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에서 열린 김제동 토크 콘서트에 다녀왔다. 얼마전 3년 만에 모인 친구들 모임에서 "김제동 공연 갈까?" 하는 말이 나왔고, "그래, 가자"로 말이 모아져 8일 만에 또 뭉쳤다. 대부분 돈 버는 것과는 거리가 먼 아줌마들이기에 6만원이라는 입장료가 엄청났지만 일 년에 한 번 나를 위해 쓰는 돈인데...라며 당당해졌다. 

그녀들은 내가 처음 원주 와서 살 때 원주여성민우회 동화읽는소모임을 통해 만난 친구들이다. 난 큰아이는 업고 작은아이는 뱃속에 있을 때였지만 열심히 활동했다. 지금은 여기저기 흩어져 살고 있어 자주 만나기도 힘들고 민우회랑도 멀어져 있지만 아이들을 함께 키운 민우회 모임을 생각하면 고향 같다. 

김제동은 갑작스럽게 열린 이번 공연은 한국여성민우회를 후원하는 공연이라서 수락했다고 한다. 김제동은 2005년 한국여성민우회에서 주는 푸른미디어상(언어상)을 수상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김제동 님은 사투리 화자가 주는 친근함으로 말의 장단과 고저가 부드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언어가 난무하는 연예오락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바른 언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돋보인다. 반짝이는 기지와 날카로운 비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축적된 특유의 유머로 보는 이에게 자극적이거나 말초적이지 않은 넉넉한 서민적 웃음을 전달한다. 때문에 그는 늘 편안한 분위기로 시청자들의 사랑과 공감을 이끌어낸다."(선정 이유)

개그 프로를 그닥 즐기지 않는 나는 티비에서 김제동이 진행하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를 본 건 그와 관련된 이러저러한 뉴스를 통해서다. 그러다가 요즘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해서 방송에 전혀 나갈 수 없게 된 사연 때문에 안쓰러워하고 있었다.   


원주에서 올라갔는데도 한 시간이나 먼저 도착해서 공연장 앞이 한산하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뜨거운 감자<고백> 뮤직 비디오가 나왔는데 이젠 1박 2일에 안 나오는 김C 아저씨가 넘 보고 싶어졌다. 


누군지 모르는 아이돌이랑 나와서 춤도 추고 그랬는데 본인도 이야기했지만 넘 어색했다. 

김제동을 처음 보고 놀란 건 사람이 참 작다는 것이었다. 키도 작고 눈도 작고 너무 말라서 어찌나 안쓰러워 보이던지... 하지만 김제동은 자신의 이런 신체 약점을 모두 개그 소재로 삼아 관객을 즐겁게 해주었다. "못 생긴 김제동 덕분에 잘 생긴 아무개가 대접 받는 거 아니냐, 못 생겼다고 욕하지 말자, 우주에 딱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니 내가 최고다, 그리고 비교는 부분적 차이를 확대시키는 결과를 낳으니 비교하지 말자."

김제동은 관람객의 연령대가 유치원생에서부터 70대까지인 관계로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더니 책을 많이 읽는 사람답게 역시 책으로 시작했다.<지식-e>에 담긴 팀버튼의 "개성이 강한 사람은 늘 세상에서 괴물 취급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길게 아주 웃기게 하면서.  


김제동 토크 콘서트에는 늘 초대 손님이 있는데 이 날은 김신영이 나왔다. 김제동은 김신영을 정말 좋은 아이라고 소개했다. 또 속이 깊은 소녀 가장이기도 하다고. 공연장에 와서 십분 전에 만났다는데 둘이서 한 시간 동안 주고받는 에드립이 몇날 며칠 연습한 것처럼 척척 맞았다.


김제동의 본격 토크는 초대 손님인 김신영이 들어가고 난 후부터였다. 김신영이랑 둘이서 주고받는 말장난에 '저러다 끝나는 거면 넘 허무하네' 그러고 있었는데...음, 역시 김제동이었다. 그후로 계속된 김제동 토크에 너무 웃어서 원주에 와서도 내내 머리가 아팠을 정도다.   

