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사실 보림 창작 그림책
최재은 그림,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 최재숙 옮김 / 보림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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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널려 있어서 아무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것들이

이 책을 읽고 나면 중요해지기 시작합니다.

숟가락, 데이지꽃, 비, 풀, 눈, 사과 , 바람, 하늘, 신발,

그리고 내 곁에 있는 바로 너의 존재까지도.

마지막 장엔 거울이 있어 얼굴을 비춰가며 나의 중요함까지 되새겨볼 수 있고

뒤표지 안쪽엔 영문판으로 된 아주 작은 책이 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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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동화 - 아는 힘을 두 배로 키워 주는 17가지
이영 지음 / 동화사(단행본)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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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서 철학을 배우던 무렵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를 칸트라고 부른 적이 있다. 철학자 이름에 무슨무슨 사상을 외우며 힘들어하다가 그 어려운 공부를 하게 만든 철학자를 강아지로 전락시켜놓고 시도 때도 없이 불러댄 것이다. 그 당시 교과서 수업 대신 이런 철학 동화를 읽고 토론을 했더라면 '철학'이 성장하는 데 더 보탬이 되었을 것 같다.
 
그렇다 . 이 책은 철학이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철학 동화'라고 했지만 '철학'이라는 단어는 제목 외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저절로 생각하는 힘이 키워진다. 그리고  철학은 책이나 선생님에게 배우는 것이 아니고 아주 가까운 생활 속에 있음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결국 살아가는 데 있어 영어나 수학보다 더 절실하게 필요한 건 철학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 준다.
 
이 책에는 지구상의 모든 어린이를 꼬마 철학자로 만들고 싶어하는 소 선생님과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토론을 즐기는 네 명의 아이가 나온다. 이 책이 아주 재미있게 읽히는 것은 그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엉뚱함 때문이다. 그들은 누구나 생활 속에서 부딪힐 수 있는 17가지 에피소드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인간은 왜 동물과 다른지, 전쟁은 꼭 필요한지, 신은 있는지, 나의 주인은 누구인지, 생명은 왜 고귀한지, 동물의 생명을 인간 마음대로 할 수 있는지, 자연의 주인은 누구인지..... 사실 어른들이 생각하기에도 쉽지 않은 문제들을 짧은 동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고 수시로 '왜 그런가'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생각의 씨앗'에서는 주제를 콕 집어줌으로써 한 번 더 생각할 기회를 주고, '철학하고 놀자'에서는 나의 생각을 묻는 질문들이 들어 있어 나의 삶 자체가 철학임을 일깨워준다. 즉 내가 바로 철학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여럿이 모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다른 친구들의 생각도 들을 수 있어 사고의 확장을 기대해볼 수 있는 코너이다.
 
'영원히 사는 사람'을 읽으면서 지난 달 친구 아내의 부음을 듣고 장례식장에 다녀온 일이 생각났다. 아직 젊은 나이에 갑작스레 부인을 잃은 친구를 보며 '사람은 왜 죽어야 하나', '부부가 같이 죽을 수는 없는 걸까' 하며 함께 통곡을 했다. 한번쯤 죽음에 대해, 죽은 이후 세상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면 가까운 지인의 죽음 앞에서 그렇게 당혹스럽진 않았을 것이다. 가족과 함께 '생명을 파는 가게'나 '영원히 사는 사람'을 읽으며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철학은 어렵지 않다' 라는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철학을 어려워한다. 과학 동화나 수학 동화처럼 어려운 분야를 학습시키기 위한 한 장르로 이젠 철학까지 끼어들기를 한 것이다. 어려운 분야를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사실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어려운 분야를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하지만 동화책을 읽고 많은 상상과 감동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없어 씁쓰름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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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5-12-22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학하면 워낙 가리키는 부분이 광범위해서 단순한 생각이나 사상을 표현한 철학동화도 있고 도덕적인 내용을 쓴 철학동화도 있고 철학이론을 소개한 철학동화도 있어서 사실 믿음이 안갔는데 이 책 눈여겨 봐야겠네요
 

이번 주말이면 다들 방학을 하는 모양입니다. 두 달이나 되는 긴긴 겨울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엄마도 뿌듯하고, 아이도 보람 있을지 고민이 많을 거예요. 엄마의 보람을 아이의 보람으로 착각하진 마시구요. 학교에서 하는 방학 특강을 시켜서 매일같이 학교에 나가게 해야 할지, 자기네만의  비법을 전수시키겠노라며 유혹하는 학원의 방학 특강을 보내야 할지 계속 고민중이죠? 

그러면 우리의 정기 엄마는 어떻게 방학 준비를 하고 있을까요? 정기 엄마의 생각은 방학 때마다 변함이 없습니다. 바로 "실컷 놀아야지. 학교 다니느라 고생했는데."랍니다. 정말 마음에 들지 않습니까? 그래서 동네 다른 엄마들이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정보를 찾느라 분주할 때도 정기 엄마는 의연하게 어떤 눈썰매장을 갈까 궁리합니다.

