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미래가 있다 - 10대를 위한 해양과학 이야기 창비청소년문고 45
이고은 외 지음 / 창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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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관한 책을 꼽으라면 레이첼 카슨의 [우리를 둘러싼 바다]라는 고전을 들 수 있고 최근 번역되어 나온 [바다의 천재들], [블루 머신], [언더 월드] 등도 들 수 있다. 갈라파고스 답사기인 후쿠오카 신이치의 [생명 해류]도 바다에 대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매트 스트래슬러의 [불가능한 바다의 파도]는 난해한 양자물리학 책임을 알리고 싶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기획한 [바다에 미래가 있다]는 우리나라 책이고, 네 명의 해양과학자를 인터뷰한 책이라는 점에서 전기한 책들과 다르다. 인터뷰한 책이라는 점에서 [어떻게 과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와 비교할 만하다. 차이는 있다. [어떻게 과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가 지질학자, 우주물리학자, 실험물리학자, 고생물학자 등을 인터뷰한 책이라면 [바다에 미래가 있다]는 해양과학자들만을 인터뷰한 책이다.

 

망가니즈 단괴(團塊) 이야기가 눈을 끈다. 이는 해저 퇴적물 위에 망가니즈, , 니켈, 코발트 같은 광물질이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조금씩 침전되며 자란 덩어리다. 검은 돌덩어리인 이 단괴에는 망가니즈, 니켈, 코발트, 구리 같은 귀한 금속들이 들어 있다. 이 퇴적물들이 쌓이는 속도는 너무도 느려 100 만 년에 6mm에 지나지 않는다. 이 단괴를 분석하면 과거 바닷물의 화학 성분, 퇴적물 속 광물 비율, 해양 환경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심해는 아직 5 % 정도만 아는 미지의 영역이다. 2004년 프랑스 심해 유인 잠수함인 노틸(Nautile)호에 올라 해저 5,000 m까지 내려간 김웅서는 심해에는 빛이 전혀 없어 눈이 필요 없기에 눈이 퇴화한 물고기가 있고 아예 눈의 흔적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물론 오래 전에 깨졌지만 심해 무생물 가설이 오류임을 알게 할 뿐 아니라 신비함 또는 기이함을 느낄 단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2016년 자체 개발한 무인 잠수정 해미래를 이용해 태평양 마리아나 해저 분지에서 탐사를 진행했다. 빛이 없는 심해에는 스스로 빛을 내는 생물이 아주 많다. 이 빛은 루시페린이라는 물질이 루시페레이스라는 효소와 만나 산소와 반응할 때 만들어진다. 바다라는 하나의 분야에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질학, 공학, 사회과학 등이 두루 관계한다. 김웅서는 과학자에게는 호기심과 상상력, 탐험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해양과학은 물리학, 생물학, 화학, 지질학 같은 여러 분야가 얽힌 융합 학문이어서 하나의 틀에 갇히지 않는 열린 마음과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다.

 

열수분출공 주변에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유난히 동물이 많다. 이들은 지하에서 뿜어져 나오는 황화수소 같은 화학물질을 에너지로 써서 유기물을 만드는 화학합성(광합성이 아닌)을 한다. 열수분출공은 화학 물질을 내뿜는 곳이다. 해저 지각판이 갈라진 틈으로 스며든 바닷물이 지하 깊은 곳에서 뜨거운 마그마와 만나 가열되는 물에 황화수소 같은 기체와 철, 구리 황화물 같은 광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물은 생명체의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무대 즉 용매 역할을 한다. 1) 물속에서는 단백질, 핵산, () 같은 생명의 기본 분자들이 잘 녹고 서로 만나 결합하고 분해되는 일이 자유롭게 일어난다. 2) 물은 전하를 띤 분자들은 잘 풀어주기 때문에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전달하거나 신호를 주고받는 데도 탁월한 매개체가 된다. 3) 물은 플러스극, 마이너스극을 같이 가지고 있어서 다른 분자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하거나 배열을 만들 수 있다. 4) 물은 열을 천천히 흡수하고 천천히 배출하는 성질이 있어서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안정적인 온도 환경이 된다.


그 물속에 사는 것들을 모두 어류로 분류하지만 진화적으로 서로 다른 갈래에서 나온 존재들이다. 이는 어류생태학자 박주면을 통해 듣는 내용이다.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도 결국 고대 물고기의 후손이다. 조상도 다르고 사는 방식도 다르지만 비슷한 환경에 적응하면서 외형이나 기능이 비슷하게 진화하는 것을 수렴 진화라 한다. 상어나 참치는 물고기라서 꼬리를 좌우로 흔들고, 돌고래는 포유류라서 꼬리를 위, 아래로 흔든다. 돌고래의 지느러미는 앞다리에서 진화한 것이고 뒷다리는 진화 과정에서 점점 작아져서 몸 안으로 사라졌다.

 

물고기들은 그저 유유히 헤엄치는 생명체처럼 보이지만 매 순간 소금으로 인해 바닷물과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바닷 물고기들은 바닷물을 마시고 그 중 필요한 양만 흡수하고 염분은 아가미나 짙은 소변으로 배출한다. 민물에는 염분이 거의 없어서 그 물고기들 몸으로 물이 자꾸 들어오려 한다. 그래서 민물고기들은 끊임없이 소변을 배출하면서 수분을 조절한다. 연어는 이 두 환경을 자유자재로 오간다.(바닷물고기는 몸 밖으로 물이 빠져나가는 것에 대처하느라 고투하고, 민물고기들은 몸 안으로 물이 들어오는 것에 대처하느라 고투한다.)

 

식물성 플랑크톤이 수행하는 광합성으로 만드는 산소 양은 지구 전체 산소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깊은 바닷속에는 눈이 내린다. 바다 눈(marine snow)이다. 식물성 플랑크톤이 죽어 만들어지는 찌꺼기, 배설물, 미세 유기물들이 뭉쳐 무거워짐에 따라 바닷속 깊이 가라 앉는다. 이들을 바다 눈이라 한다. 이들은 생물들에게 먹잇감이 된다.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묻어두며 지구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과정을 생물학적 탄소 펌프라고 한다. 고래 낙하(whale fall)는 아주 큰 눈송이가 내리는 것이다.

 

조류(藻類)의 대량 번식을 부추기는 것이 영양염이다. 영양염이란 플랑크톤이 자라는 데 필요한 질소, 인 같은 영양분을 말한다. 인간이 사용한 비료나 생활 하수가 강이나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바닷속 영양염 농도가 높아져 플랑크톤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낮에는 광합성을 하는 조류가 폭발적으로 늘어 밤에 산소를 대량 소비함에 따라 물고기, 조개 등이 질식사하게 된다. 물고기가 많은 곳은 따뜻한 바다가 아니라 차가운 바다다. 차가운 바다에는 영양염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영양염은 식물성 플랑크톤에게 반드시 필요한 비료 같은 물질이다. 차가운 바다는 생물의 양이 많고 따뜻한 바다는 생물의 종류는 많지만 양은 작다. 지구 온난화는 단지 바다를 덥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바다 생물들의 밥상을 치워버리는 일이다. 온난화로 따뜻해진 바닷물이 뚜껑처럼 떠 있어서 깊은 바다에서 올라오는 영양염 공급이 막힌다. 이를 뚜껑효과라 한다.

