 변성암이 아닌 화성암이 된다. 변성은 지표 풍화작용에 의해 암석이 점차 유약해지는 변질과 확연히 다르다. 변성암은 암석을 둘러싼 물리적 조건이 크게 변화하여 기존 광물 성분과 조성, 구조 등이 명확히 달라진 암석이다. 변성 작용을 받은 암석은 직관적으로 파동과 유사한 모습을 띤다. 변성 작용은 열에 의해 변성되는 접촉 변성 작용, 압력에 의해 변성되는 동력 변성 작용, 조산대나 섭입대 또는 큰 규모의 퇴적 분지에서 발생하는 광역 변성 작용 등으로 나뉜다.


현무암 같은 고철질의 해양지각이 섭입 초기 낮은 열과 압력을 받아 변성되면 푸른 남섬석을 특징으로 하는 청색 편암이 만들어진다. 이후 맨틀 가까이 섭입이 더 진행되면 암석은 훨씬 높은 열과 압력을 받게 되는데 이때 청색 편암이 에클로자이트로 변성된다. 에클로자이트는 단사 휘석의 일종인 녹색의 옴파사이트에 검붉은 석류석이 알알이 박힌 독특한 외형을 특징으로 한다. 풍화는 암석이 점차 약해지고 부서지는 현상을 말하고, 침식은 풍화와 함께 퇴적물이 다른 장소로 옮겨지는 과정까지 포함하는 말이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느낀 바는 그간 나는 암석을 화성암인지 퇴적암인지 변성암인지 가리는 데는 열심이었지만 크기별로 나누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입자 크기에 따른 분류는 자명한 명명법이다. 2mm 이상의 역질 퇴적물이 우세한 퇴적암은 역암(礫岩)이라 하고 0.063~2mm 이하의 사질 퇴적물이 우세한 퇴적암이면 사암(砂巖), 0.063mm 이하의 이질 퇴적암이 우세한 퇴적암이면 이암(泥巖)이라 한다. 이질 퇴적물로 이루어졌으며 암석 내 층리 및 박리 구조가 발달한 경우 별도로 셰일이라 한다. 


역암, 이암, 사암 등은 규산질쇄설성 퇴적암을 입자 크기나 구조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다. 석회암 여부를 판단할 때 암석에 붉은 염산을 뿌리곤 한다. 칙 소리를 내며 거품이 일면 석회암일 확률이 높다. 석회암을 이루는 탄산염 퇴적물은 암석이 만들어진 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왔다는 특성이 있다. 이는 지표 위 노출된 암석 풍화물이 낮은 지대로 구르고 굴러 이동해 굳어진 규산질쇄설성 퇴적암과 상반된 모습이다. 저자는 다양한 기후모델을 개발해 미래의 기후를 추정하고 그에 근거해 미래에 대비해 공학적인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여러 영감을 얻을 수 있었던 책이어서 시리즈의 예정편인 생물학, 물리학, 화학도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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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5-03-14 0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용한 지식들이 많아서 좋아요. 감사합니다.

벤투의스케치북 2025-03-14 07:39   좋아요 0 | URL
네... 좋은 책이지요.. 감사합니다..
 

책 선물을 받으면 좋기도 하고 좋지 않기도 하다. 좋은 점은 지식을 확장할 기회가 마련되기 때문이고, 좋지 않은 점은 읽어야 할 것도 제대로 못 읽는 지경인데 피드백을 요구받기 때문이다. 읽어야 할 것도 충분히 읽지 못하면서 존 쉘비 스퐁의 ‘성경의 시대착오적인 폭력들’을 구입했다. 과제로 읽어야 할 것들 사이 사이에 읽을 생각이다. 요즘은 철학책들을 다시 읽으려는 생각을 한다. 