그래도 자기 생각과 다른  옆집 아줌마를 비난하거나 힐책하는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늘 웃는 얼굴로 한마디할 뿐입니다. "그거 하면 좋겠네. 얘들이 좋아하지. 시켜 봐."  

얘들이 좋아하는 걸 정기 엄마가 안 하는 또 한 가지 이유가  있기는 합니다. 바로 데리고 다니기 싫다는 거죠. 저희들이 알아서 찾아 다닐 때까지 정기 엄마는 기다릴 거랍니다. 아기 때부터 좋다는 프로그램 다 데리고 쫓아다니느라 눈코뜰 새 없이 바쁜 엄마들이 생각하면 뭐 이런 발칙한 엄마가 다 있나 할 거예요. 요즘 세상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좋다는 거 다 시켜도 부족할 판인데 어쩌려고...

요즘 엄마들 참 바쁩니다. 바로 아이들 때문이죠.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보셨나요? 정말 아이들을 위한 일인지 말입니다. 아이들은 엄마라는 거대한 괴물(거역한 수 없는 막강한 힘을 가진 존재) 앞에서 NO라는 말을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엄마의 눈치를 보며 학원에 가고, 학습지를 하고, 뭔가를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정기 엄마의 생각은 그렇습니다. 너무 빨리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조금 천천히 정말 본인이 하고 싶을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하고 싶다고 야단이 날 때가 있습니다. 바로 그때가 적기라는 거죠.  요즘은 여섯 살만 되어도 피아노를 시키잖아요. 정기 친구들이 체르니 100을 치니 30을 치니 해도 들은 척도 안 하더니 지난 9월에 피아노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요 늦게 시작한 효과 바로 나타났습니다. 4개월 만에 바이엘 뗐다니까요. 일곱 살에 피아노 시작한 우리 딸 아직도 체르니 못 들어갔습니다. 흑흑흑. 남들보다 조금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 아이들의 행복한 시간을 빼앗진 않았나 생각해 보세요.

이번 방학 계획은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것 우선으로 세워 보세요. 그리고 한번쯤 아이들이 직접 방학 계획을 세우도록 해보는 건 어떨까요? 아직 저학년이라면 정기 엄마처럼 실컷 놀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군요. 신나게 놀다 보면 새 학기에 공부하고 싶은 에너지가 샘솟지 않을까요? 아니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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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0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05-12-20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기 어머님처럼 주관이 있어서가 아니라 저의 게으름으로 그런 걸(아이들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며 배우게 하는 것) 못하는 사람이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 방학 때 실컷하게 하는 것.. 저학년 때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지 싶어 저도 고민중입니다. 피아노랑 태권도 두 곳에 다니는데 얼마간 빠지게 할까 말까.. 글 잘 읽고 갑니다.(__)
 

1학년 딸아이 선우가 쓴 동시입니다.

주로 일기 쓰기 싫은 날 동시를 쓰네요.

 

제목 : 너무 먼 달

 

저 멀리 있는 달

손을 쭉 뻗어서 잡아보려 하지만

너무 멀리 떨어진 달

다시 한번 손을 쭉 해보지만

닿을락말락 닿을락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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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12-20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동시 읽고 추천하고 갑니다~ ^^
 
마법의 설탕 두 조각 소년한길 동화 2
미하엘 엔데 지음, 유혜자 옮김 / 한길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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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두 권을 사서 딸아이와 딸아이 친구에게 한 권씩 선물하고는 잊어버렸을 즈음 딸아이가 물었습니다. "똑같은 책을 읽은 느낌이 아주 다를 수도 있어요?"라고. 자기는 이 책을 읽고 너무 재미 있어서 읽고 또 읽었는데, 자기 친구는 너무 슬퍼서 울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아이에게 물었죠. 어떤 점이 제일 재미있었냐고요. 그랬더니 엄마 아빠가 아주 작아져서 고양이한테 잡아 먹힐 뻔한 장면이래요. 세상에, 엄마 아빠가 위험한데도 딸아이는 재미만 있었다니 잠시 머리가 띵했습니다.  아이에게 또 물었죠. "만약 너에게 렝켄처럼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이 생긴다면 엄마 아빠에게 먹게 할 거니?" 아이의 대답은 잠깐의 망설임도 없었습니다. "물론이죠." 내가 그렇게 아이 마음에 안 드는 엄마였더란 말인가!

딸아이는 책을 읽으며 렝켄의 부모가 바로 자신의 엄마 아빠이길 간절히 소망했을지도 모릅니다. 작아져서 다시는 자기에게 큰 소리 칠 수 없는 존재가 되길 말이죠.  얼마나 통쾌한 일이에요. 엄마 아빠가 딸의 도움이 없이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으니 말이죠. 듣기 싫은 잔소리도 실컷 할 수 있고.

이 책은 반드시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어야 합니다.  특히 엄마에게 큰소리는 못 치지만 대리 만족이라도 하고 싶은 아이들과  아이들에게 불만이 많은 엄마들께 꼭 읽기를 권합니다. 아이는 읽으면서 부모에 대해 통쾌함을 느낄 수 있고, 부모는 반대로 아이의 입장을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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