 

약학 박사 출신으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생명자원연구부 연구원으로 일하는 이연주는 바다는 미지의 자원 창고라 말한다. 이연주에 의하면 천연물은 인간의 개입 없이 동식물이나 미생물 같은 생명체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화학 물질이다. 천연물이란 생물이 살아가면서 특정한 목적이 있어 만들어내는 독, 향기, 색소, 약효 성분 같은 특별한 물질이다. 이연주는 과학자는 실패 속에서도 호기심을 끝까지 놓지 않는 사람들일 것이라 말한다. 물론 그것은 조직된 호기심이어야 한다. 물리해양학자 장찬주는 지구 기후를 흔드는 바다의 변화를 추적하는 사람이다. 장찬주는 물리학이나 화학의 시각으로는 이 행성은 오히려 물의 행성이라고 해야 맞다고 말한다.

 

과학적으로 보면 지구의 열, , 탄소를 가장 많이 담고 있는 것은 대기가 아니라 바다다. 바다는 여름에는 열을 흡수하여 기온이 지나치게 오르는 것을 막고, 겨울에는 열을 대기로 공급하여 기온이 지나치게 내려가는 것을 막는다. 바다는 거대한 완충장치라 할 수 있다. 대기과학자 김정우 교수는 대기가 해양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해양이 스스로 변하기 위해 대기를 이용하는 것일 수 있다.”는 말을 한 바 있다. 대기보다 밀도가 1,000 배나 큰 해양이 대기에 수동적일 수 없다는 의미다. 장찬주는 평균의 함정을 말한다. 지구 표면의 71%가 바다이다. 평균 온도 1.5상승에는 실제 변화보다 훨씬 덜 뜨겁게 보이는 착시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육지에 주로 거주하는 인간에게는 지구 평균 온도가 아니라 지표 기온이 훨씬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평균값만 보고 기후 변화를 판단하면 우리가 실제로 겪게 될 위험과 충격을 제대로 가늠하지 못한다. 만약 우리가 1.5 라는 숫자에만 집중하고 그 안에 숨은 지역별, 환경별 차이를 놓치면 기후 변화의 실질적 위험을 과소평가할 수밖에 없다. 과학자들은 바다가 아예 없었다면 지구 평균 기온은 약 50 까지 치솟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바다는 겉에서만 열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표면에서 받아들인 열을 깊은 순환을 통해 해저 깊숙한 곳까지 밀어넣는다.

 

바다는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20254월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430 ppm이다. 지난 200 만 년 중 최고치다. 해수면 상승 속도는 지난 3,000 년 중 가장 빠르고 바다 산성화 속도는 최근 200 만 년 중 최고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정부간 기후 변화 협의회)는 우리나라는 기후 변화가 전례 없이 빠르게 일어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해양 고수온 현상은 1) 평균 수온 상승, 2) 극단적 수온 변화의 빈번함 등으로 나타난다. 장찬주가 각별히 주목하는 것은 해양열파(marine heatwave). 이는 평소보다 바닷물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생태계와 인간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높은 수온이 며칠에서 몇 개월, 길게는 몇 년까지 이어지며 바다 생태계에 심각한 충격을 주는 극한 기후 현상을 말한다. 폭염이라는 말은 여름 더위를 떠올리게 하지만 바다에서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덩어리 혹은 뭉치라는 의미의 블롭(blob)이란 이름을 붙였다. 고수온 덩어리라는 의미다.

 

바닷물은 따뜻해질수록 대기 이산화탄소를 붙잡아두는 능력을 잃는다. 따뜻해진 바닷물은 팽창함에 따라 해빙과 무관하게 해수면이 오르게 한다. 바다 얼음은 이미 물에 떠 있어서 녹아도 해수면을 올리지 않지만 육지에 쌓여 있던 빙하가 녹아 들어오면 그 만큼 바닷물 양이 늘어난다. 김웅서가 그랬듯 장찬주도 과학의 핵심으로 호기심을 꼽는다. 인류세(anthropocene)보다 더 무서운 말이 아쿠아세(aquacene) 즉 물의 시대 다른 말로 홍수의 시대라는 말이다. 장찬주는 바다 산성화라는 말은 바다가 강한 산성 물질로 변한다고 오해하게 하지만 바다는 원래 약한 염기성을 띠었는데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바다로 흡수되면서 수소 이온이 많아지고 점점 염기성이 약해져 중성 쪽으로 가까워지는 것이 그 정확한 의미라 설명한다.

 

대기 이산화탄소가 바다 표면에 녹아들면 물과 결합해 탄산을 만들고 이 탄산은 수소 이온과 중탄산염으로 나뉜다. 중탄산염은 수소 이온과 탄산염으로 분해된다. 바다로 들어오는 이산화탄소가 많아질수록 수소 이온도 늘어나고 이를 중화시키는 과정에서 탄산염이 점점 소모된다. 탄산염은 조개, 산호의 껍데기나 골격을 만드는 필수 재료다. 장찬주는 과학의 대중화는 과학자와 대중이 함께 노력해야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바다에 미래가 있다]는 흥미진진하게 읽히는 책이다. 시의성도 충분하고 재미까지 있으니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열수분출공이 화학 물질을 내뿜는다는 사실에서부터 광합성이 아닌 화학합성이란 말, 해양 산성화의 정확한 의미까지 두루 많이 배웠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해양 열파가 해빙 이상으로 해수면 상승의 원인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유의미한 이을 해야 한다. 무겁게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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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일생
자이안트 V. 날리카 지음, 강동호 옮김 / 푸른미디어(푸른산)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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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별의 일생]을 쓴 저자 자이언트 날리카(Jayant Narlikar)는 1938년에 태어나 2025년에 작고한 인도의 천체물리학자다. 날리카는 빅뱅이론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인물로 유명하다. 우주는 항상 존재해 왔고 무한대로 끊임 없이 팽창해 왔다는 것이다. 수학자 아버지와 산스크리트 학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별을 알려면 우선 빛에 대해 알아야 한다. 빛 가운데 태양빛을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다. 태양빛은 서로 다른 파장들을 가진 파동들로 이루어져 있다. 붉은색 빛이 가장 적게 휘어지고 보라색이 가장 많이 휘어진다. 가시광선으로부터 우주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모든 지식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빛은 파동처럼 분포할 뿐만 아니라 광자(光子)라고 불리는 작은 에너지 덩어리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양자 이론이 나오기 전까지 전자가 중앙의 양성자 주위를 도는 이러한 운동은 하나의 수수께끼였다. 맥스웰 방정식에 의하면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는 반드시 전자기파를 복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전자기파에 의해 운반되는 에너지는 어딘가에서 나와야만 하는데 그렇다면 그것은 전자 자체의 운동 에너지로부터라야만 한다. 이러한 에너지 손실 때문에 전자의 궤도는 점차 줄어들고 마침내 중앙의 양성자 쪽으로 휘감겨 들어간다. 그리고 이 결론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이 모든 상황이 10의 마이너스 23 제곱 초 정도의 극히 짧은 시간 동안에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양자 이론에 따르면 전자는 그 에너지 값들 중 단지 불연속적인 하나의 값만을 가지며 결과적으로 그 에너지에 적합한 불연속 궤도들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이 궤도들 중 가장 작은 궤도의 전자는 가장 적은 에너지를 가진다. 전자는 이 궤도보다 더 작은 궤도를 가질 수 없다. 따라서 전자는 양성자와 합쳐지지 않는다. 만약 에너지가 외부로부터 공급되면 즉 적당한 양의 에너지가 공급되면 전자는 더 큰 궤도로 뛰어오를 것이다.  프라운호퍼 선들은 태양 대기에서 수소, 나트륨, 칼슘 원자가 복사 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에 생기는 선이다. 밝은 선 즉 방출선은 반대 과정 때문에 생겨난다. 뛰어내리는 것은 뛰어오르는 것과 달리 복사 에너지가 없어도 자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복사에 의한 방출(또는 흡수)을 자극에 의한 방출(또는 흡수)이라고 한다. 도움을 받지 않고 아래로 뛰어 내려가는 것을 자발적 방출이라고 한다. 