김제동은 언어, 특히 영어와 각 지방 사투리의 특성에 대한 이야기를 오랫동안 했는데 모두 끄덕뜨덕... 영어는 경험상 너무 어려서부터 안 해도 되고,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인 표준어만 강요하면 민중성이 살아날 수가 없단다. 이 썩을 놈아!- 아주 친환경적이고 애정이 듬뿍 담긴 욕이니 자주 써야 한다고. 가장 나쁜 욕은 "이 안 썩을 놈아, 이 PVC 같은 놈아! 요즘 이런 욕 들을 사람 많죠?" 라고 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아주 심한 욕이라며 조정래의 <태백산맥>과 박경리의 <토지>에서 한 대목씩 뽑아냈는데 그게 참 어찌나 시의적절했는지... 그리고 욕은 모난 부분을 잘라내서 둥글둥글하게 만들고 더 큰 갈등이 일어나지 않게 해주는 역할을 하므로 적절한 욕을 하면서 욕구불만을 해소하는 것은 좋지 않냐고 묻기도 했다.

정치판 이야기도 좀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쪽 이야기를 대놓고 하지는 않았다. 대신 관객들 편을 갈라 박수치기를 몇 번 시킨 후 잘한 쪽 못한 쪽으로 금방 분위기가 썰렁해지자 "편을 갈라놓으면 이렇게 금방 갈라집니다."라는 말로 요즘 세태를 풍자해주었다.

김제동이 은평 보궐선거에 나올 거라는 설에 대해 어이없어 하면서 자신은 나이가 들면 친구들이 많은 고향에 내려가서 동네 이장을 하는 게 꿈이란다. 김제동 같은 사람이 정치를 하면 국회가 늘 웃음으로 가득 차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 지금은 개성이 강한 아이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관객들을 불러내어 즉석 춤추기도 시켰는데 용감하고 대범한 분들 넘 많더라. 한 분이 전북 완주의 한 초등학교 토크 콘서트를 섭외하러 왔다고 하니까 1년 안에 가겠노라고 즉석에서 허락하기도.  

내가 앉은 자리가 중간 이후여서 사진 상태가 모두 멀다. 김제동은 원래 관객 200명 이하의 소극장에서만 공연을 했는데 이번처럼 다양한 연령층이 몇천 명씩이나 모인 곳에서의 공연은 처음이라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며 웃겼다.


냉방이 시원찮은 공연장은 엄청난 관객들의 웃음과 함성으로 무지하게 더웠다. 김제동은 조명 받아가며 세 시간 동안 떠들어대니 얼굴에선 땀이 비오듯 쏟아졌는데도 불평 한마디 안 했다. 

세 시간의 공연이 다 끝나고 무대 뒤로 들어갔던 김제동이 앵콜 외침에 기타를 들고 다시 나왔다. 노래는 잘 못하지만 김광석을 좋아한다며 <일어나> 1절을 부르며 흥분된 공연장의 분위기를 가라앉혀주었다. 다시 일어나고 싶은 요즘 김제동의 마음이 들어 있는 것 같아 더 짠하다.

       일어나                  -  김광석
 
검은 밤의 가운데 서 있어
한치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에 있을까
둘러봐도 소용없었지
인생이란 강물 위를 뜻없이
부초처럼 떠다니다가
어느 고요한 호숫가에 닿으면
물과 함께 썩어 가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김제동 토크 콘서트를 보고 난 느낌은 관객과 함께 어울려서 고통마저도 즐거운 웃음으로 승화해내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별 의미 없이 실컷 웃고 난 다음에야 뼈가 있었구나 되새기게 만들고, 지켜보는 사람들이 힘들어하지 않게 하는 참으로 편안한 사람. 

그가 떠나가는 관객들을 향해 던진 마지막 말은 "여러분, 걱정하지 마십시오. 김제동 잘 살고 있습니다." 그래요, 꿋꿋하게 보란듯이 잘 살아주세요! 끝까지 당신을 응원할게요.


댓글(25)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sslmo 2010-07-05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추천 꾸욱~누르고 갑니다.

소나무집 2010-07-06 06:5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꿈꾸는섬 2010-07-05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6만원이 아깝지 않은 콘서트였군요.^^

소나무집 2010-07-06 06:52   좋아요 0 | URL
아줌마들 부들부들 떨게 만드는 돈이었지만 공연 보고는 모두 아까워하지 않았어요.^^

2010-07-05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6 0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0-07-05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을 낮추어 다른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참 아름다운 사람이죠?! ^^


소나무집 2010-07-06 06:56   좋아요 0 | URL
네, 아름다운 사람.
김제동 씨는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사람 멋진 사람이었어요.


