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일 년이 지나갈 줄 몰랐다.
아이들을 보내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말이다.
그래서 너무너무 미안하다.
지난 주에 고2 딸아이가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정말 보내기 싫었다.
내게 수학여행은 세월호 사고와 동의어가 되었기 때문이다.
수학여행이라는 말만 들어도 슬픔이 밀려오는데 그 수학여행을 보내야 했다.
채 일 년도 안 되어서 수학여행을 들먹이는 학교도 싫었고,
수학여행을 보내고 있는 나도 미웠다.
아이도 수학여행 가는 걸 내켜하지 않았다.
"엄마, 나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아이가 수학여행을 가면서 남기고 간 말이다.
수학 여행을 가 있는 동안 내내 불안한 마음으로 보냈다.
3박 4일 후
아이가 집으로 돌아오고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그리고 일 년 전 수학여행을 가서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엄마들의 마음이 떠올라서 내내 마음이 안 좋았다.
그냥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만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게 더 미안하다.
그 사고의 당사자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그 사고를 지켜본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가 아직도 깊디깊다는 걸 정치권은 알아야 한다.
잊지 않으려고 이렇게 몇 자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