이상적인 오븐이 바로 흑체다. 복사 에너지를 내보내지 않으면 그 물체는 외부의 관찰자에게는 검게 보인다. 별의 광도가 1등급 차이나는 것은 2.512배 차이가 나는 것이다. 2.512를 다섯 번 곱하면 100이 된다. 1등성은 6등성보다 100배 밝다. 절대 등급과 구별하기 위해 게시된 것이 겉보기 등급(apparaent magnitude)이다. 왜성들은 거성들보다 훨씬 더 뜨겁다. 거성은 붉은색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적색 거성이라 불리고 왜성은 통상 백색 왜성이라 불린다. 별이란 뜨겁고 밀도가 높은 기체로 이루어진 하나의 공이다. 별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분자 구름의 영역이 별이 될 수 있을 만큼 밀도가 높고 뜨거워질 때까지 충분히 단단하게 압축되어야 한다. 


별의 일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중력이다. 기체가 압축되면 온도가 올라간다. 충분히 뜨거워지면 열과 빛을 복사하기 시작한다. 기체 분자와 원자들의 무질서 운동이 증가할 뿐 아니라 이러한 복사는 분자 구름을 수축하게 만들었던 중력에 저항하는 압력을 만들어낸다. 온도와 압력은 중심부에서 가장 높고 주변부에서 가장 낮다. 저자는 두 개의 틈을 이야기한다. 하나는 시작이고 다른 하나는 끝이다. 이 부분에서 제기되는 질문이 있다. '거대 분자 구름에 수축하는 부분들이 있고 그 부분들이 구름 속에서 확산되는 나머지 물질보다 밀도가 높다는 가정에서 출발했는데 어떻게 해서 그것이 가장 먼저 일어나게 되는가?'란 질문이다. 


최초의 확산 상태에서 구름 자체의 중력은 너무 약해 수축을 일어나게 할 수 없다. 그러므로 거대 분자 구름의 부분들을 수축하게 만들려면 초기에 외부에서 힘이 가해져야만 한다. 일단 한 부분만이라도 수축하기 시작하면 중력이 이어받아 그 과정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중력이 안으로 끌어당기는 힘과 정확히 균형을 이루려는, 압력에 의해 생겨나는 반대되는 힘이 있다.(106 페이지) 만약 약간의 불균형이라도 있다면 별은 밖으로 폭발하든지 안으로 수축할 것이다. 빛은 에너지를 나르는 광자(光子)라는 입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높은 밀도와 에너지를 지닌 그런 광자들의 무리가 표면과 충돌하면 표면에 엄청난 압력을 가할 것이다. 그런 복사압은 많은 별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태양과 별의 에너지가 수소 핵융합 반응에서 나온다는 가설을 최초로 제안한 과학자 중 한 명이 프랑스의 물리화학자 장 바티스트 페랭(Jean Baptiste Perrin; 1870–1942)이다. 핵력은 핵의 크기인 10의 마이너스 15 제곱 너머로까지 확장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가 네 개의 양성자로 헬륨 핵을 만들고자 한다면 양성자들 간의 전기적 척력에 대응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가까운 거리로 이 입자들을 가져와야 한다. 온도가 충분히 높다면 무질서하게 움직이는 양성자들이 가까워져 융합하게 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임계 온도는 얼마 정도인가? 


4개의 수소 핵을 함께 가져온다 해도 곧바로 헬륨 핵이 되지는 않는다. 두 개의 양성자는 중성자들로 대체되어야 한다. 원래의 수소 핵에서 4개의 전하 단위들 중 둘은 헬륨 핵이 되고, 두 개는 양전자를 내놓으면서 반응에 관계된 4개의 양성자 중에서 두 개는 중성자로 바뀐다. 질량 결손분은 7/ 1,000(0.7%)이다. 핵 융합로와 폭탄의 차이는 비록 그것들이 동일한 융합 반응을 만들어 내지만 후자는 그것을 폭발적으로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엄청나게 큰 것이다. 별들은 중심부의 중력에 의해 유도된 고압 때문에 통제 가능한 핵 융합을 하고 있다. 인간은 기술 발전을 통해 통제할 수 있는 핵융합을 이룰 수 있는 다른 수단들을 찾아내야만 한다. 인간의 기술이 별의 시나리오를 모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별에서처럼 이용 가능한 거대한 중력의 힘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별은 일생의 대부분을 헬륨을 만들면서 보낼 것이다. 헬륨의 경우도 충분히 높은 온도로 가열된다면 다른 융합 과정을 일으킬 수 있는 활성 연료가 될 가능성이 있는가? 프레드 호일은 헬륨 핵 두 개가 결합하는 대신 세 개가 결합해 들뜬 상태에 있는 탄소 핵 하나를 형성한다고 제안했다. 세 개의 헬륨 핵이 하나의 탄소 핵으로 융합하는 온도는 1~2억도 범위에 놓여 있다. 그러므로 이 융합 과정은 수축하는 중심핵이 이 온도에 도달했을 때 시작된다. 융합에 의해 에너지가 생성되면 높은 온도의 압력이 발생하고 그러한 온도와 압력에 의해 중심핵은 더 이상 수축하지 않는다. 


이미 형성된 탄소 핵에 α 입자가 추가된다. 헬륨 핵은 α 입자라 불린다. 산소 핵이 만들어지는 반응은 2억도 이상의 고온에서 가능하다. 이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헬륨 핵이 연속적으로 추가된다면 더 무거운 핵도 생성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원자의 질량이 4씩 증가(양성자 2+ 중성자 2)하는 일련의 핵을 만들 수 있다. 산소(16; 양성자 8+중성자 8)-네온(20; 양성자 10+중성자 10)-마그네슘(24; 양성자 12+중성자 12)-규소(28; 양성자 14+중성자 14)-황(32; 양성자 16+중성자 16) 등이다. 궁극적으로 35억도까지 온도가 오르면 두 개의 실리콘 핵이 융합하여 니켈 핵 하나를 생성한다.


융합 과정은 여기서 끝난다. 철의 핵 너머 즉 코발트, 니켈 이후로는 별의 융합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때쯤이면 별은 엄청나게 거대한 형태가 된다. 특정 연료를 다 소진할 때마다 중심핵은 새로운 융합 반응을 촉발할 수 있을 때까지 수축하고 외층이 팽창한다. 중심부에 가장 무거운 원소들(철 계열)이 있고, 바깥쪽의 차가운 부분으로 갈수록 가벼운 원소들이 존재한다. 가장 바깥 부분은 여전히 수소 성분이 우세하다. 그 부분은 핵융합이 일어나기에는 너무 차갑기 때문이다. 먼 거리에서는 핵의 결합력은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많은 수의 양성자들을 가지고 있어서 전기적 척력도 상당할 것이다. 어떤 질량의 한계를 넘어서면 그 핵은 그보다 가벼운 핵들에 비해 느슨하게 묶여 있다. 철 계열의 핵들은 가장 단단하게 묶여 있다. 


양성자나 중성자를 추가해 새로운 핵들을 만든다면 그것들은 철 계열의 원소들보다 덜 단단하게 결합될 것이다. 핵자는 양성자와 중성자이며 그 결합 에너지는 핵으로부터 핵자를 떼어내는 데 작용해야 할 에너지의 양이다. 융합 에너지의 대부분은 사다리의 첫 단계 즉 수소가 헬륨으로 전환될 때 방출된다. 나머지 반응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는 훨씬 더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후에 융합 과정이 일어난다 해도 적색 거성으로서의 별의 활동적 일생을 연장하지는 못한다. 별은 언제 초신성이 되는가? 이 단계는 핵융합 과정을 지났을 때 즉 그 중심부의 중심핵에서 철 계열의 핵이 만들어졌을 때 그렇게 된다. 