임걱정 2010-07-05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가 여자면 제동이랑 결혼한다. 물론 제동이가 싫어하겠지만...ㅋㅋㅋ

smilepost 2010-07-05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꼭 한번 김제동 토크쇼 보러 가야겠네요 잘봤습니다.

소나무집 2010-07-06 06:58   좋아요 0 | URL
네, 소극장에서 공연할 때 보러 가세요.

엘리자베스 2010-07-06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갔다 오셨군요. 페이퍼 올린 거 보고 침만 흘렸었는데...
역시 행동으로 보여주시는군요.
김제동이 만든다는 대안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합니다.
15분 공부하고 45분 쉬는 시간을 주어서 그 쉬는 시간 동안은 온전히 사람하고만 놀게 할 거라고 했다는데... 참 김제동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나무집 2010-07-06 07:01   좋아요 0 | URL
발빠른 친구 하나가 표 다 구해놓고 "와!!" 하니 안 갈 수가 없었어요.
김제동은 개성이 강한 아이들이 괴물 취급을 받지 않는 대안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했어요. 15분 공부하고 45분이라... 지금 아이들에겐 꿈 같은 학교네요.

순오기 2010-07-06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제동, 참 심지 깊고 반듯한 젊은이지요.
작은 눈으로 보는 세상이야기에도 깊은 뜻이 담겨 있고요...
님 덕분에 김제동토크쇼~ 잘 감상했어요.^^

서울까지는 못 가고, 광주에서 하면 꼭 가보고 싶어요.

소나무집 2010-07-06 17:02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심지가 깊고 사랑스러운 사람이었어요.
엄마랑 누나 다섯 이야기가 들어 있는 영상도 보여주었는데 그게 더 친근하게 느껴졌고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도 넘 좋아 보이더라구요.
소극장에서 공연할 때 가세요. 김제동 씨의 참맛은 소극장 공연에 가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공연은 워낙 사람이 많아서 김제동 씨도 힘들고 본인의 끼를 다 보여주지도 못하지 않았나 싶어요. 다음에서 다녀간 사람들 숫자를 보니 김제동 씨의 인기가 실감나네요.

내가하면민주화 2010-07-06 0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과거정부때 심현섭 현정부때 김제동...
먼저한넘 나중한넘...
다 개구리 올챙이시절 모르느걸 왜 나만 스캔들로 주장할까.

이루터 2010-07-06 0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김제동의 토크쇼를 인터넷 동영상으로 보았으면 참 좋겠다.
김제동씨의 용감한 아니 정직한 그 참모습을 보고싶다.
김제동, 화이팅!

동화 2010-07-06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귀한 소식 정말 고맙습니다. 직접 현장에 없었지만, 마치 현장의 뜨겁고 속시원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김제동씨의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잇고, 또 이렇게 전달하시는 분이 계시니 우리 사회는 희망이 있어요. 힘내고 겨울을 이겨냅시다.

전호인 2010-07-06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괜찮은 친구입니다.
웃음에 철학을 가미한다고나 할까요?
말한마디 한마디에 뼈가 있어서 깊게 생각할 수록 묘미있는 웃음을 유발하는 친구같아요.
그래서 좋아합니다.
입장료가 좀 비싸다싶었는데 님의 글을 읽고 나니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밀려듭니다. ^*^

소나무집 2010-07-07 10:45   좋아요 0 | URL
정말 괜찮은 성실한 분이었구요, 소극장 공연할 때 가서 보시면 아주 좋을 것 같아요. 소극장 공연할 때는 관객석과 무대 구분 없이 돌아다니면서 소통하는데 이번 공연은 사람이 넘 많아서 그런 재미는 좀 별로였어요.

