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거무의 성 - 가장 사랑받는 작가의 특별한 창작동화 2
한승원 지음, 이주록 그림 / 두산동아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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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을 하고 삽니다. 이들 중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도 있고, 살기 위해 마지못해 일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행복할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지요. 이 책은 아버지가 없는 거무라는 소년이 아버지라는 상징을 매개로 자신의 일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 동화입니다.
이 동화는 인생은 쉽게 아름다워지는 것이 아님을 조근조근 타이르듯 가르쳐 줍니다. 평생 글만 쓰며 살아온 작가 자신의 삶을 아름다운 비유와 고운 언어를 써서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속삭여줍니다. 거무가 일곱 일벌레를 찾아가는 과정은 아이들에게 마치 추리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게도 합니다. 다음엔 누구를 만나게 될까  하고 말입니다.
거무는 정말 행운아입니다. 지혜로운 어머니를 둔 덕에 진정 자기가 원하는 일을 찾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어머니는  아버지를 만나고 싶다는 거무에게 일곱 명의 일벌레를 만나고 오라고 합니다. 어린 소년에게 일벌레 일곱을 만나는 것이 결코 수월한 일은 아니었지요. 어머니는 이미 그것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거무가 성장하리라는 것을요.
거무는 곤충 가운데 가장 열심히 일하는 꿀벌과 봄에 흐드러지게 피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철쭉나무가 되어 봄으로써 그들마저도 얼마나 열심히 일하면서 사는지 경험합니다. 마법이나 변신 이야기만 나오면 정신을 빼놓고 몰두하는 요즘 아이들이 가장 신나서 읽는 장면이 아닐까 싶군요.
 일곱 일벌레를 만나는 동안 거무는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바로 힘든 일도 즐기다 보면 고통 대신 기쁨이 찾아와 자신감이 생기고, 이로 인해 세상이 아름답고 향기로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향기로운 사람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작가는 거무의 긴 여정을 통해 스스로 자기의 일을 찾아 열심히 살다 보면 향기는 아주 먼 곳이 아닌 바로 나 자신에게서 나게 된다는 사실을 깨우쳐 줍니다.
요즘의 아이들은 커서 뭐가 되고 싶냐고 물으면 아주 구체적으로 꿈을 말합니다. 그런데  그 꿈이란 것들이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고 멋진 것들이 대부분이지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고, 얼마나 많은 고통을 참아야 하는지 한번쯤 깊이 생각해 본다면 쉽게 스타가 되길 소망하진 않을 겁니다.
 
제가 자랄 때를 생각하면 요즘 아이들은 미래에 대한 생각도 정말 일찍부터 합니다. 벌써 4,5학년이 되면 대학에 가서 무엇을 전공할지 결정하는 아이들이 많으니까요. 이 시기에 있는 아이들이 '향기로운 거무의 성'을 읽는다면 자신의 인생을 좀더 향기롭게 하는 데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너무나 교훈적인 동화여서 읽는 재미가 떨어지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우리 아이들에게 읽으라고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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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rkrksmsrlf2 2006-01-04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무 집님 올리셨네요.
평가잘하시는 분이신것 같더라고욬ㅋㅋㅋㅋ

소나무집 2006-03-16 0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화산에서 보낸 하루 - 물구나무 006 파랑새 그림책 6
파비앙 그레구아르 글 그림, 김경태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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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이 폭발하고 있는 현장에 사람들이 살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이 책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탈리아 에트나 화산이 폭발하는 현장을 실비아라는 소녀의 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방학을 맞아 할머니댁에 온 실비아의 눈 앞에서 화산이 폭발한다. 용암이 흘러나오고, 불꽃이 튀고,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끊겨버렸다. 실비아를 구하러 온 화산학자들과 함께 산꼭대기로 올라가면서 본 용암은 황금빛으로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오렌지빛 호수처럼 흘러내린다. 사납게 폭발하는 용암은 불똥이 되어 아름답게 쏟아지기도 한다.

베이스 캠프로 온 실비아는 화산학자들이 마그마에서 나오는 가스의 온도와 속도를 재고 탐험하는 과정을 지켜보다가 아침을 맞이한다. 아침에 보는 화산은 이미 가라앉아 조용하다. 하지만 화산 꼭대기에는 거대한 분화구가 세 개나 뚫려 있다.

이런 광경을 직접 보았다면 너무 무서웠을 것 같다. 그런데 어린 소녀의 눈을 통해 화산이 폭발하고 용암이 분출하는 모습을 아름답고 신비롭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화산이 무서운 재앙이 아니라 함께 해나가야 할 자연 현상으로 느껴졌다.