철 계열의 핵이 만들어지면서 융합 과정은 멈추고 별의 중심핵은 수축하기 시작한다. 중심핵이 수축하고 온도가 더 상승해도 다른 핵융합 과정은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역의 과정이 일어난다. 철 계열의 핵들은 중심핵에서 에너지 손실을 초래하면서 알파 입자들로 쪼개진다. 이것이 외층의 붕괴를 초래한다. 별의 중심핵은 처음에는 그 중력의 힘에 의해 수축하고 그리고 나서 되튀어 나온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것은 외층이 있는 바깥쪽으로 엄청난 압력을 가한다. 외층이 갑작스럽게 느슨해지고 튕겨져 나가는 현상을 초신성 폭발이라고 한다. 


폭발하는 별들은 엄청난 양의 빛을 방출할 뿐만 아니라 매우 높은 에너지를 가진 물질 입자들도 방출한다. 그 입자들은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진 전자, 중성미자, 원자들의 핵이다. 그러므로 주위 성간 공간에는 초신성들이 방출된 이 입자들이 섞이게 된다. 우주에서 발견되는 무거운 원자핵들은 따라서 뜨거운 별의 중심에 의해서 가공되어 별이 폭발할 때 방출된다. 따라서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들(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성분들도 마찬가지)은 사실상 격동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초신성은 외계 공간에서 지구 대기로 유입된 고에너지 입자들의 원천이다. 우주선(cosmic ray)으로 알려진 이 입자들의 세례는 지상의 탐지기뿐 아니라 고층 대기를 조사하는 기구에도 탐지된다. 


태양 질량의 6배 이상의 별만이 초신성이 된다. 무게가 덜 나가는 별들은 단지 소규모의 폭발만 경험한다. 밀도가 높은 물질들이 뭉쳐 있을 때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즉 그것은 축퇴(縮退)한다. 원자에는 핵뿐만 아니라 전자들도 있다.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에서부터 시작해서 더 높은 특정 에너지 주위로 상승했을 때 이용 가능한 전자 상태들의 수는 파울리의 원리에 의해 제한된다. 중심핵이 수축할 때 그것은 가열되기 시작한다. 열에너지가 공급되면서 철 계열의 단단하게 결합된 핵들은 깨지기 시작한다. 이 과정은 융합과정의 역과정이다. 지금까지는 가벼운 핵들이 무거운 핵으로 변환되면서 에너지가 공급되었다. 이제 가열된 중심핵에 의해 제공되는 에너지를 흡수함으로써 그 무거운 핵들은 깨져 분리된다. 


분열된 핵들은 자유로운 양성자와 중성자들을 방출한다. 실험실에서 중성자는 긴 시간 동안 안정된 상태로 있지 못한다. 어떤 주어진 시간에 일군의 자유로운 중성자들이 있다면 약 12분 동안에 그것들 중 반이 양성자, 전자, 반중성미자들로 붕괴한다. 핵 안의 양성자들은 느슨한 자유전자들과 결합하여 더 많은 중성자들을 생성한다. 이 과정을 물질의 중성화라고 한다. 이것은 지구상의 실험실에서는 정상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수축하고 있는 중심핵에서 아주 높은 밀도의 물질 상태에서는 흔하게 일어난다. 따라서 중심핵은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중성자들로 이루어지게 된다.


별은 탄생부터 줄곧 그 내부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투쟁의 연속인 시간을 보낸다. 물론 그것은 별 자체의 무게–중력에 의한 수축-에 의해 초래되는 것이다. 핵융합 때문이든 축퇴압 때문이든 별은 필요한 경우 내부의 구성과 전체 크기를 변화시키면서 이 힘에 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별이 너무 무거워서 백색 왜성이나 중성자 별들로 존재할 수 없는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까? 블랙홀이 만들어진다. 


별이 블랙홀이 되는 것은 중력의 승리를 인정하는 것이 된다. 뉴턴은 '왜 중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나는 가설을 만들지 않는다는 답을 했다. 중력의 증가 경향이 너무나 우세하여 수축 과정을 막을 수 없을 때 중력붕괴 한다. 정의상 볼 수 없는 물체는 자연히 위치를 확인하기 어렵다. 천문학자들은 어떻게 블랙홀을 찾으려고 하는가? 블랙홀은 전파 망원경부터 감마선 탐사기까지 천문학자가 이용 가능한 어떤 망원경으로도 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간접적인 방법은 이용 가능하다. 주변 물질에 미치는 블랙홀의 중력 효과에 의존하는 것이다. 별의 오딧세이의 끝은 어디인가? 하지만 탐구는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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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2월 카를로 로벨리의 책을 두 권 읽고 서평을 썼다.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두 권 모두 빌려 읽었다. 나는 서평이라기보다 공부를 위한 정리의 의미를 띠는 글을 쓴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부용이기에 글자수도 상당하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리뷰가 알라딘 2월 리뷰 30편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리뷰 제목도 신경 써서 '양자물리학적, 철학적, 실존적 의미에서 빛나는 시간론'이라 정했고 선정을 위해서가 아니라 책의 분량이 작아서 글자수도 줄바꿈, 띄어쓰기도 한 글자로 계산하는 기준으로 비교적 짧은 5900 여 글자로 마무리한 덕이라 생각한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전체 리뷰를 확인하다가 10년 전 쯤 내게 "왜 신춘문예에 응모하지 않고 블로그 놀이만을 하느냐?"고 했던 사람이 2019년 쓴 리뷰도 포함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가 말한 신춘문예는 문학평론 분야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가 그렇게 말한 것은 내가 쓴 소설 리뷰를 보고 문학평론으로 신춘문예에 당선될 수 있으리라 보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것은 그 사람의

     

    당시 나는 물리학 책을 읽기는 했으나 카를로 로벨리의 어려운 양자물리학적 시간론인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의 출간 소식 자체를 알지도 못했다. 2019년부터 월 1회 서울 해설을 하던 역사책방에서 그 다음 해에 살까 말까 하다 그만 둔 책이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리뷰 제목이 말하는 것처럼 이 책은 매력적인 물리학 책이다.

     

    물리학 책이지만 철학 책을 읽고 싶게 하는 책이다. 그의 다른 책인 [모든 순간의 물리학]은 소장도 하고 있고 리뷰도 썼다.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게 되면 로벨리의 책은 얼추 다 읽는 셈이 된다.