소나무집 2010-07-16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 개설 이래 조용한 내 서재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추천을 해준 글은 처음일세그랴. 그동안 큰 의미 없이 다음으로 글보내기를 했는데... 김제동이 그만큼 대중적이고 사랑받는다는 의미겠지. 앞으로 빨랑 세상이 바뀌어서 방송에 복귀하고 장가도 갔으면 좋겠다. 제동 씨 홧팅! 놀라운 일이라서 기록.^^

프레이야 2010-07-15 0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제동 토크콘서트가 어떤 건가 했더니
우연히 님의 이런 페이퍼를 찾게되네요.
난 이걸 왜 이제야 봤다지요? ㅎㅎ
이곳 부산에 26일 합니다. 신청해뒀어요.
너무 기대돼요.^^

소나무집 2010-07-16 00:47   좋아요 0 | URL
제가 간 공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느낌 전달이 잘 안 됐어요. 제동 씨 토크는 혼자가 아니라 관객들 사이를 종횡무진 돌아다니면서 묻고 대답하면서 같이 진행하더라구요. 소극장 공연이면 더 좋을 거예요.^^
다녀와서 글 올려주세요.

한국여성민우회 2010-07-15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트랙백 걸기가 안 되어서 댓글 남겨요~ 감동적인 후기 잘 보고 갑니다. 저희 블로그에도 후기 올렸어요^^; 원주여성민우회 화이팅!!

소나무집 2010-07-16 00:48   좋아요 0 | URL
우와~ 영광입니다. 민우회 본부에서 찾아오시다니.... 그날 준비하신 모든 분들 수고하셨어요. 다음엔 권해효 같은 분 연극도 준비해 보세요.
 

 

 

 

 

 

 

 

시험 끝난 날이라고 저녁을 먹고 느긋하게 나가서 <맨발의 꿈>을 보기로 했다. 

영화 보러 가면서 조조면 한 사람당 4천원이니까(할인 받아서) 16000원인데 밤에 가니까 32000원이라고 했더니 울 아들 하는 말,  

"아, 야야 영화는 더 비싸구나!"  

나머지 세 가족 동시에 

"엥, 야야가 뭐야!" 

울 아들 

"아침에 보면 조조고 밤에 보니까 야야 맞죠~~~"

야야가 아니라 심야라고 해도 끝까지 야야가 맞다고 궁시렁대던 아들...  

 

영화관에 들어가면서는 축구도 하고 시험 보느라 피곤해서(?) 잘 것 같다더니... 두 시간 내내 동티모르 아이들 흥분할 때마다 같이 흥분하면서 극장이 운동장인 줄 알던 울 아들.  

흥분해서 소리 지르고 가끔 벌떡벌떡 일어나서 공 차는 시늉까지...  극장엔 중딩으로 보이는 아이들 넷과 우리 가족뿐이었으니 그게 가능했지. 이 녀석아, 너 사람 많은 극장에서 그러면 쫒겨난다잉.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실 2010-07-03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거 보셨구나. 저흰 내일 보러 가려구요.
오늘은 친구와 방자전 봤습니다. 나름 재밌던걸요~~~

소나무집 2010-07-05 08:55   좋아요 0 | URL
이 영화 정말 아이들이랑 재미있게 보았어요.
방자전도 보러 가야겠어요.

순오기 2010-07-03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조는 4천원 야야는 8천원 받는군요.
우리동네는 조조 5천원, 야야는 7천원인데~ ^^
평일 무료관람권만 있어서 기말시험 끝낸 막내한테 가자니까
이런 영화 보기 싫다네요. 나혼자 월욜에 봐야지요.ㅋㅋ

소나무집 2010-07-05 08:59   좋아요 0 | URL
조조 5000원인데 카드 할인 같은 거 받으면 4000원이더라구요.
밤에 보러 가니까 좀 아깝다 싶어서 한마디 한 건데...
가서 보니 아이들은 할인돼서 더 싸게 봤어요. 고딩들한테는 좀 심심하 것 같긴 해요. 그래도 영화 보고 오서 동티모르가 어디 있는 나라인지 찾아보고 그랫어요.

전호인 2010-07-03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야, 조조. 야야라는 말에 웬반말을... 했다는.
아이들 시험이 끝나야 가족이 영화를 갈 수 있을 것 같네요.
다음주 화요일에 끝난다니 기다려봐야지요.
제주여행과 영화 모두 해내고 말꼬얌. ㅋㅋ

소나무집 2010-07-05 09:00   좋아요 0 | URL
우리 아들의 조어 실력에 요즘 두고 두고 웃어요. "아들아, 오늘 야야 보러 갈까?" 주말엔 슈렉 또 봤어요.

