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고 있는 책을 (기억하지 못하고) 또 산다, 서재에서 책을 찾느라 한참 서성거린다. 오직 할인을 한다는 이유로 책을 산다, 매장 직원이 찾지 못한 책을 찾기도 한다, 책이 없으면 불안하다, 집 곳곳에 책이 있다 등등..

 

책벌레임을 입증하는 항목들이다.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런데 요즘 알라딘 (중고) 책방을 순례하는 것이 즐거움이 되어버린 입장에서 나도 한 가지 추가하고 싶은 항목이 있다.

 

그간 종로, 신촌, 신림, 대학로, 연신내, 합정, 잠실신천, 잠실롯데월드타워, 강남, 수유, 노원, 가로수길, 부천 등등의 알라딘 책방들을 찾아다닌 결과이다. 어떤 책이 어떤 지점의 어느 서가에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검색하고 해당 지점으로 찾아가는데 가면서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즉 내가 해당 지점을 찾아가는 사이 책이 팔리면 어떡하나, 하는. 알라딘 오프라인 매장에서 파는 책은 신간이 아니어서 여러 권이 있지 않고 한 두권 있는 것이 고작이기에 하는 말이다. 그건 그렇고 해당 서가에서 원하는 책을 찾아 장바구니에 넣고 다른 책들을 찾아 다니는 동안은 결제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어서 검색창에서는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럴 때 책이 있는 줄 알고 왔다가 헛걸음하는 사람이 생길 수가 있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찾은 즉시 결제하고 다른 책들을 찾아다니는 것이 좋을 것이다. 확인하고 가서 집어든 책이든 현장에서 우연히 본 책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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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5-04 09: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제 알라딘 신림점에 김사인 시인과 송찬호 시인의 시집이 5권 풀렸길래 슬리퍼 꿰어신고 부랴부랴 달려갔었습니다. 거의 옆집이거든요.

딴데 눈 안 돌리고 바로 시집 코너로 쫓아들어갔는데 아니 글쎄, 거기 서서 시집을 펼쳐보고 있는 어느 여자분의 손에 제가 노렸던 시집 4권이 고스란히 들려 있었습니다.....

간발의 차로 김사인 시인의 시집 한 권만 챙겨 울먹울먹 돌아왔지요.....ㅠ

벤투의스케치북 2018-05-04 0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참 슬픈 일이네요. 올려주신 댓글로 그런 우려가 실제로 현실화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감사합니다.. 아싑게 놓치신 책이 다시 알라딘 매장에 나올 것을 기대합니다..
 

3주를 쉬고 유종인 시인의 시 강의를 들으러 왔다. 오늘은 아홉 번째 시간으로 다음 주(5월 9일)가 마지막 시간이다. 강의 시작 전 시인께서는 5월 26일(토요일) 열리는 시 낭송 모임 신청서를 건네주시며 내게 꼭 참석하라는 말씀을 하신다.

마지막 시간에는 책거리도 예정되어 있으니 잔치의 연속이라 해도 좋다. 시인은 시가 잘 써지지 않으면 전생을 생각하라는 말씀을 하신다.

모든 것은 무상하다. 한 겨울 얼어붙은 나무를 보며 우리는 과연 꽃이 필까 생각하지만 인연이 되면 꽃은 핀다. 흐름에 착안해야 한다. 변화를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시는 쓸 수 없다. 고생도 행복도 계속되지는 않는다.

지금 좋으면 좋지 않았을 때를 생각하거나 좋지 않을 때를 생각해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대로 지금 좋지 않으면 좋았던 때를 기억하거나 좋을 때를 예기하며 희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오랜만에 시의 세계에서 노니니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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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최초의 유토피아 조선강의에서 대학로가 조선 시대에 백정(白丁)들이 살던 지역이었다는 말을 듣었다. 동석했던 한 혜화동 주민은 이 사실에 충격을 표했다. 성균관(成均館)에 백정이나 가면극 연희 종사자들인 반인(泮人)들이 부속(付屬)되어 있었다.

 

()은 학교 반자이고 반궁(泮宮)은 성균관과 문묘를 일컫는 말이다.(반궁은 제후국의 교육 기관, 벽옹(辟雍)은 천자국의 교육 기관이라 하기도 함. 벽은 임금 벽, 옹은 학교 옹자이다.) 반촌(泮村)은 성균관(成均館)을 중심으로 한 인근 동네를 일컫던 말이다. 당연히 대학로 인근이 해당 지역이다. 혜화가 내 인연(因緣)처럼 느껴지는 요즘이다.