     

    두 제목은 얼핏 상위(相違)적으로 보인다. 공통점은 철학적 분위기가 난다는 점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직접 읽는 것이다. 2월에 쓴 리뷰 가운데 이론물리학자 짐 알칼릴리의 [어떻게 물리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도 포함되었다. 이 리뷰에 더 기대를 했었으나 어긋나 아쉽지만 어떤 것이든 선정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알라딘은 나에게 서툴고 사적이고 공부를 위한 정리용 글이나마 계속 쓸 수 있게 해준 매체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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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회 정도 가는 **의 광산교회 목사님께 광산은 한자로 어떤 구성인가요?(무슨 광, 무슨 산인가요?)라고 물었다. 빛 광, 뫼 산이라는 답에 약간 실망했다. ‘光山이 아니라 鑛山이 아닐까?’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광산이란 단어가 있지만 이는 김씨의 한 본관인 광주, 담양을 아우르는 그 본향인 광산일뿐 다른 의미로 쓰이는 예는 없다. 물론 빛의 산이라는 의미로 단어를 만들 수 있다


    나는 광물을 캐듯 역경 속에서도 무언가를 얻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상상했다. 광산을 검색하니 광물을 캐내는 곳으로 캐내는 것에 따라 금산(金山), 은산(銀山), 동산(銅山), 철산(鐵山), 탄산(炭山) 등으로 나뉜다고 되어 있다. 사마키 다케오의 [한 번 읽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화학 교과서]에 금속을 이용한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금속의 역사는 그 금속을 광석에서 추출해내는 난이도와 크게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자연 금, 자연 은, 자연 구리, 자연 철처럼 홑원소 물질이 그대로 산출되기도 하지만 금속은 대부분 산화물, 황화물 형태로 산출되는 바 화합물이 강하게 결합되어 있을수록 광물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것은 어려워진다, , 수은, 구리, 철이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고 이어서 납, 주석 그리고 이후에 아연이 추출된 이유는 결합력의 차이 때문이다


    탄소나 탄소 포함 화합물을 공기 중에서 연소시키면 이산화탄소가 생겨난다는 말을 통해서는 화합물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탄소는 불에 타면 이산화탄소가 되고 수소는 물로 변화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물을 생성한다는 의미를 갖는 수소(hydrogen)란 단어가 생겼다. 금속인 철, 마그네슘도 불에 탄다. , 마그네슘이 불에 타면 이전보다 질량이 늘어난다. 연소 후 철은 산화철이 되고 마그네슘은 산화 마그네슘이 된다. 질량이 늘어난 이유는 그만큼 산소가 결합했기 때문이다. 이 산소는 공기 중에서 유래하므로 공기에서는 그만큼 산소가 줄어들 것이다. 질량 보존 법칙이 도출되는 것이다


    산화(酸化)란 결국 산소와 결합했다는 의미다. 그레이엄 실즈는 [얼음과 불의 탄생]에서 1990년대 이후 화학, 물리학, 생물학이 줄곧 새로운 데이터를 내놓으면서 지질학은 점점 더 협력적이고 종합적인 학문이 되었다는 말을 했다. 지질학과 관계를 갖는 학문 중 내가 가장 많이 읽은 분야는 물리학이고 그 다음은 화학이고 그 다음은 생물학이다. 내가 읽은 얼마 되지 않는 화학 책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니아 뢰위네의 [원소들의 놀라운 이야기]


    책에 의하면 오늘날 세계 여러 곳에서 채굴된 광석에 존재하는 금의 평균 농도는 암석 1톤당 1~3그램이다. 그래서 만약 내 반지 속의 금이 최근에 채굴된 것이라면 그것은 1톤 이상의 암석에서 나온 것임을 의미한다. 뢰위네의 책에 의하면 불타는 석탄 속의 탄소가 철광석과 반응하여 전자를 방출하고 산소를 가져와 금속 형태의 철이 남는다. 인간이 철을 생산하기 시작하자 목재 수요가 증가했지만 오늘날 우리는 땅에서 채굴한 석탄을 사용하며 철을 생산하기 때문에 나무를 자를 필요가 없다. 석탄광이 숲을 지키게 해주지만 석탄을 태울 때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탄소가 우리 행성의 온도를 높이고 있다


    [한 번 읽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화학 교과서]가 화학에 초점을 맞춘 순수(?) 책이라면 [원소들의 놀라운 이야기]는 역사, 지질학 등과 결합된 응용 서적이라 할 수 있다. [한 번 읽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화학 교과서]에서 만난 반가운 내용은 물처럼 밀도가 고체보다 액체가 높은 물질로 들 수 있는 것이 규소, 갈륨, 저마늄, 비스무트 등 한정적이라는 사실이다


    찰스 코겔의 [생명의 물리학]에 관련 이야기가 나온다. 이 책은 얼었을 때 물에 뜨는 것으로 규소를 들었다. 코겔은 대다수 액체는 고체가 되면 자신의 액체 속에 뜬다는 말을 했다. 코겔에 의하면 규소는 20기가 파스칼의 압력에서 비슷한 행동을 나타낸다


    정리하면 [한 번 읽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화학 교과서]는 넓게 썼고 [생명의 물리학]은 넓고 깊게 썼다. 초점이 다르기 때문인지 모르나 [한 번 읽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화학 교과서]는 좋고 [원소들의 놀라운 이야기]는 더욱 좋다. 물론 이는 내 관심사와 더 맞고 내 문제의식에 수렴하는 정도가 더 크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원소들의 놀라운 이야기] 외에 그의 다른 책이 우리나라에 번역, 출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니 원서로도 [원소들의 놀라운 이야기]가 아직까지 유일한 출간작인지도 모른다.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다. 원서는 여러 권 나왔지만 번역된 것이 달리 없다면 그 책들이 번역되기를 기다려야 하고 원서 자체가 아직 단 한 권 나온 것이라면 후속작이 나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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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읽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화학 교과서 한 번 읽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교과서
    사마키 다케오 지음, 곽범신 옮김 / 시그마북스 / 202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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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학은 물질의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물리처럼 추상적인 내용이 많고 계산 문제도 무척 많고 생물처럼 외워야만 하는 내용이 한 가득인 분야다. 다른 말로 화학이란 친숙한 물질의 변화를 원자나 분자의 화학 변화라는 미시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학문이다. 화학의 세계에서 물질이 변화하는 현상을 화학 변화라고 한다. 방대한 종류의 물질을 구성하는 요소는 약 30종의 인공 원소를 제외하면 겨우 90종의 원소에 지나지 않는다. 90종의 원자에 주목하면 물질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게 되면서 화학에 대한 이해도 깊어진다. 90 종류 중에서 80% 이상이 금속 원소다. 금속 원소로만 이루어진 물질을 금속이라 부른다. 주기율표의 세로줄 1, 2, 13, 14, 15, 16, 17, 18족의 원소를 전형원소(典型元素)라 부른다. 같은 족의 원자는 가장 바깥 껍질에 전자수가 같으므로 화학적 성질이 비슷하다.


    전헝원소가 아닌 나머지 원수를 전이원소(轉移元素)라 한다. 저자는 화학식과 화학반응 식에 등장하는 원소 기호를 10개로 한정한다. 수소, 탄소, 산소, 질소, 염소, 나트륨, 마그네슘, 아연, 철, 구리다. 물질은 아무리 작아도 질량과 부피를 지닌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질량과 부피가 있으면 물질이라고 한다. 물질의 질량은 형태가 변하든 상태가 변하든, 운동하든 정지해 있든, 지구상에 있든 달에 있든 변하지 않는 실질적인 양이다. 화학에서는 흔히 물질이라는 말을 쓴다. 물리학에서는 물체라는 말을 쓴다. 형태나 크기 등의 형상에 주목했을 경우 물체라 부른다. 물체의 재료를 물질이라 부른다.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수많은 원자가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 물질이다. 원자가 연결되어 분자라는 입자를 형성하고 그 분자가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 물질이다. 이온이라 불리는 '전기를 띤 원자나 전자의 집합으로 이루어진 입자'를 물질이라 한다. 물질을 거시적으로 바라봄과 동시에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는 것이야말로 화학을 한층 더 잘 이해하기 위한 핵심이다. 원자는 더 이상 나눌 수 없다. 물론 그것은 화학적인 수단으로라는 조건하에서다. 원자는 종류에 따라 질량이나 크기가 정해져 있다. 화학 변화에서 다른 종류의 원자로 변하거나 없어지거나 새로 생겨나는 경우는 없다. 