엘리자베스 2010-07-04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같이 간 친구는 동티모르 아이들이 결승골 넣을때 막 박수쳤답니다. 실제 경기인양 흥분하는 친구를 보고 있자니 참 귀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랬답니다.

소나무집 2010-07-05 09:01   좋아요 0 | URL
저도 박수 친 아줌마예요.^^ 관람객이 없어서 좀 마음놓고 쳤죠.

꿈꾸는섬 2010-07-04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도 어제 영화(슈렉)봤는데 조조 5천원짜리 보다가 성인 9천원 학생 7천원 주고 영화 보려니 좀 아깝긴 하던데요. 그나마 알라딘 할인쿠폰이랑 포인트로 결제해서 좀 저렴해지긴 했지만 말이에요.
이 영화 모두 평이 좋아서 저도 보고 싶어요.ㅎㅎ

소나무집 2010-07-05 09:04   좋아요 0 | URL
그죠? 조조 보다가 다 주고 보려면 넘 아까워요.
근데 재미있는 영화는 예매를 안 하면 조조를 볼 수가 없어서리...
 

우리 아이들 학교는 이틀에 걸쳐서 시험을 보는데 초등 시험을 이틀 동안 본다는 게 심히 마음에 안 든다.  

시험 기간 내내(아니 늘 하던 생활을 그대로 유지한 것뿐이로구나!!!) 울 아들은 해 넘어갈 때까지 축구하기. 들어와서 오랫동안 샤워하기. 밥 두세 번씩 퍼다가 아주 오랫동안 먹기. 책 들고 왔다갔다 하기. 엄마가 시험 공부는 안하니? 하고 한 마디 할라치면 어느새 이불 속에 들어가 잠들어 있기. 를 반복한 아들.  

기말 시험인데도 전혀 신경 안 쓰는 우리 아들과 시험 보는 날 아침에 나눈 대화가 생각나서 내내 웃음이 나온다. 속이 터져서 나온 웃음...

시험 보는 첫째 날 아침  

엄마 : 아들아, 오늘 기말 시험 보는 날인데 혹시 알고 있니? 

아들 : 그럼요, 그걸 누가 몰라요. 

엄마 : 음... 알고 있었구나. 다행이다. 

 

시험 보는 둘째 날 아침 

엄마 : 아들아, 오늘도 시험 보는 날이다. 책가방은 잘 챙겼니? 

아들: 그~럼요. 다 챙겼어요.  

 

등에 멘 가방이 너무 가뿐해서 열어보니 시험 끝나고 수업하는 음악책 하나랑 필통 하나만 들었다. 오늘 시험 볼 책(수학, 과학, 영어)은 하나도 챙기지 않은 아들, 오우, 역시 울 아들답다.  

8시 20분에 학교 갔는데 9시까지 뭘했을까 궁금해 죽겠다.ㅜㅜ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꿈꾸는섬 2010-07-02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9시까지 축구하지 않았을까요?
걱정이 많이 되시겠어요. 그래도 아이들도 나름의 방식대로 잘 자라고 있을 거라고 믿어요. 소나무집님 아이들은 워낙 기본이 튼튼하잖아요.^^

소나무집 2010-07-03 11:06   좋아요 0 | URL
7시 반까지제가 억지로 델꼬 들어오는 시간) 축구하고 들어와서 30분 이상 샤워하며 놀다가 1시간 가까이 쫑알대며 밥 먹고...
공부는? 하고 물으면 학교에서 다 했어요~

세실 2010-07-02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그래도 초등때는 기본 성적은 유지하더라구요.
울 규환군도 어제, 오늘 시험인데, 나의 눈을 피해 <내일은 실험왕> 보고 있더라구요.
그게 시험날 딱 맞춰 집으로 배달이 왔네요. 원

소나무집 2010-07-03 11:07   좋아요 0 | URL
시험 기간이라고 해도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엄마들만 초조한 것 같아요.ㅜㅜ

같은하늘 2010-07-02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희 아들도 다음주 수요일에 시험인데 저만 애닳아요.ㅜㅜ

소나무집 2010-07-03 11:10   좋아요 0 | URL
초등 1,2학년 때는 문제집 하나 사보지 않았고 시험 공부 같은 건 아예 시킨 적도 없어요. 아무래도 그때의 부작용인 듯...
그래도 아들 녀석이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노는 걸 보면 너무나 뿌듯해요. 아직은...