 

지난 314일 고산 윤선도 오우가 시비, 빈빈책방, 장면 전 총리 가옥, 한무숙 문학관, 증주벽립(曾朱壁立)이란 각자(刻字)를 볼 수 있는 송시열 옛 집터 등의 헤화동 일대를 순례(巡禮)했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송석문화재단을 알게 되어 최초의 유토피아 조선강의도 들었고 송석문화재단의 혜화동 저녁 모임(매월 세 번째 월요일 1921)의 배병삼 교수 강의(‘논어를 묻다: 사람의 길, 배움의 길‘: 521)를 기다리고 있다.

 

물론 하이라이트는 한양도성 혜화 안내 센터를 알게 된 것이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재능 교육센터를 보다가 이어진 한양도성 혜화 안내 센터를 소개받게 된 것이다.(선생님께 감사!)

 

나는 프로그램에 이 한양도성 혜화 안내 센터도 넣었다. 전망 좋은 카페에서 커피를 즐겼고 능소화(凌霄花)의 소란 글자가 하늘 소자라는 말도 했다. 능소화가 피는 계절에 다시 한양도성 혜화 안내 센터를 찾을 것이고 동기들과 한양 도성도 순례할 생각이다.

 

오늘은 아름다운 5(im wunder schonen monat mai)의 첫날이었다. 기대와 약간의 불안이 교차하는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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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은 친척들과 기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열친척지정화(悅親戚之情話)의 공간 즉 열화당(悅話堂)이라고 하기에는 정치 이야기가 일상으로 오르는 파란만장한 곳이다. 그런 모습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나는 페북을 보며 네덜란드의 화가 르누아르를 생각한다.

"그림이야말로 그의 진정한 피난처였기에 그는 그림 속에다가 고통을 표현하기를 거부했다."(김화영 지음 '바람을 담는 집' 339 페이지) 이 글은 내가 페북에서 정치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이유를 말해준다.

그런데 지금 세상이 달라졌다. 역사적 남북 정상회담이 빚어낸 놀라운 변화의 결과이다.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정치 이야기를 자주 할 수 있으리란 마음이 생긴다. 전혀 예상 못한 결과에 기대가 큰 현실을 축하한다.

맹목적이고 독선적으로 반대하는 세력을 비판하기보다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정신 건강에 좋으리란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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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전문가가 한 사상가의 지적 계보와 인연 등에 초점을 두고 강연을 진행하는 세션 중 두 번째 시간에까지 참석했다. 어제 강연자는 해석학(解釋學)에서 말하는 텍스트와 컨텍스트의 지평 융합, 그리고 전이해(前理解) 등의 개념을 언급했다.

 

사상가가 처했던 삶의 자리와 시대 정신을 알아야 그에 대한 온전한 조명(照明)이 가능하다는 것이 어제 강연자의 결론 중 하나였다.

 

어제 강연자의 지도 교수인 김경재 교수에 의하면 전이해는 어떤 텍스트를 대할 때 독자 또는 수용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사회적, 역사적, 문화적 특정 시각을 말하는 바 이는 편견, 오해, 아전인수격 해석 등과 관련된 말인 한편 내용 자체를 이해하도록 이끄는 단초(端初)가 되기도 한다.

 

나는 이 말을 들으며 준비의 필요성을 실감했다. 강연을 들으려면 관련 책 두, 세권 정도는 읽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질문도 하고 깊은 이해의 길에 들어설 수 있고 (필요하다면) 책임 있는 비판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 달 세 번째 강연자로 나설 양현혜 교수의 시간(526)에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말한 대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찾다가 이 분이 쓴 우치무라 간조, 신 뒤에 숨지 않은 기독교인와 번역서인 탕자의 정신사’, ‘동화의 숲에서 절대자를 만나다’, ‘메르헨 자아를 찾아가는 빛등의 흥미로운 책을 알게 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번역한 세 책이 모두 정치학과 유럽 정치사상사를 전공한 미야타 미쓰오의 책이기 때문이다. 미쓰오의 책들은 내 관심사와도 관련되었다.

 

동화의 숲에서 절대자를 만나다가 특히 그렇다. 성인들에게 동요 작가 윤극영에 대해 말해야 하는 내 과제에 단서가 될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좋은 책을 만나는 것은 이렇듯 각별한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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