    현재 원소는 원자의 종류를 나타내는 것으로 인공적으로 만든 원소를 포함해 118종이 주기율표에 정리되어 있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원자의 무게는 순서대로 산소, 탄소, 수소, 질소, 칼슘, 인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물의 근본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라고 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속의 탄소는 이처럼 소멸되지 않고 지구상을 빙글빙글 순환하는 셈이다. 현재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탄소 원자 대부분은 원래 식물이 흡수한 이산화탄소다. 이는 식물이 빨아들이기 전에 어떤 동물이 호흡을 통해 내뱉은 이산화탄소일 수도 있다. 아니면 그 동물의 시체가 미생물에게 분해되면서 공기 중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였을 수도 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소의 원자 일부는 과거 어떤 동물의 몸을 구성했던 원자였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역사상 절세의 미녀였다던 클레오파트의 몸을 구성했던 원자였을지도 모른다. 


    화학 변화를 거치기 전이나 거친 후나 물질 전체의 질량은 변하지 않는다. 질량이 보존된다는 뜻이다. 질량 보존 법칙은 반응하는 장소에서 어떤 물질이 빠져나가면 그만큼 가벼워지고 뭔가가 들어와서 결합하면 그만큼 무거워진다는 뜻이다. 금속인 철이나 마그네슘도 불에 탄다. 이것들을 불에 태우고 나면 그 전보다 질량이 늘어난다. 연소 후에는 산화철과 산화 마그네슘이 생성된다. 질량이 늘어난 이유는 그만큼 산소가 결합했기 때문이다. 이 산소는 공기 중에서 유래하므로 공기에서는 그만큼 산소가 줄어들 것이다. 나무, 종이, 양초, 등유 등이 연소하면 가벼워지는 이유는 생성된 물질이 공기적으로 달아나버리기 때문이다. 질량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기 마련이다. 


    나무나 종이, 양초, 등유 등은 탄소, 수소, 산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불에 타면 탄소는 이산화탄소로, 수소는 물로 변화한다. 생성된 물질을 모두 모으면 본래의 가연물에서 반응한 산소의 양만큼 질량이 늘어나게 된다. 원자를 기준으로 생각해보자. 화학 변화를 거친다 하더라도 원자는 파괴되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어떤 화학 변화가 일어난다 해도 전이나 후의 원자의 개수, 종류는 변하지 않는다. 원자가 결합하는 상태가 달라질 뿐이다. 반응 전후로 질량이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당연하다. 원소는 아직까지 애매모호하게 사용되고 있다. 산소라는 단어는 원소인 산소를 말하는지 오존과 구별되는 홑원소 물질을 말하는지 산소 분자를 말하는지 산소 원자를 가리키는지는 문장을 통해 추측할 수밖에 없다. 


    화학 변화와 화학 반응은 같은 뜻이지만 화학 변화는 변화의 결과, 화학 반응은 변화의 과정을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 질량 보존의 법칙은 물리 변화와 화학 변화에서 모두 성립한다. 예외는 핵분열이나 핵융합처럼 질량과 에너지의 상호 교환을 무시할 수 없는 경우다. 미시적으로 보면 원자는 사라지지 않고 새로 태어나지도 않는다. 화학 변화가 일어나더라도 원자의 재구성이 일어날 뿐 원자 전체의 종류와 개수는 달라지지 않는다. 물질을 형성하는 원자, 분자, 이온이라는 아주 작은 입자가 뿔뿔이 흩어지면 온도가 낮아진다. 서로 끌어당기고 있던 것을 억지로 떼어 놓으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때 사용하는 에너지는 다른 곳에서 받아올 수 없다. 그러므로 자신의 온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탄소는 유기물의 중심 원자다. 탄소를 중심으로 산소나 수소 등과 결합하면 수많은 물질이 만들어진다. 금속 원자로는 나트륨, 마그네슘, 아연, 철, 구리 등 다섯 개다. 이들은 상온에서 고체 형태를 띤다. 구리만 붉고 나머지는 모두 은색이다. 하나 같이 전기, 열을 잘 전달한다. 같은 원소로 이루어져 있지만 원자의 결합 방식이 달라서 성질이 다른 물질을 동소체(同素體)라 한다. 물, 암석, 금속처럼 생물의 작용을 빌리지 않고 만들어진 물질을 무기물이라 한다. 현재 유기물은 탄소를 중심으로 한 물질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2억 종이 넘는다고 하는 물질의 90% 이상이 유기물이다. 다만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탄산칼슘 등의 탄산염은 탄소가 원소로 포함되어 있지만 유기물이 아니다. 


    탄소가 연소되면서 생겨나는 이산화탄소는 산소 원자 두 개와 탄소 원자 한 개가 결합한 이산화탄소 분자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간단한 유기물은 메테인이다. 메테인 분자는 산소 원자 한 개에 수소 원 자 네 개가 결합해 있다. 분자의 형태는 완전한 정사면체로 중심에 탄소 원자, 꼭지점 네 곳에 수소 원자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메테인이 연소되면 산소와 반응해 메테인의 C 원자는 이산화탄소, H 원자는 물이 된다. 과학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원시시대의 인류가 불을 이용한 시간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불을 이용하면서 가열을 통해 금이나 청동, 철 등의 금속을 얻는 기술까지 손에 넣게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사원소설을 주장한 것은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에 대한 비판 차원이었다.  인류의 문명사를 크게 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 철기시대로 분류한 사람은 19세기에 활약했던 덴마크의 고고학자 크리스티안 톰센이다. 고대사회에서 처음으로 이용된 금속은 자연 상태에서 금속의 형태로도 산출되었던 금과 굴이었다. 또한 철질운석(철과 니켈의 합금)도 이용되었다. 금은 아름답지만 도구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물렀다. 자연 구리나 철질 운석은 양이 많지 않았다. 지구상의 금속 대부분은 산소나 황 등의 화합물인 광석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인류는 광석의 목탄 등과 섞어 함께 가열해서 금속을 얻는 기술을 손에 넣게 된다. 이는 생산 기술에 본격적으로 화학반응을 응용한 사례였다. 


    광석에서 금속을 추출하거나 추출한 금속을 정렬하거나 합금을 만드는 기술을 야금이라고 한다. 야금으로 광석에서 금속을 뽑아내는 것은 몹시 어려운 작업이었다. 가령 구리는 자연 구리로도 존재하지만 보통은 구리 광석에서 뽑아낸다. 구리 광석의 경우는 구리가 산소나 황과 결합해 있기 때문에 광석에서 산소나 황을 제거하지 않으면 금속 형태의 구리는 얻을 수 없다. 구리 자체는 무르지만 주석과의 합금인 청동으로 변화시키면 주석 함유 비율에 따라 경도를 조절할 수 있다. 철광석의 경우 철과 산소 등은 구리와 산소에 비해 훨씬 강하게 결합되어 있어서 철광석에서 철을 얻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인류는 목탄을 사용해 광석에서 철을 정렬하는 기술을 손에 넣게 된다. 


    현대 화학의 근본 원리는 원자론이다. 방사성 원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원자는 부서지지 않는다는 사고방식은 틀린 셈이지만 고대 그리스 시대에 원자론을 떠올린 자연 철학자가 존재했다는 사실은 실로 놀라운 일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원자론을 두고 '어떠한 물질이든 때려서 부수면 작은 알갱이가 되지 않는가. 부서지지 않는 알갱이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진공 역시 존재할 리 없다. 눈으로 보았을 때 텅 빈 공간 같아도 뭔가가 채워져 있다'고 비판했다. 당시 사람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을 자연은 진공을 싫어한다는 말로 표현했다. 