오늘 도착한 ‘외우지 않아도 괜찮아 지구과학’에 이런 내용이 있다. '책머리에‘란 제목의 글에서 나온 것으로 “지질학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엉킨 실타래 같습니다. 암석을 구성하는 단위인 광물부터 시작하면 되겠지 싶어 광물 단원을 펼쳐보면 복잡한 화학식과 난해한 결정구조, 수많은 광물 관련 용어가 빽빽하게 도배되어 있곤 했습니다. 그렇다고 지구의 역사부터 들여다볼까 하면 지질시대는 너무나 길고 방대했으며 특히 누대와 대 이하 규모로 내려가면 이름이 너무 낯설었습니다.” 


이는 대기과학자, 해앙학자, 지질학자 등 세 공저자의 말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전공 지식을 밀도 높게 제공하기보다 다소 주관적이더라도 소소한 이야기에서 시작해 큰 흐름 안에서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지식을 담으려 했습니다.”라고 말한다.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되리라 생각한다. 책을 많이 접하다 보니 이런 행운을 만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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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은 감리교신학대학 홍정수 교수께서 감리교단에서 출교(黜敎)당한 해다. 이 해는 내가 이 분의 베짜는 하나님을 읽은 해이기도 하다.(이 책은 처음 베짜는 하나님으로 출간되었다가 후에 베짜는 하느님으로 바뀌었다.) 홍정수 교수가 출교당한 것은 예수의 육체적 부활을 부정했기 때문이다. 제목인 베짜는 하나님은 호전적이고 진노하는 구약의 하나님과 대비되는 신약의 평화의 하나님을 의미한다.


이 차이는 어디서 유래하는 것일까? 하나님이 변했을 리 없고 하나님을 보는 사람들의 관점이 바뀐 것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유한자인 우리가 규정한 하나님론이 성경에 기록된 것인가? 라는 의문이 가능하다. 어떻든 만일 이(시각 변화)에 동의할 수 없다면 어째서 그런 차이가 생겼는지 누가 해명해주길 바란다.


얼마 전 이 분의 유튜브를 알게 되었다. 1992년 읽은 베짜는 하나님을 비롯 이런 저런 이야기를 댓글로 달았다. 이 분은 대속론(代贖論)이 없는 기독교도 변함없이 아름답다고 말한다. 나는 이 분이 주장하는 바울 및 어거스틴과 다른 예수론에 공감한다.


나는 가끔 제도 교회 및 그들의 신학을 통하지 않고 또는 우회하여 직접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인정할 수 없을까?란 생각을 한다. 문제는 공동체의 필요성을 물리칠 수 없다는 점이다. 과정신학(過程神學)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 이 신학은 신을 포함한 존재하는 모든 것은 성장하고 형성되는 영원한 과정에 있다고 가르치는 신학이다.


얼마 전 함께 신앙생활 하는 친구에게 이런 말을 했다. 하나님은 예배를 받아야 할 만큼 결핍된 존재가 아니기에 예배를 받을 필요는 없으나 예배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분이기에 우리가 예배를 드리는 것이라는 말이다. 베르그손의 과정사상을 읽을 필요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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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라 호로비츠의 이토록 지적인 산책에 지질학자 시드니 호렌스타인 이야기가 나온다. 이 지질학자는 타이포그라퍼, 일러스트레이터, 곤충 박사, 야생동물 연구가, 도시사회학자, 의사, 음향 엔지니어 등 책에 나오는 여러 전문가 가운데 하나다. 시드니를 소개한 지면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암석은 싸늘하지만 자연에서 온 것이고 거의 살아 있다. 물을 흡수하고, 햇빛을 받으면 따뜻해지고, 비를 맞으면 허물을 벗는다. 우리처럼 암석도 시간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해 세월이 지나면 바깥층이 부드럽게 마모되고 핏줄처럼 얽힌 결도 더욱 두드러진다.“


호렌스타인은 우리는 지질학, 하면 발밑에 있는 것들에 대해서만 생각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지질학과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어떤 분야에 대해 최소한의 사실만 알고 있어도 화제를 따라가기가 훨씬 쉬워진다고 말한다. 그 최소한의 사실이 점차 발전해서 지식의 호수를 이루게 되면 우리는 전문가를 자처하며 그 사실을 지적으로 증명해 보일 수 있다. 전문성을 얻음과 동시에 우리가 보고 듣는 것에 변화가 생기고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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