무스탕 2010-07-02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이 시험 끝났어요~~~ >0<
그런데 지성이는 내일까지에요... ㅠ.ㅠ
정성이가 수요일에 시험을 봤는데 학교에서 돌아오자 마자 자유다~~ 라고 외치더군요...;;;;

소나무집 2010-07-03 11:13   좋아요 0 | URL
축하 축하~
울 아들도 어제 학교 갔다 오더니 "앗싸, 시험 끝났다!" 그러는 거 있죠? 공부는 안 해도 나름 마음의 부담은 있었나?

엘리자베스 2010-07-02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은이도 음악책 하나 달랑 넣고 갔답니다. 가방이 가벼워서 너무 좋다고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말이에요.
심지어 도은이는 어제 생전 안가던 학교 도서관도 다 갔답니다.
시험기간만 되면 왜 이리 책이 읽고 싶어지는지 모르겠다면서...
아무튼 오늘 시험 끝이네요~~~

소나무집 2010-07-03 11:15   좋아요 0 | URL
도은이는 평소에 열공하잖아요.
아침에 학교 가서 뭘 했냐구 물었더니, "놀았죠. 책 가지고 갔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ㅋㅋ

pjy 2010-07-02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험기간 참 좋아했는데요^^ 일찍 끝나고 책가방 가벼워서요 ㅋㅋ

소나무집 2010-07-03 11:1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일찍 끝나고 책가방 가벼운 건 정말 좋아요.
다음 날 시험 부담만 없다면 더 짱인데 말이죠.

순오기 2010-07-03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생들까지 '목숨걸고' 공부해야 한다고 현수막 거는 학교도 있더군요.
애들이 대체 놀 시간이 없으니...초딩때라도 맘껏 놀려야돼요.
느긋한 지우~ 시험, 그까이꺼 뭐~~~ 대충!^^

소나무집 2010-07-05 08:53   좋아요 0 | URL
정말 미쳤어. 소리가 나오네요.
그 학교 샘들은 목숨을 건다는 게 뭔지 모르나 봐요.
누구를 위해서 목숨을 걸라는 이야기인지 훤합니다.
울 얘들 학교도 요즘 샘들이 공부시키라고 문자 주구줄창 보냅니다.ㅜㅜ

희망찬샘 2010-07-06 05:52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선생님도 그 말에 많이 부르르~ 하시더라구요. 너무 부끄럽다고. 아이들 불쌍해 죽겠습니다. 대회 지도 하는 아이(동시부문)을 일 주일에 한 번 만나기로 했는데 하도 안 와서 담임샘께 쪽지 드리고 좀 보내달랬더니 얼굴이 노래서 달려 와서는 국가수준 성취도 평가때문에 쉬는 시간 없이 공부한다며, 지금도 시험치고 채점하다 놀래 내려왔다더라구요. 갑자기 미안해 지면서. 시험 끝나고 다시 만나자 그랬습니다. 불쌍한 아이들.

소나무집 2010-07-07 11:53   좋아요 0 | URL
기말고사 끝났는데 마음의 부담을 안고 있는 딸아이를 보면 안쓰럽더라구요. 그래서 열공하라는 말은 안 해요. 하면 하는 대로...

희망찬샘 2010-07-06 0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아이들 공부하는 거 옆에서 같이 공부 했을 거예요.^^ 소나무집님 저도 인사 왔어요.

소나무집 2010-07-07 11:51   좋아요 0 | URL
공부 안 하고 책 없는 아이들끼리 놀았대요. 그래서 역시 울 아들이야! 했습니다.^^
 
만화 English 결정타 파악하기 1 - 문장과 시제 만화 결정타 파악하기
이영주 지음, 울림 그림, 강보배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영어 문법을 공부하다 보면 나오는 어려운 용어들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날을 위하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화 English 결정타 파악하기 2 - 동사의 다양한 활용 만화 결정타 파악하기
이영주 지음, 울림 그림, 강보배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영어 문법을 만화로 재미있게 읽고 읽고 또 읽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