    판 헬몬트는 62kg의 나무를 태우는 실험을 했다. 실험이 끝나자 1.1kg의 재가 남았다. 발생한 증기는 얼핏 공기와 닮았지만 모아서 양초를 넣어보니 불이 꺼졌다. 즉 나무에는 공기와 비슷한 것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 그는 이것을 나무의 스피릿이라고 불렀다. 이 나무의 스피릿은 와인이나 맥주를 발효시키거나 알코올을 연소시킬 때 생겨나는 공기 비슷한 것과 동일한 물질이라 생각했다. 거듭된 실험 끝에 공기 이외에도 공기와 비슷한 것이 무척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연금술사이기도 했던 헬몬트는 최초의 우주는 무질서한 카오스였다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따라 이 공기와 비슷한 것을 카오스라 부르기로 했다. 헬몬트가 거주하던 지역에서는 자음을 목청소리로 강하게 발음하기 때문에 카오스는 가오스라고 들렸고 이후 가스라는 말로 변했다. 


    원자는 중심에 자리한 원자핵과 그 주변의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원자 속의 전자는 원자핵 주변에서 몇 개의 층(전자 껍질)으로 나뉘어 운동하고 있다. K 껍질, L 껍질, M 껍질, N 껍질 등이 원자핵과 가까운 안쪽부터 순서대로 배치되어 있다. 가장 바깥쪽 전자 껍질의 전자는 원자와 원자가 결합할 때 중요한 작용을 한다. 화학 변화에서는 원자의 재구성이 일어나는데 이때 변화하는 것은 원자핵이 아닌 전자들이다. 특히 가장 바깥쪽 전자 껍질의 전자를 주고 받거나 공유하기도 한다. 이때 원자와 원자의 결합은 화학 결합이라고 한다. 화학 결합으로는 이온 결합, 공유 결합, 금속 결합의 세 가지가 있다. 비활성 기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모든 물질은 원자와 원자의 화학 결합을 통해 형성된다.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의 개수와 중성자의 개수를 더한 값을 그 원자의 질량수라 한다. 원자핵의 양성자와 그 주변의 전자는 개수가 동일하기 때문에 원자는 전체적으로 전하를 띠지 않는다. 원자 속 전자는 원자핵 주변에서 몇 개의 층으로 나뉘어 운동하고 있다. 이러한 층을 전자 껍질이라고 한다. 원자핵과 가까운 안쪽부터 K 껍질, L 껍질, M 껍질, N 껍질의 순서로 배치되어 있다. 각각의 전자 껍질에 들어갈 수 있는 전자의 최대수는 정해져 있다. K, L, M, N 껍질 순으로 2, 8, 18, 32이다. 원자는 원자번호와 동일한 수의 전자를 가지며 안쪽의 전자 껍질부터 순서대로 전자가 채워진다. 가장 바깥 껍질의 원자는 원자와 전자가 결합할 때 중요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원자가 전자라 부른다. 


    가장 바깥 껍질의 전자가 여덟 개인 상태는 매우 안정적이므로 다른 원자들은 비활성 기체의 전자 배치와 동일해지려는 경향이 있다. 주기율표의 가로줄은 주기, 세로줄은 족이라 부른다. 1, 2, 13~18족을 전형원소라 한다. 나머지는 전이 원소라 한다. 원자는 비활성 기체의 전자배치에 가까워지려 한다. 주기율표의 18족인 비활성 기체는 화학적으로 아주 안정적이어서 화합물을 형성하기 어려운 물질이다. 헬륨(He), 네온(Ne), 아르곤(Ar), 크립톤(Kr), 제논(Xe), 라돈(Rn), 오가네손(Og)이 18족에 속한다. 가장 바깥쪽 전자 껍질이 모두 채워져(2개 또는 8개) 매우 안정되어 다른 원소와 화학 반응을 거의 하지 않고 단원자 분자 기체로 존재한다. 


    헬륨의 경우 2개, 네온, 아르곤, 크립톤 등은 8개이다. 아르곤은 K 껍질(정원 2개), L 껍질(정원 8개)에 채워진 후 M 껍질(정원 18개)로 들어가는 데 전자껍질이 몇 개로 나뉘어 있어서 안정성이 서로 다르다. 전형원소 중에서 1족과 2족은 가장 바깥 껍질 전자의 개수가 각각의 족 번호와 동일하다. 13~18족 원소의 가장 바깥 껍질 원자는 각 족 번호 1의 자릿수와 개수가 동일하다. 전형원소의 경우 같은 족 원자들은 가장 바깥 껍질의 전자의 수가 같다. 이 점 때문에 동일한 족의 원소들은 무척 유사한 화학적 성질을 보인다. 1족, 2족의 경우 주기율표 아래쪽에 자리한 원자일수록 원자핵의 영향권에서 멀어져가는 까닭에 가장 바깥 껍질의 전자가 원자로부터 벗어나기도 쉬워진다. 


    따라서 아래쪽 원자일수록 전자를 잃는 반응이 현저하게 나타난다.(107, 108 페이지) 리튬, 나트륨, 칼륨, 루비듐, 세슘, 프랑슘 등 수소를 제외한 1족은 알칼리 금속이라 부른다. 알칼리 금속은 반응성이 뛰어난 가벼운 금속으로 1가 양이온이 된다. 족에서 아래의 원소 일수록 가장 바깥 껍질에 전자가 원자핵에게서 벗어나기 쉽다. 이는 전자를 내보내기 쉬운 만큼 반응성도 높아진다는 뜻이다. 물에 넣으면 리튬은 조용히 수소를 발생시키면서 반응해 수산화리튬이 된다. 소듐은 쌀알 크기의 경우 수소를 발생시키며 수면을 이리저리 휘젓다 수산화소듐으로 변한다. 젖은 여과지 위에 올려두면 수소에 불이 붙어 노란색 불꽃과 함께 타오른다. 큰 덩어리를 물에 넣으면 폭발해 물기둥을 일으킨다. 


    소듐보다 아래에 있는 포타슘은 쌀알 만한 알갱이를 물에 넣으면 보라색 불꽃을 피어 올리며 수면을 휘젓다가 수산화포타 슘으로 변한다. 원자핵에서 가장 바깥 껍질이 멀수록 가장 바깥 껍질의 전자를 내보내기 쉬워지고 원자핵에서 가장 바깥 껍질에 가까울수록 가장 바깥 껍질로 전자를 받아들이기 쉬워진다. 주기율표의 중앙에 자리한 제 3 주기에서는 알루미늄을 기준으로 크게 금속 원소와 비금속 원소의 두 가지로 나뉜다. 금속 원소와 비금속 원소가 반응하면 대부분의 경우 이온성 화합물이 형성된다. 양이온과 음이온이 전기적으로 균형을 이루며 생겨나는 결정이 이온 결정이다. 이온성 화합물을 염이라고 부른다.


    물은 각종 물질을 용해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난 액체다. 바닷물에는 60 종 이상의 원소가 녹아 있다. 유성 물질은 물에 거의 녹지 않는다. 염화 소듐 같은 이온성 화합물은 음과 양의 두 이온이 서로를 끌어당기고 있다. 이처럼 이온이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이 물속에서는 결정 내부의 약 80분의 1로 낮아진다. 그만큼 물속에서는 음양의 두 이온이 흩어지기 쉬워진다는 뜻이다. 기본적으로 이온성 화합물은 물에 녹아 양이온과 음이온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염기는 화학적으로는 산과 반대되는 물질이다. 산과 중화되어 염과 물을 만들어낸다. 물을 만들어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염기는 염의 기본이라는 뜻으로 산과 중화되어 염을 형성하는 물질이라는 의미이다. 