에트나 화산과 세계 화산 지대에 대한 설명이 책 앞 뒷면에 한 쪽씩 나와 있어 많은 공부가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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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고양이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57
피터 콜링턴 글.그림, 김기택 옮김 / 마루벌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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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세계에서 진짜 똑똑한 고양이는 어떤 고양이일까요? 정답은 사람이 보기에 한심한 고양이랍니다.

늘 사람이 문을 열고 밥을 줄 때까지 기다리던 고양이가 어느 날부터 사람 흉내를 내기 시작하네요. 얼마나 똑똑한지 스스로 밥을 찾아 먹고, 문을 열고, 이젠 쇼핑까지 합니다. 주인이 내준 카드를 신나게 쓰다가 카드 대금을 벌어서 갚으라는 날벼락이 떨어집니다. 돈을 벌어 보지만 카드 대금 갚고 나면 남는 것은 달랑 통조림 한 통값뿐입니다.

결국 늦잠 한 번으로 일하던 식당에서 쫒겨납니다. 밖으로 나오니 계단 위에 흩어져 잠을 자는 고양이들의 모습이 예전과 달라 보입니다. 그때서야 고양이는 깨달았죠. 고양이 세계에서 똑똑하게 사는 방법을 말이죠. 그래서 고양이는 주인이 밥을 줄 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리는 한심한 고양이가 됩니다.

우리네들 살아가는 모습을 고양이를 빗대어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습니다. 고양이 세계에서처럼 사람 사는 세계에도 똑똑하게 사는, 확실한 정답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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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5-12-30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는 무서운데 고양이가 나오는 만화 책 그림책 영화는 다 재미있는 것같아요. 가필드 톰과 제리 글고 검은 고양이
 
고물 자전거 - 환경을 생각하는 어린이 1
고근호 그림, 주홍 글 / 바보새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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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방에 있는 잡동사니들을 쳐다보면 버리고 싶어서 하나하나 꺼내놓습니다. 어느새 달려온 아이들은 "이건 안돼." 하며 다시 방으로 가져갑니다. 결국 버릴 물건은 하나도 없지요. 엄마에겐 버릴 물건이 아이들에겐 모두 소중합니다.

이 책엔 다리가 불편해서 마음대로 외출을 할 수 없는 소녀와 망가져서 탈 수 없는 고물 자전거가 나옵니다. 이 둘에겐 밖으로 나가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어느날 고물 자전거 좀 갖다 버리라는 엄마의 말에 아빠가 자전거를 들고 나갑니다.  

나중에 들어온 아빠의 손에 무엇이 들려 있었을까요? 고물 자전거로 만든 휠체어였습니다. 그래서 꿈을 이루게 된 소녀와 고물 자전거는 행복했지요. 버려질 뻔했던 고물 자전거가 이렇게 아름답게 변했군요.

늘 버릴 궁리만 했던 이 엄마 많이 반성했습니다. 고물로 꾸민 그림책답지 않게 정말 예쁜 내용과 예쁜 그림이 들어 있습니다. 우리말 이야기 아래 영어  문장을 실어놓아서 두 권의 책을 읽는 효과도 누릴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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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5-12-29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저는 늘 안버려서 난리죠. 고물상처럼 쓰지도 않으면서요
 
구름놀이 꼬마 그림책방 11
한태희 글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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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면서 늘 웅크리고 땅만 보며 걸어다닌 것 같다. 이 책을 보고는 하늘이 그리워졌다. 아이들과 함께 밖으로 뛰어나가 하늘을 보았다. 아쉽게도 먹구름만 잔뜩 하늘을 덮고 있었다. 다시 들어와 책을 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아이들과 한번씩은 해봤음직한 구름 놀이. 파란 하늘의 하얀 구름은 요술쟁이 같다. 꽃을 피우면 나비랑 작은 새가 찾아오고, 토끼가 되었다가 호랑이도 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솜사탕도 되었다가, 아주아주 큰 고래 구름이 되면 쏴아쏴아 비를 뿌리기도 한다.

그림이 너무 따뜻하고 예뻐서 쉽게 손에서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 첫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나오는 부드러운 하늘색이 비갠후 가을 하늘처럼 예쁘다. 글이 많진 않지만 굳이 글이 없어도 되는 책이다. 아이들과 책장을 넘기다 보면 저절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단순한 걸 좋아하는 아주 어린 아기들부터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조금 큰 아이들까지 모두모두 좋아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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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5-12-29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책에 굳이 글이 많을 필요는 없지요. 글 없어도 많은 이야기가 그림 속에 있을 테니까요. 하늘보면 언제나 구름과 하늘의 조화에 감탄했는데 그 아름다움을 아이들도 만날 수 있겠군요.