    알칼리의 칼리란 재를 뜻한다. 금속을 이용한 역사는 그 금속을 광석에서 추출해내는 난이도와 크게 관련이 있다. 자연 금, 자연 은, 자연 구리처럼 홑원소 물질이 그대로 산출되기도 하지만 금속은 대부분 산화물, 황화물 형태로 산출된다. 이들 화합물이 강하게 결합되어 있을수록 광물에서 금속을 추출하기 어려워진다. 금, 은, 수은, 구리, 철이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고 이어서 납, 주석 그리고 이후에 아연이 추출된 이유는 결합력의 차이 때문이다. 세상의 물질을 아주 대략적으로 분류하자면 이온성 화합물, 분자성 화합물, 금속 등의 3대 물질로 나뉜다. 이온성 화합물은 금속 원소와 비금속 원소의 결합으로 생겨난다. 금속 원자가 양이온으로 변하고 비금속 원자가 음이온으로 변해서 결합한다. 분자성 화합물은 비금속 원소간의 결합으로 생겨난다. 


    금속은 금속 원소의 원자가 금속 결합으로 결합하면서 생겨난다. 암석과 모래는 이산화규소로 이루어져 있다. 지구의 지각을 형성하는 암석의 주성분이 규소와 산소다. 이산화규소로 이루어진 대표적인 광물이 석영이다. 그 중에서도 아름다운 결정형을 띤 석영은 수정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다이아몬드나 이산화 규소 등의 고체는 공유 결합 결정이다. 공유 결합은 무척 강한 결합이므로 그 결정은 녹는점이 대단히 높다. 대부분의 물질은 고체 쪽이 더 밀도가 크므로 같은 부피라면 고체가 더 무겁다. 하지만 물의 경우 빈틈이 많은 구조인 얼음이 녹아서 물로 변하면 부분적으로는 얼음의 구조가 남아 있지만 다른 물 분자가 빈틈을 메워주기 때문에 액체임에도 밀도가 더 커진다.


    물처럼 밀도가 고체보다 액체가 높은 물질은 규소, 갈륨, 저마늄, 비스무트 등 한정적이다. 지구상에서 수소는 분자의 형태로 존재하지만 지구의 중력으로는 수소를 대기권에 잡아둘 수 없으므로 대기 중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수소 기체는 기체 중에서 가장 가볍다. 수소는 불에 타면 물이 된다. 탄소나 탄소를 포함하는 화합물을 공기 중에서 연소시키면 이산화탄소가 생겨난다. 탄소나 탄소를 포함하는 화합물이 불완전 연소를 일으키면 일산화탄소가 생긴다. 산소는 지각에서 가장 많은 원소다. 불에 잘 타는 물질이다. 불을 붙이면 푸른 불꽃과 함께 타올라 이산화황으로 변한다. 이산화황은 아황산가스라는 별명도 있다. 무색의 자극적인 냄새의 유독가스다. 


    마그네슘 성분이 많이 함유된 물은 설사를 유발하기도 한다. 마그네슘 화합물은 변비약으로 사용된다. 탄산칼슘은 물에 녹지 않는다. 탄산칼슘으로 이루어진 석회석은 시멘트의 원료로 사용된다. 달걀껍질이나 조개껍질의 주성분 역시 탄산칼슘이다. 석회석을 고온으로 가열하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생석회(산화칼슘)가 된다.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지역에서 생겨난 동굴을 종유동이라고 한다. 석회암은 물에 녹지 않지만 이산화탄소가 지나치게 많으면 탄산수소 칼슘으로 변해서 용해된다. 녹은 부분이 커지면서 동굴로 변하게 된다.


    철과 탄소가 결합된 강철은 물이나 청동보다 단단하고 강해서 도구나 무기, 건축자재로 쓰였다. 우주에서 지구로 날아온 운석 중에서 주성분이 철인 운석 을 철질운석이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철질 운석에는 5- 15%의 니켈이 포함되어 있다. 인류가 처음으로 접한 철은 운철이었을 것이다. 다양한 고체의 1 cm³당 질량을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1 cm³ 크기의 물체를 만들어서 질량을 측정하면 되겠지만 매번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물체를 부수지 않고 1 cm³ 질량을 구하려면 질량과 부피를 측정해서 단위 부피당 질량을 계산하면 된다. 자연에 존재하는 동위원소의 비율은 거의 일정하다. 수소 원소에는 안정 동위원소인 수소와 중수소, 방사성 동위원소인 삼중수소가 있다. 


    모든 분자는 항상 격렬하고 복잡하게 운동하고 있다. 이 운동을 열 운동이라고 한다. 고체의 경우 부들부들 떨리는 진동이라는 운동을 한다. 온도란 미시적 관점에서 보자면 분자가 얼마나 운동을 열심히 하는지를 나타내는 정도이다. 열심히 운동하면 고온, 얌전하면 저온인 셈이다. 온도가 낮아진다는 말은 분자의 운동이 점점 완만해진다는 뜻이다. 그러다 결국 분자도 운동을 멈추게 된다. 분자의 운동이 멎었을 때의 온도가 바로 - 273.15°C로 이보다 낮은 온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높은 온도는 어떨까? 분자가 계속해서 운동하면 온도는 높아진다. 몇 만 도, 몇 억 도, 몇 조 도도 가능하다. 이때 분자는 파괴되어 플라스마 상태가 된다.


    어떤 물질이 산소와 결합했을 때 물질이 산화되었다고 표현한다. 이 화학반응을 산화라고 부른다. 산화물이 산소를 잃으면 물질은 산원되었다고 표현하며 이 화학반응을 환원이라고 한다. 19세기 초까지 화학자들 사이에서는 유기물을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다는 사고방식이 팽배했다. 그런데 1828년 독일의 화학자 프리드리히 뵐러가 무기물인 사이안산암모늄을 가열하는 과정에서 유기물인 요소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내고 말았다. 뵐러가 인공적으로 요소를 만든 후 무기물에서 다양한 유기물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기물은 유기체라는 생명력을 지닌 생물이 만든 물질이 아니라 탄소 골격에 수소가 결합한 탄화수소를 기본으로 산소 원자나 질소 원자 등이 포함된 물질이라 여겨지게 되었다. 수소와 산소를 섞고 그냥 내버려두기만 해서는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적절한 비율로 섞은 후 불을 붙이거나 전기 불꽃을 튀기면 격렬한 반응을 일으키며 물이 생겨난다. 수소와 산소는 물보다 에너지가 많음에도 섞어도 자연스럽게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가 대체 뭘까?


    우리가 산을 넘어갈 때 산의 높이에 따라 오르기 어렵거나 쉬울 때가 있듯이 화학반응 역시 에너지의 산이 높을수록 반응이 진행되기 어렵다. 불을 붙이거나 전기 불꽃을 튀기는 것은 이 산을 넘어갈 수 있게끔 돕는 작업이다. 이 에너지의 산만 넘는다면 비로소 수소 화합물 그리고 생성된 물의 에너지 차이 만큼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반응이 진행된다. 반응이 더 쉽게 일어나도록 에너지의 산을 낮추는 데 쓰이는 물질이 바로 촉매이다. 촉매를 사용하면 반응에 필요한 활성화 에너지의 산을 낮춰주므로 반응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촉매는 고체, 기체, 액체 어떠한 상태라도 상관없으며 작용하는 동안 자신은 계속해서 변화하지만 작용을 마치면 본래대로 돌아가기 때문에 반응 전후로 질량은 변화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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